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362)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362화(362/524)
Episode 362
“….우물우물.”
“페를로체 씨, 대체 며칠전부터 뭘 그렇게 씹고 계신건가요?”
“아니, 그나저나 너 언제부터 우릴 따라왔던거야? 분명 넌 병실에 누워있었을텐데…”
열심히 영혼 구슬이 된 당신을 씹고 있는데, 카니아씨와 이리나씨가 질문을 던져오네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
저를 제외한 네명의 메인 히로인.
그리고 이솔렛 님과 루루 씨까지.
모두의 시선이 제게 쏠려있어요.
이것 참 곤란하네요.
“모르겠어요!!”
“후우.”
“그럼 그렇지.”
역시 곤란할때는 바보같은 목소리가 제법이죠.
봐요, 벌써부터 모두가 한숨을 내쉬며 포기하잖아요.
안 그래요?
지금도 제게 열심히 씹히고 계신 프레이 씨?
“옴뇸뇸…”
– 부르르…
설마하니 잠깐 몸에 깃들어 기억을 되찾게 해달라고 제게 부탁한 이유가 ‘타락’ 퀘스트를 수락하려고 일 줄이야.
그건 저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다고요.
“흐음…”
혹시, 네번째 시련과 연관이 있는건가요?
당신이 타락한 허구의 세계를 재생시키는 네번째 시련과?
그거라면 어느정도 이해가 되네요.
원래대로라면 과거의 리트라이 기록을 재생시켜 고통을 안겨주는 시스템의 ‘시련’.
하지만 당신이 타락한 회차 따위는 존재하지 않죠.
그래서, 시스템은 차선책을 택했어요.
지금까지 제가 경험했던 네번째 시련은, 항상 당신을 모방한 인공지능이 있는 완전한 허구의 세상에서 일어났었죠.
그런데 당신이 당신의 의지로 타락을 수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어요.
비록 당신의 영혼은 시련이 시작되기 직전에 다시 구슬이 되어 제 입속으로 도피했지만, 당신의 몸은 진짜로 타락해버렸다고요.
그리고 몸이 타락하는 순간,
네번째 시련이 시작되었고요.
그래요.
네번째 시련이, 지금까지의 시련처럼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에서 일어나게 된거에요.
저도 깜짝놀랐어요. 이런게 가능할지도 몰랐고, 일어날거라고도 생각해본적 없는데.
물론 시련이 현실에서 일어났다고 해서 별다른건 없을거에요.
이미 세계가 시스템에 의해 간섭을 받기 시작하기도 했고, ‘시련’이니만큼 모든게 끝나면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오려나?
모르겠네요.
현실에서 시련이 일어난 적은 처음이라.
시련이 끝나도 모든게 원래대로 돌아갈지 안 돌아갈지…
돌아온다고요?
그걸 어떻게 아시죠?
흐음.
그러고보니 궁금한게 있네요.
이번에 당신이 한 행동이 이해가 안돼요.
대체 왜 이런 모험을 하신 거지요?
당신의 이번 계획은 루비를 제외한 모두가 시련을 통과하게 하는 것 아니었나요.
시련을 가상현실이 아닌, 현실세계에서 일어나게 해야 할 이유라도 있었던 건가요?
“……………”
네?
애초에, 네번째 시련이 지금까지 항상 잘못 실행됐던 거라면요?
당신이 진짜로 타락을 선택해야 네번째 시련이 정상적으로 실행된다?
그럼 지금까지의 네번째 시련은 당신이 한번도 타락한적이 없어서 생긴 오류나 다름없다는 건가요?
이상하네요.
그런것들을 어떻게 당신이 알까요?
저도 모르던 건데.
– 부르르…
며칠전에 돌발 퀘스트가 떴다고요?
그 퀘스트의 내용을 보니, 이렇게 해야 할 것 같았다고요?
음…
그럼, 그 퀘스트의 내용은 뭐죠?
