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86)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86화(286/524)
Episode 286
– 다그닥, 다그닥…
달빛이 유난히도 밝은 달밤, 마차 한대가 제국의 길가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
제국의 번화가를 지나치는 마차치고는 꽤나 평범하고 흔한 마차였으나, 그 안에서 조용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현재 황제의 자리에 가장 가깝다는 평을 받고 있는, 황실의 실세인 클라나.
최근 비밀 당주에게 반역에 성공해 진짜 당주가 되었다는 사실이 상층부에 알음알음 퍼지고 있는 세레나.
벌써 익명으로 학계에 수십개의 새로운 마법 이론들을 발표해둔, 마나 탈진이 끝나는 순간 다시 날아오를게 분명한 이리나.
그리고, 프레이의 비밀 사업들을 총괄해나가며 최근 뒷세계 세력들을 무시무시한 수준으로 불려나가고 있는 카니아까지.
한명 한명이 제국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 그럼에도 가운데에 위치해 있는 사람만큼은 못했다.
“그, 얘들아…?”
가운데에서 조용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입을 연 사람이, 다름아닌 세계의 뜨거운 감자인 프레이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그래?”
그녀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자, 프레이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질문을 던진다.
“기자들이 2차로 오리엔테이션 장소를 습격하려고 했어.”
“…그래?”
조용히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는 클라나가 그렇게 답하자, 프레이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런거였으면 그냥 냅두지. 할 말이 있었는데…”
“또 무슨 말을 하려고. 안돼.”
그렇게 말한 클라나가 단호히 고개를 휘졌자,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프레이.
“그리고, 습격의 기미가 감지되었어요.”
“뭐?”
하지만 자신의 옆에 가만히 앉아있던 세레나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렇게 말하자, 프레이의 눈빛이 달라진다.
“배후는? 그리고 대처 방안은?”
“배후는 아직 알아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계획적이고 동시다발적인 움직임이에요.”
“그럼 황실은 아닐테고, 설마 교단인가?”
“그것도 잘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한 세레나가, 조용히 부채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며 말한다.
“직접 맞부딪혀보면 알겠죠…?”
그 말이 끝나자, 놀란 표정을 짓는 프레이.
“설마, 유인하고 있는거야?”
“최근에 계속 주변에 알짱거리던 녀석들이에요. 일망타진을 하는것도 좋겠죠.”
“그러다 다치면 어쩌려고?”
“네?”
프레이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본 세레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부채로 주변을 가리킨다.
“다칠 것 같나요?”
“아.”
그제야, 마차에 타고 있는 소녀들이 세계관 최강자나 다름없다는 것을 깨달은 프레이.
“…그래도, 걱정이 되어서.”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어머.”
프레이의 시선이 자신의 배로 향하자, 세레나는 수줍에 미소를 짓는다.
“지금은 괜찮아요.”
그리고는, 부채로 입을 가린채 슬며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프레이의 어깨를 토닥거리는 세레나.
“아직은, 수정란 상태니까요.”
그렇게 말한 그녀가, 가볍게 자신의 아랫배를 두드린다.
“마법이 잘 먹혔는지 안 먹혔는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이 형태를 유지할지도?”
“…다행이네.”
그런 그녀에게 조용히 답하는 프레이의 얼굴에는, 그가 늘 보여오던 피곤하고 퀭한 표정이 아닌 묘하게 설레는 듯한 표정이 가득 차 있었다.
“왜요, 신기해요?”
“시, 신기하긴 하지…?”
“흐흥, 그러시구나.”
그런 프레이의 손을 잡아, 조심스레 자신의 아랫배로 가져가는 세레나.
“잠시 쉬세요, 습격이 언제올지 모르니까요.”
이윽고 자신의 배를 그의 손으로 토닥거리던 그녀는, 조심스레 프레이의 눈을 감겨주며 그렇게 속삭였다.
