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327)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327화(327/524)
Episode 327
– 스윽…
“자, 잠깐. 잠깐만.”
프레이가 천천히 주먹을 들어올리자, 성기사의 몸에 빙의한 마신이 식은땀을 흘리며 뒤로 물러난다.
“왜 그래? 이리와. 어딜가는거야?”
“이, 일단 그 주먹부터…”
“지금 자리를 피하는건 잠깐이지만, 찾아올 고통은 영원할텐데?”
“………”
하지만, 프레이의 그 발언을 듣고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눈치를 보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마신.
“옳지. 잘했어.”
기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런 그녀의 머리를 헝크러트리던 프레이는, 이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진짜로 쟤네들 몰라?”
“으, 으음.”
“네 따까리들이잖아. 여기로 오도록 계시를 내린것도 너 아냐?”
그제야 마신은 천천히 시선을 옆으로 돌린다.
“”………..””
태양신 교단에서 파견된 사람들이, 자신을 멍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왠지 모르지만 몇몇은 적대적인 눈빛을 보내고 있었고, 앞에 있는 간부들은 얼굴이 창백해진채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진짜 뭐지, 시발.’
침식 사건때 프레이의 시스템 창에 개입하느라 너무 많은 힘을 썼기에, 잠시 잠에 빠져들어 힘을 회복하고 있던 마신이었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꼴이 이 지경이다.
“너 아니냐고.”
최근까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먹잇감이었던, 절망과 피폐의 감정을 그 누구보다 훌륭히 전해주던 프레이.
그런 그가, 살짝 맛이 간채 신인 자신을 협박하고 있다.
– 스윽…
더욱더 황당한 것은, 한낱 인간이자 필멸자인 프레이를 보며 자신이 실제로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만 해도 그가 어깨에 손을 올리니 오금이 저려온다.
대체 어째서? 그저 자신의 가장 큰 영양분 제공제이자, 가장 즐거운 오락거리인 이 착해빠진 소년이 왜 무서워 보이는거지?
저번에 불의의 일격을 한번 허용하긴 했지만, 그녀는 이 세상의 악신이었다. 겨우 그 정도로 트라우마가 생길리가 없었다.
‘이, 이상해.’
벙찐 표정을 짓던 마신이, 이내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왜 이러는 거지?’
기억을 더듬어 보니, 최근에 프레이에 대해 생각할때 자신도 모르게 떤 적이 많았다.
세번째 시련에 난입을 했다가 세레나에게 망신을 당할때도, 이 몸에 빙의해서 그를 타락시키려 했을때도 그랬다.
게다가 그에게 영혼을 공격당한 이후로는, 얼마전부터 회복을 하려 잠에 들때면 프레이에게 죽도록 얻어맞는 꿈을 꿀때가 많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일은 없었는데.
마치, 영혼에 각인된 두려움 같았다.
– 꽈드드득…
“마, 맞아. 아니, 맞아요.”
멍한 표정을 지으며 그런 생각을 하던 그녀는, 프레이가 자신의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주기 시작하자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내가 존댓말을?’
그리고 그 다음순간 찾아온 치욕감.
비록 아까는 막 잠에서 깬 비몽사몽한 상태라 그런 것이였지만, 지금은 자기도 모르게 겁에 질려 존댓말을 쓰고 말았다. 거만하고 에고높은 여신인 그녀에게는, 완전히 치욕이었다.
“그래, 역시 그럴줄 알았지.”
“이익…”
하지만 그 말을 들은 프레이가 미소를 지으며 끄덕이자, 치욕감보다 억울함이 솓구쳐 온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한 마신.
‘나한테 왜 그러는데!’
물론 태양신 교단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교단과 정치적으로 엮인 귀족들이나 그들이 계획하고 있는 각종 사악한 계획들. 그리고 오늘 주교들은 몇번 손을 씻었고 교황은 몇번 하품을 했는지까지도.
명색이 현재 이 세상의 주신이자 관조자인 그녀였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내 따까리들 아니라고!’
하지만, 교단은 사실 그녀와 별 관계가 없었다.
