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189)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189화(189/524)
Episode 189
“핥짝, 핥짝.”
“…으음?”
얼굴에 축축한 느낌이 들기에 무거운 눈커풀을 들어올려보니, 루루가 잠들어 있던 내 얼굴을 핥고 있었다.
“주인님, 집에 거의 다 도착했어요.”
그러다 내가 눈을 뜬걸 확인하고는 핥는것을 잠시 멈추고 그렇게 알려오는 그녀.
“…음.”
그런 그녀의 말대로, 마차에 나있는 창문에는 스타라이트 저택이 보이고 있었다.
“흐아암…”
“핥짝.”
그렇게, 졸린 눈을 비비며 하품을 내쉬던 나는 내 귀를 핥는 루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차에서 내릴 채비를 하려 했으나.
“…응?”
이내,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뭐야?”
저택 주변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 뭔가요? 주인님?”
“글쎄, 잘은 모르겠는데…”
집을 나갔던 사용인들이 다시 모여든건가 싶었는데, 저택에 모여있던 사람들의 수는 사용인들보다 몇배는 더 많았다.
“…일단, 호의적인 분위기는 아닌것 같군.”
그리고 그들은, 전부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거나 화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내 품에서 나와 함께 잠에 들어 있다가 심상치 않은 낌새를 눈치채고 자리에서 일어난 동물들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그 모습이 든든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 아까 힘을 많이들 썼던 것 같은데, 무리를 한건 아닐까?
‘…잠깐, 그런데 얘들 뭐야?’
걱정하는 눈빛으로 녀석들을 바라보던 나는, 퍼특 그런 생각을 하며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물론 평범한 동물들이 아닌 건 알고 있었지만, 고양이 인형과 카나리아는 그렇다 치고 올빼미와 비둘기는 어떻게 마법을 쓰는 걸까?
아무래도, 다음에 주인들을 만날때 질문을 해봐야겠다.
“주, 주인님. 분위기가 이상해요.”
그런 생각을 하며 마차에서 내리려는데, 루루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내 팔을 잡는다.
“…하루 이틀도 아닌데 뭐.”
“네?”
그런 그녀에게 대충 대답한 뒤에 마차에서 내리니, 모여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나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얘, 얘들아…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맨 앞에는.
잔뜩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사람들을 가로막고 있는 이리나와.
“이리나! 정신차려! 대체 왜 이러는거야!”
“…저희는 정당한 항의를 하러 온거에요.”
그런 이리나를 울먹거리며 쳐다보는 이리나의 친구 아리안느, 그리고 평민 대표를 맡고 있는 아리스가 있었다.
“음.”
대충 보아하니 무슨 상황인지 대략적으로 추측이 간다. 아마, 평민 대표인 아리스가 사람을 모아 날 규탄하러 온것 같다.
“…잘됐네.”
상황만 놓고 보면 상당히 골때리는 일이지만, 어찌보면 이건 잘 된 일일지도 모른다.
우선 저기서 울먹거리며 이리나를 설득하고 있는 아리안느는, 이번 방학에 내가 찾아다니기로 결심한 ‘서브히로인’중 한명이다.
게임 상에서도 가장 비중이 적고, 이벤트도, 설정도 빈약하긴 하지만… 그래도 서브히로인은 서브히로인이다.
물론, 그녀를 공략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랬다간 이리나가 어떻게 나올지 상상만 해도 두려울 뿐더러, 애초에 나는 그녀와 접점이 별로 없지 않은가.
그나저나, ‘블랙테일 판타지’에는 왜 이렇게 불필요한 서브 히로인이 많은걸까?
설마, 진짜로 ‘공략 보상’ 같은거라도 있는걸까?
그런게 아니라면 하등 접점도 없는 아리안느까지 서브 히로인일 이유가 전혀 보이질 않…
아리안느[공략 중지]
상세사항…..
“음.”
한참을 생각에 잠겨있다가 눈앞에 뜬 시스템창을 확인한 나는,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아리스라…”
2번째 시련이 발생했던 저택 습격 사건에서 비밀 당주에게 협박당했던 문라이트 가문의 암살자이자.
세간에서는 ‘평민들의 대표’로서 지지를 받으며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
다행히도, 그녀는 서브 히로인이 아니다. 혹시나 싶어 목록을 쭉 흝어봤는데, 그녀의 이름은 존재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여러분, 모두 질서 정연하게…”
하지만, 그녀는 히로인이 아님에도 비중이 꽤 있는 편이다.