“씨앗… 그냥 내 안에 텔레포트 시켜버릴까.”
그렇게 시간이 어느정도 지난 시점에서, 반대편 자리에서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이리나가 마른침을 삼키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좌표만 잘 설정하면 이론적으로는 가능할 것 같은데… 일단 품어서 기정사실부터 만들면…”
“그, 그건 반칙이지! 룰 위반이야!”
“시끄러워. 다 좆까라 해. 난 이제 막나갈 거야.”
그러다가, 슬그머니 끼어든 클라나에게 으르렁 거리는 이리나.
“그, 그럼… 나도 좀…”
“됐거든. 그럴려면 오늘 작전을 성공시켰어야지, 이 연애 고자야.”
“그,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단 말이야. 그리고 너도 연애는커녕 남자 손도 잡아 본적 없으면서…!”
“이, 있거든? 프레이랑 잡아봤거든?”
“그건 나도 마찬가지…!”
그렇게 상당히 부러운 표정으로 세레나의 아랫배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두 소녀는, 이내 서로의 말꼬투리를 잡아가며 말싸움을 시작했다.
“………”
한편, 자신의 앞에서 일어난 필사적인 말싸움을 조용히 지켜보던 카니아는, 자신의 오른편에 앉아있던 프레이의 어깨에 조용히 고개를 기대었다.
“도련님, 안 주무시죠?”
그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의 귓가에 속삭이기 시작하는 카니아.
“예비 아빠가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
그 말을 들은 프레이가 조용히 입가에 미소를 띄우자, 카니아는 잠시 세레나의 눈치를 본다.
“으음…”
세레나는, 팔짱을 낀채 못마땅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신기하시죠? 도련님의 씨앗이 다른 이에게 품어져, 새 생명이 만들어진다는게?”
“……..”
“도련님, 저는 이미 당신의 영원한 심복이자 비서입니다만…”
그 모습을 잠시 보던 카니아는, 슬그머니 프레이의 왼손을 맞잡고 자신의 다리 밑으로 숨기며 속삭임을 이어나간다.
“사실 거기에 더하여, 도련님만의 ‘여자’도 되고 싶습니다.”
카니아의 다리가, 슬쩍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주인과 비서의 비밀스러운 관계는, 예로부터 뒷세계에서는 꽤나 각광을 받았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덕분에 눈을 감은채 조용히 얼굴을 붉히고 있는 프레이의 목에 볼을 가져다 댄 그녀는, 그의 온도를 느끼며 다시 속삭인다.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합법적으로 누리실 수 있는겁니다.”
“카니아…”
“저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가 봅니다, 도련님.”
이제는 아예 숨기지도 않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카니아.
“도련님만 생각하면 계속해서 몸이 떨립니다.”
“그…”
“도련님의 ‘여자’가 되고 싶습니다. 당신과 하룻밤을 보내고 싶습니다. 당신만 생각하면 떨리게 된 아랫배에, 당신의 아이를 품고 싶어요.”
필사적으로 그렇게 말한 카니아는, 조용히 프레이를 감싸안으며 말을 마쳤다.
“하찮은 신분주제에 당신을 사랑하게 된 이 배은망덕한 비서의 안에, 감히 옆에 있는 당신의 아내 몰래 예방주사를 놓아주십시오.”
“……”
“…아주 잔뜩이요.”
그와 동시에 싸늘해지는 카니아의 눈빛.
“그나저나, 습격입니다.”
그렇게 말한 그녀는, 프레이를 끌어안은 채로 흑마력을 불어일으킨다.
“”알고 있어.””
이미 조금 전부터 낌새를 눈치채고 있었던 이리나와 클라나도, 어느새 얼굴에서 장난기를 뺀채 눈빛을 번뜩이고 있었다.
“10초 뒤에 충격이에요. 그 뒤로, 1차 매복조가 마차를 습격할거고요. 전방에 꽤 많은 병력이 있어요. 저희 가문 암살자들로 막을 수 있을 지 걱정이네요.”
