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34)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34화(434/524)
Episode 434
나는 동대륙 여우 마을 족장의 딸이자 한명의 당당한 전사인 미호.
“오오… 바다다…”
그런 나에게 바닷가는 상당히 생소하면서도 신기한 곳이다.
내가 살던 산골짜기 마을에서는 바다를 이야기로만 들었다.
그래서 처음 마을을 뛰쳐나왔을때 가본 곳도 바다였고, 제일 좋아하는 곳도 바다다.
“…이럴때가 아니지.”
하지만 지금은 이럴때가 아니다.
나는 오늘 바다에 놀러온게 아니니까.
“큼큼…”
참고로 모래사장에 모래성을 쌓긴 했지만, 논건 아니다.
그냥 긴장을 풀려고 한 행동일 뿐이다.
“나왔다, 프레이. 문 열거라.”
왜 긴장을 했냐고?
그건 내가 지금 프레이의 소굴에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빠, 빨리 문 열거라.”
다른 사람들의 눈은 속여도 내 눈은 못속인다.
그런 파렴치 하고 음흉한 놈이 용사일리가 없다!
당장 어제만 해도 날 협박해서 여우구슬을 바치라고 하지 않았는가!
속이 시커먼 녀석이다.
감히 음기가 가득찬 여우구슬을 탐내다니.
그걸 주는게 무슨 의미인줄 알기나 하는걸까?
내가 족장의 딸로서 모두를 위해 희생하지 않았다면, 우리 부족의 여자들이 저 가면을 쓴 녀석에게 넘어갔을 것이다!
그것도 강제로!
‘…이게 맞나?’
문득 부족 여자들의 심상치 않은 눈빛이 떠올랐지만, 아마 그건 기분탓이였을 것이다.
아마도.
그런데 문을 두드린지가 언제였는데 아직까지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이지?
손님을 대하는 예의가 영 꽝이다!
아니면 프레이가 또 음흉한 술책을 계획하고 있거나.
뭐, 그것도 오늘이 끝이다.
오늘 내가 직접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다가, 그에게 정의의 철퇴를 내릴 것이니.
“프레이. 손님을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것이냐! 어서 문을…”
– 끼이익…
그런 생각을 하며 문을 쾅쾅 두드리고 있는데, 천천히 열리기 시작한 문.
“누구…?”
“누구는 뭐가 누구인것이냐! 네놈이 불러놓……”
그 문을 똑바로 바라보며 팔짱을 끼던 나는, 그만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
“안녕?”
무서운 마족이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섭다. 당장에라도 날 잡아먹을 것 같다.
아빠가 마족은 여우를 잡아먹는다고 했는데.
설마 이런 마족을 문지기로 쓰고 있는 건가?
“어머, 귀여운 여우네요.”
“맞아요!! 목덜미를 깨물고 싶어요!!”
“…볼이겠지, 페를로체.”
“미호? 오랜만이네.”
“으르르…”
얼어붙은채로 마족의 루비색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녀의 뒤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한 여자들.
“”그래서…””
그러던 그녀들이, 일제히 눈빛을 싸늘하게 바꾸며 입을 열었다.
“”…….여긴 왜 왔니?””
“……….”
미호, 도망가고 싶다.
.
“헥…헥…”
프레이의 여자들에게 1시간이나 취조를 받고, 그것도 모자라 온갖 검사까지 받은 뒤에야 겨우 안에 들어올 수 있었다.
그래도 세레나는 날 도와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가장 열심히 조사에 임했다.
미호, 서운하다…
“흡.”
하지만 이대로 꺾이면 안된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세레나는 내 뒤에 있는 마족이랑 놀라고 하고, 나는 프레이의 방으로 들어가자.
그리고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다!
“무슨 진실을요?”
“그거야 당연히… 흐엑.”
그런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는데, 뒤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전히 떠보기에 잘 넘어가시네요? 미호씨?”
“으, 으으…”
여전히 부채로 입가를 가리고 있던 세레나였다.
저 머리만 똑똑한 귀신 녀석!
자기 딴에는 떠보기라고 하는데, 사실 저 녀석은 귀신인게 틀림없다.
어떻게 표정과 몸짓만으로 생각을 읽겠는가.
눈치가 빠른 나도 그건 불가능하다!
역시, 뭔가 주술을 쓰는게 분명…
“전 사람이랍니다.”
“아, 그렇군…. 잠깐.”
