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39)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39화(239/524)
Episode 239
“모두 뒤로 물러나.”
이솔렛이, 날카로운 눈빛을 띠며 검을 치켜든다.
– 파지지지직…
그와 동시에, 그녀의 검에 모이기 시작한 검기.
“한 발자국 더 뒤로 물러나는게 좋을거다.”
평소에 그녀가 사용하던 날렵하면서도 부드럽던 마나가 아닌 그저 살기만이 느껴지는 마나에, 모두가 오싹함을 느끼며 그녀의 말에 따른다.
– 쿠과광!!
이윽고 그녀의 검기가 발산되자, 굉음을 내며 무너지는 벽들.
그녀가 벽을 부순지도, 벌써 11번 째였다.
“헉… 헉…”
하지만, 그 여파였는지 또다시 한쪽 무릎을 꿇은채 바닥에 주저앉아버린 이솔렛.
“저기… 괜찮으신…”
“난 괜찮다.”
그런 그녀에게 주변에 있던 한 메이드가, 단호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이솔렛은.
“…하나만 묻지.”
메이드들 중에서도 유난히도 키가 작고 어려보이는 그녀에게 질문을 던진다.
“정말 사용인들 사이에서… 프레이가 사용인들을 강간했다는 소문이 도는건가?”
“네?”
그러자, 팔에 생채기가 나있던 메이드가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한다.
“그런 소문이… 돌기는 하죠.”
그러다가, 이내 어두운 표정으로 말하는 메이드.
“옛날부터 우스갯 소리나 괴담으로 돌긴했는데… 믿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그래?”
“네, 애초에 그분은… 천한 저희를 무척이나 싫어하신지라 거들떠도 안보셨거든요. 실제로 건드린 적도 한번도 없었고…”
그렇게 말하며 메이드가 고개를 숙이자, 이솔렛은 생각에 잠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갑자기 그런 소문이 여기저기 퍼지더라고요.”
“뭐?”
“아마, 조사관들이 저희 저택을 조사했을 때 이후였을거에요. 그때 조사관들이 저희에게 이상한 질문들을 하기도 했거든요.”
“예를 들어서?”
이솔렛이 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메이드는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프레이 님에게 밤에 끌려간적이 있느냐… 기억의 간극이 어색한 적은 없었느냐… 이런 질문들은 흔했고, 아예 몇번 당했냐고 직설적으로 물어보기도…”
“그래서, 사람들은 뭐라 답했지?”
“대부분의 사용인들은 당한적은 없다고 했어요. 대신 폭언이나 협박을 당한적이 있다고 진술했죠.”
“……..”
그 말을 들은 이솔렛이 침묵에 잠기자, 메이드는 그녀의 눈치를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몇몇 앙심을 품은 사용인들은… 상당히 부풀려서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요.”
“…그런.”
“그리고 몇몇은 뇌물을 받기도 했고요. 그런 사람들은 죄다 용사파티의 사용인으로 스카우트를 당했죠.”
그 말을 들은 이솔렛이, 조용히 이를 갈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좋게 말한 사람들이나 변호를 한 자들은… 죄다 황실의 고된 허드렛일을 하도록 배치하더라고요.”
“돌겠군.”
“지금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건물에 갇혔다가 구해진 메이드들 대부분은, 그렇게 배치된 이들이에요.”
그렇게 말을 마친 메이드는 멍하니 자리에 서있는 이솔렛을 힐끔힐끔 바라보다가, 그녀가 아무 반응이 없자 슬그머니 옆으로 물러선다.
“용사파티의 사용인들… 황실과 교단의 조사단… 내가 분명히 나에게 검수를 받으라 했을 터인데…”
그렇게, 자리에 우두커니 선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리던 이솔렛은.
“…쳐 죽일.”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뿜으며, 감히 자신이 섬기는 주군의 헛소문을 퍼트린 이들에게 분노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베네르.”
“…네.”
그렇게, 한참동안 홀로 서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던 이솔렛은.
“한번만 더 확인 되지도 않은 낭설을 입에 올리면, 그때는 벽이 아니라 땅속에 쳐박히게 될거다.”
“…알겠습니다.”
베네르에게 그렇게 으르렁 거린뒤,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 터벅, 터벅.
이솔렛의 유난히도 큰 갑옷덕분에, 그녀의 발자국 소리가 사방에 울려퍼진다.
“후우…”
물론, 이솔렛의 화가 아직까지도 다 풀리지 않은 탓도 있었다.
“…그래서.”
“히, 히익.”
