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29)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29화(229/524)
Episode 229
“이, 이거 놔…!
“어허.”
이리저리 바둥거리던 프레이의 팔에 다시 한번 힘을 준 루비가, 여유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다.
“…핥짝.”
그리고 잠시 후, 그녀의 축축한 혀가 프레이의 목에 닿더니 그의 볼을 지나친다.
“하음…”
축축하고 소름끼치는 느낌에 프레이가 고개를 돌려보지만, 이미 그에게 포개져 볼을 맞대고 있던 루비에게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냠.”
그렇게 목부터 시작해 볼까지 긴 흔적을 남긴 루비는, 거기서 조금 더 앞으로 가 그의 귀를 혀로 휘감았고, 잠시후 그녀의 입에 프레이의 귀 전체가 들어갔다.
“이익!”
그리고 그 순간, 전력으로 몸을 비틀고는 루비의 배에 발차기를 날린 프레이.
– 파지직…
하지만 그녀의 배에 프레이의 발이 닿은 순간, 방어막이 생성되었다.
“귀엽구나.”
그와 동시에 프레이의 다리는 힘이 빠졌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루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의 다리를 잡았다.
“이렇게 적극적일 줄이야.”
그런 뒤에, 루비는 프레이의 다리를 자신의 허리에 휘감는다.
– 꾸욱…
그리고는 다시 프레이를 포갠채로, 거센 힘을 주는 루비.
“하지마! 하지 말라고! 싫어!!”
그런 루비를 창백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프레이가 이내 다리를 마구 바둥거리며 소리를 질렀지만.
“…날 받아들이거라.”
그런 프레이를 싸늘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던 루비는, 조용히 프레이의 입을 자신의 입으로 막았다.
“…꿀꺽, 꿀꺽.”
그리고는, 자신의 침을 그에게 먹이기 시작한 루비.
“으…”
자신의 혀를 자비없이 파고들어오는 루비의 혀가 가진 부드러움과, 그녀의 타액이 가진 달콤함에 아찔함을 느끼던 프레이는.
“……..”
계속해서 자신의 목구멍에 루비의 타액이 질식을 해버릴 것 같을 정도로 타고 들어오자, 몽롱한 눈빛이 되어 움찔움찔 떨기 시작했다.
“푸하…”
그렇게, 프레이의 눈이 감길 때쯤 살짝 고개를 든 루비.
– 주륵…
그녀의 입과 프레이의 입에 이어져있던 가느다란 침의 줄기가 끊어질 때 쯤에, 조용히 프레이의 볼에 손을 가져다댄 루비는.
“프레이.”
여전히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던 프레이에게, 질문을 던진다.
“…네 안을 침범 당한 기분은 어떠느냐?”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먹인 타액이 이리저리 뒤섞이고 있을 프레이의 배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루비.
“넌 이미 내게 더럽혀진거다.”
그러다가 눈웃음을 친 루비가 그렇게 말하자, 그의 표정이 역겹다는 듯이 변한다.
“…퉤.”
잠시후, 여전히 루비에게 두 팔을 붙들려 있던 프레이가 그녀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츄릅.”
여전히 프레이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있다가, 혀로 그가 뱉은 침을 핥은 루비는.
‘일단 1차적인 목표는 성공했고… 약효가 퍼질때까지 기다리면 되겠군.’
황홀한 눈빛으로 계속해서 프레이의 배를 어루만지며, 자신의 타액이 그를 완전히 침범하기를 기다린다.
“…흠. 원래는 계획에 없었다만.”
그러다가, 문득 루비는 프레이의 손에 끼어져 있던 반지를 발견한다.
“이런걸 보면, 선을 넘고 싶어지지 않느냐.”
발버둥을 치다가 흰 장갑이 벗겨지는 바람에 드러난 그의 왼손 약지에는, 흰색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루비가 알기로는, 그 반지는 분명히 ‘순결의 돌’로 만들어진 반지였다.
