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27)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27화(427/524)
Episode 427
“으득… 으드득…”
경직에서 풀린 아이시가, 이를 갈며 아래를 내려다본다.
‘같잖은 것들이…..’
그러자 시야에 들어오는, 그녀의 대적자들.
김한별이 불러낸 이들과 프레이의 히로인들이, 무슨 꿍꿍이인지 서로 짝을 지은채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또한 아카데미 학생들과 제국군, 그리고 제국민들의 연합군은 새롭게 생긴 방어막 안으로 속속히 집결하며 힘을 회복하고 있었고.
저 멀리서는 전세계에서 온 지원군들이 교단군을 따돌리고 전력을 다해 이곳으로 도달해오고 있었다.
“변수… 변수가 너무 많아…”
때문에 계속해서 이를 갈다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린 아이시.
그녀의 말대로 하루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생긴 변수들이 너무 많았다.
아카데미 학생들과 전 제국민의 힘을 흡수하는데 실패하고.
신격을 필멸자에게 빼앗긴 멍청이 덕분에 기껏 잠식해둔 태양도 쓸모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전끝에 승기를 잡으려던 순간, 대체 어느 차원에서 튀어나온건지도 모를 악귀들이 튀어나오고.
이제 하다하다 자신과 대적했던 그 녀석까지 나타날 줄이야.
‘전부… 그 녀석 때문이다.’
짜증이 머리 끝까지 난 채로 본체의 촉수를 마구 휘두르던 그녀가, 별안간 표정을 잔뜩 찌푸리며 속으로 중얼거린다.
‘그 피라미 녀석 때문에…’
이 모든일은 우연이 아니었다.
얼마전에 공백이 되어버린 이 세계의 주도권을 얍삽하게도 차지해버린 ‘그녀’.
지금까지 벌어진 수많은 변수들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당수가 그녀 덕분에 벌어진 일일 것이다.
자신을 가장 골치아프게 만든 다른차원에서 온 악귀들과 김한별의 귀환도, 아마 그녀가 벌인 일이겠지.
상당히 골치가 아프다.
이런 일이 일어날까 싶어 네번째 시련에서 글레어와 ‘그녀’를 바깥으로 내쫒았던 것인데.
글레어는 별의 신의 보은으로 현실 세계로 귀환해버렸고.
‘그녀’는 자신이 억지로 가한 추방으로 인해, 오히려 모든것을 바꿀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버렸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들어간거지?’
눈동자가 차원을 유람하면서도 몇번 봤던, ‘주신격’을 가진 이들이 세계를 관리하던 장소에 말이다.
허나 이상한 일이였다.
주신격을 가지지 않은 이가 그곳에 들어갈 수 있을리가 없었다.
설사 허락을 받는다고 해도, 인간의 몸으로 그곳에 도달했다간 그 즉시 존재가 사방으로 흩어지고 말 것이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자신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주던 바보이자 필멸자에 불과한 그녀가 그 장소에 들어갈 수 있던걸까?
‘설마…’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던 눈동자가, 이내 눈썹을 꿈틀거린다.
‘바보같은…’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그녀의 재능중 하나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태양의 마나.
선라이즈 가문의 방계인 그녀에게도, 태양신이 직접 내려준 그 능력이 있었다.
‘바보같은 녀석들…’
사실 그녀, 그리고 프레이, 세레나, 클라나가 가지고 있는 빛의 마나는 ‘마나’가 아니다.
그들이 가진 능력의 진정한 정체는, 이 세계의 바보같은 신들이 직접 나누어준 ‘신격’이니 말이다.
그렇다.
고작 조금 강한 마나 정도가 아니다.
오직 신적인 존재들만이 쓸 수 있는 ‘권능’.
필멸자로부터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특권’.
그리고 신적인 존재가 되기 위한 ‘자격’.
그렇게나 귀중한 것을, 한낱 인간들에게 나누어준 것이다.
눈동자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세상 그 어느 차원의 신들이 자신의 신격을 피조물들에게 나누어준단 말인가?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차원을 관망해왔고, 셀수 없는 차원을 먹어치워왔으나 그러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아마 그 어떤 차원의 신적 존재들이라도, 고작 피조물한테 신격을 나누어준 멍청이들을 비웃을 것이 분명했다.
‘…젠장.’
하지만 그 멍청이들의 바보같은 행동이, 지금의 눈동자를 서서히 옥죄오고 있었다.
그들을 비웃던 자들의 차원은 전부 먹혔지만, 인간들에게 신격을 나누어준 이 차원만큼은 끝까지 자신에게 저항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은 성장을 하는 존재이다.
이미 그 한계가 정해진 신들과는 달리,
힘만 주어진다면 신격을 가진 존재도, 신살자도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
인간을 상당히 얕잡아보던 눈동자도, 사실 예전의 한별과의 결전에서 은연중에 그러한 사실들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걸 노린건가…’
한참동안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던 눈동자의 머릿속이, 서서히 정리되기 시작한다.