“확인했습니다.”
“3분 안으로 500m 가량 떨어져 있는 곳에서 추가 지원이 올거에요. 하지만 그건 적도 마찬가지겠죠. 아무래도 난전의 양상을 취할 것 같네요.”
한편 순식간에 분석을 끝낸 세레나는, 조용히 부채로 얼굴을 가린채 중얼거렸다.
“루루를 위시한 마왕군을 대기시켜 두긴 했는데, 그건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할게요.”
그렇게 말한 세레나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한 순간, 이리나와 클라나가 그녀를 잡았다.
“어딜 가려고?”
“저도 싸워야죠. 계속 때를 노리던 자들의 정체도 파악해야 하고…”
“넌 여기 프레이와 함께 남아있어.”
“어째서죠?”
세레나가 인상을 찌푸리며 묻자, 스크롤을 만지작 거리고 있던 이리나가 조용히 답한다.
“프레이가 여기있다는 걸 들키면 안돼. 만일 오늘일이 새어나가도 안전할 수 있도록 말이야. 애초에 우리도 나갈때 모습을 숨길건데 뭐. 눈가리고 아웅이긴 하지만, 일단 변명거리는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그게 아니라, 저 말이에요.”
그런 그녀에게 세레나가 다시한번 묻자, 세레나의 아랫배를 짚으며 답하는 그녀.
“몰라서 물어?
“그치만…”
“마법이 성공했는지 잘 모른다며? 그런 상황에서 무리를 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그 말에 세레나가 다시 뭐라 말하려 했지만, 이리나는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를 강제로 앉혔다.
“사실 난 네가 여기 오는것도 반대였어. 그러니 가만히 있으라고.”
“마법은 성공했을…”
“마법에 대해서 내게 토달지 마. 그 마법이 완벽하게 완성된건 그날로부터 하루 뒤였잖아. 애초에 그 상태가 아니면 완성할수도 없는 마법이고. 그러니 다시 말하지만, 안돼.”
그 말을 들은 세레나가,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자리에 앉았다.
“넌 이제 홑몸이 아니야. 무려 프레이의 아기를 품은거나 다름없다고. 그러니, 이제 우리들에게 지켜질 의무가 있어.”
“……….”
이윽고 이리나가 다리를 꼬며 말을 마치자, 고개를 숙인채 다리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세레나.
“그래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마법도 불안정한 제가 여기서 나서버리면 ‘예방주사’의 의미가 없어지겠죠… 그치만…”
그러던 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전투준비를 하는 소녀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당신들과 같이 못 싸우는건… 좀 슬프네요.”
그런 그녀를 흑마력, 태양의 마나, 이리나가 고안한 방어막에 둘러쌓인 프레이가 감싸 안고 있었다.
“어쩔땐 밉지만, 그래도 도와드리고 싶은데…”
“마도구로 분석이나 해줘.”
그리고 그 다음 순간.
– 쿠과과광!!!
마차의 밑에서, 큰 굉음이 들려왔다.
– 샤아아…
그와 동시에 마나 보충 스크롤을 대량으로 찢은 이리나가, 눈동자를 번뜩이며 복잡한 마법진을 그려나간다.
– 파지지직!
기하학적인 무늬와 복잡한 룬 문자들이 새겨진 마법진이, 찰나의 순간에 허공에 완성된다.
– 꽈드득… 꽈드드득…
그 덕분에 마차가 뒤집힐 정도의 충격이 밑에서 전해졌음에도, 작은 구멍하나 없이 멀쩡한 마차.
“하이 그래비티.”
– 끼이익……!
그럼에도 성이 안찼는지 이리나가 다리를 꼰채 영창을 하자, 듣기 싫은 굉음과 함께 마차가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그래비티 리그레이션.”
