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21)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21화(421/524)
Episode 421
– 쿠궁!! 쿠구구궁!!!
“쿠오오오오오!!”
사방에서 드래곤들의 포효가 들려온다.
– 파지지지직…!
“감히… 협정을 어기다니…”
“그 어떤 것보다, 로드의 뜻이 우선이니라!”
아카데미의 하늘을 가득 매우고 있던 드래곤들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공중에 떠 있던 아이시를 공격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다행히도 내 작전이 성공했구나, 프레이.”
그 모습을 지켜보며 숨을 고르고 있는데, 내 옆에서 말을 걸어오는 루비.
“이렇게 될거란 걸 알고 있었어?”
“도마뱀… 아니, 드래곤들에게 있어서 ‘로드’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무려 천년간 모습을 감췄으니 말이다.”
그렇게 말한 그녀가, 슬금슬금 내 옆구리로 다가와 붙는다.
“아무튼 드래곤들이 나섰으니 이제 우리가 이긴거나 다름 없도다.”
“그렇지. 24시간만 버티면 되는 일이니까.”
종족 하나하나가 기사단장 급 강자를 상회하는 드래곤들. 그 모두가 아이시를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아무래도 아카데미 공방전은 우리의 승리로 끝날 것 같다.
사실 승리가 아니라 ‘무승부’를 노리는 거지만 말이다.
흑막이 마왕후보였던 아이시를 마왕으로 만들어 직접 침공에 나선 이상, 오늘의 전투는 원래 ‘필패’ 이벤트였다.
선조님의 예언서에서 본 장면에 의하면, 마왕이 직접 침공을 나설 경우 게임 플레이는커녕 아카데미가 무너지는 컷신 하나가 달랑 나오고 게임 오버가 되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루비와 글레어, 완전 각성에 성공한 히로인들, 그리고 드래곤들이 있다.
게다가 아카데미 학생들과 일부 시민들 또한 고맙게도 목숨을 걸고 나서주고 있다.
그렇기에, 이대로만 가면 아슬아슬 하지만 24시간이라는 제한 시간을 전부 소모해 무승부를 만들어낼 수 있을것 같다.
만약 시간 제한이 없었거나 2일에서 3일만 됐어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금의 아이시는 루비 처럼 절대 죽지 않고 무한히 힘을 쓸 수 있는 무적상태, 즉 ‘이벤트 보스’이기 때문이다.
“점점 끝이 다가오는구나, 프레이…”
“…그렇네.”
지금은 공방전이 시작된지 정확히 12시간, 반나절이 지난 상태.
이대로 24시간이 끝나 무승부 판정이 된다면 아카데미 공방전 시나리오는 강제로 중지된다.
그리고는 글레어의 DLC 시스템으로 통합된 최후의 시나리오, ‘최후의 대결’ 퀘스트가 시작되겠지.
원래 공방전에서 패배할 시 대규모의 패널티를 떠안게 되지만, 글레어의 DLC 시스템에는 그런것 따위는 없다.
오히려 글레어의 조력자 포인트와, 내가 맺어온 애정 점수로 용사의 무구를 깨울 수 있는 지극히 합리적인 시스템이 추가된다.
그리고, 그 합리적인 시스템에 의해 개편된 ‘최후의 대결’ 시나리오는 예언서와는 약간 다르다.
아마 최후의 대결에서, 나는 마왕이 아니라 그 뒤의 배후에게 칼을 겨누게 되겠지.
그렇다.
루비의 말대로 점점 끝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것을 끝내고 우리 모두가 잃어버렸던 행복을 다시 누릴 수 있는 순간이 말이다.
– 펄럭, 펄럭…
“음?”
그런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짓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옆으로 날아왔다.
“프, 프프 프레이…”
“왜 그래, 이리나?”
머리에는 뿔이, 등에는 날개가, 둔부에는 두툼한 꼬리를 살랑거리고 있는 이리나. 그녀가 어째서인지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을 걸어온다.
