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330)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330화(330/524)
Episode 330
“이야, 잘 무너진다.”
천천히 무너져내리던 성당을 바라보던 프레이가, 이내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중얼거린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부족한데.”
그러던 그가, 이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진짜 석상이 하나도 없습니까? 명색이 교단의 본 성당인데, 태양신 석상이 하나 없는게 말이 되나요?”
“어, 없습니다! 며칠전에 수리를 하기 위해 옮겼다고요!”
이윽고 그런 질문을 한 프레이에게 수녀장이 용감하게도 앞으로 나서서 답하자, 그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그 많은 석상이 동시에 금이 가기라도 했나요?”
“주, 주기적인 점검일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요!!”
그렇게 말한 수녀장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성당을 떨리는 눈빛으로 보며 중얼거린다.
“성지가… 천년을 이어온 전세계 교인들의 성지가…!”
황궁이나 아카데미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히 강력한 보호체계를 갖추고 있던 성당이었다.
그런 성당이 프레이의 일격에 두동강이 나 무너져내리고 있다는게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이거, 스트레스 좀 풀리네.”
하지만, 성당에서 한창 예배를 드리던 수녀들과 사제들을 전부 내쫒고 성당을 반으로 갈라버린 장본인인 프레이는, 그저 태연하게 미소를 지으며 걸음을 폐허 안쪽으로 옮길 뿐이었다.
“얼레?”
그렇게 완전히 폭삭 내려앉은 성당으로 계속 나아가던 프레이가, 이내 몇번 발을 구르더니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린다.
“땅 밑이 비었잖아?”
그 다음 순간, 전력으로 땅을 테이블로 내리찍은 프레이.
– 쿠구궁!! 쿠궁!!!
그러자, 건물이 무너지는 것과 맞먹는 굉음이 들리며 땅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어, 어어?”
“아 맞다. 교단의 지하에는 거대한 크기의 비밀 공간이 있었죠?”
그 모습에 수녀장이 눈을 동그랗게 뜨자, 프레이가 씨익 미소를 지으며 그리 중얼거린다.
“수리를 보냈다면서, 여기 전부 모여있네요?”
“아, 안돼! 감히 태양신님의 신성하신 몸에 그 더러운 손을 대다니!! 절대로 안될 일…”
“아, 뭘 모르시나 본데요.”
덕분에 수녀장이 기겁을 하며 발작을 하자, 프레이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목소리를 낮추며 그녀에게 속삭이기 시작했다.
“사실 저, 태양신이랑 엄청 친합니다.”
“뭐?”
“태양신님이 제 발에 머리를 짓밟힌채 뭐든지 다 해주시겠다고 했었고, 그분이 절 관음한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슬에 묶인채 제게 밥그릇을 받으며 개처럼 길러진적도 있어요.”
“미친놈.”
“그리고 그분에게 무엇이든 요구할 수 있는 소원권도 있고, 그분의 동생은 손목이 묶인채 성수를 내뿜는 자판기가 되었답니다. 어때요, 이 정도면 꽤 친하죠?”
“제정신이 아니구나.”
당연하게도, 수녀장은 그런 그를 미친놈 보듯이 쳐다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닌데요. 전 지금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상태입니다. 방금 한 말은 하나도 과장한 것 없이 전부 진실이고요. 그 정도로 친한 태양신한테 서신을 보내 합의를 구했습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프레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그리 말하자, 수녀장이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꼬우시면, 여러분도 기도를 올려 태양신과 따로 합의하시죠.”
“자, 잠깐….”
“왜 그러십니까? 수녀장은 오직 기도를 올려 태양신을 영접한 자만 될 수 있는게 아니었습니까? 이런 급박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응답해주실텐데요?”
그 말이 끝난직후, 지하에 보관되어 있던 태양신의 석상들이 일제히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저는 이미 허락을 받았다니까요? 태양신의 뜻을 어기려 하다니, 여러분은 사실 이단이였던 건가요?”
