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11)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11화(211/524)
Episode 211
– 푸드덕!
식은땀을 흘리며 이솔렛의 방에서 나오자, 내 주변에 있던 새들이 일제히 내 주변을 감싸기 시작했다.
“애옹…”
“헥헥…”
그와 동시에, 내 바짓가랑이를 물고 뒤로 질질 끌고 가기 시작한 고양이 인형과 강아지.
“아얏, 아파! 아프다고!”
갑작스레 일어난 상황에 손을 휘저으니, 낑낑 거리며 날 뒤로 끌고 가던 강아지가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뜬다.
“머… 멍멍!”
그러더니 녀석은, 갑자기 어색한 강아지 울음소리를 내며 어디론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뭐, 뭐야?”
그런 강아지를 아리송하게 바라보던 나는, 누군가가 내 옆으로 다가와 옆구리를 콕콕 찌르기 시작하기에 움찔거리며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주, 주인니임…”
그러자, 내 시야에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루루가 들어왔다.
“이곳에서 나가야 해요. 여긴 이상한 곳이에요.”
“응? 그게 무슨…”
“빠, 빨리요…”
어느새 내 팔을 잡은 루루가 동물들과 함께 나를 질질 끌고 가기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질문을 던지니, 그녀의 마안이 루비색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빠, 빨리요.”
이윽고 이솔렛의 방문을 마안으로 쳐다보던 루루는, 갑자기 얼굴을 붉히더니 이내 불안한 표정으로 말해온다.
“최대한 빨리 나가야 할 것 같아요…”
“…..?”
루루가 마안으로 이솔렛의 방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걸까? 그렇다면 대충 이해가 간다. 내가 그녀에게 주는 애정을 뺏길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
“자칫하면 잡아먹히실 수도 있단 말이에요…”
이솔렛의 방을 바라보던 루루의 표정이, 아예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음…”
덕분에 말없이 그녀에게 끌려가던 나는,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린다.
“아니, 그래도 조금은 더 있어야겠는데…”
저번 방문과는 달리 내 동생도 있고, ‘최연소 성기사’ 역시 멀쩡히 있는 상황이다.
내 동생은 아직 얼굴밖에 보지 못했고, 세레나에게 의뢰를 맡겨두긴 했지만 최연소 성기사에 대해서도 조금 조사를 해봐야 하는데…
“음, 흠흠. 프레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저택의 구석에서 나타난 이리나가 헛기침을 하며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리나? 어디갔었어?”
“내, 내 애완견을 찾느라. 방금 녀석을 찾아서 밖에 묶어두고 왔어.”
어째서인지 잠시 사라졌던 그녀에게 질문을 던지니, 시선을 피하며 그렇게 답변을 한 그녀는.
“음…”
이내 표정을 싸늘하게 바꾸고는 이솔렛의 방 쪽으로 걸어간다.
– 쫑긋, 쫑긋.
그리더니, 그녀의 방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는 눈을 지긋이 감은채로 머리에 돋아나 있던 강아지 귀를 쫑긋거리기 시작한 이리나.
“네가 잘못한 거잖아… 네가 먼저 유혹했잖아… 네가 먼저 야한말 했… 책임…”
그렇게 한참을 눈에 감은채 집중을 하던 그녀는, 방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무심코 중얼거리다가 이내 말을 멈추고 얼굴을 붉힌다.
“”…….””
잠시 후 소리를 듣고 있는 이리나와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루루의 눈빛이 교차했고, 둘은 이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프레이, 이만 갈까?”
그리고는, 내 곁으로 다가와 조심스레 질문을 던지는 이리나.
“주인님, 집에 가요. 집에 가서 쓰다듬어주세요.”
그와 동시에 내 옆에 바짝 달라 붙어 애원을 하기 시작하는 루루.
“……..”
그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지끈지끈 아파져오는 머리를 부여잡던 나는, 이내 허공에 시스템 창을 불러내었다.
