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167)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167화(167/524)
Episode 167
“으으…”
일기장을 읽고 있던 카니아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린다.
“카, 카니아 씨…?”
그런 카니아를 바라보는 세 사람의 얼굴에, 당황스러운 표정이 깃든다.
“대체, 무슨 기억이 담겨있길래…”
“뭐, 뭔진 몰라도 카니아 씨가 저렇게 반응할 정도라면…”
이윽고, 이리나와 클라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여는 한편.
“…전 확인을 해봐야겠어요.”
세레나는, 영혼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하고는 일기장에 손을 뻗는다.
“자, 잠시만요…!”
그런 세레나의 행동을 막은 클라나는.
“이, 이리나 씨. 그럼 저 일기장을 만지면…. 진실을 볼 수 있다는 건가요?”
창백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리나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조작이 되었을 확률은 없나요? 함정일 확률은요? 모종의 마법이 걸려있을 확률은…”
“저 일기장에 걸려있는 마법은, 작성자의 스며든 기억을 그대로 꺼내오는 마법이에요. 조작이 되었을 확률은 없어요.”
“…아.”
하지만 이리나의 확답이 이어지자, 클라나는 두려운 표정으로 일기장을 쳐다보기 시작했고.
“저걸, 저걸 만지면… 프레이의 기억을… 모든 진실을…”
그런 클라나의 손길을 뿌리친 세레나는.
“그리고, 그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거잖아요…”
간절한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자, 잠깐…!”
– 샤아아아…
그리고 그 직후, 세레나는 누가 말릴 틈도 없이 일기장에 손을 얹었고.
“아……”
이내, 멍한 표정을 지으며 카니아가 넘기고 있는 일기장을 같이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으, 으읏… 으으으…”
그런 모습을 겁에 질린 표정으로 지켜보던 클라나는.
“나, 나도… 진실을 알고 싶어…”
눈을 질끈 감고 중얼거린 후, 일기장에 손을 얹었다.
“…………”
그리고, 그런 그녀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이리나 역시.
“…나만 도망쳐서는 안되겠지.”
심호흡을 하고는, 일기장에 손을 얹었다.
“”……….””
그리고, 정적이 흘렀다.
[1인 체험 모드 종료]“…으극?”
“카, 카니아 씨?”
“여긴… 어딘가요?
잠시 후, 어째서인지 배를 부여잡고 있던 카니아를 포함한 네명의 소녀가 도착한 곳은.
[다인 체험 모드를 적용합니다.]거대한 스크린이 있는, 어두운 공간이었다.
.
– 파즈즈…!
“”…..!””
거대한 크기의 스크린에 불이 들어오자,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던 네 소녀가 움찔한다.
– 프레이, 넌… 용사란다.
– 네?
이윽고 그 스크린에서 나오기 시작한 것은, 꼬마 시절의 프레이와 그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대화 장면이었다.
“천년만에 세상에 나타난 마왕을 물리칠 별의 용사가… 바로 너라는구나.”
“그게… 무슨 소리에요…?”
이어진 아브라함의 말을 들은 어린 프레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되묻고, 그 후 정적이 흐른다.
[어머니를 자신의 손으로 죽인 그날, 예언서가 깨어났고, 나는 용사가 되었다.]이윽고, 네명의 소녀의 앞에 떠오른 담담한 글씨체로 쓰여진 문구.
[그 뒤로 무수히 많은 회차와, 무수히 많은 시간선이 있었다.]“”……..””
그 문구를 쳐다보는 소녀들의 사이에는, 깊은 침묵이 흘렀다.
[그 무수히 많았던 시간선과 회귀의 끝이 다가온 것 같기에.]그런 그녀들의 앞에 다시 떠오른 글자.
[클리어로 직결되는 중요한 사건이 일어날때마다, 내 행동을 평가해보고자 한다.정말 이번회차가 리트라이를 하지 않아도 되는 회차인지.
내가 행한 일이 옳았는지 판단하기 위해서 말이다.]
