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19)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19화(419/524)
Episode 419
“크오오오오오!!!”
“그에에에에…”
기괴한 마물들의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퍼진다.
“정말이지 끝도 없네요.”
“그르르…”
“쯧.”
진입하기도 어렵게 공중에 발생한 침식 현상. 마치 뱀의 아가리처럼 깊고 어두운 그 공간에서 쏟아져나온 마물들이, 물밀듯이 아카데미로 들이닥쳐오고 있었다.
“당신, 어느정도 더 버틸 수 있나요?”
“아, 아직… 거뜬해요…!”
“너무 무리는 하지 말도록. 내가 조금 더 힘써 볼테니.”
그런 마물들의 군세를 막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클라나와 루루, 그리고 이솔렛.
모든 생명체를 발 밑에 꿇릴 수 있는 능력인 지배의 아우라와 그에 버금가는 능력인 마안이 마물들의 발목을 잡는 사이에, 이솔렛이 힘차게 휘두른 검격이 마물들을 휩쓴다.
덕분에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무참히 찢여발겨지는 마물들.
대규모의 적들을 상대하기 최적화 되어있는 그녀들의 능력이, 빛을 발휘하고 있었다.
“으으…”
“괜찮나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렇게 압도적인 싸움을 벌일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네, 네에… 괜찮… 아으윽.”
“당신, 눈에서 피가… 으읏.”
벌써 몇시간째나 쉬지않고 대규모로 마안을 발동해대던 루루의 눈에서는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마찬가지로 쉴새 없이 아우라를 뿜어내던 클라나의 이마에서도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무리 효율이 좋은 기술이라도… 쉬지 않고 계속 쓴다면 결국 지치는 법이지.”
그녀들을 바라보던 이솔렛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지원병력이 있으면 좋을터인데…”
하지만 그녀의 바람과는 달리 지원을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프레이와 루비는 마왕과 지금도 접전을 벌이고 있다.
페를로체, 세레나, 글레어는 시민들을 보호하러 갔으며, 이리나는 드래곤들과 접선 중이다.
또한 카니아는 일식을 유지하고 국경의 침식현상을 제어하느라 여력이 없을것이고, 남아있는 제국군은 마왕군과 전투를 벌이는 중이다.
“이리나가 있었다면 좋았을터인데… 아브라함 님도 지금은 작전때문에 자리를 비우셨고…”
눈앞에서 발이 묶인채 괴성을 질러대고 있는 마물들을 바라보며 아쉬운 목소리로 중얼거리던 이솔렛이, 이내 다시 한번 뒤편을 바라본다.
“뭐하시나요, 어서 참격을 날리세요.”
“우린 걱정하지 마시고…”
그새 클라나와 루루의 상태가 더더욱 안좋아져 있었다.
“…으음.”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였다.
“너희들, 그거 잠깐 멈추거라.”
“네?”
“…..?”
이솔렛이 지긋이 눈을 감고 그렇게 말하자, 클라나와 루루가 자신들의 귀를 의심하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잠시 좀 쉬란 말이다.”
“하지만, 그러면 마물들이…”
“마물들은 내가 홀로 상대하겠다.”
그렇게 말한 이솔렛이 천천히 마물들의 군세로 걸음을 옮기자,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붙잡는 클라나와 루루.
“미쳤나요? 아무리 당신이라고 해도 저 만큼이나 되는 마물을 상대하는건…”
“어쩔 수 없지 않나.”
하지만 이솔렛의 표정은 너무나도 강경했다.
“이대로 간다면 결국 아카데미가 무너지는건 시간문제다. 그러니, 내가 시간은 벌 동안 조금이라도 몸을 회복하여…”
“안돼요. 그러다가 당신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요?”
“기사가 전쟁에서 다치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문제가 아니잖…!”
그런 그녀의 태도에 더욱더 팔을 꽉 잡으며 언성을 높이던 클라나.
– 파지직… 파지지직…!
“…..으으.”
하지만 공중에 있던 침식 현상이 검은색 스파크를 튀기며 한층 더 넓어지자, 그녀와 루루는 할말을 잃고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지난날의 프레이가 드디어 이해되는 순간이로군.”
“으앗.”
“자, 잠깐…!!!”
덕분에 자신을 잡고 있던 손이 느슨해지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녀들을 뿌리치고는 앞으로 달려나가려던 이솔렛.
“걱정말거라. 어떻게든 목숨은 부지해 볼 테니….”
– 쿠과과과과과과광!!!
