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337)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337화(337/524)
Episode 337
– 꽈드드드득!!
“끄아아아아아!!”
주교의 처절한 비명이 숲속에 울려퍼진다.
“이래도 안 말하시나요!!”
“끄에에엑!!”
“아, 비밀암호가 ‘끄에에엑!!’ 이라는 건가요?”
그런 그를 내려다보던 페를로체가, 그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질문을 던진다.
“으극, 으으으…”
“으극 으으으? 발음하기가 힘드네요! 똑바로 말하세요!”
“으베, 베…”
하지만, 그런 페를로체를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며 계속 옹알이 소리를 내는 주교.
“아이… 참.”
그런 그의 멱살을 잡고 들어올린 페를로체가, 차가운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속삭인다.
“똑바로 말하라고, 돼지새끼야.”
“으히이이…”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부들부들 떨던 주교가, 축 늘어진다.
– 주르륵…
그와 동시에 축축해지는 그의 아랫도리.
너무나도 공포에 질린 나머지, 그의 값비싼 사제복이 노란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나참.”
그 모습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던 페를로체가, 이내 고개를 흔들고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린다.
“어라? 턱이 완전히 박살 나는 바람에 재생이 이상하게 되어서 그런 거였나요? 진작에 말을 하시죠!”
그 다음 순간, 주교의 머리가 펑 소리를 내며 터져버렸다.
“이렇게 하면 바로 고쳐드릴 수 있는데!”
조금의 표정변화도 없이 태연하게 손을 뻗은 페를로체가 신성력을 쏘아대기 시작하자, 주교의 머리가 빠른 속도로 복구되어가기 시작한다.
“…사, 살려. 살려줘.”
“무슨 소리에요? 전 주교님을 죽일 생각이 없어요.”
그렇게 얼굴이 통째로 재구성된 주교가 울먹거리며 말하자, 페를로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질문을 던진다.
“어차피 죽이고 싶어도 못 죽이는걸요? 머리를 부숴도, 심장을 꿰뚫어도, 다짐육을 만들어도 계속 살아나시잖아요?”
“…그냥 죽여주게나.”
그제야 자신의 처지를 깨달은 주교가 해탈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바꾸었지만, 페를로체는 막무가내였다.
“그러니까, 못 죽인다니까요?”
“끄아아악!!!”
들고 있던 몽둥이로 주교의 아랫도리를 후려쳐 짓뭉갠 페를로체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당신이 선택한 불로불사잖아요? 아득바득 버티세요.”
“해, 해제하마. 네가 보는 앞에서 해제하고 자살하지. 마법사나 주술사 한명만 구해주면… 끄에엑!!”
“뚫린 입이라고 말은 잘하시네요!”
그 말대로 펀치를 꽂아넣어 정말로 주교의 입을 뚫린 입으로 만들어버린 페를로체.
“그렇게나 쉽게 포기하시면, 그 힘을 손에 넣으려고 한 짓들은 전부 뭐가 되나요?”
그런 그녀가, 입을 감싼채 자리에 주저앉은 주교를 걷어차며 말한다.
“죄없는 아이들은 왜 제물로 바쳐지고, 전전 부단장은 왜 폭로를 하려다 산채로 매장당했을까요?”
“끄어억…”
“그렇게나 추잡한 짓들을 해가며 얻은 능력이잖아요! 오래오래 사셔야죠!!”
그렇게 말하며 몽둥이로 주교를 후려친 페를로체가, 이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소리친다.
“으. 아. 아. 아. 큰일이에요.”
“구?”
“몽동이가 박살이 났어요.”
그렇게 말하며 몽둥이를 바닥에 던져버린 페를로체가,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중얼거린다.
“어디 적당한게… 아하.”
그러더니, 이내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무언가를 집어드는 그녀.
“서, 성녀님…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그것은 다름아닌 며칠전에 페를로체를 습격했던, 전 부단장이었다.
“뭐, 뭐든지 할게요. 제가 잘못했어요. 그러니 제발 아까처럼 휘두르지만…”
“몽둥이가… 말을하네?”
“끄엑.”