“쿨럭, 커흑…”
“으음…”
그 글자가 희미해지자, 소녀들의 앞에 카니아와 프레이가 떠오른다.
“…으극.”
여느때처럼 카니아에게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프레이.
“조, 조금 더 줘야 하는데…”
하지만, 프레이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 까드득… 까득…
“안돼… 이러면 다음 시나리오에서 카니아가…”
왜냐하면 그의 심장은, 아이시의 저주로 얼어붙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그러한 상황에서 안절부절 못하던 프레이의 표정이, 삽시간에 얼어붙는다.
“카, 카니아…”
“제 몸에 뭘 하시는 거냐고요.”
자신의 상의 안에 손을 넣어 맨살을 어루만지고 있는 프레이를, 카니아가 역겨운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건: 카니아 해방]그런 상황에서 나타난 문구와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 카니아가 소리를 친다.
“내게 뭘 하고 있는거냐고!!”
짧은 정적.
“으으…”
심장을 부여잡은채 신음을 흘리던 프레이가 선택한 행동은.
“왜, 왜 그래? 처음 하는것도 아니잖아?”
“무, 무슨…!”
“…매일 밤마다 내게 안겼으면서. 너도 모른채 하고 즐기고 있었던거 아니야?”
거짓을 고하는 것이였다.
“시, 시발… 시발 새끼…”
“가만히 있어. 어차피 넌, 내게 반항을 못…”
덕분에 프레이에게 완전히 속아넘어간 카니아가 역하고 분한 표정을 지으며 눈에 눈물을 머금자.
프레이는 애써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등에 짚고 있던 손을 그녀의 가슴으로 옮기기 시작했지만.
“…커흑!”
이내, 피를 토하며 침대에 꼬꾸라진다.
“내가… 모를 줄 알았어?”
그런 그를 싸늘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카니아가 입을 연다.
“네게 천천히 심어오던 독과 저주야. 살짝 활성화 시켜봤어.”
“그, 그게 무슨 소리… 아으악!!”
“무슨 소리긴. 이제 더이상 난 네 인형이 아니란 소리지.”
그렇게 고통에 바들바들 떠는 프레이를 노려보며, 옷 매무새를 가다듬던 카니아는.
“네가 날 더럽힌 만큼… 네게 지옥을 선사해줄게.”
고통의 강도를 더욱 높이며 속삭인다.
“각오해.”
그 시점에서, 소녀들의 앞에서 재생되던 영상은 종료되었다.
그리고, 미처 소녀들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새로운 글자가 나타난다.
[점수: c] [평가: 카니아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김.] [마왕을 잡고 해피엔딩이 찾아오더라도, 그녀는 평생 내게 강간당했다는 기억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물론 그 점은 ‘순결의 돌’로 어느정도 해결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추행을 당했다는 충격은 여전할거다.]
회한이 잔뜩 묻어있는 프레이의 기록 다음에 나온, 작은 글자들.
[해결 방안: 그녀가 원하는 만큼 고문당해주기.카니아가 나 덕분에 생긴 트라우마를 조금이라도 극복하려면, 필수적인 일이다.]
그 글자들마저 사라지고 나타난, 더욱더 작은 글자에는.
[내가 초반에 꺾이지 않고 나아가게 해줬던 영혼의 파트너인 그녀에게, 해피엔딩을.]그러한 프레이의 코멘트가 들어 있었다.
– 슈우우우우…!
그리고 다음 순간, 소녀들이 반응할 틈도 없이 새로운 장면이 떠오른다.
[사건: 이리나와의 결투]“…마지막 파이어 볼이야. 할 말은?”
“으윽…”
프레이는 만신창이가 된 채로 대련장에 쓰러져있고, 이리나는 그런 그를 싸늘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정말… 그거 쏠거야?”
그런 이리나에게, 프레이가 비겁한 표정으로 묻는다.
“그거 쏘면… 네 친구인 아리안느의 언니는…”
“…이미 빼돌렸어.”
“뭐!?”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귀기어린 표정을 짓고 있는 이리나는.
