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191)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191화(191/524)
Episode 191
“으음…”
“주, 주인님?”
“가만히 있어봐.”
나는 지금 내 방의 침대에 앉은채로, 눈을 동그랗게 뜬 상태의 루루의 마안을 자세히 살펴보는 중이다.
“혀, 혁신적이야… 이렇게 복잡한 마력배열이 하나의 오차와 문제도 없이 돌아가고 있다니. 최상급 아티팩트도 이정도는 아닌데…”
한편 그런 내 옆에서 이리나는, 잔뜩 흥분한 채로 중얼거리며 무엇인가를 노트에 적어내려가고 있다.
“눈이 많이 충혈됐네… 아프겠다.”
그런 이리나를 보며 살짝 미소를 짓던 내가, 조심스럽게 손으로 그녀의 눈을 덮으며 중얼거리니.
“우, 우으…”
루루가 재빨리 얼굴을 내 손에 기대며, 조심스럽게 부비적 거리기 시작했다.
“그럼 못써. 눈이 더 안좋아지잖아.”
그런 그녀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타이르니.
“아…”
잠시 머뭇거리던 루루가 그녀의 눈을 덮고 있던 내 손가락들을 살짝 잡아 당긴다.
“이, 이러면 되죠?”
그렇게 손바닥 부분만 드러내게 만든 루루는, 그렇게 묻고는 다시 그녀의 볼을 내 손에 부비적 거리기 시작했다.
“후우…”
잠시 동안 그런 그녀를 응시하던 나는, 이내 고개를 돌려 그때까지 루루의 마안을 분석하던 이리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리나, 좀 어떤것 같아?”
“…….”
“…이리나?”
그런데, 이리나의 반응이 좀 이상하다. 학구열에 잠겨있던 아까와는 달리, 왠지 모르게 영혼이 없는 표정을 짓고 있다.
“나만… 나만 뒤쳐져…”
이윽고 그녀의 입에서 나온 한에 맺힌 목소리.
“안 그래도 다섯명 중에서 제일 뒤쳐지는데… 이젠 하다하다 웬 인간 애완동물한테…”
“이리나?”
“이, 이대로 가면… 으으…”
쭈구려 앉은채 시무룩하게 중얼거리는 그녀가 왠지 모르게 비에 젖은 강아지처럼 불쌍해보였기에, 나는 나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귀엽네.”
“…..!”
그러자, 살짝 움찔한 이리나.
“프레이.”
그러더니 내 곁으로 다가온 이리나는, 내 눈치를 보며 쭈뼛거리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한다.
“…역시, 책임져.”
“응?”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의중이 궁금해서 고개를 갸웃거렸더니, 내 어깨에 기댄 그녀가 얼굴을 붉힌채 조용히 옆으로 시선을 돌리며 속삭인다.
“아까 아리안느가 말한 대로, 남자따위에는 관심도 없었는데…”
– 스윽…
“…이젠, 방금 네가 말한 별 의미 없는 칭찬 한마디에도 설렌단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슬며시 내게 팔짱을 끼는 이리나.
“마법과 전투밖에 모르던 마법사를 여자로 만들어 놨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거 아니야?”
“…음.”
그렇게 말하고는 조용히 머리를 풀어 해치며 내 눈을 응시하는 이리나를 바라보고 있자니, 마른침이 절로 삼켜진다.
“또 그렇게 나올거야?”
하지만 애써 표정을 유지하고 있으니.
– 스윽.
가까이서 내 눈을 응시하던 이리나가 내게 고개를 내밀더니,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내 가슴으로 뻗어 쓰다듬으며 중얼거린다.
“앞으로 내 앞에서는 무심한 척, 관심없는 척, 절제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할거야.”
“어, 음…”
“소녀를 사랑에 빠지게 했으면, 확실히 네걸로 만들란 말이야. 이 바보야.”
그 말이 끝나고, 짧은 침묵이 흘렀다.
“”…….””
그러한 침묵속에서 내 손을 볼에 비비는걸 멈춘채 잠시 얼어붙었던 루루가.
“으르르…”
낮게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이, 일단 마안에 대해서 브리핑을 좀 해줄래?”
한편 얼굴이 화끈거리는걸 몸소 느끼며 그렇게 말하니, 잠시 루루를 째려보던 이리나가 내게 더더욱 달라 붙어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기존에 쟤가 가지고 있던 마안은 무언가를 분석하는데만 특화되어 있었어. 내가 직접 분석했었으니 확실해.”
“그래?”
