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49)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49화(249/524)
Episode 249
“…으윽.”
혀를 길게 내밀고 있던 미호는, 프레이가 자신에게 한 발자국 앞으로 다가오자 질끈 눈을 감는다.
살면서 키스는커녕 마을 주민들에게 신성시되느라 연애조차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그녀에게는, 가장 싫어하는 사람인 프레이와 혀를 섞어야 한다는 것이 꽤나 곤욕이었다.
“으으…”
하지만 프레이에게 여우구슬로 생명력을 제공해 주는 대신에 루루가 구해오는 악인들에게서 정기를 흡수하기로 계약을 맺은 그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동안 자신이 모은 여우구슬은 전부 프레이에게 줘버렸고, 그 덕분에 완전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십여년간 모아왔던 정기들을 다시 모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이 계약은, 사실 미호에게 있어서 꽤나 좋은 조건이었다.
루루는 약속대로 어째서인지 어디선가 계속 눈이 흐리멍텅하게 풀린 악당들을 주기적으로 데려왔고, 그런 이들에게서 뽑는 정기는 새벽 이슬에서 얻는 정기와 질적인 면에서 차원이 달랐다.
‘내가… 한낱 인간 때문에…’
그래서 내심 만족하고 있던 미호였지만, 역시나 프레이와 혀를 섞을 순간이 다가오자 혐오감이 든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츄릅.”
‘난 위대한 전사란 말이다… 인간의 노리개가 아니야…!’
그리고 그 표정은, 프레이의 혀가 자신의 혀에 들어올때까지도 계속되고 있었다.
– 콱…!
“케흑?”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프레이가 그녀의 목을 움켜쥐었다.
마치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부러트리듯이, 거칠고 우악스러운 느낌이었다.
“읏, 으으…”
그 덕에 순식간에 뒤에 있던 벽에 부딪힌 미호는, 프레이의 팔을 잡고는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뭐, 뭐지?’
하지만, 놀랍게도 프레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여우 영물인데다 훈련받은 전사였기에 성인 남성 9명 정도는 가볍게 제압이 가능한 그녀였지만, 어째서인지 가녀리고 병약한 프레이에게 목을 잡히는 것 만으로도 완벽하게 제압을 당했던 것이다
“표정 펴.”
“케, 케헥… 뭐?”
“봉사를 하는 주제에 그딴 표정을 짓고 있으니 심히 불쾌하군.”
덕분에 저번의 노예시장에서 그에게 목을 잡힌 트라우마가 떠올라 천천히 겁에 질려가던 그녀는, 프레이가 그렇게 말하며 손에 힘을 주자 다급히 표정을 바꾸었다.
“…그래, 이제야 보기 좋네.”
그런 그녀를 기특하다는 듯이 내녀다보던 프레이는, 이내 목에서 손을 잡고 그녀의 턱을 잡고 올리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한번만 더 표정을 찡그리면, 그때는 죽여버릴거야.”
“하, 하하…”
인간의 겁박에 두려움을 느낄 그녀가 아니었지만, 프레이의 그러한 발언에 왠지 모르게 온몸의 털이 곤두서버린 미호는 창백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 죽여버릴… 거야…’
속으로는 자신을 더럽히는 프레이를 증오하는 동시에, 아직도 남아있는 자신의 목을 움켜쥐는 느낌에 두려움을 느끼면서 말이다.
‘…깨물어 버릴까?’
그러던 미호는, 문득 이 상태에서 프레이의 혀를 깨물어 버리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다.
물론 의학 지식이 많았기에 그걸로는 그를 죽일 수 없을 뿐더러, 옆에서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루루에 의해 즉시 제압당할 것을 미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그에게 거칠게 유린을 당할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그편이 나을듯 싶었다.
분명 루루는, ‘프레이 님이 어떤 행동이나 애정 행각을 보여도 겸허히 받아들이라’ 말했었다.
그리고, 최근 실리는 신문 기사들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마음에 든 이를 항상 거칠고 강압적인 방법으로 성노예로 만들어 왔다고 한다.
‘시, 싫어…’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어느새 프레이는 강하게 자신의 팔을 두 손으로 잡고 벽에 밀어붙이고 있었다.
