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97)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97화(297/524)
Episode 297
– 사각, 사각…
사각거리는 필기구 소리가 한참동안 교실에 울려퍼진다.
“마족이 ‘신성’한 빛에 대해 저항을 하지 못하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반 아이들의 시선들은, 전부 종이로 향해있거나 칠판 앞에 서있는 남자, 프레이에게 향해있다.
“물론, 그것조차 신성한 일은 아니고 하나의 현상에 불과해. 저번에 설명했던 마족의 마나회로 구성 때문에, 그들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 딩동♪댕동♪
“…그럼, 이것으로 오늘 수업을 마친다.”
한참동안 담담히 설명을 이어나가던 프레이는 종이 울리자마자 그렇게 선언하며 손을 들어올렸다.
“자, 잠깐! 잠깐만요!”
“아직 다 못적었…!”
– 딱!
“아…”
손놀림이 느린 학생 몇명이 비명을 질렀지만, 오늘도 칠판에 써져있던 금조각보다 소중한 정보들은 말끔히 사라지고 말았다.
“마족이 신성력과 빛의 마나에 치명적인게, 마나회로 때문이라… 일리가 있긴 해. 여기 이 도식을 보면…”
“그렇다면, 마족에게만 치명적인 인공적 힘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건가?”
“글쎄, 질문이라도 해보지 그래.”
덕분에 멍을 때리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서로 수군수군 의견 교환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질문이 있습니다! 교수님!”
“…저도, 질문이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잔뜩 인상을 찌푸리거나 도도한 표정을 지은채 질문을 던지는 레냐나 유렐리아 같은 아이들도 있었다.
“오늘 수업은 끝이다. 질문은 받지 않는다.”
“아니, 수업중일때 물으면 지금은 수업중이니 받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그럼 이만… 아, 깜빡 잊을 뻔 했군.”
하지만 그런 그녀들을 무시한채 교실 밖으로 향하려던 프레이는, 이내 조용히 교탁 밑에 손을 뻗어 무언가를 꺼낸다.
“일주일 전에 냈던 과제의 결과를 발표하겠다.”
묵직한 종이 묶음을 집어든 프레이의 말이 끝나자, 교실이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1등은, 유렐리아 폰 유스티아노.”
“으익…!”
그런 상태에서 프레이가 담담하게 말하자, 은근히 기대하는 표정을 짓고 있던 레냐가 주먹을 꽉 지고 분한 표정을 짓는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유렐리아는, 그것이 당연한 일인것 마냥 담담한 표정으로 감사인사를 했다.
“2등은, 레냐 드 호라이즌.”
“…..!”
하지만, 그런 그녀의 눈빛은 프레이가 2등을 발표하자 살짝 흔들렸다.
“3등, 아이시 윈터 클라우드.”
“치, 내가 쟤보다 못한게 뭐가 있다고.”
“4등, 올리비아. 5등, 르카네 루나 실버문. 6등…”
그 모습을 보지 못한 레냐가 불만에 가득찬 표정으로 투덜거리는 한편, 프레이는 계속해서 순위를 불러나갔다.
“…꼴등, 로즈윈 솔라 선셋.”
그렇게 꼴등의 이름을 부르고 나서야 교실 밖으로 향하던 프레이는.
“오늘의 과제는, 마족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찰을 정리해오는거다. 5페이지 분량만 해오도록.”
“”………..””
“그리고 다음주에는, 잿빛의 숲에 수행평가를 하러 갈거다.”
안심하고 있던 아이들을 다시 절망에 빠트릴 그 말을 남기고, 조용히 교실밖을 나섰다.
“재, 잿빛의 숲? 거기, 요즘 ‘침식 현상’으로 난리도 아니라던데? 미친거 아냐?”
“마왕군 앞잡이니까 우릴 다 조지려고 하는거겠지. 눈에 훤히 보인다고.”
“근데, 그렇다고 치기에는 주는 정보들이 너무 유익한데…”
“그거 다 눈속임 용이라니까? 일부러 저런 정보들을 풀어서 제국과 우리들을 속이고, 종국에는 노예의 인장으로 모두를 지배할 심산인거야. 당장 오늘만 해도 두명이 더 노예의 인장에…”
그런 그의 뒤에서, 아이들이 싸늘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악마 교수’가 되어버린 프레이였다.
“어머, 프레이…”
“후후.”
“……..!”
그런데 그런 악마교수가, 1학년 층을 벗어나 2층에 향하자마자 창백해진 얼굴에 겁에 질린 눈빛을 띠기 시작한다.
“저희좀 보시겠어요?”
“프레이 씨와 담소를 좀 나누고 싶은데.”
그의 앞에, 몇개월 전까지만 해도 동급생이었던 영애들이 음흉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
“저… 제가 좀 바쁩니다만.”
“…뭐?”
살짝 뒷걸음을 친 프레이가 그렇게 말하자, 영애들의 표정이 싸늘해진다.
“푸흐흐, 진짜 존댓말을 하네. 귀여워.”
“더러운 평민새끼 주제에… 지금 말대꾸를 하는거야?”
그리고는, 그의 주변을 둘러싸며 차가운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그녀들.
