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18)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18화(218/524)
Episode 218
“음흠흠~♪”
주인님의 약혼녀가, 뭐가 그리 신난건지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뒷짐을 진채로 저택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
그리고 그런 그녀의 뒤를 따라가는, 그녀의 애완동물과 나.
“…뭘보나, 인간.”
“전 애완동물인데요?”
“뭐라?”
“당신처럼, 저도 애완동물이라고요. 사람이 아니에요.”
“…..?”
그 모습을 보아하니, 귀족들 사이에서 ‘인간 애완동물’이 유행하고 있다는 주인님의 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길거리를 나가봐도 ‘인간 애완동물’을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없어서 살짝 의아했는데, 아무래도 공작가 정도 되는 대귀족들의 취미였나보다.
“그럼 너도… 수인인가?”
“네? 전 주인님의 암캐인데요?”
“그렇군. 난 여우 수인이다. 하는 행동을 보건데 강아지 수인 같더니, 역시 나도 어느정도 추리력이 생겼나보군.”
내 답변을 들은 여우 소녀가, 그렇게 말하고는 살짝 우쭐거린다.
– 쫑긋, 쫑긋.
그와 동시에, 귀를 쫑긋거리고 꼬리를 살랑거리는 그녀.
자세히 보아하니, 마음속에 흑심이 가득찬 수상한 마법사가 만든 가짜 귀와 꼬리가 아닌, 진짜 귀와 꼬리였다.
“수술을 받으신 건가요? 저도 받고 싶어요.”
“뭐? 감히 그런 말을! 치료를 할때 몸에 칼을 대는 그 무식하고 야만적인 행위를 내가 했을것 같느냐?”
“네?”
“됐다, 의술에 무지한 자와 말을 섞고 싶지 않다. 나는 지금… 삐졌다.”
서투른 제국어로 그리 말한 그녀는, 이내 쪼르르 앞으로 달려나가서 그녀의 주인과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 아이도… 좋은 주인을 만났구나.’
겁은 많아보이지만, 학대의 흔적은 없다. 그걸 보아하니 저 소녀는 옛날 주인님의 친구들 처럼 막대하지 않고 최소한의 체벌만 하는 주인을 만난것 같다.
그나저나, 주인님이 내게 하녀로 주신 그 애들은 잘 있을까?
최근에 아카데미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던데, 2학년이 되면 한번 찾아가봐야겠다.
“그럼, 이 다음에는… 프레이의 방! 프레이의 방에 한번 가볼래요!”
“…네.”
그런 생각을 하며 걸어가고 있는데, 주인님의 약혼녀가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내게 안내를 부탁해온다.
“미호… 나좀 때려봐요. 이거 꿈 아니죠? 프레이방에 들어가다니 이게 몇년만… 아야! 왜 물어!”
“크앙…”
처음 저분을 마주했을때, 솔직히 내 뇌리에는 악녀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눈빛도 너무 매서웠고, 부채로 입가를 가리는 모습도, 차가운 언행도… 마치 로맨스 소설에서 보던 악녀를 그대로 옮긴 것 같았다.
하지만 저 모습을 보아하니, 사실 저분은 꽤 좋은 분인것 같다.
주인님에게 그렇게나 잘해주는 사람이니, 주인님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는 내 새로운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긴, 세상이 모두 로맨스 소설처럼 돌아가진 않겠지.
부모도, 스승도, 친구도 없던, 그 누구에게도 사랑을 받을 수 없던 절망적인 시절에 내 유일한 도피처는 로맨스 소설이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가난한 평민 소녀, 그리고 미움받는 소녀가 문제가 많은 귀족과 만나 금단의 사랑을 나누는 그러한 소설들은.
현실을 잊고 망상에 빠지게 해주는 좋은 도구였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그것조차 허무해져, 소설들을 죄다 버렸었다.
그건 어차피 소설이니까.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니까. 어떤 역경이든 이겨내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 소설의 주인공과는 달리, 나는 끝까지 불행하게 살꺼니까.
그렇게 믿었었는데…
이젠, 소설을 보지 않는 이유가 조금 달라졌다.
그 어떤 소설의 여주인공도, 남주인공도.
나만큼 행복하진 못할테고, 주인님만큼 멋지지 못하기 때문에.
나는, 이미 하루하루를 가장 행복한 소설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 꽈득…
문득 걱정이 된다. 미칠 듯이 걱정이 된다. 나도 모르게 손을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꽉 쥘 정도로.
‘주인님을… 살릴 수 있을까?’
소설은 소설이다.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은, 사랑의 힘으로 병이든 적이든 저주든 다 이겨내지만, 이건 현실이란 말이다.
방금 전까지 주인님은 분명 힘겨운 표정을 짓고 계셨다. 설마, 나나 약혼녀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싫으셨던걸까?