“………..”
알려주지 않으시겠다는 거군요.
제게 겁간당하시고 싶으신건가요?
아니죠, 애초에 제 말을 어기고 타락을 하셨으니 강간당하시는건 확정이에요.
알려주시지 않을때마다 한시간 추가에요.
처신 잘하세요.
“아그작, 아그작…”
“페를로체 씨, 그러다 턱 나가요…”
– 휘릭…!
“…흠?”
아, 드디어 왔네요.
마왕이 된 당신이 저희 앞에 도착했어요.
“안녕, 얘들아.”
저 마왕이 된 당신이 누군가에 의해 죽는 순간, 시련이 끝나겠죠.
그와 동시에 마왕이 된 당신을 위해 희생한 시련 대상자들은 마물화가 될거고요.
무척이나 잔인한 시련이지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희생하는게 오답이고, 타락한 당신을 죽이는게 정답이라니.
게다가 저와 세레나 씨를 제외하면 그 누구도 이게 시련이라고 짐작조차 못해요. 그래서 더 잔인하답니다.
“너, 넌 누구야…?”
“프, 프레이?”
지금까지는 어떻게 클리어를 했냐고요?
최대한 당신을 빨리 죽이는걸로 클리어를 했죠.
정석적인 방법은 당신 대신 용사의 운명을 짊어질수 있는 아리아씨가 용사가 되는거에요.
그리고 몇번은 당신의 수호천사인 그 꼬맹이가 마무리를 한적도 있지요.
하지만 둘다 너무 힘들어 해서 거의 대부분은 제가 마무리를…
네?
이번 시련에는 변수가 있다고요?
설마 그 루비색 녀석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그작, 아그작, 아그작.”
역시 당신에게 새롭게 뜬 퀘스트 내용을 들어야 겠어요.
어서 부세요. 실신할때까지 따먹기 전에.
– 부르르, 부르르르…!
몸을 숨겨달라고요?
마왕이 된 당신이 곁으로 오니 영혼이 불안정해져서, 시스템에게 들킬것 같다라…
어쩐지 변명으로 들리는데요.
뭐, 어쩔수 없죠.
숨겨드릴게요.
전 당신의 성녀니.
그냥 해본 말인데 숨길 방법이 정말 있냐고요?
간단하답니다.
“꿀꺽…!”
맛있네요, 프레이.
당분간은 그 안에 숨어 계세요.
– 꿀렁, 꿀렁…!
지금은 당신을 믿을게요.
계획은 확실히 있으신것 같으니.
어차피 시련의 끝에 도달하면 모든게 밝혀질 것이고 말이죠.
그럼 이만.
시련이 끝나고 봐요.
따먹힐 각오도 좀 하시고요.
.
“뭐, 뭐야?”
“………”
한편 그 시각, 폐허가 된 용사 파티 임시거처.
“루, 루비? 루비씨?”
“용사님…?”
아리아와 베네르가, 멍한 눈빛을 띤채 입을 열었다.
“이, 이 모습은… 어떻게 된거에요?”
“왜, 왜 이런 흉측한 모습을 하고 계시는 겁니까?”
“흐극, 윽… 흐그으윽…”
루비는 여전히 마왕으로서의.
아니, 마왕이었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설마… 오빠가 이렇게?”
“프레이의 짓이 분명합니다.”
그것은 누가봐도 마족의 모습이었지만, 아리아와 베네르는 심각한 표정으로 그런 말들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프레이와 루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은 말 한마디로 즉시 바뀔 정도가 아니었으니.
“서, 설명을 할게요…”
그렇기에, 루비는 퉁퉁 부은 눈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저, 저는… ‘위선자 시스템’을 가진 마왕이었습니다. 프레이는 ‘위악자 시스템’을 가진 용사였고요.”
“저는 위선을 할 수록 강해지고, 반대로 프레이는 위악을 할수록 강해졌어요.”