바쁘게 걸음을 옮기던 이솔렛이 별안간 다시 말을 걸자, 돌아갈 타이밍을 찾지 못하고 그녀의 눈치를 보며 옆에서 걸어가던 어린 메이드가 식겁한 표정을 짓는다.
“네녀석은, 프레이에 대해 뭐라 답했길래 이곳에 배치가 된거지?”
“어, 그게…”
그런 그녀에게 이솔렛이 살짝 표정을 누그러트리며 질문을 던지자, 우물쭈물해 하던 그녀는 이내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그다지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했어요…”
“뭐?”
“아, 아니… 나쁜 사람이긴 하지만… 잡혀갈 정도는 아니라고 했는데…”
“왜 그렇게 생각했지?”
이솔렛이 그렇게 묻자, 소녀는 눈을 지긋이 감고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한다.
“원래 저는… 뒷골목에서 남동생이랑 같이 야채장사를 했었어요.”
“야채장사?”
“네, 그때는 루비씨도 단골이었죠. 맨날 저희에게 금화를 한닢씩 주고가곤 했거든요.”
“흠…”
루비의 이야기가 나오자 이솔렛의 눈빛이 날카로워진다.
“그때만 되면 기분이 좋았는데… 왜인지 장사는 늘 안 됐었죠.”
하지만, 어린 메이드는 그런 그녀의 반응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래서 병든 동생은 치료도 못하고… 어느날은 깡패들에게 끌려갈뻔 하기도 했는데… 프레이님이, 음… 깡패들을 물리치고…”
“너흴 구해준건가?”
“…저희를 노예로 끌고가셨어요.”
그 말을 들은 이솔렛의 표정이 찌푸려진다.
“그런데… 은근히 살만하더라고요. 밥도 맛있는게 나오고… 복지도 좋고… 길거리 생활보다는 좋았어요.”
“그래?”
“그리고, 심지어 동생을 치료도 해주셨어요. 아니 그건 사실 루루 씨가 해주신거긴 한데… 아무튼 프레이님 돈으로 한거니까…”
그 말을 들은 이솔렛이,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던졋다.
“그럼 왜 그가 나쁘긴 하다는 거지?”
“…제 동생을 살려서, 평생 노예로 부려먹는다고 했어요.”
그러자, 그녀가 볼을 부풀리며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카니아? 씨인가? 그분을 자주 때리기도 했고요… 이리나 씨도 많이 맞았고…”
“프레이가 그녀들을 때렸다고?”
“밤에 비명소리가 들려오더라고요.”
“……….”
그 말을 들은 이솔렛의 표정이 더더욱 구겨진다.
“물어보니까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프레이 님에게 맞았다고 답변들을 하셔서…”
“됐다, 그건 됐어.”
“아무튼, 확실히 나쁜분이긴 한데… 뭐랄까? 그래도 그분 덕분에 제 인생이 조금 더 행복해진건 맞잖아요?”
그런 이솔렛을 보며,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소녀.
“지금도 동생의 치료빚을 몇배로 갚아야 하긴 하는데… 애초에 희귀병을 치료받은 입장에서는 고마울 다름이고, 식사는 진짜 맛있었거든요.”
“흠…”
“뒤에 계신 분들도 저처럼 알게 모르게 도움을 받은게 있어서 변호를 하신 걸 껄요? 저택에 다시 돌아가겠다고 연락도 하셨었는데 오히려 거절당하신 분들도 꽤 있어요.”
그렇게 말한 소녀는.
“저도 동생 때문에 거기 있는게 편한데… 저번에 한번 갔다가 쫒겨났어요…”
시무룩하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황실에선 이상한것만 시켜서 싫은데…”
– 스윽…
“히극.”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한 그녀는.
“이래서 내가… 교육을 포기 못하지.”
오랜만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중얼거린다.
“아무리 땅이 더러워도, 잘 가꿔진 몇개의 묘목이 훗날 자라나 토질을 바꾸는 법이거늘.”
그리고, 꽤 오랜시간 동안 정적이 흘렀다.
“흐읍…”
한동안 묵묵히 걸음을 옮기던 그녀는, 다시 일행의 앞에 벽이 나타나자 조용히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으랴압!!!”
그리고, 이어진 기합과 함께 날아간 매서운 검기.
– 쿠과과과광!!
12번째로 공간이 왜곡된 벽을 부숴낸 이솔렛은.
“오늘따라… 거뜬하군.”
한결 편안해진 표정을 지으며 걸음을 옮기려 했으나.
“흐이이이이…”
이내, 묘한 콧소리를 내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괘, 괜찮으세요?”
