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41)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41화(241/524)
Episode 241
프레이와 루루가 위층으로 올라가기 몇분 전.
“…젠장.”
여러 주교들과 함께 멀리 떨어진 곳에서 비밀 건물을 관찰하던 교황은, 조용히 이를 악물며 중얼거렸다.
“실패다…”
그러자, 순식간에 썩어들어가는 주교들의 표정들.
“시, 실패라뇨? 이번 작전은 완벽했을 터인데…”
“제아무리 용사파티라 해도, 그 많은 복제품들을 상대하려면 시간이 상당히 소모됐을 겁니다. 그런데 어찌 이렇게 빠르게…?”
그러던 그들은, 다급히 교황에게 질문을 던진다.
“모든 인형들이… 일제히 무력화 됐다.”
“네?”
“자세한건 나도 모른다. 중요한건… 우리가 실패를 해버렸다는거지.”
그렇게 말하고 식은땀을 흘리던 교황은.
“그분이… 이번 작전이 중요하다 그렇게 말씀하셨었는데…”
머리를 부여잡으며 자리에 주저않는다.
– 그래, 중요했지.
“……!!!”
그리고 그 순간, 허공에 무엇인가가 나타났다.
“지, 진정한 태양을 뵙…!”
– 인사는 생략하거라.
허공에 나타난 그 무엇인가를 보자마자, 새파랗게 질린 표정을 지으며 엎드리는 교황.
그런 그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 사방을 두리번 거리던 커다란 눈동자는.
– 무능한 녀석들.
이내 건물에 시선을 고정하고는, 사방에서 촉수를 뻗어낸다.
“히이이이익!”
그러자 평소의 근엄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교황은, 겁에 질려 벌벌 떨기 시작했다.
– 이 세계의 신이 개입한 것이 아니었다면, 너도 이 녀석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런 교황을 본채만채 하던 교단의 지하실에 거주하던 눈동자는, 주교들의 뒷통수에 촉수를 꽂고 영양분을 보충하며 계속해서 시선을 건물에 고정한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런 눈동자의 발언에, 겁에 질린 와중에도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던지는 교황.
–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였군. 별의 신과 태양신, 그리고 달의 신까지. 이 차원의 신들이 나도 모르는 뭔가를 해두었구나.
“네?”
– 세계선에 새로운 전환점이 새겨졌어.
교황의 질문에 그렇게 답하던 눈동자는.
– 마신에게 전하거라.
그에게 다시 싸늘한 시선을 보내며 말을 전한다.
– 내 힘을 빌려 태양을 차지한 주제에, 자만하지 말라고 말이다. 두번의 기회는 없으니.
“네, 넵! 알겠…”
– 이 차원의 창조신인 ‘별의 신’이 서서히 영향력을 회복하고 있다.
“네…?”
– 용사 녀석의 ‘애정’을 우회통로로 삼아… 꽤나 재밌는 짓을 하고 있더군.
그 분노가 서린 목소리에 등줄기가 서늘해짐을 느끼며 고개를 조아리던 교황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슬쩍 올린다.
– 게다가 달의 신 역시 최근에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 덕분에 시간이 부족해졌어. 이대로라면, 아무리 바깥의 존재인 나라도 패배할 수 있다.
눈동자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을 띄고 있었다.
– 그러니… ‘준비된 아이’ 의 강림식을 앞당기거라.
“……!”
– 마신을 그 아이에게 강림시켜, 최대한 빠르게 모든것을 끝내란 말이다.
“아, 알겠습…”
– 마신에게 미리 일러두거라. 마왕에겐 그녀가 직접 전할것이다.
그 말을 끝내고, 눈을 감으며 서서히 사라져 가던 눈동자는.
– 가기 전에… 선물을 하나 주고 가도록 하지.
“서, 선물… 말입니까?”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있는 교황을 보며, 그렇게 속삭였다.
– 녀석들이 규율을 깨고 개입을 했으니… 나도 이제부터 개입을 해볼까 해서 말이지.
교단이 준비한 붕괴 마법의 핵이 갑자기 폭주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 시점이였다.
.
– 쿠구궁! 쿠구구궁!!
사방이 당장이라도 무너질것 같이 흔들리며, 커다란 굉음이 울려퍼진다.
– 타닥, 타다닥…
그런 건물의 계단을 순식간에 뛰어올라 복도를 뛰어가던 나는, 여전히 고양이 상태인 내 몸을 보고는 조용히 속으로 중얼거린다.
