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368)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368화(368/524)
Episode 368
“흐잉… 여긴 어디지?”
어딘지도 모를 어둡고 깜깜한, 시간의 흐름마저 이상한 공간.
“무서워잉…”
여러 모양의 눈알들과 검은색 촉수들이 둥둥 떠다니는 그 기분 나쁜 공간을, 한 소녀가 살짝 겁에 질린 표정으로 떠돌고 있었다.
[글레어: 큰일났어용!] [글레어: 눈을 떠보니까 이상한 공간에 왔어요! 이상한 눈알이랑 촉수같은게 막 떠다녀요!]그녀의 앞에 떠올라 있는 채팅창이 야속하리만치 환하게 빛난다.
평소에는 할일이 별로 없는지 즉시 답장이 오던 메세지는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 스르륵…
“으, 으아…”
덕분에 시무룩해져 있던 글레어. 그런 그녀에게 갑자기 촉수가 덮쳐오기 시작한다.
“징그러워!”
글레어가 질색을 하며 손가락을 튕기자 촉수가 산산조각이 난다.
하지만 그 수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으으…”
그렇게 부수고 또 부셔도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촉수의 공세에 그녀가 지쳐갈 무렵.
– 샤아아아아…..
그녀의 뒷편에서, 환한 빛과 은은한 빛이 사방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
그 빛에 눈알들이 눈을 찌푸리다 감아버리자, 촉수도 사라져간다. 그 덕분에 한숨을 돌리던 글레어. 그런 그녀가 뒤를 돌아보고는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예쁜 언니들이넹…”
“예, 예예쁜가요? 가, 감사합…”
“언니, 지금 그럴때야?”
“그, 그치…?”
글레어의 뒷편에 나타난 달의 신 ‘루나’가 칭찬을 듣고 헤실거리던 그녀의 언니 ‘솔라’를 타박한다.
“그, 그래서…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나, 나 잠깐 낮잠… 아니, 쉬고 있었는데…”
그러자 태양신이 정신을 차리고는 다급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진다.
“…헤극.”
“네번째 시련이 현실에서 시작되는 시점에, 저 꼬맹이랑 우리 둘이 이곳으로 쫒겨났어.”
“뭐…?”
“아마 그 눈깔 귀신 짓이겠지. 젠장, 이러면 큰일인데…”
언니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그렇게 중얼거린 루나가, 자신의 앞에 떠있는 채팅창을 확인한다.
[스텔라: ㄱㄷ] [스텔라: 상황 파악중]“꼴에 창조신이랍시고 쫒겨나진 않았나 보네… 일단 차원 멸망은 피한건가…”
그나마 다행이라는 듯이 한숨을 내쉬던 루나의 표정이, 이내 어두워진다.
“그치만 큰일인데… 네번째 시련은 조력자의 도움이 필수라고…”
“그, 그러면 지금까진 어떻게 클리어 한거야?”
그녀의 중얼거림에 태양신이 소심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지자, 루나가 어두운 표정을 유지하며 답한다.
“원래 못해. 리트라이 프레이와 페를로체가 대단한 거였지. 근데 그건 네번째 시련이 불완전 실행됐을 때고. 이건 실제라고.”
“그, 그럼 큰일난거야…?”
“그래, 진짜 큰일났어.”
그렇게 말하고 손톱을 짓씹던 루나. 그녀가 옆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글레어를 힐끔 쳐다보며 중얼거린다.
“원래는 조력자가 리트라이를 받아야 하는데… 그 눈깔 괴물놈이 드디어 꼬맹이를 눈치챘나봐.”
“……..”
“젠장, 어쩌지. 프레이는 이미 타락했고… 페를로체는 무슨 생각인지 나서지를 않고… 으으, 머리야…”
“저, 저기.”
불안한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다니며 히스테리를 부리던 루나가, 태양신의 소심한 부름에 고개를 돌린다.
“리트라이 있잖아… 아직 발동된적은 없지만… 이, 이미 누군가한테 갔는데?”
“뭐?”
“리, 리트라이는 내 권한이었잖아. 그래서 확인해봤거든… 그런데 왜 얘가 가지고 있지?”
그렇게 말하며 시스템 로그를 앞에 띄운 태양신.
“”……..!?””
그 로그를 확인한 루나, 그리고 어째서인지 신격이 없음에도 그것을 뒤에서 훔쳐보는데 성공한 글레어가 동시에 눈을 동그랗게 뜬다.
“뭐야, 얘…..?”
“잉? 으잉?”
