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298)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298화(298/524)
Episode 298
“하아, 하아…”
“왜, 왜 그러는데.”
숨이 잘 쉬어지지 않던 프레이가 창백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푹 숙이자, 아리아가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던진다.
‘숨이 안쉬어져. 숨이…’
하지만, 추궁하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에 더더욱 상태가 나빠지기만 하는 프레이.
“…어디 아파?”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리아가, 이내 조용히 그렇게 묻는다.
“아, 아니. 아니야.”
그 목소리에서 조금의 걱정이 묻어져 나왔기에, 화들짝 놀란 프레이는 이를 악물면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상한데.”
하지만 그런 프레이를 유심히 뜯어보던 아리아는, 이내 고개를 갸웃거린다.
프레이의 망가진 몸상태를 어렸을때부터 봐온 그녀였기에,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것이었다.
– 파지직…
그런 상황에서, 프레이는 눈을 질끈 감고 왼팔에 힘을 준다.
– 샤아아…
그러자, 그의 팔에서 흐르기 시작한 흑마력.
“…부작용이구나?”
그걸 본 아리아는, 눈을 아래로 내리깐채 차가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럼 그렇지.”
“…아으으.”
그 순간, 프레이의 가슴을 다시 한번 파고든 차가운 기운.
‘아, 아이시의 저주가 재발한건가?”
덕분에 그렇게 생각하던 프레이는 가슴팍을 조용히 더듬거리기 시작했으나, 차가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것은, 심리적인 이유에서 기인한 현상이기 때문이었다.
“본론부터 말할게.”
하지만 아직까지 갈피를 잡지 못한 프레이가 계속해서 심장을 어루만지자,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리아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 오늘부로 1학년으로 입학할거야.”
“……….”
“그래서, 담당교수인 너의 도장을 받으러 왔어.”
그렇게 말한 그녀는, 품에서 종이 한장을 꺼내든다.
“학장과 이사회의 허락은 이미 받은 뒤야. 그러니 네게 거부권은 없어. 잔머리 굴리지 말고 어서 도장을…”
“아, 아아 아리아.”
“으앗?”
프레이가 행여나 또 무슨 계략을 쓰지는 않을까 싶어 단호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던 아리아는, 그가 갑자기 자신의 손을 덥썩 잡자 식겁한 표정을 짓는다.
“내, 내 말좀 들어볼래?”
“지, 지금 이게 뭐하는거야?”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손에 힘을 쥐며 이야기를 시작한 프레이.
“아카데미에 입학하지 말아줘…”
“뭐?”
“제, 제발. 부탁이야…”
어느새 자리에서 살짝 일어나기까지 한 그는, 간절한 눈빛과 목소리로 호소하고 있었다.
“…뭐, 뭔데.”
그 모습을 본 아리아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기 시작했다.
“뭐냐고…”
그렇게나 보고 싶었던, 다시는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오빠의 모습이다.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늘 목마를 태워주던.
맛있는 음식은 항상 반씩 덜어 그녀의 접시에 덜어주던.
그리고, 넘어져서 생채기라도 나면 기겁을 하며 달려와 울기도 전에 상처를 호호 불어주던.
바로 그 눈빛과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금은 위험한 시기야. 네가 오면 안돼.”
“뭐?”
“여러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달아 발생할거야. 사망자도 나올 수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실패할지도 몰라. 지금은 모든게 미지란 말이야…”
“자, 잠깐! 뭐라는건데!”
하지만, 그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은 너무나도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시나리오? 사망자? 미지?
당최 그게 다 무엇이란 말인가?
“대체, 무슨 나쁜 일을 벌이려는건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아리아로서는 프레이가 무엇인가 거대한 사건을 꾸미고 있다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루비가 경고한, 아카데미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위대한 음모를 말이다.
“이 나쁜 새끼야.”
그렇기에 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고 사납게 쏘아붙힌 아리아는, 속으로 조용히 생각한다.
‘이러는게… 효과가 있긴 한걸까.’