“그런데, 지금 관찰해보니 많은게 변했더라. 현존하는 그 어떤 아티팩트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지기도 했고, 왠지 모르게 마기도 느껴지고…”
어느새 다시 탐구적인 표정으로 돌아간 이리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여전히 으르렁거리던 루루를 쳐다본다.
“그걸 보아하니, 역시 오늘을 기점으로 뭔가가 바뀐듯 싶은데…”
“음…”
그런 그녀의 말을 들은 내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데.
– 물컹.
팔에 왠지 물컹한 느낌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가 말했지? 한시라도 절제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할거라고.”
뭔가 싶었는데, 그녀가 내 팔을 자신의 품에 품고 있었다.
“다섯명 중에서 내가 내세울 만한건, 역시 이것밖에 없으니까…”
“…..”
그 말을 듣고 으르렁거리던걸 멈춘 루루가 시선을 아래로 내리더니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한편, 이리나는 어느새 얼굴을 붉힌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튼, 마안에 원래 있던 기능이 아니라 어떠한 계기로 바뀐게 맞다는거지?”
“…으응.”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리나는 살짝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고마워, 이리나.”
“…..!”
그런 이리나에게 살짝 입을 맞추니, 그녀가 극렬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저, 저도… 으븝?”
왠지 모르게 루루가 무슨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어 버린 것 같지만, 지금은 이리나의 반응이 너무 귀엽기에 잠시 그녀에게 집중하기로 하자.
.
“…♡”
내게 구석구석 입맞춤을 당한 이리나가, 나와 손을 맞잡은채로 내 어깨에 기대어 있다.
“으븝…”
루루는, 조용히 내 옆구리에 볼을 비비고 있다.
“하아.”
그런 상황에서 짧게 한숨을 내쉰 나는.
“…그나저나, 이젠 교단이 말썽이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오늘 있었던 일을 회상한다.
“설마, 비밀 병기를 벌써부터 기용할 줄이야.”
오늘 내 저택에 찾아왔던 시위대는, 사실 교단이 인공적으로 만든 살아움직이는 인형들이다.
여론 조작용으로 자주 쓰이지만, 돌과 몽둥이를 손에 쥐게 하면 그럴싸한 전투병력으로도 써먹을 수 있는 까다로운 녀석들이다.
타락한 교황과 주교들이 주도하여 비밀리에 그러한 일들을 벌이고 있는데, 태양신은 왜…
생각해보니, 페를로체를 닮아 살짝 멍청하게 생긴 그 태양신은 지금 봉인되어 있다. 그러니, 교황이 미쳐 날뛸만도 하다.
“…쯧.”
짜증나게 생긴 교황의 면상이 뇌리에서 떠오르니,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블랙테일 판타지 2에서, 마왕이나 비밀당주 만큼이나 손꼽히는 악역인 교황을 어서 빨리 배제시키고 싶다.
물론, 교단은 황실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권력집단이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그나저나, 아리안느는 좀 괜찮으려나.”
“…응!?”
한참을 생각에 잠겨있던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니, 내 어깨에 기대어있던 이리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질문을 던져온다.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 정신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은 것 같아서. 물론 꼭 필요한 조치긴 했지만…”
“아아…”
이윽고 그 말을 들은 이리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살짝 어두운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신경 쓰이네…’
내 연락을 받고 도착한 치안대에 의해 교단의 비밀 병기들이 회수될 때, 마찬가지로 치안대에게 끌려가던 아리안느는 그렇게 말했었다.
“이리나…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구해줄게. 그러니 기다려…”
“프레이님…♡”
“…으읏.”
그런 그녀는, 내게 달라붙어있는 이리나를 보며 울먹거리고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전 프레이님의 성노예 업무를 수행해야…”
그리고, 신경이 쓰이는 건 아리스 역시 마찬가지다.
대체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된걸까?
원래 내가 세운 계획은, 루루에게 마안으로 시위대중 한명에게 명령을 내려 돌을 던지게 하거나.
루루가 힘들어 하면 이리나가 마법을 사용해 돌을 날아오게 하는것이었다.
그렇게 돌에 맞으면, 폭력시위로 몰아 진압을 하려 했는데…
루루가 마안으로 내린 공격하라는 명령에, 모든 인형들이 동시에 반응해버린게 화근이었다.
안 그래도 꼭두각시 인형이나 다름없는 녀석들이었기에, 일이 커지고 말았으니 말이다.
치안대에 잡혀갔을 둘을 커버해주는 것도 일이지만, 이번 일로 인해 교단과 맺어질 분쟁도 문제다.
“에휴…”
물론, 가장 신경쓰이는건 바로 비밀 당주 녀석이다.
