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166)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166화(166/524)
Episode 166
“으음…?”
하염없이 일기장을 읽어내려가다가 문득 정신을 차린 카니아가 고개를 든다.
“여, 여긴…?”
그러자 방금전까지 그녀가 있던 공간인 이솔렛의 집이 아닌, 새로운 공간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다.
“……???”
카니아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익숙한 공간인, 스타라이트 저택의 정원이 말이다.
“갑자기 내가 왜 여기에…”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카니아는.
“…..!”
무심코 고개를 내렸다가, 이내 눈을 동그랗게 뜬다.
– 파지직… 지지직…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일기장에, 반투명한 창이 떠올라 있었기 때문이었다.
[엔딩 크레딧 재생중…] [프레이 라온 스타라이트의 위대한 영웅적 면모를 체험하며, 해묵은 오해를 풀고 행복한 여생을 보내실 수 있도록…]“아?”
그 내용을 읽어내려가던 카니아의 표정이, 점차 굳는다.
“정말, 정말 그 ‘예언서’의 내용이 사실이었다고?”
이윽고, 완전히 굳어버린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중얼거리던 카니아는.
“…읏.”
떨리는 눈빛으로, 스타라이트 저택의 현관문을 바라본다.
“드, 들어가야 하는 거겠지?”
카니아의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한 일기장의 내용들이, 그녀에게 어서 저택에 들어가라 재촉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 으음.”
덕분에 쭈뼛거리며 저택의 현관문 앞까지 도달한 카니아는.
“으앗.”
자신의 손이 너무나도 쉽게 현관문을 통과하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뒷걸음질을 했다.
“……..”
그리고 잠시 흐르던 정적.
“…꿀꺽.”
그런 정적속에서 마른침을 삼키던 카니아는, 눈을 질끈 감고는 한발자국 앞으로 발을 내디뎠다.
– 스윽…
그러자, 그녀의 눈앞에 너무나도 익숙한 광경이 펼쳐진다.
포근한 분위기를 풍기는 소파, 고풍스러운 장식품들, 짙은 색을 띤 나무바닥.
그러한 물건들은, 절묘한 시너지효과를 내 안락함을 자아내고 있었지만.
“…으.”
카니아는, 그러한 광경을 보며 파르르 떨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카니아에게 있어서 스타라이트 저택은 포근함을 느끼는 곳도, 안락한 곳도 아닌.
그저 그녀를 옥죄이는 공간이었기 때문이었다.
“…도련님.”
그렇게 한참을 떨던 카니아는, 이내 심호흡을 하고는.
“정말 당신은… 모두를 수호하는 용사셨던 겁니까?”
주먹을 꽉 쥔채 공허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다면 그동안 해오셨던 악행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필수불가결한 행동이었던 겁니까?”
물론, 답해오는 이는 없다.
– 짤그락, 짤그락!
“…!?”
그 대신, 부엌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 샤아아…
게슴츠레한 눈으로 부엌을 바라보던 카니아가,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린다.
“저건…”
부엌에, 꽤나 익숙한 검은색 기운이 피어났기 때문이었다.
“…잠깐, 설마?”
그리고 그제야, 카니아는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그녀는, 프레이의 일기장에 써져있는 날짜의 시점에 있다는 것을.
– 끼이익…
그렇게, 자신에게 일어난 신비한 일에 당황스러워 하던 카니아는.
“…..!”
부엌에서 문을 열고 나온 자기 자신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 터벅, 터벅.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자신이, 쟁반에 샌드위치와 커피를 담은 채 걸음을 옮긴다.
한걸음, 또 한걸음.
“끈질긴 새끼…”
그러다가 잠시 자리에 멈춰선 그녀는, 질색을 하며 중얼거린다.
“…왜이리 안 먹히는거야?”
그리고 그녀는, 천천히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카니아는, 이내 홀린듯이 또다른 자신의 뒤를 뒤따라 간다.
– 똑똑똑
“도련님, 식사를 가져왔습니다.”
그렇게 뒤를 따라가니, 또다른 자신이 너무나도 익숙한 방문을 두드린다.
“그래…”
그리고 잠시 뒤.
“…들어와.”
결전 이후로는 처음 듣는, 프레이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도련님이 주문하신 샌드위치와 커피입니다.”
“…음.”
그 목소리를 듣고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카니아는, 책상에 앉아있던 프레이의 앞에 음식을 내려놓는다.
“벌써 15번째 주문이십니다만, 이제 좀 만족하셨는지.”
이윽고 차게 식은 눈빛으로 카니아가 질문을 던지자, 프레이는 담담한 표정으로 답한다.
