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82)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82화(282/524)
Episode 282
“프레이?”
“어, 으응. 세레나.”
한동안 굳어있던 머리가, 세레나의 손길이 내 볼에 닿고 나서야 돌아가기 시작한다.
“그, 어… 그러니까…”
아니, 돌아가긴 하는데 억지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세, 세레나. 이거. 이거 먹어.”
마치 기름칠이 덜 된 태엽을 억지로 돌리듯이 사고를 속행한 결과, 나는 어느새 품에서 달빛 결정을 꺼내 그녀에게 건내고 있었다.
“이게 뭐죠?”
“우, 우리의… 사랑의 결실?”
“어머.”
내가 고장난 기계처럼 삐그덕거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세레나는 입을 슬며시 가리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답한다.
“당신과 저의 사랑의 결실은, 여기 있는데요?”
그리고는, 부드럽게 자신의 굴곡있는 아랫배를 쓰다듬는 그녀.
“후후.”
그러더니 내 손을 잡은 그녀가, 조용히 내 손을 잡고 자신의 아랫배에 올린다.
– 스윽, 슥…
“당신의 씨앗을 품은 제 배가 느껴지시나요?”
– 꾸욱…
그러더니, 손에 힘을 주어 자신의 아랫배를 움켜쥐게 만든 그녀는 이내 눈웃음을 치며 조용히 속삭였다.
“아빠가 된걸, 축하해요?”
그 말을 들은 나는, 할말을 잃고 멍하니 그녀를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 스륵…
내 손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부드러운 아랫배가, 유난히도 뜨거운 것 같다.
“간지러워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천천히 쓰다듬자, 내 목에 얼굴을 파묻고는 배를 문지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그녀.
“아니, 어쩌면 당신 때문이 아닐수도?”
“아, 어어…”
그 말에 식겁한 내가 다급히 그녀의 배에서 손을 때려하자, 세레나가 피식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다시 아랫배에 가져다댄다.
“농담이에요.”
“노, 농담?”
“네, 배란만 완료된 상태거든요. 애초에 아직 일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기도 하고.”
그렇게 말한 그녀는,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날 바라본다.
“저번에 제가 배란 마법을 배웠다고 했잖아요? 그때는 당신의 씨앗을 품기 위해 배란을 완료한 상태였어요.”
“그랬… 었지.”
“뭔가요? 설마 너무 격렬해서 기억도 잘 안나는 건가요?”
“그, 그건 아니고…”
“혹시 그런건 상관도 없었다거나?”
그렇게 말한 세레나가 고개를 갸웃거리기에, 나는 다급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짐승.”
“………”
“사실이잖아요, 하도 짐승처럼 해대셨기에 며칠동안이나 가득 찬 씨앗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계속 다리를 오므리고 있었다고요. 다리가 저려 죽는줄 알았어요.”
그녀가 작정하고 엄선한, 계속해서 나를 자극하는 말 때문에 얼굴이 빨개지려한다.
그런 상황에서 겨우 정신을 차린 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을 건내려 했으나.
“괜찮겠어, 세레…..”
“자, 여기요.”
내 손아귀에 들려있던 달빛 결정을 받아든 그녀는, 조용히 얼굴을 붉히며 자신의 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내 빈 손아귀에 쥐어주었다.
“이건…”
“뭔진 모르겠지만 선물인것 같으니, 저도 드려야죠. 받기만 하는 아내는 되기 싫어요.”
그 말을 듣고 내 손을 조용히 바라보던 나는, 이내 할말을 잊었다.
“마음에 드나요?”
내 손에는, 임신 테스트 마도구가 들려있었다.
“오늘따라, 자주 멍해지시네요?”
빨간색 두줄이 내 시야에 들어와 있는데, 남자로서 어떻게 제정신으로 있을까?
“그, 낮의 세레나는 어쩌고? 이걸 속일수가 있나?”
덕분에 한참을 멍하니 있던 내가 그렇게 물으니, 세레나가 머리를 긁적이며 답한다.
“글쎄요, 일단 마법을 걸어두긴 했어요.”
“무, 무슨 마법?”
“막 수정한 상태 그대로 잠시 멈춘 채, 그대로 제 뱃속에 품고 있는 마법을요. 헌데, 이게 좀 애매하네요.”
“애, 애매해?”
아까부터 정신이 없는 내가 조심스러운 손길로 그녀의 어깨를 잡고 천천히 의자에 앉히니, 세레나가 날 바라보며 말한다.
“임신을 해보는건 당연히 이번이 처음이라, 이 마법을 개발하는게 살짝 늦었거든요. 그래서 제때 마법을 잘 건건지 모르겠네요?”