신들이 패배했음에도 끝까지 저항성을 띄고 있는 세계. 그리고 인간 주제에 신들의 영역에 침범한 녀석.
그리고, 갑자기 자신의 눈 앞에 나타난 관리체계의 화신까지.
그것들 전부가 우연이 아니었다.
자신을 상대하기 위한, 안배였던 것이다.
“……….”
그렇다면 이 잘 짜여진 필연을 끊어내기 위해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자신은 무엇을 해야만 할까?
가장 좋은 방도는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이 전쟁에서 승리를 한다면, 더 이상 마왕을 막을 자는 없고 자신은 안전하게 이 차원을 집어 삼킬 수 있을테니.
하지만 이 전쟁은, 솔직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자신을 몇시간동안 공포에 몰아넣었던 악귀들은 어느정도 기세가 죽었지만, 그 덕분에 상대측 군세가 너무 많이 회복을 한 상태이다.
게다가 김한별, 그리고 그의 동료들까지 귀환했고.
– 파르르…
힘을 너무 쓴 탓일까?
오른쪽 팔이 계속해서 떨려온다.
‘진짜 아이시’의 저항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었다.
[남은 시간 1h 59m……..]이런 상황에서 2시간 안에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것은, 아무리 전 차원을 위기에 몰아넣은 눈동자라 할 지라도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때문에, 본체의 힘을 아슬아슬할 정도까지 끌어내며 지배하고 있던 아이시의 눈을 검게 물들이기 시작한 눈동자.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먹어치워주마…’
눈동자에게는 여전히 두가지의 승리의 비책이 있었다.
하나는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시의 몸에서 나와, 자신이 직접 전투에 나서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본체를 대가로 변수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
물론 마지막 수단은 끝까지 몰렸을때나 사용해 볼 법한 최후의 비책이였을 뿐더러, 쓸 생각도 없었지만 말이다.
본체의 분신격인 존재이긴 하지만, 자신이 직접 나선 이상 전황은 바뀔 것이다.
아마 아슬아슬하게 제한 시간 내에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 파즈즈즈즈즈…
그런 생각을 하던 눈동자가, 아이시의 왼손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 ? 뭐임?
> 왜? 왜 그러는데?
> 저 새끼 왼손좀 줌해보셈. 뭔가 이상한데?
그러자, 즉시 이상함을 눈치채는 눈썰미가 좋은 유저들.
– 고오오오오…!
> 뭐야 시발 개 징그러
> 아 ㅋㅋ 19금 걸린 이유가 이거였냐고 ㅋㅋ
> 우엑… 우엑… 우엑…
이윽고 아이시의 왼손에서 눈동자가 뽑혀나오자, 줌을 해서 그것을 관찰하고 있던 유저들이 사색이 되어 시야를 돌린다.
– 츠즈즈즈즈즈…
그와 동시에, 아이시의 본체를 감싸기 시작한 검은색 방어벽.
– 이제, 내가 직접 상대해주마……….
그렇게 눈을 지긋이 감은채 허공에 축 늘어져 둥둥 떠있는 아이시가 완전히 검은색 방어벽에 감싸여진 순간, 눈동자가 양옆에 신경을 거대한 날개모양으로 뻗으며 위압감 넘치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감히 내가 나서게 한 것을 후회하게…
“우와아아아아아아아!!!”
하지만, 그 목소리가 울려퍼지기도 전에 밑에서 들려오기 시작한 함성 소리들.
> 3페이즈다!!!!
>이번 패턴이 마지막이겠지?”
> ㅇㅇ 피 얼마 안남음
> 근데 제한시간도 얼마 안남았잖아?
> ㅋㅋㅋ 개쫄리네 ㅅㅂ
2페이즈 동안 할 수 있는게 없어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던 팬티단들이, 신나는 얼굴로 나무막대기를 집어들고 있었다.
“wlsWkalclstoRlemf…”
그 모습을 한심한 눈초리로 바라보며 중얼거리던 눈동자가,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촉수를 사방에 소환해내기 시작한다.
– 츠즈즈즈즈즈…
그와 동시에, 사방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 어둠.
> 아 여기서 또 광역기는 에바죠;;;
> 진짜 다시봐도 난이도 디자인은 참…
> 아니, 광역기 수준이 아닌데?
그 모습에 또다시 광역기가 펼쳐질거라 생각하던 유저들 사이에서, 한 랭커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채팅을 친다.
> 맵 전역이 ‘침식’ 되는것 같은데? 이거?
> ?????????
말 그대로였다.
– 쿠구구구구구…
유저들의 말대로 ‘3페이즈’에 도달한 눈동자에 의해 ‘맵 전체가’ 침식 당하고 있었다.
즉, 전 제국이 말이다.
> 수개찾도 지금 막상막하인데, 저 상태에서 마물들까지 상대할 수가 있나?
> 이거… 깰 수는 있는거임?