“…….허?”
하지만 바로 그 순간, 거대한 섬광이 굉음을 자아내며 이솔렛의 옆을 스쳐지나간다.
“무슨…..”
자신조차 뒤늦게 파악한 공격이 눈앞의 마물들을 휩쓸어 일소해나가자 멍한 표정을 짓던 이솔렛.
“……..!?”
그러다가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려 무시무시한 일격의 주인을 확인하고는, 이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린 그녀였다.
“너희들이 어떻게 여길…….?”
.
그로부터 얼마 전, 아카데미 내부.
“으으… 이것좀 봐.”
“뭐야… 이거, 대체.”
방어벽 내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결사항전의 준비를 하고 있던 학생들이, 자신들의 옆에 생겨난 얼음 뭉치들을 식은땀을 흘리며 만지고 있었다.
“몰라. 방금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녀석들의 비명, 꽤나 끔찍했지.”
놀랍게도 그 얼음뭉치의 안에는 놀라거나 울먹거리는 표정을 짓고 있는 학생들이 얼어붙어 있었다.
“살아는 있는 것 같은데… 생명력이 주기적으로 어디론가 빨려나가고 있긴 하지만.”
“으스스 하네. 난 얼음으로 안 변해서 천만다행이야.”
그 모습을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저마다 한바디씩 던지던 학생들.
“잠깐, 아무래도… 얼어붙은 분들에게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뭐?”
그런데 그들 사이에서 유심히 얼음을 살펴보던 1학년생 올리비아가, 눈을 빛내며 입을 열었다.
“여기 있는 얼어붙은 사람들… 전부 반대를 투표하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사람들이에요.”
“그, 그게 진짜야?”
그녀의 말대로 자기들끼리 뭉쳐있던 고위 귀족들이, 전원 얼어붙어 있었다.
“그러고보니… 얼어붙은게 딱 절반쯤이네.”
“…아까 움찔거리던 교사들도 얼었어요.”
“그럼… 투표 결과에 상관없이 안전을 보장해준다는게, 얼음속에 넣어준다는거였어?”
“아무래도 그런듯 싶네요.”
슬슬 상황파악을 마치고는 오싹한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한 남은 학생들.
“대, 대체… 마왕은 얼마나 쎈거야…”
“이 얼어붙은 사람들… 서대륙에도 잔뜩 있다고 들었어요. 그럼 설마, 그들 모두가 마왕의 에너지원인 걸까요…?”
“말도 안돼. 그런 괴물을 어떻게 이기라고.”
그렇게 중얼거리던 그들이, 방어벽 너머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아이시를 떨리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 콰지직…! 콰지지직….!!!
벌써 몇시간이나 지났음에도, 슬슬 여유로운 미소를 되찾은채 마구 공격을 퍼붓고 있는 아이시.
“하아, 하아…”
“…으음.”
그리고, 약간 지친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공격을 받아치고 있는 프레이와 루비.
얼핏보면 여전히 대등한 싸움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나, 자세히 보면 아까보다 확연히 행동이 느려진 그들이었다.
– 파지직…! 파지지직…!!
그런 상황에 마른침을 삼키고 있던 학생들이, 가까이서 일어난 스파크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시선을 돌린다.
“으으으…”
“너, 너희들… 뭐해?”
유렐리아, 레냐, 르카네를 비롯한 몇몇 1학년 생들이, 이를 악물고 서로의 마나를 모으고 있었다.
“이거라면… 이걸 성공시킨다면…”
“이, 입다물고 집중해…!”
몇개월 전에 그들이 프레이에게 대적할때 사용하려던 색이 깃든 마나들의 합동기.
블랙테일 판타지에서 몇 안되는 필살기로 분류되는 그 기술을, 그녀들이 다시 재현해내려 하고 있었다.
“자, 잠깐! 집중좀…!”
– 퍼버벙…!
“꺄아악!?”
하지만 몇개월간의 연습에도 제대로 구현된적이 한번도 없었던 합동기가, 지금와서 기적적으로 성공할 리가 없었다.
“콜록, 콜록…”
“…또 실패네.”
결국 거대한 먼지구름을 만들며 성대하게 실패해버린 합동기.
그 안에서 콜록거리던 소녀들을 바라보던 유렐리아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린다.
“결국… 끝까지 실패만 하는구나.”
“하, 한번만… 한번만 더해보자… 예전보다는 불안정한 부분이 나아졌잖아? 어, 어쩌면 다음번 시도에는…”
“…됐어, 더 이상 가망이 없는걸.”
