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302)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302화(302/524)
Episode 302
– 쿠구구구구…!
아카데미 전역에 가해진 진동이, 점점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무, 무슨 일인데?”
“지진? 지진이야?”
“그럴리가 없잖아? 아카데미에서 지진이라니?”
그러자, 나만큼이나 창백한 표정을 지으며 당황하는 아이들.
칩입은커녕, 천재지변의 마저도 여러가지 고대마법으로 한번도 허용해본적 없는 아카데미다.
덕분에 최근 내부에서의 꽤 많은 사건이 터져 빛이 바랜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래도 선라이즈 아카데미는 여전히 제국 내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 파지직, 파지지직…!
“꺄악!?”
그런 아카데미가 벽이 조금씩 갈라질 정도로 흔들리고 있었으니, 아이들이 패닉에 빠지는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이런 걸로 놀라면 안되는데.’
하지만, 그건 녀석들이 뭘 몰라서 그러는 거다.
이건 그저 시작일 뿐이다.
오늘을 기점으로, 이 아카데미가 얼마나 사건사고에 휩싸이게 될지 녀석들이 알기는 할까?
예언서의 선조님에 의하면 ‘아카데미’가 침공을 당하는 것은 전통의 클리셰라, 숙명이나 다름 없다고 했다.
그리고 말대로, 곧 일어날 ‘아카데미 공방전’에 의해 이 아카데미는 대규모 침공을 당하게 될 예정이다.
물론 1학년때 내가 공방전 시나리오의 최종보스였던 다크골렘을 쳐 부숴놓아 그동안은 살짝 안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원래대로라면 먼 훗날에나 발생했을 ‘침식 현상’이 너무 이르게 발생하질 않나, 거기에서 눈깔괴물과 중급 다크골렘들이 마구 튀어나오질 않나.
그러한 일들이 마구 일어난 이후부터는, 전혀 안심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강해지려고, 그리고 히로인들을 강하게 만들려고 결심했었는데…
“주인님! 위험…”
– 콰직…!
나와 루루쪽으로 떨어져내리는 전등을 검으로 쳐낸 나는, 창백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 스윽, 슥…
“으, 으아?”
그러던 나는, 이내 조용히 루루의 뺨에 볼을 부볐다.
‘부드러워…’
그러자 느껴지는 따듯한 기분.
왜 그녀가 내게 자꾸 볼을 부비는지 알 수 있었다.
“저, 저도 할래요.”
– 스윽, 슥…
“지, 지금은… 연인이니까…”
그렇게 잠시 그녀에게 볼을 부비고 있으니, 그렇게 말한 루루도 내게 볼을 부벼온다.
– 부비부비…
덕분에, 한동안 서로가 서로를 끌어안은채 열심히 볼을 부비는 웃지못할 광경이 펼쳐졌다.
– 우당탕탕!
“제, 젠장… 대체 뭐냐고…”
“사, 사람 살려!”
하지만, 다행히도 주변은 그런 우리의 반응을 보지 못할 정도로 시끄러웠다.
“질서에 맞추어 천천히 행동해!”
“거기, 막 뛰지 마!”
그런 학생들을, 학생회와 몇몇 교수들이 마구 소리를 질러가며 운동장으로 통솔하기 시작했다.
– 파지직, 파지직…
하지만, 사건이 일어나는 곳은 다름아닌 운동장인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진동때문에 채 눈치를 못챈 것 같지만, 내 눈에는 운동장 구석에서 점점 깨져나가기 시작하는 공간이 확실히 보인다.
원래 이 시나리오는 별관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이 되는데, 역시 저런 변수가 일어나고야 만 것 같다.
“음.”
루루 덕분에 진정한 마음을 추스린 나는, 조용히 반의 분위기를 살폈다.
여전히 반의 분위기는 혼란스러웠다.
