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3)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3화(43/524)
Episode 43
“…으으.”
짧은 신음을 흘리며,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자, 빛 한점 없는 어둠이 사방에 만연해 있었다.
“뭐, 뭐야?”
당황해서 별의 마나를 사방으로 뿜어봤지만, 어째서인지 마나가 운용되지 않는다.
‘…젠장, 어두운 건 딱 질색인데.’
나는, 어두운걸 상당히 싫어하는 편이다.
정확히 말하면, 빛 한점 없는 어두운 공간에 있는걸 끔찍히도 싫어한다.
물론 지금 내가 있는 공간은 비록 광활하게 넓어보이긴 하지만,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싫은건 마찬가지다.
“으으…”
덕분에 질색을 하며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발치에서 무엇인가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야옹.”
“…야옹이?”
검은색 고양이… 아니, 고양이 인형이 내 발을 살짝 깨물고 있었다.
“…다행이네, 너라도 있어서.”
덕분에 살짝 안심을 하며 녀석을 들어올렸는데, 고양이 인형이 눈물을 흘리더니 내 얼굴을 맹렬히 핥기 시작했다.
“왜, 왜 이래?”
“야오옹… 야옹…”
그런 고양이 인형을 떼어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고양이 인형이 날 덮쳐서 쓰러트리고는 계속 얼굴을 핥기 시작했다.
“…뭐지?”
졸지에 작은 고양이 인형에게 패배해버린 나는, 결국 머리를 긁적거리며 한동안 녀석에게 핥짝임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야오옹…”
그렇게 내 얼굴이 번들번들해질 무렵, 고양이 인형은 내 가슴에 똬리를 트더니 얼굴을 부비적 거리기 시작했다.
‘…가위에 눌린건가?’
가위에 눌렸다 치기엔 너무 귀엽고 행복한 꿈이었기에 그냥 그대로 자리에 누워있었는데, 갑자기 사방의 어둠이 옅어지기 시작했다.
– 슈우우…
이윽고 내 주변에는 푸른 들판과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제야 나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아낼 수 있었다.
‘…그때 경험했던 것과 똑같은 꿈이구나.’
아마, 지금 이 상황은 페를로체의 과거 모습을 봤을때와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엄마?”
아니나 다를까, 시야에 어렸을때의 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래, 저 때 숲에서 숨바꼭질을 하다가 길을 잃었었지?”
저 당시 나는, 어머니와 함께 숲에서 숨바꼭질을 하다 길을 잃었었다.
그랬을거다.
그랬어야 하는데…
‘…뭔가 이상한데?’
지금 생각해보니 뭔가 이상하다. 숨바꼭질을 하다 왜 길을 잃은걸까? 누구보다도 뛰어난 별의 마법사였던 어머니가, 어린 날 잊어버릴 수가 있나?
“엄마… 어디갔어…?”
이윽고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역시나 내 기억과는 상당히 달랐다.
“엄마… 언제까지 숨어 있어야 해…? 엄마아…”
불안한 표정을 짓던 어린 내가 계속해서 엄마를 부르짖기 시작했지만 어머니의 모습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그렇게 숲의 밤이 깊어오기 시작했다.
“무, 무서워… 흐아앙…”
그때까지 한참을 두려움에 떨며 어머니를 기다리던 나는, 나무에 기대 펑펑 울다가 이내 지쳐서 잠이 들었다.
“크르르…”
그리고 잠시 뒤, 곤히 잠에 빠져버린 어린 나를 발견한 늑대가 슬금슬금 다가오기 시작했다.
‘…저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던 일과는 전혀 다른 기억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빠른 속도로 파이어볼이 날아들었다.
– 화륵!!
“깨갱!!”
그러자 꼬리에 파이어볼을 맞은 늑대는, 꼬리 끝에 불이 붙은채 깨갱거리며 꽁지가 빠져나라 도망가기 시작했다.
“뭐, 뭐야?”