“교수님!”
“…오지 말거라.”
그러자,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오기 시작한 이들을 다시한번 제지한 이솔렛은.
“그냥 좀… 지쳐서 그런다.”
배를 부여잡고는.
“별일 아니니 앞장서거라. 이제 슬슬 2층이니, 더 이상 부술 벽은 없을거다.”
거친 숨을 몰아내쉬며 그렇게 말했다.
“…나는 맨 뒤에서 따라가도록 하지.”
“애옹.”
그녀의 갑옷 안에서, 프레이가 어느새 자라난 꼬리를 그녀의 허리에 휘감고 있었다.
.
“…후우.”
아까와는 반대로 용사파티의 맨 뒤에서 걸음을 옮기던 이솔렛은.
“프레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얼굴을 붉히며 중얼거린다.
“뭐가 문제인… 으으.”
하지만 말을 다 잇지도 못하고 말끝을 흐린 그녀는, 잠시 몸서리를 치고는.
– 스윽…
얼굴을 붉히며 갑옷 안을 들여다본다.
“핥짝, 핥짝.”
그러자 갑옷 안에서 그녀의 배에 착 달라붙은채, 지긋이 눈을 감고는 정성스럽게 그녀의 배에 난 상처를 핥고 있는 프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 쫑긋, 쫑긋.
그런 프레이는 어느새 아까보다 훨씬 작아져 있었으며, 이제는 고양이 귀까지 돋아나 있었다.
“프레이…”
– 스윽, 스윽…
그런 프레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이솔렛은, 프레이가 다시 한번 자신의 허리를 꼬리로 휘감고는 얼굴을 부벼대자.
“…으음.”
조용히 자신의 배 부분을 어루만지며, 주변의 눈치를 살핀다.
“완전히 소형화가 되려면… 몇분은 더있어야 겠는데…”
그리고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한숨을 내쉬던 이솔렛은.
“…냐옹.”
갑옷 안에서 꿈틀대던 프레이가 자신을 올려다보며 배시시 미소를 지어보이자.
‘…..이 스크롤, 더 못 구하나?’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손으로 잡아당기던 갑옷을 놓는다.
– 철컥.
그러자 갑옷에 눌린 프레이가 그녀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오더니, 이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 꿈틀, 꿈틀.
‘…익숙해져야 해. 들키면 곤란해진다.’
더 이상 이상반응을 보이면, 눈치 좋은 베네르에게 의심을 살 수도 있었기에, 얼굴을 잔뜩 붉히면서도 그의 행동에 적응하기로 마음먹은 이솔렛은.
“…하읍.”
“……….”
갑갑했던건지, 프레이가 조심스레 자신의 배를 물자 걸음을 멈춘다.
‘이런 상황에서 주인에게 음욕을 느끼다니, 기사로서 실격이다.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거늘.’
비록 속으로는 그리 중얼거렸지만, 이솔렛의 뇌리에서는 이미 수많은 잡념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직접 서약을 한, 법적으로 자신의 주인인 프레이를 갑옷 안에 품고 있다는 사실과, 그를 품고 있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들키면 안된다는 사실에서 오는 배덕감.
그녀의 인생에서 발휘될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던 모성애와, 프레이가 갑옷 안에서 꿈틀거릴때마다 뇌리를 스치는, ‘아이를 배면 이런 느낌일까?’ 같은 실없는 생각.
그가 자신의 상처를 핥아줄때마다 느껴지는 오싹한 느낌들과, 자신을 올려다보며 배시시 웃을때 느껴진 온갖 충동들.
“…냠.”
그런 모든 상황이 겹쳐져 아랫배가 그 어느때보다 뜨거워진 상황에서, 갑옷 안에 있던 프레이가 다시한번 자신의 배를 물고 늘어지며 꼬리를 살랑거리자.
“흐으…”
결국 참지 못하고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이, 건방진, 녀석.”
자리에 망부석 처럼 서있던 이솔렛이,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갑옷을 살짝 잡아당긴다.
“자꾸 그러면, 훗날, 교육을 할때… 좋은 꼴은… 못볼…”
그렇게 해서 드러난, 갑옷과 자신의 배 사이에 낀채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는 프레이를 바라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던 그녀는.
“…..음?”
이내, 눈을 동그랗게 뜬다.
– 휙, 휙.
프레이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휘젓고 있었다.
“냐… 후우.”
그리고는 뭐라 말하려다, 고양이 목소리밖에 나지 않는 자신의 목을 손으로 잡으며 시무룩한 표정을 짓던 그는.
