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351)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351화(351/524)
Episode 351
“그게… 무슨 소리지?”
“프레이 그 녀석이 널 꼬시고 있는거라고. 절대 속아 넘어가면 안돼.”
루비가 차가운 목소리로 묻자, 마신이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답한다.
“프레이가 나를 속이고 있다고?”
“그래, 그 녀석은 자신이 회귀자인 척을 하고 있는 거야. 너는 기억을 잃은 불운한 과거가 있는 것처럼 속이고.”
“……..”
“왜 그런 표정을 짓니? 설마 진짜로 그걸 믿고 있었던건 아니지? 에이, 설마. 우리 흉폭하고 무시무시한 마왕씨가?”
루비의 표정이 창백해지자, 마신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한다.
“사연 있는 악당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던 너잖니. 그걸 잊은거야?”
그 말은 사실이었다.
루비는 사연 있는 악당을 싫어했을 뿐더러, 이해를 해보려 한적도 없었다.
자신은 사연 따위 없는 순수악이였으니 말이다.
물론, 그것도 얼마전까지의 이야기다.
“어휴, 속터져. 그 불여우 새끼가 애를 다 버려놨네. 너 홀라당 속아넘어간거라니까?”
“말 조심해.”
“눈빛 봐? 그러다 나를 잡아 먹기라도 하겠어?”
“신격도 별로 안느껴진다만. 그건 어떻게 된거지.”
루비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리자, 마신이 가슴을 치며 소리를 높인다.
“프레이가 날 황궁 지하실에 유폐시키고 힘을 빼먹고 있어서 그래! 지금 초 비상사태라고!”
“그래서, 그가 지금까지 한 행동들이 전부 거짓말이다? 그가 회귀자라는 것도, 과거의 나와 인연이 있다고 생각한것도 전부 그가 유도한 것이고?”
“정답이야!”
마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외치자, 루비가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한다.
“즈, 증거를 대거라.”
“직접 녀석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면 되잖니?”
그런 그녀에게 조언을 해주기 시작한 마신.
“그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어디있겠어?”
“그치만, 지금은 녀석을 공격할 수 없다. 머릿속을 들여다 보는것도 엄연한 공격이라고.”
그런 그녀에게 팔짱을 낀채 답한 루비는, 이내 속으로 조용히 생각을 시작했다.
‘녀석의 약해진 영혼에 파고들어 기억을 읽는건 될지도 모르겠지만.’
타고난 강자였던 루비에게는, 영혼을 다루는 능력 또한 있었다.
페를로체 만큼은 아니더라도, 지금처럼 꿈을 통해 신적인 존재와 만날 수 있을 정도로.
교단의 교리에 따르면, 신을 선택해 소통할 수 있는 그녀 역시 성녀라 부를 수 있었다.
아무튼 그런 그녀였기에, 약해진 프레이의 영혼에 새겨진 기억을 읽는것쯤은 시도해볼 수 있었다.
“…그런데, 네 말을 어떻게 신뢰하지.”
“뭐어?”
하지만, 지금은 굳이 그러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프레이가 회귀자가 아니라는 증거라도 있나.”
묘한 불쾌감이 마음에 차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네가 아직도 신이라면, 증거 정도는 보일 수 있을터.”
“내가 미쳐 진짜.”
자신의 말에 늘 광분한 미소를 지으며 날뛰던 마왕이 마치 경계심 많은 고양이 마냥 자신을 쳐다보는 모습에, 마신이 가슴을 쾅쾅 쳐댄다.
“후우, 어쩔수 없네.”
“드디어 본색을…”
“보여줄게, 증거.”
“뭐?”
그러던 그녀가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여전히 경계여린 눈빛을 띄던 루비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네가 당하면 나도 끝이야. 그러니 협력해줄게. 자, 그럼 시스템을 불러와봐.”
“시스템을?”
“빨리. 시간이 없단 말이야.”
“…알겠다.”
마신이 재촉을 하자 우물쭈물거리던 루비가 눈앞에 ‘위선자의 길’ 시스템을 소환해냈다.
[Install….. 관리자 모드 설치중]“이, 이게 무어냐.”
그런 뒤에 팔짱을 끼고 있던 루비가, 눈앞에 떠오른 문구를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시스템의 관리자 기능이야. 내 권한 중 하나지.”
“그런걸… 내게 준다고?”