“그것이 프레이가 지니고 있던 사명이였어요. 그 누구에게도 절대 말할 수 없던, 오직 그만이 짊어져야 했던 사명.”
자신의 입으로 말하게 되리라고는 도무지 상상도 못했던 진실을 말이다.
“저는 그를 고립시키기 위해 일부러 착한 일들을 하고 다니며 용사로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어요.”
“다, 당신들과 친하게 지낸 이유도… 전부 위선이였어요. 세상을 파괴하려고.”
“프레이는 오히려 그런 저를 막으려고 했어요. 겉으로는 악행을 저지르며 뒤로는 착실하게 저를 막아나갔어요.”
자신과 프레이의 싸움에 휘말려 만신창이가 되어 있던 용사파티와 1학년 생들이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이내 아리아와 베네르처럼 멍한 표정으로 루비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는 그들.
“미, 미안해… 프레이 앞에서 항상 너희에게 잘해주던 것도, 샌드위치 파티도, 저번 침식 사건때의 일 모두 그를 괴롭게 하려만든 작전이었…”
“자, 잠깐만요.”
그런 그들의 표정이 썩어가기 시작할 무렵, 아리아가 다급히 루비의 말을 끊는다.
“뭐, 뭔가 이상하잖아요?”
그리고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루비의 앞에 쭈그려 앉는 아리아.
“그게 사실이면, 루비씨는 그걸 지금 왜 저희들에게 말하고 있는건가요?”
“……..”
“다, 당신 말에 따르면… ‘패널티’라는 것도 있다면서요? 그, 그런데 루비씨는 지금 멀쩡하잖아요?”
그렇게 말한 아리아가, 루비에게 손을 뻗는다.
“오, 오빠에게 무슨 협박을 당하신 거에요? 그, 그럴리가. 그럴리가 없……..”
하지만, 고개를 숙이고 있던 루비가 퀭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이내 입을 다물어버린 그녀.
– 주륵…
그 모습을 보던 아리아의 얼굴에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모든게 끝나서, 진실을 말해드리는거에요.”
그런 그녀의 앞에서 겁에 질린 표정을 짓던 루비가, 흙바닥에 얼굴을 쳐박고 납작 엎드린채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는… 그가 소중한 사람인줄도 모르고 괴롭히던 쓰레기 새끼였어요.”
그로부터 몇십분간, 루비의 애절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지난 며칠간 자신을 잡고 마구 때리던 프레이.
하지만 그런 그에게서 간혹 느껴지던 슬픈 표정과 죄책감어린 표정.
일명 ‘사랑의 도피’사건 이후, 프레이와 함께 교단을 부순일.
그리고 그 후에 있었던, 자신의 인생중 가장 즐거웠던 데이트들.
그리고 그 데이트 마지막에 있었던 자신의 평생을 후회할 선택과, 그 이후 프레이의 영혼을 읽으며 깨닫게 된 진실까지.
“프레이는 나, 나를… 너희 모두를… 그리고 이 세상을 구원하려고 계속, 계속 계속 회귀를 하고 있었던 거였어……”
바닥에 엎드린채 그렇게 말한 루비가 눈에서 펑펑 눈물을 흘리며 그렇게 말할때쯤엔, 아이들의 표정이 점점 창백해지거나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루비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 나갔다.
그 날 이후 펑펑 울면서 프레이를 소생시키려 노력하며 세계 각지의 보물들을 쓸어온 일부터.
결국 그를 잠시 회복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그가 납치를 당해버린 일.
그리고 미처 영혼을 회복시키기 전에, 그 자신이 타락을 선택해버린 일까지.
“프레이는… 이 세상을 구원하려고 스스로 타락하는 길을….. 택했어.”
몇번이고 바닥에 이마를 찧는 바람에 주변이 피투성이가 되었음에도, 루비는 다시한번 거세게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말한다.