그런 그녀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페를로체가 다리를 잡은채 가볍게 땅에 내리치자, 부단장이 축 늘어진채 잠잠해진다.
“도, 동생아!!”
그 모습을 보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소리치는 주교.
“어흐엉… 흐어어…”
– 퍼버벙!!
“꽥!”
자신의 동생인 전 부단장이 페를로체에게 두 다리를 잡힌채 축 늘어져있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던 주교가, 이내 휘둘러진 자신의 동생에게 얻어맞고 그 자리에 고꾸라진다.
“아, 악마… 악마같은 년…!”
“그쵸, 이분이 악마같긴 하죠?”
“뭐, 뭐어?”
“전전 부단장을 시기하는 바람에 당신의 계획에 동참해서 그녀의 동생을 제물로 삼고, 그걸 조사하니까 산채로 파묻기까지. 정말 태양신 교단에 어울리시는 분이죠!”
“그걸, 네가 어떻게… 그엑.”
“원래 계획은 이분을 저로 속여서 당신이 고문하게 하는 거였는데! 몇번을 해봐도 그게 가장 당신에게 끔찍한 처벌이더라고요!”
떨리는 눈빛으로 페를로체를 올려다보다가, 다시한번 휘둘러진 자신의 동생에게 머리를 얻어맞고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한 주교.
“그래서! 비밀암호는 뭐냐고요!!”
“마, 말한다고오! 암호는 진정한 태… 끄에에에엑!”
“거참 끈질기시네요!! 죽는 한이 있더라도 말하시지 않으시겠다는거죠?”
그 뒤로도 페를로체의 몽둥이질은 계속되었다.
“교, 교황 성하가 널 파문할것이다!!”
“교황 따위가 어떻게 성녀를 파문하나요! 교리 공부도 안하셨네요!”
“이, 이놈! 지옥이 두렵지 않느냐!!”
“제가 지옥가도 다 이겨요!! 이미 두번이나 평정해 봤거든요!! 물론 그래봤자 그분이 없어서 초기화 했지만!!”
“태, 태양신이 무섭지 않느냐!!”
“말 놓은 지 오래예요!! 그리고 제 빽은 창조신이에요!! 깝치지 마세요!!”
주교가 하는 말을 족족 받아치며 몽둥이를 휘두르던 페를로체가, 이내 조용히 시선을 옆으로 돌린다.
“고장났네.”
“끄르륵…”
그러더니 약간의 신성력을 전해주고는 특제 몽둥이를 땅바닥에 휙 던져버리는 그녀.
“애초에 지금 전 이 아지트에 잠입을 한 상태잖아요? 아무도 제가 여기서 한 짓을 몰라요.”
“이게… 어, 어딜봐서 잠입…”
그런 그녀의 뒤로, 무너져내리다 못해 평평한 평지가 되어버린 동굴이 훤하게 드러나 있었으며 그 주변에는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 성기사들과 병사들이 즐비해 있었다.
페를로체에게 몇시간째 처절하게 두들겨 맞느라 패닉상태가 되어버린 주교가 봐도, 일단 잠입은 아닌것 같았다.
“모르시나요? 눈치챈 사람이 없으면 잠입…”
그러나, 당당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하던 페를로체는.
“……어.”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거기, 누구세요?”
그리고, 잠시 흐르기 시작한 정적.
“너도 내가 저렇게 보였나?”
“…….”
그때까지 덤불속에 웅크려 숨어있던 프레이가 옆에서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던 루비에게 시선을 돌리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묻자, 그녀가 멍한 눈빛을 띤채 프레이에게 시선을 옮겼다.
‘미친놈이… 한명 더 늘었어.’
이 순간이 제발 질나쁜 악몽이기를 비는 그녀였다.
.
“…잘 모르겠도다.”
“지랄 말고 빨리 주관적으로 분석해봐.”
한참을 해탈한 표정으로 루비를 지켜보던 나는, 그녀가 눈치를 보며 말하길래 주먹을 꺼내고 흔들며 다시한번 추궁했다.
물론 이건 애정표현이다. 그녀를 때리는것이 애정 행각이니 주먹을 흔드는것은 애정표현임이 틀림없다.
