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20)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20화(420/524)
Episode 420
“너 지금 뭐라고 했냐?”
“누님. 왜 그러십니까?”
자신의 앞에 있는 드래곤들의 수장이 배 밑으로 숨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그렇게 묻자, 이리나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내가 왜 네 누님인데?”
“네?”
“내가 왜 네 누님이냐고. 도마뱀 새꺄.”
“……???”
이윽고 녀석을 어이없다는 듯이 흘겨보는 이리나와,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한 드래곤족의 수장.
“아, 내 정신좀 봐.”
그러던 그가, 자신의 머리를 꼬리로 탁 치더니 다급히 날개를 펼쳐 하늘로 이륙할 준비를 시작한다.
“그,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누님. 헤헤…”
“자, 잠깐! 어디가는데…”
“죄, 죄송합니다!”
그 모습에 한시가 급했던 이리나가 재빨리 손을 뻗자, 두손을 내젓다가 날개로 몸을 감싸는 수장.
“저, 절대 도망치려 한거 아닙니다.”
그렇게 말한 녀석이, 날개 사이로 빼꼼 고개를 내밀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려온다.
“그러니 때리지 마십… 아니, 살살 때려주십쇼…”
강아지 마냥 꼬리를 살랑이며 불쌍한 눈초리를 짓는 것이, 꽤나 귀여워 보였다.
녀석이 작고 귀여운 강아지와는 달리 무지막지하게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온몸에 흉터가 가득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드래곤들의 수장이라는 것만 빼면 말이다.
그 극명한 차이 덕분에, 이리나의 눈에는 도마뱀이 교태를 부리는 장면밖에 비추어지지 않았다.
“누누누, 누님이 평소에 좋아하시던 걸로… 준비해오겠습니다.”
“엉?”
“그, 그럼…!”
때문에 이리나의 표정이 우악스럽게 일그러지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다 눈을 질끈 감으며 하늘로 날아오른 수장.
“아니, 이게 무슨…..”
그렇게 그가 점이 될 정도로 멀어질때까지 멍하니 그를 바라보던 이리나가, 조용히 시선을 옆으로 돌린다.
“…이리나 님, 이쪽입니다.”
“최대한 비슷하게 꾸며놓았으니… 부디 만족하시길…”
흉흉한 눈빛을 띄고 있던 고룡들이, 순진무구한 눈빛을 띈채 그녀의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어서 따라 오시지요.”
“………”
잠시 생각을 멈추기로 마음먹고 퀭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이리나였다.
.
“”맛있게 먹으십쇼, 누님.””
드래곤족의 수장, 그리고 그의 양날개로 불리는 두 부하가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며 입을 연다.
“…뭔데, 이거.”
“누님이 제일 좋아하는 것들이잖습니까?”
그런 그들을 여전히 퀭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는 이리나.
“…하아.”
지금 그녀는 거대한 새의 둥지마냥 나뭇가지들로 만들어진 아늑한 공간에 무릎을 잡은채 들어가 앉아있는 상황이였다.
– 꿈틀, 꿈틀…
그리고 그녀의 눈 앞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것은 수많은 종류의 벌레들과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고깃덩어리.
“이걸… 나보고 먹으라고?”
“예? 그새 입맛이 변하셨습니까?”
역한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던 이리나가 그렇게 묻자, 수장이 아리송한 기색을 내비치며 역으로 묻는다.
“자, 빼지 마시고 어서 드셔 보시지요. 아주 싱싱합니다.”
“…이, 이게 뭔데.”
그러던 수장이 고깃덩어리를 손으로 잡고는 헤실헤실 웃으며 입가에 내밀자, 질겁을 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군침을 흘리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묻는 이리나.
“오크의 항정살입니다. 별미중의 별미…..”
“저리 치워, 시발.”
“아, 알겠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고깃덩어리의 정체를 깨닫고 살기를 내뿜자, 수장이 다급히 고깃덩어리를 옆으로 던져버린다.
“하, 하긴… 천년정도면 입맛이야 조금 변하실 수는 있겠네요…”
“대체 아까부터 무슨 소릴 하는건지… 윽.”
이윽고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그를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다가, 갑자기 인상을 찌푸리며 가슴을 부여잡는 이리나.
‘몸이… 왜 이러지.’
아까부터 계속해서 뜨겁게 달아오르던 그녀의 몸이, 이제는 고통이 느껴질 정도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역시, 뭔가 이상해.’
