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47)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47화(247/524)
Episode 247
제국의 외곽에 있는 한 한적한 건물.
“잠깐 멈추십시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그곳의 입구를 지키고 있던 두명의 경호원이, 비틀거리며 자신에게 다가온 한 여자를 가로막는다.
“으으…”
하지만 경호원에게 가로막힌 그녀는, 작은 신음을 입에서 뱉어내며 억지로 그들을 밀고 들어가려 했다.
“이곳에 온 사유를 말씀…큭.”
“무, 무슨 힘이…?”
물론 그런 여자를 호락호락하게 보내줄 경비들이 아니었지만, 어째서인지 두명이나 되는 그들이 오히려 힘으로 밀리고 있었다.
일반 경비병도 아니고, 클라나가 비밀 은신처에 심어둔 전투원들이 말이다.
“으음…”
그렇게 계속 밀리던 그들이 결국 품에서 무기를 꺼내자, 여자의 눈매가 날카롭게 변한다.
– 덜그럭…!
“”…….!?””
그리고 그 다음순간, 그들이 들고 있던 무기들은 전부 땅바닥에서 구르고 있었다.
“…..나도 그저 연락을 받았을 뿐이다. 내가 몇시간 전에 받은 편지에는, 그저 이곳의 위치만이 나와있었어.”
덕분에 아연실색해 있는 경호원들을 쳐다보던,
술에 만취한 상태인 이솔렛은.
“그래서 사유를 말할 수 없다만.”
술에 취한 와중에도 싸늘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조용히 문을 열고 한적한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음.”
그렇게 건물 안으로 들어선 그녀는, 조용히 주변을 둘러본다.
‘공간 확장 마법이 걸려있군. 아니면 환각 마법이라던가.’
밖에서는 허름하고 작아보이던 건물이, 안으로 들어오니 웅장한 궁전이나 다름없게 변해있었다.
‘역시… 보통 사람은 아니야. 웬만한 떨거지 녀석은 이런 짓을 못한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그런 점에서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인물이 보통사람은 아니라고 추측을 하며 고민에 빠져있던 그녀는, 이내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중얼거린다.
“뭐, 이제 상관은 없지.”
그런 그녀의 표정은, 어느새 깊은 어둠에 잠겨있었다.
“난 이미… 삶의 목적을, 모든걸 잃었거늘.”
그녀가 이곳에 온것은, 정체불명의 편지가 프레이와 관련이 있을 일말의 확률때문이었다.
그것이 아니였다면, 그녀는 이곳에 오지조차 않은채 계속 방에 틀어박혀 있었을 것이다.
“…이쪽입니다.”
“으음.”
그렇게,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이솔렛은 어디선가 나타난 메이드가 자신을 안내하자 퀭한 눈빛을 띤채로 그녀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대기를 해주시면 됩니다.”
“………”
한참동안 묵묵히 메이드의 뒤를 따라가던 이솔렛이 도착한 곳은, 꽤나 정갈하게 꾸며져 있는 대기실이였다.
“후우.”
메이드의 말대로 대기실에 있던 작은 소파에 앉은 이솔렛은, 이내 짧은 한숨을 내쉰다.
– 부스럭, 부스럭…
그리고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던 그녀는, 갑자기 자신의 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들었다.
“………”
그것은 다름아닌, 프레이의 사진과 그의 셔츠였다.
사진은 그의 집에 갔다가 받았던 것이였고, 셔츠는 용사 임명식 사건 당시 그에게 미처 돌려주지 못했던 것이었다.
“우으…”
그때까지 술기운에 만취해 있던 그녀는, 지난 일주일간 그랬듯이 그의 셔츠를 뒤집어 쓰고는 사진을 볼에 댄채 부비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그때 가둬놨어야 했어…”
그렇게 미약하게 남아있던 프레이의 기운과 냄새로 술김에 위로를 하던 그녀는, 갑자기 어두운 표정을 하고는 볼에 부비고 있던 프레이의 사진을 바라본다.
“아무도 못찾게… 모두가 잊어버릴 정도로 깊숙히… 숨겨놨어야 하는데…”
분명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어느새 닳아 있는 사진을 바라보던 이솔렛의 목소리가, 그녀의 표정처럼 점차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유령으로라도 좋으니… 한번만, 한번만 다시 나타나주지 않겠느냐…?”
그러한 상황에서 간절한 목소리로 속삭인 이솔렛은.
“내가 잘 키워줄게… 제발…”
아예 소파에 눕다시피 하며 들썩이기 시작했다.
“성형수술도 시켜주고… 정 안되면 내 사용인으로라도… 그것도 싫으면 동대륙으로 도피를 해서… 한적한 시골에서 살 계획까지 세워놨는데… 집도 봐놨는데…”
그녀의 뜨거운 눈물이 프레이의 셔즈와 사진을 적시고 있었다.