그런 소란 때문에 잠에서 깬 어린 나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눈앞에 있던 붉은 머리카락의 소녀를 발견했다.
그녀는, 꿈의 시점에서 몇달 전부터 부모님 몰래 골목으로 나와 놀던 내가, 계속해서 일방적으로 말을 붙이는 바람에 결국 자그마한 친분이 생겼던 어린 이리나였다.
“너, 너는…”
“프레이, 대체 왜 이런데 있는거야?”
“그게…”
한 손으로는 불을 피워올리고 다른 한손으로는 투박하게 생긴 종이를 보고 있던 어린 이리나는, 이내 종이를 꾸겨서 주머니에 넣으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좋아, 실종된 공작가의 제 1남을 찾았으니… 여기 적혀 있는 금액을 받는다면 1년은 먹고 살겠어.”
“…그,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그녀에게 내가 살짝 겁에 질린 채 묻자, 어린 이리나는 인상을 팍 찌푸리며 답했다.
“잘나신 귀족 도련님은, 알거 없어.”
“그, 그치만…”
“됐어, 늘 말하는 거지만… 난 귀족이랑 말을 섞는 게 딱 질색이라. 애초에 이번 일도 돈때문에 하는거고.”
“…응?”
“빨리 일어나기나 해. 집에 가기 싫어?”
계속되는 어린 나의 딴지에 어린 이리나가 신경질을 냈고, 그러자 어린 나는 다급하게 일어나며 외쳤다.
“나, 집에 가고 싶어! 엄마 보고 싶어!”
“그럼, 입 다물고 따라와.”
“알았어…”
그렇게, 어둠을 해치며 어린 나와 이리나는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근데, 아까 그 종이는 뭐야?”
“……”
“그리고, 여긴 어떻게 찾아온거야? 응?”
“…으으.”
묵묵히 산을 내려가던 이리나는, 계속되는 나의 질문에 눈을 질끈 감고는 이내 신경질을 내기 시작했다.
“조용히 해!! 길을 찾는데 방해되잖아!!”
“…길은 나도 아는데?”
“뭐?”
하지만 어린 내가 해맑게 답변하자,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짓던 어린 이리나는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근데 왜 실종 되어 있었던거야?”
“실종? 내가?”
“그래, 이 종이에 따르면…”
그렇게 말하며 종이를 자세히 내려다보던 이리나는, 이내 잠시 얼어붙더니 헛기침을 하며 말을 돌렸다.
“크흠… 아무튼 내려가자.”
“산을 내려가면, 엄마를 볼 수 있는거야?”
“………”
“엄마가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말고 숨어있으라고 했는데에?”
“…가자.”
그렇게, 다시 한번 전혀 내 기억에 남아 있지 않던 대화를 나눈 둘은 터덜터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우우우…!””
“…하?”
그런데, 어디선가 늑대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크르르르…””
이윽고 대량의 늑대 떼들이 나와 이리나를 둘러싸기 시작했고, 그런 늑대들을 한심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이리나는 피식 웃더니 양손에 불꽃을 피워올렸다.
그러자 늑대떼들은 몸을 낮추며 공격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고, 어린 나는 겁을 먹은채 이리나의 등에 바짝 달라 붙고는 고개를 빼꼼 내밀어 상황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덤벼, 떨거지들아.”
한편 이리나는 그 말을 마치고 불꽃을 늑대들에게 겨누었으나…
– 쿵!!
갑자기 주변의 땅이 진동하더니, 저 멀리서 두발로 선 무엇인가가 걸어오기 시작하자 경악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웨, 웨어 울프…? 어째서 상급 몬스터가 이런 별 볼일 없는 숲에…?”
웬만한 기사나 마법사들도 상대하기 힘들다고 알려진 상급 몬스터인, ‘웨어울프’가 어린 나와 그녀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히끅.”
그러자 어린 나는 두려움에 딸꾹질을 시작했고, 조용히 뒷걸음질을 하던 이리나는 그런 나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야.”