“그래서 방금전까지만 해도 용사였던 그가 마왕이 된거라고…”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장장 몇십분에 걸쳐 이야기를 하던 루비가 땅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기억과 영혼이 초기화 되어버린 프레이의 현재 상태나 마신에 대한 이야기 등등, 할 이야기는 더 남아있었지만.
루비의 마음이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나갈 정도로 버티지 못했다.
그렇게, 예기치 않게 찾아온 이야기의 끝 이후에 펼쳐진 것은.
“”……………””
정적.
“저, 저게… 다 진짜야?”
“마, 말도 안돼…”
“그, 그치만… 저 모습은…?”
“설마… 진짜라고?”
혼란.
“하, 하하. 그, 그럴리가 없습니다.”
“베네르 씨?”
“무언가가 잘못된겁니다. 이건 함정, 프레이의 함정일테죠. 이 말도 안되는 말이 사실일리가 없지 않습니까. 서, 설마 이걸 다 믿는 겁니까…? 아직 루비씨의 말 외에는 아무런 증거도…”
부정.
“그, 그치만 만약 이게 다 사실이면… 저희는 어떻게 되는거에요?”
“그건…”
“저, 저희는 그럼… 지금까지 뭘…”
공포.
그리고.
“오, 오빠?”
절망이였다.
“아리아 씨? 어, 어디가세요!”
“아리아 씨!!”
.
“으, 으으…”
창백하게 질린 표정을 지은 아리아가, 몇분째 어디론가 전력을 다해 다급히 뛰어가고 있다.
“아리아 씨! 멈추세요!!”
“우, 우선 이야기를…”
그런 그녀의 뒤를 뒤쫒는 용사파티와 1학년 학생들.
“하아, 하아…”
하지만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아리아에게는 안중도 없는 일이었다.
‘만약, 만약 저게 다 진짜라면… 진짜라면…!’
지금까지 자신의 오빠를 보며 느껴왔던 이상한 점들, 그리고 의구심들.
가끔 나쁜짓을 하는 그를 보며 들던 꺼림칙한 느낌까지.
그 모든것들이, 루비가 방금 한 말들과 어우러져 아리아에게 미칠듯한 공포를 심어주고 있었다.
‘화, 확인을 해야 해. 확인을…’
그렇기에, 아리아는 오직 진위를 직접 확인한다는 생각만을 하며 별의 마나의 흔적을 쫒아 뛰고 있었다.
‘아닐거야. 아닐거라고… 만약 진짜면… 저게 다 진짜면……..’
아까의 전투 도중에 그녀가 프레이에게 묻혀둔 별의 마나였다. 근처에 있는걸 보아하니, 그는 그리 멀리 가지 않은 모양이였다.
“오, 오빠… 으겍.”
그렇게 한참을 뛰다가, 이내 비틀거리며 바닥에 엎어져버린 아리아.
“으, 으으… 어.”
다리가 왕창 까지는 바람에 괴로운 신음을 내던 그녀가,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을 뻗는다.
“오, 오빠아아!!!”
바로 앞에, 프레이가 있었다.
루비의 말이 사실이라면.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죄를 갚아야 할지 짐작도 가지 않는 자신의 혈육이…
‘잠깐만, 나 저번에…’
“저기…”
“오, 오빠……..”
문득 자신이 몇개월 전에 프레이를 가문에서 제명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얼굴이 하얗게 질리던 아리아.
“누구시죠?”
“뭐, 뭐어?”
그런 그녀의 앞으로 다가온 프레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호기심에 가득찬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전 당신을 모릅니다.”
“”………….””
그리고 그런 그의 뒤에 어두운 표정을 지은채 무릎을 꿇고 있던 다섯 메인 히로인과, 이솔렛, 그리고 루루.
“제가 당신의 오빠인가요?”
“아…….”
아리아의 눈빛이 미친듯이 떨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