나설 일이 적은 1학년에서는 비중이 적지만.
2학년때, 모종의 이유로 그녀가 선라이즈 아카데미의 학생회장으로 선출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그 모종의 이유에는 가짜 용사가 개입되어 있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는, 당연히 루비가 개입을 하게 될 거다.
아무튼 학생회장이 된 그녀는, 당연히도 학장과 부패 귀족들과 대립하게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구심점에 있는 나와도 대립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도 정면으로 말이다.
그렇기에 아리스의 비중이 높아지는 이유는, 그녀가 2학년 시나리오의 빌런 취급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말이 빌런이지, 그녀 입장에서는 날 막으려 하는게 당연하겠지만.
– 프, 프레이…
그런 생각을 하며 우글거리는 인파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데, 사람들을 열심히 말리던 이리나가 내게 전음을 보내온다.
이래봐도 전음 마법은 최상위 등급 마법중 하나인데, 그걸 자유자재로 다루다니 역시 이리나는 대단한 것 같다.
– 어쩌지? 어떻게 해야…
그렇게 전한 뒤 힐끔 날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
그리고 그 순간.
“…..?”
날 쳐다보던 아리안느가, 아주 살짝 움찔거리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찰나의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그녀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던 나는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젠장.’
그걸 보아하니, 아무래도 내 가설이 맞는 것 같다.
세번째 시련 이후로, ‘서브 히로인’들에게 모종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변화는 대부분 나에 대해 ‘모종’의 감정을 품게 되는 것으로 일어나며, 아마 그 수치는 나와 어느정도 접점이 있는지와 연관되어 있는 것 같다.
자세한 사항이나 원인은 페를로체가 바보 인격이 되었기에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지금으로서는 그러한 일들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다.
공략이 완료된 루루는 말 그대로 특이사항일 뿐, 서브히로인들에게 그러한 감정이 일어난다면 내 정체를 들킬 확률이 올라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나는 2학년에 올라가기 전에 서브 히로인들을 만나고 다니며 모종의 변화로 생긴 감정조차도 누를 수 있도록 수를 쓰려고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아마 눈앞에 있는 아리안느가 될 것 같다.
‘…덤으로, 그 옆에 있는 아리스도 어느정도 견제를 해놔야겠지.’
그렇게 생각을 마친 나는.
‘이리나, 잘 들어. 지금부터 작전을 설명할테니까.’
그때까지 안절부절 못하며 날 쳐다보고 있던 이리나에게 전음을 보냈다.
“”……..””
그리고 흐른 짧은 정적.
“아?”
그 정적 속에서 내 설명을 전부 들은 이리나는.
– 프, 프레이? 진짜? 진심이야? 그치만 그건… 우으으…
볼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로, 다급히 전음을 보내기 시작했다.
– 고, 고맙… 아니, 이래도 되나? 정말로? 안 불쾌하겠어? 그래도 돼?
“…후우.”
보아하니 많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아, 이리나에게 미안해진다.
이거, 잘 되려나?
.
“이게 뭣들 하는 짓이지.”
이리나와 전음을 마친 뒤에 한참동안 싸늘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프레이가, 이내 입을 연다.
“…으득.”
그 말을 들은 아리안느가 이를 가는 한편.
“시위를 하고 있었어요.”
아리스는, 침착한 표정으로 그렇게 답한다.
“시위?”
“네, 당신을 규탄하는 시위요.”
“…하.”
그 말에 헛웃음을 터트린 프레이는.
“공작 가문의 저택 바로 앞에서 시위라, 겁대가리를 상실했나보지?”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 지이잉!
그러자 프레이의 앞에 생성된 방어막.
“교단의 허락과 비호 아래에서 하는 집회에요.”
덕분에 프레이가 걸음을 멈추고 인상을 찌푸리자, 아리스는 그런 프레이를 쳐다보며 말한다.
“이분들은 전부 교단의 교인들이며, 교황님의 허가 하에 이곳에 모인거랍니다.”
“내 영지에선 내가 교황이고 황제다만. 지금 당장 네 녀석들을 곤죽으로 만들수도 있어.”
