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17)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17화(217/524)
Episode 217
– 스륵, 스륵.
세레나에게 문서를 건네받은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서류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 본 서류는 극비사항으로, 향후 1000년간은 교황과 주교 대표단 이외의 열람을 금한다.
– 이를 어길시, 신의 이름으로 열람자를 벌하노라.
그러자, 첫번째 페이지에 써저있는 무시무시한 문구가 시야에 들어왔다.
“걱정마세요, 교단이 늘 하는 헛소리에요.”
덕분에 살짝 움찔하며 세레나를 쳐다보니, 그녀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들은 기적을 발휘할 수 없어요. 유일하게 신과 소통해 기적을 발휘할 수 있는건 성녀 페를로체지, 교단이 아니라고요.”
“흐음.”
“이를테면 그들이 쓰는 성력은, 신이 준 힘이 아니라 세상의 법칙중 하나일 뿐이에요. 마나랑 오러와 다를게 없어요.”
“지금 그말, 상당히 위험한거 알고 있지?”
“그치만, 제가 몇년전에 증명했는걸요?”
그렇게 말한 세레나가, 눈을 빛내며 여러가지 공식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봐요, ‘신성력’의 원소 배열과 ‘마나’의 원소배열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어요. 다만, 기적력이 얼마나 더 가미되어 있는지에서 차이가…”
“됐어, 됐다고.”
“애초에 따지고 보면, 제가 쓰는 달의 마나나 당신이 쓰는 별의 마나, 그리고 클라나 씨가 쓰는 태양의 마나가 신에게 직접 권능을 부여받은거니 더 신성하다고 말할 수…”
“됐다니깐?”
얼떨결에 이 세상의 큰 비밀을 알아버린 루루와 미호가 멍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런 그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다급하게 세레나의 입을 틀어막으니, 그녀가 배시시 웃으며 내 손에 입맞춤을 한다.
‘…설마, 계산하고 한 행동인가?’
왠지 모르게 그녀에게 휘둘린 것 같아 살짝 눈썹을 찌푸린 나는, 이내 탁자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서류를 계속해서 읽어나갔다.
– 이 문서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3인 이상의 주교의 동의가 선행되어야 하며, 또한 교황과 대등한 이가 직접 허락을 내려야 한다.
“봐요, 이사람들이 진짜로 신성했으면… 이 조건을 어길시 신에게 천벌을 내려달라 부탁했겠죠? 그런데 굳이 ‘마법’을 썼잖아요? 이것만 봐도 그들이 어떤 집단인지는…”
“됐고, 이 조건들은 어떻게 해결한거지?”
그 말을 들은 세레나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주교 3명은… 제 친구들이 약간의 물리력과 저의 상냥한 요청, 그리고 미호의 능력이 빛을 발했어요.”
그 애매모호한 말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미호가 퉁명스럽게 답한다.
“인간의 눈먼 동료들이 주교들을 납치해 고문했다. 물론 녀석들도 만만치 않았지만, 그 중 2명은 이 미친 인간이 그들의 교리를 논파해서 신앙심을 버리게 만들더군.”
“미, 미호.”
“하지만 남은 한명은 끝까지 버티기에, 내가 생명력을 한계까지 흡수하며 고문했다. 한 일주일간 하니 결국 못버티고… ”
산골짜기의 평화로운 마을에 질려있었기에 그곳에서 뛰쳐나왔던 미호는 세레나의 탐정 조수로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덕분에, 자신도 모르게 박진감 넘치게 지난 몇주일간 있었던 작전들을 설명해나가던 미호는.
“…으힉.”
세레나가 그녀의 옆구리를 꼬집자, 몸을 파르르 떨며 입을 다물었다.
“세, 셋다 쓰레기였어요. 아동학대에 성노예 알선에 세금 강탈까지, 죽어도 마땅한…”
“그건 저 녀석도 마찬가지…으긱!”
“…아, 아무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에요. 다음 장을 넘겨보세요.”
그 말을 들은 나는, 마법진이 무력화되어 새까맣게 타들어가 있는 페이지를 넘기려다가 문득 뇌리에 떠오른 의문을 질문했다.
“그런데, 교황의 허락은 어떻게 받았지?”
“…바나나 우유를 줬어요.”
“뭐?”
그 말에 내가 어이없는 표정을 짓자, 세레나가 부채로 입가를 가리며 매력적인 눈웃음을 짓는다.
