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89)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89화(289/524)
Episode 289
길고 길었던 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하루 전으로 다가왔다.
“흐아암…”
오리엔테이션 이후로 꽤나 긴 시간 동안 수면 치료를 받아서 그런지, 몸을 일으키니 자동으로 하품이 나온다.
“도련님, 일어나셨습니까?”
“…그래.”
덕분에 잠시 눈을 비비던 나는, 매일 잠시 깨어 있을 때마다 내 옆에서 쪽잠을 자고 있던 카니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몸은 좀 어떠십니까?”
“많이 좋아진 것 같은데?”
“그러십니까? 정말 다행입니다.”
거의 두달간 하루종일 숙면을 취하는 동시에 여러가지 치료행위를 받았으니, 몸이 안 좋아질 수가 없다.
게다가 깨어날때면 계속해서 수련을 하기도 했으니, 어쩌면 조금 강해졌을지도.
‘아니지, 이것보다 몇배는 더 강해져야 해.’
수련으로는 강해지는데 한계가 있다. 시간도 부족하고, 체력도 부족하다.
내일부터 다시 본격적인 아카데미 생활이니, 수업을 하는 핑계로 여러가지 방법을 도모해 보아야 겠다.
아예 수학 여행을 서대륙으로 가버릴까? 그것 또한 나쁘지 않은 생각인 것 같다.
“도련님, 근육이 많이 올라오셨습니다.”
“응?”
그런 생각을 하며 몸을 풀고 있는데, 조용히 침대 옆 내 자리에 걸터앉은 카니아가 내 몸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기 시작한다.
“어떻게 단기간에 이렇게나 근육을 만드셨는지요? 겉으로 보기엔 평소의 도련님인데, 만져보니 확실히 다릅니다.”
스타라이트 가문은, 용사의 가문이다. 내공 수련법이나 효율적인 훈련 비급은 얼마든지 있다.
다만, 지금까지 필요성을 못 느껴 시도하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할 이유가 생긴이상, 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멋지십니다, 도련님. 정말 최고입니다.”
그런데, 카니아의 손짓이 조금 노골적이다.
– 스윽, 슥…
얼굴을 붉힌채 내 몸 구석구석을 찌르던 그녀가, 어느새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은채 조심스레 내 배를 쓰다듬고 있다.
“복근이 정말 보기 좋……”
그런 그녀를 조용히 지켜보다가, 장난 삼아 똑같이 그녀의 옷 안에 손을 넣어본 나.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그러자 빳빳하게 굳어버린 그녀가, 조용히 그렇게 속삭였다.
“오랜만에 그동안 있었던 일의 보고나 해줘.”
그런 그녀의 배를 손가락을 한번 까닥여 두드린 나는, 이내 창밖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네, 우선 첫번째로… 어제 하루간 수면 마법에 오류가 생겼던 일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뭐?”
그러니,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대답이 돌아온다.
“이리나씨가 시, 실수를 하여… 수면 마법에 오류가 발생했었습니다.”
“…뭐라고?”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일까? 수면 마법에 오류? 아니, 그 전에 이리나가 마법 실수를 하다니?
그건 카니아가 한 음식이 맛이 없다거나, 세레나가 멍청하다는 것과 똑같은 이야기이다.
한마디로,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최, 최근에 몸을 너무 혹사하셔서 잠결에 마법진을 잘못 그리셨답니다. 그, 그래서 본의 아니게 도련님을 하루간 푹 재우게 되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카니아가 다급히 보충 설명을 해온다. 그래, 그런 거라면 대충 이해가 된다. 아무리 완벽한 그녀라도, 졸음은 어쩔 수 없지.
“그럼, 마법의 오류는 수정된거야?”
“아뇨, 지금은 제가 잠시 마법에 간섭해서 도련님을 깨운 참입니다. 이리나씨는 오늘 마탑에서 돌아오실 예정이기에…”
“뭐, 덕분에 상쾌하고 좋네. 너무 상심 말라고 전해줘.”
“…알겠습니다.”
비록 카니아에게는 미소를 지으며 그리 말했지만, 내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아 있었다.
