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372)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372화(372/524)
Episode 372
“뭐…뭐야?”
“뭐긴 뭔가요, 면담이죠.”
너무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루비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는 한편, 페를로체는 아랑곳 하지 않고 로브를 벗어던지며 다리를 꼰다.
“자, 잠깐. 기다려…”
“여기 감자스프 나왔습니다!”
“젠장…”
최근 행방불명된 용사와 성녀가 이런 허름한 여관에서 발견된다면 파장이 일어날것이 뻔했다.
그렇기에 우선 페를로체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던 루비는, 주인장이 음식을 들고 오자 식은땀을 흘리며 손가락을 튕겼다.
“…..?”
“거, 거기 놓고 가세요.”
“…알겠습니다.”
순식간에 루비의 최면에 걸린 주인장이 별탈없이 식탁에 음식 그릇들을 놓고가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루비.
“아직 한숨도 쉬시고. 여유가 남아있으신가 보네요?”
“너, 너 뭐야.”
그러던 그녀가 페를로체의 말을 듣고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너 어떻게 내가 회귀한거 알고 있어. 그것도 횟수까지 정확히.”
“말했잖아요? 얼굴에 써져있다고.”
“허 헛소리. 진실을 말해. 설마 너도 기억이 있는거야? 그것도 아니면 너도 ‘리트라이’를… 아야.”
잔뜩 흥분해서 페를로체의 어깨를 잡고는 마구 흔들어대던 루비가, 그녀에게 꿀밤을 맞고는 입을 다문다.
‘잠깐, 근데 얘 진짜 뭐야? 그 바보 성녀는 어디가고…’
“늘 느끼는건데. 당신은 똑똑한건지 멍청한건지 모르겠어요. 머리는 잘 돌아가는데 은근히 눈치가 없고. 허당끼도 있고…”
“…..???”
맹한 얼굴로 생각을 하던 루비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일단 지금의 저는 리트라이가 없어요.”
“일단 지금은?”
“대충 말하자면, 당신의 까마득한 선배랄까.”
“……!”
그 의미심장한 말에 루비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페를로체가 호밀빵을 집어들며 말을 이어나간다.
“그러니까 알 수 있어요. 대충 당신 표정만 봐도 몇번 회귀를 했는지는.”
“말도 안돼… 지금까지 회귀를 했던건… 프, 프레이 하나 아니었어?”
“…프레이 씨가 잠시 리타이어 된적이 있었죠.”
“아…”
호밀빵을 덥썩 베어문 페를로체를 멍하니 쳐다보다가 그 말을 듣고는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루비.
“뭘 납득을 하고 있는건가요? 그렇게 순진해서 어떻게 목적을 달성하실 건가요?”
“으, 으응?”
그런 그녀를 쳐다보던 페를로체의 말투가, 갑자기 싸늘하게 바뀐다.
“표정만 보고 회귀를 몇번 했는지 알아맞출 수 있을리가 없잖아?”
“어, 어어… 그렇네……요?”
“잘하자? 응?”
눈치를 보던 루비가 저자세가 되어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금 맹한 미소를 지으며 루비의 어깨를 토닥이는 페를로체.
“그, 그럼 어떻게…”
“리트라이를 하면 할 수록 영혼이 손상되거든. 너도 알다시피 나는 영혼을 다루는 능력이 최강이라 성녀고.”
“아, 아아…”
“네 영혼이 10번 정도 회귀를 한 만큼 마모되어 있어서 알 수 있었던거지.”
“그럼… 리트라이를 가지고 있었던건 거짓말…?”
이제는 아예 말을 완전히 놓아버린 페를로체가 그 말을 듣고는 호밀빵을 우물거리며 말을 이어나간다.
“회귀자면 스스로 알아내야지. 내가 말하는게 진짜인지 거짓말인지.”
“아.”
“무조건 의심부터 하라고, 의심부터.”