“아…”
“제대로 걸렸으면 해주 마법을 사용해 임의로 조절을 할 수 있지만, 만약 제대로 안걸렸다면… 어느새부터 갑자기 배가 부풀어 오르겠죠?”
그렇게 말한 세레나는, 기쁨과 걱정이 섞인 내 얼굴을 바라보며 피식 미소를 짓는다.
“절대복종마법은 뒀다 어디에 쓰려고요. 만일 그런 일이 생기면, 의식을 하지 마는 동시에 아랫배를 소중히 여기라 명령을 내리면 되잖아요?”
“………”
“그리고, 주변의 시선을 숨길 방법도 얼마든지 있어요. 환각 스크롤을 사용하면 아주 간단… 프레이?”
이윽고 술술 해결책을 말하던 그녀는, 내 굳은 표정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뜬다.
“넌 당분간 집에 있어. 내가 어떻게 해서든…”
“프레이.”
그러던 그녀는, 내가 식은땀을 흘리며 그렇게 말하자 내 손을 부여잡고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제가 아무 생각도 없이 이런 짓을 벌인 것 같나요?”
“…그러면?”
“전부 다 계획하에 한 일이고, 각오도 했어요.”
그렇게 말한 그녀의 손에서, 힘이 느껴진다.
“그날 밤이 찾아오기 며칠전에, 전 이미 페를로체에게 이야기를 들은 상태였어요.”
“아…”
“네번째 시련을 극복하려면, ‘예방 주사’를 맞춰야 한다면서요?”
그렇게 말한 그녀의 인상이 찌푸려진다.
“역시 짐승같은 당신을 저 혼자 감당하는건, 무리인 걸까요?”
“…세레나.”
“솔직히 말하면, 진짜진짜 싫어요. 당신과 법적인 아내는 저 하나뿐인걸요. 터놓고 말하면, 당신을 평생 독점하고 싶어요.”
내 손을 잡은채 여과없이 그렇게 말한 세레나는,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하지만 그건, 제 이기심이겠죠? 당신같은 사람을 독점하다니 그건 못할 짓이에요.”
“세레나, 네가 원한다면…”
“…세번째 시련을 본 이후부터 어렴풋이 하고 있던 생각이였어요.”
그렇게 말한 그녀는, 살짝 죄책감 어린 표정으로 날 보기 시작했다.
“모두를 위해서 그렇게나 희생을 해왔고, 또 해가고 있는, 어릴때부터 행복을 뺐긴, 그러면서도 그저 소소한 행복을 원했던 당신이잖아요?”
“……..”
“그런 당신을 저 하나 행복하겠다고 독점하는건, 당신에게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피엔딩이 아닐거에요.”
“세레나.”
“당신이 원하는건, ‘우리 모두’의 해피엔딩이잖아요?”
그 말을 들은 나는,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는 느낌이었다.
“설마 아직도, ‘이 세계의 해피엔딩’만을 바라시고 있었던 건가요?”
“아, 아니… 아니지.”
“해피엔딩에는 당신도 포함되어야 해요. 우리 모두의 해피엔딩을 만들어 나가는 거에요.”
그렇게 말한 세레나의 눈에는, 살짝 눈물이 고여있었다.
“그래도 이기적인 저는, 끝까지 당신을 독점하는 아내가 되고 싶었지만… 이제 ‘명분’도 생겨버렸으니 어쩔 수 없네요.”
“네, 네번째 시련 말이야? 그건…”
“불확실한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잘 아시잖아요.”
그렇게 말하며 다시 미소를 지은 세레나는, 내 팔을 붙잡으며 속삭인다.
“제가 위험을 무릅쓰고 지금 ‘수정’을 한건, 마법을 연구하기 위함도 있었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수정란의 활동을 일시중지하는 마법이요. 임신도 안해봤는데 그걸 어떻게 만들겠나요? 마법의 천재인 이리나도 그런건 못해요.”
“그럼…”
“설마 그 많은 사람들을 한번에 임신시키려 했던 건가요? 진짜 짐승이네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내 입술을 핥은 그녀는, 눈웃음을 치며 말을 덧붙인다.
“당신을 곁에서 도울 조력자들이 전부 리타이어가 되면 안되잖아요. 그럼 계획에 차질이 발생해요. 그래서 마법을 연구한거에요.”
“그럼…”
“마법은 제가 가르칠테니, 누군가가 당신의 씨앗을 품으면 모든 일이 끝날때까지 안에 보관하고 있게 하세요. 그래도 그녀들은 충분히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게 될테니.”