자신이 죽어가고 있음을 아는 것 보다 더 끔찍한 건 없다. 몇개월 전만 하더라도, 내가 절실히 느끼고 있었으니까.
자신의 말로는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런 공포와 두려움속에서 주인님은…
“저기… 어디까지 가세요?”
“아, 죄송합니다.”
너무 생각에 잠기는 바람에, 주인님의 방을 지나쳐 복도 끝까지 갈뻔 했다.
“저기에요.”
“헤헤…”
정신을 차리고 주인님의 방을 가리키니, 방실방실 웃으며 방 안으로 들어가는 그녀.
“…….”
그리고 보니, 저분은 저택 이곳저곳에 들어설 때 마다 항상 저런 반응을 보이셨었다.
“여긴, 저택의 부엌이에요.”
“응응, 그렇군요. 잠시만요.”
“…뭐하세요?”
“배치와 요리도구들을 외우고 있어요. 시집오면 매일 아침, 점심, 저녁을 제가 직접 차려줄거거든요.”
물만난 강아지마냥 부엌을 뛰어다니며 열심히 무엇인가를 암기하신다거나.
“아, 아야!”
“…요리는 잘 못하시나봐요?”
“아, 아닌데요! 저 요리 잘하는데요!”
주인님이 가장 좋아하는 샌드위치를 만들어보겠다고 잠시 부엌을 빌렸다가, 손가락을 다쳐서 울상을 짓는다거나.
“일단 제 심복들은… 맛있다고 했는데요오…”
결국 완성된, 샌드위치인지 야채빵 범벅인지 모를 무언가를 멍하니 쳐다보며 중얼거린다거나.
주인님과 관련된 일이라면, 그런 귀엽고도 맹한 반응이 자동으로 나오는 그녀였지만.
역시 그녀는, 무서운 사람이었다.
“스타라이트 저택의 지하실… 여기서 프레이가 범죄를 저지른다고 했지…”
“뭐하세요?”
“사람의 흔적을 없애고 있어요. 겸사겸사 달의 마나도 심고 있고요. 이거라면 피비린내를 중화할 수 있으니 안심하고 이곳에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거에요.”
“…….”
태연하게 그런 무시무시한 발언을 한다거나.
“먼지가 있네요…? 안 그래도 폐가 안좋은 프레인데… 오늘 담당은 누구죠…?”
“…죄송합니다, 지금 사용인이 4명밖에 없어서.”
“네? 원래 있으신분들은 다 어디에?”
내게 사용인들이 전부 나갔다는 자초지종을 듣고는.
“그래요…? 그렇군요…?”
오싹한 표정으로 중얼거린다거나.
‘역시, 좋으신 분이야.’
하지만, 그래서 마음에 들었다.
내게 더 이상 도덕적 관념 따위는 상관없으니.
이제 내 도덕적 기준은, 날 온전히 소유하시고 계신 주인님 뿐이다.
그분에 의해 모든것이 정해지고 정의되는 나니, 그분의 말이 곧 정의고 법이고, 규율이며 규칙이다.
그걸 어기는 자가 악이고, 어기지 않는자가 선일 뿐이다.
“흐헤, 흐헤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바보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좋아, 너무 좋아 프레이…”
무슨 일인가 하니, 세레나 님이 주인님의 침대에서 이불을 덮은채 마구 뒹굴고 있었다.
“빨리 결혼하고 싶어… 빨리 네 침대에서 자고 싶어… 행복해지고 싶어…”
뭐가 그리고 좋은지, 헤벌레 웃으며 침대위에서 한참동안 물고기 마냥 팔딱거리던 그녀는.
“…흠?”
갑자기 표정을 찡그리더니,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다.
“이 냄새는…”
그리고는, 갑자기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은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우으.”
그리고는, 며칠동안 땡볕에 놓여져 있던 생선마냥 침대에 축 늘어져버린 그녀.
“다른 여자 냄새가 나…”
아까부터 궁금했던건데, 대체 어떻게 냄새로 무엇인가를 구분할 수 있는걸까? 정말 부러운 능력이다. 애완동물로서는 필수적인 능력인데.
“이솔렛 교수… 향수 냄새… 살내음… 땀 냄새… 그리고 이건… 윽.”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노처녀… 주제에… 주제를 알아야지… 파렴치한…”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리던 그녀가 입술을 깨물더니 침대 위에서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뭐하세요?”
“…제 체취로 프레이의 침대를 뒤덮고 있어요.”
“…….”
어찌보면 멍청해보이기 까지 하는 그런 행동을 묵묵히 지켜보던 나는, 이내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왜… 그렇게까지 하시는거에요?”
“네?”
“주인님을 왜 그리 좋아하시는거에요?”
그 말이 끝나자, 그녀는 잠시 침묵에 빠졌다.