“응…”
“뛰어.”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이리나는 자신의 뒤에 파이어 볼을 날려 늑대들을 날려 버리더니, 내 팔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크오오오오오!!”
그러자, 웨어울프와 늑대들이 일제히 어린 나와 이리나를 쫒기 시작했다.
“젠장, 이렇게 되면… 보수가 조금 깎이더라도 지원을 불러야겠어.”
내 팔을 잡고 정신없이 달리던 이리나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손에 불을 가득모아 하늘로 쏘아올리기 시작했다.
– 퍼벙!! 펑!!
그러자 드높이 치솟던 불길은 이내 터지면서 하늘에 불꽃을 수놓기 시작했고, 그런 장면을 꽤 흥미롭게 지켜보던 순간… 갑자기 모든것이 멈췄다.
“…뭐지?”
돌발상황에 잠시 당황하고 있는데, 눈 앞에 보이던 장면이 지워지더니, 이내 새로운 장면이 그림이 그려지듯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크르르르…”
“허억… 허억…”
새롭게 나타난 장면은, 꽤나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늑대 무리와 웨어 울프가, 어린 이리나가 만들어낸 불의 장벽 너머로 어린 나와 이리나를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이제 어쩌지?”
“…시발, 일진이 사납네.”
게다가, 어린 나와 이리나의 뒤쪽에는 낭떠러지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얼마 못버텨.”
“그, 그러면…”
“그러니 잘 들어.”
잠시 인상을 찌푸리던 어린 이리나는, 잔뜩 겁에 질려있는 어린 나에게 조용히 속삭이기 시작했다.
“셋을 세면, 넌 옆으로 달려. 난 앞에 있는 웨어 울프에게 한방 먹여주고 따라갈테니.”
“그, 그치만…”
“늑대들은 문제가 안 돼. 웨어 울프에게 어떻게 부상만 입힌다면, 쉽게 녀석들을 따돌릴 수 있을거야.”
그렇게 말한 이리나는, 날 옆으로 밀치더니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그 순간 어린 이리나는 손에 불꽃을 두른 채 앞으로 달려나갔고, 어린 나는 옆에 생긴 공간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히야압!!”
“크륵…!”
불꽃의 장벽을 뚫고 날렵하게 웨어울프의 배에 펀치를 먹인 이리나는, 그 즉시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지만…
“크오오오오!!”
“젠장!!”
망토를 웨어울프에게 붙들리는 바람에, 결국 데롱데롱 매달리게 되었다.
“…이, 이거 놔!”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애를 쓰던 어린 이리나를 높이 들어올린 웨어울프는, 주변에 있던 늑대들을 뒤로 물린 다음 그녀와 눈을 마주치며 이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이리나가 눈을 질끈 감은 순간…
“그, 그녀를 놔줘!!”
어디선가 나뭇가지를 주워온 어린 내가 웨어울프의 다리를 맹렬히 내려치며 빼액 소리를 질렀다.
“바, 바보 녀석이…”
“크륵?”
그러자 어린 이리나는 허탈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고, 잠시 고개를 갸우뚱 거리던 웨어울프는 이내 어린 나에게 힘차게 발길질을 했다.
“크학!!”
그때까지 웨어울프의 다리를 열심히 내려치던 어린 나는 미처 반응을 하지 못하고 발길질에 정통으로 맞았고, 덕분에 땅을 데굴데굴 구르다가 낭떠러지의 끝자락에 걸친 채로 축 늘어지고 말았다.
“이이익!!”
그런 어린 나를 멍하니 지켜보던 어린 이리나는, 이내 양손에 불을 피워내 웨어울프에게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지만…
“이, 이거 놔! 이거 놓…”
“크륵!!”
“커흑!!”
그녀의 양팔을 잡은 웨어울프가 아까전에 그녀에게 배를 맞은걸 복수라도 하고 싶었던 건지 거세게 그녀의 배를 가격하자 어린 나처럼 축 늘어지고 말았다.
