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12)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12화(412/524)
Episode 412
“제, 제 어머니가 살아있다뇨…?”
클라나의 미친듯이 떨리는 목소리가 식당에 울려퍼진다.
“그그, 그게… 진짜인가요?”
“그래, 진짜다.”
“…하지만, 어째서? 어떻게?”
“우선 진정좀 하거라.”
“지, 진정 못해요.”
그런 그녀에게 루비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건냈지만, 눈가에 눈물을 적시며 도리도리 고개를 흔드는 클라나.
“펴, 평생의 한이였어요. 어머니가 그렇게 돌아가신게요.”
“흐음…”
“독해질수 있던 것도… 이를 악물수 있던 것도… 전부 어머니의 비참한 최후때문이었는데…”
“아무래도, 더 늦기 전에 좋지 않은 소식을 말할 때인것 같군.”
이윽고 그렇게 중얼거리던 그녀가 울먹거리며 고개를 숙이자, 루비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연다.
“네가 항상 마왕강림의 제물로서 바쳐지던 이유가 뭔지 아느냐.”
“…네?”
그러자, 울먹이던 클라나가 표정을 굳힌채 고개를 든다.
“네가 황실의 피를 타고나서가 아니다. 오히려 네 모계쪽의 영향이 컸어.”
“그게 무슨…?”
“네 어머니와 너는, 제물의 매개로서는 세계에서 제일가는 수준이였다.”
“……….”
“아무리 황제의 무관심이 있었다지만, 네 어머니가 그렇게나 어이없이 몰락한것도 그 때문이었지.”
그 말에, 차가운 분노로 잠식되어가는 클라나.
“네 어머니는 누명을 쓰고 처형당하던 순간, 영혼을 몸에서 추출당했다.”
“으득…”
“그리고 그 망할 르미에 황후에 의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왕국에 팔려나갔지.”
“…근거는요?”
“0회차에서 내가 그녀를 구출하던 순간, 이미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를 아득바득 갈던 클라나가 그렇게 묻자 나지막한 목소리로 답한 루비.
“그래서… 어디에 팔려나갔는데?”
“…후우.”
그러던 그녀가, 분노의 임계점을 넘어 실로 오랜만에 패왕의 자질을 발휘하기 시작한 클라나의 질문에 조용히 한숨을 내쉰다.
“교단, 유스티아노 백작, 하이린 후작가, 그리고 비밀당주와 같은 경쟁자들이 꽤 많았으나…”
“결론만 말해주세요.”
“클라우드 왕국.”
“그렇군요.”
이윽고 루비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을 듣자마자, 온 몸에서 살기를 풍기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
“클라우드 왕국을 지도에서 지워버리겠어요.”
“진정하거라. 정확히는 클라우드 왕국 궁정마법사에게 넘어간 것이니.”
그런 클라나를 다급히 붙잡은 루비가, 그녀를 다시 자리에 앉히며 부드럽게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왕국은 아무것도 몰랐다. 거의 재상과 비슷한 취급을 받던 그 사기꾼 녀석의 독단이었으니.”
“그럼, 그 사기꾼 새끼를 찾아내 도륙을 내야겠군요.”
“그래, 그건 네 자유다. 하지만 내 이야기를 마저 들어보거라.”
“………”
루비의 간곡한 말투에 클라나가 겨우 분노를 잠재우며 입을 다문다.
“네 어머니의 영혼은 아카데미 공방전때 제물로 바쳐질 예정이다.”
“…그걸 어떻게 아시죠?”
“마왕군에 협력한 궁정 마법사가, 클라우드 왕국 지하에 묻혀있는 유물을 발동시킬 예정이니까.”
“………..”
“…몇번이고 경험했던 일이다.”
그 말을 들은 클라나와 루비의 눈이 잠시 서로 교차한다.
“뭐라 할 말이 없구나. 정말 미안하…”
“사과하실 필요가 없다는 건 이미 잘 알고 계시잖아요.”
루비가 꼬리를 내리며 사과를 하려하자, 오랜만에 위엄을 발휘하며 입을 연 클라나.
“애초에 제 어머니를 살렸던건 당신이니. 그리고 당신의 의지로 했던 일도 아니고.”
“그렇지만…”
“넘어가자고요. 이제와서 우리끼리 그런걸 따져봤자 죽도 밥도 되지 않아요.”
그녀의 정리에, 눈을 감은채 고개를 끄덕인 루비가 다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아무튼 좋은 소식은, 이번 공방전에서 이겨 영혼의 완전 소모를 막는다면… 네 어머니를 부활시킬 가능성이 있다는거다.”