“여, 역시 미쳤어…”
“이상하네. 분명히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있는데, 왜 여전히 미친놈 취급을 받는거지?”
그 모습을 보던 수녀장이 전의가 깎인채 뒤로 물러나자, 프레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리 중얼거린다.
– 쿠과과과광!!!
그리고 그 다음 순간, 공중에 떠올라 있던 가장 거대한 석상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폭발해 버린다.
교인들이 아침 일찍 새벽에 일어나 늘 앞에 무릎을 꿇은채 기도를 올리던, 태양신의 모습 그대로를 조각했다고 여겨지던 성물이었다.
– 후두두둑…
“아, 아아… 태양신이시여…”
“이, 이제 무엇을 보며 기도를 하라는 겁니까…”
1000년전의 명장이자 용사의 무구를 제작했던 명장 유스티아노가 직접 조각했다는 그 역사적인 성물이 산산조각이 나는 그 모습에, 수녀장과 교인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주저앉는다.
– 쿠과광!! 쿠과과과광!!!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 퍼버벙! 펑! 퍼벙!
한 뼘 크기정도밖에 되지 않는 자그마한 조각상부터, 성당의 반절이나 되는 거대한 크기의 조각상.
나무로 만들어진 투박한 조각상부터, 금과 갖가지 보석으로 세공된 화려한 조각상까지.
교단이 보유하고 있던 다채로운 종류의 여신상이, 하나둘씩 별의 마나와 함께 폭발하며 제국 수도의 하늘을 아름다운 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기도드리실 분은 지금 어서 드리세요!”
그 모습을 보며 해맑게 제국민들에게 소리치다가,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리는 프레이.
“하늘을 떠다니다 산산조각나는 여신상이라, 이거야 말로 기적 아닙니까? 여러분?”
그런 그를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던 수녀장이, 이내 빼액 소리를 지른다.
“당신은 이단입니까? 프레이!!”
“음?”
“1000년간 이어져온 성당을 무너트리고, 여신상을 전부 박살내다니요! 그러고도 당신이 무사할거라 생각한겁니까!!”
그렇게 말하며 프레이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수녀장.
“교황 성하가 가만히 계시지 않을것입니다!”
“맞아. 방금전까지 같이 놀았는데, 진짜로 가만히 있지 않더라고.”
“파문이 두렵지 않으신겁니까!!”
그런 그녀에게 태연한 표정으로 말하던 프레이는, 수녀장의 그 발언에 입꼬리를 올리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조금 무섭습니다. 교황의 파문은 아무리 저라고 해도 타격을 주니까요.”
“그렇다면 지금 당장…!”
“그래서 지금 파문을 두렵지 않게 만들고 있지 않습니까.”
“…네?”
“교황의 파문은, 교단이 얼마나 건재하고 위엄을 떨치며 신앙심을 모으고 있는지에 따라 그 위력이 달라지거든요.”
“……….”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그녀에게 한발자국 앞으로 다가선다.
“그러니, 이성적으로 판단해봅시다.”
“이성적?”
“교인들이 신앙심을 한곳으로 모으는 장소인 성당, 그리고 여신상을 전부 박살내면 파문의 힘도 당연히 약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당연히 전부 박살내야죠.”
“이놈! 그게 대체 어딜봐서 이성적이더냐!!”
그 말을 들은 수녀장이 화를 못참고 소리를 지르며 프레이에게 달려들자, 그런 그녀를 보며 눈웃음을 치는 프레이.
– 짜악!!
“꺄악!?”
그런 그녀의 얼굴에 거세게 싸대기를 날린 프레이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한다.
“겁을 상실하신 겁니까? 힘도 비실비실 약한 주제에, 왜 덤빕니까? 설마 제가 노인이고 명망있는 여인인 당신을 때리지 않을거라 생각한 건가요?”
