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397)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397화(397/524)
Episode 397
내 이름은 글레어다.
갈색 더벅머리. 녹색의 눈동자. 어린애답게 왜소하고 메마른 체구.
그런 나에게, 지금은 얼굴조차 기억이 안나는 부모님은 세상을 밝게 빛내라는 거창한 의미의 이름을 붙여주셨다.
하지만 나는 그 이름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세상은 내가 밝히기엔 너무나 어둡다는 것 쯤은 잘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배고파…”
“으잉… 잉…”
동생과 함께 뒷골목에 나앉은 이후로, 얼마나 많은 험한 꼴을 목격했는지 모른다.
말라붙은 부모들의 옆에 앉아 울거나, 아예 병든 부모를 버리고 몰려다니며 빵 부스러기 하나에 목숨을 거는 고아들. 그런 고아들을 부리거나 조직원으로 삼는 수상한 조직들이나 불법 길드.
그리고, 하루에 한 두개쯤은 거리를 나뒹구는 시체들까지.
어제까지만 해도 동생과 나에게 간식을 챙겨주던 어른을 다음날 싸늘한 시체로 만났던 날, 나는 깨달았다.
그 어디에도 빛은 없구나. 라는 것을 말이다.
만약 ‘그’를 만나기 않았더라면.
그날 아픈 동생에게 빵 한쪽이라도 먹이기 위해, 그에게 구걸을 하러 가지 않았더라면, 나는 평생 그렇게 생각하다며 살아가다 뒷골목의 제물이 되어 사라졌겠지.
하지만 어느날 뒷골목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
용사가 모든것을 바꾸었다.
그날 그에게 받은 금화, 그리고 선물 받은 반지로 깨우친 재능. 그것들로 인해 나와 내 동생은 더 이상 뒷골목에서 위태로운 삶을 보내지 않고, 안전한 곳으로 향할 수 있었다.
물론 바뀐건 우리 뿐만이 아니다.
한때 제국의 추악함이 그대로 깃들어 있던 장소인 뒷골목은, 이제 점점 사람 사는 곳이 되어가고 있다.
모든 구역을 돌아다니며 하루하루 구걸로 삶을 연명하던 고아들은, 이제 용사가 세운 보육원에서 무상으로 숙식과 교육을 제공받는다.
뒷골목의 끔찍한 악몽이었던 조직들은, 최근 힘을 잃고 사라져가고 있다.
늘 보이던 시체들은 전 구역을 돌아다녀도 보이지 않게 됐고, 이제 길가의 돌맹이 만큼 많은 것은 용사의 자선사업으로 들어선 급식소들이다.
쓰레기통을 뒤지며 연명하는 삶이 일상이던 몇년 전에는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달라진 그러한 풍경들.
그 또한 용사님이 ‘시장 골목’ 지배권 전체를 구입해 개혁을 진행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어디 그 뿐만인가.
용사님의 선행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최근에야 알게된 사실이지만 부패한 황실과 교단과 정면 대결을 하시고, 비밀리에 봉사활동을 다니시거나 아카데미에 지원금을 보내기도 하고.
심지어, 세계를 위협하는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우기까지.
그쯤되니,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을 밝힐 사람은 내가 아닌 용사님 같았다.
나같은 꼬맹이 보다는, 그런 초월적 선인이 세상을 구원하는 것이 지당하지 않을까.
그런 나의 생각대로 비록 완전히 만나지는 못했지만 용사님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셨고, 첫 만남에서 그 분이 말하셨던 대로 온 제국이 용사의 이름을 찬향할 순간이 멀지 않은 듯 싶었다.
– 푹…!
“용사니이이이임!!!”
어느날 예쁜 언니들과 같히게 된 공간에서, 그의 정체와 숙명을 깨닫게 되기 전까진 말이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위악’이라는 말장난 같은 짓을 해야만 하는. 오직 자신을 숨기고 선행을 행해야만 하는 남자.
그럼에도 모든것을 짊어지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마저 불태우려 한, 나와 네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소년.
그것이 내가 초월적인 존재, 그리고 무적의 존재라고 생각했던 용사님의 정체였다.
심장에 검이 박힌채 빛을 잃어가던 그는, 그 누구보다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던 존재였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내 이름이 ‘글레어’인 이유를 말이다.
세상을 빛내기 위해서, 나 자신이 저 하늘의 태양만큼 빛날 필요는 없었다.
나는 오직 한 사람만을 눈부시게 빛내주면 됐던 것이었다.