세레나에게 얼마나 모진 고문을 당했는지, 나에게 그렇게나 속이 뻔하게 보이는 거래를 제안해온건 통쾌하지만.
녀석이 아리스에게 ‘종속의 저주’를 새겨두었다는건 역시나 신경쓰인다.
덕분에 2학년때 아리스를 상대하는건 어느정도 편해지겠지만.
감히 세레나에게 고통을 안겨준 그 녀석을 구해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어차피 녀석은 나와 세레나가 협력관계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을게 뻔하다.
하지만, 녀석이 거래의 조건으로 제시했던 ‘암살자들의 위치’와 ‘어둠의 마법’은 상당히 흥미가 가니.
녀석에게 적당히 협력해 주는 척 하며 정보만 쏙 배돌린 후에, 세레나와 따로 계획을 짜 녀석을 엿먹일 것이다.
물론, 아리스에 대한 일은 차차 생각해 봐야겠지만 말이다.
완전히 날 주인으로 인식하게 된 녀석이 치안대에 끌려가면서 늘어놓았던 성노예 업무 때문에, 주변에서 얼마나 많이 싸늘한 시선을 받았는지 모른다.
그녀를 견제할 수 있는건 좋지만, 교단의 비밀병기 같은 꼭두각시 인형으로 만들어 버리는건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
“후우.”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침대에 털썩 드러누운 나는, 이내 눈을 지긋이 감으며 시스템 창을 열었다.
<애정도 관리 시스템 Ver2>
[메인 히로인] [서브 히로인] [???]– 메뉴를 선택해 주세요.
“음…”
지금까지는 이 애정도 시스템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메인 히로인 알림]하지만, 이걸 보면 과거 회차의 내가 ‘애정도 시스템’에 관해서 했던 말이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카니아 [호감도 100 (공략완료)] <칭호: 첫번째 깨달음>
이리나 [호감도 100 (공략완료)] <칭호: 두번째 깨달음>
클라나 [호감도 100 (공략 완료)] <칭호: 세번째 깨달음>
.
이걸 보고 나서야 다섯개의 깨달음의 정체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건 그렇고… 루루의 마안이 좀 신경쓰이는데…”
한참동안 시스템창을 들여다보다 그렇게 중얼거린 나는, 바닥에 엎드려서 내 눈치를 보던 루루를 힐끗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혹시, 루루의 마안이 각성한게 그녀를 공략한 것과 관계가 있는건가?’
루루의 설명에 의하면, ‘주인님께 도움이 되고 싶다고 계속해서 생각했더니 몸이 뜨거워지며 능력이 개화했다.’라는데, 그 만한 능력이 그정도의 계기로 개화되는게 가능할까?
그렇게 생각하면, 애정도 시스템이 개입했다는 게 꽤나 그럴싸한 추측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억지로라도 서브 히로인들을 더 공략해봐야 할까?
‘글쎄…’
한번쯤은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럴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방금전에 이미 공략이 끝난 루루와 로즈윈을 제외한 모든 서브히로인들의 공략이 ‘중지’되었기 때문이었다.
워낙에 다사다난한 하루를 보냈기에, 서브히로인고 뭐고 신경끄고 쉬고싶다고 생각했더니 상태가 일괄적으로 변했다.
뭐, 다시 상태를 바꾸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고.
애초에 지금 내가 그녀들에게 작업을 걸었다간 역효과가 날 뿐일테니.
어쩔수 없지만 방치를 할 수밖에…
“응?”
그런 생각을 하며 서브히로인 명단을 보던 나는, 문득 맨 위에 위치해 있어서 보이지 않던 이름을 보고는 얼어붙어 버렸다.
이솔렛 아르함 바이워크 [공략: 75%]
상세사항…..
“이건 왜 혼자 그대로…”
모든 루트가 중지되었음에도 혼자만 상태가 그대로인 이솔렛을 멍하니 쳐다보던 나는.
“음?”
이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중얼거렸다.
[공략: 75%]“며칠전까지만 해도 70퍼센트였는데?”
어째서인지, 그녀의 공략도가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대체 무슨…”
게다가.
[공략: 76%]“…..!?”
공략도는, 그 순간에도 조금 올라갔다.
대체 뭐지?
.
한편 그 시각.
“으으…으…”
“이, 이솔렛 님…”
이솔렛 아르함 바이워크는, 자신의 집의 침대에 누워 끙끙 앓고 있었다.
“정신좀 차려보시는…”
“프레이…”
“네?”
그것도.
“프레이이…”
“…..???”
프레이의 이름을 부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