“아, 안돼. 안돼!”
루비가 무슨 짓을 하려는건지 눈치 챈 프레이가, 있는 힘을 다해 그녀에게 발길질을 한다.
– 파지직… 지직…
하지만 당연하게도 발길질은 막혔고, 루비는 힘이 빠진 그의 두 다리를 다시 한번 자신의 허리에 감는다.
– 스윽…
그런 상황에서 한손으로는 프레이의 두 팔을 위로 올려 묶고, 다른 한손으로는 프레이의 셔츠를 잡은 루비는.
– 부욱…!
단번에, 그의 셔츠를 열어젖혔다.
“으극…”
단추가 이리저리 튀어나가 바닥을 구르고, 그의 옷은 무참히 찢겨진 상황에서.
“하아…”
거친 숨을 내쉬며 그의 아랫도리에 손을 뻗은 루비는, 그대로 프레이와 배와 자신의 배를 맞대본다.
“…좋아.”
그의 배는 뜨거웠다. 아마, 그녀가 집어넣은 타액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그것 보거라.”
모든게 척척 들이맞는 상황에서, 깊은 만족감을 느낀 루비는 프레이를 도발하기 시작한다.
“결국 나와 자발적으로 배꼽을 맞추던지, 아니면 강제로 맞추던지. 둘 중 하나의 차이였을 뿐이 아니었느냐.”
“………”
“아직도 눈이 살아 있군?”
하지만, 프레이의 눈은 여전히 증오와 혐오로 가득차 있었다.
“최고야.”
그 어떤 상황에서도 꺾이지 않는 그 눈은, 루비에게 있어서는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정말로…”
그 눈이 죽어가기 시작할때 느끼게 될 쾌감이, 벌써부터 온몸에 전해져 오는 것 같았다.
‘그래, 프레이.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널 이곳에서 고립시키는 걸 넘어, 완전히…’
그렇게 끝까지 아득바득 노려보던 프레이를 바라보던 루비는, 그런 생각을 하며 그에게 파고들었지만.
‘…망가트려주마.’
– 파지직!
“…하?”
바로 그 순간, 아주 얇은 방어막이 생겼다.
– 스륵…
루비의 허리에 휘감아져 있던 프레이의 다리가 스르르 풀리고, 그녀의 배에 느껴지던 따듯함이 사라졌으며, 프레이의 두 팔이 자유가 되었다.
[경고합니다.] [지금 당신의 행위는 ‘공격’이랍니다.] [아무리 제 눈을 가리셔도, 그 이상 우회를 하실수는 없어요.]그리고는 루비의 앞에 떠오른, 황금색 메세지.
“…너무 흥분해 버렸군.”
덕분에, 허탈함을 느끼며 프레이와 자신을 가로막는 얇은 방어막을 두들기던 루비는.
“그럼 일단… 진정을 좀 하고… 다시…”
그렇게 말하며 다시 미소를 지었으나.
“문 열어!!”
– 쾅쾅쾅!
“…흠?”
문에서 소리가 들리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인식 저해 마법을 걸어놓았을텐데?”
분명히 문고리에 잠금 마법을 걸때, 이곳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인식 저해 마법을 걸어두었었다.
헌데, 이게 무슨 일…
“…..?”
방의 문고리가, 외부에서 가해진 충격 덕분에 박살이 나 있었다.
감히 자신의 마법을 뚫다니? 그것도, 완전히 산산조각을 내버리다니?
“문이… 열려있는 것 같은데요…?”
– 끼이익…
그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부터 하던 루비는, 이내 문이 열리고 있음을 깨닫고는.
“…쯧.”
재빨리 판단을 내렸다.
아무래도, 프레이를 고립시키는 작전을 앞당겨야 겠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
“…그래서.”
방 안의 분위기가 싸늘하다.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주변을 지나가던 시녀들과 기사들, 그리고 몇몆귀족들의 맨 앞에 있던 루비의 호위 기사 베네르가 그런 싸늘한 상황에서 질문을 던진다.
