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303)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303화(303/524)
Episode 303
“그오오오오!!”
“그웨에…..”
사방에서 마물들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진다.
“하아, 하아…”
운동장에서 멀찍히 떨어진 아카데미의 옥상에서 그 모습을 눈에 담고 있던 루루는, 거친 숨을 내쉬며 속으로 중얼거린다.
‘몸이… 뜨거워.’
어째서인지 몸이 잘 움직이질 않는다. 가슴이, 배가, 그리고 다리가 불구덩이에 빠진듯이 뜨겁다.
– 주륵…
심리적인 트라우마도 아니다. 실제로 몸 구석구석에서 땀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안돼… 여기서 쓰러지면 안돼…’
덕분에 상당히 당황한 루루였지만, 이내 이를 막물고 일어난다.
‘겨우 마안의 부작용 따위로 쓰러질수는 없어.’
지금 이 순간 만큼 마안을 정밀하게 가동한 적이 없었기에, 루루는 이 상황을 마안의 부작용으로 치부하고 있었다.
원래부터가 에너지를 많이 잡아먹던, 온몸의 마력회로와 촘촘히 연결되어 있던 마안이였으니 말이다.
‘주인님이… 내게 부탁을 했는걸.’
미칠듯한 뜨거움에 머리가 핑 돌면서도, 루루는 이를 악물고 다시한번 눈을 루비색으로 빛낸다.
‘정리, 정리하자. 지금까지 분석한걸 정리하는거야.’
그리고 잠시후, 그렇게 생각하며 아카데미의 전체적인 전황을 둘러보는 루루.
비록 이르긴 했지만, 이제 슬슬 결과값을 도출해야 할 때였다.
“그오오오오!!”
“키에에엑!!”
바쁘게 움직이던 그녀의 눈동자가, 집중포화에 쓰러지는 마물들에 고정된다.
‘게이트에서 나온 마물들의 등급은 대략 B급. 아카데미 학생들도 충분히 대항할 수 있을 정도야.’
이윽고 내려지는 그녀의 평가.
‘중간 보스급들은… 죄다 A급인가? 학생들이 대응하기는 힘들텐데.’
이윽고 그녀의 시선이, 카니아, 이리나, 클라나가 상대하고 있는 중간보스들에게 향한다.
“그리고….”
잠시후, 이어지는 그녀의 중얼거림.
“역시 뭔가 이상해.”
게이트 안에서 나온 마물 자체는 특별할게 없었다. 요즘 제국 어디에서나 기승을 부리는, 주로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마물의 형태였다.
어째서 제국의 던전이나 인적이 끊긴 험지, 그리고 어두운 곳에서 나타나는 마물이 공간이 뒤틀린 게이트에서 나타나고 있는건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최소한 패턴을 분석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안심을 하고 있던 그녀였지만.
“마물들의 머리에 뭐가 심어져 있는 것 같은데? 촉수? 눈동자? 아무튼 되게 이상한게…”
마안으로 분석한 마물의 몸 안에, 계속해서 동일한 모양의 이물질들이 잡히자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주로 머리나 관절에 심어져 있는것을 보면, 아마 마물들을 제어하기 위한 어떠한 수단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마물들을 지휘, 혹은 제어하는 자라도 있다는 걸까?
“…헤헤.”
잘은 몰라도, 주인님께 막대한 칭찬과 쓰다듬을 받을만한 정보를 알아내어 마냥 기쁜 루루였다.
– 파지지지징…!
– 쿠과광!!
그렇게 한참을 프레이에게 쓰다듬어지는 상상을 하던 루루는, 앞에서 들려온 소리에 조용히 시선을 돌린다.
“주, 죽어!! 죽어어!!”
“어, 언제 끝나는거야… 왜 죽여도 죽여도 안 끝나는데에…”
2학년 귀족들이 마구잡이로 마나를 쏘거나 무기를 휘두르다가, 마물들의 공격에 혼비백산 흩어지고 있었다.
