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360)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360화(360/524)
Episode 360
“………..”
엉망진창이 된 오두막 안에 무릎을 꿇은채 창백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루비가, 시선을 조용히 아래에 고정하고 있다.
– 용사님은 지금 프레이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겁니다. 저희는 그 모습을 차마 지켜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용사님이 잠시 이곳에서 사라지셨을때 프레이를 급습했습니다.
“뭐…”
그 말을 들은 루비의 눈이 죽어가기 시작한다.
이 편지대로라면, 자신이 잠시 이곳을 빠져나갔을때 습격이 일어났다는 것 아닌가.
이게 사실이라면 버틸 수 없었다. 아니어야만 한다.
– 파지직…
혹시나 프레이의 장난인가 싶어 다급히 주변에 마기를 뻗어봤지만, 감지되는 생명체는 없었다.
그저 강가에서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 몇마리가 전부였을 뿐.
– 급습결과 프레이는 제압되어 저희에게 구속됐습니다. 프레이가 사실은 힘을 잃었다는 익명의 제보가 사실이더라고요.
그것을 깨닫고 멍한 눈빛으로 편지를 읽어내려가던 루비가, 이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다.
– 현재 감금되어 있는 프레이에게 고문을 가해, 용사님이 저항을 하지 못하게 한 방법과 정신 조종을 한 방법을 알아낼 생각입니다.
“아, 안돼…….”
그녀의 얼굴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 혹시 모를 상황에 프레이를 제압하기 위해 용사파티 전원이 메달려 있어서 마중을 나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 대신 지금 저희가 있는 곳의 좌표를 알려드릴테니, 와주신다면 그 즉시 보호를…
“아아아아 안돼!!!”
이윽고 비명을 지르며 오두막의 출구로 뛰어가기 시작한 루비.
“프레이! 안돼! 안돼애애!!”
루비가 몇십분씩이나 공들여서 고르고 흥정을 한 양송이가 그녀의 발에 짓밟혀 뭉개진다.
“나 때문이야? 또 나 때문인거야?”
하지만 그것도 모른채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온 루비가, 잔뜩 공포에 질린채 좌표 이동 마법을 구사하기 시작한다.
– 파즈즈즈즈!!!
“하으윽!”
하지만, 이내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주저앉아버리는 루비.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좌표 이동 마법을 패닉에 빠진채 구사하려 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 지직, 지지직! 지지지직!
“으, 으으으…”
그 뒤로도 몇번이나 시도를 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전혀 집중되지 않았고, 결국 온몸에 무리가 가 피가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최대한 빨리 가야 하는데… 최대한 빨리.”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좌표를 계산해본 그녀는, 이내 눈을 부릅뜨고 하늘을 올려다보기 시작한다.
– 촤르륵…!
이윽고 펴지는 그녀의 양날개.
“10분,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다행히도 용사파티의 거처는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최대한 빠르게 날아가면 참사를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상관없어.”
잠시 정체가 들키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루비는 이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기적이 일어나 겨우 살아난 프레이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다. 어차피 그가 죽으면 다 끝장 아닌가.
– 펄럭…!
그런 생각을 하며 하늘 위로 날아오른 루비는, 베네르가 보낸 편지를 꽉 붙잡은채 일직선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막을수 있어. 막을수 있어. 막을수 있어.”
마침 바람도 용사파티가 있는 곳으로 불고 있었다. 잘하면 5분에서 6분 내로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막을 수 있…”
그런 생각을 하며 애써 미소를 짓던 루비의 표정이, 천천히 굳어가기 시작한다.
“………..”
오두막에 있던 피가 이미 말라있었다는 것을 방금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 휘청…!
초고속으로 날아가던 루비의 몸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
몇분 뒤, 용사파티의 임시거처.
“응? 저기 뭐가 보이는데?”
“저, 저게 뭐지?”
거처의 주변에 앉아 휴식을 취하던 아리스와 아리안느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하늘을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반짝거리던 점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저거 설마…이리로 날아오는거야?”
“어, 어어?”
그것이 이곳으로 날아들고 있다는 것을 두 소녀가 깨달은 순간.
– 쿠과과과광!!!
“꺄악!?”
“스, 습격인가!?”
점이 잔상조차 남기지 않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그녀들의 앞에 쳐박혔다.
“콜록, 콜록…”
“조, 조심해. 프레이의 부하일수도…”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채 멍을 때리고 있던 두 소녀가, 이내 주춤거리며 공격태세를 취하기 시작한다.
“……..”
“어라?”
“용사님?”
하지만 먼지구름을 뚫고 안에서 나온 이는, 다름아닌 루비였다.