‘…돌아버리겠네.’
이게 다 그놈의 술 때문이다.
예상을 하긴 했지만 임명식에 도착하자마자 모두에게 멸시를 당하고, 옛날 사용인들에게 무시를 받고, 게다가 루비에게 예상치 못한 짓을 당하기 까지.
아무리 나라도, 마음이 산산조각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원래 계획했던 이솔렛을 내게서 떨어트리는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술을 마셨던게 화근이 되었다.
오늘 내가 마왕군임을 밝히고, 이 제국을 무너트릴 거라 밝히면 아무리 공략이 완료되었어도 다시 날 적대해 줄거라 생각했는데.
공략도 100퍼센트의 위력은, 내 예상보다 몇배는 더 컸다.
설마 그 이솔렛이, 기사도를 버리고 외도를 선택하겠다 말하는것을 듣게 될 줄이야.
그 덕분에 잔뜩 당황해버린 상황에서, 안 그래도 술에 취해있는데 기사 서약을 당하지 않나… 분위기를 타서 스크롤로 소형화가 되지 않나…
물론 내 계획상으로도 이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탈출을 해야 하긴 했으니, 스크롤 적용은 상호 동의하에 저항을 하지 않았었다.
문제는, 내가 술에 만취해 있었다는 사실과 동물로 변해 버리면 동물로서의 본성이 강해진다는 점이었다.
거기에 나에게 가해진 다수의 패널티까지 합쳐진 결과, 평소보다 느려진 정신력 스탯의 보정을 받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어느새 이솔렛의 배를 핥고 있었다.
이솔렛의 나에 대한 의심을, 한계까지 부풀린 채로.
‘…에휴.’
그리고 그때는, 이미 주변에 용사파티가 있기에 사람으로 돌아가기 꽤나 곤란한 상황이 펼쳐져 있었다.
덕분에 한동안 꼼짝없이 이런 상태로 지낼 수밖에 없었으나…
‘언제까지나 이러고 있을수는 없지.’
그런 생각을 하며 계속해서 복도를 질주해나가던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힘을 모아본다.
– 샤아아아…
그러자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한 별의 마나들.
아무래도 이 고양이 상태에서도 ‘별의 마법’은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나보다.
– 파밧…!
하지만, 이 상태를 계속해서 지속할 생각은 없다. 이러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훼손 당하는 느낌이 든다.
– 츠즈즈…
그렇게 저항력을 발휘하여 단번에 변신 상태를 해제한 나는,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주, 주인니이이임!!”
그 순간, 뒤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같이 가요오오! 같이…”
소리의 주인공은, 애절한 소리를 내고 있는 루루였다.
“따라오지 말라고 전했을텐데. 설마, 못 알아차린…”
그녀가 다치는 것은 원하지 않았기에, 싸늘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던 나는.
“……..”
“뭐야?”
루루가 뛰어오던 것을 멈추고, 손으로 두눈을 가리며 멈춰서기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옷이…”
그러자, 손가락 사이사이로 날 바라보며 자그마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
“아.”
그제야 나는 내가 나체 상태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여, 여여 여기요.”
“음.”
그렇게, 여전히 한 손으로 눈을 가린채 얼굴을 붉히는 루루에게 옷을 건네받은 나는.
“시간이 없으니까… 혼내는건 나중에 할게.”
재빨리 옷을 입고는, 그녀와 함께 복도를 달리며 루루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 건물의 생존자 그룹을 말해봐.”
“어… 그게…”
“빨리.”
내가 긴박한 목소리로 재촉하자, 패닉에 빠져있던 그녀 역시 정신을 차리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일단… 메인 홀에는 용사가 있고, 꼭대기층에는 세레나 씨와 클라나 씨가 생존자 그룹을 이끌고 있어요. 그런데… 저 속도면…”
“다음.”
세레나와 클라나가 이 건물의 붕괴에 묻히는것은, 애초에 여론전을 하기 위한 계획이었다.
물론 교단의 폭탄이 완전히 활성화 되는 시간이 예상보다 빨라지게 된 것은 완전히 예상 밖이었기에, 내가 개입하게 되었다.
세레나가 분명히 정확히 시간을 계산해 두었을텐데, 대체 왜 오류가 난 것일까?
“건물 전체에는… 소수의 마왕군들이 퍼져있어요.”
“그녀석들은…”
“어차피 약해보이는 하급마족들이니 문제는 없겠죠?”