그것을 깨달은 이후로는, 오직 한가지 생각 뿐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을 이루어내기 위해, 어두운 공간에서 탈출하자마자 제국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사실 따지고 보면 무모한 짓이였다. 그때의 나는 지쳐있었고, 동대륙에서 제국으로 향할때 거쳐야 하는 바다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곳이었으니까.
실제로, 바다를 반도 통과하지 못한 시점에서 마물들의 집중공격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마물들과 며칠간 사투를 벌이던 때도.
그러다가 갑자기 뒷골목의 한 망해버린 길드로 텔레포트 되었을 때도.
내 머릿속은, 오직 한가지 생각 뿐이였다.
그 생각만을 하며, 오늘 아침 신문을 보자마자 달리고 또 달린 결과.
“용사니임…!”
“어, 어라?”
결국 이렇게 당신의 앞에 도달했네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저는 당신의 빚이며, 그와 동시에 빛인 존재.
“뭐, 뭐야…? 이거…?”
“히히.”
이젠 제가 당신을 빛내드릴게요, 용사님.
***
– 부비부비부비…
갈색 더벅머리를 가진 소녀가, 까치발을 든채 내 품에 토실토실한 볼을 비비고 있다.
– 쭈욱…!
“으이익.”
그런 그녀의 볼따구를 멍하니 쳐다보다 나도 모르게 볼을 잡아늘리니, 녀석이 맹한 표정으로 볼을 잡힌채 나를 올려다본다.
“왜 그러세혀?”
“…………..”
질문을 받았으면 답변을 해줘야 하는데. 머리가 돌아가질 않는다. 마치 망치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다.
[패#@ 발☆] [사%자@ %@%^…]덕분에 계속해서 멍한 표정을 지으며 글레어의 볼을 늘려대던 나는, 이내 옆에서 산산조각난채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시스템 창에 조용히 손을 뻗었다.
– 샤르르…
그렇게 내 손이 닿은 순간 형체를 어느정도는 유지하고는 있던 시스템이 가루가 되어 사라져가기 시작했고, 몇초가 더 지나자 ‘위악자의 길’ 시스템은 내 눈앞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
그 모습을 빤히 쳐다보다가 속으로 시스템을 불러봤지만, 늘 얄밉게 나의 눈 앞에 튀어나오던 시스템 창은 요지부동이었다.
“시스템.”
꽤나 오랜만에 육성으로 불러봐도 마찬가지였다.
[해당 시스템은 삭제되었습니다.]오직, 그러한 문구만이 둥둥 떠다닐뿐.
“용사님! 이제 안심하세요!”
도무지 믿기지 않는 상황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으며 그러한 문구를 쳐다보고 있는데, 내게 볼을 비벼대던 글레어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어 보인다.
“제가 지켜드릴게요!”
그렇게 말한 그녀의 왼손 약지에 끼워져있던 반지가, 뒷편에 있는 별의 장막에서 흘러나온 빛을 받아 반짝거리고 있다.
“…꼬, 꼬맹아.”
“네! 용사님!”
“혹시 네가… 내 시스템을 부순거야?”
그런 그녀의 빨개진 볼에서 손을 때고 머리를 쓰다듬던 나는, 이내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 두근, 두근…!
그와 동시에, 파르르 떨리기 시작한 눈빛과 가파르게 뛰는 심장 박동.
정말로 내 눈앞에 있는 이 작은 꼬맹이가, 시스템을 없애버린 걸까? 지금까지 미칠듯이 날 괴롭혀오고 속박해오던 그 엿같은 시스템을?
“뭔진 모르겠지만, 감히 용사님께 패널티를 준다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글레어가 옆구리에 손을 붙이더니 씩씩대기 시작한다.
“덕분에 저도 모르게 짜증이 나서 손가락을 튕겨버렸는데, 박살이 나더라고요!”
“아…”
“그, 그런데 저 잘한거 맞죠? 호, 혹시 이상한 짓을 한건…..”
그녀의 말을 전부 들은 순간, 내 안에서 무엇인가가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 터벅, 터벅…
“요, 용사님?”
당장에라도 터져나올것 같은 그러한 감정을 억지로 억누른 나는, 글레어의 손을 부드럽게 잡고는 떨리는 심정을 품은채 빛의 장막의 바깥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말? 정말로…?’
지금쯤 수십번은 더 떠올랐어야 할 ‘패널티 창’은, 거짓말처럼 뚝 끊겨버렸다. 사실 그걸로도 충분히 지금 상황을 유추할 수 있지만, 섣불리 행동해서는 안된다.
‘정말… 시스템이 사라진거야?’
최소한의 검증이 필요했다.
***
“아카데미 선도위원 여러분. 진척은 조금 있으신지요?”
“아, 리미아 님.”