“크르르…”
그렇게 축 늘어진 그녀를 잠시 바라보던 웨어울프는, 저 멀리 있던 나를 보며 입맛을 다시기 시작했다.
“…암컷 웨어울프네.”
“…야옹.”
어린 나와 이리나가 처한 위기상황을 검은 고양이와 함께 지켜보던 나는, 웨어울프의 성별을 눈치채고 한숨을 쉬기 시작했다.
“고양아, 분명 내 기억은… 대낮에 숨바꼭질을 하다 길을 잃고, 이내 늑대 단 한마리에게 습격당할 뻔 나를 이리나가 구해주다 얼굴에 상처를 입는 거였거든?”
“야옹…?”
“그런데 왜 이 꿈에서는 암컷 웨어울프가 날 보고 입맛을 다시고 있을까? 저번이랑 비슷한 느낌이 드는걸 보면, 단순한 꿈은 아닌것 같은데.”
“야옹…”
“그리고, 왜 이런 꿈을 꿀때면 항상 네가 같이 나오는…”
“꺄악!!”
머릿속에 떠오른 여러가지 의문을 내 시선을 요리조리 피하고 있는 고양이 인형에게 털어놓고 있는데, 갑자기 저 멀리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프, 프레이…”
“내, 내 손 꽉 잡아! 이리나!”
웨어울프가 던져버리는 바람에 낭떠러지에서 굴러 떨어질뻔 한 이리나가, 내 손에 데롱데롱 메달려 있었다.
“크르륵!!”
그 상황에 살짝 당황한 웨어울프가 다급히 우리의 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했으나…
“으, 으아!!”
그 바람에 땅이 세차게 진동을 하기 시작했고, 이리나를 위태롭게 붙잡고 있던 어린 나는 중심을 잃고 앞으로 꼬꾸라지고 말았다.
“으아아아아아아!!”
“안돼에에에!!”
그렇게, 어린 이리나와 나는 맥없이 낭떠러지 밑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역시 꿈인가? 저게 사실이라면, 나와 이리나가 살아있을리가 없잖아?”
“야옹.”
그 장면을 멍하니 지켜보던 나는, 잠시 이것이 실제 일어났던 일이 아닌 그저 나의 꿈은 아닌가 추측하기 시작했지만…
– 슈우우…
이내 장면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하자 생각을 바꾸었다.
“야… 정신 차려…!”
“으으… 으…”
홀딱 젖은 어린 이리나가, 마찬가지로 홀딱 젖은채 의식을 잃은 나를 흔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 타닥… 타닥…
그런 우리의 오른쪽에는 강물이 새차게 흐르고 있었고, 왼쪽에는 이리나가 마법으로 피워낸 장작이 타오르고 있었다.
– 퍼벙! 퍼버벙!!
“…젠장, 언제 오는거야?”
잠시 날 흔들던 걸 멈추고 왼손에 불꽃을 모으고는 하늘에 마구 쏘던 이리나는, 바닥에 축 늘어져 있던 날 보며 신경질을 냈다.
“바보가… 그냥 도망 갔으면 될걸… 왜 다시 돌아온거야?”
그렇게 말하며 오른손에 불꽃을 피워 얼음장이 된 내 몸을 녹이던 이리나는, 이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넌 잘나가는 귀족 도련님이잖아… 잠시 유흥삼아 거리에 나왔다가 나같은 평민이랑 친해지는걸 그저 놀이로 여기는… 그런 재수 없는 귀족이잖아…”
“으으…”
“그런데… 대체 왜 다시 돌아온거냐고…”
그렇게 한동안 신음 소리를 내며 끙끙 앓던 나를 보며 중얼거리던 어린 이리나는, 저 멀리서 기척이 느껴지자 표정을 굳히고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크르르…”
어느새 낭떠러지 밑까지 쫒아온 웨어 울프가, 천천히 어린 우리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이익!!”