“으, 으으…”
“전 평등주의자 입니다. 황제든 교황이든 여신이든 전부 공평하게 패는데, 겨우 당신이라고 못 팰거라 생각하는건가요?”
“끄어어어억!!”
그리고는, 그녀의 다리를 걷어차 다리뼈를 박살내버리는 프레이.
“네놈, 네놈이 그러고도 사람이라 할 수 있을것 같느냐!! 악마, 악마의 자식!!”
“이상하네요? 교단 고아원의 원장인 당신이 아이들에게 늘 하던 짓 아닙니까? 아카데미 교수로서 교육이 필요한 당신에게 똑같이 해준건데 왜 유난을 떠시죠?”
“……….”
덕분에 다리를 잡으며 부르르 떨던 그녀가, 프레이의 말을 듣고는 조용히 입을 다문다.
“그리고, 진짜 이성적으로 판단한겁니다.”
“그게 무슨…”
“교인의 수를 줄이는 쪽을 선택한 대신, 성당과 여신상을 줄이는 쪽을 택했으니까요.”
“미, 미친놈…”
“미친놈은 아이들이 밥을 깨작깨작 먹는다고 발을 짓밟고 학대를 하던 당신 아닐까요?”
“끄어억…”
그런 그녀를 시원하게 걷어찬 프레이가, 이내 조용히 고개를 돌리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네? 고아원 아이들은 이미 다 빼돌렸을텐데, 어디서 아이가 났데?”
그렇게 중얼거리며 저 멀리 있는 고아원을 노려보기 시작한 프레이.
“설마… 비밀리에 키우던 아이들인가?”
그러던 그가, 이내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실험을 하려고? 제국 수도에서 버젓이? 진짜 거기까지 타락했나?”
– 쿠구구구구…
“얼레.”
그런데, 교단의 고아원이 이미 무너져내려 있었다.
하늘 높이 치솟의 교단의 성당이 무너져내린 여파에, 고아원 역시 휩쓸린 듯 싶었다.
“잘됐네~ 잘됐어~”
“으이이이이익!”
“…아야.”
그 모습을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짓다가, 아래에서 느껴져온 따끔한 통증에 조용히 시선을 내린 프레이.
“으으! 으으으…”
꼬질꼬질해보이는 볼이 통통한 소녀가, 까치발을 선채 그의 배를 마구 때리고 있었다.
“왜 그러니?”
물론 프레이에게 있어서는 깃털로 얻어맞는 느낌이었기에 그저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던 프레이가, 이내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질문을 던진다.
“고, 고아원이… 우리 고아원이… 당신 때문에 무너져 내렸어요!!”
“그렇구나. 그럼 저기 보이는 고아원으로 가렴. 교단은 방금 망했어. 이제 이 나라엔 무장 괴뢰집단밖에 없단다.”
“저, 저긴 가면 안돼요!”
그녀의 말을 들은 프레이가 저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고아원을 가리키자, 소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렇게 외친다.
“저긴, 아이들을 잡아먹는 곳이에요!”
“와, 그렇구나.”
“어, 어어?”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친절한 미소를 지은채 고개를 끄덕이던 프레이가, 입에서 피를 흘리기 시작한다.
“왜? 왜 피를 흘려요?”
“…그건 그렇고, 왜 이리 말랐니? 배가 완전히 말라붙어 있네?”
“으, 으익.”
덕분에 소녀가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그렇게 묻자, 다급히 입가의 피를 닦아내며 그렇게 묻는 프레이.
“이 상처들은 다 뭐고?”
“그, 그건…”
그러던 그가 소녀의 옷을 살짝 들춘채 채찍 자국을 살피며 묻자, 그녀가 떨리는 눈빛으로 교단의 수녀들을 곁눈질 하기 시작한다.
“…아이를? 건드렸네?”
이윽고 몸이 비정상적으로 마른, 온몸이 멍자국과 상처투성이인 어린 아이들을 보며 그렇게 중얼거린 프레이.