프레이가 만들어낸 빛의 장막으로 무단 점거된 아카데미의 복도. 그 복도 주변에 모여있던 선도 위원들이, 학생회장 리미아의 등장에 고개를 숙여 예의를 표한다.
“죄송하지만… 지금으로서는 힘들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죠?”
“그, 방벽이 너무 강합니다. 선도 위원 여럿이 달라붙었지만 해제는 고사하고 타격조차 입히지 못한 상황인지라…”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그렇게 답한 선도위원장의 뒤에는, 벌써 몇시간째 학생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는 빛의 장벽이 야속하게 빛나고 있었다.
“흥, 비켜보세요.”
그런 장벽을 괘씸하다는 듯이 노려보다가, 이내 손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앞으로 나선 리미아 황녀.
“제가 직접 시도해보겠어요.”
“화, 황녀님이 직접 말이십니까? 그치만, 선도위원중 그 누구도…”
“비켜.”
“…넵.”
자신을 가로막던 메이드의 뺨을 걷어올린 그녀가, 이내 손에 황금빛 마나를 모으기 시작한다.
“고작 별 주제에, 찬란한 태양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죠.”
– 파지지지지직…!!!
“사라지세요.”
그리고는, 이내 가소롭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장벽에 마나를 쏘아낸 그녀.
– 파지지지징!!!
“꺄악!?”
하지만 리미아의 자신만만한 표정과는 달리, 빛의 장벽은 그녀의 공격을 손쉽게 튕겨내 사방으로 흩뿌려 버렸다.
– 치이이이익…
“뜨, 뜨거워!”
“화, 황녀님. 괜찮으신…”
“으이이이익!!”
그 덕분에 자신의 장발에 붙은 불을 화들짝 놀라 두들겨 끈 리미아가, 이내 악에 받쳐 장막으로 다가가기 시작한다.
“이 개같은…!”
– 불쑥…!
“흐이이익?”
이윽고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장벽을 걷어차려던 그녀. 하지만 그 곳에서 갑자기 프레이가 얼굴을 들이밀자, 다시 한번 화들짝 그녀는 중심을 잃고 바닥에 주저앉아버린다.
“……?”
글레어의 작고 고운 손을 꼭 잡은채 그런 리미아를 잠시 아리송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프레이가, 이내 주변으로 시선을 돌린다.
“저기…”
“프, 프레이. 네놈…”
– 샤아아…
“…뭐, 뭐야?”
그러더니, 갑자기 선도위원장의 왼쪽 눈을 자신의 손으로 가리고는 별의 마나로 감싸기 시작한 프레이.
“지, 지금 이게 뭐하는…”
“별의 마법중에는 치료마법도 있거든? 그것도 오래된 저주를 완화시키는데 특화되어 있어.”
“뭐, 뭐?”
“지금까지는 쓸 엄두를 못냈는데…”
선도위원장의 일그러지는 표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눈가를 어루만지던 프레이가, 이내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땐다.
“자, 어때? 내가… 케헥!”
“무슨 꿍꿍이냐.”
그리고는 잔뜩 기대하는 표정으로 묻던 프레이. 하지만 선도위원장은 그런 그의 목을 손아귀에 쥔채 벽으로 밀어붙여버린다.
“크, 크헥…..”
“개새끼가. 감히 내게 무슨 짓을…”
“위, 위원장님!”
“…뭐냐.”
이윽고 사정없이 프레이의 목을 조르던 그녀. 그러던 그녀가, 아카데미 메이드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는 시선을 돌린다.
“휴, 흉터가…”
“뭐?”
“위원장님의 흉터가… 사라졌어요.”
“…….!?”
그녀의 콤플렉스이던, 왼쪽 눈가 전체를 뒤덮고 있는 무시무시한 흉터. 그 흉터가 사라졌다는 말에 프레이의 목을 조르던 그녀가 교실의 창문을 바라본다.
“어…..?”
정말로 그녀의 징그러운 흉터가 있던 곳에, 부드러운 맨살이 자라나 있었다.
“케흐윽…”
“대, 대체 이게…”
“이거 놓으세요!!”
“아, 아얏!”
그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다가, 팔에 느껴진 통증에 다급히 프레이의 목을 놓은 그녀.
“용사님…!”
“콜록, 콜록!”
“그렇게 당하고만 사시면 어떡해요! 용사님도 때려요!”
그 덕에 목을 부여잡고 눈물을 찔끔 흘리던 프레이의 등을 두드려주던 글레어가, 이내 고개를 돌리고 사나운 표정으로 위원장을 노려본다.
“야!”
“으, 으응?”