그들은 그녀의 부하도 아니었고, 명령을 받은적도 없었으니 말이다.
교단은, ‘그분’이 직속으로 관리하는 단체였다.
그러니 구태어 그녀가 간섭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함부로 명령이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가 혼나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
“왜 그래?”
덕분에 프레이 따위에게 겁을 먹고 있다는 치욕감과 아무 관계도 없는데 불려나와 겁박을 당하고 있다는 억울함에 가득차 떨던 그녀.
“많이 억울한가봐?”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프레이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속삭인다.
“난 인생 자체가 억울함과 불합리함으로 물들었는데.”
그 말을 들은 마신이, 부들거림을 멈추고 창백한 표정을 짓는다.
“누구 때문일까? 누구 때문에 아무 죄도 없는 내가 이 꼬라지가 된걸까?”
“……….”
“경고를 했는데도 벌레마냥 아득바득 기어나와서 강제로 시련을 시작하려 한 사람은 누굴까? 그 덕분에 내게 관점을 바꿀 계기를 제공해준 은혜로운 분은 과연 누굴까?”
그렇게 말하는 프레이의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그 모습이 마치…
“따지고보면, 모든 일의 원흉이 바로 너잖아? 안 그래?”
“………”
떨리는 눈빛으로 프레이와 눈을 마주치던 마신은, 그렇게 속삭이며 눈웃음을 친 그가 시선을 앞으로 돌리자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빙의한 몸은 성기사의 몸. 그렇다면… 우선 교단에 도움을 요청한다.’
인정할건 인정해야 했다.
지금의 프레이는 상당히 위험하다.
본신도 아닌 필멸자의 육체에 빙의한 상태의 자신이라면, 그것도 힘이 쥐꼬리만큼 회복된 자신이라면 이후에 어떻게 될지 불보듯 뻔했다.
게다가 안 그래도 자신에게 악에 받혀있던 녀석이, 지금 보아하니 완전히 맛이 가버렸다.
그러니, 일단은 이 몸의 주인과 같은편인 교단에 보호를 요청해 프레이에게서 벗어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으잇!!”
“얼레.”
조용히 프레이의 눈치를 보던 마신이, 전력을 다해 손을 뿌리치고 교단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하자 프레이가 흥미로운 미소를 짓는다.
“바보같은 녀석. 말은 번지르르 해도 맛이 가서 그런지 판단력은 떨어지는군.”
그런 그를 돌아보며 조소를 지은채 그렇게 중얼거리던 마신은.
“…..음?”
왠지 모르게 싸한 느낌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
전력으로 달려오는 그녀를 보는 교단의 표정이, 너무나도 이상했다.
– 스릉…
몇몇은 검을 꺼내들고 있었고, 몇몇은 음침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같은 편에게 보낼 표정과 눈빛들이 아니었다.
“최연소 성기사의 폭로가 기억나시지 않습니까? 무장 괴뢰단체 여러분!?”
“뭐?”
그 싸한 느낌에 달리기를 멈추고 눈치를 보던 마신은, 뒤에서 들려온 프레이의 외침에 멍한 표정을 지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최연소 성기사의 소신발언이 이미 전세계를 떠들썩하고 있습니다만?”
“그게 무슨…”
“세계적으로 일어난 ‘침식 사건’의 배후가, 바로 당신들이라지 않습니까!!”
그런 그녀를 여전히 소름끼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목소리를 높이는 프레이.
“지금도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성기사 님이 아무것도 모른채 하는 뻔뻔한 당신들을 직접 베어버리겠다 나선게 아닙니까?”
“아니, 나는…”
“그렇지만 성기사님, 이만 돌아오시죠. 너무 위험합니다.”
그런 그가,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저 무장괴뢰단체는 성기사님이 폭로했듯이 너무나 추악하고 끔찍한 곳이니까요. 잡히기라도 하셨다간 끔찍한 고문과 성적 학대를 당할거랍니다?”
“……….”
이윽고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인다.
“왜? 계속 가보지 그래.”
