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198)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198화(198/524)
Episode 198
“지,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한참동안 자리에 멍하니 서있던 로즈윈이,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을 던진다.
“이해가 잘 안되는데요?”
그 후에 마치 이해하기 힘들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한 그녀였지만, 점점 창백해지기 시작한 얼굴은 감출 수 없었다.
“말했잖아, 로즈윈.”
그런 그녀에게, 프레이가 다시 한번 답한다.
“너를 더 이상 사랑하고 싶지 않기에, 앞으로 너와 만나고 싶지 않아.”
“저, 저기요!”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뒤로 돌아서 마차에 오르려 하자, 로즈윈이 재빨리 그의 팔을 붙잡고는 입을 연다.
“삐지셨나요? 삐지신거에요?”
“…….”
“흐음, 단단히 삐지셨군요? 좋아요, 제가 잘못했어요. 지금까지 제가 당신에게 너무 심했네요. 그러니 이제부터는…”
“저기, 로즈윈.”
프레이의 손목을 붙잡고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한발자국 다가선 로즈윈은, 그가 나지막한 소리로 말하자 움찔거린다.
“…이거 놔.”
“어, 으음…”
그 말이 끝나자 천천히 팔을 놓은 로즈윈은.
“프, 프레이? 왜 그래요?”
늘 자신의 앞에서 바보같은 미소를 짓고 있던 프레이가, 싸늘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그리 묻는다.
“다, 당신. 혹시 그 이상한 탐정 사무소에서 세뇌라도 당한건가요? 아니면 뭔가 잘못 먹기라도 하셨는지? 평소의 당신과는 좀 다르네요.”
“…미안, 내가 지금 좀 바빠서.”
“기, 기다려요!”
프레이가 다시 마차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아까처럼 팔을 잡는 대신 소심하게 옷자락을 부여잡은 로즈윈은.
“…..!”
뒤를 돌아본 프레이가, 자신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무엇인가가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하아…”
그런 로즈윈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깊은 한숨을 내쉰 프레이는.
“언제까지 여기 있을거야?”
눈썹을 찌푸리며 그렇게 물었고.
“…뭔가 이상해.”
그러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던 로즈윈이 프레이를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귀신에 홀린건가요? 아니면 정말로 세뇌를…?”
“…쯧.”
“다, 당신이 날 좋아하지 않을리가 없잖아요?”
그러다 결국 그렇게 말해버린 로즈윈을 바라보던 프레이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껏 무수히 많은 고백을 해오며 깨달았어, 난 절대 네게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걸.”
“네? 그치만…”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지만, 넌 백번… 천번을 찍어도 안넘어가더라고.”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그래도, 언젠가는 진심을 받아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
“너한테 이용당하는 것도 알고 있었어, 네가 날 호구 취급하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저 돈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것도, 사실은 혐오하고 무시하고 있는 것도 알았어.”
“아, 아니…”
“그래도 상관없었어. 그런 취급은 늘 주변에서 받는거라 새로울것도 없었거든.”
뭐라 말하려 하는 로즈윈의 말을 끊은 프레이는, 주먹을 꽉 쥐며 말한다.
“그래도, 너에게 만큼은 이용당하고, 돈줄이 되고, 호구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진심을 전하고 싶었는데…”
그러다가 잠시 감정이 복받혀 말을 끊은 프레이는.
“…미안해.”
이내, 얼어붙어버린 로즈윈의 눈을 들여다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재개했다.
“지금까지 나 때문에 고생많았지?”
“프레이.”
“제국에서 제일가는 망나니이자 찌질이가 주제도 모르고 들이대서 역겨워하는거, 이제 안해도 돼. 싫어하는 날 접대하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되고.”
“…….”
“더 이상 진심을 전하려했다간, 내 마음도 부서질 것 같고 너에게도 폐를 끼칠것 같아 내린 선택이야.”
그 말이 끝나자, 잠시 둘의 사이에서 적막이 흘렀다.
“…그럼.”
“저기…”
“또 뭐야?”
이번에야말로 마차에 올라타려던 프레이는 로즈윈이 세번째로 자신을 막자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질문을 던진다.
“그, 그 여자들은 뭔가요.”
“뭐?”
“당신 뒤에 있는… 여자들이요.”
그런 프레이에게, 로즈윈은 재차 질문을 던졌다.
“대체 정체가 뭐죠?”