무엇인가 심상치 않다는것을 느낀 이리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언성을 높인다.
“야, 니들.”
“네, 넵?”
“나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무슨 짓… 이라뇨?”
그 말에 다소곳이 앉아 그녀의 눈치를 보고 있던 드래곤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순간적으로 치밀어오른 화를 참지 못하고 빼액 소리를 내뱉은 이리나.
“나한테 무슨 개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거냐고!!! 도마뱀 새끼들아!!!”
그녀의 노한 목소리가 급조된 둥지에 울려퍼지자,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고개를 조아리고 있던 드래곤들이 딱딱하게 얼어붙는다.
“시발!! 니들 수작을 내가 모를 것 같아!? 가만히 보자보자 하니까…!!!”
“이, 이리나 님…”
“너희들의 모습을 본 이후로 온 몸이 간질간질하고, 가슴이 떨린단 말야!!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말해!!!”
“이이, 이것도… 이제 싫어하실까요?”
“또 무슨 개수작을…….”
그런 드래곤들의 앞에서 핏대를 세우고는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던 이리나가, 다급히 수장이 내민 무언가를 보고는 말끝을 흐린다.
“이건…..”
“비비, 빙룡 열매로 만든 주스입니다… 시원하게 들이키시고, 노여움을 가라앉히시옵서서…”
“……으음.”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으로 드래곤들을 내려다보던 이리나가, 이내 시선을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주스에 보낸다.
– 꿀꺽…!
그리고는, 자신의 꼬리로 그것을 휘감더니 단박에 입에 털어넣는 그녀.
“시, 시작됐다.”
“드, 드디어 본 모습을 드러내시는 건가…”
“쉿, 자칫하다간 책잡혀서 두들겨 맞는다.”
“수장님은 이번엔 몇대를 맞으시려나…?”
“…이제 좀 진정이 되네.”
그런 자신을 바라보며 수군거리는 드래곤들을 무시한채 한결 나아진 표정으로 중얼거린 그녀가, 얼이 빠진채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드래곤들을 살펴본다.
“자, 잠깐… 누구…?”
“누, 누님이 아니잖아!?”
“하, 하지만 이 기운은… 분명……”
어째서인지 드래곤들이 아까와는 달리 잔뜩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수근덕거리고 있었다.
“보아하니 아직 어린 용인것 같은데…?”
“거기에 레드 드래곤이잖나. 역시 누님일리가 없다.”
“하지만 자질은 확실해. 그분과 똑같은 자질이야.”
“그 맛대가리 없는 빙룡 열매를 좋아하시는 것 까지도… 예언과 똑같군.”
“…천년만에 종족에 나타난 새로운 기적인가.”
그런 그들의 수군거림을 잠시 멍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던 이리나.
‘뭔가… 이상한데?’
그러다가 잠시 위화감을 느끼고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녀가, 이내 인상을 찌푸린다.
‘아니, 지금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지.’
한시가 급한 상황이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프레이와 동료들은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더 이상 이 빌어먹을 파충류들과 보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전부 똑똑히 들어.”
때문에, 둥지 전체에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으며 최후 통첩을 시작한 그녀.
“지금부터 이 전쟁에 손을 때고, 이곳을 떠나.”
“”…………..””
“마왕과 싸워달라고 하진 않겠어. 너희들도 사정이 있을테니.”
그렇게 말한 그녀가, 급조된 둥지 밖으로 나선다.
“그러니 그냥 떠나달라는거야. 그렇다면 후에 문책은 하지 않을테니.”
이윽고 날개를 활짝 펼치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속삭인 그녀.
“하지만 만약 이 시간 이후로 조금이라도 개입한다면… 그 뒤로는 전면전이야.”
“”………….””
“그럼, 이만.”
그 말을 남기고는, 바닥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른 그녀였다.
.
– 쿠과과과광!!
“커흑…!”
굉음이 울려퍼짐과 동시에, 공중에서 혈전을 벌이던 프레이가 얼어붙은 땅으로 처박힌다.
“프레이!!!”
전력을 다해 하강했음에도 그를 붙잡지 못한 루비가, 움푹 파인 땅 안에서 비틀거리고 있던 그를 붙잡아 올린다.
“젠장, 너…!”
“이거, 좀 곤란하네…..”
다행히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어 보였으나, 그의 왼쪽 의수가 다시 짓이겨진채 날아가 있었다.