교수들이 있는 수업시간이 아닌 점심시간에 날 괴롭히려고 노리던 아이들도, 얼굴이 창백해진채 파르르 떨고 있었다.
– 삐빅, 삑…
덕분에 다행이긴 했지만, 이대로 가면 인명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카니아, 이리나, 클라나에게 교신을 했다.
“운동장으로 가. 침식 현상이야.”
내 짧은 명령을 듣고는, 눈치를 보다 조용히 교실밖으로 나가는 그녀들.
“우리도 가자, 루루.”
“아, 네에!”
그런 그녀들을 보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루루에게 말한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 이 재난을 막아야 해.”
“마, 막아요?”
그러던 그녀가, 내가 중얼거린 말에 반응해 고개를 갸웃거린다.
“주인님이 일으키신게 아니었나요?”
그러다가 그녀가 내뱉은 한마디.
“………..”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하려던 나는, 이내 그녀가 나를 마왕군 간부로 알고 있음을 상기하고는 잠시 고민을 하다 다시 말을 내뱉었다.
“내가 한 일이 아니야.”
“그, 그러면요…?”
“교단이 벌인 일이야. 교단은 제 3세력이거든.”
“아하.”
그러자, 즉시 납득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기억해 둘게요.”
그러던 그녀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내 손을 붙잡은채 날 이끄리기 시작했다.
“교단은 주인님의 적… 교단은 적이야… 척결, 척결 해야 해…”
“…….?”
꼬리가 있었다면 마구 살랑거렸을 정도의 살가움을 띤채로 그런 무시무시한 말을 중얼거리는 루루를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방금… 내가 잘못 봤나?’
분명 루루의 머리에 무언가가 자라나 있었는데?
.
– 파지직, 파직…!
“으음…”
프레이와 함께 바깥으로 나온 루루는, 조용히 마안을 빛내며 그가 가리킨 일그러진 공간을 분석하고 있었다.
‘이상해, 구조를 아예 모르겠어.’
하지만 침식 현상으로 인해 생긴 일그러진 공간은, 그녀조차도 분석해낼 수 없었다.
세계 최고의 공간마법 권위자인 드미르칸이 심혈을 기울여 일그러트린 공간도, 단번에 분석해 낼 수 있는 그녀다.
그 뿐만이 아니라, 마안이 한번 업그레이드 된 이후로 그녀는 마법적이거나 규칙이 있다면 어떤 것이든지 분석해낼 수 있는 상태였다.
“으, 으으…”
그런데 처음으로, 그녀가 분석해낼 수 없는 것이 존재했다.
덕분에 식은땀을 흘리던 루루는, 프레이의 눈치를 보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모, 모르겠어요… 주인님.”
“뭐?”
“분석이 아예 되질 않아요. 구성요소도, 그외 잡다한 것도 전혀 모르겠… 흐익!”
그러던 루루는, 프레이가 조용히 자신의 머리에 손을 뻗자 식겁한 표정을 지으며 움찔거렸다.
프레이가 자신을 때린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 도움이 안되었다는 걸 자각한 순간 과거의 트라우마가 다시 재발했기 때문이었다.
도움이 안되면, 쓸모 없으면 죽도록 맞는다는 사실이 그녀의 뇌리에 깊숙히 박혀있었다.
왠지 모르게 희미했지만, 그 기억은 분명히…
– 스윽…
“읏.”
희미하지만 공포에 잠겨있던 루루의 머리에, 프레이의 부드러운 손길이 닿는다.
“괜찮아, 루루.”
이윽고 그녀의 눈가에 들어온, 부드러운 프레이의 미소.
“지금 넌, 내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엄청나게 도움이 되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그녀를 꼭 끌어안는다.
– 콩닥, 콩닥…
그러자 느껴지는, 프레이의 심장박동.
“아…”
그런 그의 심장박동은, 자신보다 몇배는 더 가파르게 뛰고 있었다.
