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36)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36화(236/524)
Episode 236
“커흑… 으으…”
“요, 용사님!?”
휘청거리던 루비가, 허리를 굽힌채 숨을 헐떡이기 시작한다.
“왜 그러십니까! 용사님!”
“그, 그게… 크헉…”
“…용사님!”
그러던 그녀가 결국 균형을 잃고 쓰러지자, 베네르는 울먹이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부축한다.
“정신 차리세요! 여기서 용사님이 죽으시면, 더 이상 제국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으…”
그리고, 비몽사몽한 그녀를 내려다보며 간절한 목소리로 외치는 베네르를 바라보던 루비는.
‘…돌겠군.’
온 몸이 비틀리는 느낌을 받으며 질끈 눈을 감았다.
“…너무 많은 피를 흘리셔서 쇼크가 왔나보군.”
“그게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의식을 잃을 만큼 부상을 당하셨었어.”
“용사의 무구가 아직 다 안 깨어나셨는데도… 억지로 싸우셔서…”
그 모습을 보던 주변사람들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으나, 실상은 조금 달랐다.
‘이 느낌은… 뭐야…?’
웬만한 공격은 통하지 않던 루비였기에, 최대한 노력을 한 것 처럼 보이기 위해서 그녀는 자신의 몸에 가짜 상처들을 만들어둔 상태였다.
그녀의 계획은, 그런 상처들을 보여주며 적당히 상대를 해주는 척 하다가 결정적인 활약을 하며 모두의 신뢰를 얻는 것이었지만.
‘이게… 속이 뒤집힌다는 건가…?’
로즈윈이 그녀에게 건내준 ‘치유’ 포션이 예상치 못한 복병이 되어버렸다.
오직 ‘용사’에게만 가공할 위력의 치유능력을 선사해주는 포션이었기에, 그 반대의 입장인 마왕이 섭취했을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불보듯 뻔했다.
“우욱…”
그 덕분에, 루비는 살면서 처음으로 배가 뒤집히는 느낌을 고스란히 느끼며 바닥에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우엑…”
마치 조금 전 자신때문에 프레이가 그랬듯이, 눈에 눈물까지 글썽여가며 말이다.
“용사님을 호위해! 용사님이 죽으면 우리도 끝이다!”
그런 루비를 어쩔줄 몰라하며 바라보던 베네르는 주변에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그러자 사람들이 그녀의 주변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용사님, 혹시 이것도 그 망할 프레이의 술책입니까? 아까 덮쳐지셨을때 녀석이 회복 불능 저주를 건 걸지도 모릅니다!”
“………”
“제가 반드시 그 녀석의 목을 꺾겠습니다. 정의를 위해서라도!”
용사의 직속 호위기사이자, 정의를 숭배하는 기사 베네르.
“…주변에 방패들을 소환했어요. 몇십분은 버틸거에요.”
“이, 일단 저도… 방어막을 소환하긴 했는데…”
“…음.”
여전히 영혼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성기사와, 어리바리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리안느, 그리고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아리스.
“……….”
어째서인지 저 멀리에서 할말을 잃고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던 로즈윈.
“제가 치료해 드릴게요!!! 그러니 이를 악물어 주세요!!”
“크허억…!”
마지막으로, 순백의 성녀 페를로체.
인간 측의 희망인 용사파티가,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프레이… 이 개자식… 이런 술수를…’
물론, 그 주축인 용사가 위선자라는 것이 문제였지만.
‘그렇다면… 나도 적당히 해서는 안되겠군.’
“쿨럭, 쿨럭.”
페를로체에게 신성력 찜질을 받던 루비가, 피가 섞인 기침을 해대며 몸을 일으킨다.
“크으…”
“루비님!”
그런 루비에게 바짝 달라붙은 채, 헌신적으로 부축을 하는 베네르.
“당신의 말이 맞아요… 베네르.”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루비는, 자신을 지켜보고 있던 모든 용사파티의 일원들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사실 이건… 프레이가 저지른 일입니다.”
“”…….!!!””
그러자, 주변에 침묵이 감돌기 시작했다.
“전 미리 그 사실을 눈치채고 프레이를 설득하려 했으나… 오히려 그에게 공격을 받았던 것이고요.”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도, 끝까지 그를 설득하려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여러분들을 볼 면목이…”
거기까지 말한 루비가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말끝을 흐리자, 베네르가 이를 악물기 시작했다.
“제가 프레이를 찾아서 죽여오겠습니다.”
“그, 그러시면 안됩니다. 그는 아직…”
그러던 그녀가 검을 꽉 쥐며 그렇게 말하자,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
하지만, 베네르가 그렇게 말하자 조용히 입을 다문 루비는.
‘이렇게 되면, 내가 살인을 지시한게 아니니… 시스템도 어찌할 도리가 없지.’
이내 속으로 자신의 꾀를 평가하며 미소를 짓는다.
“프레이를 척결하면 되는겁니까.”