“닥치고, 처먹기나 해.”
“…케흑!!”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 프레이에게 파이어볼을 날려, 마무리를 짓는다.
[점수: A] [평가: 딱히 흠잡을 곳 없음.]이리나와의 전투는 워낙 많이 해봤기에, 무리 없이 전투를 내 패배로 이끌 수 있었다.
그녀와 같이 단둘이 마왕에게 도전했던게 몇번인데, 이정도도 못하면 회귀를 한 보람이 없다.
그리고 내가 그녀에게 건 죽음의 맹세 덕분에, 나는 그녀에게 찍소리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모든게 계획대로다.]
그리고 다시 떠오른 메세지.
[든든한 전투원이었던 그녀에게, 전쟁 대신 평화를.]이윽고 떠오른 작은 글자를 기점으로, 장면은 다시 넘어간다.
[사건: 클라나와의 맹약]“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아시겠지요? 황녀님?”
“읏…”
“바로 황제폐하께서 말씀하셨던, 맹약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날입니다.”
소녀들의 앞에 나타난 비열한 표정을 짓고 있는 프레이와, 창백한 표정을 짓고 있는 클라나.
“12시가 되면… 이제 당신은 제겁니다. 제가 무슨 짓을 하던지, 법적으로 허용된단 말입니다.”
“으윽…”
“기분이 좀 어떠신지요? 황제가 되려고 그렇게나 노력하셨는데, 결국 제게 봉사하는 아내가… 아니, 인형이 되어 살아가게 되신 기분은?”
시계가 11시 59분을 가리키고 있는 그런 상황에서, 프레이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나간다.
“어디보자… 그럼, 예행 연습이라도 할까요?”
“시, 싫어…!”
“싫긴. 이제 몇초밖에 안 남았는데.”
그렇게 말한 프레이는.
“오 초… 사 초… 삼 초…”
천천히 카운트를 세어나간다.
“이 초… 일 초…!”
“아, 아아…”
그렇게, 클라나가 절망적인 표정을 지으며 자신에게 뻗어져 오는 프레이의 손길을 바라보던 그 순간.
“잠깐!!”
누군가가 그들의 앞에 난입한다.
“……뭐야?”
“멈추세요!”
이윽고 그들의 앞에 난입한 용사, 루비를 노려보던 프레이는.
“네가, 무슨 권한으로?”
코웃음을 치며 묻는다.
“맹약을 사용하겠습니다!”
“뭐, 뭐라고!?”
하지만 루비가 소리를 높여 외치자, 프레이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요, 용사님…!”
클라나는, 환한 표정을 짓는다.
“용사로서 인정 받으며 황가에게 받은 맹약을, 지금 이 자리에서 사용하겠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한번 크게 외친 루비는.
“…훗.”
오직 프레이에게만 보이는, 비아냥 거리는 미소를 짓는다.
[점수: A+] [평가: 완벽함] [마치 동화와도 같은 연출이었다.루비가 등장할때는, 솔직히 분을 이기지 못하고 검을 뽑을 뻔 했지만.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클라나를 보며 꾹 참았다.]
이윽고, 멈춘 장면의 앞에 또다시 떠오른 글자.
[더는 그녀가 나 때문에 카나리아로 변하는 일이 없이, 평범한 사랑을 하며 행복한 삶을 보내길.]그 글자가 사라지자, 갑자기 사방이 어둠에 잠긴다.
[사건: 세레나를 속이다.]“프레이… 대답해주세요…”
“흐아암…”
지금까지 보이던 선명한 장면들이 아닌, 불분명하고 어두운 장면 속에는.
“프레이!! 대답하라고요!!”
“…뭘?”
바들바들 떨고 있는 세레나와, 하품을 하고 있는 프레이가 비추어지고 있었다.
“제게 종속의 저주를 새긴게… 다름아닌 당신이었던 건가요?”
“음…”
“제 아버지의 멍청한 계획에 속아넘어가서? 정말 그것 때문에?”