“으, 으으.”
‘지금까지 내가 뭐라 말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하던…..음?’
그러다가, 앞에서 들려온 소리에 눈을 동그랗게 뜨는 그녀.
“미, 미안해 아리아…”
앞에 있던 프레이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벌벌 떨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빠가 미안해…..”
죄책감과 고민으로 가득 찬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그 말을 남기고는 고개를 푹 숙여버린 프레이.
“이제야 상처 받는 척 하는거야?”
“미안해… 미안해 아리아…”
“내 이름을 그 입에 담지 마!!”
마치 겁에 질린 고양이 처럼 벌벌 떠는 그의 이상한 모습을 보다 못한 아리아는, 프레이의 손을 뿌리치고 빼액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흐익…!”
그러자, 겁에 질린 표정으로 움츠러드는 프레이.
“자, 잘못했어…..”
그러던 그가, 이내 눈을 질끈 감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뭔진 모르겠지만, 네 속셈에는 안 넘어가. 겨우 지금 와서 그렇게 나온다고, 내가 널 다시 받아줄거라 생각…”
– 파르르르…
“………..”
처음에는 여전히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던 아리아는, 이내 눈치를 보며 파르르 떨고 있는 프레이에게 손을 뻗는다.
“대, 대체 왜 그러냐고. 뭘 잘못먹기라도 한…”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너무나도 차가워 보이는 그의 창백한 볼을 쓰다듬으려던 아리아는.
“……!”
프레이가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두 팔로 얼굴을 감싸자,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난다.
“읏…”
프레이의 겁에 질린 눈빛이, 얼굴을 감싼 팔의 사이에서 조용히 그녀에게 날아든다.
– 스윽…
프레이가 팔로 감싸고 있는 부분은, 오른쪽 볼이었다.
몇달전에 아리아가 프레이와 가족의 연을 끊겠다는 절연 선언을 할때, 진심을 다해 후려친 바로 그 부위였다.
– 휘릭, 휙…
겁에 질려있던 프레이의 눈동자가, 바쁘게 이리저리 돌아간다.
“……..”
그제야, 몇달전의 기억을 되짚어 보는 아리아.
‘그러고 보니… 그 이후에 어떻게 됐지?’
그날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 살기를 가득 담은 채 허공에 별의 마나로 이루어진 무기들을 소환해 냈었다.
그러다가 의식을 잃고, 다음 순간에는 용사파티 임시본부의 천막에 누워있었다.
즉,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날… 그 이후로 무슨 일이 있었지?’
덕분에 식은땀을 흘리며 기억을 떠올려 보려 애쓰던 아리아는.
– 스윽…
자신의 앞에 있던 프레이가 조심스레 팔을 아래로 내리자, 시선을 그에게 돌린다.
“후아… 하아…”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안정을 되찾기 위해 책상에 몸을 기댄채로 숨을 계속해서 토해내는 프레이.
– 뒤적, 뒤적…
그러던 그는, 이내 다급히 품을 뒤적거리기 시작한다.
가끔 이러한 패닉상황에 빠질때면, 늘 어루만지며 안정감을 되찾던 물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하지만, 품에서 그 물건을 꺼내려던 프레이는 이내 자신의 앞에 있는 아리아를 보고는 그대로 행동을 멈췄다.
– 꾸욱…
아리아의 앞에서 그녀의 손수건을 꺼냈다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었다.
– 뒤적, 뒤적…
그렇기에 억지로 손수건을 품 안에 집어넣고 아리아의 눈치를 보며 품안을 뒤적거리던 프레이는, 이내 손에 무언가가 잡히자 눈썹을 찌푸렸다.
– 스윽…
이윽고 그의 품 안에서 나온 건, 편지 한장이었다.
[☆글레어 올림☆]그것은 아카데미에 오기 하루전에 받았던, 반짝거리는 별 스티커로 장식이된 글레어의 편지였다.
‘돈의 용사’로서의 프레이에게 간 편지와는 또 다른, ‘교수 프레이’에게 전달된 또 한장의 편지였다.