“쯧, 역시 의수라 그런지 너무 약해… 무슨 수를 쓴건지 회복도 안되고…”
“내 마법에 당해놓고, 팔이 쉽게 회복될거라 생각한건가. 오만하구나.”
루비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난 프레이의 앞에 내려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걸어오기 시작한 아이시.
“역시 장기전으로 갈수록… 많이 불리해지는구나.”
“후후후.”
“무한한 힘과 유한한 힘의 차이가 이리도 클 줄이야.”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중얼거린 루비의 표정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최소한 반나절은 더 버텨야 하는데…”
그녀의 말대로, 장기전으로 갈수록 그들은 불리해질 수밖에 없었다.
프레이와 루비가 가지고 있는 힘은 유한했지만, 마왕화가 된 아이시가 가진 힘은 무한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무한한 힘을 가진 이상, 아무리 타격을 입혀도 금새 회복하고 아무리 힘을 빼놓아도 금새 컨디션이 돌아온다.
때문에 ‘아카데미 공방전’은 만약 퀘스트 조건을 성립하지 못해 마왕이 직접 마왕군과 행차할 경우, 무조건적인 패배가 예정되어 있는 이벤트가 되도록 설계가 되어 있었다.
“어떻게든 버텨봐야겠지.”
“…그래.”
그 불가능한 이벤트를, 오직 마왕측에게 부여된 24시간이라는 시간 제한 만을 믿고서 클리어에 도전한 프레이 측이였다.
“과연, 너희들이 버틸 수 있을까?”
하지만 그들의 투지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슬슬 한계같아 보인다만?”
측면의 마물 군단은 아카데미에서 뛰쳐나온 용감한 학생들에 의해 겨우겨우 막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정면의 마왕군들은, 사병과 시민, 그리고 일부 배신자 마족들의 연합군과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것까지만 보면 희망이 있는 것 같아보였지만, 하필 프레이와 루비측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 뼈아픈 손실이었다.
“괜찮아… 몇시간, 몇시간만 더 버티면 지원군이…..”
“그때는 우리측 지원군도 온다만.”
비틀거리며 바닥에 박혀있던 검을 뽑아낸 프레이에게, 비웃음이 가득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얼음의 창을 겨누어보인 아이시.
“어차피 질 전쟁, 그냥 여기서 끝내는건 어떠느냐.”
그러던 그녀가, 갑자기 창을 하늘로 쏘아올린다.
– 파지지지직…!
“이런.”
“……..”
이윽고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무지막지한 갯수로 복사되어 하늘을 가득 매운 얼음의 창.
“그 녀석만 지킨다고 될게 아닐텐데?”
“…으윽.”
다급히 프레이를 날개로 감싸며 반격을 준비하던 루비가, 그 말에 다시 하늘의 얼음창을 바라보고는 식은땀을 흘린다.
– 스릉…
무수히 많은 창의 반절은 프레이와 루비를 향하고 있었지만, 나머지 반절은 아카데미를 향하고 있었다.
“힘도 많이들고 리스크도 커 원래는 쓸 엄두를 못내지만… 녹초가 된 너희들에겐 사형 선고나 다름없겠지.”
살짝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은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손을 아래로 내렸고.
“잠깐…..”
– 파즈즈즈즈즈즈…!!!
덕분에 하늘에 떠올라 있던 얼음창들이 일제히 밑으로 내려꽂히기 시작하려던 바로 그 순간.
– 화르르르르르르륵…!!!!!
“흐아?”
난데없이 거대한 화염의 불기둥이, 아카데미의 하늘을 휩쓸었다.
– 치이이익…
덕분에 흔적도 남기지 않은채 하늘에서 증발해버린 아이시의 얼음 창들.
“””………….””””
그 뒤에도 하늘을 마치 불태우기라도 하듯이 일렁이는 불꽃과 열기에, 사람들이 잠시 전투를 멈추고는 압도된 표정으로 붉게 변한 하늘을 올려다본다.
“꼬맹아.”
이윽고 그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한, 앙칼진 외모의 누군가.
“고드름을 가지고 놀면 위험하잖니.”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던 루비와 프레이의 앞에 멋지게 착지한 그녀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시를 바라본다.
“얘들아, 나왔…”
“네네, 네놈. 설마, 이제와서 각성을 한 것이냐?”
“…뭐?”