그렇게 말한 페를로체가, 오렌지 주스를 들이키며 루비를 살펴본다.
“그건 그렇고… 보나마나 지금까지 별짓 다해봤겠네? 그치?”
“…….”
그 말을 들은 루비의 눈이 움찔거린다.
“어디보자, 으음…..”
그런 그녀를 보며 피식 미소를 지은 페를로체가, 루비의 어깨에 손을 짚은채 영혼을 읽어나가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녀에게 흘러들어오기 시작하는 기억들.
– 프레이… 정말 내가 생각 안나는 거야?
–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그떄처럼 웃어주면 안돼?
– 그 그림들, 다시는 볼 수 없는걸까?
2회차부터 5회차까지, 프레이에게 메달려 세월을 보내다가 결국 그에게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루비가 보인다.
– 대체 뭐가 잘못된거야… 대체 왜…
– 으아아아아아!!
– 그래, 마음껏 찌르렴…
계속된 실패로 잠시 멘탈이 깨져버렸던 6회차의 루비,
프레이를 제압해보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죽기 전까지 그에게 덤비던 7회차의 루비,
그리고 다시한번 정신이 나가 회귀를 한 순간부터 죽을때까지 그저 프레이에 의해 몸이 도려내지던 8회차의 루비.
– 프레이님, 오늘도 제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 전 당신의 개에요. 원하는건 뭐든지 들어드릴테니…
– 아, 황녀의 목이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작전을 바꾼건지 꽤나 오랜 시간을 프레이의 부하로서 지내던 9회차가 보인다.
프레이가 타락하기 전에, 그가 예전에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개마냥 순종하는 부하가 된 그녀.
어쩌면 이 행동으로 그가 회귀를 할 때의 기억을 되찾을 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임한 루비였지만, 프레이는 그녀와 히로인들에게 오직 파괴 행위만을 지시할 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1회차의 흔적은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오로지 살육이라는 행위에만 집중한채, 그 외의 일은 지금까지의 회귀중 단 한번도 한적이 없는 프레이였다.
“프레이님… 제가 준비한 샌드위치, 꺅!!!”
“제가 준비한 감자스프와 호밀빵입… 커흑!”
“프레이님… 그때 그리신 목걸이… 기억 안나시는… 흐겍.”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의 추억을 자극하던 루비였지만, 돌아오는건 건드리는 것도 귀찮은지 마기를 쏘아내는 프레이의 일격이었다.
“오늘은 저와 와인이라도 한잔 드시지 않으시겠…”
– 짝!!!
“……..”
그 이후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부하로서 임하며 노력을 하던 루비였지만,
결전의 날에 한 마지막 시도에서 뺨을 맞고 바닥에 와인을 엎지르자 결국 그 회차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영원히 사랑…”
“하아.”
그렇게 맞이하게된 10회차.
“용사님? 어디가세요? 용사님?”
“………..”
10회차의 루비는 지금까지와는 살짝 달랐다.
회귀를 한 그날 용사파티를 떠나 잠적한 그녀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으며 어둠에서 암약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그녀는 10회차에 도착하고 나서야 깨달은 것이다.
프레이를 구하려면 단기전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을.
영혼이 부숴질만큼 회귀를 했던 그처럼 장기전을 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더 이상 소모적인 일을 하지 않고, 미친듯이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회귀’를 할 수 있는 능력인 ‘리트라이’를, 드디어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야 어느 정도 적응을 하신 것 같네요.”
그리고 그것은 정답인 듯 했다. 그것을 눈치챈 페를로체가, 10회차만에 그녀에게 접근했으니 말이다.
“튜토리얼을 마쳐 막 걸음마를 때신 기분은, 어떠신가요?”
“…으극.”
페를로체가 기억을 읽은 여파로 어렴풋이 힘들었던 지난 회차들의 기억을 상기한 루비가, 눈에 눈물이 고인채 고개를 숙인다.
“히, 힘들었어…..”