“음…”
그러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에 잠기는 그녀.
“…그럴 이유가 있어요.”
그러던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 한다.
“그는… 제가 도구가 아님을 알려줬고,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걸 알게 해줬고, 평생을 다해도 못 갚을 은혜를 제게 입혔어요.”
“은혜… 요?”
“네, 그가 제 종속… 읏.”
그러다가, 갑자기 머리를 붙잡고 두통을 호소하는 그녀.
“으극… 으…?”
이윽고,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던 그녀는.
“…아무튼, 그래서 저는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이내 침착한 표정으로 답한다.
“그는, 제 모든 것이라고요.”
그렇게 말하고, 잠시 심호흡을 내쉰 그녀는.
“…알아듣겠나요?”
갑자기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더니, 내게 다가온다.
“내 자리를 침범하지 마요. 마지막 경고에요.”
그리고는, 내 옆에 서서 날 흘깃 쳐다보던 세레나 님은.
“…그 자리에 만족하세요.”
그 말을 남기고는, 방을 나섰다.
“빼미야, 이솔렛 교수 집을 감시해.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꾸우.”
자신의 어깨에 앉아있던 올빼미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
그런 그녀의 뒤를 조용히 따라나서던 나는, 생각에 잠긴다.
‘이 자리에 만족해?’
며칠 전이였다면, 당연히 따랐을 것이다. 주인님의 애완동물이 될 수 있기에 나는 너무 행복했으니.
하지만, 어째서일까?
방금 전 일 이후로, 주인님의 마음을 알게 된 이후로, 모든게 전 같지가 않다.
주인님을 혀로 핥을때면 그분의 입에 내 혀를 넣고 싶어지고, 내 몸을 비빌때면 맨살을 부딪히고 싶어진다.
그분이 날 다정한 눈빛으로 보실때면, 아래가 아닌 옆이나 위에서 그분을 바라보고 싶어지고.
주인님이 날 쓰다듬어 주실때면, 더 깊은 곳을 쓰다듬어주시길 바라게 된다.
나는, 나쁜아이가 되어버린 걸까?
애완동물 주제에, 그 이상을 바라는 배은망덕한 아이가 되어버린 걸까?
“…….”
문득 어렸을때의 꿈이 생각이 난다.
동네 서점에 몰래 들어가, 유치한 이야기를 읽던 나날에 간절히 그리던 꿈이.
‘…여주인공이 되고 싶어.”
늘 불행했던 나였으니, 한번쯤은 그런 꿈을 꿔도 괜찮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내 앞에서 사뿐사뿐한 걸음으로 걸어가던 세레나 님을 살짝 째려보고는, 1층으로 다시 내려온 나는.
“왜, 왜 그래요 프레이?”
“…으음.”
“아, 아파요? 어디 아파요?”
안색이 창백한 주인님을 보고는, 그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시, 싫어.”
나는 여주인공이 아니었다.
사랑하는 이의 수명을 갉아먹은, 멍청이였을 뿐이었다.
.
“지, 진짜 괜찮아요? 프레이?”
“…괜찮다니까.”
세레나가 불안한 표정으로 프레이를 흔든다.
“됐고, 이제 그만 가봐. 루루랑 시간을…”
“아직 서류 위조는 시작도 안했어요. 제가 그거 안해주면, 당신 일주일내로 잡혀가실걸요?”
그런 세레나를 빠르게 내보내려던 프레이는, 그녀가 완강하게 버티자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 그럼… 점심이나 차려줘.”
“네?”
“점심, 차려달라고. 배고파.”
그 말을 듣자 멍한 표정으로 프레이를 내려다보던 세레나는.
“…..!!!”
미처 감정을 표정으로 다 표현 못하고, 전기에 감전된 사람마냥 움찔거린다.
“그, 그그그그 그럼… 지금 바로…”
“재료부터 사와. 신선한걸로.”
“네, 네에!”
방금전에 부엌에 있는 식재료의 신선도까지 전부 파악해뒀었으나, 그러한 노력이 무색하게 세레나는 서둘러 저택의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어, 어쩌지? 벌써 실전일줄은 몰랐는데… 아, 아직 요리는 마스터 못했는데…”
안절부절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말이다.
– 쾅…!
“이, 인간! 기다려…”
그렇게 세레나가 눈 깜짝할 새에 저택을 빠져나가자, 당황한 미호는 그런 그녀를 따라가려 했으나.
“커흑…!”
그 순간, 그때까지 억지로 토혈을 참고 있던 프레이가 결국 눈을 질끈 감으며 허리를 숙였다.
“…..?”
그 모습에 깜짝 놀란 미호가 걸음을 멈추고 눈을 휘둥그레 뜨는 한편.
“주, 주인님…!”
경악한 표정으로 그에게 달려가는 루루.