“어차피 난 이제 신격이 모자라서 쓸 수 없어. 그리고 신이 아닌 너도 마찬가지지. 하지만 관리자 시스템에 딸려있는 ‘도움말’기능은 네게 도움이 될거다.”
그렇게 말한 마신이, 치욕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당장 방금전만 해도 그 망할 비둘기가 와 내 신격을 전부 마셔버릴 기세로 빨아들이더군. 그 부작용으로 잠시 탈출을 한거다. 남은 신격마저 빼앗기기 전에 네게 전해두는게 좋겠지.”
“흐음…”
“첫번째 증거야. 그 관리자 시스템을 사용하면 프레이가 널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을거야.”
“어떻게?”
루비가 두눈을 부릅뜨며 묻자, 마신이 피식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간단해. 도움말을 열어 프레이의 ‘절대적인 사랑’의 구매 여부를 확인해봐. 신격이 없어도 질문을 그렇게 한정시킨다면 충분히 답을 들을 수 있을거야.”
“……….”
그 말에, 루비가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시스템에 설치된 관리자 모드에 손을 뻗었다.
“프, 프레이의 ‘절대적인 사랑’ 구매 여부를 알려다오.”
– 에러: 중요한 질문.
아직 관리자 모드의 전달이 끝나지 않았기에, 실행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떠오른 것은 그러한 에러 메세지였다.
“그렇다는데.”
“쳇, 어쩔수 없네. 내일 아침이면 전달이 끝날테니 그때 해봐.”
“그럼 당장 증거는 없다는 거군?”
“…정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던가.”
“어떤 질문으로?”
“프레이가 포인트를 초기화 시킨적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봐. 포인트 초기화를 해야 발동할 수 있는 기능은 여러가지거든. 그러니, 아까보다는 덜 중요한 질문이 될거야.”
그렇게 말한 마신이 눈을 찡긋하며 말을 덧붙인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당연히 ‘특수 기능’의 맨 위에 있는 스킬을 구매해서겠지?”
“흐아아아악!?”
“어머.”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루비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으헉, 으허억…”
속으로 마신이 알려준 그대로 질문을 던진 순간, 루비의 몸에 있던 힘이 왕창 빠져나갔기 때문이었다.
“신격 대신 네 힘을 사용한 부작용이란다. 신격이 얼마나 위대한 힘인지 알겠지?”
“으윽… 젠장.”
“그나저나 아슬아슬하게 허용범위였나보네. 아직 시스템이 불안정해서 그런가? 열심히 전달 해줘야겠는걸.”
“…….아.”
온몸에 탈력감을 느끼며 일어나지도 못하던 루비가, 이내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 일주일 전에 ‘프레이’가 ‘포인트’를 초기화 시킨 적이 있습니다.
일주일 전이라면,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 고백을 했던 그날이었다.
“거, 거짓말이야…..”
그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쳐다보던 루비.
프레이를 믿지 않는다고 늘상 속으로 중얼거리던 것과는 달리, 지금의 그녀는 눈앞의 결론을 부정하고 있었다.
“이, 이것도 당신이 준게 아닌가. 당신이 준걸 어떻게 믿지?”
“힘이 빠져나가는걸 느꼈잖니. 그 시스템은 진짜란다.’
“네가 조작을 해놓았을 가능성도…”
“멍청아!! 내가 왜 널 속이는데!!!”
루비의 중얼거림에 결국 화를 참지 못한 마신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네가 끝장나면 나도 끝장난다니까? 단순히 신격을 잃는것도 아니고 영원히 소멸당해!! 그런 내가 뭐가 좋아서 널 속이겠니!! 당연히 도와주겠지!!”
“……..”
“그러니 제발 우리 정신좀 차리자. 응? 프레이는 스킬을 사용해 널 속인거야!”
구구절절 맞는 소리였다.
마신과 자신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있던 루비였다.
거짓의 기미 또한 없었다.
온전한 마신인 그녀라면 모르겠으나, 관리자 시스템마저 넘긴 지금의 그녀는 그저 조금 강한 인간에 불과했다.
루비의 진실과 거짓을 판단하는 능력과 독심술이 먹힐 정도로 말이다.
“정 못믿겠으면, 깨어나서 창가에 있는 올빼미를 붙잡아 봐. 마지막 신격을 다 털어서 프레이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할게. 거기에 있는 세레나의 편지를 읽으면 진실을 알게 될거야.”
“그치만… 그것 역시 네가 조작할 수…”
“인간세상에 개입하면 신격이 깎이는데. 이미 깎일 신격도 다 털린 내가 무슨 수로?”