그리고는 실로 오랜만에 타인에게 감정을 내비치기 시작한 루비.
“외롭고 힘들었어….”
프레이를 다시 돌려놓겠다는 처음의 각오는 변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기약없는 회귀로 지쳐있는 상태였다.
“윽, 으극…”
회귀의 기억을 그녀 혼자만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모든것을 혼자서 짊어지고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누구도 진정한 같은 편이 되어주지 않는 외로운 싸움이 쉬울리가 없었다.
“나, 날 찾아줘서 고마워…..”
덕분에 마음이 꺾이려고 할때마다, 프레이는 오직 자신을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그 외로운 싸움을 무수히 많이 반복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버텨왔다.
그래도 슬슬 한계에 봉착하는 듯 싶었는데.
‘리트라이’를 인지할 수 있는 존재를 만나게 되다니.
계속된 암울한 결말에 지친 루비로서는, 그야 말로 단비같은 변수였다.
“고마우면 회귀 생활이 끝나니?”
“네, 네에?”
그 변수가 단비인 동시에 폭풍우라는건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고작 10번 가지고 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하게?”
“그, 그치만… 진짜 힘든데…”
가차없이 그녀를 갈구기 시작한 페를로체가, 몸을 바들바들 떠는 루비를 한숨을 내쉬며 쳐다보기 시작한다.
“………번.”
“네?”
“이게 뭘 의미하는것 같니.”
그러다가, 눈을 게슴츠레 뜨더니 긴 숫자를 속삭이는 그녀.
“내가 회귀를 한 숫자야.”
“무, 무슨? 그, 그게 말이나 돼?”
“믿거나 말거나 알아서 해.”
“그, 그게 진짜면… 지금 당신은 어떻게 멀쩡한거야…?”
이윽고 이어진 말에 루비가 경악을 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페를로체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연다.
“내가 멀쩡해 보이니?”
“아.”
“뭘 납득하는 거지?”
“아, 아닙니다.”
“뭐, 멀쩡한게 아닌건 맞아.”
그렇게 말한 페를로체가, 식어가기 시작한 감자스프를 한숟갈 뜨며 말한다.
“어느 순간부터 정신을 차려보면 몇번이나 회귀를 마친 뒤더라고. 회귀가 거듭될수록 그런 일이 늘었고.”
“……….”
“나중에 가서는 아예 그걸 이용했지. 평소에는 늘 정신이 망가진채 있다가, 중요한 때만 원래 인격을 되찾는 식으로.”
“으, 으으…”
“영원히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버티려면, 오직 그 수밖에 없었단다.”
비록 페를로체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했지만, 루비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더 무서운걸 알려줄까?”
“뭐, 뭔데… 요.”
“프레이는 나보다 더 많이 했어.”
“………”
그런 그녀에게 쐐기를 박아넣기 시작한 페를로체.
“그리고 프레이는 나처럼 미칠수도 없었지. 그의 정신력은 최대치거든. 설사 정신을 잃는다 해도, 며칠이면 금방 맑아진단다.”
“프, 프레이이……..”
페를로체가 진실을 말하는지 거짓을 말하는 지는 알 수 없었다.
“나 때문에에……”
하지만 루비는 그 말을 듣고, 꽤나 오랜 세월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결국 자신이 원흉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게다가 만약 페를로체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자신이 바친 노력은 프레이에 비하면 손톱의 때만도 안되는 것들이 아닌가.
“흐아앙…..”
고작 열번에 지쳐버린 자신에게 야속함을 느끼며, 책상에 엎어져 울음을 터트리는 루비였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훌쩍… 뭐?”
그런 그녀를 조용히 지켜보던 페를로체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한다.
“더이상 당신이랑 있으면 위험해요.”
“위, 위험…?”
“감시당하고 있어요.”
그렇게 말한 페를로체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킨다.
“오늘따라 유난히 해가 밝네요.”
“뭐?”