“그, 그게…”
그러자, 어느새 풀어 해쳐진 옷을 여매고 있던 루비가 눈을 내리깔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프, 프레이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런데요?”
“그, 그가… 갑자기 저를…”
거기까지 말하고는, 고개를 푹 숙이는 루비.
“…됐습니다.”
그런 루비의 어깨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다, 망토를 둘러준 베네르는.
– 터벅, 터벅…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프레이에게 걸어간다.
“무슨 짓을 한건지, 네 자신이 잘 알고 있겠지.”
“저기… 커흑!!”
그리고는, 프레이가 미처 뭐라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그의 배에 주먹을 먹이는 그녀.
“우으…”
“일어나.”
덕분에 살짝 눈에 초점이 풀린 프레이가 고개를 숙이자, 그런 그의 머리를 잡아 올린 그녀는.
– 짝!
프레이의 뺨에 손찌검을 한다.
“자, 잠깐만…”
“용사님을 건드리다니, 제정신이 아니군. 널 즉결…”
“자, 잠시만요!”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프레이의 목을 부여잡으며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던 베네르는, 누군가가 자신의 다리를 붙잡자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이, 일단 말은 들어보셔야죠! 왜 그렇게 막무가내로 그러시는거에요!”
그녀는, 사람들을 이곳으로 이끌고 온 장본인인 글레어였다.
“…꼬마야, 비켜.”
“저기요! 이러지 마시는…”
“네가 아직 뭘 몰라서 그러는 거란다. 이 자는…”
그녀가 필사적으로 베네르의 다리를 붙잡고 끌었으나, 베네르는 막무가내였다.
정의를 광적으로 숭배하는 그녀는, 비록 1년전에 선라이즈 아카데미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학생회장 출신이기까지 한 엘리트였지만.
오늘 처음 세상 밖에 모습을 드러낸 마탑주의 제자를 알아볼 정도로 정보력이 빠삭하지는 않았다.
“크헥…”
“…더럽군.”
그녀는 이미 이번 사건을, 용사 루비가 사악한 프레이를 갱생시키려 하다가 추악하고 역겨운 그에게 덮쳐질 뻔 한 상황이라 판단을 내린 후였다.
“기, 기다려요! 용사잖아요! 용사가 힘으로 밀리는게 말이나 되는…”
“그럼 용사님이 프레이를 덮쳤다고 말하고 싶은거냐?”
그렇기에, 글레어를 방해라고 판단을 마친 그녀는.
“지금 당장 비키지 않으면…”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글레어에게 손을 뻗었으나.
“더, 덮쳤다면요!”
그런 그녀의 손을 피하며, 글레어는 눈을 질끈감고 소리친다.
“반대의 상황이면, 어떻게 하실건데요!”
“”…….””
그러자, 주위에 내려앉은 싸늘한 정적.
“…푸흡.”
하지만, 그 정적은.
“푸하하하하!”
“푸흐흐… 푸흐…”
“…웃기신 분이네요.”
비웃음과 비아냥으로 바뀌었다.
“뭐, 증거라도 있느냐?”
“으득…”
그런 상황에서 베네르가 그렇게 질문을 던지자 조용히 이를 갈던 글레어는.
“앗!”
누군가가 글레어를 뒤로 잡아당기자, 뒤로 나자빠진다.
“으익…”
그 덕분에 엉덩이를 문지르던 그녀는, 이내 이를 악물며 다시 일어나려 했지만.
“………”
주변 사람들이 전부 비웃는 표정을 지으며 프레이를 노려보고 있는 걸 보고는, 멍한 표정을 짓는다.
“뭔가… 뭔가가 잘못됐어…”
그렇기에, 창백한 표정을 짓던 글레어는.
“이건 아니야…”
그렇게 중얼거리다, 주먹을 불끈 쥐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뒤로 물러나 있거라.”
“네?”