– 안녕하세용, 교수님!
지금 저는, 잠시 임무? 미션? 같은걸 수행하고 있어용!
“음…”
아리아의 손수건 대신 엉겁결에 꺼내버린 편지였지만, 그것을 읽던 프레이는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기 시작했다.
– 스승님한테 노예 인장을 삼켰다고 했다가, 꿀밤을 맞았어용! 그래도 이제 못 무르니, 어쩔 수 없어용!
“…푸흐.”
대체 어디서 배운건지, 이상한 말투로 편지를 써둔 글레어가 너무 귀여워서였을까?
아니면, 새로 생긴 조력자를 보고만 있어도 안심이 되어서 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마침 아리아와 또래인 그녀가 마치 자신의 동생처럼 느껴져서 였을지도 모른다.
– 아무튼, 최대한 빨리 돌아가도록 노력해볼게용! 그러니, 저 없다고 너무 실망하지 마세용!
아무튼, 그 편지가 그를 패닉상태에서 조금이라도 빠져나오게 도왔던것은 확실했다.
“미안.”
그렇게 여전히 창백한 얼굴이지만 똑바로 의자에 앉은 프레이는, 이내 지친 표정으로 아리아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였다.
“내가 많이 힘든가봐. 아니, 지쳤… 이게 아니지.”
하지만, 이내 다시 횡설수설을 해버리는 프레이.
“힘들어? 지쳐? 네가 뭘 했다고.”
“…..미, 미안.”
“됐고, 그거 글레어라는 애 편지야?”
한편 그런 프레이를 조용히 내려다보다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을 던지는 아리아.
“요즘 오… 너를 잘따르던 그 꼬마애 맞지.”
“………”
그 말에 잠시 눈을 감고 침묵을 유지하던 프레이는.
– 쿵…!
“…가져가.”
다시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하자, 힘없이 도장을 찍고는 말을 이어나간다.
“다음에 시간이 나면 다시 이야기 하자.”
“자, 잠깐.”
“오늘 여기서 있었던 일은 잊어. 아무일도 없었던거야.”
그런 프레이에게 뭐라 말을 하려던 아리아는, 자신의 눈치를 보는 프레이의 눈빛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는 걸 깨닫고는 두 주먹을 꽉 쥐며 등을 돌렸다.
“미안, 어서 나가줘…”
그런 그녀의 뒤에서, 프레이의 떨리는 목소리가 날아와 꽂힌다.
– 스윽…
결국 아무 말도 못하고 밖으로 나서던 아리아는, 문득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쪽을 힐끔 바라본다.
“후아, 하아…”
고개를 숙인채 창백한 표정으로 숨을 몰아내쉬던 프레이는, 상당히 상처입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푸흐.”
그러다가, 자신의 옆에 있던 편지를 바라보고는 다시 한번 작은 미소를 짓는 프레이.
– 끼이익…
그 모습을 잠시 멍하니 지켜보던 아리아는, 한동안 편지를 내려다보던 프레이가 고개를 들자 다급히 방을 빠져나갔다.
“……….”
그리고 흐르기 시작한 정적.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한데…”
그런 상황에서 여전히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은채 심호흡을 하던 프레이는, 이내 눈 앞에 자신의 정보를 띄웠다.
[이름: 프레이] [능력: 힘 10 / 마력 10 / 지능 ??? / 정신력 0.1~1] [특이사항: 시한부/정신력 저하 LV MAX] [성향: 용사] [선함 수치: 100]“아…”
자신의 정신력을 확인한 프레이의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
– 끼이익…
대기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프레이가, 조용히 주변을 둘러본다.
– 스윽…
그러자, 교무실에 들어와있던 몇몇 학생들과 교수의 시선이 그에게 꽂힌다.
“윽.”