– 스륵…
그렇게, 결국 그녀의 입 안으로 프레이의 혀가 들어왔다.
‘최악이야…’
그런 상황에서 미호는 앞으로 자신이 무슨 일을 당하게 되는 것일까, 얼마나 험하게 굴려지고 어느정도로 망가질까, 고향의 어른들을 볼 낯이 있을까 같은 생각들을 하다가, 눈에서 찔끔 눈물을 흘리며 눈을 감았다.
“츄릅, 츄릅…”
그렇게, 미호의 혀와 프레이의 혀가 섞이기 시작했다.
“…으븝?”
눈물까지 맺은채로 파르르 떨던 미호가, 살짝 고개를 갸웃거린다.
‘뭐지?’
그녀가 생각했던 거칠고 우악스러운 능욕은 없었다. 오히려 부드럽고 상냥함이 느껴질 지경으로 조용하고 얌전했다.
– 꾸욱…
하지만 자신을 벽으로 짓누르던 프레이의 손은, 아까보다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뭐, 뭔데 이거…’
잠시 후면 프레이의 손이 자신의 옷 안으로 들어와 이곳저곳을 탐닉할거라는 예상이 빗나가자, 미호는 눈에 띄게 당황해 있었다.
– 츄릅…
그런 와중에도, 프레이의 부드럽고 상냥한 혀놀림은 계속되고 있었다.
“으힉…”
자신이 모은 여우구슬의 정기가 그와 자신의 혀 사이에서 녹아 그에게 빨려들어가는 느낌과, 프레이의 테크닉이 합쳐져 아찔함을 느끼던 미호는, 이내 자신의 손을 손톱으로 긁어 정신을 차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왜, 왜 기분이 좋은건데…?’
그녀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프레이와의 키스는, 생각외로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
‘대체 왜? 어째서?’
– 츄르릅…
‘…..?’
덕분에 어안이 벙벙해 하던 그녀는, 어느새 자신이 혀를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의 칩입에 혐오감을 느낄때는 언제고, 자기 자신이 직접 그의 혀에 자신의 혀를 옭아 매고 있었던 것이었다.
‘바, 발정기인가? 아직 주기가 아닐텐데?’
그런 상황에서, 어느새 자신의 꼬리들이 움찔움찔 거리며 프레이를 슬그머니 감싸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미호는 얼굴을 붉히며 생각에 잠긴다.
‘아닌가? 계산을 잘못했나?’
그런 그녀는, 이제는 프레이의 키스가 달콤하다고 까지 느끼고 있었다.
“푸하…”
그렇게 한참동안 전례없는 치료를 이어나가던 그녀는, 프레이가 그녀에게서 고개를 떼자 순간적으로 아쉬운 감정을 품는다.
“흠.”
하지만,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던 프레이의 눈빛은 싸늘하기만 했다.
“겨우 이것밖에 안되나?”
“네?”
“생명력이 충분하지 않잖아.”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목을 다시금 살며시 부여잡은 프레이는,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속삭인다.
“죽기 싫으면 앞으로도 열심히 정기를 모아야 할거야.”
“아, 알겠… 어요…”
“넌 내 생명력을 보충해주는 도구일 뿐이야. 그 역할을 못다하면, 버려질 수밖에.”
“네, 네에…”
“그래, 그래야지. 그럼… 흠?”
역시나 프레이는 무섭다고 생각하며 꼬리를 시무룩하게 내리던 미호는, 그가 자신의 팔에 시선을 돌리자 흠칫 놀란다.
“………”
그녀의 팔에는, 프레이의 빨간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흐음…”
“으익!”
그녀의 팔을 자신의 쪽으로 잡아 끌고는 조용히 그 자국을 살펴보던 프레이는, 이내 씨익 웃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 흔적이니, 영광으로 여기도록.”
“윽.”
그 말을 마친 프레이는, 사악하면서도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미호의 팔을 그녀의 가슴에 붙인채 벽으로 밀어버리고는 자리를 떠났다.
“”……….””
그리고, 한동안 적막이 흘렀다.