최근 그에게 늘상 달라붙어 있는 루루와, 오늘에서야 발견해낸 이리나.
그 둘의 존재는, 로즈윈에게 있어서는 충격이나 다름없었다.
프레이 같은 멍청하고 찌질하고 망나니를 진심으로 좋아해줄 사람은 없을거라 굳게 믿고 있었기에.
만일 이러한 일이 생기더라도 아무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해 외로워진 프레이가, 결국 비를 맞은 강아지처럼 귀를 축 늘어트리고 자신에게 돌아올거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루루와 이리나?”
하지만 오늘, 그녀가 가지고 있던 마지막 보험은 무참히 무너져 내렸다.
“루루는 옛날부터 내게 고용된… 하인이고, 이리나 역시 마찬가지야. 그냥 그런 단순한 관계일 뿐. 네가 상관할 필요는 없어.”
비록 프레이는, 담담한 표정으로 그렇게 설명했으나.
“”……..””
프레이의 등 뒤에 있는 마차 안에서 로즈윈을 노려보고 있는 루루와 이리나의 눈빛과 표정에는, 우월감과 조소가 가득 차 있었다.
“…..아.”
로즈윈의 입장에서 그것은, 누가봐도 남이 가지고 놀던 수컷을 어부지리로 차지한 암컷들의 눈빛이었다.
“뭐해? 로즈윈?”
덕분에 잠시 멍을 때리고 있던 로즈윈은, 프레이의 말을 듣고서야 퍼특 정신을 차렸다.
“그, 프레이. 저희 잠시 둘이서 이야기나 나눌까요? 뭔가 오해를…”
“지금 바빠. 가야할 곳이 있어.”
“잠시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어째서인지 자기도 모르게 프레이가 마차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말리던 로즈윈은.
“당신이 뭘 몰라서 그런거에요. 저 여자들은… 어라?”
이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그, 그거 뭐에요? 프레이?”
프레이의 왼손 약지에서, 무엇인가가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었다.
“바, 반지…? 반지를 낀거에요? 왜 거기에..?”
로즈윈이 자신의 왼손을 가리키며 질문을 던지자,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여 확인하고는.
“아, 이거.”
이내 담담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답했다.
“몰라도 돼.”
“왼손 약지에 껴져있는 반지… 그거…”
“몰라도 된다니까?”
하지만 로즈윈이 계속해서 물어보며 손을 뻗자, 언성을 높이며 손을 뒤로 뺀 프레이는.
“설마… 약혼 반지에요?”
“후우.”
로즈윈이 그렇게 묻자, 한숨을 내쉬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래, 약혼반지야.”
“누, 누구랑…”
“누구긴. 당연히 세레나지.”
“…..!”
그 말을 들은 로즈윈이 경악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 그치만… 당신은… 매일 내 앞에서 세레나 욕을…”
“그거 알아?”
그런 그녀에게, 반지를 어루만지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프레이.
“지금까지는, 너와 이 반지를 끼고 싶었어.”
“…네?”
“역겹지? 나 혼자 망상이나 하고. 넌 그런 생각조차 하기 싫었을텐데.”
“자, 잠깐만요.”
“하지만 널 포기했으니까, 스타라이트 가문의 대를 이으려면 세레나랑 결혼할 수밖에. 클라나는 날 싫어하니 별수 없지 뭐.”
“잠깐…”
그런 프레이에게 로즈윈은 다급히 손을 뻗었으나.
“…아직 이해가 안됐나 본데.”
그녀의 손길을 뒤로 한발자국 물러나서 피한 프레이는, 이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이제 널 좋아하지 않아.”
“아…”
“널 볼때마다 마음이 부서질 것 같아서, 더 이상 네 얼굴을 보고 싶지도 않고.”
“…..”
“알겠지? 더 이상 네게 피해를 끼치지 않을게. 지금까지 고마웠어, 로즈윈.”
“저기…”
“널 살리려면… 아니, 너나 나나 이게 최선이야. 그러니 다신 널 찾지 않을게.”
이윽고 그렇게 쐐기를 박은 프레이는, 천천히 마차에 오르기 시작했고.
“이, 이야기좀 하자고요! 어디가요!”
그 모습을 본 로즈윈은.
“가지마!”
자기도 모르게, 빼액 소리를 질렀다.
“”………””
그리고 잠시 흐른 정적.
“이야기?”