루루 [공략완료]
상세사항…..
“…흠.”
그 뒤에 내 옆에 달라붙어 있는 루루를 바라보며 그녀의 애정도 시스템을 연 나는, 조심스레 그녀의 상세사항을 활성화 시켰다.
[잠재능력 개화 완료: 각성 마안]“호오.”
그리고, 그제야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애정도 시스템의 존재 의미는, ‘히로인의 잠재능력 개방’에 있다는 것을.
‘아니, 맞나? 왠지 모르게 19금 이벤트 비중이 너무 많…’
상세 사항에서 유난히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던 19금 이벤트에서 애써 눈을 땐 나는, 이내 다시 생각에 잠겼다.
‘아무튼, 신기하네. 잠재능력이라니.’
루루가 갑자기 마안을 각성하고 나서부터는 어느정도 예상을 하고 있던 사실이지만,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니 기분이 묘해진다.
“그럼, 혹시…”
덕분에 한동안 허공에 떠있는 시스템 창을 멍하니 쳐다보던 나는,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며 속으로 생각에 잠겼다.
‘메인 히로인들도, 잠재능력이 있나?’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었지만, 지금 확인을 하지는 못할 것 같다.
서브 히로인들의 상세사항과는 달리, 메인 히로인들의 상세사항은 잠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흐음.”
그렇게,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며 이솔렛의 방에서 날 떨어트려 놓으려 애를 쓰고 있는 이리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저기…”
“음?”
어느샌가 내 앞에, 커다란 곰인형을 들고 있는 한 어린 소녀가 서있던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으, 우으…”
졸린 눈으로 복도를 거닐다가 날 발견하자마자, 겁에 질린 표정으로 뒷걸음질을 치는 꼬마아이.
“…카디아?”
그녀는 ‘치유의 능력’을 가진, 카니아의 여동생 카디아였다.
내 동생 아리아와 함께 집을 나간 이후로는 소식을 알 수 없었는데, 아무래도 동생과 함께 이솔렛의 저택으로 거주지를 옮긴 것 같다.
“흐음…”
카니아가 키가 작아지고 더 동글동글해진 모습을 하고 있는 귀여운 그녀.
생각해보니, 이번회차에는 그녀와 말을 섞어본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하긴, 갓 각성해낸 ‘치료의 힘’만으로도 카니아의 생명력 복구가 문제 없기도 하고… 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생명력 증진 효과가 통하지 않으니 별 접점이 없긴 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났으니 귀여운 그녀에게 말이라도 한번 걸어볼까?
“저기…”
“아, 아리아가 프레이 님… 이랑 놀지 말랬어요.”
하지만, 잔뜩 겁을 먹은 그녀에게서 돌아오는 단호한 발언.
“저, 저리 가세요.”
“……..”
아무래도, 아리아가 남자를 경계하는 법을 완벽히 가르쳐둔 것 같다.
“애옹…..”
덕분에 살짝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는데, 내 외투 주머니에 들어있던 고양이 인형이 고개를 내밀고는 카디아를 그리운 눈빛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이 고양이 인형은 카디아가 만들어 준거랬지?’
“애옹?”
그런 생각을 하며 고양이 인형을 잡아든 나는, 조심스레 녀석을 흔들며 말했다.
“이거, 귀엽더라.”
“네?”
“네가 만들었다며? 이거?”
그 말을 들은 카디아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 시작한다.
“전 그런거 만든적이 없…”
– 삐빅! 삐비빅!
이윽고 카디아 입을 염과 동시에, 그녀의 품속에서 들려오는 신호음.
“…언니?”
“…….”
“응? 소리를 낮추라고? 으응…”
그 전화를 받던 카디아가, 갑자기 복도의 끝으로 쪼르르 달려가더니 고개만 빼꼼 내민채 날 경계어린 표정으로 쳐다보며 전화를 받는다.