덕분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채 자신의 자리에 주저앉은 프레이는, 이내 머리를 부여잡은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앞으로 수행평가 전까지는… 2학년 학생으로 지내야 되는데…”
비록 ‘특별 교수’가 되어 ‘교수 기숙사’나 ‘교무실 출입권’을 얻은 그였지만, 프레이의 공식적인 신분은 어디까지나 아카데미 학생이었다.
일주일간은 교수로, 그 다음 일주일간은 학생으로서 살아야 하는 프레이에게, 이 정체불명의 디버프를 가진채 학생생활을 하라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 없었다.
“다음 메인 시나리오인 전교회장 선거도, 수행평가 준비도 아직 다 못했는데… 이런 시발…”
[메인 퀘스트: 전교회장 선거]: 아리스의 전교회장 당선을 저지하세요!
엎친데 덮친격으로 입학식 시나리오가 끝나자마자 바로 다음 중요 시나리오가 시작된 상황이었기에, 프레이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었다.
– 까드득, 까득…
어릴때부터 차곡차곡 쌓여온 트라우마 덕분에, 여러가지 강박증과 심신미약, 불안증과 환청을 달고살던 그였다.
그렇기에 당장에라도 미쳐버리거나 모든걸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그는 9에서 10에 육박하는 정신력을 사용해 억지로 눌러놓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그의 정신력이 0.1에서 1 사이로 고정이 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불보듯 뻔했다.
“저기봐, 프레이야.”
“진짜 교무실에 앉아있네? 진짜 뻔뻔하다.”
“그럼, 내일부터 쟤 2학년 A반에 들어가는거야? 엄청 기대되네.”
“…평민들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 죽겠는걸.”
그렇게 하얗게 질린채 자신의 자리에 앉아 눈치를 살피던 프레이는, 저 멀리서 자신의 험담이 들려오자 겁에 질린 눈초리를 띤채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몇분전만 하더라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카, 카니아. 카니아에게 연락을 해야… 아니, 루루? 루루가 더 가까우려나?’
그렇게 모두의 시선이 자신의 몸 주변을 벌레처럼 꿈틀거리며 기어다니는 느낌에 몸서리를 치던 그는, 다급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특수 시스템도 확인해봐야 하는데… 거기에 뭔가 극복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도무지 진정이…’
“프레이? 왜 그러느냐?”
그러던 와중에, 옆에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
“소, 손톱은 왜 그리 물어뜯고 있…”
“이, 이솔렛 누나.”
“…..!?”
옆에서 이솔렛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프레이는, 다급히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입을 열었다.
“왜, 왜이리 손이 차가운…”
“나좀 데려가 주라.”
“어, 어디로?”
“…교직원 기숙사로.”
그 말을 듣고, 당황한 표정을 짓는 이솔렛.
“그,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다만 아프면 보건실에 가는게…”
“무서워.”
“뭐?”
“모든게 다 무서워서, 미쳐버릴 것 같아…”
이솔렛의 눈빛이, 프레이가 간절한 눈빛으로 자신을 올려다보자 천천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최대한 조용한 곳으로 가고싶어… 트라우마가 거의 없는 사람이 필요해… 제발…”
“그, 그게 무슨… 히윽.”
“데려가 줘.”
그러다가 프레이가 자신의 옆에 서있던 그녀의 배에 고개를 파묻고 애원하자, 잘근잘근 입술을 깨무는 그녀.
“그치만, 예정에 없던 네가 추가되느라… 아직 독실이 마련이 되지 않았…”
“며, 명령이야.”
그러던 이솔렛은, 프레이가 오른손의 서약의 반지를 치켜들고 젖먹던 힘까지 짜내어 위엄있는 표정을 짓자 그만 입을 다물었다.
“당장… 데려가줘. 이 반지 잘 보이지? 어서 내 명령에 따라.”
‘이건… 어쩔 수 없지. 상태가 안 좋아보이는데, 일단은 장단을 맞춰주다가…’
“넌 내 소유물이잖아… 이솔렛.”
‘응응. 어쩔 수 없어. 긴급상황이니까.’
그렇게 해가 막 질 무렵, 한적하던 교직원 기숙사 안에 두 교수가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