“…..?”
마왕군들 역시 신경쓸 필요가 없다. 애초에 나쁜 녀석들이고, 겨우 폭발로 죽을 녀석들은 아니니.
그런데 지금 루루가 약해보이는 하급 마족이라 한건가? 그 강력한 전투간부들을?
“그리고… 지하에 생존자 그룹이 모여있어요. 꽤 많아요.”
“…쯧.”
지하에 있는 사람들이야 말로 내가 지금 이 상황에 개입하게 된 이유다. 원래 그들은 마왕군에게 수습을 맡길 예정이었는데, 이대로라면 죽도 밥도 안된다.
“그리고 건물의 사방에… 극소수의 생존자들이 퍼져있어요. 이솔렛 씨는 그 분들을 찾아다니고 있고요.”
“탈출을 못했나보지?”
“잔해에 깔리거나… 어린 아이들이거나, 그런 것 같은데…”
루루의 마지막 보고까지 들은 나는, 그녀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가며 그녀에게 명령을 내렸다.
“넌 사방에 퍼져 있는 사람들과 이솔렛을 수습해서 이곳을 빠져나가, 3분 이내로. 네가 지금 부리고 있는 인형들이라면 충분히 끝낼수 있어.”
“…차, 착한일을 하는건가요?”
그러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던지는 그녀.
“용사에게 뭔가를 하려고 말이야… 대충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지?”
“아.”
“로비쪽으로는 사람들을 보내지 마. 본때를 보여줘야 하니.”
그렇게 말하던 내가, 그녀를 따라오던 교단의 인형들이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들며 사악한 미소를 짓자, 그녀가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이러다가 루루가 악에 물드는건 아니겠지? 나중에 인성교육도 좀 시켜줘야겠다.
“그럼, 전 이만… 어라?”
그런 생각을 하며, 로비로 향하려던 나는.
“서, 성녀님이 왜 건물 안에 있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어딘가를 바라보는 루루를 보다가.
“…걘 그냥 냅둬.”
“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걸음을 옮겼다.
“어두워진 이 건물에서 그녀가 거기 있는 건, 다 이유가 있을 테니.”
그렇게 말을 마치고 힐끔 뒤를 돌아보니, 루루가 아리송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이빨을 드러내며 사방으로 교단의 인형들을 보내기 시작한다.
“…녀석.”
덕분에 마왕군들에게 구조 명령을 내려 의심스러운 상황을 만드는 것을 피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녀가 걱정되는건 매한가지였다.
– 타다닥…!
하지만,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기에 애써 시선을 때고 계속해서 달려나간 나는.
– 콰광!!
메인 홀의 입구를 가로막고 있던 잔해들을 걷어차 없앤뒤, 안으로 들어섰다.
“프레이?”
그러자 아리안느의 온갖 방어마법과 최연소 성기사의 방패들에 둘러싸인채로, 바닥에 엎어져 잔뜩 피를 토해내고 있던 루비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고양이 상태일때 얼핏 들었던 클라나의 무전이 사실인 것 같다.
“뭐더냐? 혹시, 대피해 온거냐?”
계속해서 피를 토해서 그런지, 딱봐도 안색이 좋아보이지 않는 그녀를 바라보던 나는.
“설마 내가 널 이곳에 들어오게 해줄거라 생각한 건 아니겠지?”
비틀거리며 고개를 들고는,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하는 루비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뭐… 내 권속이 된다면 생각해볼수도…”
“닥쳐.”
이윽고, 여전히 헛소리를 해대는 그녀의 말을 끊은 나는.
“흐읍…”
심호흡을 하고는.
– 파지이이잉!!
힘차게 검을 휘둘렀다.
– 쿠과과광!!
“…….!!!”
그러자, 일제히 산산조각 나는 아리안느의 방어마법들과 성기사의 방패들.
“네놈…”
그제야 내 의도를 깨달은 마왕은, 살짝 피를 토한 나를 죽일듯이 노려본다.
“작은 복수니까, 거기 얌전히 있어.”
비록 내 검격은 먹히지 않았지만, 낙하하는 잔해들이라면 그녀에게 꽤나 큰 데미지를 줄 거다.
물론 그런 걸로는 죽지 않을 그녀지만, 인간인 상태이기에 고통만큼은 여실하게 느낄것이다.
“프레이… 후회할… 크헉!”
엉금엉금 기어오며 뭐라 말하려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쓰러져버린 마왕을 힐끔 쳐다본 나는.