슬금슬금 곁으로 다가와, 헤롱거리는 눈빛으로 프레이를 바라보기 시작한 루루와 이리나의 사이에서, 마차밖에 있는 로즈윈을 힐끔 쳐다보던 프레이는.
“이야기라…”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내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정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면, 내가 줬던 꽃을 들고 찾아와 줘.”
“…네?”
그리고,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마차.
“그게 아니라면, 네 얼굴을 볼 일은 없을것 같아.”
그 말을 끝으로 프레이는 마차에 탄 채로 스타라이트 저택의 정원을 빠져나갔고.
“……..”
그 자리에 우뚝 선채로 한참동안 침묵에 잠겨있던 로즈윈은.
“하.”
마차가 자신의 눈 앞에서 사라지자.
“지금 나… 밀쳐진거야? 프, 프레이 따위한테?”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어처구니가 없네. 지가 뭔데? 내 꽁무니나 따라다니던 주제에, 지금 날…”
처음에는 분노와 수치심만이 섞여있었지만.
“나를… 밀어내고… 어…”
시간이 지날수록 로즈윈의 목소리는.
“그, 그 여자들은 또 뭐냐고. 그럴리가 없는데. 프레이에게 관심이라도 주는건 나밖에 없었는데…”
점점 떨리기 시작했다.
“그, 그래. 가라지. 누가 신경이나 쓸 것 같아? 나, 나한텐 이미 용사님이 있다고. 애초에 너 따위는 소중히 여기지도 않았…”
그렇게, 한참동안 저택의 마당앞에서 혼자서 중얼거리던 그녀는.
“…않았는데.”
별안간 멍한 표정으로 그리 말한다.
“프레이 따위는… 어찌되어도 상관 없었을텐데…”
그리고, 그때부터 로즈윈의 목소리가 완전히 변했다.
“뭐, 뭐야… 뭐냐고…”
완전히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은채로, 자리에 주저앉은 로즈윈은 혼자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매스꺼워… 기분이 이상해. 왜? 어째서? 어차피 상관 없는 일이잖아? 내가 그렇게나 혐오하던 프레이가 제발로 떠났을 뿐인데…”
더욱더 강해지는 햇살, 그리고 그와 대조적으로 마당에 불어닥치는 싸늘한 바람을 맞으며 뭐라 중얼거리던 로즈윈은.
“…질투?”
문득, 탐정 사무소에서 정체 불명의 탐정이 한 이야기를 떠올린다.
“내가, 프레이에게 질투를…?”
그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리 중얼거리는 로즈윈.
“설마, 그럴리가…”
말로는 부정하고 있지만, 어느새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한 그녀의 안색은 계속해서 어두워지고 있었다.
“지, 질투는 아니더라도… 이 기분은…”
그렇게 완전히 자리에 일어나 선 그녀는.
“내, 내가 원하는건 이게 아니였어… 애초에 내가 좀 심했기도 하고… 그 호구가 바보같은 애들한테 이용을 당할수도 있으니…”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저택 밖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 그래. 꽃. 꽃을 들고 찾아가서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자. VIP손님을 이렇게 놓칠수는 없으니까. 절대 질투따위가 아니라고.”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는데도 계속해서 혼자서 중얼거리며 밖으로 향하던 로즈윈은.
“잠깐.”
별안간 걸음을 멈추고는, 그동안 자신이 그에게 받아온 꽃들을 떠올린다.
“어…”
프레이가 나가자마자 태양의 마나로 불태워버린, 직원에게 선물로 줘버린, 혹은 거들떠도 보지않고 창고나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린 꽃들을.
“…으득.”
덕분에 한참동안 그 자리에 얼어붙은채로 초조하게 이빨을 갈던 그녀는, 이내 다시 발걸음을 옮기며 속으로 생각했다.
‘괜찮아, 문제없어. 길드에 가서 찾아내면 돼.’
뭔가 크게 잘못되어 버렸지만, 충분히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잘 찾아보면 하나쯤은 남아있겠지, 뭐.’
그녀는, 저택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마차로 걸음을 옮겼다.
‘걔한테 얼마나 꽃을 많이 받았는데. 당장 일주일 전에도 선물로 받았었잖아?’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오늘따라 유난히 햇살이 강했다.
“…..아.”
그런 햇살을 해쳐나가던 로즈윈이 자신이 무참히 짓밟아버린 프레이의 황금꽃에 대해 떠올려 낸건.
“……..”
마차에 오르기 바로 직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