글레어를 뒤로 잡아당겼던 사람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속삭이자, 잠시 머뭇거렸다.
“이봐.”
“또 누구지? 방해는 사양…”
그리고 그 순간.
– 쿠과과과과광!!!
“꺄악!!”
방안에, 굉음이 울려 퍼졌다.
“…커흑.”
잠시 후 사람들이 뿔뿔히 흩어져버린 방 안에 피어난 먼지구름이 잦아들자 모습을 드러낸, 벽에 쳐박혀 있는 베네르.
“네놈…!”
잠시 기침을 하던 그녀는, 이 사단을 일으킨 자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다급히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들었으나.
– 파지잉…!
마찬가지로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든 상대가, 자신의 칼을 내리쳐 박살을 내버리자 멍한 표정으로 손잡이만 남은 검을 쳐다본다.
“용사님, 그리고 베네르.”
그런 상황에서, 베네르의 목에 검을 겨눈.
“상부의 호출입니다.”
심장에서 요동치는 뜨거운 기운을 주체하지 못하던 이솔렛은.
“당신… 지금 이 행동은…”
“그리고.”
패도적인 기세를 날리며, 루비에게 말을 던졌다.
“용사님은 나중에 저와 이야기를 좀 나누시지요.”
그녀를, 무척이나 수상하게 쳐다보며 말이다.
“…베네르, 따라오거라.”
“하지만!”
“따라와.”
그렇게 잠시 뒤, 베네르를 붙잡고 이솔렛이 자리를 뜨자 초조한 표정으로 입술을 잘근잘근 씹던 루비는.
“프레이…”
“하아, 하아…”
이내 바닥에 주저앉아 거친 숨을 내쉬던 프레이를 발견하고는.
“설마 전부, 의도한게냐?
눈썹을 찌푸리며, 그렇게 묻는다.
“…글쎄.”
그런 루비에게 작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한 프레이.
“뭐…”
그런 프레이를 빤히 쳐다보던 루비는.
“…잘 품고있거라.”
나근나근한 목소리로 그렇게 속삭인 뒤에.
“어차피 이제 넌, 내 것이니.”
그의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고는 미소를 짓는다.
“…푸흐흐.”
그러자 다시 창백해진 프레이를 바라보던 루비는, 다시 한번 그의 배를 사랑스럽게 쓱 흝고는 방을 나섰다.
“”………””
그리고, 잠시 방 안에 정적이 흘렀다.
“으…”
베네르가 벽에 쳐박힌 뒤로, 한참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때까지도 프레이는 다리를 팔로 휘감은채 퀭한 눈으로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우욱.”
그러다가, 갑자기 헛구역질을 하는 프레이.
“으에엑…”
그러던 그는, 눈에 눈물을 머금은채 입에서 침을 토해낸다.
“으으…”
루비가 억지로 밀어넣은 그녀의 타액이, 바닥을 적셔 물웅덩이를 만든다.
“하아… 하아…”
그 모습을 지켜보던 프레이는, 다시 한번 헛구역질을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난… 타락하지 않아… 멍청한 년아…”
그러자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 아까부터 프레이의 몸을 지배하고 있던 열기와 묘한 기분.
“나중에 역으로… 써먹어 주마…”
그것을 몸소 체험하며, 루비가 그의 몸안 구석구석에 억지로 남긴 흔적을 최선을 다해 게워내던 프레이는.
– 삐빅, 삐비빅!
“…큼.”
통신마도구가 울리자, 표정을 고치고 전화를 받는다.
– 프레이! 무슨 일이야! 루비랑 충돌이 있었다는데!
“…클라나.”
그러자 들려오는, 너무나 반가운 클라나의 목소리와 세레나의 목소리.
– 루비와 이야기를 나누는건 작전에 없었잖아? 어떻게 된거야?
“…별거아냐, 사소한 일이었어. 너희들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만큼.”
– 그, 그치만…!
“괜찮아… 나 멀쩡해. 아무 문제 없어.”