“너는… 선을 그어놓고 그걸 계속 짓밟는 느낌이라면, 저 녀석은 그 선으로 줄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내 주먹을 보며 움찔거리던 루비가, 우물쭈물 하다가 그런 답변을 내놓았다.
말 뜻은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페를로체가 한수 위라는 것 같다.
그리고 그건 나 또한 동감이다.
“이거보세요, 부단장님! 당신 오빠의 머리로 축구를 하고 있어요!”
“그만… 그만해…”
“그치만 주교님은 이래도 죽지 않잖아요? 이런거 하려고 아이들을 제물로 바쳐가며 불로불사가 되신거 아니에요? 자기 얼굴로 축구 한번 못해보면 불로불사가 다 무슨 소용인가요? 제가 오늘 본전을 찾게 해드릴게요.”
– 휘리릭…
“어라, 다시 붙어버렸네.”
저건 진짜 광기다. 우리같은 가짜들이 도무지 범접할 수 없는 경지인 것이다.
“음… 그나저나.”
앞으로의 연기에 참고를 할 점이 있어서 루비를 끌어안은채 열심히 그 모습을 눈에 담고 있는데, 페를로체의 시선이 다시 우리가 있는곳으로 빙그르르 돌아간다.
“누구세요오오오!!”
그러더니, 활짝 웃으며 전력을 다해 이곳으로 뛰어오기 시작한 그녀.
“저, 저 미친년…”
“나나, 나야. 페를로체.”
그러던 그녀가 주먹을 내질러 충격파를 쏘려하기에, 나는 다급히 루비를 끌어안은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루비는 그렇다 치고 나는 왜 숨어있던 거지? 분위기에 휩쓸려 이상한 짓을 해버렸다.
“…아, 귀여운 프레이 씨!”
충격파를 쏘아내려다가 날 발견한 페를로체가, 활짝 웃으며 내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그러던 그녀가 시선을 옮겨 루비를 본 순간.
“…개 잡년.”
갑자기 페를로체의 표정이 무표정으로 바뀌더니, 어마무시한 충격파가 그녀에게 쏘아져 나갔다.
“공격? 지금 저거 분명히 공격…”
“루비! 위험해!!”
“…끄에엑!!”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 페를로체의 충격에 맞는 꼴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었기에, 다급하게 팔을 뒤로 뻗고 전력을 다해 배에 펀치를 꽂아넣어 루비를 뒤로 날렸다.
– 쿠과과과과광!!!
그리고 그 직후, 굉음을 내며 내 옆을 스쳐지나가는 페를로체의 충격파.
“아, 루비씨였네요! 전 프레이 씨를 인질로 잡은 도적인줄 알았지 뭐에요!”
“케흑, 케흐윽…”
내 뒤에 있는 나무들이 무참히 박살나는 소리와 함께 페를로체가 그렇게 말하며 내게 다가오는 한편, 루비는 나무에 쳐박힌채 배와 심장을 부여잡고 있다.
“그, 그만 뛰어… 심장이 왜… 하아, 하아…”
“루비, 괜찮니?”
“…으게엑.”
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푹 숙이고는 초점을 잃은 눈으로 피가 섞인 타액을 뿜어내기 시작한 그녀.
아무래도 그녀의 남자친구로서 내가 좀 도와줘야 할 것 같은데…
“프레이.”
그런 생각을 하던 나는, 페를로체가 내 옆으로 와 내 팔을 잡자 무심코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 츄릅…!
“으븝?”
그리고 그 다음순간, 내 입안으로 침투하는 페를로체의 혀.
‘…여긴 어디지.’
순간적으로 사고가 정지될만큼 짜릿한 기분이 온 몸을 적신다. 당장에라도 무너져내리고 싶다.
지금 까치발을 든채 내 옷깃을 잡고 키스를 하는 그녀에게 녹아들고 싶다.
“푸하… 하아…”
“하여튼 귀엽다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내게서 입을 때고 침을 길게 늘리던 페를로체가 그것을 자신의 혀에 휘감아 삼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프레이, 제가 왜 다른 분들에게 사랑의 순서를 양보했는지 아시나요?”