“이, 이게 어떻게 된…”
“프레이, 어디 있어요?”
“네?”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루비에게 접근하려던 두 소녀가, 살기가 가득한 루비의 말을 듣고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어, 그게… 지금은 베네르 씨가…”
“지하에 있는데…”
– 다다다다다…!
“요, 용사님! 어디가세요!? 거긴 위험해요!!”
이윽고 지하라는 말을 듣자마자, 루비가 다급히 임시거처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루비 씨…?”
“뭐, 뭐야?”
“오신건가?”
그러자, 회의실에 앉아있던 아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루비를 바라보기 시작한다.
“지, 지하실에 어떻게 가.”
“네?”
“지하실에 어떻게 가냐고오오오!!”
그런 아이들에게 루비가 빼액 소리치자, 아이들이 시선을 교환하기 시작한다.
“루비님, 진정하세요.”
“많이 피곤하신것 같은데 휴식을…”
이윽고 그녀를 보는 눈이 측은해진다.
아무래도, 여전히 프레에게 넘어간 상태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프레이는 베네르 씨가 확실히 심문하고 있어요. 그러니…”
“…언제부터 시작했는데.”
“어, 그러니까…”
그런 그들을 보며 가슴이 끓어오르는 듯한 기분을 느끼던 루비.
“어제 새벽에, 프레이 제압을 성공한 직후부터…”
“안돼애애애아애!!”
그러던 그녀가, 그 말을 듣고는 절망에 빠진 표정을 지으며 울부짖는다.
“그만둬어어어!! 당장 그만두라고 전해!!!”
“역시… 문제가 생기셨어.”
“흑마법인가?”
“일단 제압을…”
그런 루비를 보며, 슬금슬금 그녀에게 다가서기 시작한 학생들.
“………..”
그런 그들을 바라보던 루비의 눈빛이, 이내 싸늘하게 식는다.
– 파직, 파지지직…
동시에 그녀의 머리 또한 차가워진다.
지금 루비가 할 일은, 단 하나였다.
– 쿠과과과과과과광!!!!!!
“꺄아아악!?”
“미친…!”
싸늘한 표정을 짓고있던 루비가, 전력을 다해 땅을 내려친다.
– 쩌적…! 쩌저저적…!!
주변의 땅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리고, 단단한 바닥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 고오오오…!
이윽고 모습을 들어낸, 간이 지하실.
“……….”
그 안으로 뛰어들려던 루비가,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
아이들이 자신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프레이, 금방 갈게… 금방…!”
그런 그들에게 따라올테면 따라와보라는 살기를 내뿜은 루비가, 다급히 지하실 안으로 뛰어들었다.
.
“끈질기군, 프레이.”
“……..”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지하실의 의자에 몸을 꽁꽁 묶인채 베네르에게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포기해라. 네가 저번에 내게 건 노예의 인장은 클라우드 왕국의 주술사가 해주한지 오래야. 반 아이들도 순차적으로 해주시킬거다.”
묶는방법이 저번에 그녀를 지하감옥에 넣었을때와 똑같은데, 혹시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걸까?
– 꽈드드드득…!
“……!”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베네르가 의자에 앉아있는 나의 옆구리에 꽂혀있던 칼을 무지막지하게 비틀어댄다.
카니아가 요즘 개발해낸 고통 무효화 마법이 절로 떠오른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난 예전부터 고통이 안 느껴지지 않나?
물론, 이제와서는 그 이유가 거의 짐작이 갔지만 말이다.
이번 일이 끝나면 카니아와 상담시간을 가져야 할것 같다.
“아까까지는 억울한 표정으로 정말 모른다고 잡아 때더니, 이제는 침묵인가?”
그야 아까는 정말 모르는 상태였으니 그렇다.
지금은 한참 페를로체에게 온몸을 먹히며 계획의 추궁을 받다가 잠시 허락을 받고 기억을 되찾은 상태니 그런거고.
이번 계획을 마무리 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에는 기억을 되찾아야 했다.
그나저나 루비는 언제쯤 오려나. 이 몸, 슬슬 한계같은데.
– 끼이익…!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뒷편의 문이 열렸다.
혹시 루비인가?
“오빠…..”
젠장.
하필이면.
“…….”
문을 열고 들어온 내 동생 아리아가 순간적으로 날 멍하니 쳐다봤다.
“…오빠는 그렇게 되어도 싼거 알고 있지?”
그러던 그녀가, 이내 표정을 싸늘하게 바꾸고는 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나는 순간적으로 그녀의 표정에 ‘공포심’이 스친걸 눈치챈 뒤다.