너무나도 걱정이 묻어있는 그녀를,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랜 프레이는.
“…사랑해, 클라나.”
지긋이 눈을 감고는, 그렇게 속삭였다.
– 저, 저도요.
그 말을 듣고 얼떨결에 클라나가 그렇게 말하자,
– 삐빅.
통신을 끊어버리는 프레이.
“우욱… 우우욱…”
그리고 그는, 다시 퀭한 눈빛이 되어 기계적으로 자신의 안에 들어온 루비의 흔적을 게워낸다.
“그거 알아?”
“뭐?”
“도련님이… 용사를 덮쳤데!”
“…이제 놀랍지도 않네.”
그런 그의 귀에 들어온, 글레어가 깨트린 틈에서 들려온 목소리.
“…언제 죽냐? 그 새끼?”
“……..”
그것이 한때 자신의 저택에서 근무하던 사용인들의 목소리임을 깨달은 프레이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히든 퀘스트: 타락]그와 동시에, 그의 앞에 떠오른 시스템창.
[보상: 모든 것]그 시스템창은, 어느때보다 붉게 빛나고 있었다.
[수락 하시겠습니까? Y/N]“………”
그 아래에 떠오른 수락 창을, 입가를 손으로 가린채 조용히 쳐다보며 무의식적으로 타액을 게워내던 프레이는.
– 끼이익…
앞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시스템 창을 끄고는 조용히 앞을 바라본다.
“…아, 안녕하세요.”
이윽고 방문이 열리자 모습을 드러낸건, 떨리는 표정을 지으며 서 있던 글레어였다.
.
“으엑…”
‘나는… 나는 뭘 한거지?’
자신이 방안에 들어왔음에도 어두운 눈빛을 띤채 무의식적으로 타액을 게워내고 있던 프레이를 본 글레어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대체… 무엇을?’
비록 문 밖이었지만, 프레이라는 사람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전화통화를 하는 것을 들어오기 직전에 들었다.
그 후로도 들리던 헛구역질 소리도. 그리고, 복도 주변을 지나가던 메이드들의 매몰찬 대화도.
그리고 그녀는, 지금 그 누구보다도 처량해보이는 남자의 모습을 보고 있다.
“저기요, 오빠.”
그렇게 한참동안 프레이를 쳐다보던 글레어는, 조심스레 그에게 다가간다.
“…죄송해요.”
그리고는, 허리를 숙이며 울먹거리는 그녀.
‘그때, 그때 좀 더 주장할걸…’
그녀는, 꽤나 후회하고 있었다.
‘바보같아…’
아까의 상황에서, 루비가 프레이를 덮쳤다고 조금 더 강력히 주장하지 않은 걸 말이다.
“………”
하지만, 사실 글레어에게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루비가 그녀를 의심스럽게 쳐다보고 있었으므로.
자신조차도 소름이 끼치게 할 만큼 강력한 마력을 지닌 그녀의 표적이 된다면, 용사를 도울수도 없었고 그녀를 막을 방법도 없어졌기에, 글레어는 더 세게 나올수가 없었다.
물론, 사진도 영상기록 마도구도 통하지 않는 루비 덕분에 아무 증거가 없음에도 거기까지 한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지만.
“저기요, 오빠.”
그렇게, 두손을 꽉 쥐고 있던 글레어는 조심스레 프레이에게 다가간다.
“왜, 왜 진실을 안 말한거에요?”
“뭐?”
그러자, 눈을 동그랗게 뜨는 프레이.
“저, 전… 봤어요. 저 용사라는 사람이 당신을…”
그런 프레이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던 글레어는.
“꺼져.”
“…..!”
프레이가 그녀를 밀치자, 눈을 동그랗게 뜬다.
“…나와 엮이지 마.”
그런 그녀의 왼손에서 반짝거리던 반지를 슬쩍 지켜보며, 그렇게 말하는 프레이.
“”……..””