이윽고 그렇게 말한 유렐리아가 눈을 검게 물들이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녀에게 손을 뻗다가 이내 고개를 떨구어버리는 레냐.
몇달간 이어왔던 그들의 연습이, 그렇게 수포로 돌아가는 듯 싶었다.
“애옹.”
“…아얏.”
그런데,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소녀들을 뒤로하고 걸음을 옮기던 그녀의 발목을 깨문 무언가.
“고양이 인형…..?”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검은색 고양이 인형이 그녀의 발치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따라오라는거니.”
의아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녀석을 바라보던 유렐리아가, 이내 눈빛을 빛내며 묻는다.
– 샤아아…
고양이 인형이, 자신에게 매우 익숙한 검은색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
그 친숙한 기운에 자기도 모르게 끌려 걸음을 옮긴 유렐리아가, 이내 멍한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둘러본다.
“대체 뭔데…?”
“애오오옹…”
“야옹?”
아카데미의 뒷마당에, 고양이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고양이 인형에… 정령에… 들고양이까지…”
아카데미의 뒷마당에 천년전부터 서식하던 고양이 정령들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유렐리아가,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녀석들에게 다가간다.
아카데미의 고양이 정령들은 정령들 사이에서도 최상위 종족. 때문에 들고양이들은 녀석들에게 함부로 접근하지 않는것이 일반적이다.
– 흔들흔들…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 고귀한 정령들과 들고양이들이, 검은색 고양이 인형의 뒤에 원 모양으로 선채 올망똘망한 눈빛으로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 텁…!
“…..?”
그렇게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맨앞에 서있던 검은 고양이 인형의 꼬리를 새하얗게 빛나는 정령이 물자 눈을 동그랗게 뜨는 유렐리아.
“애옹.”
“이야옹!”
“고로롱…”
그 정령의 꼬리를 옆에 있던 고양이가 물고.
그 고양이의 꼬리를 이번에는 뒤에 있던 정령이 물고…
“……..”
그렇게 정령과 고양이들이 서로의 꼬리를 물고 물어간 끝에,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고리가 만들어졌다.
“””애옹~!”””
– 휘릭, 휙…
“……..이건.”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던 녀석들이 빙글빙글 돌아 고리를 회전시키기 시작하자, 멍한 표정으로 녀석들을 지켜보던 유렐리아의 눈빛에 이채가 서린다.
“그, 그래… 그거야.”
“””애옹…?”””
“꼭 색이 있는 마나만 넣을 필요는 없잖아.”
이윽고 그렇게 중얼거리며 바쁘게 머리를 회전시키기 시작한 그녀.
“색이 없는 마나라도… 보잘것 없는 힘을 가진 마나라도… 불안정성을 보완해 줄 수는 있어.”
“””애옹!”””
“색을 가진 자들만이 아닌, 모두가 협동해서 쏘아올려야 하는 협동기… 그래, 그래서 ‘협동기’였던거야…!”
이윽고 결론을 내린 그녀가, 실로 오랜만에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인다.
“가, 감사해요… 정령님들. 깨달음을 주셔서…”
“……….”
“그, 그리고… 고양이 님들…도?”
“”고로롱…””
이윽고 그렇게 덧붙인 그녀의 다리에 슬그머니 다가와 볼을 비벼대기 시작한 정령들과 고양이들.
“…그, 그런데.”
그런 그들을 잠시 쓰다듬어주다 재빨리 걸음을 옮기려던 유렐리아가,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넌 뭐니?”
“…애옹?”
그 말에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검은 고양이 인형이었다.
.
“너희들… 어떻게 나온거냐?”
그렇게, 다시 현재의 시점.
“진짜 성공했네…”
“설마 다른 학생들의 도움을 받는게 해답일거라곤… 몇달간 우리끼리만 연습했었는데…”
“특색을 가진 마나를 타고났으니, 저희도 은연중에 차별을 하고 있던 걸지도요. 그리고 그게 기술의 완성을 막았고.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그 분이 협동의 중요성을 강조한게… 그것 때문이었구나.”
이솔렛이, 자신의 뒤에 우글거리는 아카데미 학생들을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투표가 찬성으로 끝나고 아카데미가 결사항전에 들어갔을때, 혹시 몰라 손을 뻗어봤는데… 나가지더라고요?”
“이미 각오를 마친 자들이니까 지킬 필요도, 속박할 필요도 없다는 거겠죠.”
