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30)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30화(430/524)
Episode 430
‘어째서…?’
양날개를 뜯긴채 기동력을 잃고 추락하기 시작한 눈동자.
‘어째서 이렇게 된거지?’
땅밑에 충돌하기 직전에 정신을 차리고 살짝 위로 떠오른 그가, 속으로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대체 어쩌다가 이런꼴이…?’
본체에서 떨어져 나올 때 까지만 해도,
저들의 비극을 관람할 때 까지만 해도,
그들이 자신에게 덤벼오던 순간까지도.
일이 이렇게까지 틀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기껏해야 유흥을 돋구기 위한 하나의 감미료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기어이 여기까지 몰릴 줄이야.
“분명 이 쯤일텐데?”
“이상해요… 마안에도 잡히질 않아요…”
“아마 이곳 어딘가에 은신해 있을 것이다. 그러니 방심하지 말고…”
이미 전투력을 거의 상실해버린 눈동자는, 눈을 꼭 감은채 마지막 남은 힘 전부를 루루의 마안을 피하는데 쏟아붓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결국 힘을 전부 소진하는 것은 시간문제.
명백한 그의 패배였다.
‘뭔가… 뭔가 역전의 수가…’
하지만 미처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조그맣게 실눈을 떠 전장을 살펴보기 시작한 눈동자.
“키에에에엑…!”
“그오오오오오….”
그러자, 곧 전장의 구석구석이 눈동자의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제 거의 끝나갑니다!!”
“뭐야, 별거 아니었잖아. 하하…”
“별게 아니긴요. 아리안느가 만들어낸 방어벽이 거의 다 깨졌는데…”
마왕 저지를 위해 전력이 집중되는 바람에, 용사파티의 도움 없이 아카데미를 지켜내야 했던 선라이즈 아카데미.
그러던 와중에 침식된 공간의 틈에서 무지막지하게 밀려나온 마물들에게 간이 방어벽이 깨지기 직전까지 몰렸었으나, 어찌어찌 버티는데 성공한 학생들, 그리고 시민들이었다.
‘어째서…? 분명 내 계산대로라면… 진작에 무너져야 했을텐데?’
분명히 소환해냈던 마물들은 최상위급.
아무리 드래곤들의 도움이 있더라고 해도, 점령은커녕 한명의 소녀가 만들어낸 방어벽조차 뚫어내지 못한것은 너무나도 이상했다.
심지어 드래곤들은 자신에 의해 전원이 치명상을 입은 상태였을텐데.
대체 어째서.
– 호로롱… 호롱…!
– 뿌우우…!
그러한 눈동자의 의문은 머지않아 해결되었다.
분주한 모습으로 이리저리 뽈뽈 날아다니며 연합군에게 회복의 가루를 뿌려대고 있는 아카데미의 정령들.
“…애옹!”
그런 그들의 앞에, 얼마전에 루비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프레이의 은색으로 빛나는 고양이가 분주한 표정을 지으며 뛰다니고 있다.
“꾸우우…!”
“구구.”
그리고 그 옆에 나란히 선채 방어벽에 생긴 금을 순식간에 이어붙히고 있는 빼미와 구구, 그리고 카나리아와 붉은색 강아지 까지.
“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드래곤 수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을 던진다.
“정령들과 함께 사라졌던 정령왕 분들이 왜 그런 모습들을 하고 계신지, 혹시 여쭤봐도…..”
“”””…………”””””
“…아닙니다.”
하지만 그 즉시 쏟아진 다섯 정령의 눈초리에, 조용히 시선을 돌리며 그렇게 중얼거린 드래곤 수장.
“이제야 세상이 제대로 돌아온 느낌이구만…”
그 뒤로 다시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금이 간 방어벽을 복구해나가는 그들과 아카데미의 정령들을 보며,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였다.
– 파바박!! 파박!!
한편 아카데미 밖에서 항전하던 몇 안남은 마왕군들과 마물들에게 사정없이 꽂히기 시작한 마력 화살들.
“늦어서 죄송합니다… 교단군이 가로막는 바람에…”
“헌데 교단군은 어디에?”
어느새 서대륙 연합군과 엘프 왕국의 지원이, 드디어 아카데미에 당도한 뒤였다.
“미호? 미호야, 왜 네가 거기 있느냐…?”
“캐, 캥…”
“늘 생각하는거지만, 당신들… 정말 수인이 맞나?”
그리고 그와 비슷한 시점에 아카데미에 도달해 미처 정비를 마치지 못한 적들을 마무리하기 시작한 서대륙 수인족과 동대륙의 여우수인족.