차게 식은채 시선을 휙 돌려버린 루루의 행동만으로, 그들에 대한 평가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거기 너희 둘, 전위를 맡아. 나는 후위를 맡을게. 치료 마법 쓸 수 있는 사람 없어? 기초만 알아도 괜찮으니 손좀 들어봐.”
“저 녀석, 계속된 공격으로 지쳤어! 체중이 큰 놈이니 다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그와는 다르게, 2학년 평민들은 이 사태에서 꽤나 활약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한명 한명이 지난 1년간 ‘프레이’라는 공공의 적을 상대로 맞서 싸우며, 그 누구도 빠짐없이 끈끈한 친분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 결과, 비록 화력은 조금 약할지라도 압도적인 팀워크로 마물들을 천천히 궁지에 몰아넣고 있었다.
– 쿠과광!! 쿠과과광!!
– 파직, 파지직…!!!
“끼에에…”
그런가 하면, 1학년들은 말 그대로 무쌍을 찍고 있었다.
나이가 몇살 어려도 조기 입학 제도까지 운영해가며 소집한, 하나하나가 전부 제국에서 알아주는 엘리트인 1학년 생들이었다.
그런 인간 병기들이 온 몸에서 발산하는 검기와 마나, 그리고 마법들의 향연.
그 모습은, 마치 불꽃놀이를 하는 것처럼 장엄하고 아름다웠다.
“아얏! 뭐, 뭐야?”
“방해되잖아요, 레냐 씨?”
“지, 지랄! 일부러 쏜거 다 알아!”
하지만, 2학년과는 달리 팀워크가 결여되어 있었다.
“이, 이쪽까지 검기를 보내면 어떡해!?”
“그런건 알아서 잘 피하시… 으익.”
“죄, 죄송합니다아!”
아무리 아름다운 악기라도, 지휘자 없이 각자 제멋대로 연주를 한다면 만들어지는건 불협화음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만난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서로가 서먹서먹한데다 파벌싸움까지 하고 있다.
그런 그들이 손발이 안맞아 문제가 생기는건,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좋아, 이대로 전달해 드리면…’
그러한 사실들 뿐만 아니라 1학년 개개인의 행동과 전투패턴까지 전부 분석해낸 루루는, 조용히 프레이에게 건네받은 수첩에 정보들을 메모해가며 속으로 중얼거린다.
‘…그러고보니, 그것도 부탁받았었지.’
그러다, 그런 생각을 한 루루는 이내 다시 한번 시선을 돌렸다.
“………..”
그와 동시에, 침묵에 잠긴 그녀.
“카니아씨, 마물들의 제어가 갑자기 힘들어 졌다고요?”
“네, 어째서인지 갑자기 힘들어졌네요. 그때 이상한 어두운 기운을 손에 넣은 이후로는 대부분의 마물들을 지배할 수 있었는데…”
“어쩔수 없네, 다 찢어발길수밖에.”
그런 그녀의 눈에, 클라나와 카니아, 그리고 이리나가 들어오고 있었다.
‘강해…”
그런 그들의 전투를 지켜보던 루루는, 조용히 속으로 생각한다.
‘나도 저만큼 강해지고 싶어.’
자신의 진짜 능력인 ‘흑마력’을 사용하지 않고 있음에도 마물들을 압도하는, 최근에 자신에게 주인님은 강아지보다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조언을 해주고는 하는 카니아.
방금 혼자서 게이트에서 튀어나오던 중간 보스를 태양의 마나로 녹여버린, 자기도 재능충이면서 알수없는 열등감에 찌들어있는 클라나.
그리고 일주일전에 복구된 마나에 아직 다 적응을 못해, 적당히 힘을 쓰고 있는.
몸 안에 있는 마나의 적응만 마친다면, 이 모든 상황을 순식간에 종결시킬 수도 있는 이리나까지.
‘하긴… 저분은 그럴만 하지.”
이 상황 전체를 제어하고 있는 세 소녀중에서도 유난히 강한 그녀를 바라보던 루루는, 이내 그렇게 중얼거리며 주변을 바라본다.