“뭐, 뭔가 느낌이 이상해.”
“응?”
“괴, 굉장히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거야.”
그렇게 말한 그녀가 꼬리로 나를 감싼다.
매끄러운 비늘이 나를 감싸고 들어와 옥죄이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묘해진다.
“피, 피해야 해. 어서.”
“…왜 그래, 이리나?”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이리나의 표정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진지해져야 할 것 같다.
“모두에게, 모두에게 위험을 알려야…”
“일단 진정하고 천천히 이야기를…”
진심으로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그녀를 진정시키려 손을 뻗는데, 옆에서 들려온 루비의 긴장한 목소리.
“…드래곤 로드에게는 자신들의 종족에게 닥쳐올 위기를 예지하는 능력이 있다.”
“뭐?”
“지금 이리나는 드래곤 로드로 각성했으니… 그 예지 능력이 발동한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한 루비가, 조용히 시선을 하늘로 돌린다.
“헌데, 저정도나 되는 녀석들이 위기에 처한다? 이상하구나.”
그녀의 말대로 드래곤들은 브레스와 드래곤 피어를 사방으로 뿜어내며 신나게 아이시를 두들겨 패는 중이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녀석들도 지쳐 아이시에게 밀리기 시작하겠지만, 저들이 개입한건 불과 몇시간 전이다.
아직까지는 전혀 패색이 보이지 않는데,
대체 어딜 봐서…..
“잠깐, 그러고보니… 어째서 녀석들은 고대 유물의 힘을 쓰지 않은 것이지.”
“…응?”
그런 생각을 하며 머리를 긁적이고 있는데, 갑자기 인상을 찌푸리더니 중얼거리는 루비.
“그곳의 지하에는… 아카데미의 고대마법을 통제할 정도의 저력이 있을터인데?”
“루비?”
“그게 무엇이였지… 젠장, 0회차의 일이라 그런지 기억이 완벽하게 나질 않아…”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던 루비를 조용히 바라보던 바로 그때.
– 파지지지직…! 파지지지지직…!
“……?”
갑자기 사방에서 들려오기 시작한, 공간이 찢어지는 소리.
그 소리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들어올라 나는, 이내 나도 모르게 입을 떡하니 벌렸다.
“무슨……”
하늘에 무지막지한 개수의 포탈이 생성되어 있었다.
대체 뭐지?
저 많은 포탈을 어디에 쓰려고?
크기가 사람 한명이 오고다닐 수 있을 정도인걸 보아하니, 설마 우리측 지원병력에 발이 묶인 교단과 비밀당주의 연합군 녀석들을 데려오려는 걸까?
하지만, 이제와서 그들이 온다고 해도 바뀌는건 없을 터인데?
“저, 저게… 뭐야.”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던 나는, 하나둘씩 완성되어가던 포탈에서 뛰어내린 누군가를 본 순간 머릿속을 새하얗게 물들일 수 밖에 없었다.
“”…………..””
나와 너무나도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땅바닥에 착지하고는 텅 빈 눈빛으로 아이시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자, 잠깐…..”
얼핏 보면 나로 오해할 수 있는 모습이지만, 저들의 머리색은 전부 검은색이다.
게다가 자세히 보니, 어딘가에서 본 모습인데…
“…설마.”
이윽고 무수히 많은 포탈에서 내려온 그들의 수가 많아질 수록, 그리고 그들이 천천히 사방으로 향할 수록, 그 정체가 명확해졌다.
“젠장.”
1년전 쯤에 꿨던 꿈에서 손수 하늘을 가르던, 나와 비슷하게 생긴 남자.
태양신의 초대로 이계로 와 변수를 만들어낸 남자.
나를 위해 예언서를 남겨준 선지자.
제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위인.
“프레이, 이건…..”
“이, 이럴줄 알았어…”
초대용사 김한별.