“천마신공의 마기만큼이나 스산한 기운이 감도는군.”
“헌데, 천마님은 어디 계시지?”
그리고 무참히 두들겨 맞은 뒤에 루비의 부하가 되어버렸던 동대륙 무림의 문제아들까지.
‘그 빌어먹을 새끼는… 대체 어디에…’
점점 더 가망이 없어지는 장면들을 넘기고 넘기던 눈동자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문라이트 가문의 비밀당주를 이를 갈며 찾아보기 시작한다.
“……..하.”
이윽고 포착된 그의 모습을 보고는, 경멸에 찬 한숨을 내뱉은 눈동자.
“네가… 감히이이… 그어어…..”
“저희 눈을 뽑아가실때는 즐거우셨나요.”
“이제 그만 죽으세요.”
아카데미에서 조금 떨어져있던 뒷골목에서, 그가 세레나의 세작들과 아리스의 단검에 찔린채 죽어가고 있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노력하던 것 치고는, 상당히 허무한 죽음이었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이윽고 초대성녀에 의해 마찬가지로 허무하게 녹아버린 교황과 교단군을 보며, 할말을 잃어버리는 눈동자.
“……….”
이쯤되면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했다.
아카데미 공방전은, 자신의 명백한 패배라는 것을.
> 아니 왜 어그로가 여기까지 끌리냐 ㅋㅋ
> 모두 도망쳐!!!
> 꺄악!
> 상점 주인이 ㅅㅂ 왜 여깄음?
> 채팅치지 말고 열심히 몰기나 해 ㅋㅋ 이러다가 아군한테 어그로 끌리면 진짜 끝장임 ㅋㅋㅋ
> 이렇게 된 이상 이이제이다…
여전히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광기를 뿜어대고 있는 악귀들 사이에서.
– 쿠과과과과광!!!
“허허허…”
벌크업 한 몸으로 사정없이 그들을 휩쓰는 척을 하며 교묘하게 마물들과 마왕군을 정리해나가고 있는 주인장을 발견한 순간에 든 확신이였다.
‘이렇게 된 이상…’
하지만, 그럼에도 눈동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포기를 할래야 할 수가 없었다.
개미만도 못한 것들한테 역으로 짓밟혔다는 굴욕.
이대로 당하더라도 그 굴욕에 대한 보복을.
최대한 화풀이는 해야 할것 같았다.
– 스륵…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눈을 스르르 뜬 눈동자.
“…….!”
하지만 그 순간, 환하게 웃고 있던 주인장과 눈이 그대로 마주쳐버렸고.
– 퍼버버버벙!!
“…으극.”
그 다음 순간, 일부러 발을 세게 구른 주인장 덕분에 생긴 돌부스러기들에 섞인 별의 마나가 그에게 날아들었다.
“으…..”
한명이라도 확실히 죽여 화풀이를 하고 싶었기에, 실핏줄이 터지면서도 신음 소리가 울려퍼지지 않게 안간힘을 쓴 눈동자.
“어? 저기서 소리가…”
하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찾았다.”
눈에서 피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눈동자의 바로 앞에, 마찬가지로 무리하는 바람에 마안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던 루루가 서있었다.
“그오오오오오!!!”
“………..”
순간적으로 뻗친 분노에, 루루에게 무차별적으로 촉수를 뻗어내기 시작한 눈동자.
– 파지이이이잉…!
– 파지지지직…!
하지만 그 순간, 두개의 검격이 그 촉수들을 일소해버리고 눈동자의 시야를 빼앗는다.
“…뭣.”
그 갑작스러운 일에 당황한 눈동자가, 몸체의 균형을 잃고 비틀거린 바로 그 순간.
– 푸욱…!!!
눈동자에게 내리꽂힌 두개의 반짝이는 검.
“………………”
“하아, 하아…”
냉철한 표정의 한별과, 거친 숨을 몰아내쉬고 있던 프레이가 동시에 녀석의 눈을 꿰뚫어버린 것이였다.
– 스르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 둘을 마지막까지 죽일듯이 노려보다가, 이내 힘없이 눈을 감아가는 눈동자.
– 픽…
그렇게 눈을 완전히 감은 눈동자가 바닥을 구르자, 긴 적막이 흐르기 시작한다.
[보스 체력: ○○○○○○○○○○○○○○] [제한 시간: 0h 1m]잠시 후, 이제는 아카데미 방벽이 아닌 하늘에 떠있던 거대한 체력창이 끝까지 줄어들었고.