“그러니까 환하게 웃으시면서 ‘마음껏 보세요!’라고 하시더군요.”
“…교황이?”
“설마요. 그랬으면 작전이고 뭐고 비수를 목에 꽂아버렸을지도.”
설명을 할 수록 알 수 없어지는 내막에 잠시 머리를 부여잡던 나는, 이내 눈을 빛내며 물었다.
“그러고보니, 조건이 ‘교황과 대등한 이’ 로 되어있네?”
“후후.”
“그럼 설마, 페를로체를?”
내가 그렇게 묻자, 세레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옆에 뾰로통하게 쭈그리고 있는 미호에게 말을 건다.
“그것 보세요, 제 약혼자는 바보인척 하는거라니까요? 사실 천재라고요, 제 남편은.”
“그, 그정도는 나도 안다. 그리고 아직 남편은 아니지 않은가.”
그녀들의 만담을 들은채 만채하며 서류를 바라보던 나는, 이내 다시한번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왜 굳이 ‘교황과 대등한 이’라고 적어둔거지? 그냥 교황이라고만 적어뒀으면 됐을 걸, 쓸데없이 보안을 약화시켰잖아.”
“우와.”
그 말이 끝나자, 미호에게서 시선을 내게로 돌린 세레나가 멍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더니 중얼거린다.
“똑똑하다…”
“그게 네가 할 소리인가? 인간?”
“헤헤… 진짜 멋져… 진짜 좋아 프레이…”
그녀가 말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이유가 있는 듯 싶다. 하지만, 아까부터 계속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으므로 이쯤에서…
“음흠, 교황과 ‘대등한 이’가 교단에 존재한다는 거겠죠?”
갑자기 세레나가, 표정을 어둡게 바꾸며 말해온다.
“페를로체 씨를 사용한건, 어거지로 한 꼼수였어요. 당연히 그들이 의도한건, 성녀가 아닌 ‘대등한 이’겠죠.”
“단정 지을 수 있나?”
“…그 내용을 보시면 알게 될거에요. 페를로체 씨는 교단의 어둠에 관련이 없다는걸.”
그렇게 말한 세레나는, 다리를 꼬며 심각하게 말한다.
“그나저나, 교황과 ‘대등한 이’ 인데 정체도 알려져있지 않고, 이 1급 비밀 문서를 열람할 수 있다면… 그 존재는 대체 어떤 존재일까요?”
“흑막이겠지.”
“정답이에요! 미호, 내 약혼자 진짜 천재인가봐!”
내가 영혼없는 목소리로 답하자 물개박수를 치던 세레나는 다시 옆에 있는 미호를 붙잡고 꺅꺅 거리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에게서 완전히 시선을 거둔 나는 서류에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 턱…!
머리가 상당히 지끈거린다. 지금 내가 뭘 본거지?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들어왔다. 그것도 한번에.
“괘, 괜찮으세요?”
세레나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날 바라본다. 왜 저러는 거지? 그녀의 저런 표정을 보기 싫다. 항상 웃음만을 주고 싶었는데…
“…읏.”
머릿속에서 무수히 생겨나던 잡념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상쾌한 기분이 몸을 지배한다.
‘정신조작?’
순간, 살짝 의심을 했지만 고개를 가로 젓는다. 일반적인 정신 조작이라면 내가 눈치를 채지 못했을리가 없다. 즉, 지금 이 상황은 내가 펼친 서류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 당신이 펼치시고 있는 페이지를 보면, 방대한 정보가 단번에 뇌로 전이되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흠…”
이윽고 세레나의 설명을 들은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내가 보관하지.”
“네.”
그 말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하는 세레나.
“인간, 미친건가? 저런 중요한 서류를…”
“의뢰인이잖아요. 의뢰인의 명령에 따라야죠.”
그런 뒤에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하는 그녀를 바라보던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교단 놈들, 재밌는 짓을 하네.’
이 서류, 나나 세레나가 아니었으면 위험했을지도 모른다. 그녀와 나는 정신력 수치가 9를 넘기때문에, 이런 것 쯤은 얼마든지 버틸 수 있지만…
“헤헤.”
내 옆에 있는 정신력 1의 루루라던가.
“뭘보나, 인간.”
마찬가지로 정신력이 낮은 미호가 봤다면,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를 것 같다.
이런 인식파괴에 가까운 술법을 어떻게 구사하는 걸까? 역시 교단놈들은 제정신이 아니다.