“…그럼, 나쁜 소식은요?”
“나쁜 소식은… 하필 지금의 마왕이 아이시라는 거지.”
“그게… 어째서?”
그 말에 클라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답하는 루비.
“지난 회차의 공방전때 나는… 그 궁정마법사 놈의 술식이 완전해지는것을 막았었다.”
“어째서요?”
“왕국 지하에 묻혀져있던 유물이 완전히 깨어나면, 나도 상당히 골치아파졌거든.”
그렇게 말한 루비가,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바라본다.
“애초에 클라우드 왕국 지하에 그만큼이나 많은 마정석이 묻혀있던 이유도, 전부 그 유물을 억제하기 위해서였다.”
“음…”
“그리고 이번 공방전의 침략자는 내가 아니니, 아마 유물이 완전히 가동되겠지.”
“그럼… 나쁜 소식은, 이번 공방전의 난이도가 극악이라는 거네요.”
클라나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루비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답한다.
“그 누구보다… 네게 먼저 말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럼, 희망은 없는건가요?”
“흐음. 글쎄.”
클라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살짝 표정을 풀고 입을 연 루비.
“나와 프레이가 있지 않느냐. 어떻게든 되겠지.”
“그치만…”
“그리고, 아직 각성을 못한 저 녀석도 있고 말이지.”
그러던 그녀가 시선을 출구에서 기웃거리던 이리나에게 돌리며 중얼거리자, 이리나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옆으로 돌린다.
“이제 네 차례다, 이리나.”
“…그래서, 내가 인간이 아니면 대체 뭔데?”
그러던 그녀가 두근거리는 마음을 품은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질문을 던지자, 루비가 씨익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리나, 너는 말이다…”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이리나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
한편, 그로부터 몇시간 전의 클라우드 왕국 지하.
“흐흥…”
“으, 으으… 으드드드…”
빛 한점 들지 않는 지하 깊숙한 곳에서, 아이시와 한 남자가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춥느냐?”
“아, 아닙니다다다!”
뒷짐을 진채 앞장서서 걷던 아이시가 고개를 돌려 눈을 하늘색으로 빛내면서 그렇게 묻자, 고개를 푹 숙인채 그녀의 뒤를 따라가던 남자가 다급히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상하구나. 궁정 마법사. 너는 추운것을 무척이나 싫어했을터인데…”
“그,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도 아아아, 안춥습니다!”
“…그럼 곤란한데.”
“네, 네에?”
아이시에 의해 얼어붙은 클라우드 왕국의 감옥에서 꺼내진 궁정 마법사.
그녀가 내뿜는 냉기에 콧물을 질질 흘리면서도 다급하게 고개를 가로젓던 그가, 갑자기 아이시가 정색을 하자 겁에 질린 표정으로 뒷걸음질을 친다.
“분명히 이 소녀의 기억에는… 넌 추운것을 몹시 싫어한다고 나와있단 말이다.”
“…..?”
“그래서 장난을 할때면, 매번 빙결 마법을 사용했을 터인데?”
“그, 그것이…”
그러다가 아이시의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에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마법사.
“…기억이 잘못된 것이냐? 그렇다면 꽤나 큰 문제다.”
“어…”
“아니면, 거짓말을 하는것이냐.”
“……!”
그러던 그가, 자신의 주위를 얼음의 창이 포위하자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몸을 떨기 시작했다.
“만약 그게 맞다면… 몇배는 더 큰 문제다만.”
“제, 제 감각이 잠시 고장났나봅니다!! 춥습니다!! 무지무지 추워요!!!”
주변을 빙글빙글 돌던 아이시의 얼음의 창이 그의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가자, 마법사가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소리친다.
“…푸흐흐.”
그러자, 입을 가리고 웃음을 흘리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아이시.
“장난이다.”
그 말을 남긴 그녀가 다시 걸음을 재촉하자,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떨리던 가슴을 붙잡은 마법사가 이내 눈치를 보며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역시 지켜보는 것보단 참여하는게 재밌군.”
“저, 마… 마왕님. 도착했습니다.”
“흐음, 여기가 유물의 입구인가보구나.”
“…네, 네에.”
그렇게 한참을 걷던 아이시와 마법사. 그러던 그들은 막다른 길이 나오자 걸음을 멈추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래서, 네가 부릴 수 있는 고대 유물의 힘이 뭐라고?”
“가, 간단합니다. 이 유물에 제가 고안한 마법진을 그려넣고, 영혼을 바치면… 유물의 통제권을 얻게 될겁니다.”