“으, 으으…”
그렇게 말한 뒤,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산뜻한 미소를 짓던 프레이가 이내 교단을 바라보며 말한다.
“아무튼, 우리 황실은 당신네들에게 휘둘릴 생각이 없습니다.”
“”…………””
“전 세계적 범죄단체의 수장에게 인정을 받을 생각은 더더욱 없고요.”
그렇게 말하다가, 이내 검집을 꺼내들고는 살기를 내뿜으며 선언하는 프레이.
“그러니 전부 꺼져.”
그 말이 끝나자,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
“음, 흠흠.”
프레이의 살기에 얼어붙은 교단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수염을 쓰다듬으며 앞으로 나오기 전까진 말이다.
“당신은, 이단이군요. 프레이.”
교단의 대표로 참석한 이스터 주교가 싸늘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바짝 얼어붙어있던 기자들의 표정이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뭐지? 쳐맞고 싶다는 건가?”
한편,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그렇게 중얼거리는 프레이.
“그런 사람을 사령관으로 부리는 황녀도 상당히 의심스러워 집니다만.”
그런 그를 맹렬하게 노려보던 이스터 교주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지금 제게는, 교황님을 대신해 당신들을 이단으로 지목할 권한이 있습니다.”
“음.”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수시간 이내로 교황 성하가 전 세계에 ‘파문’을 선언하겠죠. ”
그러던 주교가,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묻는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잘 아시죠?”
“……….”
“교황 전하의 ‘파문’에는 언령이나 맹약과도 같은 신성한 힘이 깃들어 있습니다. 당신들이 얼마나 강한지는 상관없지요. 저희 교단이 신성하지 않다고 하셨나요? 파문을 당하신 이후에도 과연 그런 말이 나올까요?”
그리고, 다시 흐르기 시작한 길고 긴 정적.
“…….푸흐.”
그 정적을 깬건, 난데없이 웃음을 터트린 프레이였다.
“푸흐, 푸흐흐흐흐흐…”
그 웃음에, 주교가 눈썹을 찌푸리고 기자들의 몸에 소름이 돋을 무렵.
‘…그냥, 저쪽으로 냅다 뛸까?’
마신은, 진지하게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다.
‘됐어.’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중얼거리는 프레이.
[메인 퀘스트 (히든 시나리오) – 교단과의 전면전]– 부패한 교단을 무너트리십시오.
‘내가 이겼다.’
첫번째 히든 시나리오를 끝내자 마자, 두번째 히든 시나리오의 개방을 성공한 프레이였다.
.
“또한, 성기사님의 폭로에도 상당히 수상한 점이 많습니다.”
낄낄거리며 웃어대던 프레이를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쳐다보던 주교가, 이내 기자들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한다.
“이미 공식적으로 성명을 낸 바 있지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의문을 제기합니다. ‘최연소 성기사님’의 폭로는, 과연 자신이 원해서 한 폭로일까요?”
그 말이 끝나자, 프레이의 눈치를 보며 조용히 마도구를 들어올리는 기자들.
너무나도 무서웠지만, 특종은 잡고 싶은 그들이었다.
“지금 이 순간만 보더라도, 성기사님의 표정은 상당히 위축되어있고 겁에 질려있었습니다. 아카데미 침식 사건에서 폭로를 하시던 순간에도 그러셨고 말이죠.”
그렇게 말한 주교가, 조용히 시선을 돌린다.
“아까전에 프레이가 그녀의 어깨에 팔과 손을 올리던 행위. 그리고 알수없는 말을 속삭이던 행위가 이어질때마다, 성기사님의 표정이 얼어붙어갔습니다. 기자분들의 촬영마도구에 적나라하게 찍혀있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기자 몇몇이, 촬영 마도구를 돌려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뒷골목에 자주 들락날락 거렸고, 흑마법에 손을 댔으며, 심지어 마왕군에 몸을 담은 적도 있는 프레이입니다. 성기사님을 협박하거나, 모종의 최면술을 사용해 조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맺는 주교.
“그렇지 않습니까? ‘이단’ 프레이 선생?”
“…으겍.”