“그 꼬맹이에 어이없으신 분까지 추방당했는데 저까지 추방당할 순 없어요. 말 하나하나를 조심할 때랍니다.”
“그, 그럼… 어떻게 해…? 다, 다시 못만나는 거야? 이, 이제야 변수를 찾았는데…..”
“그건 아니에요. 앞으로 회귀를 할때마다, 한번씩 이 여관에서 만나요. 저는 원래도 계속 이 여관에 들리고 있었으니 한번 정도면 문제가 없겠죠.”
“잠깐! 아직 물어보고 싶은게…!”
페를로체의 말을 비록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고개를 끄덕인 루비. 그런 그녀가 여관을 벗어나려는 페를로체에게 질문을 던진다.
1회차의 프레이가 기억이 불완전하게라도 돌아왔던 이유를, 혹시 그녀라면 알지 않을까 싶어 말이다.
“초심을 찾으세요.”
“뭐?”
그런 루비에게, 페를로체는 그 말을 남기고 여관의 밖으로 나섰다.
“해답은, 초심에 있답니다.”
.
“초심… 초심을 찾아야 해…”
페를로체와의 만남이 있던 날 이후로, 루비는 그 말에 집착하게 되었다.
“초심을……”
몇번이나 회귀를 반복해가며, 용사파티에게 다시 자신의 진실을 말하거나 제국에 상륙하는 일자를 맞추는 등,
1회차의 일들을 천천히 반복해 나가기 시작했다.
[회귀 정보 모음]그렇게 몇번이고 계속 반복을 하고, 일이 풀리지 않을때면 회차 하나를 통째로 정보 수집에 사용하며 노력을 한 결과, 꽤나 많은 사실들을 알아낼 수 있었다.
1. 마왕 프레이와 1회차 프레이는 다른 존재다.
2. 만지면 기억을 되찾게 되는 노트가 있다. 아마도 로즈윈이 집필한 노트 같은데… 나조차도 도무지 원리를 모르겠다.
(아리아가 이 노트를 만지는걸 막아야 함)
3. 글레어라는 꼬맹이, 그리고 로즈윈은 이 세계에 없다.
4. 회귀를 하면서 쌓은 능력은 초기화 되지만, 오직 영혼은 초기화되지 않는다.
(영혼을 사용하는 수련 방법을 연구해야 함)
5. 초반에 세레나에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
(행실에 주의할것)
6. 페를로체와 아는체를 하지 말자.
오직 그녀가 먼저 다가올때만 궁금한걸 물어보도록 하자.
7. 흑막이 있다. 그런데 대체 누구? 마신? 그것도 아니면… 더 상위의 존재?
8. 프레이는 강하다. 그를 제압할 수 있을정도로 회귀를 해보자.
.
100. 나는 프레이를 사랑한다.
(이것만은 절대 잊어버리지 말것.)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마지막 메모만큼은 잊어버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한 루비.
“어…….?”
그렇게 심혈에 심혈을 기울이며 회귀를 해나간 결과, 결국 그녀를 막아서던 벽을 돌파할 수 있었다.
“으븝… 읍…!”
“이, 이거였던 거야……?”
한동안 자신을 지켜주는 동시에 프레이를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 생각하며 소중히 지니고 다니던 ‘영혼의 구슬’.
[1 – 01] [영혼 구슬 주입 1/6]여느때처럼 쓰디쓴 실패를 맛보고 회귀를 한 어느날,
그 구슬을 ‘초심’이라는 키워드를 몇번이고 되새기고 나서야 어렴풋이 생각난 1회차의 기억대로 의자에 묶여있던 프레이의 입에 쑤셔넣은 순간, 눈 앞에 퀘스트 창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나, 나 바본가…?”
“우욱…”
“이거였어, 그래. 이 구슬에는 프레이의 영혼이 깃들어 있잖아. 그러니… 이걸 프레이에게 먹이면…..”
“그런다고 뭐가 바뀔 것 같아?”
