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393)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393화(393/524)
Episode 393
“”………..””
제국으로 향하는 배의 식당.
히로인들과 루비를 제외한 모두가 모인 그곳에, 싸늘한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어… 으음.”
태양신의 부축을 받으며 막 식당 안으로 들어선 프레이가, 자리에 앉은채 어색한 표정으로 모두를 둘러보고 있다.
“아, 안녕?”
그렇게 한참동안 이어지던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애써 인사를 건낸 프레이.
“모, 모두… 반가워. 하하…”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들의 눈빛이 마구 흔들린다.
그들이 익히 알고 있던 프레이의 이미지는, 망나니이자 제국 최고의 악인, 더 나아가 최근에 얻은 미치광이의 모습이었다.
헌데 지금 그들의 눈앞에 있는 프레이는, 너무나 순박하고 순수해보였다.
마치 마귀에 씌인 사람이 원래대로 돌아온 것 같은 그 모습에, 원래도 없던 아이들의 말문이 더더욱 막혀간다.
“너희들과 늘 이렇게 마주보며 식사를 해보고 싶었어.”
그런 그들을 둘러보며, 조용히 포크와 나이프에 손을 뻗는 프레이.
“하고 싶은 이야기도 정말 많고, 그리고…”
그러던 그가, 이내 멈칫하며 손을 떤다.
“……….”
나이프는 잡았지만, 포크를 잡을 손이 없었다.
아직까지 자신의 왼팔이 없는것에 익숙해지지 못한 그였기에, 그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나이프를 내려놓은 프레이.
“제제, 제가 도와드릴…”
“시, 싫어…!”
그런 그를 안절부절 못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던 아리스가 나이프를 잡은 순간, 프레이가 사색이 되어 자리에서 일어난다.
“”…………””
그 덕분에 나이프를 잡은채 그 자리에 얼어붙어버린 아리스. 그리고, 굳어버린 아이들.
“하아, 하아…”
“프, 프레이… 씨.”
“미안. 지금 내가 좀 이상한 상태여서 그래.”
온몸에서 식은땀을 흘리던 프레이가, 아이들의 눈빛을 읽고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도로 자리에 앉는다.
– 두근, 두근…
그런 그의 심장박동이 더욱더 거세진다.
자신의 시간이 삼일도 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안 그래도 1로 고정되어버린 프레이의 정신력을 그 순간에도 계속해서 깎아내리고 있었다.
“오늘 너희를 여기 부른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너희들과 하고 싶은게 있어서야.”
“”…………?””
“식사하면서 대화나누기. 그게 내가 꼭 한번은 해보고 싶던 거였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지막 힘을 불태워 정신을 붙잡은 프레이가, 아이들을 둘러보며 그렇게 말한다.
“에이미, 시험은 잘 봤니?”
“네, 네에?”
“넌 항상 성적에 대해서 걱정했었잖아.”
그리고는, 한 여학생에게 질문을 던지는 그.
“용사파티 한다고 공부를 소홀히 한건 아니겠지? 졸업을 하려면 최소한의 성적은…”
“자자, 잘 봤어요. 요, 용사님… 덕분에…”
“응 다행이네.”
그녀에게서 돌아온 잔뜩 떨리는 목소리를 미소를 머금은채 받아준 프레이가, 이내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입을 연다.
“리오나. 부모님은 이제 좀 나아지셨고?”
“네, 네에…”
“레아. 네 동생은 지금 병을 앓고 있어. 다행히도 초기증상이니 쉽게 잡을 수 있을 수 있을거야.”
“……..!”
그렇게, 프레이의 대화가 시작된다.
“아리안느. 너는 다 좋은데 방어막 끝부분이 약점이야. 그 부분만 보완하면…”
“아리스. 종속의 저주를 푸는 마지막 열쇠로, 비밀 당주의 위치를 알려줄게. 네 스스로 끝을…”
“유렐리아. 너는 두가지 가능성을 가진 아이란다. 그리고 난, 이왕이면 네가 밝은 길로 나아갔으면 좋겠어.”
“색의 마나를 가진 아이들. 너희들은 합동기를 사용할 수 있어. 페를로체의 태양신의 가호, 이리나의 궁극마법. 나의 폭주처럼 필살기로 분류되는 기술이니 반드시 연습을…”
밥먹으며 대화를 나눌 친구가 없었기에,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몰라 결국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조언을 늘여놓게 된 프레이.
그럼에도 그는, 행복한 얼굴이었다.
“”………””
마치 해맑은 아이마냥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들을 늘어놓는 프레이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진다.
“오빠………”
프레이의 옆에서, 당장에라도 쓰러질듯한 모습으로 떨고 있던 아리아도 말이다.
그의 모습은, 마치 죽기 직전의 사람이 신변을 정리하는 것만 같았다.
프레이가 며칠 안에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던 학생들에게는,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모습이었다.
“아, 그리고 베네르. 너는…”
“가, 가지 마세요. 프레이 님.”
“으, 으응?”
그럼에도 계속되던 프레이의 말을, 처음으로 끊은 것은 다름아닌 베네르였다.