“아이를 건드렸으면, 개 쳐맞아야지?”
또다시 지극히 이성적인 판단을 내린 프레이였다.
.
“꺄흑…!”
“으으…”
뺨에 빨간 손자국이 생긴 수녀들이, 볼을 부여잡은채 바닥에서 꿈틀거린다.
“이 정도면 되려나.”
“흐극, 흐으으…”
당장에라도 꺼질듯한 눈빛으로 그런 그녀들을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옆으로 돌리는 프레이.
“으아앙…”
그에게 안겨있던 꼬마 소녀가, 울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 착하지?”
“여, 여길 나가면 어디서 살라고요…”
“저기, 돈의 용사가 운영하는 고아원으로 가라니까?”
“저, 저기는 아이들을 잡아먹는다고 했단 말이에요…”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프레이가, 이내 피식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래도 넌 저기에 갈 수밖에 없단다. 당장 안가면 굶어 죽을 거거든.”
“으, 으으…”
“나도 자주 애용하는 곳인데. 네 살은 얼마나 부드러울까? 정말 기대가 되는구나.”
그 말을 듣고는, 울음을 그치곤 프레이를 멍하니 바라보는 소녀.
“어흥.”
– 우르르…
“…..?”
그런 그녀의 말랑말랑한 볼을 쭉 늘리며 호랑이 흉내를 내던 프레이가, 이내 시선을 아래로 돌린다.
“그, 그 애를 놔줘!!”
“수녀님들을 때리지 마세요!”
“으이익…!”
“나쁜 녀석! 나쁜 녀석!”
고아원 아이들이, 프레이를 둘러싼채 그를 마구 두드리기 시작했다.
‘…시원하네.’
그 귀여운 모습에 잠시 흐뭇한 미소를 짓던 프레이는.
“야, 걱정마.”
“…..네, 네에?”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꼬맹이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넌 내가 예약해둘게.”
“……….”
“내가 찾아오기 전까진 널 잡아먹는 사람은 없을테니, 그 때까진 안심하렴?”
그렇게 말하고는 아이의 턱을 손가락으로 쓰다듬던 프레이의 눈이, 갑자기 가늘어진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게 다니?”
“며, 며칠전에 대부분의 친구들이 지하를 떠났어요. 수, 수련회를 한다고…”
“지하? 수련회?”
그 말에,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리는 프레이.
“얘네는 목숨이 막? 아홉개고? 그런가?”
“저, 저기. 이제 그만 놔주시면…”
“아무리 생각해봐도 한 사람당 아홉배로 쥐어 패달라는 뜻… 쿨럭!!!”
그런데, 그러던 그가 갑자기 입에서 토혈을 흘리며 자리에서 쓰러진다.
“으, 으아?”
“엉?”
“…..???”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뒤로 물러난다.
“구에에…”
“피, 피를 토하는데?”
“저, 저기? 왜 그래요?”
그리고는, 계속해서 피를 토하는 프레이에게 다가가며 그렇게 묻는 아이들.
“강하구나… 얘들아.”
그런 아이들을 보며 식은땀을 흘리던 프레이가, 이내 활짝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한다.
“내가 졌다.”
“”……..?””
“너희에겐 용사의 자질이… 케헥…”
이윽고 장난서린 표정으로 아이들을 쳐다보다, 조용히 시선을 돌린 프레이.
“….있을지도.”
여기저기서 소란을 듣고 모인 제국민들이,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 스륵…
그런 그들을 보던 프레이가 조용히 검을 치켜들자, 움찔거리며 뒤로 물러나는 사람들.
“하, 하하…”
꽤나 상처받는 일이었지만,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는 프레이였다.
“저, 저기요… 주, 죽진? 마세요.”
“우, 우리가 때려서 그래요? 그건 사과할게요.”
“누, 눈좀 떠봐요.”