“네가 아직도 잘난 공작 도련님인줄 아니?”
“넌 이제 평민이야. 우리가 기라면 기어야 하고, 짖으라면 멍멍 짖어야 하는 평민.”
“너에 대해서 도는 소문들, 다 핑계인거 알고 있어. 황녀한테 한번 대준거지? 이 걸레 새끼.”
“프레이, 앉아. 손.”
이윽고, 그에게 향한 능욕이 시작된다.
“평민들이 네게 결투를 신청 하려고 혈안이 되었더라? 몇몇 귀족들도 마찬가지고.”
“우리한테도 황녀에게 해줬던걸 해주면, 지켜줄 수 있는데.”
“평민들한테 맞아 죽을래? 고위귀족들의 노리개가 될래? 아니면… 우리랑 놀아줄래.”
프레이의 볼을 잡아당기거나, 턱을 어루만지거나, 혹은 옆구리를 찌르면서 그렇게 제안하는 영애들.
“죄, 죄송해요…”
그런 그녀들에게 둘러싸여 안절부절을 못하던 프레이가, 이내 겁에질린 표정으로 말한다.
“요,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흐른 정적.
“옛날부터, 꿈에서나 생각했었는데…”
맨 앞에 있던 영애가, 콧소리를 내며 어느새 벽에 등을 맞대고 있던 프레이에게 팔을 뻗던 그 순간.
“드디어…”
“거기, 너희들. 좀 비켜주겠나.”
나지막한 목소리가 복도억 울려퍼졌다.
“뭐야, 누가 방해를……..”
덕분에 뒤를 돌아보았다가, 그대로 굳어버린 그녀.
“비켜주겠나.”
이솔렛 아르함 바이워크가, 귀기어린 표정을 지으며 그녀들의 뒤에 서있었다.
.
“프레이.”
“………..”
조용히 고개를 숙인채 자신의 옆을 걸어가는 프레이를 불안한 눈빛으로 보던 이솔렛이, 조심스레 그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좀 괜찮아? 많이 놀랬어?”
이윽고, 옛날의 자상한 누나로서의 목소리를 내는 그녀.
“왜 소문을 확실히 하지 않는거니? 네가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 알면, 너를 그렇게 대하는 이들도 없을텐데.”
“누나.”
“응?”
그런데, 별안간 입꼬리를 올리며 그런 이솔렛을 올려다보는 프레이.
“누나는 진짜 바보네~”
“뭐?”
“다 이유가 있는게 당연하잖아? 마왕군 간부인 나를 못 믿는거야?”
그러던 그는, 이내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해나간다.
“이게 다 포인트… 아니, 이 아카데미를 정복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야. 지금 이 순간에도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고.”
“그렇구나. 장하네, 프레이.”
그러자, 미소를 지으며 프레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이솔렛.
“읏차.”
그러던 그녀는, 이내 교무실의 문을 열고 프레이와 함께 안으로 들어선다.
“그나저나, 이제… 나랑 직장동료네?”
“응?”
“그, 그러니… 이제 둘이 있을때 말고는 반말을 쓸게? 알겠지?”
“뭐야, 그게.”
그 말을 들은 프레이가, 피식 웃으며 묻는다.
“보통, 둘이 있을때만 반말을 쓰는거 아니야?”
“둘이 있을때는 존댓말을 써야죠.”
그러자, 이솔렛이 진지한 표정으로 답한다.
“제가 당신의 서약기사라는 사실은, 우리 둘만 아는 비밀인데.”
그렇게 말한 이솔렛이, 조심스레 프레이의 오른쪽 손을 잡고 약지에 끼워져 있는 서약의 반지에 키스를 한다.
“당신이 평민이 되어도, 여전히 난 법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당신의 소유재산인걸요.”
“……….”
그 말을 들은 프레이가,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다음주에 대규모 수행평가가 있는거 알지? 그때가 기회야. 거기에서 엄청나게 큰 작전을 펼칠거거든.”
그러다가, 이내 말을 돌려버리는 프레이.
“거기서 대다수의 아이들에게 ‘노예의 낙인’을 새길거야.”
이솔렛의 권유대로 그녀의 옆자리에 앉은 프레이는, 책상에 발을 올린채 머리를 손으로 받치고 신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한다.
“파릇파릇한 새싹들에게 ‘노예의 인장’을 새겨서, 전부 마왕군의 노예로 삼는거지. 거기서 좀 예쁘장한 녀석들은 내 노예로 삼아버리고.”
“………”
“벌써 많은 애들을 노예로 만들어놨어. 내 명령 한마디에 움찔움찔 몸을 떠는게 참 귀엽더라고.”
한참을 신나게 말한 프레이는, 이내 이솔렛의 눈치를 보며 묻는다.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니?”
은근슬쩍 하대를 해보고는 조용히 자신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프레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솔렛은,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속삭인다.
“정말 훌륭한 계획이라 생각합니다.”
“응?”
그러자, 프레이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강해지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합니다. 아랫사람들을 전부 노예로 채우는 건, 정말 좋은 계책입니다.”