“시간이 촉박하군.”
재빨리 지하실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검증식에 마침표를 찍을 때가 찾아왔다.
.
– 우우웅…!
“윽…”
한편, 그 시각.
“어, 어쩌지…”
생존자 무리를 이끌고 지하실에 들어왔던 글레어는, 식은땀을 흘리며 방의 중앙에서 회전하고 있는 폭발 마법의 핵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러면… 안되는데…”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상당수의 사람들을 이끌고 1층까지 내려오는데 성공한 그녀였으나.
1층 전체를 잠식하고 있는 강력한 환각 안개는, 그녀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그 때문에 고민을 하던 그녀는, 모든 사람들을 지하의 공간으로 옮긴다는 판단을 내렸었지만.
하필이면, 지하에 교단이 설치한 폭발마법의 핵이 있는 것이 문제였다.
이대로라면, 마법이 활성화 됐을때 무너지는 건물이 아닌 마법의 핵에 휩쓸려 죽게 된 것이었다,
“으…”
폭발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1층으로 가는것은 개죽음이었고, 그렇다고 해서 지하에 머무르는것도 개죽음이다.
그러한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초조한 표정을 짓던 그녀는.
“…꿀꺽.”
마른침을 삼키며, 핵으로 다가섰다.
‘죄송해요… 용사님…’
자신이 핵 안으로 들어가 직접 방대한 마력을 발산해 역으로 핵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자살에 가까운 계획을 머릿속에 그리며 말이다.
‘빚… 갚고 싶었는데…’
그 언젠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선한 눈빛의 용사의 온기를 느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던 그녀는.
“모두들, 물러나세요…”
그런 그녀의 행보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자신에게 다가오던 생존자 무리들에게, 행여나 피해가 갈까봐 손사레를 치며 눈을 질끈 감고.
“으아아아아!”
겁에 질린채, 핵으로 돌진하려 했으나.
– 팅!
“…으악.”
이내 무엇인가에 가로막혀, 이마를 부여잡고 오늘만 세번째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또… 왜…”
이대로 가다간 엉덩이가 남아나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울상을 지으며, 자신을 가로막아선 존재를 확인하려 고개를 들어올린 그녀는.
– 파즈즈즈…
“…..!”
성력으로 가득 휩싸인 방어막이, 핵을 감싸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위험해요.”
어느새 지하실 안에 들어온 페를로체가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비게이션 안내 완료]> 용사에게 도착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앞에 떠오른 알림창.
[ㅍ ]“…..설마?”
그런 절묘한 상황 덕분에, 한순간 페를로체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앞으로 다가서던 그녀는.
– 샤아아아아…
“…….!”
지하실 전체가, 반짝이는 마나로 휩싸이자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 이건!”
성력과는 다른, 그녀가 언젠가 느껴본적 있는 그 힘.
이제는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지는 그날, 시장 골목의 지하감옥을 가득 채웠던 기운과 똑같은 이 반짝거리는 힘은 분명히 용사의 것이었다.
“요, 용사.”
그리고, 그제야 페를로체의 뒤에 누군가가 서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글레어는.
“용사니이이임!!!”
애절하게 소리치며 손을 뻗었으나.
– 샤아아아아…
“빚을…”
이내 그 반짝이는 힘에 휩싸이며 졸음이 몰려오자.
“갚으…..”
힘겹게 말을 이어나가다, 결국 천천히 눈을 감기 시작했다.
– 샤아아…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페를로체의 방어막 위에 덮어 쓰워지는 반짝이는 마나와.
“이…..”
그 언젠가 느꼈던, 따듯한 손길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것이었다.
‘이자… 드려야 하는데…’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린 글레어의 의식이, 완전히 흐려졌다.
.
한편 그 시각.
“…..아.”
프레이가 루비에게 덮쳐지는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은채 건물을 해매다가 글레어에게 구출되었던.
그리고 그 뒤, 글레어의 일행에 합류해 이곳까지 따라왔다가 그녀의 뒤쪽에서 이 모든 광경을 보고 있던 로즈윈은.
“………..”
페를로체가 나타나 모두를 지킴과 동시에 용사가 있는 곳에 도달했다는 시스템 알림이 뜨자, 혹시나 싶은 마음에 품었던 생각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프 ]자신의 눈앞에 떠있는 창을 멍하니 바라보던 로즈윈의 의식이 이내 흐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