그 뒤로 한동안, 의문에 가득찬 목소리가 어두운 공간에 울려펴졌다.
.
프레이와 히로인들, 그리고 루비와 용사파티의 ‘스타라이트 공작령 전투’가 벌어진 이후, 시간은 꽤나 빠르게 흘러갔다.
그리고 그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일어난 일들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일 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말할게. 프레이는 나와 너희, 그리고 이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 자신이 마왕이 되는 길을 택했어.”
“그리고 그 시점에서 우릴 사랑해주던 프레이는 영원히 사라졌고.”
“우리는 그의 마지막 부탁대로 그를 죽여야만 해. 그게 프레이가 원하는 엔딩이야.”
결연한 표정의 루비에 의해 프레이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음이 밝혀지고 난 뒤, 용사파티에는 암운이 드리워졌다.
“나, 나는… 히극… 못해애….”
“…….”
“오빠아…..”
마지막 희망까지 처참하게 무너져내린 아리아는, 그날 이후 로즈윈의 책과 용사의 무구를 가지고 복구된 저택에 틀어박혔다.
“아리아… 우리 둘이 해야 해. 이제 그 수밖에 없어…”
“아리아 님… 저희 이야기좀 해요…”
“……..”
그녀가 없다면 프레이를 치는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였기에, 루비와 몇몇 아이들이 무너질 것 같은 마음을 부여잡으며 몇번이고 저택에 방문했지만 아리아는 요지부동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도 저도 할수 없게된 용사파티는, 결국 제국에서 대기를 하게 될 수 밖에 없었다.
“유, 유렐리아 씨?”
– 고오오오오오…
“도, 도망쳐!!”
그 뒤로 일어난 일들은, 참으로 가관도 아니었다.
완전히 흑마법사로 각성해버린 유렐리아의 배신, 그리고 이탈.
“여, 여러분! 큰일났어요! 베네르 씨와 아리스 씨, 그리고 아이시 씨가…!”
얼마전까지 용사파티의 기둥중 하나이던 베네르. 그리고 최근 상태가 이상하던 아리스와 아이시의 갑작스러운 행방불명.
사람들은 그 셋이 마왕군에게 습격을 당했다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그들의 방에서 나온 피 혹은 눈물에 젖은 쪽지를 세상에 밝히지 않고 숨긴 용사파티만큼은, 그 슬프고도 어두운 진실을 알고 있었다.
물론 그 진실은, 어두운 밤의 차가운 흙바닥 속에 파묻을 수 밖에 없었지만.
“용사파티 말이야, 너무 아무것도 안하는거 아냐…?”
“그러게. 그날 전투 이후에 무슨 일이라도 일어났나?”
“혹시 프레이보다 약한거 아냐?”
그렇게 점점 이탈자가 늘어남에도 용사파티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자, 여론이 약화되기 시작한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뭐야, 너희들. 아직 그 소문 아직 못들었어?”
“응? 무슨 소문?”
“글쎄, 그게 말이지…”
그 와중에 제국에 알게 모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한 소문은, 가히 치명적이라 할 수 있었다.
“루비가 원래 마왕이고, 프레이가 원래 용사? 그게 말이나 되냐?”
“진짜라니까! 요새 세간에 떠돌아다니는 예언서의 내용에 의하면…”
소문의 정체는 루비가 위선자였으며 세상을 불태우려는 마왕이었고, 프레이가 사실 위악자였으며 세상을 지키려던 용사였다는 정보였다.
“그, 그치만… 그저 소문일 뿐인걸…”
“하지만 만약 그게 진짜라면… 으음…”
“용사파티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도 그건가?”
용사파티를 배신한 유렐리아의 주특기인 정보 공작과, 죄책감에 몰려있던 몇몇 용사파티 일원의 폭로 덕분이었다.
세레나나 로즈윈이 있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정도의 소문이었지만, 그 둘 모두가 없는 제국에 그 소문은 겉잡을 수 없이 퍼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저기 봐, 마왕 루비다.”
“쉿, 들을라.”
“저기는 마왕이랑 놀아난 아리아 씨도 있네.”
“야, 듣는다니까…”
“”…………””
그 결과는, 루비와 아리아의 철저한 고립이었다.
“루비… 나, 나좀 죽여줘.”
“………”
“나 더 이상 살 수 없어… 방 밖으로 나가면… 아니, 방에 있어도 창가에서 날 저주하는 소리가 들려와…”
어느날 루비를 자신의 방에 부른 아리아가, 죽은 눈으로 그렇게 말하게 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다.