– 스윽, 슥…
이내 눈을 지긋이 감고, 그녀의 배를 다시 핥기 시작했다.
“대체 무슨…”
그런 그를 어이없는 표정으로 지켜보던 이솔렛은.
“…어?”
프레이의 핥짝임에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덩달아 눈을 지긋이 감으며 집중한다.
‘…글자? 글자를 쓰는건가? 정? 무슨 정?’
이윽고 프레이의 핥짝임이 만들어 내는 선들이, 제국어의 모양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설마, 아까부터 심하게 들썩이기 시작한게… 내게 뭔가를 전달하려고?’
심각성을 느끼고, 다시 한번 집중을 하기 시작했고.
“흠.”
“역시, 수상하군요.”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지켜보던 베네르와 아리스는, 천천히 이솔렛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추적 지도에 나온 프레이의 위치도 우리 위치와 계속해서 일치한단 말이지…”
“프레이가 교란용으로 수를 써둔걸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차가운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며, 눈을 지긋이 감고 부르르 떨던 이솔렛에게 계속 향하던 그녀들은.
“이솔렛 님, 잠시만…”
“교수님…”
그녀의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큰 갑옷에 손을 뻗기 시작했으나.
“…함정.”
그 순간, 이솔렛이 두 눈을 크게 떴다.
“2층에…함정…!?”
이윽고 그렇게 외친 그녀는, 자신의 기운을 무리를 하면서까지 사방으로 방출하기 시작했고.
“모두 뒤로 빠지거라!”
그렇게 탐색을 멈춘 그녀는, 식은땀을 흘리며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어쩐지… 어디서 암살자들이 그렇게 계속 나오나 했는데…”
그런 그녀의 행동에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할때쯤, 이미 방어태세를 취하기 시작한 그녀는.
“어느 시점부터는, 말조차 안하고 덤비는게 이상하다 했어.”
앞으로 검기를 흝뿌리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 파지직! 파지지직!!
그러자, 앞으로 퍼져나가던 그녀의 검기가 무엇인가에 부딪혀 튕겨져 나간다.
– 철커덕, 철컥.
그 상황에 경악한 표정을 지은 이솔렛과, 용사파티의 앞에 나타난것은.
“”………””
2층의 홀을 가득채운, 적어도 백명은 넘어보이는 기사들이었다.
“싸늘하군요.”
“…영혼이 느껴지지 않아.”
그들을 본 성기사와 이솔렛이 긴장을 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린다.
“푸흐흐…”
그렇게, 양측에서 숨막히는 긴장감이 감돌때 쯤.
“안녕들 하십니까…?”
기사들의 사이에서, 태양신 교단의 주교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 이게 뭐하자는 거지.”
누가봐도 심상치 않아보이는 그 모습에, 이솔렛이 앞으로 나서서 그에게 검을 겨누었고.
“그게 말입니다… 당신들이 여길 빠져나가면…”
그러자,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있던 주교는.
“…곤란해서 말이죠.”
이내 표정을 싸늘하게 바꾸며 손짓을 했다.
– 쿵! 쿵! 쿵!
그러자, 2층을 가득 메우기 시작한 창을 내리찍는 소리.
“이거… 미안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분’이 직접 내리신 명령이라 저도 어쩔수가…”
이윽고 모든 기사들이 일제히 창을 겨누자, 주교는 소름끼치는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나려 했으나.
“전부 엎드려.”
그 순간, 그들의 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당장.”
소리의 주인은 지금 막 2층으로 올라온, 눈을 루비색으로 빛내고 있는 루루였다.
– 끼리릭… 끼리릭…
“무, 무슨! 말도 안돼!”
자신의 인형들이 허무하게 무릎을 꿇기 시작한 모습을 지켜보던 주교는, 몹시 당황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고.
“주인님… 주인님의 마나 배열이 분명히 이쪽에 있어…”
루루는, 프레이에게 칭찬과 쓰다듬을 받을 생각에 잔뜩 기대를 하며 프레이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으나.
“주인님…! 쓰다듬어 주… 응?”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으르르…?”
그녀의 주인이 있어야 할 곳에, 웬 이상한 갑옷을 입은 여자가 있었다.
– 핥짝, 핥짝.
그리고, 그 갑옷 안에서 은색 고양이처럼 보이는 무엇인가가 열심히 그녀의 배를 핥고 있었다.
“…..!?”
그런데 그 정체불명의 존재가, 그녀의 주인과 마력 배열이 똑같은게 아닌가?
“으, 으르… 어? 어라?”
루루의 가치관에 혼란이 찾아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