그와 똑같이 생긴 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포탈에서 계속 내려오고 있었다.
“후후후후후…”
감히 개입할 생각도 못한채 그 모습을 루비와 이리나와 함께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새 드래곤들을 사방으로 밀쳐내고 공중으로 떠오른 아이시가 소름끼치는 웃음을 흘리며 그들을 내려본다.
“설마 이 녀석들까지 동원하게 될 줄은 몰랐구나. 웬만해서는 힘을 아끼려 했는데…”
그리고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검은색 촉수를 사방으로 뻗기 시작한 그녀.
“어쨋든, 이기면 장땡이니 말이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초대 용사들의 눈빛이 일제히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슬슬 굴복하거라. 피조물은 피조물답게.”
그녀의 말이 끝난 순간, 허리춤에서 익숙하게 생긴 검을 뽑아든채 멍한 표정을 지으며 사방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김한별들.
“프레이, 일단 뒤로 물러나거라. 너는 부상을 입었으니, 내가 어떻게든…”
“저, 전열을 정비해야 해. 저 사람들이 진짜 그라면… 절대 못이겨.”
“…젠장.”
이런건 예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
“이제야 다시 좀 재밌구나.”
그로부터 얼마 뒤.
“직접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역시 최고는 느긋하게 관망하는 것이지.”
공중에 떠있는 얼음의 옥좌에 다리를 꼬고 앉은 아이시가,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으며 땅 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젠장… 설마, 가문의 선조와 싸우게 될 줄은.”
“…틀렸어요. 안에 영혼이 감지되질 않아요.”
“이건… 너무 상정 외인데.”
마왕군을 몰아치며 아카데미 쪽으로 밀고 들어오던 아브라함과 페를로체, 그리고 세레나와 시민군들이 이를 악물며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
그들을 가로막고 있는건, 단 세명의 초대용사.
여전히 검게 물들어 있는 눈빛을 띤 그들이 멍한 표정으로 검을 휘두르자, 대지가 요동치며 무지막지한 검기가 몰아친다.
– 파가가가각…
“…더 이상 진입하는건 무리네. 그저 개죽음일 뿐이야.”
“으득…”
그 검기를 자신의 검으로 겨우겨우 막아낸 아브라함이 자신이 밀려난 거리를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얼거리자, 세레나가 조용히 이를 간다.
“주제를 모르는 천한 개미들은 해결됐고.”
그 모습을 기분 좋은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돌리는 그녀.
“속이 다 시원하군.”
이윽고 그녀의 시야에, 땅으로 끌려 내려온 드래곤들이 들어온다.
“구오오오오오!!”
“…저 녀석이, 어떻게.”
“네놈…!! 누님을 어디에… 커흑!”
수많은 초대 용사들이 드래곤들을 기계적으로 베고 찌르고 있었다.
“흐음… 이제보니 개체마다 전투력의 차이가 있구나.”
그 모습을 꼴 좋다는 듯이 관찰하다가, 이내 그렇게 중얼거리는 아이시.
“어떤 녀석은 드래곤 피어조차도 버티지 못하는데… 어떤 녀석은 드래곤 한마리를 거뜬히 상대해 내는군.”
그녀의 말대로 드래곤 피어에 꼼짝도 못하고 짓밟히는 한별이 있는가 하면, 벌써 3마리째 드래곤을 추락시킨 한별또한 있었다.
“뭐, 이정도면 충분하지. 애초에 남아도는게 육체이니.”
이왕이면 한명 한명이 전부 전략병기 수준이길 원했던 아이시에게는 꽤나 아쉬운 일이였지만, 불량이 있으면 당첨도 있는법.
불러내진 한별중에서도 특히나 강력한 몇명이, 전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고 있었다.
– 파지이이이이잉…!
“크윽…!”
“더 이상 못버텨요…!”
마물들과 함께 밀려드는 초대용사를 억지로 막아내고 있던 클라나와 루루가, 입과 눈에서 피를 토해내며 쓰러진다.