그녀의 주인은, 모종의 저주 때문에 자신보다 몇배는 더 큰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그렇기에, 그녀는 다시 한번 다짐한다.
‘과거의 트라우마 따위, 무시해. 지금은 눈앞에 있는 주인님을 지키는게 중요해.’
원래 정신력이 1에 불과한 그녀였으나, 최근의 변화로 인해 그녀의 정신력은 놀라울 정도로 상승하고 있었다.
‘강해지기로 했잖아, 루루. 주인님이 날 원하고 있어. 그러니, 기대에 부응해 더 강해져야 해.’
오직 프레이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이루어낸 쾌거였다.
‘그에게 충성하는 애완동물인 이상, 그를 지키는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그렇게 거의 처음으로 과거의 트라우마를 자신의 의지로 이겨낸 루루는, 머리가 간질간질 거리는 느낌을 받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최근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는 야망을 품을때마다, 지금보다 더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할때마다 간지러워지는 그녀의 머리었다.
“그럼, 저 녀석들은 분석할 수 있겠지?”
“아, 네!”
덕분에 아리송한 표정을 띤채 프레이의 품에서 마구 머리를 비비적거리던 루루는, 그가 그렇게 묻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프레이의 너머를 본 순간, 떡하니 벌어지는 루루의 입.
– 크오오오오!!
– 끼엑, 끼에에엑!!
일그러진 공간에서, 흉측하게 생긴 마물들이 기어나오고 있었다.
“꺄, 꺄악!?”
“시발! 저게 뭐야!!”
이윽고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비명과 욕지거리.
“이, 이럴수가…”
헐레벌떡 운동장 밖으로 나왔던 총장이, 눈앞에 펼쳐진 참극을 보고는 창백하게 질린채 바닥에 주저앉는다.
“아, 아카데미가… 공격을 당하다니…”
천년전에 마왕과 용사의 최종결전이 벌어진 이후로 단 한번도 침입을 허용하지 않았던 ‘성역’ 선라이즈 아카데미가, 무참히 공격당하고 있었다.
“마물들의 정보와 1학년들의 전투 패턴을 분석해줘, 루루. 2학년들과 3학년들은 신경쓰지 말고.”
“네, 네에…”
“2학년 평민을 빼고는 전부 떨거지… 분석할 가치가 떨어지니까, 1학년들이 위기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위주로 평가하고 분석해서 나에게 알려줘야 해. 할 수 있지?”
“아, 알겠어요…!”
덕분에 잠시 멍을 때리던 루루였으나, 프레이의 다급한 외침을 듣고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분석은, 그녀의 주특기였다.
옛날이었다면 조금 힘들었을지도 몰랐겠지만,
마안이 한번 업그레이드 된 지금, 전학년도 아닌 겨우 1학년들의 전투패턴을 분석하는 건 식은죽 먹기였다.
“그리고 카니아, 이리나, 클라나의 전투 패턴도 분석해줘. 그녀들은 각각 세마리의 중간보스를 상대할거야.”
“아… 알겠습니다. 그, 그런데 어디에 가시려고요?”
그렇기에 두 주먹을 꽉 쥐며 다짐하던 루루는, 프레이가 그렇게 말하며 어디론가 향하자 다급히 질문을 던졌다.
“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
그러자, 프레이는 품에 있던 ‘기만의 망토’를 만지작 거리며 답했다.
“용사의 영향력을… 어떻게든 깎아내려야 해.”
그렇게 말하는 프레이의 얼굴은, 상당한 공포에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돈의 용사를 데뷔시키는 동시에, 1학년생 모두를 지켜야 해. 한명의 사상자도 허용할 수 없어. 이번 사건을, 그저 교훈으로 만들어야해.”
“자, 잠깐만요!”
‘역시… 게이트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건가?’
“저, 저도 같이…!”
보기만 해도 안쓰러워질 정도로 바들바들 떨고 있던 그였기에, 루루는 다급히 그에게 뛰어가기 시작했지만.