그녀가 날 두려워 한다.
이건 좀 슬픈데.
“내 충고만 들었어도 그렇게 되는 일은 없었잖아. 대체 왜 그런 무서운 일들을 벌이고 다닌거야.”
그건 그렇고, 아리아는 작전에서 배제하려고 했는데. 계획을 좀 더 점검할걸 그랬나.
“물론 그건 그거고, 베네르 당신. 이건 너무 심하잖아?”
“뭐가 심하다는거죠. 이건 프레이입니다.”
“차라리 내가 심문을 할게. 당신은 이만 빠져.”
“싫습니다. 지금 최고 결정권자는 접니다.”
“권력 충돌을 원하는거야?”
조용히 자리에 앉아 둘의 말싸움을 지켜보며 식은땀을 흘리던 나는, 이내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미안해.”
“”……..?””
그러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날 쳐다보기 시작한 두 여자.
“그냥…..”
몸에 기운이 없어서 다음말을 내뱉지 못한 나는, 이내 조용히 두 눈을 감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서… 어쩔수가 없네.’
며칠전까지만 해도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중이었다. 몇날 며칠을 페를로체에게 먹히던 것만 빼면.
그런데 얼마전에 갑자기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이 나타났다.
그런 돌발퀘스트가 뜰 줄이야.
그걸 받을지 말지는 지금도 고민중이다.
뭐, 때를 봐서 선택하면 되니 그렇다 치고.
이제는, 그녀를 맞이할 때다.
– 쿠과광!!!
“”……..!!!”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갑자기 뒷편의 문이 날아가며 누군가가 들이닥쳤다.
“프레이이이이!!!”
슬슬, 때가 온것 같다.
페를로체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대비는 확실하게 해두었으니.
단 하나의 해피엔딩.
‘진엔딩’을 위하여.
단 한번도 진입하지 않았던 시나리오에 들어설 때가.
.
“루, 루비?”
“용사님.”
지하실의 문을 박살내고 안으로 들이닥친 루비를, 아리아와 베네르가 멍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프, 프프 프레이. 나왔어…”
하지만, 루비는 오직 프레이에게 시선을 고정한채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프레……”
하지만, 이내 걸음을 멈추고 멍한 눈이 되는 그녀.
– 깜빡, 깜빡, 깜빡…
프레이의 반지가 쉴새없이 깜빡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몇분뒤면 꺼질 것 같았다.
“용사님, 여긴 위험…”
– 텁…!
“…으아?”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루비가, 자신에게 손을 뻗던 베네르를 잡고 말한다.
“프레이, 누가 이렇게 만들었어?”
“가증스럽게도 용사님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끝까지 교전을 하더군요. 물론 도중에 힘을 다해 기절하는 바람에 여기에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옆구리에 꽂혀있는 칼은?”
“심문중이었습니다. 용사님, 그나저나 매혹마법에 대한 검사는…”
그 말을 끝으로 더는 방에서 베네르를 볼 수 없었다.
“흐어억!?”
루비가 멍한 눈빛으로 그녀의 팔을 잡고는, 지하실 밖 복도로 힘차게 던져버렸기 때문이다.
– 우당탕탕…! 쿠과광!!!
“시스템이 알아서 보호해줬겠지…”
그녀가 복도를 구르다 벽에 쳐박히는 모습을 여전히 멍한 모습으로 보다 그렇게 중얼거린 루비가, 이내 아리아에게 시선을 돌린다.
“…얘, 얘들아! 위험해!”
그녀는 이미 지하실을 나가 이곳으로 진입하려는 아이들에게 향하고 있었다.
– 털썩…!
그 모습을 보다 바닥에 무릎을 꿇은 루비가, 프레이에게 엉금엉금 기어가기 시작했다.
“프레이, 내 내가 왔도다.”
“…헤헤, 루비다.”
그러자, 눈웃음을 지으며 자그마한 목소리로 답을 하는 프레이.
“안돼, 안돼안돼. 말하지마. 힘 쓰지마. 그냥 듣기만 해.”
반지가 당장에라도 꺼지려 하자, 루비가 눈에서 주르륵 눈물을 흘리며 그를 껴안는다.
“프레이, 내 영혼을 먹거라. 이걸 먹으면 영혼이 안정화가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는, 빨간색과 은색이 섞인 구슬을 그에게 내미는 루비.
“…그걸 먹어서 회복하면?”
“회복하면 다시 살아나는거지. 그러니 어서…”
“그럼 네가 죽잖아?”
“…뭐?”