“…젠장.”
그들의 앞에서 온 힘을 다해 참격을 날리던 이솔렛이, 역으로 날아온 초대용사들의 검격에 상처를 입으며 무릎을 꿇는다.
“이, 일단 후퇴합시다!”
“안돼, 아카데미가…..”
“방벽 안에서 잠시 숨을 고르죠! 잠깐은 버텨줄거에요!!”
“어차피 저희는 못들어가요. 그러니…”
“저희와 동시에 들어가면 출입이 가능할지도 몰라요!!”
뒤에서 그러한 상황을 지켜보며 합동기로 초대 용사들의 클론을 휩쓸다가, 결국 후퇴를 선택하고는 세 여자를 억지로 붙잡고 아카데미 안으로 들어가는 학생들.
“최후가 다가오는구나.”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던 아이시가, 마지막으로 시선을 돌린다.
“젠장… 끝이 없잖아…”
“루비! 뒤에!!”
“알고 있다…”
일식신이 된 카니아가 일식을 유지하는데 전력을 쏟아붇는 바람에, 현재 아카데미측의 최대 전력이 된 프레이와 루비, 그리고 드래곤 로드로 각성한 이리나.
그들이 최후의 힘을 불태우며 자신들을 감싼 초대용사들과 혈전을 벌이고 있었다.
“”………..””
이미 수많은 초대용사들이 그들의 발밑에 널부러져 있었지만, 그럴수록 그들을 포위하는 초대용사들이 계속해서 늘어만 갔다.
사실 그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포탈로 전송된 초대용사들의 1/3이 그들에게 향하고 있었다.
“프레이. 선택을 내려야 할 때다. 아카데미를 포기할 수 있는 선택지는 없나?”
“안돼… 그럼 바로 게임 오버야…”
“…그럼 목숨을 걸어야겠군.”
“………..”
그러한 암울한 상황에 어울리는 어두운 대화를 나누고, 이내 침묵에 잠긴 그들.
– 콰지지지직…!!!
“”……….!!!””
그러던 그들이, 저 멀리서 들려온 불길한 소리에 시선을 돌리고는 이내 경악한 표정을 짓는다.
– 꽈드득… 꽈드드득…
아카데미 방벽 바로 앞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한 초대용사들이, 방벽에 검을 밀어넣고 있었다.
– 쩌적… 쩍….
“마, 맙소사…”
“말도 안돼…”
이윽고, 지금까지 아카데미를 굳건하게 지켜주던 방벽에 금이 가기 시작하자 탄식을 내지르며 머리를 감싸는 사람들.
– 쩌저저적…
검을 밀어넣는 초대용사들이 많아질수록, 방벽에 간 금이 점점 더 커져갔다.
– 샤아아아아…
그렇게 금이 방벽 전체를 뒤덮은 순간, 방벽 안에 검을 밀어넣었던 초대용사들이 일제히 별의 마나로 자신들의 몸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어, 어서 보수작업을…”
“아카데미를… 지켜야…”
“젠장, 비켜! 이자식들아!!”
방벽안에 있던 사람들이 다급히 마법을 덧씌워 보고, 드래곤들과 히로인들 측이 아카데미로 향해보려 했지만, 전부 무용지물이었다.
– 쨍그랑….!!!
초대 용사의 압도적인 별의 마나를 견디지 못한 아카데미의 방벽이, 그들이 무엇을 해보기도 전에 완벽히 산산조각이 났기 때문이다.
“끝이로군.”
그 모습을 보고는,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옥좌에서 일어난 아이시.
“너희들의 마지막 발버둥은, 꽤나 귀여웠도다.”
이윽고 옥좌에서 얼음의 계단을 한칸씩 만들어나가며 땅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한 아이시가, 초대용사들을 아카데미 쪽으로 집결시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짜증나기도 했고.”
