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175)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175화(175/524)
Episode 175
“흐음…”
땅바닥에 주저 앉아 파르르 떠는 페를로체의 시야에, 흉흉한 검은 빛을 뿜어내는 마신이 들어온다.
“그래서, 기분은 어때?”
마찬가지로 페를로체를 노려보던 마신은, 이내 차가운 목소리로 질문을 던진다.
“날 속여서… 여기까지 온 소감은?”
“다, 당신은 누구신가요?”
“…하.”
페를로체가 모르쇠로 나오자, 마신이 헛웃음을 짓는다.
“언제까지나 무의식에 숨어 있을수는 없을…”
그 후, 마신은 페를로체에게 천천히 다가서며 이야기를 꺼내려 했으나.
“아, 프레이 씨.”
“…..!”
세레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출입구 쪽을 보며 이야기를 하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마신이라시는 분이, 겁쟁이시네요?”
그런 그녀를 흘겨보던 세레나가, 부채로 얼굴을 가린채 비아냥거린다.
“프레이씨가 나가기만을 기다리다가 냉큼 나오질 않나, 겁에 질린 표정을 짓지를 않나.”
“……”
“하긴, 신적 존재인 주제에 필멸자에게 죽도록 얻어맞았으니… 수치스럽긴…”
“…조용.”
그러자, 몸을 움찔거리던 마신이 냉랭한 목소리로 선언했고.
“”…..!””
그와 동시에, 소녀들의 입이 다물어졌다.
– 퍼버벙!!
– 화르륵!!
그와 동시에 클라나의 태양 광선과, 이리나의 파이어 볼이 날아들었으나.
“그만.”
그러한 공격을 그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것 만으로도 없애버린 마신은.
– 파지직… 파지지직…!
허공에 거대한 화면을 띄우더니, 뭔가를 복잡하게 조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여긴 왜 오신거죠?”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언령이 어느정도 풀리자 세레나가 다시 한번 마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꼼수를 써서 진실을 얻어냈으니, 정당한 권한을 행사하러 왔지.”
“…정당한 권한이요?”
“뭐, 사실 마침 에너지가 다 모여서 해야만 하는 일을 하러 온거지만.”
그녀의 질문에 짜증어린 목소리로 답한 마신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어나간다.
“이제부터 너희는, ‘시스템 보유자’의 정체를 남에게 알리지 못해.”
그 말에 소녀들이 인상을 찌푸리자, 마신은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아니, 너희들 뿐만 아니라 모두가 마찬가지야. 시스템 보유자에게 ‘패널티’를 준 사람은, 패널티를 주지 않은 사람에게 진실을 알릴 수 없단다.”
그 말을 들은 세레나의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갔지만, 이내 순식간에 평범하게 돌아온다.
“…..?”
그런 그녀를 수상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마신은, 이내 다시 미소를 띠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뭐, 어찌보면 너희에게도 잘 된 일이지? 실수로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프레이의 정체를 말할 일이 없어졌으니…”
“…대신, 마왕의 정체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없게 됐군요.”
태연한 표정으로 말한 세레나를 바라보던 마신은, 이내 피식거리며 답한다.
“푸흐… 어때? 공평하지? 용사나 마왕이나 동일하게 적용되잖아? 안 그래?”
“…그런걸 친히 저희 앞에 나타나서 알려주시는 이유가 뭐죠?”
그 말에, 마신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배고파서.”
“…네?”
“새로운 규칙을 만드느라 신력을 너무 많이 써버렸거든… 그래서, 현 시점에서 강한 죄책감을 내뿜고 있는 너희들의 감정을 친히 먹으러 왔지.”
“……”
“물론, 방금 너희들이 느낀 짜증도 말이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답한 뒤, 한동안 혼자서 중얼거리며 복잡한 수식을 조작해나가던 마신은.
“아, 그런데 그거 아니?”
이내, 귀기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만약 어찌저찌해서 프레이가 이긴다고 하더라도… 그에겐 희망이 없단다.”
그 말을 들은 소녀들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그,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소녀들 사이에서 카니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을 던지자.
“카니아, 내가 유일하게 부하로 부릴 수 없는 이질적인 흑마법사…”
마신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속삭인다.
“내 편이 되지 않겠니? 마왕 이상의 힘과 권력을 주마.”
“닥쳐! 방금 한 소리가 무슨 뜻인지나 말해!”