“주, 죽여요? 그, 그래도 되나… 근데 저는 방어마법밖에…”
“…후방 지원을 해주세요. 그 새끼의 목은 제가 꿰뚫을테니.”
그런 그녀의 주변에서 담담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성기사와, 서로 대화를 나누는 아리안느. 그리고 아리스.
‘프레이, 싸움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니라.’
그런 그들을 흐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루비는.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비록 지금의 용사파티는 이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널 증오하는 이들은 얼마든지 있어. 내가 마음만 먹으면 보충이 가능해.’
아무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조용히 중얼거린다.
‘그러니… 네 지옥은 이제부터 시작이란 말이다.’
“용사님!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원흉인 프레이를 잡고 이 상황을 끝내고 오겠습니다!”
온갖 방어막과 호위에 둘러싸여 있는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고 떠나는 베네르와, 용사파티의 일원들.
“꽤나 버티시는군요. 역시, 한 팔이 없어지니 저도 많이 죽은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였더라도 네녀석 정도는 식은죽 먹기다.”
그리고 격전때문에 메인 홀의 바깥으로 떠밀리는 마왕군 간부들과, 황실과 교단의 병사들을 보며 말이다.
‘뭐, 그것도 여기서 살아나가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러던 그녀는, 저 멀리에서 조용히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교단의 주교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녀석들, 설마 하니 용사파티와 황실을 동시에 배신할 계책을 짜고 있었을 줄이야.’
이번에 열린 용사 검증식은, 말 그대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루비는 프레이를 떨어트릴 계략을 짰고, 프레이측은 황실을 엿먹일 계략을 짜냈으며, 황실측은 프레이를 암살할 계략을 짜냈다.
말 그대로 권모와 술수가 난무하는 판국이었으나, 그곳에 화룡점정을 찍은것은 다름 아닌 교단이었다.
“준비는 됐나…?”
“…아직, 조금만 더 기다리세나.”
그들은 세계의 패권을 잡기 위해 황실과 프레이측, 그리고 용사파티 까지 전부 매몰시킬 계략을 짜고 있었으니 말이다.
“지금은 때가 아니야.”
그 계략이란, 아주 단순했다.
“아직 폭발에 필요한 에너지가 충분히 모이지 않았다네.”
그들은 자신들과 협력관계인 귀족들을 대피시킨 뒤에, 이 건물을 통째로 폭파시킬 예정이었다.
‘난 폭발 따위에는 죽지 않지만… 너라면 어떨까? 프레이?’
그런 상황을 이미 알고 있던 루비는, 로즈윈이 준 물약 덕분에 그로기 상태가 되었음에도 기분좋은 미소를 지으며 바닥에 드러누웠으나.
“루비님!!”
“…윽.”
잠시 주교들의 옆을 기웃거리고 있던 페를로체가 활발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게 다가오자, 조용히 인상을 찌푸린다.
“오늘도 정말 가식적이시네요!! 최고에요!!”
“……..”
“그나저나, 프레이를 죽이면 되는건가요!!”
“으극…”
그런 그녀에게, 다시한번 몸속 깊숙히 성력을 꽂아 넣어준 페를로체는.
“좋아요, 사악하고 나쁜 프레이 씨를! 제가 반드시! 죽여드릴게요!”
“…….”
포션과 성력의 조합 덕분에 내장에 피해를 직격당해 입에서 피를 흘리기 시작한 루비를 해맑게 바라보며 말했다.
“…기대하세요!”
.
“나쁜 프레이~! 각오하세요오! 지금 제가 가니까아…..”
하이텐션으로 소리를 지르며 글레어에 의해 부서진 문 밖으로 나가는 페를로체를 멍하니 쳐다보던 로즈윈은, 이내 시선을 루비에게 돌린다.
“우극… 으…”
그녀는, 여전히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바닥에서 들썩거리고 있었다.
“………”
그런 루비를 멍하니 지켜보던 로즈윈은, 조용히 자신의 앞에 떠있는 시스템 창을 바라본다.
[판정결과: 부적격] [대처 방안: 용사에게 가장 도움이 될 사람에게 조작권을 이전]몇번을 바라봐도 그녀의 앞에 떠있는 내용은 바뀌지 않았다.
그녀는 방금,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조력자의 권한을 잃어버린 것이였다.
그런 상황에 순간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멈췄던 로즈윈은, 지금에서야 천천히 생각을 더듬기 시작한다.
‘포션, 포션을 줬는데… 포션이…’
시스템 창이 눈앞에 뜬 순간, 그녀는 이성을 잃었었다.
오랜시간 고대해오던 자신의 잠재능력이 위기의 순간에 각성했다는 생각에 매몰되어, 드디어 자신이 증명받았다는 사실에 환희와 기쁨에 가득차 있던 그녀는.
루비의 위기를 듣자마자 포션을 들고 뛰어갔었다.
드디어 지금까지 별 도움을 못준 자신도 용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요즘들어 자신에게 시큰둥해 진 것 같은 루비의 눈에 잘 보이기 위해서 말이다.