“으, 으응?”
“지금 저랑 하면, 당신 머리가 진짜 고장나버려요.”
그렇게 말한 페를로체가, 자신의 배를 천천히 내게 비비기 시작한다.
– 스윽, 스윽…
“지금도 살짝 고장난 것 같은데, 유아 퇴행을 하시는건 바라지 않잖아요?”
“헤, 헤으…”
나보다도 작은 체구의 페를로체에게 온몸의 기운이 빠진채 축 늘어지니, 그런 나를 받쳐들은 페를로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인다.
“그건 그렇고, 저 뒤에 있는 새끼 이따가 반으로 접어봐도 되나요? 어차피 안죽는데.”
“…그건 공격이잖아.”
“치료 행위랍니다.”
페를로체에겐 미안하지만 지금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다름아닌 루비다. 그러니…
– 핥짝…
“으음…”
그녀에게 볼을 핥아진 순간, 결국 다리에 힘을 잃고 휘청거렸다.
“…만약 타락이라도 하면, 강간해버릴거에요.”
“네?”
“처신 잘하라고요.”
그런 나를 내려다보며 귓가에 그리 속삭인 페를로체가, 내 아랫도리를 손가락으로 튕기고는 평평해진 동굴로 향하기 시작했다.
“개 꼴리는 프레이씨.”
그러다가, 살짝 뒤를 바라보며 그 말을 덧붙인 페를로체.
“…꿀꺽.”
왠지 모르게 미지의 공포를 조우하는 듯한 느낌에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킨 나는,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내 할일을 해야겠지.”
루비와 순애를 나눌 시간이다.
.
“하아, 하아…”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은채 거친숨을 몰아내쉬던 루비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프레이를 발견하고는 천천히 고개를 든다.
“괜찮니, 루비?”
“너 이 새끼…”
그러던 그녀가, 이글이글 불타는 눈빛을 띤채 프레이에게 주먹을 날린다.
– 파지직…
하지만, 어김없이 막혀버리는 그녀의 공격.
“…젠장, 젠장, 젠장!!”
덕분에 화가 끝까지 치밀어오른 루비가, 이를 악문채 프레이에게 연속해서 펀치를 날린다.
“왜 나만… 흐이익.”
그러다가, 프레이가 자신에게 휙 손을 뻗자 자기도 모르게 두 팔을 들어올려 몸을 감싸는 루비.
“……..?”
하지만, 어째서인지 시간이 지나도 끔찍한 고통은 찾아오지 않았다.
“으…?”
그 뒤로도 한참동안이나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던 루비가 가드를 내리며 천천히 눈을 뜨자, 눈앞에 이상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 꿀꺽, 꿀꺽…
“뭐, 뭘하는게냐.”
프레이가, 품에서 꺼낸 포션을 마시고 있었다.
“갑자기 왜… 으븝?”
그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던 루비는, 포션을 마시던 프레이가 난데없이 자신에게 입을 맞추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몸을 바둥거린다.
– 꾸욱…
하지만, 그런 그녀의 팔을 잡고 지긋이 짓누르는 프레이.
– 꿀꺽, 꿀꺽…
“푸하앗!”
그렇게, 영문도 모른채 프레이가 입에 머금은 포션을 들이킨 루비가 이내 거친 숨을 내뱉으며 묻는다.
“이게… 뭐하는… 어라?”
– 샤아아아…
그러다가, 자신의 몸이 천천히 회복되어가는 것을 느끼고는 눈을 휘둥그레 뜨는 루비.
“뭐, 뭐더냐.”
자신의 몸에 나있던 멍과 상처들이 서서이 나아가자, 루비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묻는다.
“많이 아팠지? 미안해, 루비.”
“미, 미친건가? 아니, 미친게 맞지.”
그런 그녀에게 프레이가 친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정색을 하며 답변을 하던 루비는.
– 두근…!
‘제발 멈춰!’
심장이 살짝 콩닥거리자, 눈을 감으며 속으로 외친다.