하지만 카니아는 불타오르는 눈빛을 띤채 언성을 높였고.
“왜 저 아이는 유혹이 안먹히는 걸까… 분명히 흑마법사인데다가 정신력은 매우 낮은데…”
아쉬운 표정으로 입맛을 다시며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마신은, 이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답했다.
“너희들도 봤잖아? 프레이가 ‘소멸’에 대한 소원을 빌던 장면을.”
그러자, 카니아를 포함한 모두가 얼어붙었다.
“이미 프레이는 바보같은 내 언니에게 소원을 빌었단다… 그래서, 이번 회차에 마왕과 동귀어진을 하면 끝이라는 거지.”
“”……!!!””
“프레이도 이미 그 사실을 잘 알고있었을 터인데… 역시 너희들에게 말해주지 않았나 보구나?”
“그, 그런…”
“뭐, 착해빠진 녀석이라면 이미 증거까지 조작해놓고는 변명을 하겠지. 하지만, 녀석에겐 더 이상 기회가 없어. 세상의 규율로 인해 확정된 사항이란다.”
그렇게 말하며 창백해진 소녀들의 표정을 지켜보던 마신은.
“아… 행복해.”
이내 황홀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언니는 ‘행복’과 ‘사랑’ 뭐가 그리 맛있다는 걸까? 저런 감정들이야 말로 에너지원으로는 최곤데.”
그 말대로, 마신은 소녀들의 주변에 생겨난 아우라를 열심히 빨아들이고 있었다.
“음, 좋아. 설정은 바꿨고…”
그렇게 계속해서 감정 에너지를 빨아들이던 마신은, 자신이 조작하던 화면을 바라보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일단, 현재 프레이의 정체를 아는 사람부터 적용해야겠지…?”
힐끔힐끔 소녀들을 바라보며, 일부러 중얼거리던 목소리를 키우던 마신은.
“좋아, 카니아. 이리나. 클라나. 적용 완료.”
이름이 호명된 소녀들이 움찔거리자, 다시 한번 에너지를 빨아들이며 입맛을 다셨다.
“그래, 그러면… 이번엔 우리 귀여운 루비를…”
그렇게, 어느때보다도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화면을 넘긴 마신은.
“……….어?”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하더니.
“뭐, 뭐야?”
어느새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부, 분명 패널티가 하나 있는데…? 왜 객체값이 없지?”
그렇게,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혀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리던 마신은.
“젠장, 대체 창작물을 왜 이딴 복잡한 걸로 만들어서… 이러면 규칙을 적용 못하는데…? 아니, 단순한 오류일지도…”
“…프, 프레이!?”
갑자기 세레나가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뒤를 바라보자,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한다.
“장난기 많은 아이야, 내가 언제까지나 널 봐줄거라 생각하지 마렴.”
“아…”
“달이 빛을 내는 원리는, 똑똑한 너라면 잘 알고 있겠지? 언제까지나 밤이 안전할거라 생각해?”
“…….”
“그래, 그거야. 지금부터 감시를 몇배는 더 높일테니, 언제 들킬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마음껏 발버둥 쳐보렴. 그럴수록 나는…”
그 말을 들은 세레나의 표정이 굳자, 마신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비아냥거리기 시작했으나.
“나느은…”
이내, 말을 멈추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 아으?”
그녀의 뒤에서, 명백한 별의 마나가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프레이… 진짜로 오셨군요!”
그와 동시에 세레나가 너무나도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외치자.
“흐, 흐긋…”
계속해서 몸을 움찔거리던 마신은.
– 퍼벙…!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
그리고, 방에 긴 적막이 흐르기 시작했다.
.
“…하.”
마신이 사라지며 남긴 검은색 연기를 바라보던 세레나가,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며 한숨을 내뱉는다.
“부끄러움이란게 있다면, 다시 나타나진 않겠지.”
이윽고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녀의 시야에는, 프레이의 생일때 그가 선물로 줬던, 별의 마나로 만들어진 구슬이 들어온다.
“…어딜 에너지를 흡수하려고.”
마신이 예기치 못한 일 때문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출입구 쪽으로 구슬을 굴린 세라나의 기지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나저나, 꽤 소득이 많네요.”
그렇게 아직까지 빙글빙글 돌고 있던 구슬을 조심스럽게 주워서 소중히 품에 품은 세레나는.