그 말 역시 사실이었다.
꼴을 보아하니 꽤 오래전부터 신격이 바닥난 것 같은 마신에게는, 최근의 인간 세상에 개입할 여력이 없을 것이다.
“명심하렴, 꼬마 마왕님.”
그렇게, 루비가 멍한 표정을 짓기 시작하자 마신이 그제야 여유로운 미소를 되찾고 입을 연다.
“오늘 아침, 프레이는 널 갱생시키려 할거야.”
“갱생…?”
“그래, 그게 녀석의 계획이지. 그러니 시스템 창에 ‘갱생’ 퀘스트가 뜨면… 내가 옳았다고 알아다오.”
“자, 잠깐…”
그 말을 남긴 마신이 루비를 확 밀자,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뜬채 심연밖으로 떠밀려가기 시작했다.
“명심해… 루비.”
마지막 순간 그녀의 귓가에, 마신의 목소리가 맴돌았다.
“…프레이는 회귀자가 아니야.”
그 말에 딱딱하게 굳어버린 표정을 짓던 루비는, 이내 심상 세계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후우…”
그렇게 모든게 끝나자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한숨을 내쉰 마신.
“좋아, 그럼 이제 관리자 시스템 전달에 집중을…”
이윽고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 생명줄인 마왕을 다방면으로 도와줄 관리자 시스템의 도움말 시스템 전달에 힘을 쏟아부으려 했으나.
– 파지지지지지지직!!
“꺄아악!?”
그 순간 흰색 스파크가 자신의 몸을 감싸자, 눈을 뒤집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뭐, 뭐야앗…! 이거어어어!?”
– 지지직, 지지지직!!
“꺄아아아아아아!!”
그런 그녀의 등 뒤에, 흰색 깃털이 붙어있었다.
.
“하아, 하아아…”
심상 세계에서 벗어나 잠에서 깨어난 루비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헛숨을 들이내쉰다.
– 짹, 째잭~♪
어느새 해가 떠오르는 이른 아침이 찾아오고 있었다.
– 관리자 시스템 이전 중….(시간 지연)
“아침이면 된다더니.”
조용히 눈을 비비다가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창을 보고는 그렇게 투덜거린 루비는, 이내 심호흡을 하기 시작한다.
“흐읍.”
“꾸우우!?”
그러다 눈을 빛내더니 창가로 몸을 던진 루비.
“잡았다.”
투명 마법만을 믿고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진입할 순간을 노리고 있던 올빼미에게,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고 있는 루비의 손아귀가 덮쳐온다.
“꾸, 꾸우우!!”
“이런.”
“꾸우우우우우!!”
하지만, 올빼미 역시 보통이 아니었다.
그 즉시 몸을 비틀어 루비의 손아귀를 빠져나간 올빼미는, 식겁한 표정을 지으며 허둥지둥 하늘 위로 날아갔다.
– 부스럭…
“…….”
하지만 다행히도, 녀석이 발톱으로 움켜쥐고 있던 편지만큼은 손에 넣을 수 있었다.
– 두근, 두근, 두근…
손에 넣은 편지를 멍하니 내려다보던 루비가,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은채 옆으로 시선을 돌린다.
“으음…”
프레이는 여전히 깊은 잠에 들어있었다.
일부러 깨우지 않는 이상, 깨어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체, 뭐라 적혀 있길래…”
그러한 상태를 확인하고 침대에서 일어나 편지를 뜯은 루비.
“……..어.”
그런 그녀의 표정이, 이내 굳어버린다.
– 프레이, 마지막 작전은 잘 실행되고 있나요?
“마지막 작전…”
– 편지가 도착할 때 쯤이면, 그 주제도 모르는 바보같은 마왕은 갱생을 했으려나요?
편지를 읽어내려가던 루비의 표정이 차갑게 굳어간다.
– 알아요, 그런 년이랑 어울리시느라 힘드시겠죠. 하지만 하루만 더 참으세요. 그 뒤로는 어디 가둬버리고 둘이서 서대륙 여행이나 다닐까요?
필체가 세레나와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었다.
아니, 필체를 비교할 필요조차 없었다.
편지에 묻어있던 달의 마나가 증거 그 자체였으니.
– 아참, 당신의 아이는 제 뱃속에서 잘 커가고 있답…
“…아드드드득.”