그 말을 들은 루비가, 구슬을 건내다 말고 벙찐 표정을 짓는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나면, 용사는 마왕과 함께 덧없이 스러지리라. 예언서의 맨 마지막 구절이야.”
그런 그녀의 눈을 마주보며 그렇게 말한 프레이.
“그, 그래. 그러니 같이 죽자 프레이. 영혼을 먹고 회복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마지막 순간에는 함께 스러지는거다.”
“싫어.”
“……?”
단호한 표정으로 답한 프레이가, 이내 피식 웃으며 속삭인다.
“루비, 나 있잖아… 기억이 떠올랐어.”
“기, 기억이?”
“너와 함께했던 기억이 말야.”
“……!!!”
그 말을 들은 루비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프레이가 눈을 지긋이 감으며 말한다.
“너와 처음 만난 그날이, 함께 아카데미에 다니던 순간들이, 첫날밤이, 그리고 네가 나 대신에 타락하던 모습이 생각났어.”
“프, 프프 프레이.”
“네가 사라지고 습격을 받을때, 네 이름을 주구장창 외치니까 생각나더라? 참 우습지?”
그렇게 말하며 쿡쿡 웃는 프레이를 바라보던 루비의 눈에서, 그 어느때보다도 뜨거운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떠, 떠나지 말아다오…!”
그렇게 눈물이 프레이의 무릎을 적실 무렵, 루비가 다급히 소리친다.
“여, 영혼을 먹지 않겠다면 강제로라도 먹이겠다. 넌 무조건 내가…”
“내가 회복해서 용사가 되면, 넌 결국 나에 의해 죽게 돼.”
“당연한것 아니냐! 난 마왕이다!! 용사가 날 죽이는건 당연한게 아니더냐!!!”
“아니거든.”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프레이가, 루비와 눈을 마주치며 말한다.
“무수히 많은 회귀를 오직 너 하나 구하려고 한 나야. 네가 몇년도 못살고 죽어버리는건 최악의 엔딩이지.”
“그치만, 그치만… 난 이미 갱생 퀘스트를 거절해버렸단 말이다!!”
그 말을 듣고는 오열을 하며 울부짖는 루비.
“미안해 프레이… 그, 그것만 수락했다면… 바보같은 내가 다 망쳤어… 내가, 내가아…”
“방법이 있다면?”
“뭐?”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어.”
그러던 그녀가, 프레이의 말을 듣고는 맹한 표정을 짓는다.
“내가, 너 대신 마왕이 될게.”
“………뭐?”
그러던 루비가 그 말을 듣고는 얼빠진 목소리를 낸다.
“지금 내 앞에 뭐가 떠올라 있는 줄 아니?”
“….설마.”
“역시 똑똑했구나. 역시 내 연인답네.”
“그만둬.”
무언가를 깨달은 루비가 창백하게 질린 표정을 지으며 프레이의 손을 잡는다.
[돌발퀘스트 – 타락] [보상: 모든것]“네가 갱생 퀘스트를 실패했으면, 내가 타락 퀘스트를 수락하면 되는거지. 안 그래?”
“그만둬. 그만둬. 하지마. 안돼.”
루비가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프레이의 몸을 흔든다.
웬만하면 기절을 시키고 싶었지만, 그런다면 그대로 프레이의 영혼이 소멸해버리기 때문에 루비는 그저 발을 구를 수밖에 없었다.
“보상이 모든것이라고는 하는데… 난 그저 하나밖에 필요 없거든.”
“하지말라고. 프레이, 나 진짜 화낸다? 마왕의 분노를 보고 싶은거야?”
“행복하게 살아야 해, 루비?”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루비의 볼을 쓰다듬는다.
“개, 갱생 퀘스트를 띄울 방법을 다시 찾아볼게! 내가 마신이랑 협상을 할테니까…!”
“내가 타락해서 마왕이 되면, 네가 용사가 되어 날 죽여줘. 너라면 아주 쉬울거야.”
“안돼!!! 그만둬!!!”
“그게 이 영원한 새드엔딩을 끊어낼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야.”
“하지마아아아!!!!”
루비의 애절한 외침에도, 결국 프레이는 선택을 내렸다.
[수락 완료]“영원히 사랑해, 루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렇게 말하며 스르르 눈을 감은 프레이와, 완전히 정신이 나가 하늘이 떠나가라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 루비.
[리트라이 체크포인트 지정 완료]그와 동시에, 시스템 창이 자동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허공을 수놓던 문구들 맨 아래에 떠오른 단 하나의 문장.
[네번째 시련이 시작됩니다.]그와 동시에,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