그런 웨어울프를 노려보던 이리나는, 있는 힘을 다해 불꽃을 피어올리기 시작했지만…
“젠장, 잠깐 색적 마법 좀 썼다고 마나가…”
몸에 마나가 거의 남지 않은 상태였기에 이내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색적 마법은, 마탑 마법사 5명은 있어야 부릴 수 있는 대규모 마법인데?’
“크륵.”
이리나가 썼다는 ‘색적’ 마법에 내가 잠시 경악하고 있는데, 어느새 어린 나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웨어울프가 날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기 시작했다.
– 퍼버벙!!
“크오오!!!”
하지만 바닥에 쓰러져있던 이리나가 젖먹던 힘까지 다해 파이어볼을 웨어울프의 얼굴에 명중시켰고, 그 바람에 웨어울프는 잠시 얼굴을 붙잡고는 땅바닥에서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빠,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
그 틈을 타 이리나는 바들바들 떨며 일어나 걸음을 옮기려 했지만…
“…큭!”
잠시 걸음을 멈춘 그녀는 그때까지 축 늘어져있던 날 힐끔쳐다보더니, 이내 날 질질 끌고가기 시작했다.
“저기, 저기 풀숲으로만 들어가면… 몸을 숨길수도…”
“크르륵!!”
“꺄악!!”
하지만 옷이 물에 흠뻑 젖은지라 배로 무거워진 날 끌고가는데는 한계가 있었고, 결국 그녀는 웨어 울프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크오오오오오!!”
“꺄아악!!”
이윽고 화가 머리끝까지 난 웨어울프는, 그녀를 주먹으로 마구 내려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날카로운 웨어울프의 손톱에 그녀의 옷이 찢어지기 시작했고, 그녀의 뺨에는 깊은 십자 자국 상처가 났다.
– 퍽! 퍼벅!!
“으흑…윽…”
그렇게 최고의 고통을 주기위해 적당히 강도를 조정해서 어린 이리나를 내려치던 웨어울프는, 그녀가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 가자 씨익 웃더니 날카로운 손톱을 그녀의 목에 겨냥하기 시작했다.
“크르르…”
“좆…같은 인생…”
그 광경을 본 이리나는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서러운 목소리로 욕지거리를 내뱉었고, 그 다음 순간 날카로운 손톱이 그녀의 목에 파고드나 싶었으나…
– 빠각!!
“끄르륵!!”
갑자기 둔탁한 소리가 나더니, 웨어울프가 거품을 물고 그녀의 앞으로 쓰러졌다.
“왜… 다시 돌아왔냐고…?”
그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던 어린 이리나는, 이윽고 쓰러진 웨어울프의 뒤에서 두꺼운 나무 막대기를 든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어린 나를 발견했다.
“스타라이트 공작가는…”
“프, 프레이…”
“…약자든, 강자든, 전부 수호하는 용사 가문이거든.”
그 말을 마친 어린 나는, 짧게 한마디를 덧붙인 다음 정신을 잃고 이리나의 품으로 쓰러졌다.
“…엄마가 늘 해주시던 말씀이야.”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여기다!! 여기서 신호가 발사됐어!!”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아들아!!”
이윽고 스타라이트 가의 하수인들과 아버지가 다급히 우리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기 시작했고, 그 순간 내 눈앞은 다시 암흑으로 물들었다.
“…하아.”
그렇게, 아마도 내 과거로 추정되는 기억을 전부 엿본 나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나는… 분명히 예언서를 보고 나서야 별의 마나를 각성했을텐데… 설정에도 그렇게 나와있는데…”
“야옹…”
“이젠… 나도 모르겠다.”
그렇게 말한 나는, 날 안타깝게 쳐다보고 있는 고양이 인형을 끌어안고 어두운 공간에 드러누워 버렸다.
.
“도련님… 이제 그만 일어나 주세요…”
한편 그 시각, 프레이의 기숙사.
“…저랑, 나들이 가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프레이의 무의식에서 막 벗어난 카니아는, 초췌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3개월이나 약속을 미루시면 어쩌자는거에요…”
어느새 선라이즈 아카데미의 1학기가 끝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