“”…………””
“주제를 알고 재롱이라도 떨었다면, 관상용으로 남겨줄 수도 있었거늘.”
그렇게 땅 밑쪽으로 내려온 그녀가, 계단에 걸터앉은채 침묵에 빠진 아카데미 학생들을 바라본다.
“지금이라도 재롱을 떨어볼 사람이 있느냐? 대환영이다.”
이윽고 비웃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학생들을 조롱하기 시작한 그녀.
“너희들이 그렇게나 믿던 용사와 동료들은, 지금 저쪽에서 도망가고 있…”
– 콰드드드득…!
“…쯧.”
하지만 그 순간, 계단으로 반짝이는 검기가 날아들자 혀를 차며 얼음뭉치를 소환해내는 그녀였다.
“너희들…! 도망쳐!! 여긴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전속력으로 그녀에게 달려들다 초대용사들에게 가로막힌 프레이가, 잘린 왼팔을 애써 가리며 학생들에게 소리친다.
“”……….””
하지만, 남은 이들 중 도망치는 자들은 없었다.
“내가 죽는한이 있더라도 아카데미에 방어막을 쳐볼테니까, 어떻게든 시간을…”
“합동기, 연속으로 몇번까지 쓸 수 있지?”
“…기다려 보세요. 정령들에게 연락을 취해볼테니.”
오히려 전의를 불태우는 이들만 있었을 뿐이다.
– 꾸욱…
그런 그들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비위가 상한 표정을 지으며 왼손을 꽉 움켜쥐는 아이시.
– 스륵…
이윽고 그녀가 진노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치켜들자, 저지선을 뚫고 들어온 모든 초대용사들이 아카데미를 향해 검을 겨눈다.
“…..끝내거라.”
이윽고 그렇게 말한 아이시가 사방에 얼음 창을 소환하며 그들에게 명령을 내리자, 추운 기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
“”……………””
“…하?”
이변이 일어난것은, 바로 그 순간이였다.
“…끝내라니까?”
“”………..?””
이를 악물며 결사항전의 태세를 갖추던 학생들이, 갑자기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아이시를 의아스럽게 바라본다.
“어서 끝내!!”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 용사들에게 서릿발 같은 호통을 치며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한 아이시.
“정말이지… 무어냐. 이번엔 또 무슨……..”
이윽고 그렇게 중얼거리며 초대용사들에게 다가가던 그녀가, 이내 걸음을 멈추고는 말꼬리를 흐린다.
“…으엥?”
“뭐, 뭐야?”
그리고 그것은 학생들도 마찬가지.
방금전까지만 해도 검을 자신들에게 겨누고 있던 초대용사들이, 천천히 검을 내리고 있었다.
“뭐, 뭔가 분위기가 바뀐 것 같은데…”
그러한 갑작스러운 이변에 당황한 학생들 사이에서, 한 예리한 학생이 그렇게 중얼거린다.
“어? 그러고보니…”
“눈동자가……?”
그의 말대로, 검은색이였던 김한별의 눈이 흰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 스륵…
그리고 그 다음 순간.
“””……….!?!?”””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 스륵, 스륵…
“푸핫?”
“왜, 왜 저래!?”
맹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김한별들이, 이내 무표정으로 자신들의 옷을 벗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anjdpdytlqkf?”
그리고 잠시 후 자신들의 주변에 있던 김한별들이 전부 팬티 바람이 되자, 아이시가 당황한 나머지 인간말을 하는것도 까먹은채 본체의 주파수를 내뱉는다.
“뭐야.”
그것을 그나마 인간이 알아들을 수 있는 범주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았다.
“이거 뭐야, 시발.”
수많은 김한별들이 팬티바람이 된채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
한편 그 시각, 디버그 룸.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컵라면과 에너지 음료가 널부러진 어두운 방의 책상에 엎어져 있던 로즈윈이, 울먹이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번엔 늦지 않았어…..”
그런 그녀의 앞에 있던 컴퓨터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떠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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