‘절대 설렘 따위가 아니다. 그딴 유치한 감정일리가 없어. 이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심장의 문제 때문이야. 역시 내 몸속의 별의 마나를 어떻게든 제거해야…’
– 스윽…
“흐이익…”
그러다가, 프레이의 손이 자신의 옷 안으로 들어오자 기겁을 하며 그를 쳐다보는 루비.
“방금 페를로체를 관찰하며 깨달은 교훈인데 말이지…”
“거, 거기서 교훈을 도출해 낼 수가 있나?”
“…계속 치료하면 계속 처음 맞는듯한 고통을 줄 수 있어.”
“염병, 그럴줄 알았도다.”
그 말을 듣고 창백하게 질린 루비가, 이내 두손을 꽉 쥐며 질문을 던진다.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것이냐. 목적이 무어냐, 차라리 시원하게 말해보거라. 애정행각이라는 지랄은 하지 말고.”
“목적?”
“아까부터 계속 병을 주고 약을 주는 이유를 말하란 말이다…!”
“음… 그건 말이지…”
그 말을 들은 프레이가,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와 볼을 맞댄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그냥 네가 좋아서 그래.”
“제발 미친 소리좀…”
“하읍…”
“으아?”
그 말을 듣고 욕지거리를 내뱉으려던 루비는, 프레이가 자신의 볼을 입에 문채 우물거리기 시작하자 멍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다.
“세상에서 네가 제일 좋아, 루비.”
“…….!!!”
그러던 루비의 눈빛이, 이어진 그 말을 듣자 살짝 흔들리기 시작한다.
“네놈… 네가 그딴 말에…”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절러절레 흔들고는 절대 틈을 주지 않겠다 다짐하며 머리를 차갑게 식히기 시작한 루비.
– 두근, 두근, 두근…!
“흐, 흐이익…”
하지만 그와는 달리 그녀의 배와 심장은 미칠듯이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그것은, 마치 불가항력과도 같았다.
– 두근, 두근, 두근, 두근…!
“흐, 흐아. 흐아아아…”
“루비.”
프레이가 그 말을 속삭인 순간부터 미칠듯이 뛰기 시작한 심장 때문에 과호흡 상태에 빠져들어 축 늘어진 루비에게, 프레이가 부드럽게 속삭인다.
“또 두근거렸네?”
“…….”
“그 다음은 잘 알지?”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케헥!!!”
프레이에게 멱살을 잡힌채 공중에 붕 뜬 루비가, 땅에 전력을 다해 내리찍어지며 신음을 토해낸다.
“으게엑…”
그런 그녀의 입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혀를 마구 만지는 프레이.
“자, 잠까안…”
그런 그의 손가락이 천천히 입을 빠져나오더니, 턱을 지나쳐 목으로, 목을 지나쳐 가슴으로, 그리고 가슴을 지나쳐 배로 향한다.
– 스륵…
그리고 잠시 그곳에 머무르며 배를 살짝살짝 누르거나 어루만지던 프레이의 손이, 이내 천천히 그녀의 상의를 들추어낸다.
“으으…”
그러자 드러난 루비의 뽀얀 속살.
– 텁…
“기, 기다…”
– 스윽…
“읏…”
그 속살에 잠시 굳게 쥐어진 프레이의 주먹이 닿았다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뒤로 뻗어지자, 루비가 곧 찾아올 고통을 직감하고는 눈을 질끈 감는다.
– 츄릅…!
“흐븝!?”
그런데 그녀의 위에 올라타있던 프레이가, 갑자기 그녀에게 엎어지더니 혀를 루비의 입안에 밀어넣는다.
– 아그작…!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것도 잠시, 반항심이 치밀어 혀를 깨물어봤지만 시스템의 방어로 인해 프레이의 혀에는 간질간질한 느낌이 전해질 뿐이었다.
– 퍽…..!!!
“으브으으으읍!!”
그런 상황에서 첫번째 펀치가 루비의 포션으로 완치된 배에 직격하자, 그녀가 온몸을 비틀며 몸부림을 친다.
– 츄르릅, 츄릅…
그와 동시에 더욱더 끈끈하게 파고드는 프레이의 혀.