그로부터 몇초 뒤에 모두를 기뻐하게 만들 대사가 떠올랐다.
[아카데미 공방전 종료] [승리자 측은, 아카데미 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하늘에 나타난 문구를 잠시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사람들.
“우,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이윽고 전 제국에서, 기쁨과 환희에 가득찬 함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최후의 최후까지 싸우던 아카데미 학생들도.
얼어붙지 않은 제국민들도.
세계의 운명을 결정짓는 전쟁에 참가한 지구의 유저들도.
하마타면 뜻하지도 않는 학살을 벌일 뻔 한 드래곤들도.
제국과의 맹약을 지킨 일부 서대륙 국가들과 연합군들도.
그리고, 이곳저곳에 부상을 당했음에도 기쁜 표정을 짓고 있던 히로인들도.
모두 하나가 되어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아직 끝이 아니야.”
오직 한 사람, 프레이만을 빼고 말이다.
“최후의 결전이 남아있는데…”
여전히 어떤 선택을 내릴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고민에 잠겨있던 프레이.
– 파지지직…!
“…앗.”
그러던 그가, 위에서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자 움찔거리며 위를 바라본다.
– 쩌적… 쩌저적…
아이시가 갇혀있던 검은색 방어벽에, 금이 가고 있었다.
“윽…”
– 텁…!
그 모습을 바라보던 프레이가 온몸에 치명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기어이 걸음을 내딛어 방어벽 밑으로 향하자, 그럴 줄 알았다는 한숨을 내쉬며 미소를 짓는 한별.
“으, 으윽…”
이윽고 프레이가 산산조각이 난 방어벽에서 떨어진 아이시를 받아안고는 비틀거리자, 그를 바라보던 한별이 조용히 뒤로 돌아선다.
“선조님, 벌써 가시는 겁니까…?”
그렇게 몸을 돌린 그가 뒤쪽으로 향하자,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연 프레이.
“아,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남아있…”
– 스윽…
그 목소리에 잠시 멈춰선 한별이, 조용히 손으로 자신의 위를 가리킨다.
“…음?”
– 끄덕끄덕…
그러자 그 옆에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글레어.
– 터벅, 터벅…
“하하, 한별아. 오오, 오랜만이야… 아직 나 필요한거지? 그치? 응?”
“…네놈, 지금 어디에 있지? 당장 불지 못해?”
“언제부터 저희를 스토킹 한건가요…”
그런 그녀를 잠시 멍하니 바라보던 한별이 이내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자, 그의 뒤로 따라붙는 시리즈 1의 히로인들.
“그나저나, 저분들은 과연 잘 하실지…”
“괜찮아. 잠시 같이 싸워보니까, 쟤네들이 더 쎄더만.”
“오홋호호! 맞아요! 저분들은… 아, 아니… 저보단 약하거든요?”
– 파즈즈즈즈즈…!
그와 동시에, 그들이 환한 빛으로 감싸지며 로그아웃 모션이 나오기 시작한다.
> 괜찮아, 저녀석들은 잘 할거야.
그렇게 잠시 뒤.
> 그동안 그들이 겪어온 과정이 결말을 보증해줄테니.
그 말을 남기고 일제히 사라진 초대용사 일행.
“”…………””
그 모습을 홀린듯이 바라보던 유저들이, 어느새 자신들의 몸도 빛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 파밧…!
그리던 와중에, 마찬가지로 환한 빛무리를 남기며 사라진 유저들.
[블랙테일 판타지 온라인] [베타테스트에 참여해주신 여러분께]이윽고 정신을 차린 그들의 시야에 비추어지던 모니터에는, 게임의 로고와 함께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타나 있었다고 한다.
[저희 세계를 구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GM 마드모아젤]이번 전쟁의 일등공신들에게 바쳐진 짧지만 진심어린 헌사가 가져온 여운에, 누구하나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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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 시각, 디버그 룸.
“헤헤… 헤… 쿨럭, 쿨럭…”
자신이 전송한 문구를 몇번이고 헤실헤실 웃으며 바라보던 로즈윈이, 이내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기침을 한다.
“드디어, 드디어 나도…”
이윽고 자신의 손을 빤히 쳐다보다가, 애써 시선을 모니터로 옮기고는 중얼거리던 그녀.
“뭔가 했……”
그러던 로즈윈이, 별안간 뒤에서 느껴진 시선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뒤를 바라본다.
“……….”
이윽고, 창백해지기 시작한 로즈윈의 표정.
“…안녕하신가.”
피범벅이 되어있는 눈동자가, 그녀의 뒤에 떠올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