“아무래도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필요할 것 같군요.”
그런 그를 쳐다보던 프레이가, 교단의 쪽으로 뛰어가려던 마신의 뒷덜미를 잡으며 말한다.
“협상 테이블을 펼칩시다.”
“진작에 그렇게 나오셨어야지.”
그제야 입꼬리를 올리며 그렇게 중얼거리는 이스터 주교.
“그럼, 따라오시지요.”
“후후, 기다려주시길 바랍니다. 우선 교황님에게 연락을 해야해서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프레이를 흘깃 쳐다보던 주교는, 이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약간의 시간을 줄테니, 지금이라도 성대한 준비를 해두십시오.”
그리고는, 그의 옆에 서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주교.
“파문당하시기 싫다면, 알아서 잘 처신하란 말입니다.”
그 말을 마친 주교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교단측으로 걸어갔다.
‘감히 교단의 뜻을 거스르려 하다니. 괘씸하군.’
그러던 주교는, 이내 속으로 조용히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신성하지 않다? 무장 괴뢰집단? 치기어린 망나니 새끼가 못하는 말이 없구나.’
그 발언만으로도 당장 프레이를 이단으로 규정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그들의 첫번째 목표는 ‘황실’을 굴복시키는 것이였다.
그렇기에 프레이를 ‘파문’으로 협박해 결국 살살 기게 만든 주교였지만, 머리에 피도 안마른 녀석에게 그런 말을 들은지라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황녀가 최소한 내 앞에 무릎 정도는 꿇어야 할거다.’
그렇기에, 그는 이번 기회에 온갖 꼬장을 부리기로 했다.
반역이라는 과격한 방식으로 주인을 교체하게 된 황실이다. 그러한 시국에 ‘파문’을 당하는것은 절대로 원하지 않을것이다.
애초에 교단을 황실이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파문’이 아닌가. 그것을 인질로 잡아둔 이상, 황녀조차 자신을 함부로 하지 못한다.
“주교님, 따라오시죠.”
“흠?”
그런 생각을 하며 비릿한 미소를 짓던 주교는, 황실의 관리가 나오자 웃음을 감추지 못하며 중얼거렸다.
“벌써 준비가 끝났을 리는 없고, 사실 이미 접대 준비를 끝내놓았던 건가? 기가 차는구만.”
“…접대가 아닌 협상입니다.”
“프레이의 독단이었나보군? 그 치기 어린 젊은이가 정신이 나갔구만.”
“……….”
“그래서, 접대 준비는 확실히 해놓았겠지?”
거만한 표정으로 관리의 어깨를 툭툭치던 주교는, 이내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따라오시죠.”
“쌀쌀맞기는.”
하지만 관리가 무표정으로 그들을 안내하자, 피식 웃으며 그렇게 중얼거린 주교는 천천히 그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후회하게 해주마, 프레이.’
조용히,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말이다.
.
“도착했습니다.”
“이거, 제대로 준비를 했구만 그래.”
고위 사제 몇명과 정예 성기사단, 그리고 부단장을 대동한채 관리를 따라온 주교가 미소를 짓는다.
예로부터 황궁에서 접대의 공간으로 사용되던 지하방이 그의 눈앞에 들어와 있었다.
그 역시 주교생활을 하며 몇번 들락날락한 적이 있는, 사교계에서는 유명한 곳이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나왔으면 좋았을것을, 알량한 자존심 덕분에 말아먹다니. 쯧쯧.”
허나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았던 주교는, 이내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속으로 중얼거린다.
‘아예, 프레이 앞에서 황녀가 내 밑을 개처럼 기어다니게 해볼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정도는 해줘야 분이 좀 풀릴 것 같았다.
‘이리저리 기어다니며 개짖는 소리를 내는 황녀라, 그것참 재밌겠군 그래.’
“주교님.”
“흠?”
그러던 그가, 옆에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온 부단장에게 시선을 돌린다.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뭐가 말인가?”
“프레이는 강력합니다. 아까 얼핏 봤는데, 저조차 그 강함을 측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말한 부단장이, 긴장한 표정으로 말한다.