“흐음.”
“여, 여기 안에 뭐가 있는지는 도무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전 대륙의 고대마법을 통제할 수 있는건 확실합니다. 아, 아마 아카데미의 고대마법도…”
“우습구나.”
“…네, 네에?”
마법사의 말을 듣던 아이시가 코웃음을 치며 걸음을 옮기자, 고개를 갸웃거리는 마법사.
“이 장소를… 고작 고대마법을 통제하는 용도로 써먹다니.”
“이, 이곳이 뭔지 아시는겁니까?”
“알다마다.”
그렇게 말한 그녀가, 먼지와 곰팡이 자국으로 뒤덮여 있던 팻말을 손을 털어내고는 미소를 짓는다.
[클라우드 서버 관리실]“너무 잘 알지.”
그와 동시에, 그녀의 앞에 떠오른 창.
[주의! 권한이 없습니다!]“이런곳에 잘도 숨겨놨군. 이 세계와 분리되어 있는 특수한 공간. 관리체계가 대본이나 도화지면 금새 찾았을텐데. 하여간 짜증나는 녀석이라니까.”
“마, 마왕님…?”
“클라우드… 저장소라 했나? 아무튼 왕국의 명칭에 뭔가 의미가 있다 들었는데. 잘 생각이 안나는구나.”
그 창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던 아이시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는다.
[경고! 비정상적인 접근!] [경고! 비정상적인…] [경고!] [경….]“네, 네에…?”
“됐다, 넌 알 필요가 없다.”
[권한 확인 완료] [출입구를 개방합니다]“그저, 우연히 손에 넣은 잊혀진 마법진을 가동시키면 될 뿐.”
그렇게 말하며 활짝 열린 거대한 공간을 바라보던 아이시가, 이내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시스템이 감지가 안되는걸 보니 그 용사는 죽은게 확실하지만, 이쪽의 용사는 아직 남아있도다.”
“히, 히이익…!”
“해를 시기해 가리려던 멍청이, 타락한 종교의 겁쟁이 지도자, 몰락해 쫒겨난 달의 아비, 그리고 자신들이 악마인줄 아는 종족의 군대여. 나의 종들아. 보이느냐.”
하늘색이던 눈을 검게 물들인 그녀의 시야에, 믿지 못할 장면이 펼쳐진다.
[유저 데이터베이스 저장소]“용사를 버린 제국을 용사가 무너트리고, 끝에는 어둠이 찾아오리라.”
초대용사 한별과 똑같이 생긴 신체들이, 눈을 감은채 거대한 공간에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슬슬 총력전을 시작하자꾸나.”
그 신체들에게 사방에서 소환해낸 징그러운 촉수들을 뻗으며, 그렇게 속삭이는 그녀였다.
.
“”…………””
그로부터 몇시간 뒤, 고대마법에 의해 완전히 고립된 선라이즈 아카데미.
“우리… 진짜 여기서 한발자국도 못나가는거야…?”
“싫어… 죽기 싫어…”
“흐아아앙… 흐아아아…”
들려오지 않는 희소식에 지친 학생들이, 방어막으로 생긴 경계의 주변에 주저앉아 절망에 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에, 에이… 설마. 우, 우리 모두가 전부 죽게 생겼는데… 도움이 안 오겠어?”
“나, 나는 후작가의 장남이란 말이다. 여, 여기서 죽을리가…”
“부, 분명히 나타나실거야. 그래, 분명히 나타나실거라고…”
그런 아이들 가운데에는, 아직까지 자신들의 처지를 부정하며 그렇게 중얼거리는 자들 또한 있었다.
“그, 그래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요?”
“마, 맞습니다. 아아, 아직까진 용사가 죽었다는 보장도 없으니까…”
그리고 그것은, 아카데미 경계선 밖에 천막을 치고 있던 대책 위원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요, 용사는 선인이잖아요? 그러니 위, 위기상황에 처하면… 반드시 돌아올겁니다.”
“마, 맞아요. 그게 용사니까…”
“서, 설마 저희를 외면하진 않겠죠…?”
학생들이나 아카데미에 파견된 대책 위원회나, 저마다 똑같은 말을 떠들어대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용사가 모두를 구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것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지거나 진실을 아는 자들은, 전부 절망한채 입을 다물고 있거나 패닉에 빠져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용사님…”
“우리 이제… 어떻게 해…?”
헛된 희망에 차있는 몇몇 아카데미 학생들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용사파티가 그러한 부류중 하나였다.
– 지지직… 지직…
“”……….?””