‘전혀 하루를 잔 기분이 아닌데…’
몸이 훈련을 한 것 처럼 왠지 모르게 뻐근했기에 훈련 시간에 깬 줄로만 알았던 나로서는, 당연히 들 수밖에 없었던 생각이었다.
‘…기분탓이겠지.’
덕분에 잠깐 생각을 하던 나는,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카니아에게 말을 건냈다.
“그래서, 그 다음은?”
“네, 두번째로는… 바깥세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여관으로 돌아와 수면 치료를 받기 시작한 이후로는, 잠깐 일어나 훈련을 할 때 조차도 바깥소식을 접하지 않았다.
오직 훈련에 집중하기 위해, 그리고 치료에 지장이 가지 않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한동안 소식과 단절되어 있었던 터라, 상당히 기대가 되면서도 걱정이 된다.
“우선 오리엔테이션의 사건은… 빠르게 전국으로 퍼지는 중입니다.”
“그래? 어느정도로?”
그 말에 내가 인상을 찌푸리며 질문을 던지자, 카니아가 한숨을 내쉬며 답한다.
“당연히 세계 각국의 정계나 요주의 인물들에게는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각국의 지도자들이 입을 모아 언론을 압박해 사건이 알려지는 걸 최대한으로 늦추는 중입니다.”
“하긴, 내가 세상을 구원할 비밀을 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세계가 대패닉에 휩쓸리겠지.”
“이미 대패닉 상태이긴 합니다. 다만, 지도세력이나 언론들이요. 상당수의 평민들은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귀족들 중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꽤 있더군요.”
“…으음.”
내가 팔짱을 낀채 생각에 잠기자, 카니아가 조용히 말을 덧붙인다.
“물론 그렇게나 크게 터진 사건을 덮을 수는 없기에, 소문이 전국에 퍼지는 건 그저 시간문제입니다. 한 몇달 안으로 모두가 진실을 알게 될 정도에요.”
“그래?”
“아카데미의 경우, 그날 참석했던 몇명의 2학년생들이나 신입생들은 모든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이제 막 소문을 접한 정도로 알고 계십시오.”
그 말을 들은 내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자,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여는 카니아.
“왜 그렇게 일이 흘러가게 만들도록 지시하신 겁니까? 도련님이 너무 걱정되어 미칠 것 같습니다.”
“그래?”
“네, 할 수만 있다면 축소시켜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습니다.”
“푸흡.”
옛날과는 다르게 직설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그녀를 보고 웃음을 터트린 나는, 이내 조용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날 미워해야지 두려워하면 안돼. 그러면 포인트 효율이 낮아져.”
“……..”
“그래서 몇달간을 거쳐서 천천히 소문을 퍼트리는 걸 택한거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면, 포인트가 무지막지하게 쌓일테니까.”
“또 포인트에 집착하시는… 흐이익.”
그녀의 말을 끊은 나는, 다시한번 카니아의 배를 손가락으로 두드리고는 말한다.
“사방에 퍼진 소문이 있으니까 동급생들이 날 함부로 못 대하는 건 매한가지지. 그리고, 1학년 녀석들은 내가 교수기에 함부로 대들지 못해.”
“……..”
“어차피 1년간은 아카데미에서 살다시피 할꺼니, 아무 문제 없어. 그러니 너무 걱정하진 마.”
내가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마치니,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카니아가 조용히 말을 이어나간다.
“세번째 보고를 들으시면, 생각이 조금 달라지실 텐데요.”
그 말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니, 그녀가 화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도련님을 공격하려는 세력이 있습니다.”
“날 공격해?”
“도련님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더군요. 정말이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입니다.
그렇게 말한 그녀는, 말과는 달리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교단, 황실, 마탑이 검증을 했을텐데.”
“그 세가지 세력이 함께 짜고 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음모론을 퍼트리며 도련님을 끌어내야 한다고 하고 있어요.”
“…허, 참.”
“심지어 그 세력은 아카데미에도 조금 분포해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조심하십시오.”
그렇게 말한 그녀는.
“이미 저희들이 뒷편에서 나선지 오래니까요.”
상당히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을 맺었다.