그렇게 말한 그녀는, 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덧붙였다.
“첫번째 임신은 저에요. 그것만은 그 누구에게도 양보 못해요.”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으, 으음.”
자기도 모르게 숨은 본심을 말해버린 그녀의 얼굴이, 천천히 달아오른다.
“그리고 이왕이면, 정실도 저로…”
잠시 내 눈치를 보다, 얼굴을 붉히며 뭐라 중얼거리던 세레나는.
– 와락…
“…어머.”
내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를 번쩍 들어 안자, 수줍은 표정을 짓더니 조용히 내 허리에 다리를 휘감으며 속삭인다.
“그날 밤에 가장 만족했던 순간이, 이거였는데.”
“사랑해, 세레나…”
그런 그녀의 배에 살짝 볼을 부비며 그렇게 말하니, 얼굴을 붉히며 책상에 앉은 그녀가 내 머리를 천천히 잡고 끌어당긴다.
“여기에 생명이 들어있어요, 프레이.”
“응.”
“지금은 잠시 정지해있고, 마법을 건 타이밍이 늦어 정지해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쨋든 생긴건 확실하다고요.”
이윽고 조심스레 자신의 배에 내 볼을 밀착시키며, 그렇게 속삭이는 세레나.
“각오는 됐어요. 무슨 수를 써서든 살아남을게요. 이제 홑몸이 아니니까요. 제 능력은 아시죠? 함부로 목숨을 던지거나 고통을 받는 일은 절대 없을테니, 부디 안심…”
“…쪽.”
“하읏!?”
그런 세레나가 너무 사랑스러워, 조심스레 아랫배에 키스를 날리니 그녀가 파르르 떤다.
“역시, 나만 독점하고 싶은데…”
이윽고, 아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그녀.
“셋째까지는 제가 먼저 낳으면 안될까요? 아, 아니… 아무튼 제가 가장 먼저 임신한거 잊지 마세요? 네?”
그런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니, 그녀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하기 시작한다.
“능글맞은 비둘기와 버릇없는 고양이, 강아지 수인과 혼기 지난 노처녀보단, 역시 제가 낫지 않나요?”
“어, 으응…”
“뭐, 서열정리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러니, 남은 방학동안 푹 쉬세요…”
그렇게 말하며 허리에 휘감고 있던 다리를 조이던 그녀는, 이내 부채로 얼굴을 살짝 가린채 시선을 살짝 옆으로 돌리며 속삭였다.
“…여보.”
아무래도, 세레나는 나와 혼자 있을때마다 이럴 작정인가 보다.
“후우…”
갑작스러운 소식에 대한 걱정, 두려움, 기쁨, 환희가 한데 섞여 여전히 얼떨떨 하긴 하지만.
– 츄릅.
“…하윽.”
그래도, 왠지 모르게 심장이 뜨거워지는 기분이다.
‘이유가 또 하나 늘었네.’
아리아와 세레나 만큼은, 어떻게든 지킬거다.
반드시.
.
“…진짜, 짐승.”
“으흠.”
자신의 아랫배에 살짝 묻은 침을 얼굴을 붉히며 어루만지던 세레나는, 이내 손에 들고 있던 달빛 조각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래서, 이걸 삼키면 되는 건가요?”
“응. 뭐하면, 물이라도 가져다 줄…”
“됐어요, 제가 만지니 부드러워지는걸요. 아마,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졸지에 예비 아빠가 되어버린 프레이가 눈에띄게 허둥지둥거리자, 세레나는 뭐가 그리도 웃긴지 큭큭 웃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그럼, 삼킬게요?”
“…그래.”
별것도 아닌 일에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서로 얼굴을 붉히는 소년과 소녀.
아직 이 모든 일이 어색하기만 한 둘은,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풋풋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하읍.”
그렇게 한참동안 달빛 결정을 주물럭거리다, 조용히 입에 문 그녀.
– 샤아아…
그러자, 그녀의 입 안에서 달빛 기운이 녹아내리듯 퍼져나간다.
– 오물오물…
그것이 마냥 신기한건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오물거리던 그녀는.
“…꿀꺽.”
이내 눈을 지긋이 감고 조용히 입 안에 가득 머금고 있던 기운을 삼킨다.
“베에…”
잠시 후, 눈웃음을 치며 혀를 내미는 그녀.
“어, 어땠어?”
그 모습에서 자신도 모르게 몇주전의 일이 연상해버리고는 슬며시 시선을 돌린 프레이가 그렇게 묻자, 세레나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채로 속삭인다.