“뭐? 내가 왜… 으, 으음… 알겠어.”
그리고 잠시 후.
“마, 맞아요. 그 인형은 제가 손수 만든거에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답하는 그녀.
“그, 그리고… 제 언니 괴롭히지 마세요!”
그러던 그녀는, 갑자기 눈을 질끈 감더니 빼액 소리를 지른다.
“프레이님이 하도 언니를 괴롭혀서, 언니가 프레이 님만 보면 배를 부여잡아요!”
“뭐?”
“배가 저릿저릿 아파온데요! 언니가 아프면 저 슬퍼요!”
“어, 으응…”
“그리고, 언니가 그러는데… 자꾸 남에게 밑에 깔리지 말래요. 맨살을 맞대지도 말래요. 그럴때마다 참느라 힘들어 죽… 아니, 이건 말하지 말랬는데.”
그러다가 잠시 머리를 긁적이던 그녀는.
“아무튼, 언니좀 그만 괴롭혀 주세요!”
황급히 말을 마치고는, 쪼르르 복도를 빠져나간다.
“”……..””
그리고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나, 나는 별 말 안했어 프레이. 그나저나, 살갖은 계속 맞대도 상관 없…”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지막한 목소니로 말하던 이리나의 표정이 굳는다.
“…….”
방금전까지만 해도 굳게 닫혀 있던 문을 열고 나온 이솔렛이,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 으아?”
게다가 무슨 일인지, 그녀는 옷도 대충 걸친 상태였다.
“프레이.”
잠시 후, 자신도 모르게 얼어붙은 표정을 짓고 있는 프레이의 앞에 선 그녀는.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흥분을 가라앉히던 중에 전서구가 창가에 놓고간, 이미 구겨질대로 구겨진 신문을 그에게 보여준다.
– 프레이 라온 스타라이트의 진면목.
[제국의 빛나던 별이, 암흑으로 물들다.]전 제국인들이 즐겨보는, ‘제국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강렬한 헤드라인.
[프레이 라온 스타라이트가, ‘노예 시장’에 밀접하게 연루되어 있었다는 증거가 최근 발견되었다.황실과 교단에 의하면, 익명의 제보자가 제공한 이 증거는 꽤나 신빙성이 있다고 하며…]
“이거, 진짜냐?”
방금 제국 전역에 나누어지기 시작한 그 신문을 다시한번 읽어내려 가며, 이솔렛이 프레이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 그래. 전부 내가 저지른 짓이야. 왜? 실망했어? 실망했지? 내가 사람 같지도 않지?”
그러자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입을 다물고 있던 프레이가, 눈을 반짝이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이에 황실은 노예법 위반과, 아동 성착취 혐의, 그리고 대량의 불법 성노예 소유 혐의로 프레이에 대한 전면 조사를 명령했다.]그 말을 듣고 신문을 전부 읽어내려간 이솔렛은, 이내 조용히 그것을 구겨서 던져버렸다.
“그것 보거라, 프레이. 내 말이 맞지 않느냐.”
그리고는, 한 발자국 더 앞으로 프레이에게 다가서는 그녀.
“조금 있으면, 네 저택에 수사관들이 들이닥칠지도 모른다. 어쩌면 당장 내일 잡혀갈지도 모르는 법이지.”
여느때와 같이 땀에 흠뻑 젖은 이솔렛은, 어째서인지 떨리고 있는 손을 조심스럽게 프레이에게 뻗는다.
“그, 그러니까… 나랑 같이 살자.”
잠시 후에 프레이의 양 어깨를 잡고 그와 배를 맞댈 정도로 가깝게 붙은 그녀는, 눈이 돌아간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숨겨주마, 프레이. 지하실, 저택에 지하실이 있다. 거기라면 아무도 널 찾지 못할거야.”
“누, 누나…”
“아무도… 아무도 네게 손을 못대게 해주마.”