나도 모르게 다시 대답해버리고는 시무룩하게 풀이 죽어있는데, 세레나가 눈을 빛내며 말을 걸어온다.
“프레이는 지금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랍니다.”
“그, 그런가.”
“네, 그러니 잘 부탁드려요?”
“아, 알겠다. 난 이래봐도 의사. 목숨을 가지고 장난은 치지 않…”
“엄한 짓은 하지 말고?”
그렇게 말한 세레나의 눈빛이, 한순간 섬뜩해 보인건 어째서였을까.
“아아, 알겠다.”
여기 너무 무섭다.
눈빛으로 사람 한명은 쉽게 죽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프레이도 못만나고 죽긴 싫었기에 다급히 그들을 뒤로 하고 방 안으로 들어서니, 그제야 잦아든 살기.
“후우….. 읍?”
덕분에 긴장이 풀려 나도 모르게 주저 앉았는데, 어디선가 또다시 살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으르르…?”
“흐, 흐익.”
뭔가 하고 고개를 들어보니, 방 침대 옆에 엎드려있던 루루가 눈을 번뜩이며 날 노려보고 있었다.
대체 왜 이 녀석이 프레이의 방 침대에 엎드려 있는거지?
혹시 이것때문에 아까의 여자들이 예민했던 걸까?
“뭐야, 미호? 벌써 온거야?”
멍하니 바닥에 바짝 엎드려있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 옆에서 날 발견하고는 반기는 프레이.
그의 얼굴이 이렇게나 반가운 이유는 뭘까.
“사, 살려다오.”
사실 프레이를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던 건 아니었다.
그가 용사라는건 나도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의 성벽이나 여자관계가 조금 의심스러웠을 뿐이다…
그, 그리고 나에게는 이제 그를 관리해야 할 의무도 있다.
어찌됐던간에 여우구슬을 바쳤으니까.
앞으로 억지로라도 자주 보고 지내야 하니, 혹시라도 성격이 실제와 다르게 음흉하다면 혼쭐을 내 고쳐줄 심산이였는데…
너무 시련이 가혹하다.
심지어 날 몇번이나 제압해 숨도 못쉬게 만들었던 루루라니.
어쩔 수 없다.
이럴때는 미인계가 제격이다.
“살려다오…”
“에휴…”
최대한 불쌍한 눈빛으로 프레이를 바라보며 그렇게 비니, 프레이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연다.
“루루, 잠시만 나가있을래?”
됐다. 나는 이제 살았다!
“…주인님.”
“금방이면 될거야. 걱정하지마, 루루.”
“네에…”
프레이가 루루를 단숨에 무찌르는 모습을 보아하니, 눈빛이 절로 초롱초롱해진다.
역시 용사는 용사인가보다!
“너, 혹시 단순하다는 소리 많이 듣지 않니?”
“……?”
그런 생각을 하며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데, 프레이가 날 바라보며 그렇게 말해온다.
저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지?
“…아, 진짜.”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뒤에서 들려온 미칠듯이 차가운 목소리.
“웬 여우가 갑자기…”
평소에 개 흉내를 녀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차가운, 청각이 좋은 나에게만 들릴정도로 나지막한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퍼졌다.
“…낑.”
역시 여기 무섭다.
.
“미호, 혹시 벌써 여우구슬이 준비된거야?”
“그, 그렇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프레이와 독대에 성공했다.
그런데 왜 이리 가슴이 떨리는 걸까.
쓸데없이 긴장을 너무 많이 한걸까?
“내가 알기로는 준비에 시간이 꽤 걸릴텐데…?”
“으, 으응?”
조용히 무릎을 모으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히고 있는데, 갑자기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오는 프레이.
“…시, 시끄럽다. 조용히 해라 인간.”
사실 프레이 녀석을 위해 여우구슬을 몇개 만들어 놨었다.
그, 뭐냐… 녀석 때문에 한참 제국이 들썩였을 때 말이다.
그때 녀석이 몸이 안좋다는 소문이 돌아서 남몰래 만들어 놨었는데…
“날 위해 힘내준거구나?”
“으읏?”
“고마워, 미호.”
왜 그런 바보같은 짓을 한건지 곰곰히 생각해보며 꼬리를 돌돌 말고 있는데, 프레이가 덥썩 손을 잡아온다.
“놔, 놔라 인간.”
“…아얏.”
덕분에 나도 모르게 그의 손을 뿌리쳐 버렸다.
다, 당연한 일 아닌가.
이성이 갑자기 손을 잡는것은 굉장히 무례한 일이다!