“…훌쩍.”
그렇게 한동안 소파에서 바둥거리던 그녀는, 코를 훌쩍이다가 별안간 눈을 동그랗게 뜬다.
‘누군가… 있다.’
프레이의 셔츠로 자신을 뒤덮고 있었기에 누군지 알 수는 없었지만, 임명식 이후로 더욱더 예민해진 그녀의 기감이 시선을 인지하고 있었다.
‘…역시 날 죽이기 위한 함정인가.’
그렇기에 그녀는, 차게 식은 머리를 굴려보려 했으나.
‘뭐, 이제 상관없는 일이지.’
이내 자포자기 한 상태로 돌아가, 셔츠를 뒤집어 쓴채로 고개를 푹 숙이고는 중얼거렸다.
“누구냐.”
“어…”
그러자 그녀의 귓가에 들려온 떨리는 목소리.
“누나?”
그 목소리는, 너무나 익숙한 목소리였다.
“뭐, 뭐해…?”
환자복을 입고 있는 겁에 질린 표정의 프레이가,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이솔렛의 안에서, 무엇인가가 툭하고 끊어졌다.
.
“도, 도착이다아…!”
“………”
한편 그 시각.
“프, 프레이… 프레이 본다… 에헤헤.”
미호와 함께 마차에서 내린 낮의 세레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미호, 프레이는 괜찮겠지? 많이 아프진 않겠지? 그렇게나 큰 부상을 입었는데 한번도 못 찾아가보다니…”
자신에겐 익숙하지 않은 시골의 풍경과 냄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소를 짓던 그녀는, 이내 떨리는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던진다.
“…저번에 진단했을때는, 상당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니 제발 그만 물어보거라, 인간.”
그런 세레나와는 달리 지긋지긋한 자신의 고향이 생각이라도 난건지 짜증어린 표정을 짓고 있던 미호는, 이내 세레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대체 그 많은 추격조를 어떻게 따돌린건가?”
“응?”
“미행이 붙어있지 않았나. 그 베네르? 베레르? 인가 하는 여자가 붙여놓은.”
그 말을 들은 세레나는, 슬며시 입꼬리를 올리며 속삭였다.
“이젠 없어.”
“…무섭다, 인간.”
그런 그녀의 싸늘한 미소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미호는, 이내 허름한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다. 저기에 프레이가…”
“프레이이이!!”
“…에휴.”
미호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프레이의 이름을 외치며 건물로 달려간 세레나는, 그녀의 얼굴을 확인하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경호원들을 지나쳐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절 따라오시면 됩니다.”
“룰루루~♪”
그렇게 콧노래를 부르며 방금전에 이솔렛을 안내했던 메이드를 따라가던 세레나는, 이내 깊은 생각에 잠겼다.
‘당분간은… 간호만 하면서 보내야지.’
몸이 아픈 프레이를 정성스럽게 간호를 하며, 땀도 닦아주고 맛있는 죽도 쒀준다.
그렇게 힘들때 그의 곁에 있는건 자신밖에 없다는 걸 각인시켜, 그의 사랑을 되찾는다.
자신의 천재적인 두뇌로 몇번을 검산해봐도, 실패할 가능성이 없는 완벽한 작전이었다.
‘그러다가… 그이의 완전히 몸이 회복될 때쯤에 데이트를 신청하자.’
물론 보통 천재였다면 거기서 끝났겠지만, 세레나의 두뇌는 어느새 그 다음을 향해 가고 있었다.
‘데이트의 장소는 외딴 섬. 그곳에서 해수욕도 하고… 온천도 같이 들어가야지… 그러다 밤이되면… 그렇고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서…’
더 이상 계산이 아닌 망상의 영역으로 흘러가고 있는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말이다.
‘지금부터 미리 준비해둬야겠어. 예산은 얼마정도 들지? 온천수가 나오는 섬이 있으려나? 페로몬이 가득한 향수를 개발해 둬야겠어.’
하지만 그녀에게는, 망상조차 현실로 만들어버릴 가공할 두뇌가 있었다.
‘배가 한 3일에서 4일정도는 끊킬만한 폭풍우가 불긴 하려나? 마탑주를 다시 협박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긴 한데…’
그렇게, 한참동안 프레이와의 거사 계획을 세우며 헤벌레 미소를 짓던 세레나는.
‘태, 태교는 어떻게 해야 하지?’
별안간 뇌리에 떠오른, 그 무엇보다도 어려운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이 옷은 어떻게… 아, 그건 저번에 미리 사놨고. 이름, 이름은? 별과 달이 모였으니 밤하늘? 아냐, 그건 너무 길어. 그럼… 밤? 그것도 괜찮…’
– 콩…!
“으익.”