“쿨럭, 쿨럭… 으으…”
그런 상황에서 입을 가린채 피를 토하던 프레이는, 루루가 자신을 부축하자 희미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세레나를 내보내서 다행이네… 저 여우는 어차피 날 걱정 안할거고… 루루는… 어쩌면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만약 저 능력이… 지배의 석의 상위 능력이라면…”
“아, 안돼요! 죽지마세요!!”
그런 프레이가 유언을 남기는 줄 알고 다급히 그를 흔들던 루루는.
“너, 너! 의사랬지!”
“나, 날 말하는건가? 개 수인?”
“그래 너! 빨리 와봐!!”
다급히 멍한 표정으로 프레이를 지켜보던 미호를 불러들인다.
“진찰 해봐! 빨리!”
“흠…”
이윽고 이어진 루루의 성화에, 손을 대고 진찰을 시작한 그녀.
“…세상에.”
잠시 후, 프레이의 몸에서 손을 땐 미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가망이 없군.”
“……!”
짧지만 굵은 그 한마디.
하지만, 그 한마디는 루루의 마음을 산산조각내기 충분했다.
“길어봤자 1년? 2년이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이상 말이다.”
“아…”
“게다가 최근들어 상태가 더 심각해졌어. 원래도 시한부였겠지만, 어떤 요인이 있었는 몰라도… 그게 치명적이었다.”
“……..”
그런 그녀의 마음에 쐐기를 박아버린 미호.
“그나저나 다시봤군. 숨을 내쉬기만 해도 끔찍히 아팠을텐데, 어떻게 비명소리 한번 안…”
‘…어떻게 죽지?’
덕분에, 의사답게 진지하게 프레이의 상태를 분석하기 시작한 미호를 뒤로 한 그녀는, 죽은 눈이 되어 속으로 중얼거린다.
‘이왕 죽는거, 주인님이랑 한낱 한시에 같이 죽자. 아니, 내게 그럴 자격이 있을까? 그냥 외진 곳에 가서 죽어버리는게 낫지 않을까?’
더 이상 프레이 없이는 살아갈 이유가 없었기에, 부서져버린 마음을 품은채 공허한 눈빛으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던 그녀는.
“아.”
“뭐, 뭔가.”
갑자기, 귀신에 홀린 표정으로 미호를 바라본다.
“주인님이… 네가 열쇠라고 했었어.”
“뭐?”
“너, 너라면 살릴 수 있어. 살릴 수 있을거야! 살려! 주인님을 살려줘!”
“왜, 왜이러는가! 이러지 마라!”
그러더니, 이성을 잃고는 미호를 붙잡고 소리치는 그녀.
“족장님이 와도… 신의가 와도 못살린다! 애초에 이건 근원적인 문제의…”
“살려.”
“으, 으읏!”
그러던 루루는, 인상을 찌푸리며 이야기를 늘어놓던 미호에게 마안으로 명령을 내린다.
“…으, 으엑.”
그러자, 갑자기 헛구역질을 시작한 미호.
“우에엑…”
잠시 후, 그녀의 입에 흰색으로 빛나는 구슬이 나타난다.
“이, 이걸 써도 안될거다. 이 녀석의 몸에 있는 기운이 치료를 근원적으로 차단…”
“치료해.”
“으윽…”
구슬을 입에 문채로 망설이던 미호는, 다시한번 단호하게 명령을 내린 루루의 말을 듣고는.
“내, 내 정기… 10년동안 아침이슬을 모아 만든건데… 이게 없으면, 꼬리 아홉개를… 으익.”
결국, 강제로 프레이에게 입을 맞춘다.
– 샤아아…
그렇게, 미호와 루루 둘 모두에게 길고 길었던 시간이 지났다.
“…푸하.”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정기를 전부 프레이에게 쏟아넣고, 탈진한 상태로 드러누운 미호.
“주, 주인님!”
그러자, 루루가 안색이 살짝 밝아진 프레이에게 달려든다.
“어라?”
그런 프레이와 루루를 울먹이며 바라보던 미호는.
“이게 왜… 먹힌거지?”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
한편, 프레이를 이리저리 살피다가 그런 미호에게 시선을 돌린 루루.
“너, 이름이 뭐라고 했지?”
“미, 미호… 미호다만…”
“아니.”
그런 그녀의 심상치 않은 눈빛에 떨리는 목소리로 답한 미호에게.
“네 이름은 이제부터…”
루루가 눈을 빛내며 속삭인다.
“…사용인 3호야.”
.
한편 그 시각.
“…어디까지 온거지?”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황실의 인장이 달린 마차 한대가, 스타라이트 저택으로 향하고 있었다.
“리파엘님, 그런데 갑자기 스타라이트 저택에는 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단다.”
클라나가 아닌, 그녀의 언니를 태운 마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