“그, 그게 문제가 아니잖나!!”
이윽고 학생들이 태연한 표정으로 답하자, 버럭 소리를 지른 이솔렛.
“여긴 위험하다! 저기 저 마물들의 군세가 보이지 않더냐?”
그런 그녀의 뒤에, 침식 현상에서 밀려나와 다시 빽빽히 들어차기 시작한 마물들이 아카데미에 흉흉한 시선을 보내며 거친 숨을 들이내쉬고 있었다.
“너희들은 다시 아카데미 안으로 들어가 있거라. 여긴 너무 위험해. 내가 어떻게든 해볼테니…”
“아니요.”
그런 그녀의 앞에, 아카데미 학생들의 사이에서 누군가가 나와 선다.
“저희도 싸울거에요.”
“…뭐?”
식빵자세를 한채 꾸벅꾸벅 졸고 있는 고양이 인형을 머리 위에 올린 유렐리아가, 한쪽 눈을 살짝 흰색으로 빛내며 말한다.
“더 이상 누구도 외로운 싸움을 하게 두지 않을거에요.”
“그런 힘은… 어디서 얻은게냐?”
그런 그녀의 뒤에 있던 학생들이 뿜어낸 마나가, 색을 가진 자들의 마나와 섞여 공명을 시작하자 나지막한 목소리로 질문을 던지는 이솔렛.
“협동의 중요성을 이제 막 깨달았거든요.”
“우와아아아아아아!!!”
“그리고 그건…”
그 질문에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답한 유렐리아가, 저 멀리 보이는 길가를 가리켰다.
“…저쪽도 막 깨달은 것 같네요.”
“제국을 수호하고 악을 몰아냅시다!!!”
“얼어붙은 자들을 구합시다!!”
“프레이 마왕… 용사님을 위해!!”
긴급히 소집된 제국 사병들.
드미르칸의 휘하에 있던 마족들과 전투간부들.
그리고 얼어붙어버린 가족과 동료들을 위해 가세한 수많은 시민들이 아카데미 쪽으로 들이닥쳐오고 있었다.
“…마족들의 피냄새가 나는구만.”
“네?”
“아닐세.”
그리고 그 행렬의 맨 앞에서, 전신을 가보로 무장한채 흉흉한 기세를 사방으로 뿜어내며 아이시의 마왕군을 노려보는 한 남자.
“돌격하라!!!”
“여긴 저희가 맡겠습니다! 교수님 일행은 잠시 휴식을!!”
아브라함과 유렐리아의 우렁찬 목소리가 한데 섞여 피바람이 부는 전장에 울려퍼졌다.
.
한편 그 시각.
“………..”
“그래, 넌 좀 정상적이네.”
드래곤들이 주둔하고 있던 언덕의 꼭대기에 도달한 이리나가, 짜증이 넘실거리는 표정으로 눈앞의 드래곤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가 여기 우두머리지?”
꼭대기까지 올라오는 동안 수없이 많은 드래곤들의 징그러운 애교와 재롱을 지켜봐야 했던 이리나.
“역시 우두머리는 뭐가 달라도 좀 다르네. 아래의 떨거지들과는 다르게 최소한 오백년은 산거 같은데…”
그 알 수 없는 상황에 잔뜩 짜증이 났던 그녀가, 지금까지 만났던 드래곤들과는 차원이 다른 기세를 내뿜고 있는 드래곤들의 수장을 노려보며 사나운 목소리로 말한다.
“뭐, 아무튼 요건만 말할게.”
“………..”
“계속해서 마왕이랑 편먹었다간, 나중에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게 만들어줄… 저기?”
그런데, 말을 하다 말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드래곤의 표정을 살피는 이리나.
“내 말 듣고 있니?”
“그, 그르르…”
“얘들이 단체로 뭘 잘못 먹었나.”
이윽고 녀석이 눈이 동그랗게 변한채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것을 확인한 그녀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런데, 나도 뭘 잘못 먹은것 같은데.”
그러던 그녀가,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그렇게 중얼거린다.
“왜 이리 덥지?”
그렇게, 갑자기 온 몸에서 흐르기 시작한 진땀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손부채질을 하던 이리나.
“누님?”
“응?”
그러던 그녀가, 꼬리를 조용히 배쪽으로 숨긴 드래곤족 수장의 떨리는 목소리에 멍한 얼굴로 녀석을 바라본다.
“어디갔다 이제 오셨습니까?”
“………???”
그 말을 들은 이리나의 표정에 물음표가 떠오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