시덥지않은 생각을 하며 걸어가던 그녀는, 갑자기 자리에서 멈춰선 메이드의 등에 이마를 부딪히고 말았다.
“아야야… 응?”
덕분에 찔끔 눈물을 흘리며 이마를 어루만지던 그녀는,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허.”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싸늘하게 바뀌는 그녀의 표정.
“누, 누나… 나… 숨막히는데…”
“못가, 이제 어디도 못가… 프레이.”
메이드가 연 대기실의 문 안쪽에, 천인공노할 장면이 펼쳐져 있었다.
“다시는… 다시는 놓지 않을거다…”
“으븝…”
가녀린 그녀의 약혼자가, 다른 여자의 품 안에 쏙 들어가 있다.
프레이가 연약한 편이긴 했어도 웬만하면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상대가 하필이면 이솔렛인지라 일어난 일이었다.
“프레이… 내가 키워주마. 시골로 가서 행복하게 살자꾸나.”
“자, 잠깐…”
“정 싫으면, 내 집에 숨겨주마. 아니면 그때처럼 내 옷안에 숨어 지내도 되고. 스크롤은 내가 알아서 구해오마.”
“으…”
“그것도 아니면 반란을 원하는 거냐? 네가 원한다면 해보마. 그러니 제발 사라지지…”
그렇게 이솔렛의 품안에 쏙 들어간채 얼굴을 붉히며 어쩔줄을 몰라하던 자신의 예비남편을 보던 세레나는, 이내 조용히 부채를 바로잡는다.
“…까득.”
이윽고 그녀는, 프레이를 품에 쏙 넣은채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보물을 훔친 고블린 마냥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한 이솔렛을 노려보며 방 안으로 들어서려 했지만.
“갸오!!”
“…아얏.”
그 순간, 누군가가 잽싸게 방으로 들이닥쳐 이솔렛을 덮쳤다.
“이러시면 안돼요.”
그 주인공은, 이런 사태를 미리 예견하고 근처에서 대기를 타고 있던 루루였다.
– 스윽…
이솔렛의 품 속에서 프레이를 구출한 다음,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의자에 앉힌 루루는 조용히 프레이의 발가에 엎드린다.
“그르르…”
“흐음…”
그리고는, 그때까지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던 이솔렛을 프레이의 발가에 딱 붙은채로 위협하기 시작했다.
‘역시 저 정도면… 집 지키는 강아지로는 봐줄만 할지도.’
그런 루루를 지켜보던 세레나는, 그녀가 저번에 자신이 한 충고를 잘 받아들이고 있음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으나.
– 폴짝…!
“……?”
이솔렛이 멍한 표정을 지으며 건너편의 의자에 앉은 순간, 루루가 갑자기 프레이의 무릎 위로 폴짝 올라타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로롱…”
프레이의 무릎위에 올라탄 루루가 그 자세 그대로 엎드려 프레이의 품에 안기더니, 자신의 볼과 머리를 그의 배에 부비적 거리기 시작했다.
“뭐지? 뭔가 까끌까끌 한데…”
그녀의 머리가 배어 스칠때마다 느껴지는 까끌까끌한 느낌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프레이는, 이내 루루가 배를 까고 들이눕자 자연스럽게 그녀의 옷 안에 손을 넣어 배를 어루만져주기 시작했다.
“….멍♥”
행복한 표정을 짓던 루루가 프레이를 올려다보며 의도가 다분한 강아지 소리를 내자, 세레나의 표정이 다시 싸늘하게 변했다.
[히든 퀘스트: 세레나의 종속의 저주 제거]<미션: 오늘 하루, 세레나와 데이트를 진행>
[진행률: 20%]“음?”
그 순간, 프레이의 눈 앞에 그러한 미션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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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 시각, 용사파티 임시 집결지.
“모두,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너진 본부 대신 천막에 모인 용사파티의 일원들은, 맨 앞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베네르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럼, 여러분들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예고도 없었던 급작스러운 호출에 당황해 하던 모두는, 베네르의 진지한 표정에 조용히 그녀의 말에 집중을 하기 시작한다.
“프레이가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베네르가 폭탄 발언을 던졌다.
“그렇기에,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덕분에 충격에 빠진 천막 속에서, 베네르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상당히 위험한 일이기에 자원을 받겠습니다.”
벌써부터 눈을 빛내고 있는 아리안느와 아리스를 바라보며 말이다.
“오늘, 저와 함께 프레이 습격 작전을 실행하실 분은 손을…”
“와아!!!!”
하지만, 가장 먼저 손을 든 것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역시 대단하군요!!!”
“성녀님?”
천막을 활짝 열어젖히며 나타난 페를로체가, 온몸에 붕대와 반창고를 붙힌채 손을 활짝 들고 있었다.
“제가 선두에 설게요!!”
그녀의 눈이, 일주일 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짜증나는 베네르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