마왕의 무한한 힘이 사라지기 직전에 사용한 루비의 마법에 의해 의자에 꽁꽁 묶여있던 프레이가 그렇게 비아냥거린다.
“프레이.”
– 철커덕! 철컥…!
“내가 금방 구해줄게?”
“네년…”
하지만 되려 그런 프레이의 볼을 쓰다듬은 루비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그녀에게 찾아가봐야겠어.’
스승님에게 찾아갈 때였다.
.
“와! 이게 누구신가요!”
“………”
“이제 막 5…..”
“나, 알아냈어.”
여느때의 회귀처럼 같은 날 같은 시각 여관에서 만난 루비가,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드디어 돌파구를 찾았어.”
“그게 뭐죠?”
“그에게 영혼 구슬을 먹이면 돼.”
그렇게 말하며 페를로체의 손을 잡은 루비.
“으음…”
“이거면, 이거면 그를 살릴 수 있어…! 그를 되살릴 수 있다고….!!!”
페를로체에게 그동안의 회귀 기록을 건내며 찾아온 주마등에 루비가 눈물을 흘리며 말하자, 그녀가 루비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입을 연다.
“수고하셨어요!”
“윽, 으극… 으…”
“그럼, 이게 마지막 만남이네요!”
“…으?”
이제는 거의 페를로체에게 의지하다시피 된 루비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왜? 어, 어디가? 아니, 어디가세요…?”
“그런 의미로 선물을 드릴게요!”
“자, 잠깐! 스승님! 가지 마세요!! 나, 다 당신 없으면 못해!!!”
“이제 저 없어도 잘 하실 것 같은데요, 뭐. 저는 이만 퇴장할 때에요.”
그렇게 말한 페를로체가, 조용히 배를 쓰다듬기 시작한다.
“가, 가지마아… 너만이 날 기억할 수 있단 말이야… 혼자 남겨지기 싫어어…!! 나 무서워…..”
“요즘 회귀 많이 좋아졌네요? 저랑 프레이 때는 이렇게 도와주는 사람도 없었답니다? 맨땅에 헤딩 안한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세요.”
단호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페를로체가, 이내 어두운 목소리로 덧붙인다.
“그리고… 이젠 도와주고 싶어도 못 도와줘요.”
“무, 무슨…”
“저도 곧 쫒겨날것 같거든요.”
그 말이 끝난 순간, 페를로체의 배 부근에서 흰색 빛이 일어났다.
“그러니… 이제 이건 당신에게 맡길게요.”
“이, 이게 뭐야?”
“알사탕이에요! 드세요!”
“하읍.”
상당히 뚱딴지가 없는 소리였지만, 이젠 페를로체의 말이라면 끔뻑 죽었기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입 안에 그 은색 구슬을 집어넣은 루비.
“오물오물…”
“어때요? 무슨 맛이에요?”
“어… 그러니까… 부드럽고? 달고… 포근한게… 익숙하고도 그리운 맛이에요.”
“…그게 익숙해? 왜? 어째서?”
“…….!?”
맛이 익숙하다는 말에 순간적으로 페를로체가 정색을 하자, 루비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 아무튼 맛있…”
– 부르르…
“어라? 아, 알사탕이 꿈틀거리는데요…”
그러다가, 입에서 알사탕이 부르르 떨기 시작하자 눈을 동그랗게 뜨는 그녀.
“그거 삼키면 큰일나요.”
“네?”
“지금 당신, 프레이를 오물거리고 있어요.”
“푸핫!?”
그러던 그녀가, 페를로체의 말을 듣고는 다급히 구슬을 게워낸다.
“이게… 뭐라고요?”
그리고는, 가지런히 모은 손에서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는 은색 구슬을 멍하니 쳐다보기 시작한 그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진짜니까 절대 먹으면 안돼요?”
– 부릇, 부르르…
그런 그녀의 손 안에서, 오들오들 떠는 구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