‘무섭네, 카니아.’
내 옆에서는 충성스러운 심복이자 가장 믿을 수 있는 부하지만, 그녀의 대외적 이미지는 지금 뒷골목의 대표다.
원래 대표인 유스티아노 백작마저 그녀에게 밀리고 있는 상태고, 내 또다른 신분인 ‘돈의 용사’는 그녀와 밀접한 관계로 알려져 있으니 말이다.
“잘했어, 카니아.”
“하으으… 하으…”
그런 무시무시한 소녀가, 지금 내게 배를 토닥거려지며 얼굴을 붉힌채 신음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묘해진다.
“자, 장난은 그만해주세요… 도련님. 이러다가 못 버틸, 아, 아니… 아직 마지막 보고가 남아있습니다.”
“응? 또 있어?”
그렇게 한동안 그녀의 배를 쓰다듬고 있으니, 카니아가 내 팔을 조심스레 잡으며 그렇게 말했다.
“동생분에… 관한 일입니다.”
“…….”
“어차피 알게 되실 일이기에, 차라리 지금 알려드리는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갑자기, 온몸에 겁이 든다. 아리아에게 무슨 일이? 설마 다치기라도 한걸까? 아니면… 설마?
“진정하세요, 도련님.”
꽤나 오랜만에 심장이 마구 뛰며 호흡 곤란이 오자, 카니아가 재빨리 나를 품에 안아준다.
“아리아 씨가 용사파티에 완전히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내 귓가에 도착한, 그녀의 목소리.
“최근 루비씨와 친하게 지내신다고 하네요. 그리고 어쩌면… 특례로 이번 아카데미에 신입생으로 입학할 수도 있다고도 합니다.”
“………”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뭐야, 그 그거였어?”
그녀의 품에 안겨있던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다행이네… 난 또 뭐라고.”
“도련님.”
“난, 난 또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
내가 정신을 못차리자, 그런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카니아가 조금 더 힘을 줘 나를 안는다.
– 부스럭…
그렇게 잠시 시간이 흐른 뒤, 조금 안정이 된 나는 조용히 품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크흠, 흠…”
예전에 사랑스러운 동생이 내게 선물해줬던, 손수건이 문득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어?”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아무리 품을 뒤져봐도, 손수건이 보이지 않는다.
“도련님? 또 왜 그러십니까?”
갑작스럽게 다시 시작된 내 이상 반응에, 조용히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
“아…”
가슴이, 미칠듯이 조여오는 느낌이다.
몇개월전에 아리아가 내게 선물해줬던, 은색 고양이가 별의 마나로 새겨진 손수건.
그 뒤로 세레나, 카니아, 이리나, 클라나가 차례대로 손수건에 동물들을 새겼었다.
“안되는데…”
가지고만 있어도 그녀들이 내 주변에 있는 것 같아서 늘 가지고 다니던,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내 보물이었는데…
대체, 어디에 간거지?
잊어버린건가? 어디에 흘린건가? 대체 어디에?
훈련을 하면서 흘렸던 건가? 아니면 설마 그날 괴생명체를 조우했을때? 그것도 아니면… 그 이전에?
“차, 찾아야 해…”
어떻게든 찾아야 한다.
그게 없으면, 왠지 모르게 안될 것 같다.
동생과 나에게 남은 마지막 줄이, 영원히 끊어져 버릴 것만 같다.
그러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도련님, 침착하세요.”
“하아, 하아…”
“숨을 천천히 들이 내쉬세요.”
창백해진 내 얼굴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쓰다듬던 그녀가, 이내 내 손을 잡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천천히… 더 천천히…”
“후아아…”
마구 떨리는 눈동자를 숨기기 위해 질끈 눈을 감은 나는, 그녀의 손을 잡은채 시키는 대로 천천히 호흡을 들이내쉰다.
“옳지요. 아주 잘하셨어요.”
그러자, 내 등을 토닥이며 그렇게 말하는 카니아.
그와 동시에, 왠지 모르게 심장이 따듯해지는 느낌이 든다.
마치 아늑한 소파에 앉은 것 같은 안정감, 내 몸에 파고든다.