‘우선… 저번에 걸어둔 복종마법으로 패널티를 피해갈 수 있으니 계획에는 지장이 없고…’
이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생각을 시작했다.
‘마신의 반응을 볼때, 어쩌면 ‘하나의 우연’에 대한 정체도…’
“도, 도련님이… 죽으실 운명이라고…?”
“…..?”
그러던 세레나는, 넋이 나간 카니아의 목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태양신의 소원권이란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안심했었는데…”
“아, 안돼. 그럴 순 없어.”
“프레이…”
카니아와 이리나, 그리고 클라나가 마신의 말을 듣고는 절망에 빠져 있었다.
“왜들 저러시는 걸까요…?”
덕분에 머릿속에 물음표를 띄우며 그녀들의 이상현상을 추측하던 세레나는.
“아.”
이내, 인상을 찌푸리고는.
‘마신의 말을 믿어버려서 저러시는 거군요.’
속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마신은 의외로 모르는게 많다고요.’
세레나는, 마신의 약점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저번에 루비와 두뇌싸움을 했을때부터 세레나는, ‘절대복종마법’을 사용해 루비의 정체를 확신하지 않은채로 모종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만약 그 사실을 마신이 알고 있었다면 방금전에 새로운 규칙을 만들때 고려를 했겠지만, 그녀는 그저 패널티에 제약을 걸었을 뿐이었다.
‘뭐, 그건 애초에 밤에 벌인 일이라 잘 모르는게 당연하지만요…’
또한, 마신은 DLC에 대한 정보도 모르고 있다.
‘하나의 우연’으로 추정되는 방금의 돌발상황에도 진심으로 당황했으며.
자신은 예언서를 전부 읽어봤기에 잘 알고 있는, 전대 용사 한별의 개입으로 ‘새로운 소원권’이 생겼다는 일 또한 모르고 있다.
“여러분, 할말이…”
그러한 점들을 생각하던 세레나는, 이내 미소를 띠며 소녀들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
이내,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다물었다.
‘지금 모든걸 설명했다간, 마신이 눈치를 챌 가능성도 있어.’
방금전에 마신은, 분명히 감시를 몇배나 더 강화한다고 했었다.
그리고, 햇빛을 반사해서 빛을 발하는 달을 언급한걸 보면… 아마 그녀는 밤에도 감시를 할 수 있는 수단을 손에 넣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일단, 안전한 방법을 찾을때까지 정보 공유는 미뤄야겠어요.’
그렇게 생각한 세레나는,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자신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소녀들에게 말했다.
“희망은 분명히 있어요.”
“…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세레나가 그렇게 말을 마치자, 그녀들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흐른다.
“그, 그렇죠… 희망은 있습니다… 그럴거에요…”
“마, 맞아. 나도 최선을 다해볼테니…”
“저도, 권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방법을 찾아볼게요…”
이윽고 소녀들은 침착한 표정을 지으며, 하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덕분에, 지끈지끈 아파져오는 머리를 부여잡은채로 세레나는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으나.
“…그, 그럼 난 먼저 가볼게.”
갑자기 이리나가 눈이 돌아간채로 출구로 향하자, 본능적으로 위험함을 감지하고 퍼특 정신을 차렸다.
“이리나, 현실에서 당신은 어딨죠?”
이윽고 세레나가 질문을 던지자.
“…프레이의 기숙사.”
이리나는, 태연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래서, 깨어나시면… 뭘 하려고요?”
그런 이리나에게 세레나가 다시한번 질문을 던지자.
“프, 프레이에게 질문을 던져보고… 만약 그게 진짜면…”
창백해진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던 이리나는.
“…더 늦기 전에, 날 그에게 바칠거야.”
말을 마치자 마자 누가 말릴 틈도 없이 출구로 뛰어들었다.
“자, 잠깐…!”
“기다려요!!”
그러자, 마찬가지로 눈이 돌아간 카니아와 클라나가 동시에 출구에 달려들었다가 튕겨져나온다.
“…으득.”
그런 모습을 보며 이를 아득바득 갈던 세레나는.
“…흐아암.”
눈을 비비적 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페를로체를 멍하니 쳐다보기 시작했다.
“음! 역시 그건 꿈이었군요!”