“색깔은 달빛이었는데, 속에 있던건 별의 기운이던데요? 은색으로 반짝거리기도 하고, 그리고…”
“응, 그건 나도 느꼈…”
“…당신이랑 비슷한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 말에 프레이가 멍한 표정을 짓자, 그녀는 입을 손으로 가리며 속삭인다.
“농담이랍니다.”
그제서야 허리에 감고있던 다리를 푼 그녀는, 빨개진 얼굴에 부채질을 하며 중얼거린다.
“머리가 매우 맑아지는 느낌이에요.”
“진짜로?”
“네, 뭔가 핑핑 돌아가는 느낌? 똑똑해지는 느낌? 잘 설명은 못하겠지만, 아무튼 그런 느낌이 들어요.”
안 그래도 최대치로 똑똑한 세레나가 저 상태에서 더 똑똑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잠시 생각해보던 프레이는, 이내 조용히 시선을 방문으로 돌렸다.
“아까부터 불청객들이 잔뜩 있네요? 누굴 습격이라도 하려나봐요?”
“신입생들이겠지, 뭐.”
“제가 같이 도와드릴까요? 본때를 보여줄수도…”
“그러지 마. 그러면 안되는거 잘 알잖아.”
여전히 얼떨떨한 기분을 정리하며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나설 채비를 하자, 세레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작별인사를 했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
“그래, 너도 한동안 푹 쉬어. 세레나.”
그러자 마찬가지로 미소를 지은 프레이는, 이내 조심스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좋아… 계획대로.”
문이 닫힌 순간, 자신의 아랫배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쓰다듬으며 자신의 말버릇을 말한 그녀는.
“이대로만 가면… 정실부인은 당연히 나…”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리기 시작했으나.
“꾸우우!”
“……?”
자신의 올빼미가 갑자기 방 안으로 날아들어오자, 조용히 고개를 갸웃거렸다.
“빼미야? 왜 그래?”
“꾸우우우우!”
녀석의 다리에는, 방금 막 배포되기 시작한 신문이 들려져 있었다.
“무슨 소식이길래…”
자신이 명령했던 검은 고양이 인형 감시마저 멈춘채 가지고 온 소식이 무엇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녀는.
“…….”
이내, 싸늘하게 굳은 표정을 굳기 시작했다.
[이솔렛 아르함 바이워크, 프레이와 스캔들… 충격.]– 가족의 의미는 ‘양아들’인가, ‘남편’인가.
[클라나 제 3황녀, 맹약의 철회는 불가능하다 밝혀.]– 여전히 프레이는 내 청혼자, 이미 마법으로 얽혀있어…
[순백의 성녀, 사실 칠흑의 성녀?]– 측근이 밝힌, 그녀와 프레이의 비밀…
누가봐도 수상하게, 스캔들 기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졌기 때문이었다.
“빼미야.”
“꾸.”
한참을 차가운 표정으로 기사를 내려다보던 그녀는, 이내 나지막한 목소리로 빼미에게 속삭였다.
“미호에게 연락해. 오랜만에 탐정 노릇좀 하자고.”
“꾸!”
“그리고…”
조용히 자리를 정리하던 그녀는, 실로 오랜만에 무시무시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친위대에게도.”
“꾸우!”
“아까는 빈말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정말로 머리가 잘 돌아가는 느낌이야.”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눈동자가, 달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
“…음?”
프레이가 문을 열자, 바로 앞에 서있던 로즈윈이 그의 시야에 들어온다.
“모두, 모두한테… 씨앗…..”
“저기.”
“…아.”
죽은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뭐라 중얼거리던 그녀는, 프레이가 천천히 입을 열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다.
– 파지지지직…
“으으…”
그리고 그 순간, 시스템에 의해 천천히 뒤로 밀려나는 로즈윈.
밀려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봤음에도, 그저 인상만을 지으며 뒷걸음질을 하게 된 그녀였다.
“위, 위험…!”
그 모습을 지켜보던 프레이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자신에게서 거두자, 다급히 뭐라 말하려던 그녀는.
“저기요!”
“응?”
“따라오세요! 어서 여기서 벗어나야 해요!”
그의 옆에서 불쑥 나타난 글레어가 갑자기 프레이의 손아귀를 잡아채고 어디론가 질질 끌고가자.
“꼬맹아, 날 어디로 데려가는…”
“제가 지켜드릴게요!”
“뭐? 그게 무슨…”
그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조력자 시스템 ‘소유자’는, 네번째 시련의 영향에서 자유로우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력자 시스템 ‘조작자’는, 네번째 시련의 유일한 도우미 입니다.]그런 그녀의 앞에, 달빛 시스템 창이 둥둥 떠나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