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38)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38화(238/524)
Episode 238
– 쿠구궁! 쿠구구궁!!
급속히 무너져내리기 시작한 건물 속에서, 용사파티가 힘겹게 걸음을 옮기고 있다.
“여기서… 빠져나가야 해요… 이러다가는… 모두 이곳에 묻힐겁니다…”
두 눈을 지긋이 감고, 기도를 올리다가 눈을 뚠 성기사가 그렇게 말하자 잠시 주변에 침묵이 흐른다.
“요, 용사님. 용사님을 버리고 갈 수는 없습니다…!”
그 침묵을 깨고 그렇게 소리친 베네르는.
“저희는 용사파티 입니다! 용사님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몸을 던져 희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눈을 이글이글 불태우며 연설을 시작한다.
“만약 저희가 진짜로 묻히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용사님의 곁에서 그 본분을 다하는것이…”
“…건물이 무너져도 용사는 안전해요. 이미 저와 성기사가 조치를 취해놨다고요.”
하지만 흥분한 그녀의 말을 아리안느가 끊었고, 덕분에 베네르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일단, 생존자 확보가 우선이에요.”
그런 그녀에게서 시선을 뗀 아리안느는. 그들의 뒤에 서있던, 겁에 질린 메이드들을 바라보며 말한다.
“귀족들은 이미 거의 다 대피했어요. 하지만 메이드들은, 사방에 퍼져있어서 대부분 대피에 실패했다고요. 저희가 수습해야 해요.”
“오늘 검증식을 담당한 메이드들은 누구지?”
“…스타라이트 저택 출신들이요. 경험이 많아서 전부 배치됐다고 하네요.”
“음, 그들이라면 귀찮은 일은 없겠군.”
그 말대로, 용사파티에 의해 건물에서 구출된 메이드들은 대부분이 스타라이트 저택 출신의 사용인들이었다.
“하지만… 역시 이런 상황에서 끌고 다니는건 무리야.”
하지만, 아무리 그들이 유능하더라도 전투와는 꽤나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쩔수 없군요. 프레이 추격을 포기하고, 탈출을 1순위로 삼도록…”
그렇기에, 더 이상 프레이를 추격하기 힘들다 판단을 내린 베네르는 이를 악물며 모두에게 그렇게 말하기 시작했으나.
– 쿠구구구구궁!!
“으극…!”
그 순간 다시한번 건물에 커다란 진동이 울려퍼졌고, 덕분에 그녀는 말을 멈춘채 바닥에 나자빠지고 말았다.
“여기서 개죽음을 당할 수는 없어…”
덕분에 한층 더 긴박해진 분위기 속에서, 아리스는 공간 왜곡으로 일렁이는 벽을 두들기며 싸늘하게 중얼거렸다.
“프레이의 배에… 반드시 칼을 꽂아넣어 줘야 한다고…”
그런 그녀의 섬뜩한 말에, 모두의 시선이 잠시 집중된다.
“반드시…”
하지만, 그런 그녀의 말을 지적하는 사람은 없었다. 애초에 프레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었기 때문이었다.
“…이름이 아리스라고 했던가.”
“네?”
하지만, 이 건물은 손으로 셀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모인 곳이였고.
“그래서 너는, 왜 프레이를 싫어하는거지?”
그것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아리스에게 질문을 던진, 건물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커다란 갑옷을 입은채 용사파티와 함께 이동하고 있던 이솔렛도 마찬가지였다.
“음…”
일행들과 바쁘게 출구를 수색하다가, 이솔렛의 왠지 모르게 날이 서 있는 질문을 받고 잠시 고민하던 아리스는.
“평민들을 핍박했고, 제 자유를 앗아갔으며, 절 매일밤 강간하거든요.”
이내 싸늘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다.
“매일밤 그가 제 방에 들어와 음흉한 시선을 보낼때마다… 역겨움을 참을 수 없어요.”
“…음.”
“그래서 차마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어느 순간 의식이 사라져요. 그리고 다시 일어나면, 아침이 되어있죠.”
어찌나 수치스러웠는지, 아리스는 입술에서 피가 흐를 정도로 이를 악물며.
“해가 떠오르는 걸 보던 프레이가 후련한 표정으로 제게 손가락을 튕기는 장면이 계속 떠올라요. 그 기억의 간극 속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달리 뭐가 있겠나요.”
그렇게 말을 마친다.
“”………””
그러자, 숙연해진 주변 사람들.
“프레이가 사용인들을 허구한 날 강간한다는 소문은 이미 널리 퍼져있었습니다.”
“………”
“이번에 황실에 들어온 저택 사용인들 사이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내용이죠. 그럴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침묵속에서, 베네르가 헛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린다.