“이런 착한 애들을 건드리다니…”
그렇게, 다시 시선을 돌려 방금전까지 열심히 자신을 때리다가 울먹거리는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아이들을 보며 쓴웃음을 짓던 프레이는.
– 뿌우우! 뿌우!!
“물러나시오!! 모두 물러나시오!!!”
가까이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인파를 해치고 근위병들을 대동한채 나타난 누군가를 바라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프레이…”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진 클라나가, 그의 앞에 서있었다.
“…황녀님.”
그 모습을 보자마자, 이를 악물고 자리에 일어나 앉아 무릎을 꿇는 프레이.
“아, 앉지마. 누워! 너 지금 상태가…!”
“사람들이 보고 있어요. 지금은 절 통제하셔야죠.”
“조용히 해, 이 바보야…”
그런 그의 볼을 어루만지며 다급히 끌어안은 클라나는,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을 던진다.
“왜 이런 짓을 한거야?”
“이성적인 판단이였습니다. 동시에 제 독단이였고요. 그러니 황녀님은 아무 책임도 안지셔도…”
“무, 무슨 이유였는데.”
그렇게 말하며 클라나가 자신의 볼에 고개를 파묻자, 그제야 만연한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프레이.
“교황 그 대머리 새끼가 주제도 모르고 널 파문시킨다잖아.”
“…….”
“…꼴받게.”
그 말을 남기고, 의식을 잃는 프레이였다.
.
한편 그 시각, 아카데미.
“음흠흠… 응?”
오늘도 어김없이 멍청한 미소를 지으며 기숙사로 향하던 페를로체가, 이내 조용히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거기~! 누구 있나요?”
그러던 페를로체가 뒷짐을 지고 고개를 숙이며 소리를 내자, 그녀의 앞에 있던 덤불이 부스럭 거리기 시작한다.
“음흠, 안녕하십니까 성녀님.”
“용케도… 아니, 역시 성녀님이네요. 저희를 발견 하시고.”
이윽고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덤불속에서 나온 사제와 기사들, 그리고 부단장.
“여긴 무슨 일이시죠???”
“그게 말입니다, 교단에 일이 생겼습니다.”
“교단에요?”
“네, 그래서 지금 당장 저희와 함께 교단으로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가요? 그런데, 뭔가 이상하네요?”
그러던 그들이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게 다가서자, 싱글벙글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던지는 페를로체.
“부단장님은 몇주전에 기사단을 그만두시지 않으셨나요?”
“네?”
“지금 성기사단에는 신입 부단장이 와있는 걸로 아는데요?”
그 말을 들은 부단장의 표정이, 한층 더 싸늘해진다.
“그리고 사제님들은 전부 실종되셨던 분들 아닌가요? 언제 다시 발견되신 걸까요?”
“……..”
“그리고 고대마법은 어떻게 뚫고 들어오신거죠? 전 잘 모르겠…!”
– 스릉…
“뭐야, 바보치곤 제법이잖아.”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가자,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드는 전 부단장.
“왜, 왜 이러시는 건가요!”
“그냥 좀 따라오시죠.”
“으, 으아아! 이건 범죄…”
– 짝!
그런 뒤에 페를로체의 목에 칼을 대고는 질질 끌고가던 전 부단장은, 페를로체가 발버둥을 치자 짜증이 서린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뺨을 때렸다.
“좆같은 애새끼가. 내가 네 시중이나 들려고 이 자리에 올라온게 아니란…”
그리고는 욕지거리를 하며 페를로체를 다시 잡아끌려던 그녀가, 이내 행동을 멈추고는 멍한 표정을 짓는다.
“아, 진짜.”
순백의 성녀라 불릴 정도로 해맑고 순수한 페를로체가, 늘 얼굴에 띄던 바보같은 웃음을 거두고는 완전히 정색을 한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못 해먹겠네.”
그 알수 없는 괴리감에, 부단장의 눈빛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