“저, 저분들좀 봐… 진짜 쎄다.”
“쟤들이 저렇게 쎘었나?”
전교생의 시선이, 세 소녀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클라나 씨는 그렇다 치고, 저 둘이 저 정도인줄은 몰랐는데.”
“저런 녀석들이 프레이 하수인 노릇이나 하고 있었다니, 쯧쯧.”
세레나, 페를로체, 그리고 클라나는 그 신분과 검증된 능력덕분에 아카데미에서 이미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던 카니아와 이리나까지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도련님이 명령하신대로, 최대한 화려하게 공격을 해야 합니다.”
“나도 알아. 그래서 그레이트 메테오 마법을 사용할 예정인데, 어때?”
“…아카데미를 지도에서 지우시려고요?”
물론 그것은, 메인퀘스트의 조건 중 하나인 ‘루비의 영향력 최소’를 위한 프레이의 계책이었다.
자신이 직접 나설 수 없으니, 동료들의 영향력을 높인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방법이 절찬리에 펼쳐지고 있었다.
‘나도… 저렇게 강해지고 싶어.’
한편, 아카데미의 옥상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루루는 조용히 주먹을 쥐며 중얼거린다.
‘나도, 직접 전투에 참여해서 도움이 되고 싶은데…’
비록 강력한 분석력과 권능에 가까운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마안을 가진 그녀였지만, 전투에 직접 참여하기는 애매한 상황이었다.
마안을 제외한 그녀의 신체능력치나 마력은, 없는 거나 다름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마안을 오래동안 사용하고 있으면 과부하 현상이 일어나는 것 또한 문제였다.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단기전이면 모를까 장기전에 그녀가 투입되는건 무리였다.
‘강해지고 싶어, 강해지고 싶어, 강해지고 싶어.’
그런 상황에서 세 소녀의 멋진 싸움을 구경하던 루루가, 고개를 푹 숙인채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더 강해지고 싶어!”
그렇게 한참을 중얼거리다가, 눈을 빛내며 자신의 소망을 소리친 그녀는.
“모든것을 발밑에 둘 정도로 강해져서…”
이내, 시무룩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주인님께 모든걸 바치고 싶은데.”
그렇게 그녀가 이제라도 검술을 배워야 하나, 마탑에 들어가서 수련이라도 해야 하나 고민하던 바로 그 순간.
– 끼기기긱…
“……?”
갑자기, 아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 어어?”
덕분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가, 벙찐 표정을 짓는 그녀.
“뭐, 뭐야? 얘들 왜 이래?”
운동장에서 마구 날뛰던 마물들이, 전부 눈을 감고는 그녀가 있는 옥상쪽으로 무릎을 꿇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그 광경을 루루가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한편.
“…….”
자신의 주변에 모여든 아이들과 열심히 B급 마물들을 때려잡으며 땀을 흘리던 루비는,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미친.”
그리고.
– 파밧!
“으앗!?”
다른 사람들이 보기 전에 옥상에 서 있는 그녀를 발견한 이리나는, 재빨리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해 그녀에게 이동했다.
‘이젠, 이 녀석까지…’
그런 이리나의 안색이,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었다.
.
“무, 무슨!?
“쉬잇…!”
운동장에 있던 이리나가 별안간 자기 옆에 나타나는 바람에 루루가 소리를 지르자, 이리나가 다급히 그녀의 입을 막으며 아래를 내려다본다.
“”……….””
다행히도, 아래에 있는 학생들은 갑자기 일어난 이상현상에 잔뜩 긴장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이곳을 올려다보고 있는 자는, 오직 루비 한명밖에 없었다.
“퉷.”
그런 그녀에게 험상궂은 표정으로 가운뎃손가락을 들어보인 뒤에 침까지 뱉은 이리나는, 다급히 루루의 팔을 잡아끌며 영창을 외웠다.
“디스에이블 디아볼릭.”
– 샤아아아…
그러자, 점점 원래대로 돌아오기 시작하는 루루의 몸.
“아? 으아아?”