그렇게 사람들의 생각이 극렬하게 나뉜채 부질없는 시간이 계속해서 흘러갈 무렵, 그들 모두를 뒤흔드는 사건이 일어났다.
– 선라이즈 제국의 제국민들. 모두 잘 지내고 계셨으려나?
제국 전역과 아카데미에,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고 있는 아이시의 목소리가 울려퍼졌기 때문이었다.
– 별건 아니고, 내가 지금 막 선라이즈 제국에 상륙을 해서 말이지. 그걸 알리려고 말이야.
그녀의 말이 제국을 올린 순간, 대책 위원회에 쏟아지기 시작한 비보들.
“마, 마왕군이 남쪽 해안가에 상륙했습니다!!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제국 각지에 숨어있던 마족들이 일제히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제국군만으로는 전부 막아내지 못합니다!!”
“교, 교단의 잔존 세력들이 서쪽 해안가에 상륙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광신도들로 추정되는 세력이 해안가 마을들을 점령…”
“지하 감옥에 갇혀있던 추기경과 교단의 제 1간부가 탈주했습니다! 일부 흉악범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뒷골목이 의문의 세력에게 점거당했습니다!! 검은 두건을 쓴 적들의 몸에 이상한 문신이 떠올라 있다는 보고입니다!”
“부, 북쪽 국경을 가득 메우고 있던 침식 현상이 빠르게 제국 수도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 그리고… 해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는 속보입니다.”
천막에 창백한 표정으로 일제히 들이닥친 정보원들의 비보에 새파랗게 질려가던 사람들의 표정이, 마지막으로 들어온 정보원들의 말을 듣자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서, 서대륙 전역에서 들어온 첩보입니다만…”
“…서대륙 각지의 레어에 뿔뿔히 흩어져 있던 드래곤들이, 전부 제국으로 비행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드, 드래곤들의 지도자에게서… 아카데미를 포기하라는 최후 통첩이…”
맹약에도 불구하고 군주 회의에도 불참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위용을 가지고 있는 드래곤들의 수장이 직접 최후 통첩을 날렸다는 소식에, 순식간에 초상집 분위기가 된 대책 위원회의 천막.
– 이거, 너무 쉬워서 오히려 걱정이로구나… 이쯤되면 용사가 전면적으로 나설거라 생각했거늘.
그런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제국 전역에 아이시의 웃음이 섞인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 나와 대적할 용사는, 좋은 대접을 받으며 잘 있겠지?
“”…………””
– 하긴, 네놈들의 유일한 희망이니… 푸대접을 받는것도 이상하겠구나. 푸흐, 푸흐흐흐…
그 뒤로 한참을 웃어대던 아이시의 목소리가 잦아들자, 제국 전체에 무서울정도로 긴 정적이 찾아왔다.
“요, 용사님을… 찾아야 해요.”
그런 상황에서,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천막 안에서 입을 연 리미아 황녀.
“저저저, 전국민을 동원해서… 수수, 수색을 해야 합니다.”
“……….”
“그, 그런뒤에… 무릎을 꿇어서라도… 아니, 배를 바닥에 대고 엎드려도 좋으니…”
그런 그녀가, 망연자실해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맺는다.
“지,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과를 해서….. 그분을 다시 모셔야 해요…”
하지만 그녀를 제외한 대다수의 제국민들은, 그시각 한가지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었다.
“여, 여러분?”
너무나도 지치고 어두운 표정을 지은채, 모두의 바람대로 제국을 떠나 동대륙의 산골짜기에서 여생을 보낼거라 선언하던 프레이를 말이다.
“저기요오…?”
제국민들의 침묵은, 그 뒤로 한참동안이나 더 이어졌다.
.
“…저기, 그래서 내가 뭔데?”
한편 그 시각, 해안가의 오두막.
“네가 직접 깨달아야 한다. 생각해봤는데,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것 같다.”
“……?”
말을 하다말고 입을 다물어버린 루비 덕분에, 이리나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이 도마뱀 녀석아.’
그런 이리나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기 시작한 루비.
“말해! 시발!”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도마뱀 녀석.’
“야! 나 급하다고!”
‘마족 사이에서 통용되는 멸칭이지만, 역시 도마뱀은 도마뱀이군.’
“…뭔데 진짜.”
‘천년전에 얼음 마녀 행세를 하던 빙룡도 그렇고, 오만하고 버릇없는건 종족 특징인가.’
“시발.”
‘버릇없는 새끼 도마뱀 같으니라고.’
버럭 화를 내는 이리나에게 계속해서 실실 미소를 지어보이며,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