“…………”
“매 순간순간 부담에 짓눌려 죽을 것 같아… 그러니까, 이제 그만 편해지고 싶…”
– 짝…!
그날, 루비는 처음으로 아리아를 때렸다.
“……아? 으아.”
“지랄하지 마…”
“으아, 으아아아앙…”
뺨에 느껴져오는 쓰라린 통증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던 아리아가, 이내 울음을 터트린다.
“으아아아아앙…”
그날 이후 늘 굳은 표정을 지은채 감정을 숨기던 아리아가, 실로 오랜만에 감정을 내비친 순간이었다.
“네가 날 죽여줘야지. 죽긴 왜 죽어.”
“흐극, 흐으…?”
“날봐. 네 오빠를 그렇게나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마왕이 바로 눈 앞에 있잖아.”
그런 그녀를 보던 루비는, 아리아의 어깨를 잡은채 언성을 높였다.
“네 오빠를, 너를, 스타라이트 가문을 지옥에 빠트린 원흉이 네 눈앞에 있다고.”
“………..”
“복수 안할꺼니, 아리아?”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이 지옥같은 생활을 끝내기 위해서는, 아리아를 억지로라도 각성시킬 필요가 있었다.
“으이이이익…!”
“그걸로는 날 못죽일걸. 날 죽이려면 더욱 강해져야지.”
그리고, 죽는건 이제 루비의 소망이기도 했다.
“앞으로 이렇게 매일매일 내게 덤벼. 프레이를 치러 갈때까지 훈련을 할거야.”
“으아아아아아아….!!!”
“프레이를 죽이고 나면, 날 죽일 수 있게 해줄게. 물론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면.”
“그입 닥쳐어어어!!”
그 일이 있던 이후로, 스타라이트 저택에는 매일같이 고함과 무기가 부딪히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다행스럽게도 그 소음이, 루비와 아리아에게 쏟아지는 수군거리는 소리들을 지키는 방벽이 되었다.
[두문분출 하는 마왕, 그가 전하는 메세지는?.] [용사파티의 소극적 행보, 사실 계획된 작전?] [마왕군은 여전히 건재. 높아지는 불안감.]다행히도 시간은 어느정도 남아있었다.
공작령 전투 이후 프레이는 어째서인지 히로인들과 마왕성에 틀어박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프레이… 무슨 생각인거니.’
때문에 결전의 시간이 찾아오기 전까지 아리아를 성장시킬 수 있었지만, 프레이의 행동이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자신 입으로 직접 힘을 키울 아이템을 찾으러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마왕성 정찰조에 따르면 프레이는 그런 행동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공식적인 행보는, 마왕군과 히로인들을 움직여 형식적인 침략 공격만 가하는게 전부였다.
나서기만 한다면 제국이든 세계든 삽시간에 불태워 버릴수 있는 자신은, 단 한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덕분에 지금은, 그나마 용사파티에게 무슨 생각이 있는게 아니냐는 여론이 돌고 있는 긴장 상태였다.
– 까드득… 까드드득….!!!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다시 보고싶었는데.’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 루비가, 자신에게 매섭게 달려드는 아리아를 쳐내며 중얼거렸다.
“그런 공격으론 내 심장을 꿰뚫을 수 없어. 물론 프레이의 심장도.”
“오, 오빠는…!!”
“오빠가 아니야! 프레이야!!”
“으읏…”
“공격 안할거면 내가 간다….!”
훈련이 계속될수록 오빠를 저버렸다는 죄책감에 부르르 떨던 아리아의 눈빛은 점점 날카롭게 변하기 시작했다.
– 파직, 파지지직…
“이젠 어느정도 유효타를 넣네.”
“………..”
“…잘했어, 아리아.”
나중에 가서는 아예 말을 잃어버린 아리아와 루비의 훈련은, 꽤나 오랜 세월간 지속되었다.
“첩보입니다. 프레이가 총공세를 한다 합니다.”
“그 말은…”
“이번 전투가 마지막이 되겠죠.”
어느날, 갑작스럽게 결전의 순간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
– 똑똑똑…
“도련… 마왕님. 계시나요.”
프레이가 총공세를 발표한 날의 밤, 마왕성.
“들어가겠습니다.”
멋들어진 정장을 차려입고 있던 카니아가, 고개를 숙인채 마왕의 방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들어오라 허락한적이 없을텐데.”
“죄송합니다.”
아직까지도 집사로서 지내던 그녀도 이 공간에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었다.