어느새 자라기 직전까지 나있던 뿔은 점점 아래로 줄어들고, 살랑거리던 꼬리는 꼬리뼈 밑으로 들어간다.
“이, 이게 무슨…”
그리고 보랏빛을 띄던 피부가 다시 살색으로 변할 때 쯤, 그제야 자신의 몸의 변화를 눈치챈 루루가 창백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몸을 살피기 시작한다.
“그동안 몰랐던 거야?”
“네, 네에?”
한편 그런 그녀를 침착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이리나는, 이내 팔짱을 낀채 입을 열었다.
“너, 마족이야. 루루.”
“…….!?”
이윽고 이어진 그 말에 멍한 표정을 짓던 루루는.
“그것도, 순혈마족.”
이리나의 담담한 발언에, 입을 떡 벌리기 시작했다.
‘거기에 더해, 1000년전 초대마왕의 직계 혈통이라고 했다간… 기절을 할지도 몰라.’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 다음 말을 삼킨 이리나는, 조심스레 운동장을 내려다보며 속으로 중얼거린다.
‘프레이, 넌 알고 있었니?’
아까부터 아카데미 전역에 펼쳐둔 자신의 마나 수색망에조차 잡히지 않는 그.
‘저 아이의 각성이 계속 현재진행형이었다는 것도, 그 상태가 매우 불안해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도.’
모두가 어수선해진 틈을 타 프레이가 있을 만한 곳을 눈으로 흝던 이리나는, 이내 팍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린다.
‘…히로인들 중에, 나만 각성을 시작도 못했다는 것도.’
프레이와 거사를 치룬 다음날에 그가 수줍은 표정으로 건냈던 자신이 보기에도 엄청난 힘을 담고 있는 빨간색 결정.
자신의 상징색을 가진 결정을 먹은 카니아와 클라나는, 각성이 거의 끝나가고 있는 상태이다.
“………..”
거기에 이미 각성이 완료된 세레나와, 아예 각성을 하는 법을 그에게 알려준 페를로체.
– 쿠과과과과과과!!!
“기회다, 뭔진 모르겠지만…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되겠지.”
압도적인 기세로 휘두른 단 한번의 참격으로 중급 보스 5마리를 찢어발긴, 검성으로 각성하는 길의 끝에 발을 걸쳐두고 있는 이솔렛.
“내가… 마족? 그럼 난… 주인님의 애완마족인건가?”
그리고 의외로 자신의 정체성을 금방 찾아가고 있는, 각성이 끝나면 대체 어떤 존재가 될지도 모르겠는 루루까지.
“…하아.”
프레이와 마음이 통한 모두가, 각성의 길로 향하고 있었다.
오직, 그녀만을 빼고 말이다.
“난… 왜 안되는 걸까. 대체 뭐가 문제인거지?”
덕분에 울적한 표정을 지으며 계속해서 운동장을 내려다보던 이리나는.
“…각성 진행 상태가 무척 불안하니, 쟤도 곧 프레이가 따먹겠지? 부럽네.”
우울한 목소리로 계속 중얼거린다.
“나도 한번 더 따먹어 달라고 할까…”
지금까지 이리나는, 그 어떤 어려움도 없이 타고난 재능만으로 모든 장애물을 돌파해왔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인생에서 처음으로 벽이란 것을 느끼고 있었다.
– 스윽…
그런 상황에서, 일주일째 팽팽한 느낌이 만연한 아랫배를 조용히 어루만지며 조용히 우울한 마음을 달래는 이리나였다.
“…..!”
그런데 그런 그녀가, 이내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다.
“뭐야? 쟤네들?”
루비가, 1학년 아이들 전원을 이끌고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 샤샥…
그리고 그 뒤를 재빨리 뒤따르는, 로브를 뒤집어 쓴 누군가와 아리스.
“…으득.”
그렇게 다수의 사람들이 게이트 안으로 사라지자, 이리나의 눈동자가 붉은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 츠즈즈즈…
후에 아카데미 침식 사건으로 명명될 사건이, 막바지로 향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