“더 이상 뭐라 하는것도 귀찮으니, 그냥 먹도록 하지.”
“…성은이 망극하네요.”
그런 프레이를 차갑게 흘겨보던 카니아는, 프레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방을 나섰다.
“……….”
그리고, 잠시 방에 이어진 정적.
“…..앗.”
그리고 그 시점부터.
– 스르르…
일기장에 스며들어있던 프레이의 감정이.
“으아아…?”
카니아에게 스며들기 시작했다.
“음…”
그렇게,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프레이와 완전히 동일한 감정을 느끼게 된 카니아는.
“…..!”
눈을 동그랗게 뜬다.
○○년 ○○월 ○○일
[드디어 고지가 보인다.]“뭐야…? 이건…?”
음식이 맛이 없다며 짜증을 부릴때는 언제고, 어느새 미소를 지으며 샌드위치를 집어든 프레이를 멍하니 쳐다보던 그녀의 머릿속에.
[카니아가 음식에 넣은 극소량의 독과 저주가.드디어 활성화 되려는 조짐이 보이는것 같다.]
프레이가 썼던 일기장의 내용이 떠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 으적, 으적…
“…어?”
그런 현상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던 카니아는.
분명히 자신의 음식은 맛이 없다고 하던 프레이가 행복한 표정으로 샌드위치를 베어무는것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그렇다.그동안은 내 별의 마나가 막고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섭취한 결과로 제대로 된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이제, 이 독과 저주가 완전히 활성화 되기만 하면…
카니아는 내 약점을 쥐게 되는 것이다.]
“어…”
그러던 카니아는.
[그녀가 내 약점을 쥐게 됨으로서, 나에겐 더는 카니아를 괴롭히지 않아도 될 확실하고 정당한 이유가 생긴다.이제부터 내가 그녀를 괴롭힌다면, 그녀는 역으로 날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으니.]
“어으윽…!”
자신의 입을 움켜쥐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다.
“우으윽…!”
그리고 그녀는, 갑자기 토혈을 하기 시작했다.
“…으븝?”
이윽고 밀려오는 쓰라린 가슴의 통증.
그러한 상황에 영문을 모른채 피를 흘리던 카니아의 눈에.
“쿨럭…”
샌드위치를 먹다말고 토혈을 하는 프레이가 들어온다.
[물론, 그녀가 주는 독과 저주를 섭취하는것은 꽤나 고역이다.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일기장의 내용 또한.
[이러한 확실한 약점 없이 카니아에게 잘 대해준다면, 결국에는 그녀에게 ‘의심’을 받게 되어있다.그리고 ‘의심’은, 곧 ‘확신’이 된다.]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수많은 회귀의 초창기 시절을 항상 나와 함께해준 파트너, 나와 가장 많이 정서적으로 교감했던 심복.그리고 가장 많이 나 대신 희생했던 그녀였기에.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아야 클리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로는.
스스로 내 약점을 그녀에게 쥐여주어, 내 괴롭힘으로 부터 벗어나게 해준다.]
“아…”
그렇게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내용을 이해하며, 흘러내리는 피를 손으로 막던 카니아는.
[또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아…”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그녀를 좋아하든 미워하든, 내 심복이든 적이든 간에…]담담한 글씨체로 써진 문장을 보고는 굳어버렸다.
[…여전히 그녀의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기 때문이다.]“아아…….”
그렇게, 그 글귀를 보고는 완전히 얼어붙어버린 카니아의 시야에는.
– 으적, 으적…
괴로워 하면서도, 피를 흘리면서도.
닳아버린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카니아의 독과 저주가 들어있는 샌드위치를 우적거리며 먹는 프레이가 들어오고 있었다.
.
어느새 시간이 흘러, 깊은 어둠이 찾아왔다.
“으헉…!”
물론 바닥에 주저앉아 피를 토하고 있던 카니아에게는, 찰나의 시간이 지났을 뿐이었지만 말이다.
“으, 으븝…”
덕분에 한때 자신이 걸었던 저주와, 자신이 넣었던 독이 불러온 막대한 통증이 가셨음에도,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카니아는.
“내가… 지금까지 무슨 짓을 했던거야…?”
창백해진 얼굴로 중얼거린다.
“나, 나 때문에 이렇게 고통받았었다고?”
방금 저주의 활성화가 시작되던 여파로 프레이가 잠시동안 느꼈던 고통을, 그녀가 그대로 체험했기 때문이었다.
“내게 들키지 않고… 자유를 주기 위해서…?”
하지만 그 고통보다도 더욱이 카니아의 가슴을 찌르는 것은, 양심의 가책이었다.