“그건 괴담에 가깝다고 알려져 있다만.”
그런 그녀의 말에 그렇게 반박한 이솔렛은.
“저기, 잠시만 실례하지.”
이내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아리스에게 손을 내밀어 무엇인가를 건냈다.
“네? 왜 그러시는… 음?”
그런 그녀의 행동에 무심코 이솔렛이 건낸것을 받아든 아리스는, 이내 아리송한 표정을 짓기 시작한다.
“이게… 뭐죠?”
그녀의 손에는, 새하얀 반지가 들려있었다.
“하.”
그 반지의 정체는, 이솔렛이 소형화된 프레이의 옷가지 속에서 발견한 ‘순결의 반지’였다.
웬만한 사람들은 몰랐으나, 한때 성기사단의 단장급 후보로서 순결의 돌에 테스트를 받은 적이 있었던 이솔렛이었기에, 그녀는 반지의 작동 매커니즘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기가 차는군.”
만약 그녀가 프레이에게 조금이라도 침범을 당한 상태라면, 반지는 즉시 검은색으로 물들게 될 터였다.
하지만, 반지는 그녀의 손아귀에서 계속해서 흰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실례합니다.”
그런 어이없는 상황에 할말을 잃었던 이솔렛은, 이내 반지를 그녀의 손에서 뺐은 뒤에, 뒤쪽에서 따라오고 있던 메이드들에게 대본다.
“미치겠군.”
반지는 여전히 흰색이었다.
“…그에게도, 언젠가 그런 일을 당하는 불쾌함을 겪게 해줄거에요.”
열심히 막혀버린 출구와 벽을 일행들과 두들기던 아리스가 그렇게 덧붙이자, 조용히 서있던 이솔렛은 이번에는 아리안느를 쳐다본다.
“너는… 프레이를 싫어하는 이유가 있느냐?”
“…제 친구를 뺐어갔어요.”
“이리나는 좋아하는것 같다만.”
“…사술이에요.”
“저번 불시 검문에서 아무 조작도 발견이 되지 않은걸로 알고 있다.”
“……..”
그 말을 들은 아리안느가 조용히 침묵에 잠긴다.
“역시, 뭔가 이상해…”
그러자,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리기 시작한 이솔렛은.
“지금 뭐하는…”
“베네르, 너는 왜 프레이를 싫어하지.”
베네르가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자, 그런 질문을 던진다.
“자네도 어렸을때 프레이의 집에서 몇번 본걸로 기억하는데…”
“…옛날 일입니다.”
“그와 같이 호밀빵을 먹던것도 기억이 안나나?”
“……..”
그런 그녀의 질문을 단호하게 끊어낸 베네르는.
“그런 소꿉놀이는, 예전에 끝난지 오래입니다.”
“흠.”
“스타라이트 가와 연을 끊은 것도 오래전이고요.”
“그런가.”
“전 이제, 루비님만의 호위 기사입니다.”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루비님의 적인 프레이는, 가차없이 죽여버릴겁니다.”
“………”
그 말을 듣고, 잠시 침묵에 빠져있던 이솔렛은.
“맞아요! 나쁜 프레이이!! 프레이를 반드시 죽여야 해요오!!”
– 스릉…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외치는 페를로체의 바보같은 목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허리춤에서 검을 꺼냈다.
‘…프레이.’
“뭐, 뭡니까…”
그와 동시에 살기를 내뿜기 시작한 그녀.
‘모두가 널 증오하는구나…’
“지, 진정하세요. 지금 이곳에서…”
그런 그녀의 반응에 당황한 베네르가, 그녀를 말릴려고 걸음을 옮겼으나.
‘그래도, 걱정하지 말거라.’
– 파지지지지지직!!
‘널 위협하는것들은…’
그 순간.
‘…내가 다 베어내주마.’
이솔렛의 검격이 허공을 갈랐다.
– 콰과광!!!
“무, 무슨…!”
이윽고 일어난 굉음과 먼지구름에, 당황한 표정을 짓던 이들은.
– 슈우우우…
구름이 걷히고, 산산조각이 난 벽이 드러나자 입을 떡하니 벌렸다.
용사파티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부서질 기미가 보이지 않던 왜곡된 공간을.
이솔렛이 오직 검기만으로 부숴버렸던 것이었다.
“그럼… 출발…”
덕분에 모두가 괴물을 쳐다보듯이 이솔렛을 보는 한편, 당사자인 그녀는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걸어나갔으나.
“…히극.”
이내, 다리가 풀리기라도 한지 한쪽 무릎을 꿇고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교, 교수님!”
“…괜찮으십니까?”
덕분에, 당황한 용사파티는 그녀에게 달려들었으나.
“아, 아니… 난… 문제 없다.”