그리고, 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 터벅, 터벅.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던 글레어가,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날 아는체 하지마. 가라고… 으힉.”
그런 그녀를 다시 한번 밀어내려던 프레이는, 어느새 글레어가 허리를 숙여 자신의 바로 앞까지 도달한 뒤에 손을 뻗자 당황하며 움찔거린다.
– 스륵…
하지만, 글레어는 그저 그의 뺨에 손을 얹었을 뿐이었다.
“…크림, 바르라고 했잖아요.”
잠시 후, 글레어의 보드랍고 따듯한 손결이 그의 뺨을 문지른다.
“상처 덧나요. 가만히 있으세요.”
침으로 범벅이 되어 꽤나 더러웠을텐데도, 싫은 기색 하나 하지 않고 그의 뺨을 문질러주던 글레어는.
“제 꿈은요… 남을 지키는거였어요.”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다.
“옛날에 제 목숨이 위험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런 절 구해주신 분이 있으셨거든요.”
“……..”
“이 반지도 그분이 주신거에요. 봐요, 진짜 멋지죠?”
그렇게 말한 글레어가 자신의 왼손 약지에서 빛나는 반지를 그의 얼굴에 내밀자, 프레이의 눈이 떨린다.
“그래서, 저도 그분처럼… 누군가를 지키고 싶었는데…”
그런 그를 지켜보다가 고개를 푹 숙인 글레어는.
“…전 그럴 자격도 없는 것 같아요.”
만신창이가 된 프레이를 보며,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협박을 당하신 건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내가 나빠서 그래.”
“네?”
“내가 잘못을 한게 있어서 그런거야. 아주 추악하고 역겨운 행위였지. 그렇기에 방금 일은 정당한 행위였어. 아무 문제 없다고.”
그런 글레어를 조용히 지켜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난 프레이는.
“그러니 오늘 일은 잊어, 꼬맹아. 더 이상 나랑 엮이지도 말고.”
그 말을 남기고는, 글레어를 뒤로 하고 비틀거리며 방의 출구로 향했다.
“……….”
그 때문에, 글레어는 풀죽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용사님… 저는…”
떨리는 눈빛으로, 자신의 약지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잡았으나.
“아참.”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던 프레이가, 자리에 멈추더니 뒤를 돌아본다.
“…크림 고마워.”
그리고는, 실로 오랜만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
“도와줘서 고마웠다고, 꼬맹아.”
그 덕에 눈을 동그랗게 뜬 글레어에게 그 말을 남긴 프레이는, 조용히 문을 열고 방을 빠져나갔다.
“……….”
그리고, 방에 잠시 적막이 흘렀다.
“…그래.”
손가락 끝까지 뺐던 반지를 다시 손가락에 밀어넣으며, 그렇게 중얼거림으로서 적막을 깬 글레어는.
“일단, 돕는 것 부터 시작하자. 돕는것도 못하는데 누군가를 지킨다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야.”
결심한 눈빛을 띠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니, 저 사람을… 어떻게든 도와줘야겠어.”
새롭게 정한 목표를 곱씹으며 말이다.
“그, 그리고…”
물론.
“…또다른 목표도.”
왼손 약지에 끼워져 있던 반지를 어루만지며, 아까는 차마 부끄러워 말하지 못했던 소원도 다시 곱씹었다.
“난 용사님에게 진 빚의 이자니까.”
글레어는, 그날 유난히도 환한 흰색으로 빛났다.
.
한편 그 시각.
“…뭐야?”
루비의 타액을 마저 게워내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하며 화장실로 향하던 프레이는.
“이건…..”
타락 퀘스트를 거절하자마자 눈앞에 떠오른 창을 보고, 진심으로 당황하고 있었다.
“대체 뭐지?”
[퀘스트: DLC] [설명: ???] [달성 조건: ???] [보상: ???]한번도 본적이 없던 디자인의, 휘양찬란한 ‘흰색’ 창이 떠올라 있었다.
우연이, 필연으로 이어진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