> 못깨요 이거… 불가능임…
> 에이 뭐야 여느때의 블랙테일 판타지잖아
> ㅇㅈ ㅋㅋ 이 새끼들이 해피한 전개를 할 리가 없지 ㅋㅋㅋ
> 진짜 필패 이벤트인가? 뭔가 기분이 좀 그런데…
덕분에, 들고 있던 몽둥이를 천천히 아래로 내리며 시무룩해진 상태로 채팅을 치기 시작한 유저들.
“아, 아아… 제국이…”
“어, 엄마아…”
그리고, 하늘에 보이기 시작한 무수히 많은 번뜩이는 눈동자들을 보고 공포에 잠식되기 시작한 제국민들.
공방전 종료를 두시간 남겨두고, 그렇게 극적으로 전황이 뒤바뀌나 싶었다.
– 터벅, 터벅…
“”………….!?””
깊은 잠에 빠진 아이시를 둥근 방어막 안에 가둔채 우쭐대는 눈빛을 띄고 있던 눈동자에게, 두명의 소녀가 조용히 걸음을 옮기기 전까진 말이다.
> 어? 쟤가 왜??
> 갑자기?
> 뭐지? 이벤트 씬인가?
덕분에 쏠리기 시작한 유저들의 관심.
“”………..””
그때까지 머리에 검은색 고양이 인형을 얹고 있던 유렐리아가, 온몸이 흰색으로 빛나는 영체와 손을 붙잡은채 앞으로 걸음을 옮긴다.
– 터벅, 터벅, 터벅…
이윽고 그녀들의 뒤를 따라붙기 시작한, 유저들에게는 너무 익숙한 얼굴들.
> 헐 ㅁㅊ
>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ㅅㅂ…
> ㅈㄴ 뽕차네 ㅋㅋㅋ
> 이게 이렇게 된다고??
> 히로인즈 전부 다 모였네 ㅋㅋㅋㅋㅋ
> 블테판 재오픈 기다린지 몇십년…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 ㄹㅇ 팬서비스 하나는 제대로네 ㅋㅋ
> 근데 주인공쉨들은 어디갔냐?
시리즈 1과 2의 메인 히로인들이, 일렬로 늘어선채 눈동자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
한편 그 시각.
> 이거 어카냐…?
> 가망이 없는 것 같은데
> 이러면 물자 보급이 의미가 있나…?
100퍼센트 세일상태인 상점에서 물건을 나르던 보급팀들이, 방금전에 뒤바뀐 전황을 보고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토론을 나누고 있었다.
> 일단 저희도 가세하죠? 더 이상 물자보급이 의미가 없을듯
> ㅇㅇ 대충 포션만 챙겨가야 할듯
> 시민들을 여기로 대피시키는거 어떰? 여긴 안전지대잖슴
> 근데 그러기엔 상점이 너무 작아서…
보급팀의 대장을 맡고 있던 랭킹 3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의견을 내기 시작한 유저들.
– 스윽…
그런데 그런 유저들의 사이에서, 누군가가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상점 안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그 수상한 움직임에 일제히 돌아간 유저들의 시선.
– 퍽…!
“”……….!!!””
이윽고 안쪽에서 경쾌한 돌맹이 소리가 들리자,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 나잡아 봐라!!”
2부 방송을 키고 용케도 보급팀에 들어와 목숨을 건졌던 김샛별이, 그렇게 외치며 그들의 옆을 지나친다.
[카니아다옹님이 100만원을 후원!] [ㅋㅋㅋㅋㅋ 이걸 진짜로 하네?]“배, 백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 이런 씹…
> 죽기 싫으면 빨리 튀어 시발
> 도망쳐욧~~!! 전장으로~!!
이윽고 상황 파악을 완료하고, 일제히 우르르 바깥으로 뛰쳐나가기 시작한 유저들.
“허허허…”
[경고!] [당신은 이번 전쟁에 개입할 수 없습니다!]그 모습을 빤히 지켜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스텔라가,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창을 바라보며 눈을 은색으로 빛낸다.
“나는 그저, 그 뭐냐… 어그로가 끌렸을 뿐이네만?”
[………….]“그러니까 이건 관리체계 위반이 아니라네. 날 공격한 이를 혼쭐을 내줄 뿐이야.”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시스템을 옆으로 치워버리는 스텔라.
“…..그러다가 누가 휩쓸려도, 내 알바는 아니지.”
이윽고 몇초뒤.
– 쿠과과과과과과광!!!
“꺄아악!?”
> 미친 저새끼 쫒아온다
> 아니 상점은 왜 부수고 나오는데 ㅋㅋㅋ
> 도망쳐시발ㅋㅋㅋ
> 뭐임???? 버그임???
> 좆됐다ㅅㅂ
> 밈으로 보던게 현실이 되니까 ㄹㅇ 공포네
징그러운 수준으로 벌크업을 마친 시리즈의 정통 개그 캐릭터가, 눈을 은색으로 물들인채 콧김을 내뿜으며 유저들을 전력으로 쫒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