방금 본 장면에 의하면, 프레이는 그동안 있던 회차에서 자신에게 충성해온 자신에게 주는 보답으로, 일부러 저주에 걸려준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럼, 음식을 먹을때 느끼던 감정은…”
프레이와 잠시 마음이 동화되었던 카니아가 느낀 감정은.
“그건…”
분명히, ‘행복’과 ‘그리움’이었다.
프레이는, 그를 그렇게나 고통받게 한 그녀의 독과 저주가 든 음식을 먹으면서.
불쌍하게도, 그리움과 행복을 느꼈던 것이다.
[…여전히 그녀의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기 때문이다.]“으아아…”
그러한 사실을 깨닫는 순간, 다시금 머리에 떠오른 문구를 보고는 다리에 힘이 풀린채로 바닥에 주저앉아버린 카니아는.
– 스윽…
“…아?”
그때까지 잠에 들지 않고 책상에 앉아있던 프레이가, 시계를 힐끗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자, 덩달아 시계를 쳐다봤다.
[새벽 3시 30분]마정석으로 꾸며져있는 시계는, 현재 시각이 깊은 새벽임을 알리고 있었다.
– 끼이익…
그런 늦은 시간에, 어째서인지 상당히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서던 프레이를 멍하니 쳐다보던 카니아는.
“그래.”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프레이에게 독과 저주를 불어넣던 이유.”
이윽고 그녀는.
“프레이는… 매일 밤마다…”
천천히 프레이의 뒤를 밟으며.
“날 강제로…”
입을 열었다가, 이내 말꼬리를 흐린다.
“…….”
그렇게, 아까보다 더욱 창백하게 질린 표정을 지으며 프레이를 따라가던 카니아는.
“흐익.”
어두컴컴한 복도를 종횡무진 누비던 프레이가 갑자기 멈추어서자, 화들짝 놀라며 따라 멈춘다.
– 끼이익…
“여, 역시…”
이윽고 프레이가 연 문을 유심히 보던 카니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내 방으로 가는 거였어.”
프레이가 늦은 밤에 들어선 곳은, 카니아의 방이었다.
“으음… 음냐…”
“………..”
숨을 죽인채 카니아의 방에 들어온 프레이가, 조심스럽게 카니아의 상태를 살핀다.
“…좋아.”
그러던 프레이는.
– 딸깍.
자신의 옷에 있는 단추를 풀어헤치고는.
– 스윽, 슥…
조심스럽게 침대에 올라타, 죽은듯이 누워있는 카니아의 상의속에 손을 집어넣는다.
“그, 그래…”
그런 장면을 바라보던 카니아의 얼굴이 점차 굳는다.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지만 꾹 참았다고…”
이윽고, 수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은채로 카니아는.
“복수를 할 생각에… 그리고 내 동생에게 피해가 갈까봐… 꾹 참았었는데…”
참아왔던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지만.
“아무리 필요했다지만, 그건… 어?”
이내, 당황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동안 생명령을 많이 못줘서 힘들었지? 그래도 조금만 기다려 줘, 카니아.”
자신의 상의속에 손을 집어넣었던 프레이는.
“곧 네 동생의 치유능력을 강화시켜 줄거거든. 그리고, 이번 회차야말로…”
카니아가 예상했던 행위를 하는 대신에.
“…네게 해피엔딩을 줄 수 있을것 같아.”
한손으로는 그저 그녀의 등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고, 다른 한 손으로는 손수건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채로.
– 샤아아아아…!
알수 없는 기운을 불어넣고 있었다.
“쿨럭!! 커흑…!”
“꺄아악!!”
그리고 바로 그 순간부터 카니아는.
“아으으으으… 우으윽…”
내장을 뒤집어놓는 것과 같은 격통을 느끼며 주저앉아, 입에서 토혈을 흘리기 시작했다.
“…으아?”
그러던 그녀는, 침대에 누워있던 자신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것을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
“크흐… 윽.”
한편, 계속해서 카니아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던 프레이는.
“…으득.”
고개를 숙인채로 바들바들 떨면서도, 끝까지 카니아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이, 이게…”
그리고.
[업적: 흔들리지 않는 정신]괴로움 속에서 똑똑히 그 장면을 눈에 담아내던 카니아의 앞에, 갑자기 반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모든 회차를 통틀어 프레이가 타인을 강제로 범한 횟수]“무, 무슨…”
갑자기 떠오른 창의 상당히 자극적인 내용을, 파르르 떨며 읽던 카니아는.
“도…”
이내, 고통도 잊은채로 얼어붙고 말았다.
“도련님……..”
그런 그녀의 눈은, 단 두글자에 고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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