세레나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묻자, 그때까지 여자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던 프레이는 하품을 하며 답한다.
“흐아암… 맞다면?”
“아, 아니에요. 그럴리가 없어요… 분명, 분명 당신이 절 속이고 있는거라고요…”
그녀답지 않게 세레나가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프레이는 피식 웃으며 말한다.
“똑똑한 너라면 알아차렸을텐데? 모든 심증과 물증이, 날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그, 그치만… 이상해요. 아무튼 이상…꺅!”
그런 프레이를 보며 어떻게든 반박을 해보려 하던 세레나는.
“아, 으아…?”
익숙한 고통이 자신을 집어 삼키자, 눈을 동그랗게 뜬다.
“말도 안돼… 설마, 지금 당신이 제 저주를 활성화 하신…”
“넌 그저 거위에 불과해.”
“네?”
“세계를 정복할 계략을 도출해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말이야.”
그렇게 말한 프레이는, 주변에 있던 여자들을 끌어안으며 말한다.
“난 널 눈꼽만큼도 사랑하지 않아.”
“아…”
“너도 알잖아? 나에게 널 사랑하는 감정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
“그러니까 꺼져. 얘네들이랑 재미 좀 봐야 하니까.”
말을 마친 프레이가, 그의 무릎에 앉은 여자와 진한 키스를 나누는걸 보던 세레나는.
“…..잘 있어요.”
죽은 눈을 한채로, 그의 곁을 떠난다.
[점수: S+] [평가: 진짜 성공한건가?] [드디어 성공이다.수없이 많은 회귀에서 가장 많이 도전했던, 그리고 마지막 열쇠였던, ‘세레나 속이기’에 결국 성공하고 말았다.
솔직히, 아직도 믿겨지지가 않는다. 이걸 성공할 줄이야.]
그리고 떠오른 메세지.
[모든 증거들을 치밀하게 조작했고, 그녀에게 새겨져 있던 종속의 저주를 치밀하게 분석해 강제로 발동시키는 법을 찾아냈으며, 비밀 당주는 이미 내 손아귀에 있다.물론, 이러한 노력은 그녀를 속이는 기본 조건에 불과하다.
가장 핵심은 따로 있으니 말이다.]
담담하고 짧게 끝나던 프레이의 기록이.
[세레나를 속이기 위해선 그녀를 미워해야만 했다.하지만, 무수히 많은 회귀속에서도 그 방법을 찾지 못했다.
왜냐고?]
처음으로 계속 이어지기 시작한다.
[나는,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이다.]“…아?”
그리고 그 내용을 읽은 세레나가, 오랫동안 이어지던 침묵을 깨고 단말마를 낸다.
[덕분에 그 어떤 수를 써도, 무슨 계책을 내어도, 한계를 초월해버린 지능으로 머리싸움을 해도, 세레나는 항상 내 정체를 깨달았다.내가 그녀를 사랑했기에.
그녀는, 그 감정을 늘 읽어내고야 말았던 것이다.]
“프, 프레이…?”
자신의 앞에 떠오른 내용을 읽던 세레나가, 생에 처음으로 얼빠진 표정을 짓는다.
[모두에게 해피엔딩을 안겨주려면, 그 누구도 내 정체를 알아서는 안됐기에.나는 최후의 수단을 생각해냈다.]
왜냐하면.
[무수히 많은 회귀를 통해 세레나의 ‘마인드 컨트롤’을 배워, 그녀에 대한 사랑을 미움으로 바꾼다는 작전을.]“대체 그게 무슨…!”
떠오른 글들의 내용이.
[그리고, 무수히 많은 노력끝에 나는 결국 성공하고야 말았다.세레나에 대한 사랑을, 그리고.
카니아, 이리나, 클라나, 페를로체를 비롯한 소중한 사람들에게 품고 있던 감정을.
완전한 ‘미움’으로 바꾸는데 말이다.]
점차 충격적으로 변해갔기 때문이었다.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사랑이라는 감정을 품은채 악행을 행하는건, 너무나도 괴로운 일이었으니.