그러던 그녀가, 마지막 문장을 미처 다 읽지도 못한채 편지를 우그러트린다.
“으, 으으…..”
그리고는, 몸을 덜덜 떨며 뒤를 바라보기 시작한 그녀.
“음냐…”
프레이는, 여전히 잠에 들어 있었다.
– 꽈드드득…
“으극.”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쥐어진 주먹에서 피가 새어나올 무렵, 루비가 눈을 질끈 감더니 방 밖으로 나섰다.
그런 그녀의 표정이, 어느새 무표정으로 변해있었다.
.
그로부터 몇시간 뒤.
“흐아암, 루비. 좋은 아침이네.”
방 밖으로 나온 프레이가, 하품을 하며 모텔의 식당으로 들어섰다.
프레이가 통채로 대여를 한 모텔이었기에, 식당에는 오로지 루비와 프레이밖에 없었다.
“………”
“오늘은 특별히 양송이 스프와 베이컨을 준비시켜놨어. 아무리 맛있는 거라도 계속먹으면 질리니까.”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 앉은 프레이가, 무표정을 짓고 있는 루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네…’
그 순간, 루비의 머릿속에 울려퍼지는 프레이의 속마음.
‘과연 오늘은, 성공시킬 수 있을까?’
그 말을 들은 루비의 표정이,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루비? 왜 그래? 혹시 컨디션이 안좋아?”
“………”
“어라, 안되는데. 오늘은 데이트 마지막 날이라 여러곳에 갈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루비에게 손을 뻗는다.
“그 어느때보다도 행복한 시간이 될수 있도록 계획해 놨거든. 그러니…”
– 타악!
“…음?”
하지만, 그런 프레이의 손을 쳐낸 루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말하거라, 프레이.”
“하고싶은 말이라니, 그게 무슨…”
“이 일대 사람들을 끔찍하게 학살하기 전에 말하는게 좋을거다.”
그런 그녀가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뿜으며 말하자, 프레이가 인상을 찌푸린다.
– 휙…!!
그와 동시에 날아든 프레이의 손찌검.
– 텁!!
하지만, 루비가 너무나도 간단히 프레이의 손목을 낚아채 공격을 막아버렸다.
“쳐 말하라고, 새끼야.”
“………..”
루비가 당장에라도 폭발할듯이 읊조리자, 슬픈 표정을 짓기 시작한 프레이.
“…루비, 이제 악행은 그만두면 안돼?”
그러던 그가, 루비에게 손목을 붙잡힌 손으로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세상 멸망 따위는 그만두고… 나랑 도망쳐서 행복하게 살자. 응?”
“……..”
“내가 죽을때까지 잘해줄게. 루비, 부탁이야. 제발…”
지금껏 한번도 내지 않았던 간절한 표정으로, 자세를 잔뜩 낮추어 그렇게 말한 프레이.
“……..하.”
그런 프레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루비가, 차가운 한숨을 내뱉는다.
[돌발퀘스트 – 갱생] [보상: 없음]마신의 말대로, 갱생 퀘스트가 떠올라 있었다.
그 어떤 상황에도 단연코 절대 누를 일이 없을.
설사 누르더라도 진행조차 되지 않을거라 확신하는 역겨운 퀘스트가 말이다.
“이런거였군, 프레이.”
“응?”
“결국 넌…….”
“루비, 왜 그래?”
한동안 퀘스트창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고개를 푹 숙인 루비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프레이가 자리에서 일어난 바로 그 순간.
“넌!!!!!”
“크허억!?”
루비가 괴성을 질렀고, 동시에 사방으로 충격파가 발산되었다.
– 와장창!!!
“으극…”
그 충격파에 휩쓸려, 가게를 한바퀴 굴러 벽에 쳐박혀 버린 프레이.
“너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친 숨을 몰아내쉬며 그런 그에게 향하던 루비의 눈가에는.
“날 속인거구나.”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루, 루비? 대체 왜 이러는… 어.”
“좋아했는데.”
당황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던 프레이는, 자신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 봤단 말이다.”
“자, 잠깐.”
그런 프레이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던 루비가, 그에게 성큼성큼 다가선다.
“겉으로는 필사적으로 부정하고 있었지만…”
“크헥…”
“그 엿같은 사랑이 뭔지, 너때문에 겨우 깨달았었단 말이다.”
이윽고 프레이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린 루비는, 차가운 표정으로 속삭였다.
“하지만 깨달았다. 역시 전부 부질없는 짓이라는걸.”