“들어가기 전에, 수가 틀리면 도주를 할 준비를 미리 해두는 편이…”
“괜찮다네. 괜찮아.”
하지만 그런 그녀의 말을 막은 주교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파문 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는 한, 그들은 우릴 건드리지 못한다네.”
“하지만, 만약이라는 것이…”
“만약이라는 건 없다네.”
“네?”
“…’그분’의 지시는, 항상 옳다네.”
그렇게 말한 주교가, 완전히 정색을 한다.
“단 한번도 틀린적이 없었지.”
“음…”
“설마… 지금 그 분을 의심하는 건가? 부단장?”
“아, 아닙니다!”
주교의 갑작스러운 추궁에 그녀가 창백하게 질린채 그렇게 외치자, 주교가 눈을 가늘게 뜨며 속삭인다.
“처신 잘하게, 부단장. 진정한 해를 의심하는 것 자체가 죄악일세.”
그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은, 기괴할 정도로 침착하고 잔잔해져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들어가자꾸나.”
그 모습에 압도된 부단장이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자, 표정을 다시 인자하게 바꾸며 문고리를 잡는 주교.
‘…곧 부단장에게도 의식을 치뤄야겠군.’
– 꿈틀, 꿈틀…
그러면서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린 그의 왼팔이, 조용히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럼, 얼마나 열심히 준비를 해놓았나 볼…”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선 주교.
“”…………..””
하지만 그는, 이내 뒤따라 들어온 기사들과 함께 얼어붙어 버린다.
“아! 오셨습니까?”
“게흑… 게헤엑…”
산뜻한 표정으로 방안에서 인사를 하는 프레이.
“그만… 그마안…”
그리고 음침한 방의 벽에 깊숙히 꽂힌 검집에 두 손목이 묶인채 대롱대롱 매달린. 어째서인지 입에서 침과 위액을 잔뜩 쏟아내고 있는 성기사.
“지금 이게… 무슨 짓인가?”
“사실 아까전에 성기사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실때, 깜짝 놀랐답니다!”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주교가 그렇게 묻자, 프레이가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줘 패서 증언하게 한게 맞거든요! 대체 어떻게 아셨답니까? 역시 교단은 교단인가?”
– 퍽…!!!
“꺄흑!?”
그러다가, 주먹을 꽉 쥐더니 전력으로 벽에 매달린 성기사의 배에 펀치를 꽂아넣는 프레이.
“우웨에… 우웩…”
“아, 걱정 마십쇼. 이 몸 안에 든 영혼에게만 타격을 주는거니까요. 본체에는 아무런 타격이 없답니다!”
주교를 바라보며 들뜬 목소리로 말하던 프레이가 쓸어내린 성기사의 배는, 그의 말대로 멍자국 하나 없이 새하얀 상태였다.
“사, 살려…. 커흑!!”
“구구~!”
마치 증명이라도 하듯이 한참동안 배를 토닥거리던 프레이가 이내 다시 주먹을 꽂아넣는 한편, 그의 어깨에 앉아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던 구구가 반갑다는 듯이 주교에게 날개를 흔들어보인다.
“그러길래 왜 반항을 해. 모르면 모른다고 하지.”
“모, 몰라. 난 모른다고…”
“모르면 쳐 맞아야지.”
“이 시발… 케흑…”
그렇게, 바들바들 떨던 마신에게 다시 한번 펀치를 먹인 프레이는.
“혀, 협상 테이블을 펼친다 하지 않았나.”
“아.”
기사들과 함께 뒷걸음질을 하던 주교의 말을 듣고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등을 돌렸다.
– 드르륵…
그리고는, 방 구석에 있던 접이식 테이블을 집어든 프레이.
– 철컥…!
“펼쳤습니다, 협상 테이블.”
이윽고, 그렇게 말하며 테이블을 펼친 프레이가 신나는 표정으로 테이블을 휘두르며 그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한다.
“협?상!!”
“그, 그분의 말은 다 옳다면서요…”
“시발, 조용히 좀 해보게.”
주교의 벗겨진 머리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