– 두근, 두근…
프레이에게 벽에 밀쳐진 미호의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뭐, 뭔데 이거.”
프레이가 자신이 예상했던 대로 쓰레기같은 행동과 발언을 했음에도, 그의 미소가 어른거리는 알 수 없는 상황에 미호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쭈그러들어 있었다.
‘…뭐지?’
그리고 그건, 프레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까부터 뭔가 이상한데…?’
창가에 기댄채 멍하니 밖을 바라보고 있던 그의 표정이, 혼란스럽게 변해있었다.
이솔렛의 걱정을 낮추기 위한 대응 방안으로 매도를 선택했을때는 미처 몰랐지만, 그때부터 자신이 평소와는 살짝 달랐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프레이의 인생에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과 충동들이, 그를 계속해서 부추기고 있었다.
.
프레이가 심란한 표정으로 창가를 내다보기 몇시간 전의 이른 아침.
“흐음…”
임명식에서 먹은 로즈윈의 회복포션과 페를로체의 성력, 그리고 낙하하는 건물 잔해와 글레어에 의한 뿔의 파괴로 녹초가 되어 있던 루비는, 다시 병원에 입원에 있었다.
“……..”
몇달전에도 지냈던 병실에 다시 들어온 루비는, 이제는 익숙해진 천장을 어두운 눈빛으로 응시한다.
“와! 전 오늘이 퇴원이네요!!”
“…드디어.”
그러던 그녀는 자신의 옆자리에서 일어난, 용사파티의 천막에 들이닥치기 몇시간 전의 페를로체를 바라보며 지겨운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드디어 가는군.”
무슨일인지 자신처럼 치명상을 입은 그녀는, 기회만 있으면 루비에게 성력을 쏘아대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었다.
악의적인 공격이 아닌, 멍청하면서도 순수한 페를로체의 ‘치료 행위’였기에 ‘위선자의 길 시스템’은 그녀에게 반격의 기회를 주지 않았고, 당연하게도 이의제기를 하는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성력을 받아 몸이 안좋아지는 특이체질은 이 세상에 없었기 때문이였다.
물론 마족들이라면 이야기가 달랐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마족이라고 공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
“으힉, 윽…”
그 덕분에 온몸에 붕대를 감은 페를로체에게 마지막으로 정성껏 성력을 받은 루비는, 그녀가 방을 나서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특수 시스템에서 알림이 왔어요.]그녀의 시야 앞에 불투명한 창이 떠오른 건, 바로 그 순간이었다.
[프레이 라온 스타라이트의 시나리오가 갱신됐습니다.]{용사 임명식} -> {데이트}
그 알림을 본 루비의 표정이, 급격히 썩어들어가 시작한다.
“데이트라니… 복에 겨웠군.”
한참을 못마땅하게 천장을 쳐다보던 그녀는, 이내 싸늘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언제 ‘조력자’ 라는 존재를 만들어낸거지? 그날 내가 패널티를 받았을 때부터 계획하고 있었나?”
‘조력자’의 존재는 마신조차 모르는 일이었다. 자칫하면 판국을 바꿀수도 있는 그러한 중대사항을 오랫동안 모르고 있었던 것은, 그녀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렇기에 패배라는 가능성 자체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저 프레이를 어떻게 굴복시킬까, 만약 굴복하지 않는다면 어떤 방식으로 꺾이게 할까 고민하던 그녀는, 처음으로 패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긴장하게 되었다.
“…그래봤자, 결국 내가 이기겠지만.”
하지만, 긴장을 했다고 해서 그 오만함까지 날아간 것은 아니었다.
물론 근거 없는 오만함은 아니었다.
몇번이나 중첩된 패널티, 수없이 누적된 데미지,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조력자의 출연에도 그녀는 여전히 세계 최강이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이 순간에도, 제약이 없었다면 그녀는 여전히 손가락 한개로 세상을 불태워버릴 수 있었다.
“네 데이트의 상대는 세레나겠지…?”
게다가 그녀는 세계 최강의 천재인 세레나의 영혼을 인질로 잡고 있었다.