왠지 모르게 얼굴을 잔뜩 붉히고 있던 이솔렛은, 손사래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그, 그러엄… 이마안… 가도로옥… 하지.”
눈에 띄게 비틀거리며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프레이 이 녀석…’
그러던 그녀는, 온몸에 퍼지는 오싹함에 식은땀을 흘리며 살짝 갑옷 안을 바라본다.
‘…왜 깨어난거냐.’
– 부스럭, 부스럭…
프레이의 소형화 변신이 풀리는 바람에, 그녀는 주문서의 쿨타임이 끝날때까지 프레이를 숨겨야 했었다.
그리고 그를 숨길 수 있는 가장 마땅한 곳은 다름아닌, 커다란 장식용 갑옷 안이었다.
물론, 그녀는 그저 프레이와 함께 잠시 몸을 숨길 생각만 하고 있었지만.
갑옷을 검사하려는 용사파티에게, 그 갑옷을 자신이 착용하고 있다고 말하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으음…”
그렇기에 갑옷 안에서 여전히 이솔렛과 묶인채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배를 맞대고 있던 프레이는.
“…….”
계속된 움직임에 눈을 뜨고, 갑옷 안에서 나른한 표정으로 이솔렛을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갑갑해도 조금만 참거라, 프레이…”
그런 그를 떨리는 눈빛으로 내려다보던 이솔렛은, 뒤에서 자신을 따라오는 용사파티의 눈치를 보며 조용히 속삭이기 시작했지만.
“탈출 방법을 찾았다. 이대로 쭉 가면, 이 건물을 탈출할 수…”
“…애옹.”
“…..!?”
자신을 올려다보던 프레이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 이게 무슨…”
마법에는 별로 조예가 없던 이솔렛이였기에, 꿈에도 모르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소형화가 풀리자마자 휴식 시간도 없이 다시 소형화 마법을 시도한 부작용이, 프레이에게 나타나버렸다.
“갸르릉…”
쿨타임 동안, 변신하게 될 짐승과 걸맞은 행동을 하게 된다는 부작용이 말이다.
“…후우.”
하지만 그런것을 알리가 없었던 이솔렛은, 초월적인 인내심을 발휘하며 앞으로 걸어나갔지만.
“핥짝.”
“……..으으.”
갑옷 안에서 자신에게 안겨있던 프레이가, 눈을 지긋이 감고는 부드럽게 자신을 핥자, 다시금 휘청이고 말았다.
“”………”””
그리고 그런 그녀를, 추적 지도를 아리안느에게 넘겨받았던 베네르와 아리스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
“하아… 하아…”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로즈윈은, 무너져내리는 건물을 해쳐나가며 가쁜 숨을 몰아내쉬고 있었다.
“이게 뭐야…”
비록 공간들은 여전히 왜곡되어 있었지만, 건물이 무너져내리는 바람에 상당수의 왜곡된 공간이 파괴되어 있었고, 덕분에 로즈윈은 수월하게 이동을 할 수 있었다.
“이게 대체 뭐냐고…”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혼란의 도가니에 잠겨있었다.
“……..”
갑자기 넘어가버린, 고대하고 고대하던 시스템 창. 너무나도 소름끼치는 표정으로 자신에게 말해오던 루비. 먹히지 않은 포션.
그리고, 꿈에서 본 난도질 당한 사진과 벽에 걸려있던 사진들.
[ㅍ ]“으으…”
그리고 아까부터 그녀를 공포에 질리게 하고 있는, 짧지만 파격적인 힘을 가진 이름창까지.
“페, 페를로체 씨를… 의미하는게… 아닐까… 하하.”
애써 입꼬리를 올리며 그렇게 중얼거려 봤으나, 그녀는 이미 본능적으로 어느정도 직감을 하고 있었다.
“그, 그치만… 말이 안되는데…”
그렇지만, 그녀는 납득할 수 없었다.
“당장 오, 오늘만 해도… 용사를 덮쳤잖아?”
그렇기에, 창가에 기대어 다시금 중얼거리던 그녀는.
[증거 자동 기록중……1%]“음?”
눈앞에 떠오른 문구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조력자가 관찰했던 세상의 진실을 자동으로 기록합니다.기록되는 장면들은, 먼 훗날 어둠을 몰아내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무, 무슨…”
이윽고, 그 문구를 멍하니 바라보던 그녀는.
– 그, 그만… 그만둬…
– 가만히… 있어…!
눈 앞에 떠오른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짓는다.
“이건…..”
영상 속의 대기실에서, 루비가 프레이의 위에 올라타 그를 누르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 싫어어어어어!
“…………”
영상속에서 프레이의 애처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오자, 로즈윈은 할말을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