“네, 부디 그래주세요. 평화 시위를 하는 교인들을 죽였다고 전국에 소문이 퍼지겠군요. 안 그래도 지금 권력이 위태위태 하실 텐데.”
“지금 해 보자는건가?”
“저희는 이미 목숨을 내놓았어요. 당신을 끌어내릴 수 있는 빌미를 만들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답니다.”
그렇게 차갑고 싸늘한 목소리가 오고가고, 프레이와 아리스의 사이에서 살기와도 맞먹는 한기가 느껴질 무렵.
“이, 이리나를 돌려줘!!”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아리안느가, 갑자기 빼액 소리를 지른다.
“이리나가 너 때문에 얼마나 괴롭고 힘들어 할지는 생각해 봤어? 이 끔찍한 괴물아!”
그 말이 끝난 직후 흐르기 시작한 정적.
– 지이잉…!
그럼에도 프레이가 무표정을 유지하고만 있자, 불투명한 방어막을 사방에 둘러 시위대를 포함한 주변의 시선을 차단한 아리안느는.
“으이익…!”
주먹을 꽉 쥔채로, 울먹거리며 프레이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리나, 저 말이 사실이야?”
그런 아리안느를 바라보다, 넌지시 옆에 있던 이리나에게 질문을 던진 프레이.
“어, 그… 그게…”
그 말을 듣고 얼굴을 붉힌채로 머뭇거리던 이리나는.
“저 말이 사실이면, 아리안느에게 보내줄게.”
“…아.”
선심쓰듯이 말한 프레이를 한번 쳐다보고, 그 말에 놀란 표정을 지은 아리안느를 한번 쳐다보다가.
“…아니에요.”
이내, 고개를 푹 숙이며 그렇게 답했다.
“뭐…?”
그러자, 아리안느가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짓는다.
“혀, 협박이라도 당한거야? 이리나?”
이윽고 다급히 이리나에게 질문을 던진 그녀는.
“이리나, 이제 괜찮아. 내 언니는 안전한 곳으로 갔어. 제국의 여론도 기울었고, 교단과 황실도 마찬가지야. 더는 저 양아치가 기를 펼치지 못…”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이리나에게 다가가며 그렇게 말하기 시작했지만.
“미안해, 아리안느.”
마른침을 삼킨뒤에 고개를 들고 그렇게 말한 이리나는.
“하지만 나…”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채 프레이에게 향하더니.
“…이제 프레이님이 좋은걸.”
조용히 그의 품에 안기며 답했다.
“…….뭐?”
그런 그녀를 보고 얼빠진 표정을 짓던 아리안느는.
“그, 그럴리가 없어… 말도 안돼. 이리나 네가?”
이내 식은땀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마법 공부한다고 남자는 거들떠도 안봤었잖아? 애초에 연애 이야기라면 질색 팔색을 했고. 잠깐, 그런데 프레이님이라고? ‘님’자는 대체 왜 붙이는…”
“나, 난 이제 프레이님이 없으면 못살아.”
“거짓말! 거짓말 하지마!”
그럼에도 꿋꿋히 프레이의 품에 안겨있던 이리나가 얼굴을 붉힌채 그를 올려다보며 말하자, 아리안느는 빼액 소리를 지른다.
“무슨 협박을 당한게 틀림없어! 내가 아는 이리나는 남자랑 손도 한번 잡아본적 없는 쑥맥이란 말이야!”
“저, 저기…”
“평생을 마법이랑 살면 살았지, 남자를 좋아할 리가 없… 어라?”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렇게 소리를 치던 아리안느는.
“이리나, 너 그거 설마…”
이리나가 내민 붉은 빛 구슬을 보고 입을 떡 벌린채 중얼거렸다.
“…피의 맹세를 한거야?”
“으응…”
“지, 진짜? 진짜로…?”
이윽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리던 아리안느는.
“피, 피의 맹세는… ‘진심’이 아니면 절대 발현되지 않는데…”
어두운 표정으로 그렇게 중얼거렸고.
“마, 말했잖아.”
그런 아리안느를 보며 묘한 표정을 짓던 이리나는, 한층 더 얼굴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프레이 님이 아니면 살 수 없는 몸이라고.”
“…뭐?”
“나, 난 이미 이분에게 내 몸도 마음도 바쳤어. 영혼까지도.”
“몸을… 바쳤다고…?”