“어, 으응…”
“신입생들보다 프레이님이 백배는 더 중요하니까요. 뭣하면 수행평가때 도와드릴까요? 제 손으로 직접 노예를 가져다 바치겠습니다.”
“………”
“지금 제 판단 기준은, 오로지 당신입니다. 그러니 이제 더러운 일은 웬만하면 제게 맡기시죠.”
그런 프레이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계속해서 쥐죽은듯한 목소리로 속삭이던 이솔렛은, 이내 속으로 조용히 중얼거린다.
‘역시… 뭔가가 이상해.’
분명 프레이는, 자신의 충성에 기뻐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표정에서 당혹스러움과 안절부절함, 그리고 슬픔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조금 더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겠어.’
예전부터 프레이에게서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일부로 강력하게 동조를 해본 그녀는, 오늘 그를 시험해 얻은 약간의 소득을 뇌리에 새기며 프레이에게서 고개를 떨어트렸다.
“….뭣!”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뜨며 얼어붙어버린 그녀.
“……..”
그것은, 프레이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대체 무슨 말을 들은거야?”
아카데미 교복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아리아가, 역겹다는 표정을 지은채 그들의 뒤에서 프레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 버러지 새끼야?”
“기척이 없었는데…? 대체 어떻게…”
덕분에,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재빨리 책상에서 발을 내리던 프레이는.
“그것봐요, 아리아 씨.”
“………”
그녀의 뒤에 있던 대기실에서 나온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썩은 표정을 지었다.
“제 말이 맞죠?”
아리아의 기척을 말끔히 지워줬던 루비가, 미소를 지으며 문 옆의 벽에 기대어 있었다.
.
“그래서, 여긴 왜 온거지.”
“………”
아리아, 그리고 루비와 함께 교무실에 붙어있는 대기실에 들어온 프레이는, 인상을 찌뿌리며 질문을 던졌다.
“그야, 아리아 씨를 당신의 반으로 편입시키기 위해서죠.”
그러자, 아리아의 옆에 있던 루비가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답한다.
“이미 ‘글레어’라는 선례가 있잖아요? 그래서 제 추천으로 아리아 씨를 충분히 조기 입학시킬 수 있었답니다.”
“음.”
“그런데, 요즘 그분이 안 보이시네요? 어디에 가셨을까요?”
그 말을 듣자, 프레이의 뇌리에 편지 한장이 떠오른다.
[용사님? 돈의 용사님? 진짜 용사님?뭐라고 불러드려야 하나요?]
아카데미로 향하기 직전에 구구가 물어다주었던, ‘돈의 용사’로서의 자신과 연락을 할 수 있게된 글레어의 편지가 말이다.
[저에게 어제 ‘조력자 메인퀘스트’란게 떴어요! 내용을 보니, 엄청 중요한 퀘스트에요!그래서, 아카데미에 가는게 조금 늦어질것 같아요…
그래도, 금방 갈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
Ps. 왼손 약지에 끼고 계시던 검은 반지는, 대체 뭔가요? 그거 설마…
“난 잘 모르겠는데.”
프레이도 글레어가 어디에 간건지는 아는 바가 없었기에 그렇게 말하자, 루비가 피식 웃으며 중얼거린다.
“물론 그러시겠지…”
그리고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녀.
“그나저나, 자리를 비켜드려야 할 것 같네요?”
“바라던 바야. 동생이랑 이야기를 나누어봐야 하거든.”
그 말을 들은 루비는, 눈웃음을 치며 출구로 향했다.
“아리아, 나랑 이야기 좀…”
그런 루비를 싸늘하게 노려보던 프레이는, 이내 한숨을 내쉬며 아리아에게 말을 걸려 했지만.
“누가 네 동생이야?”
아리아는, 팔짱을 낀채로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그 말을 듣고, 고개를 푹 숙이는 프레이.
“난 너같은 걸 가족으로 둔 적이 없는데?”
그런 그의 마음에, 아리아가 다시한번 대못을 박아넣은 순간.
“윽…”
프레이가, 갑자기 창백한 표정을 지으며 심장을 부여잡았다.
“뭐, 뭐야?”
“하아… 하아…”
그러다가, 이내 거친 숨을 몰아내쉬며 파르르 떨던 그는.
‘내가… 왜 이러지?’
창백해진 표정을 지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특수 기능 – 디버프 상점]– 정신력 최소화 LV MAX (80000pt)
“후후, 후후후…”
그리고 그런 프레이를, 방에서 나가다 말고 힐끔 뒤돌아 눈에 담은 루비는.
[선택한 대상의 정신력을, 일정기간 동안 최하수치로 고정합니다.]“그래도 네놈이, 버틸 수 있을까?”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리고는, 조용히 방을 나섰다.
[시스템 알림!]그리고 그 순간, 프레이의 눈 앞에 시스템 알림이 떠올랐다.
[‘특수 기능 – 용사 ver’ 이 해금되었습니다.]그 알림을 확인한 프레이는, 그 밑의 내용을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얘는… 대체 뭘 하고 다니는 거야?’
– 조력자 포인트 300000pt로 대리 구매됨.
달빛 글자가, 시스템 창을 침범한 채 새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