“저, 저희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그녀가, 거의 처음으로 무너진 표정을 지으며 프레이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저, 저는… 당신의 검이였습니다. 이제야 겨우 깨달았어요.”
“………..”
“주, 주인이 사라지면 검은 필요가 없어집니다. 용도를 잃어버린다고요.”
그렇게 말한 베네르가, 프레이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애원한다.
“제발… 제발 떠나지 말아주세요….. 제바알…”
이미 한계까지 몰려있던 프레이의 표정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서, 선생님.”
그런 상황에서, 유렐리아가 부들부들 떨며 프레이에게 다가온다.
“이, 이거… 받으세요.”
“…이게 뭔데.”
“치, 치료제에요… 그걸 마시시면 원래대로 돌아올지도…”
그리고는, 반이 차올라 있는 병을 프레이에게 건내주는 그녀.
“부, 부탁합니다. 저희는 교수님이 필요해요…”
“…으득.”
그 말을 들은 프레이가, 조용히 이를 간다.
평소의 그였다면 그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을텐데.
완전히 망가진 정신력이, 프레이를 계속해서 몰아붙이고 있었다.
“죄, 죄송해요. 용사님…”
“죽지 마세요…”
“떠, 떠나면 안돼요…”
그런 그의 주변에서, 일제히 들려오는 목소리들.
“교수님의 조언이 필요해요…”
“요, 용사의 예언서의 내용은…”
“바, 방법이 없는건가요? 무슨 좋은 수가…”
“비, 빙결 마법은 어때? 아예 냉동을 시켜버리면 안될까?”
식은땀을 흘리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눈초리를 받아내던 프레이가, 옆에서 들려온 아리아의 목소리에 결국 눈이 돌아간다.
“오빠가 죽으면, 나도…”
– 쾅!!!
식탁을 오른손으로 내려치며 자리에서 일어난 프레이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친다.
“나도 죽기 싫어어!!!”
“”………..!””
그 덕분에 모두가 얼어붙어버린채 싸늘한 침묵이 흐르기 시작한 식당.
“그래서 계속 발악중이야.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중이라고.”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고개를 숙인채 파르르 떤다.
“솔직히 아까부터 무서워서 미쳐버릴 것만 같아. 죽는게 무서워. 내가 직접 내린 선택인데도, 바보같이 두려워서 온몸이 떨린다고. 그걸 조금이라도 잊어보려고 너희들을 만난건데…”
프레이가 완전히 패닉에 빠진 표정으로 파르르 떨고 있었다.
히로인들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지금껏 한번도 보인적 없는 모습이었다.
“오빠…”
“아.”
그런 그를 보던 아리아가 천천히 손을 뻗자, 우두커니 서있던 프레이가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흔든다.
– 꿀꺽, 꿀꺽…
그러더니, 유렐리아에게 받은 물약을 단숨에 전부 들이키는 프레이.
“…푸하.”
잠시후, 얼굴에 활기를 되찾은 프레이가 모두의 손길을 뿌리치고는 출구로 향한다.
“나도 살고 싶었어. 너희들과 행복하게, 평범한 관계로 지내고 싶었어.”
“”………””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모두를 둘러보며 말한다.
“걱정마. 어떤 방식을 써서라도 너희의 곁에 남아줄테니까. 만약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너희를 불행하게 만들지는 않을거야.”
“……….”
“그건 그렇고, 사실 내가 너희들을 모은 이유는… 모두에게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서야. 아까 내가 한 말은 잊어.”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쪼르르 따라온 아리아의 머리를 쓰다듬는 프레이.
“아리아를 잘 부탁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중 한명이자, 유일하게 용사의 뒤를… 아니, 아니다.”
도중에 멈춘 프레이의 말을 유추해낸 아리아의 표정이 메말라간다.
“그리고, 소원이 하나 있어.”
그런 아리아의 턱을 쓰다듬다가, 말 한마디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 프레이.
“내일, 배에서 내리면… 딱 하루라도 평범한 아카데미 생활을 해보고 싶어. 제국도 좀 돌아다녀보고 싶고.”
그 말을 들은 아이들이, 저마다 고개를 푹 숙이거나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도와줄거지?”
그런 그들에게 약간은 슬픈 미소를 지으며 묻고는, 식당을 나서는 프레이였다.
.
“후아…”
찝찝한 표정을 지으며 식당 밖으로 나선 프레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주변을 둘러본다.
“”……….””
복도 양 옆에, 이솔렛과 루루가 서 있었다.
“아, 안녕…”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천천히 둘에게 다가가기 시작한 프레이.
“…주인님.”
그런 그에게 먼저 다가선것은, 다름아닌 루루였다.
– 핥짝…
꽤나 오랜만에 루루의 혀가 자신의 볼을 감싸자, 프레이가 피식 미소를 짓는다.
– 스윽, 슥…
그런 그의 앞에 스르르 자세를 낮추고는, 볼을 프레이의 다리에 비비기 시작한 루루.
“전 영원히 당신의 애완동물이에요.”