이윽고 밝은 미소를 지으며 살짝 뒤를 돌아보던 그녀가, 아이시의 차가운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뭐, 뭔소리래? 난 아직 각성을 못했…”
이윽고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다가, 바닥에 시선을 고정한채 굳어버린 그녀.
– 살랑, 살랑…
비늘로 덮인 두툼한 꼬리가, 그녀의 발치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어라.”
그 꼬리를 멍한 눈빛으로 콕콕 찌르던 이리나가, 이내 손을 머리위로 가져간다.
“이거…”
그러자 그녀의 손안에 잡혀지는, 루비 만큼이나 두껍고 단단한 뿔.
– 파닥, 파닥…..
“그러고보니, 나 방금거… 어떻게 했지? 마법은 쓰지도 않았는데…..”
그 뿔을 만지작거리던 이리나가, 자신의 양 옆에서 펄럭이고 있던 날개에 시선이 닿자 자신이 방금 전에 주스를 어떻게 마셨는지, 비행은 어떻게 한 것인지 상기해보기 시작한다.
“…갸오.”
– 화르르르륵….!
그렇게 한참을 무엇에 홀린 얼굴을 한채 머리를 굴리던 그녀가 입을 벌리고 소리를 내자, 무시무시한 열기와 함께 그녀의 입 안에서 브레스가 뿜어져나온다.
“아.”
자신과 상극인 기운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아이시가 식은땀을 흘리며 뒤로 물러나자, 멍한 표정으로 단말마를 내는 이리나.
“하필이면 이 시점에….. 어째서……”
“어리석은 마족이여, 주군의 진정한 능력을 보았느냐.”
“으읏.”
그녀를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뒷걸음질을 하던 아이시가, 그녀의 뒷편에서 들려온 중후한 목소리를 듣고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린다.
“…모든 형제들이여! 듣거라!!”
아카데미의 방벽 위에 내려앉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던 드래곤들의 수장. 그런 그가, 고개를 젖혀들고는 천지가 뒤흔들릴 정도로 우렁찬 목소리를 낸다.
“천년만에 새로운 드래곤 로드가 탄생했도다!!!”
그렇게 말한 그가 드래곤 피어를 사방으로 발산하자, 언덕 위에 앉아 있던 드래곤들도 자신들의 기운을 발산하며 하늘 위로 날아오른다.
“새로운 주군에게, 너희의 의무를 다하라!!!”
아까의 어리숙한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어 사라진채 흉흉한 기운을 내뿜고 있던 그가, 그렇게 말을 마치고는 아이시를 죽일듯이 내려다보기 시작한다.
“으, 으으으…”
이윽고 언덕 위에 앉아있던 드래곤들이 하늘을 가득 매운채 아카데미 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하자, 오만상을 찌푸리며 뒷걸음질을 시작한 아이시.
“내, 내가? 드래곤… 로드라고?”
그런 그녀와 하늘을 수놓고 있는 드래곤들, 그리고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는 루비와 프레이를 번갈아 바라보며 맹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이리나였다.
.
그로부터 얼마 뒤.
“저, 정말입니까…?”
얼어붙은 클라우드 왕국의 지하에서 벌벌 떨고 있던 궁정 마법사가, 아이시에게 다급히 걸려온 연락을 받고 겁에 질린 눈빛을 띤채 되묻는다.
“정말… 지금인가요?”
– 하라면!! 해!!!
“그, 그치만… 이, 이건 너무 스케일이… 그, 그리고…”
– 크오오오!!!
– 꽈드득, 꽈드드득…!!!
“저, 저기… 무슨 일 있으신지요?”
아이시의 분노가 서린 외침에도 무언가를 망설이며 주변을 마구 돌아다니던 그가, 연락 사이에 섞여들어온 잡음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뭐가 막 찢어발겨지는 소리와 굉음이…”
– 너부터 죽여주마…
“아, 알겠습니다!! 하겠습니다!!!”
그러던 그가, 자신의 주변에 날카로운 얼음 창이 솟아나자 빼액 소리를 지르고는 품에서 스크롤을 꺼내든다.
“미, 미쳤어. 미쳤다고. 이건 미친 짓…..”
– 스릉…!
“…시, 시발.”
그리고는 잠시 몸을 부르르 떨던 그가, 얼음의 창이 자신의 옆구리를 겨누자 자포자기한 표정을 지으며 스크롤을 찢었다.
– 부욱…!!
“나도 이젠 모르겠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
유적 안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던 초대 용사들의 눈이, 일제히 번쩍 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