“크헤엑…”
“그만 끝내자, 프레이.”
– 꽈드드드득!!
그 말이 끝난 직후, 루비가 프레이를 전력으로 바닥에 내리 꽂았다.
“이대로 두들겨 패주마.”
“……….”
“사랑이 전부 식어서, 널 더 이상 때리지 못하게 될 때까지.”
그 직후, 루비의 주먹이 프레이의 배를 강타했다.
.
– 파지지지직…!
“크헤엑……”
루비의 주먹이 프레이의 배를 파고든다.
“쿨럭, 쿨럭, 으게엑…”
그 덕분에 무릎을 꿇고 쓰러져 피를 토하는 프레이.
– 퍽…!!!
“아윽.”
그런 그를 발로 거세게 걷어차 눞인 루비가, 그의 위에 올라타 주먹을 들어올린다.
– 꽈드드득…
“아, 으아아!”
무의식적으로 가드를 올린 프레이의 팔을 한손으로 꺾어 양 옆에 고정시킨 루비가, 다른 한손으로 프레이의 얼굴을 강타한다.
한대, 두대, 세대.
“하아, 하아…”
프레이의 몸에 멍자국과 상처가 늘어날수록, 루비의 뺨을 흘러내리는 눈물자국도 늘어난다.
“잠깐이나마 행복했는데. 정말 도망쳐 사는것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갱생은 하지 않아도, 그와 도망쳐 살 용의는 있었다.
그런 바보같은 생각을 하던 자신을 무참히 떨어트려버린 프레이가, 너무나도 미웠다.
“개자식, 개같은 자식…”
“…….”
“으그윽…”
그렇게 한참동안 파운딩을 날리던 루비가, 이내 프레이의 어깨를 잡고는 고개를 숙인다.
– 주륵…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 루비의 눈물이 프레이의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떨어진 순간.
“…이대로 끝내주마.”
다시 고개를 든 루비의 표정은, 영혼없는 표정이 되어 있었다.
한창 마왕성에서 지낼때의, 오만하고도 무료한 마왕 본연으로서의 표정이었다.
“잘가거라, 프레이.”
그렇게, 루비가 프레이에게 최후의 일격을 먹이려던 바로 그 순간.
[관리자 시스템 – 도움말 기능의 이전이 완료되었습니다!]그녀의 앞에 떠오른 문구.
“왜….. 왜 이러는 거야…. 루비……”
“…..왜 이러느냐고?”
그 문구를 잠시 바라보던 루비가, 꺼져가는 프레이의 눈을 바라보며 차갑게 속삭인다.
“간단하다, 프레이.”
– 질문, 프레이는 ‘절대적인 사랑’ 을 구매했습니까?
그와 동시에, 속으로 도움말 시스템에게 질문을 던진 그녀.
“너는 나를…”
그렇게 질문을 던져놓고는 차갑게 식어버린 표정을 지으며 손에 보라색과 루비색이 섞인 마기를 모으던 루비는.
– 아니요.
“……뭐?”
자신의 앞에 간결한 답이 뜨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묻는다.
– 프레이는, ‘절대적인 사랑’ 스킬을 구매한 적이 없습니다.
“흐어어어어억…”
그와 동시에 무지막지한 기세로 빠져나가기 시작한 루비의 힘.
너무나 중요한 질문이었기에, 신격에 버금갈 정도로 그녀의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뭔진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실패인것 같네……”
“어? 어어?”
“이게 마지막 기회였는데… 난 마지막까지 실패만 하는구나…..”
그러면서도 지금 일어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채 얼빠진 표정을 짓던 루비는.
“그래도, 난 네가 좋아… 루비.”
“프, 프 프레이?”
프레이가 떨리는 손으로 루비의 볼을 쓰다듬자,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손을 뻗었다.
“……..!?”
프레이의 영혼이 꺼져가고 있었다.
정확히는 기억을 읽을 최소 조건만을 갖춘채로, 그의 영혼이 산산조각 나고 있었다.
“사랑해…”
“그, 그럼…”
그렇게, 여전히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그를 품에 안아들던 루비는.
“설마 너, 정말로 회귀자…”
“…영원히.”
그 말을 남긴 프레이가 스르르 눈을 감자, 떨리는 눈빛을 띤채 그를 흔들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프레이?”
“……….”
당연하게도 프레이는 응답이 없었다.
“기, 기다려 봐…”
루비의 표정이 새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