프레이가 그 정도로 두문분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방 안으로 그 누구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마왕님이 총공세 명령을 내리신게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 터벅, 터벅…
“으읏.”
하지만 반드시 행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방 안으로 들어온 카니아.
하지만 프레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에게 다가오기 시작하자,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 두근, 두근…
카니아의 품 안에는 그녀가 애용하던 단도가 들어있었다.
세레나가 예전에 비밀리에 히로인들에게 ‘프레이는 이제 없다’ 라고 전한 이후, 그녀는 이 비극을 자신의 손으로 끝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 고오오오오……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다가오는 프레이, 아니 마왕의 기세가 너무 매서웠다.
지금 습격을 했다간 너무나 허망하게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았다.
아니, 습격 이전에 눈치를 챈 마왕에게 자신이 살해를 당할 것만 같았다.
“잠시 바람좀 쐬고 오마.”
“…알겠습니다.”
“넌 가서 결전의 준비를… 아니, 됐다. 좀 쉬도록.”
“네.”
정말 다행히도 살해를 당하는 일은 없었다.
프레이는 그저 그 말만을 남긴채 방을 터덜터덜 나설 뿐이었다.
“후아.”
프레이가 방을 나서는 것을 확인한 카니아가, 한숨을 내쉬며 흑마법으로 숨기고 있던 단검을 바로잡는다.
“기회는 한번 뿐이야… 그러니…”
이윽고 잔뜩 피폐해진 눈빛으로 숨어있을 자리를 찾던 그녀.
“…어.”
그러던 그녀의 시선이, 이내 한쪽으로 쏠린다.
“저건…….?”
그가 앉아있던 자리 뒤에, 작은 문이 열린채 삐그덕 거리고 있었다.
– 스윽…
그 모습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왠지 모를 기분이 들어 조심스레 머리를 안으로 집어넣어 본 카니아.
“……!!!”
잠시후, 문 안에 있던 방을 살펴보던 그녀의 눈동자가 커다랗게 변한다.
“이거… 전부……”
방 안에 무수히 많은 그림이 나뒹굴고 있었다.
“……………..”
상당히 못그리긴 했지만, 그 대상이 누군지는 알 수 있었다.
그림에 그려진 소녀는 전부 루비색 눈동자를 가진채 웃고 있었으니.
“이, 이게 대체 무슨…..”
창백하게 질린채 뒷걸음질을 하던 카니아가, 무언가를 밟고는 걸음을 멈춘다.
“……”
이윽고 고개를 천천히 내린 카니아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말도 안돼.”
아무것도 없는 흰색 천의 가운데에, 상당히 조잡하게 생긴 은색 고양이가 그려져 있었다.
“말도 안……”
프레이가 방금 전까지 앉아있던 책상의 서랍에 그러한 손수건들과 그림 도구들이 가득 차 있던 것을 확인하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리던 카니아.
그런 그녀가 문득 한가지 사실을 떠올린다.
자신의 도련님은, 그림을 정말이지 못그렸다는 것을.
기억이 없는 마왕따위가 흉내낼 수 있는 화풍이 아니었다.
“아, 알려야 해.”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은 하나.
방금전까지 여기 있던 마왕은, 사실 어느 순간부터 기억이 돌아 왔…
“알려야 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카니아가, 새파랗게 질린 표정을 지으며 걸음을 옮긴다.
– 쨍그랑…!
“도, 도련님. 도련님….!!!”
아예 손에 쥐고 있던 단검마저 집어 던진채, 다급히 방의 출구로 향한 그녀.
“언제부터….!”
– 철컥, 철컥…
“…잠깐.”
하지만, 어째서인지 방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무, 문열어.”
원래라면 안에서 밖에 잠굴 수 없는 문이다.
아무래도 누군가가 방 밖에서 고의적으로 문을 잠군 것 같았다.
“문열어어어어어어!!!”
카니아의 마법마저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강한,
방금 전 방을 나서기 전에 이 사태를 예견했을 누군가가.
“거, 거기 누구 없습니까!! 긴급 상황입니다!!! 긴급 상황…”
– 뿌우우…! 뿌우우우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카니아가 미친듯이 문을 두드리던 그때, 사방에 나팔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용사파티가 쳐들어왔다!!”
“마왕성을 봉쇄해!!”
어느새 창밖에 마왕성을 호위하던 마왕군이 침입자를 맞이하여 전투태세를 취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안돼애애애애애!!!”
카니아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방을 가득히 매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