– 봉인되어 있는 태양신의 영혼을 추출해, 준비된 아이에게 투여한다.
– 그녀의 신위와 본체의 의식은 없앨 수 없겠지만, 작전이 성공한다면 ‘준비된 아이를’ 주신으로 격상시킬 수 있다.
– 그것이 성공한다면, 진짜 태양이 하늘에 뜨리라.
지금 내 머릿속에 떠오르고 있는 메세지들만 봐도 알 수 있다.
태양신을 섬긴다는 녀석들이, 설마하니 태양신을 끌어내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걸 그 누가 믿겠는가?
“성기사의 정체는 됐고, 교단의 모든 비밀은?”
“상당히 많은 걸 알아냈어요. 지금도 고문… 아니, 설득을 하며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내고 있고요. 중요한건 그 서류의 뒷페이지에 요약해뒀어요.”
그렇게 예상보다 큰 스케일에 불안함을 느끼며 세레나의 답에 고개를 끄덕인 나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수고했어, 세레나.”
그리고 흐르기 시작한 정적.
“그, 그그 그말은…”
그러한 정적속에서, 세레나가 터질듯 한 심장을 부여잡으며 내게 질문을 던져온다.
“데, 데이트. 데이트 해주신다는거죠? 그쵸!”
“…….”
“오, 오늘만을 기다려왔어요.”
그렇게 말하며 내 곁으로 쪼르르 달려온 세레나는.
“이거봐요. 옷도 새로 사 입었어요. 장식품도 새로 했고…”
흥분한 표정으로 내 옆에 달라붙고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데이트 코스도 외워뒀어요! 제가 일주일간 열심히 계산해서 가장 완벽한 방법을 찾아냈거든요? 보시면 깜짝 놀랄거에요. 그리고, 가게도 다 예약해뒀어요! 뮤지컬 공연도, 그리고 프로포즈도… 아, 하읍.”
그러다가 실언을 하고는 얼굴을 붉히던 세레나를 바라보던 나는
“데이트, 안할건데?”
영혼 없는 목소리로, 그 한마디를 툭 던졌다.
“아, 아무튼 당신은 몸만오면 돼요! 오늘 하루는 제가 책임지고… 네?”
그러자, 방방 뛰며 말하다가 굳어버리는 그녀.
“아? 어라? 어?”
고성능 뇌가 고장나버리기라도 한 건지, 우두커니 선채로 한참동안 얼빠진 소리를 내던 세레나는.
“…..!”
뒤늦게 나라를 잃은 표정을 지으며, 입을 떡 벌렸다.
“예, 예약해놨는데… 프로포즈 이벤트도, 흐익, 다 계획해 놨는데…”
“…….”
“분명히 재밌을텐데… 진짜진짜 즐거울텐데… 정 안되면 한시간이라도 같이 있으면 좋을텐데…”
이윽고, 눈에 눈물을 글썽이더니 한스러운 목소리로 소심하게 중얼거리기 시작한 그녀.
“…후우.”
덕분에 심장이 울렁거리기 시작하자, 입술을 꽉 깨물고 티를 내지 않도록 노력하던 나는.
“오늘은, 안된다고.”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그렇게 말했다.
“데이트는 다음주로 미룰게. 오늘은 바빠.”
“아.”
“애초에 왜 데이트 시간을 마음대로 정한거지? 불쾌하군.”
그 말을 듣자마자 눈에 머금고 있던 눈물을 떨어낸 세레나가.
“휴우…..”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훌쩍인다.
“못, 못하는 줄 알았어요. 데이트…”
“오늘은 루루랑 시간을 보내야 해. 그러니 더 이상 방해하지 말고 나가.”
“……..”
그런 그녀에게 다시 한번 그렇게 말하니, 조용히 루루를 노려보기 시작한 그녀.
“…그럼.”
그러다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세레나는.
“아! 맞다!”
이내 손뼉을 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의뢰를 수행해야 해요!”
“의뢰?”
그 말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질문을 던지자, 그녀가 눈을 반짝반짝 빛내기 시작했다.
“네! 황실과 교단, 그리고 대귀족들 과반수와 황후. 그리고, 그 망할 장미년까지… 음흠, 아무튼 꽤 많은 사람들이 당신에 대한 의뢰를 맡겼거든요.”
“그래서?”
“지금부터 당신 저택을 조사할거에요!”