“루루, 내가 말한거 잘 부탁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한 프레이는, 겁에 질려 벌벌 떨며 자신을 싸늘하게 쳐다보는 인파속으로 발을 내딛었다.
– 스윽…
그리고 그 순간, 그의 품에서 기만의 망토가 빠져나왔다.
– 파지직…
“주, 주인님?”
인파에 섞여버린 프레이를 다급히 마안으로 찾으려던 루루는, 어째서인지 마안으로도 그를 찾아낼 수 없자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주인님…”
주인을 잃은 개마냥 멍하니 인파를 보며 중얼거리던 그녀는, 이내 눈에서 한줄기 눈물을 흘리며 다시 한번 중얼거린다.
“프레이…”
그에게 지배당하는 애완동물이 아닌, 그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연인으로서 프레이의 이름을 부른 루루.
그와 동시에, 그녀의 표정이 그 어느때보다 진지하게 바뀌기 시작한다.
“역시, 지금보다 수백배는 더 강해져야겠어.”
한동안 주먹을 꽉 쥔채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파르르 떨던 그녀가, 이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당신이 어디에 있던지, 어디로 가든지, 어디로 숨던지… 찾아낼 수 있도록.”
그러자, 이번에는 그녀의 꼬리뼈가 찌릿거린다.
콕콕 찌르는 느낌이 들다가도, 간질간질한 기분이 느껴지자 조용히 다리를 비트는 그녀.
‘집중… 집중하자.’
아까부터 그러한 느낌이 가득 차있던 머리에 이어, 골반에까지 그러한 느낌을 물씬 받기 시작한 루루였지만, 그녀는 그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마안을 운용하며 말을 맺었다.
“…언제든지 당신을 찾아가서, 영원히 당신만의 애완동물이 될 수 있도록 말이에요.”
그와 동시에, 마물들의 시선이 천천히 그녀에게 향하기 시작했다.
.
한편 그 시각.
“요, 용사님! 이걸 어쩌죠!?”
“저거… 마물들이잖아요!”
“크윽…”
루비의 주변에 둘러싸여 있던 아이들은, 창백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달라붙어 마구 소리치고 있었다.
“요, 용사님. 용사님의 실력을 보여줄 때에요.”
“마, 맞아. 용사님은 강하잖아요? 그러니, 저깟 녀석들은…”
‘…젠장.’
그런 상황에서, 조용히 식은땀을 흘리며 자신의 앞을 바라보는 루비.
[특이사항: 솔직함 MAX 약체화 MAX]‘프레이, 이 새끼가…’
지금 이 상황에서, 최악의 저주들이 줄줄이 그녀에게 걸려있었다.
‘벌써 특수 시스템을 연건가? 게다가 이 정도로 포인트를 쓴다고? 그럴 녀석이 아닌데? 대체 뭐지?’
짜증이 잔뜩 서린 표정으로 자신의 특이사항을 지켜보던 루비는.
“…뭐, 이런 플레이도 재밌겠군.”
이내 흥미로운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역시 넌, 언제나 날 즐겁게…”
– 파지지지직…!
“…..흠?”
이윽고 그렇게 중얼거리며 어디선가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을 프레이를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루비는, 갑자기 자신의 몸에 있는 털들이 곤두서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어딘가를 쳐다본다.
“…하.”
이윽고 급격한 몸의 변화를 겪고 있는 루루를 발견하자, 짧게 한숨을 내쉰 그녀의 한마디.
“배제된 패배자 주제에, 이제와서 뭘 하겠다는건지.”
그렇게 말하고는 시선을 돌리려던 루비는, 자신의 쪽으로 맹렬히 쏟아지기 시작한 그녀의 시선을 눈치채고는 짧게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하여간, 정말 못말리는 동생이라니까.”
솔직한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린 루비의 싸늘한 시선이, 루비색으로 변한 루루의 눈동자와 교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