“너, 너도 알잖아? 피의 맹세의 완성은… 수, 순결…”
프레이의 품에 안긴채로 자신의 오랜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부끄러움에 잠시 말을 끊어버린 이리나는.
“…..언제 했어?”
그녀를 안고 있던 프레이가 잔뜩 당황한 표정으로 묻자,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채 중얼거렸다.
“수, 순결을 바친건 거짓말인데… 우으으…”
“아니, 피의 맹세. 그거 언제 했…”
그리고 그 순간.
– 털썩
아리안느가, 혼란에 빠진 표정을 지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프, 프레이 님.”
그런 아리안느를 힐끔 쳐다보던 이리나는, 이내 심호흡을 하고.
“츄릅.”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으아?”
그 모습을 쳐다보던 아리안느의 볼이 빨개진다.
“으으…?”
이리나는 어렸을 때 프레이와 소꿉친구로서 논 경험이라도 있지만, 마법에 열중하느라 인생에서 남성 경험이 전무했던 아리안느에게는.
“으으음…”
“…하읍.”
혀와 혀가 섞이는 광경은, 너무나도 자극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아… 하아…”
그렇게, 묘한 분위기 속에서 침을 길게 늘어트리며 고개를 뗀 프레이는.
“됐어, 이제…”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리나에게 속삭였으나.
“…하븝?”
그 순간, 이리나가 다시 그에게 파고들었다.
“화, 확실히… 확실히 해야 하니까…”
이윽고, 프레이의 입술을 핥은 이리나는.
“잠깐, 손좀 빌릴게…”
“…..?”
마나 탈진 상태에서 배운 세밀한 마나 컨트롤을 사용해, 프레이의 팔을 자신의 아랫쪽으로 조종하기 시작했다.
– 스윽…
“…히윽!”
이윽고, 프레이의 어깨에 허물어진 이리나.
“사, 사랑해에… 프레이…♡”
완전히 녹아버린 얼굴을 한채 그의 손길을 느끼며, 프레이의 눈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이리나는 그렇게 속삭였고.
“…….아.”
그때까지 이도저도 못한채 몸을 움찔거리던 아리안느는, 그 광경을 보고는 얼어붙어 버렸다.
“네가 좋아… 프레이… 이제 너 없인 못 살아…”
“이, 이리나.”
“잘때도 몇번이나 널 생각해… 네가 자고 있는 모습을 볼때도 몇번이나… 아, 아니. 이게 아니라…”
한편, 완전히 스위치가 돌아가버린 이리나는.
“풋사랑을 이렇게나 크게 키워버렸으니…”
“아읏.”
“…채, 책임져 줘.”
거센 숨을 몰아내쉬며 프레이에게 사랑을 속삭였다.
“이리나, 일단 여기서는…”
“…앗.”
그렇게 한참동안 애정행각을 이어나가다가, 다급한 프레이의 말에 정신을 차린 이리나는.
“으힉…”
프레이의 팔의 컨트롤을 멈추고 잠시 부르르 떤 뒤에.
– 털썩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자,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이윽고 시작된 이리나의 애원.
“…저리 가.”
“흐이익…”
그런 그녀를 매몰차게 걷어찬 후에, 바닥에 주저앉아있던 아리안느에게 향한 프레이는.
“봤지? 네가 알던 이리나는 이미 없어. 그러니…”
어느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아리안느의 턱을 집어들고는 그렇게 속삭이기 시작했으나.
“………”
어째서인지 아리안느는, 그저 멍한 얼굴로 프레이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보자보자하니, 이건 너무 하는…!”
그런 모습을 더는 눈을 뜨고 지켜볼 수 없었던 아리스가, 다급히 그들에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 휙…!
“…아윽!”
어디선가 날아온 돌에 프레이가 머리를 맞은건, 바로 그 순간부터였다.
“여, 여러분!?”
덕분에 화들짝 놀란 아리스가 주변을 살피던 그때.
“……비폭력 시위라 하지 않았나?”
프레이가, 무시무시한 표정을 지으며 아리스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헌데, 이건 뭐지?”
자신의 품속에서 딸꾹질을 시작한 아리안느를 끌어안은채,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이다.
“비폭력 시위가 아닌 폭력 시위라면… 이야기가 달라질텐데?”
아리스의 눈빛이, 거세게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