– 스으윽…
“으븝…”
덕분에 꼴사나운 비명을 지르지는 않은 루비였으나, 그녀의 배에 파고들었던 주먹이 또다시 뒤로 물러나자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눈을 질끈 감는다.
“…읍?”
그런데, 어째서인지 한참이 지나도 주먹이 내리 꽂히지 않는다.
“으베에에엑!?”
덕분에 그녀가 천천히 실눈을 뜬 순간, 순수한 미소를 지은 프레이의 미소와 함께 두번째 주먹이 그녀의 배에 집중한다.
– 츄르르릅…
둘의 혀는 여전히 연결되어 있었다.
– 두근, 두근, 두근…!
어째서인지 루비의 가슴도 여전히 맹렬하게 뛰고 있었다.
– 콰직, 콰직, 콰직…!
그런 상황에서 연속으로 직격하는 세번째, 네번째, 그리고 다섯번째의 펀치.
“…..! ….!”
온몸을 이리저리 비틀어도 보고, 프레이의 허리를 다리로 감아보기도 하던 그녀였으나, 여섯번째 펀치부터는 그저 무력하게 펀치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 꾸욱…♡
“헤으으…”
그 시점부터 그녀의 목에 다시 파고든, 프레이의 거친 손.
‘이거언… 아무리 봐도… 내가 녀석한테…’
아까처럼 질식한채 배를 혀를 마구 유린당하며 축 늘어져가던 그녀의, 뽀글뽀글 기포가 터지는 듯한 느낌이 가득찬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삼켜지고 있는거잖아…’
며칠전까지만 해도,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일이었다.
‘시러… 삼켜지기 시러… 안돼…’
– 두근, 두근…
“…헤으.”
덕분에 젖먹던 힘까지 끌어내보려던 루비였지만, 맞을때마다 강도가 더해져가는 심장의 두근거림에 녹초가 된채 괴상한 신음밖에 내지를 수 없었다.
‘삼키는건… 나였을텐데…’
어느새, 자신이 프레이에게 삼켜지고 있었다.
“나도 너만큼이나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어.”
‘지, 지랄하지 말거라… 프레이…’
그런 자신에게서 고개를 든채 그렇게 속삭여오는 프레이에게, 희미해져가는 정신을 겨우겨우 붙잡으며 답하기 시작한 루비.
‘삼키는것은… 다름아닌 이몸…..’
“진짜 사랑해, 루비.”
‘………..’
루비의 정신이 끊긴 것은 그 시점이였다.
.
한편, 그 시각.
“아, 아아아 안녕하십니까.”
어째서인지 멀쩡해진 주교가, 동굴 지하실에 있는 방에 바짝 얼어붙은채 서서 눈앞에 떠오른 인영들을 보고 있었다.
– 늦었군, 자네.
– 지각이라니, 자네 답지 않군?
그런 그를 힐끔 쳐다보며 그리 중얼거리기 시작한 인영들.
– 그럼, 회의를 시작하겠네.
그 인영의 가운데에 있던 사람이 그렇게 말하기 시작했을 무렵.
“처신 잘하세요, 주교님.”
그의 거대한 몸집 뒤에 서있던 페를로체가,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제가 시키는 대로 말하지 않으면…”
“으, 으아아아아아!!”
하지만, 눈앞에 있는 인영들이 또렷해지자 마자 주교가 갑자기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한다.
“사, 살려주십시오!!!!! 교황 성하!!!!”
“에이 시발.”
“서, 성녀가아아악…!”
그 다음 순간, 주교의 몸이 터져 이곳저곳으로 흩날렸다.
“결국 잠입 실패네요.”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에 이해를 못한 인영들이 멀뚱멀뚱히 그 모습을 쳐다보기 시작한 한편, 페를로체는 삐딱하게 자리에 앉으며 중얼거렸다.
“거의 성공했었는데.”
“꺄, 꺄아악!!!”
“이, 이 무슨…!”
“서, 성녀가 어떻게 여기에…!”
“됐고, 빨리 간부회의나 시작하죠.”
진심으로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