비록 임명식 사건에서는 세레나가 부진했지만, 그녀의 설명을 들어보니 그것은 자신과의 계약을 모르는 낮의 세레나에게 억지로 명령을 내리느라 나온 결과였다.
이미 시행착오를 한번 겪었으니, 두번의 실수는 없다.
다만, 마왕도 호락호락하진 않았기에 자신에게 해명을 하는 세레나의 말에서 수상함을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뭐, 그럼…”
그렇기에 루비는 결심했다.
“…데이트를 망쳐줄 수밖에.”
이번 시나리오인 ‘데이트’ 이벤트를 이용해, 감히 자신을 능멸하려 든 세레나에게 벌을 주고, 그와 동시에 프레이를 철저히 고립시켜버리자고 말이다.
물론 현재 자리에 누워있는 그녀가 직접 나설 수는 없었다. 하지만, 외곽에 꼭꼭 숨어있던 프레이를 일주일간 자신의 색적마법으로 찾아낸 뒤에 베네르에게 그 위치를 슬쩍 흘리는건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것은.
[특수 기능 – 공격 스킬 목록]– 악인화 LV MAX (100000pt)
시스템의 능력으로, 이번 시나리오 동안 대상을 극악무도한 악인으로 만듭니다.
그녀가, 시스템의 특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용사와 마왕이 서로의 정체를 파악하게 되어 서로에게 ‘특수 스택’이 쌓이는 순간 해방되는 이 특별한 시스템은, 원래대로라면 2학년이 시작될때부터 활성화되어 본격적인 전쟁을 개시하게 만들지만.
며칠전에, 마신이 몰래 그녀의 시스템을 해방시켜 주었었다.
즉, 루비는 조금 더 빠르게 ‘특수 기능’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 이건 정당 방위야, 저쪽에서도 수를 썼으니 이 정도 개입은 인과율에 어긋나지 않겠지.
“흠?”
– 아, 그건 그렇고… 최연소 성기사에 대해서 네가 알아둬야 할게 있는데…
최근 꿈에 나타나 복잡한 이야기를 한 왠지 모르게 상당히 긴장한 상태이던 마신의 말로는, 저쪽에서도 개입을 했으니 정당방위라 하던데…
사실 루비는, 그런 복잡한 이야기는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오직, 아름다운 것이 자신에 의해 망가지고 무너져 내리는 꼴을 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그녀의 눈에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바로 프레이였다.
그렇기에 루비는, 그가 망가지고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색으로 물들여지는 것을 보고 싶었다
루비의 행동원리는, 오직 그것 뿐이였다.
※주의: 대상이 너무 선할시, 악해지는 정도에 한계가 생깁니다. 하지만 그럴 확률은 매우 적으니…
“지금까지는 그저 연기를 해왔겠지, 프레이.”
길게 늘어저 있던 유의사항과 경고문을 귀찮다는 듯이 치워버린 루비는,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번에 너는, 진심으로 악행을 하게 될거다.”
그가 평소와는 다르게 진심으로 선을 넘는 악행을 저질러 버리고는, 좌절하고 절망하며 피폐해지는 모습이 그녀의 머릿속에 선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구매 완료]“…내 밑에 깔렸을때, 네가 어떤 표정으로 울지 기대가 되는군.”
그렇게 대량의 포인트를 사용해 디버프를 적용한 루비는, 삼중으로 짜놓은 작전의 결과로 인해 바닥의 바닥으로 떨어져 홀로 남게 된 프레이를 어떻게 요리할까 고민하며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철저히 고립시켜 주마… 프레이.”
그녀의 눈이, 루비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
그로부터 몇시간 뒤.
“이따위 옷을 입다니, 공작 영애로서 부끄럽지도 않은건가?”
“흐익? 어? 어라?”
“가만히 있는것조차 못하나보군. 역시 당신은 약혼자 실격이야.”
프레이는, 냉랭한 표정으로 눈앞에 있는 세레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 스륵, 슥…
하지만 그의 손은, 데이트에 너무 신난 나머지 너무 과한 복장을 입어버린 그녀의 옷을 여며주는 중이었다.
“…칠칠치 못하긴.”
그 말을 들은 세레나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