“도련님,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그럼 저 카니아에게 말하십시오.”
그런 상황에서 그녀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심호흡을 내쉬던 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질문을 던진다.
“벼, 별건 아니고… 손수건이 사라졌어.”
“손수건이요?”
“내 동생이 선물로 줬었던, 너희들이 동물을 새겨준 그거 있잖아. 그게…”
“그거라면,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뭐?”
마치 엄마에게 잘못을 털어놓듯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하던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번에 페를로체 씨가 제게 주시더군요? 저번 오리엔테이션에서 대화를 나눌때, 도련님이 있던 곳에서 주웠다고 하셨었습니다.”
“아, 아아…”
이윽고 잠시 멍을 때리며 그녀가 내게 건낸 손수건을 바라보던 나는, 다급히 손수건을 받아들었다.
그러자 눈에 들어오는 히로인들을 상징하는 동물들과, 가운데에 박혀있는 은색 고양이.
싫어하는 티를 팍팍 내면서도, 한땀 한땀 정성스럽게 새긴 흔적이 물씬 풍기고 있다.
이러니, 내가 소중히 여길 수밖에…
“…어라?”
행복한 표정으로 손수건을 펼친채 얼굴을 파묻던 나는, 이내 조용히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건?”
손수건에, 새로운 동물이 새겨져 있었다.
상당히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는 듯한, 흰색 비둘기가 말이다.
“저희 모두가 전부 여기 모여있군요.”
그 모습에 왠지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져 한참을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으니, 카니아가 조용히 말을 걸어온다.
“도련님, 꼭 알아주십시오.”
그 말에 내가 살짝 고개를 들어올리자, 카니아가 밝은 미소를 띠며 말한다.
“그 손수건 처럼, 저희는 언제든지 도련님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그 말이 끝나고,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
“카니아…”
그런 정적을 깨고, 조심스레 카니아의 이름을 불러보는 나.
“네, 도련님.”
그러자, 당연히도 응한 그녀가 진지해진 내 표정을 살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
창밖에서 비친 햇살을 받고 있는 그녀가, 오늘따라 너무나 예뻐보인다.
– 두근, 두근…
그와 동시에, 내 심장이 가쁘게 뛰기 시작한다.
‘지금까지는, 애써 가족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렸을때부터 늘 내곁에 있던 카니아는, 말 그대로 내 가족같은 존재였다.
‘…역시, 그건 아니지.’
하지만, 최근에는 생각이 바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말하지?’
세레나의 경우에는 비교적 쉽게, 그리고 물 흐르듯이 흘러갔었다.
하지만 카니아는? 어떻게 신청해야 하지?
뭐라 말해야 하지? 어떤 분위기로 어떻게 끌고 가야…
“저기, 도련님.”
오늘이 끝나기 전에 해야만 하는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카니아가 조용히 내게 말을 걸어온다.
“묻고싶은게 하나 있습니다.”
사무적이고 딱딱한 어투로, 그렇게 말하는 그녀.
“으, 으응…”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시간을 좀 벌자.’
얼굴이 새빨갛게 물드는 것을 느끼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
“이번 방학동안, 누구와 지낼때 가장 행복하셨었습니까?”
“뭐?”
프레이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몸을 밀착하기 시작한 카니아는, 이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말해주십시오, 도련님.”
“어, 그게…”
“지금요.”
프레이의 눈빛이 흔들리자, 단호한 목소리로 다시 말한 그녀는.
‘제발 나, 제발 나, 제발 나, 제발 나, 제발 나…’
아까부터 프레이가 계속해서 만지는 바람에 뜨겁게 울리고 있는 아랫배와, 뜨거워지는 몸을 고스란히 느끼며 미친듯이 생각을 거듭하고 있었다.
‘잠깐, 대답이 필요한가? 어차피 이대로 가면 도련님이 알아서 날 덮쳐주시지 않을까? 아니, 그냥 내가 덮칠까?’
그러던 그녀는,
‘아니면, 그냥 다시 재워드리고…’
이내 속으로 조용히 중얼거린다.
‘…하려던걸 마저 할까?’
그와 동시에, 여관의 방문이 굳게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