덕분에 흔들림 하나 없이 굴러가던 마차가 도심치고는 외진 길목 한가운데에 정차하자, 태연하게 꼬고 있던 다리를 풀며 그렇게 중얼거리는 이리나.
“그거… 영창 마법이야?”
“응? 그런데?”
“그거… 인간이 할 수 있는거였어? 룬어도 아니고 제국어로 영창을 한다고?”
“아, 그냥… 뭐랄까… 내가 새롭게 연구해서 응용한거야. 원리만 알고 보면 별로 안 어려워.”
그러던 그녀는, 클라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렇게 묻자 머리를 긁적인다.
“그나저나, 보통 녀석들은 아니네…”
“그러게요, 예상했던 것처럼 어중이떠중이들은 아닙니다.”
덕분에 잠시 멍을 때리며 속으로 재능차이를 울부짖던 클라나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카니아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 퍼벙, 펑!!
– 파지지지직…!
그런 그녀들의 손에서 나온 대량의 태양의 마나와 흑마력이, 마차의 문을 통과한채 사방을 휘감고 있었다.
“조심하세요, 도련님.”
“마차안에 가만히 있어, 웬만한 요새 수준으로 만들어 놨으니까.”
“세레나 씨, 나오지 마세요?”
그렇게 기본적인 방어선이 구축되자, 마차 밖으로 나서며 그렇게 말하는 세 소녀들.
“조금이라도 불리해보이면 바로 개입할거야. 그렇게 알고 있어.”
“설마요, 그럴리가.”
세레나를 자신의 품에 꼭 끌어안아 빈틈없이 감싸고 있던 프레이가 그렇게 말하자, 밖으로 나서던 카니아가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속삭였다.
“”………””
그리고 잠시 흐른 정적.
“저게… 뭐죠?”
“뭔진 모르겠지만, 어디서 습격한지는 확실해졌네.”
“……..”
밖으로 나온 소녀들은, 바깥의 풍경을 보며 인상을 찌푸린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교단이 아니고서야, 이런 미친 짓거리를 할 녀석들은 없어.”
“슬슬 본격적으로 나서나 보네. 그럴 줄 알았지, 요새 좀 잠잠하다 했어.”
팔 대신 흉측한 무언가를 단 인간들이.
아니, 인간 비스무리한 무언가가 그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
한편 그 시각.
[전방 100m, 목적지가 보입니다.]“헥헥…”
눈앞에 뜬 내비게이션에 시선을 고정한채, 유체화 마법으로 마구 달리던 글레어는.
[경고!! 즉시 멈추십시오!!]“흐이익!!”
갑자기 눈앞의 시스템 창이 빨간색으로 변하자, 식겁한 표정을 지으며 땅바닥에 넘어졌다.
“아으… 아파.”
덕분에 머리에 난 혹을 문지르던 글레어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본다.
“…흠?”
그러자,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실타래 비스무리한 선들.
– 파지직…
“뭐지 이건…”
그곳에 시험삼아 돌을 던져본 그녀는, 돌이 순식간에 증발해버리자 머리를 긁적이기 시작했다.
“아냐, 이럴 시간이 없어.”
그러던 그녀는,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손을 들어올린다.
– 따악!!
그리고 그 다음순간, 사방에 울려퍼진 명쾌한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
– 파즈즈즈…
그와 동시에,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모든 실타래가 산산조각이 나 허공에 흩어진다.
“피, 누가 동시에 못 터트린데?”
그 모습을 보며 얼마전의 생각이 떠올라 이를 갈며 중얼거리던 그녀는.
“같은 물체는 한번에 박살낼 수 있거든?”
이내 나무가 우거진 골목으로 들어서고는, 힘차게 외치며 다시 뜀박질을 시작했다.
“용사니이이임…!! 제가 가요오오오!!”
– 스르륵…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서 그녀의 당찬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한편, 조심스레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나무 한그루가 슬금슬금 길목의 입구로 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