발랄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한 그녀는,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발걸음을 옮긴다.
“프레이 집… 몇년만이지…? 아무튼 이번 기회에 배치를 다 외워둬야지… 나중에 이 저택의 안주인이 될거니, 지금부터 미리 구조를 파악해 놔야…”
“…나는 허락을 안했다만.”
“어, 어쩔 수 없어요! 당신이 저지른 비리와 부정부패들을 전부 위조하고, 조작해야 한단 말이에요! 자료수집을 위해서 필수에요!”
“……”
“아직 조사단에게 안뺏긴 것들 남아있죠? 제가 전부 세탁해드릴게요. 감히 누구도 당신을 잡아갈 수 없게…”
멀어져가는 그녀의 목소리를 지긋이 눈을 감은 채로 듣던 나는.
“…루루, 세레나를 도와줘.”
“네.”
“넌 안 가나?”
“…간다, 인간.”
나지막한 목소리로 내 옆에 있던 소녀들을 거실에서 내보내고, 침묵에 잠겼다.
– 두근…!
아까, 잠시 정신이 흐트러져서 일까?
“음.”
어째서인지, 심장이 다시 아려오기 시작했다.
.
한편, 그 시각.
“커, 커흑…”
“하아, 하아…”
황궁 안에 위치해 있는, 황족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수련장.
“제, 제법이네… 클라나?”
“…….”
처참하게 깨진채 자신의 밑에 뭉개져있던 2황녀를 내려다보던 클라나는, 싸늘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하루전의 결투 서약에 의거하여, 저는 방금 계승 순위 3위가 되었습니다. 동의 하시나요.”
“…거절한다면?”
“죽일거에요.”
그 말을 들은 2 황녀는, 백기를 들며 말한다.
“항복, 항복할게. 애초에 난 언니 때문에 억지로 너랑 싸운거야… 황위에도 관심없어. 그냥 평화롭게 살고 싶었다고…”
그런 그녀를 싸늘하게 내려다보며 자신의 얼굴에 묻은 피를 손으로 훔친 다음 혀로 핥짝인 그녀는.
“으, 으읏…”
주변에서 지켜보고 있던 2황녀의 신하들이 움찔거릴만큼 강렬한 아우라를 내뿜고 있었다.
“서약에 따라, 이제부터 너희는 내 밑에 들어온다. 이의 있는 사람?”
“”…없습니다.””
그렇게, 완전한 승리를 따 내고서야 조용히 미소를 짓던 그녀는.
“이리나 씨가 오고 있답니다.”
“…아득.”
자신의 심복이 조용히 귀에 그리 속삭이자, 이를 갈며 싸늘하게 중얼거린다.
“무식하게 가슴만 큰 주제에… 감히 프레이를… 난 키스밖에 못해봤는데…”
잠시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며 시무룩하게 중얼거리던 그녀는.
“그리고, 1황녀님이 자신의 생일에 프레이님을 초대…”
“아드드득…”
이어진 심복의 말을 듣자, 눈을 번뜩이며 싸늘하게 속삭였다.
“…죽일까?”
그 말을 들은 심복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
그리고 그건, 좌중에 있는 신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한 발언이 가지는 문제점은 뒤로 하더라도, 클라나의 기세가 너무나도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덕분에 순식간에 싸늘해진 분위기의 수련장에서, 그녀의 심복이 클라나의 눈치를 보며 보고를 올렸다.
“주문하신 약초들과 영약들, 그리고… 특히 신경을 써달라 하셨던 정력…에 좋은 것들이 방금 항구에 도착했는데…”
“…전부 스타라이트 저택으로 보내.”
“네?”
그 말에 심복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클라나는 조용히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지금 시장에 풀려있는 것도, 죄다 사서 보내.”
“저기…”
“황실 창고도 다 뒤져.”
“…….”
“얼른. 암튼 좋은건 다 보내.”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저, 그렇게까지 하시는 이유가…”
“아주 중요한 이유가 있어. 그러니 잠자코 따라.”
잔뜩 당황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지는 심복에게.
‘어떻게든 널 살릴거야… 내 모든 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차갑게 말하고 돌아선 후에.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반드시 이번 기회에…’
당당히 출구로 향하며 생각에 잠긴 클라나의 얼굴은.
‘…이 나라의 차기 황제가 될 아이를, 내 배에 품겠어.’
어느새 새빨개져있었다.
“단 한번의 시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