“용사님이 네 흉터를 고쳐주셨잖아!! 고맙다고 해야지!!”
그리고는, 이내 그녀에게 달려가 팔을 마구 휘두르며 소리치는 글레어.
“저, 정말. 당신이 내 흉터를? 그, 그치만 마탑에서도 치료 못하던 건데….”
멍한 표정으로 글레어의 냥냥펀치를 맞고 있던 그녀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목을 부여잡고 있는 프레이를 쳐다보며 말한다.
“…………”
“고, 고맙…”
그런 그녀를 살짝 어두운 눈빛으로 쳐다보던 프레이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등을 돌린채 앞으로 걸어나간다.
“저기…”
“네, 네엣?”
– 샤르르…
“…..!?”
그리고는, 이번에는 리미아에게 뺨을 얻어맞았던 메이드의 볼을 쓰다듬기 시작한 프레이.
“어때요?”
“아…..”
잠시후 빨갛게 부어올랐던 그녀의 볼이 원래대로 돌아온것을 본 프레이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묻자, 메이드가 눈을 내리깔더니 얼굴을 붉히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답한다.
“가, 감사합니다…”
“……..!”
그 말에 잠시 움찔거린 프레이가, 식은땀을 흘리며 주변을 둘러본다.
“………….”
그리고 시작된 정적.
“으, 으으…”
한참동안 이어지던 그 정적을 깬 것은, 프레이의 괴상한 신음이었다.
“으으… 으하, 으하하…”
“서, 선도위원들. 어서 저 녀석을 제압…”
“으하하!! 으하하하하하!!!”
“”…………””
그런 그를 보며 선도위원들에게 명령을 내리려던 리미아 황녀가, 신음을 폭소로 바꾼채 떠나가라 웃어대기 시작한 프레이를 보며 선도위원들과 함께 말문을 잃는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
“미, 미쳤나봐.”
“하흐, 하으으… 흐아아아…”
하지만 자신에게 쏟아지는 눈초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복도에 주저앉아 미친사람처럼 웃어대고, 울어대기 시작한 프레이.
“고, 고마어어어….”
“으겍.”
“꼬맹아아아… 진짜, 진짜로… 진짜로 고마어어…”
그러던 그가, 그런 자신의 어깨를 쓰다듬어주던 글레어를 와락 껴안고 볼을 비벼대기 시작한다.
“이제 자유에요, 용사님.”
“으으, 으으으…”
“그러니 이제 눈치보지 마시고, 하고 싶은대로 사세요!”
그런 프레이에게 안긴채 맹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그의 등을 쓸어내리며 해맑게 속삭이는 그녀.
– 샤르르…
무너져내리는 장벽에서 나온 별빛이, 그런 그들을 빛내고 있었다.
***
“꼬맹아. 정말 고마워. 정말로.”
“히히.”
“평생 갚아도 모자랄 빚을 졌구나.”
빛의 장막 소동 덕분에 추격을 해오는 선도위원들을 성공적으로 따돌린 프레이가,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글레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으로 말한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지?”
괜찮아요. 저는 그저…”
그런 프레이를 바라보며 해맑게 답하던 글레어가, 갑자기 말끝을 흐린다.
“빚…? 은혜…?”
그러더니, 볼에 손가락을 대고 곰곰히 무언가를 생각하기 시작한 그녀.
“으음… 그러면… 그러며언…”
그러던 그녀가,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반지를 만지작거릴 때 쯔음.
“아! 맞다!”
프레이가 갑자기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며 품에 손을 넣어 수정구를 꺼낸다.
“빨리 소식을 전해야…”
“”…………..””
“…어라?”
그런데, 어디론가 신호를 걸려다가 갑자기 멈칫하는 표정을 짓기 시작한 그.
[부재중 메세지 1657개] [부재중 통신 526개]“어……”
– 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
– 프레이어디야너지금어딨어
– 항구에서보자면서요어디가신거에요
– 당신, 설마… 시간을 다르게 알려주신건가요?
– 강간하기전에빨리연락받으세요
– 주인님?주인님?주인님?
– 프레이. 널 에고소드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 제발 연락좀…
빨갛게 달아올라 있는 수정구가, 그러한 메세지들을 잔뜩 토해내고 있었다.
“…………….”
등골이 오싹해진채 그 모습을 지켜보던 프레이가, 수정구의 맨 위쪽을 보고 입을 떡 벌린다.
[통신 대기중……….] [발신인: 내 보석]“이거… 어떻게 수습하지?”
“흐잉…?”
삐질삐질 식은땀을 흘리며, 자기도 모르게 글레어를 품에 꼭 안아드는 프레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