헌데 루비가 포션을 마시고 인상을 찌푸린 순간, 그녀는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쿨럭, 쿨럭…”
심지어, ‘회복’ 포션을 마신 루비는 괴로움에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설마…’
그러한 상황에서 슬슬 모든것이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알아챈 로즈윈은, 얼굴을 창백하게 바꾸며 천천히 루비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으읏.’
그러자, 늘 그랬듯이 그녀의 심장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 두근.
지금까지는 설렘이라 생각했다.
용사의 유서깊은 조력자 가문이 유일한 후계자인 자신이 용사에게 반응한 것이라고, 이 반응이야 말로 자신이 조력자임을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 두근, 두근.
“흐익…”
하지만, 어째서일까.
그저 부담감과 신경쇠약 때문이라 치부했던 아까의 악몽에서 본, 난도질된 루비의 사진과 그녀에게 받은 꽃들이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그리고, 밀려들어오는 이 거대한 공포감과 두려움은 또 무엇일까.
마치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질러 버린 것 같은, 자신의 영혼이 갈기갈기 찢겨가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대체…
“하아… 하아…”
“……..”
그런 생각을 하던 로즈윈은, 어느새 루비의 바로 앞에 도착했다.
그녀는, 여전히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분명, 상점의 설명으로는 ‘용사’에게 완벽한 치유를 선사해 준다고 했던 포션을 마시고서는 말이다.
※주의: 용사가 아닌 자가 마시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루, 루비님.”
그런 그녀를 계속해서 내려보다가, 그때까지 열려있던 상점에 써져있던 포션의 유의사항에 시선을 돌린 로즈윈은.
“어, 그러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을 던지려 했으나.
“당신은…”
“고, 고마워요… 로즈윈씨.”
그런 그녀의 손을 갑자기 잡은 루비는,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당신 덕분에 살았어요…”
“…네?”
“사실 저, 소문대로 죽을병에 걸렸었거든요…”
그 말을 들은 로즈윈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런 사실을 함부로 언급할 수 없어서 함구하고 있었는데… 로즈윈 씨의 물약을 먹으니 병이 전부 나은 것 같아요.”
“………”
“이건 병이 치유되는 과정이에요. 워낙 독한 병이라… 하하.”
그렇게 말한 루비는.
“…이 사건이 끝나면, 당신을 용사파티의 일등 공신이라 발표할게요.”
“아, 어…”
“그러니 일단 이곳을 벗어나세요. 당신은 쓸만… 아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분이시니까.”
로즈윈을 출구쪽으로 떠밀며 말한다.
“일단은, 프레이를 쫒고 있는 용사파티와 합류하세요. 그 분들과 함께하시면 안전하실거랍니다.”
“아…”
그러자, 멍한 표정을 지으며 출구로 향하기 시작한 로즈윈.
“…루비님.”
그러던 그녀는, 이내 자리에 멈춰서더니.
“지, 질문이… 질문이 있는데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채 질문을 던진다.
“호, 혹시… 루비라는 이름이요…”
“네?”
“가가, 가명. 가명이에요…?”
“흐음?”
그 뚱딴지 없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루비는.
“제 이름은, 예나 지금이나 루비인데요?”
해맑은 목소리로 그렇게 답한다.
“아, 아아아 아… 그러, 그러셨구나…”
그런 그녀의 대답을 듣고, 심하게 부르르 떨기 시작한 로즈윈.
“……..”
그런 그녀를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던 루비는.
“…로즈윈 씨.”
“네, 네에?”
“뭘 그리 보시는건가요?”
아까부터 자꾸 허공을 바라보기만 하면 눈빛이 마구 흔들리던 로즈윈에게 질문을 던진다.
“아, 아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런 루비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던 로즈윈은.
“하아… 하아…”
이내, 잔뜩 공포에 질린채 허공을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시스템 알림!] [업적 개방: 첫걸음]– 용사를 돕겠다 다짐한다.
지력 + 1 용기 + 1
허공에는 어째서인지 그녀가 루비와 대화를 하고 있을 때 떠오른 시스템 알림이 떠있었지만, 로즈윈의 시선이 머물러 있는 곳은 그곳이 아니었다.
[조력자 시스템]> 용사의 정체
– 용사의 정체는 당신도 알다시피……. [ㅍ ] […복구 5퍼센트 완료]
시스템의 최상단이 깨져있던 오류가 살짝 수정되며, 깨진 글자의 맨 앞이 살짝 드러나 있었다.
[ㅍ ]“………….”
그것을 바라보던 로즈윈에게,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두려움이 닥쳐오기 시작했다.
.
한편 그 시각.
“도착했습니다!”
“절 왜 두고 가신거에요… 주인님을 위해 용사파티의 목을 물어뜯을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잔뜩 토라진 표정을 하고 있던 루루는, 마차에서 내리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어?”
그러다가, 심상치 않은 광경을 보고 얼어붙는 그녀.
– 고오오오오…
마안으로 본 용사의 임명식이 열리고 있을 건물은, 심각한 수준의 마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으르르.”
루루가 이빨을 드러낸채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