그렇게 말하다가 자신과 맞닿아 있는 프레이가 떨기 시작하자, 눈을 지긋이 감으며 거친 숨을 내쉬기 시작하는 그녀.
“사, 살짝 강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게 다 널 지키기 위해서야. 이상한 짓은 안하마. 지, 진짜. 진짜로.”
“어, 음…”
“자, 잘해주마. 내가 잘 보살펴줄게. 조금 어둡긴 하겠지만, 수분과 식사도 꼬박꼬박 주고… 또…”
그런 이솔렛의 품 안에서, 어버버 거리며 얼굴을 붉히던 그는.
“나, 난 이만 갈게!!”
“…프, 프레이?”
그녀가 방심한 틈을 타, 이리나와 루루가 프레이를 뒤로 확 잡아당기자 그만 프레이를 놓치고 말았다.
“아, 안되는데. 그를 가둬야… 아니아니, 숨겨줘야하는데…”
그렇게 이솔렛이 망설이던 찰나의 순간에, 프레이는 두 소녀와 함께 현관으로 향했고.
“…….”
그대로 그녀의 집을 나서려다, 이내 프레이의 동생인 아리아와 마주치고 말았다.
“…죽어.”
제국에 나눠진 신문을 읽은 그녀의 한줄평은 간단했다.
“…오빠가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
동물들과 소녀들에게 끌려나가다 잠시 멈춰서서,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프레이는.
“…좋아.”
이내, 옅은 미소를 짓는다.
“뭐, 뭐야… 그 미소는…”
그 미소를 보고 순간 움찔한 아리아가, 그에게 뭔가 말을 걸려 했으나.
“…잘 있어, 아리아.”
미처 말을 걸 시간도 없이 그 말만을 남긴 채로, 프레이는 이솔렛의 저택을 나서고 말았다.
“”……..””
그렇게, 저택에 내려앉은 긴 정적.
“구구!”
“…..?”
그런 정적 속에서 멍청한 표정의 비둘기가 저택의 창가로 날아오자, 아리아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어째서인지 프레이의 방으로 따라 들어가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졌던 비둘기가, 실로 오랜만에 ‘교단의 전서구’라는 자신의 역할을 하러 온 것이였다.
“이, 이렇게 된 이상… 작전을 짜야겠군. 어떻게든 프레이를 확보해야 해. 녀석을 지, 지켜야…”
“어?”
그렇게, 윗층에서 쭈그려 앉은 채 멍하니 중얼거리기 시작한 이솔렛을 뒤로하고 비둘기가 내민 편지를 받은 아리아는.
“…….아.”
이내, 창백하게 질린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
– 충격! 프레이 라온 스타라이트, 시한부 판정?
제국에서 전국에 프레이에 대한 신문을 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교단 역시 신문을 발행하였다.
-성녀 페를로체의 충격 폭로. 프레이 라온 스타라이트는 수명이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어째서인지 프레이의 비리 대신,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던 그 소식은.
– 프레이 측은 이 사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 일축했으나, 전해져 오는 여러 정보에 따르면…
비록 ‘제국 신문’ 만큼의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였으나, 몇몇 사람들에게는 크나큰 충격을 주는데 성공했다.
“……..뭐?”
잔뜩 토라진 표정으로 프레이가 반송시킨 편지와 꽃들을 한아름 품에 든 채, 스타라이트 저택의 현관에 주저앉아있던 로즈윈과.
“공주님, 최근엔 장난을 안치시네요? 좋은 자세입니다. 앞으로도…”
“우, 우으… 우으으…”
“공주님?”
“이, 이게 아닌데… 진짜 이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창백한 표정으로 하루종일 왕국의 마법사들에게 연락을 돌리던 아이시 같은 몇몇 이들에게 말이다.
“시… 한부?”
“어쩌면 좋아… 어쩌면…”
그날은, 초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따듯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