“아까 프레이 씨랑 영상을 보실때 다급히 뭐라 소리치시던데…”
이윽고,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질문을 던지던 세레나는.
“어? 으아? 무서운 귀신이 나타나서 사라질때까지 눈을 감고 있었는데, 아직도 꿈속인가봐요! 귀신은 사라졌는데 장소는 그대로…”
“…….하.”
페를로체가 횡설수설을 해대자 한숨을 내쉬더니.
“…전 못 속여요, 페를로체 씨.”
나지막한 목소리로 페를로체의 귀에 속삭이고는, 출구로 향하기 시작했다.
“뭘 속인다는 건가요? 세레나씨… 으앗! 혼자두고 가지 마세요!”
그렇게 다급히 세레나가 출구로 사라지자,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페를로체 역시 출구로 향했고.
– 파지직…
그 순간 심판의 방이 빛에 휩싸이며.
비로소 세번째 시련이, 완전히 끝나게 되었다.
.
“으음…”
조용히 눈을 떠본다.
혹시, 또 무엇인가가 시작되는건 아니겠지? 또다른 시련이나 함정, 새로운 변수는 이제 사양이다.
세번째 메인 퀘스트를 끝마친 날에 역대급으로 긴 세번째 시련을 겪느라 완전히 지쳐버렸단 말이다. 이젠 좀 쉬며, 2학년을 대비한 준비에 집중하고 싶다.
“…오.”
그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눈을 떠보니, 다행히도 내 기숙사가 보인다. 창밖에 달과 별이 보이는걸 보니, 아무래도 현 시각은 밤인것 같고 말이다.
“후우…”
그 말인 즉슨, 길고 길었던 2학기의 굵직한 사건들이 드디어 끝났다는 거다. 덕분에 한동안은 숨을 돌릴 시간이 생길 것 같다.
“…..?”
그런 생각을 하며 옆을 바라보니, 이리나와 카니아가 내 침대에 고개를 숙인채로 엎어져 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마법 수식들과 스크롤 까지.
아무래도 이것들은, 내 시련에 개입하려던 노력의 산물들인 것 같다.
“…하.”
이렇게나 노력해준 그녀들을, 어찌 미워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심판’이란건 너무나 쉬웠…
“프, 프레이!”
“으앗, 깜짝이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리나가 고개를 치켜들더니 귀신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소리를 지른다.
뭐지? 뭔가 문제라도 생긴걸까?
“그, 그러니까… 너, 끝에는 마왕이랑 동귀어진 하지?”
“응? 으, 으응…”
그런 생각을 하며 어리둥절해 하던 나는, 이리나의 질문에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 다음엔… 어떻게 돼…?”
이윽고 이리나가 다시한번 질문을 던져오자, 나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답했다.
“카니아가 말해주지 않았어? 그녀라면 모든걸 알고 있었을텐데?”
“그, 그럼 정말로… 그대로 죽는거야?”
“…..?”
그런데 뭔가가 이상하다. 지금 이리나가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아…니? 안 죽는데?”
“…..”
워낙에 이상한 소리인지라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답했더니, 이리나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어… 그 뭐냐, 나 안죽어. 너도 봤잖아? 시련속의 내가 태양신에게 소원을 비는걸.”
“프…레이…”
그런 그녀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는데, 이리나가 갑자기 울먹거리기 시작한다.
“그, 그걸 봤으면 잘 알거 아니야? 내가 태양신에게 소원권을 하나 가지고 있는거. 그러니 모든게 끝나면 다시 부활시켜달라고 하면 돼. 아무 문제 없…”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이야기를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하던 그때.
“사랑…해…”
“…으겍.”
갑자기 이리나가 내 위에 올라탔다.
“사랑한다고… 바보야.”
“이, 이리나?”
“…미안, 막무가내라.”
그러던 그녀는.
“그, 그치만… 더…”
“…..?”
“더 늦기전에…”
내 품으로 파고들며 뭐라 말을 하려 했지만.
“애옹!!”
“아, 아야…!”
이내, 어디선가 다급히 달려온 고양이에게 발목을 물려버렸다.
“꾸우우!!”
“구구!!”
“…짹.”
덕분에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순식간에 창밖에서 날아든 올빼미와 비둘기, 그리고 카나리아에게.
“자, 잠깐만…!”
질질 끌려가기 시작했다.
“………….?”
이게 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이번 방학에는 편히 좀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