“………..”
“하지만, 이젠 제 뱃속에 든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죠.”
그렇게 말한 루루가,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린다.
“늘 당신에게 사, 사랑받기만 했으니… 이젠 제가 사랑을 주는 존재가 될게요…”
“우리 루루, 기특하네?”
“…..우으, 으.”
비록 말은 그렇게 담담하게 했지만, 머리를 쓰다듬어지는 루루는 그 어느때보다도 슬픈 표정으로 울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프레이.”
“…누나.”
그 다음으로 온건, 당연히도 이솔렛이였다.
“술은 안마셨네. 다행이야.”
“한방에 임신을 시켜놓고 그게 할 소리더냐.”
다행히도 이솔렛은 생각보다 멀쩡했다.
“바이워크 가의 비전 기술들을 찾는 중이다. 아버지가 연구하던 사람을 에고 소드로 만드는 금기된 기술도.”
“누나…?”
“널 소멸되게 둘 순 없어. 난 널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거다. 어떤 대가가 따르더라도 반드시…”
아니였다.
아무래도 가장 위험하게 변한 듯 싶었다.
“누나, 일단 진정…..”
“프레이.”
“아, 루비!”
살짝 한기를 느끼며 이솔렛을 뜯어 말리려던 프레이가, 이내 뒤쪽에서 반가운 목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돌린다.
“………”
“아, 어음… 그러니까 지금 이 상황은…”
그러다가, 지금 벌어진 상황에 대한 해명을 시작한 프레이.
“………?”
그러던 그가, 오싹한 느낌을 느끼며 뒷걸음질을 한다.
“왜 숨겼지.”
“루…비?”
“왜. 숨겼어. 프레이.”
루비가, 온몸에서 한기를 내뿜으며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뭐, 뭐를…”
“이틀밖에 안남았잖아. 네 목숨.”
애써 변명을 하려던 프레이가, 그 말을 듣고는 고개를 푹 숙인다.
“있잖아, 루비.”
“닥쳐. 프레이, 너는…”
“스타 루비라고 알아?”
“…..?”
그런 그에게 천천히 다가서다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루비.
“가운데에 별모양 처럼 흰색 줄이 여섯 갈래로 갈라져 있는, 루비 중에서도 특별한 보석인데.”
“지금 그게 무슨…”
“나, 너한테 스며들고 싶어.”
“……!?”
그런 그녀를 품에 안은 프레이가, 루비의 귓가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내 산산조각난 영혼 한조각 까지, 전부.”
“흐으으으으으……”
그 말을 들은 루비가, 프레이의 옷깃을 붙잡은채 무너져내린다.
– 뿌우우우우…!!!
어느새, 배가 제국의 항구로 접어들고 있었다.
.
“제발 성공해라…”
한편 그 시각, 디버그 룸.
“제발제발제발…”
지친 표정의 로즈윈이, 눈 앞의 모니터에 뜬 에러 창들을 보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끝이야… 제바알…..”
지옥같은 나날들이였다.
디버깅 룸이라는 이상한 공간. 신들이 사용하던 복잡하고 난해한 ‘컴퓨터’라는 도구. 그리고 ‘코딩’이라는 생소한 개념들.
그것들을 단기간에 적응하고 응용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제발 성공하게 해주세요… 제발, 제바알…..”
지금 이 순간에도, 프레이의 압도적인 비극이 그녀의 옆에서 상영되고 있지 않다면.
컴퓨터 안의 ‘코딩 언어’가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렸을때 집안 어른들에게 죽도록 배웠던 가문의 암호인 ‘알파벳’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그녀와 같은 수준의 지능을 가진 태양신이 페이지 마다 전부 제국어로 풀어서 무엇이 무엇인지 설명을 해두지 않았다면 말이다.
“부탁이에요… 컴퓨터님…”
초조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던 로즈윈이, 이내 마우스에 손을 올린다.
그런 그녀의 시야와 모니터를 빼곡히 매우고 있는, 가장 간단한 수준의 코드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는 가장 필요한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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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Py 1.0 – Glare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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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 escape()
glare = position(137,60,86)
teleport(glare)
>>e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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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코드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을 멍하니 바라보던 로즈윈이, 이내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클릭한다.
“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자지러지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 로즈윈.
“사, 살려…”
자신의 몸에 있는 힘이 전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내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기 시작한다.
– 파지직, 파지지직…
감히 필멸자 주제에 신격에 손을 댄 대가로, 온몸에 황금빛 스파크가 흐르기 시작한 그녀.
“안돼…….”
덕분에 바로 손을 때려던 그녀가, 옆에서 틀어지고 있는 비극에 시선을 보낸다.
“…….으드득.”
그리고는, 이내 이를 갈면서 마우스를 더더욱 꾹 누르기 시작한 로즈윈.
[실행되었습니다.]– 파즈즈즈즈…
그런 그녀의 의식이 희미해질때쯤, 모니터에 그러한 안내문이 떠올랐고.
“…흐헤.”
그제야 마우스에서 손을 땐 로즈윈의 입가에도,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