완벽한 회차를 위해서는 감정의 개변이 필수적이었다.]
“아……”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는 모든것을 되돌릴 필요가 있기에, 그녀들에 대한 감정을 바꿨다는 사실 자체는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이미, 아주 예전에 지쳐서 영원히 쉬고 싶어진 나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는… 어쩌면 마음이 변하지 않을…]
그렇게 소녀들의 앞에서 계속 이어지던.
[…아.]상당히 급하게 휘갈겨진 글자로 계속해서 나타나던 기록은.
[큰일이다, 방금 그녀들에 대한 애정도를 확인했는데… 수치가 올라가고 있다.어째서지? 왜? 이러면, 또 들킬텐데?
안돼.
모든걸 헛수고로 만들수는 없…]
점점 끝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어쩔수 없네.
굉장히 슬프고 처량한, 종착역으로 말이다.
– 내가 그녀들에 대한 마음을 조작했다는 기억까지 없앨 수밖에.
“”……!!!””
지금까지 눈 앞에 떠오르던 글자가 아닌, 프레이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네명의 소녀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 꽤나 강력한 기억삭제 마법을 사용하면, 영혼에 새겨진 기억이 튀어나오기 전에 모든걸 끝낼 수 있겠지?
– 어차피 최종결전까지는, 일년도 채 안남았으니.
그런 그녀들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목소리는 계속해서 울려퍼진다.
– 그럼… 아쉽지만, 이 기록은 지워야겠군.
일기를 써내려가던 프레이가, 슬픈 목소리로 중얼거렸던 말이 말이다.
– 이걸 남겨두면, 기억을 지우는 의미가 없으니.
그리고 그 말이 끝난 순간.
– 스르륵…
그녀들의 앞에 떠있던, 세레나의 사건에 대한 기록이 지워지기 시작했다.
“아, 안돼…”
그런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던 세레나가 자기도 모르게 글자들에 손을 뻗는다.
[점수: S+]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앞에, 아까와 똑같은 점수가 떠오른다.
[평가: 성공했다.] [당연한 일이다.이제 난, 세레나 뿐만 아니라…]
그리고 이어지던, 지워진 글자들 위에 새로 만들어진 기록들을 읽어내려가던 네명의 소녀들은.
동시에 죽은 눈이 되었다.
[그냥, 모든걸 끝마치고 빨리 쉬고 싶다.]모든 일의 전모를, 지금에서야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사건: 교황으로부터 페를로체를 해방]그 뒤로도, 한참이나 글자들과 장면들이 그녀들의 앞에 떠올랐지만.
“페를로체, 이제 그만 포기…”
“전,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요.”
더 이상 글자를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
그저 다들 죽은 눈을 한채로, 검은 공간에 주저앉아 있을 뿐이었다.
[프레이 라온 스타라이트의 업적]모든 글자와 장면이 지나간 후에, 붉은 색 창이 그녀들의 앞에 뜰때까지 말이다.
[성향: 용사] [선함 수치: 100] [리트라이 횟수: <오류>] [사망 횟수: <오류>] [누군가를 강제로 범한 회차수: 0] [사심이나 자기만족으로 추행을 한 회차수: 0] [기억을 지운 회차수: 8] [이성을 잃은 회차수: 8] [필요치 않은 범죄를 저지른 회차수: 8] [위악자 루트를 탈선한 회차수: 5] [메인 히로인들을 완전히 원망한 회차수: 1] [마왕에 의해 타락한 회차수: 0] […….].
한편 그 시각.
– 파지직… 파지지직…
“…어라?”
이솔렛의 집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모두를 지켜보고 있던 투명한 프레이는.
“이건…”
혹시 몰라 자신의 주머니에 늘 넣어놓고 다니던 펜던트형 목걸이를 집어들고는, 당황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때, 그 상인이 놓고 갔던건데.”
기만의 로브를 제작할 당시 상인이 놓고 갔던 ‘이스터 에그’가, 어째서인지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