녀석은 그런걸 좀 알아야…
“…어, 음.”
그런 생각을 하며 화를 내려 했는데, 프레이의 손등에 작은 상처가 난것이 시야에 들어온다.
설마 저거, 나 때문에 난건가?
그,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어서 사과를…
“미안해, 미호.”
사과를 건내려던 그 순간, 프레이가 조용히 손등을 등 뒤로 숨기더니 다른쪽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그렇게 말해온다.
‘상처가 난걸 숨긴건가?’
음…
갑자기 얼굴이 뜨거워진다.
왜지.
“그래도, 정말 고마워.”
조용히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있는데, 앞에 있던 프레이가 활짝 웃으며 말해온다.
“덕분에 살았어.”
그렇게 말하는 프레이의 얼굴은, 옛날과는 다르게 순수하고 착해보였다.
게다가 기분탓일까?
늘 가지고 있던 독기와 재수없는 한량같은 표정이 빠지니, 왠지 모르게 프레이가 잘생겨보인다.
아니, 잘생겨보이는게 아니라 잘생겼다.
“왜 그래?”
해맑게 웃고 있는 저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던 내가 가슴이 뛸 지경이다.
어쩌지?
“핫.”
잠깐, 이런 반응을 보이면 쉬운 여자로 오해받을 수 있다!
아버지도 쉬운 여자가 되지 말라고 하셨다.
게다가 프레이같은 헤픈 바람둥이에게 빠지는 쉬운 여자라니, 절대로 사양이다.
“네, 네놈! 난 절대 속지 않는다!”
“으응?”
“네놈이 정말 착한 녀석이라면… 그때 노예시장에서의 일은 어떻게 된 일이더냐!”
때문에 다급히 정신을 차린 나는, 그동안 항상 마음에 담아놓고 있던 일에 대한 질문을 이젠 유창해진 제국어로 던졌다.
“아, 그건…”
“그것봐라! 바로 말을 못하지 않나!”
그러자 프레이의 눈빛이 흔들리며 말을 버벅거리기 시작했다.
내 그럴줄 알았다.
뭐, 그래도 과연 어떤 변명을 할지 들어는 봐야…
“…미안해, 정말로.”
“뭐?”
그런 생각을 하며 팔짱을 끼고 있었는데 돌아오는 사과.
“다 내 잘못이야.”
“어어?”
그렇게 말한 프레이는 아예 고개까지 숙이고 있었다.
설마 진짜로 뭘 잘못한게 있던건가?
“뭐, 뭘 잘못했는데?”
“그러니까…”
때문에 당황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지니, 프레이가 죄책감에 서린 표정으로 하기 시작한 답변.
그 답변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았다.
노예시장에서의 행보는, 노예들을 해방시키고 클라우드 왕국의 왕족들을 구출하기 위해 벌인 행동.
초반에 노예들을 대거로 사들인 이유는 그들을 미리 빼돌리기 위해서.
날 괴롭혔던 이유는, 폭주할 나의 분노를 온전히 그에게 돌리기 위해서였다는데…
뭐지?
상당히 멋지다.
게다가 이대로라면 내게 미안할게 없어보이는데.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할 지경이다.
“그래도, 네게 입혔던 육체적… 그리고 정신적 피해는 어쩔 수 없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던 나는 그 말을 듣고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솔직히 나도 순진하다는 소리를 참 많이 듣고 살지만, 이것보단 아니다.
이게 진짜로 프레이의 본모습이라고?
“그, 그래. 어쩔수 없다.”
“아…”
“사죄받고 싶으냐?”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 약간의 의심을 가지고 살짝 떠보았는데, 프레이가 순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니 이, 일년간 여우 일족의 노예가 되거라.”
“…일년간?”
“흥, 왜 그러느냐. 너무 많아서?”
하지만 그 다음 말을 듣자 살짝 찌푸려지는 프레이의 표정.
뭐, 이건 그가 잘못된건 아니다.
애초에 내가 생각해도 억지니…
“정말 1년이면 돼?”
“……..”
그런데 이런 답변을 하고 자빠졌다.
뭐지.
정말 그 프레이가 이런 인간이였다고?
“그럼… 뭐부터 하면 될까? 청소? 아니면…”
“아, 안된다. 농담이다! 농담!”
때문에 다급히 그를 제지할 수밖에 없었다.
…노예는 마을의 공동 소유가 된다.
그래서는 안된다.
“…장난이 심했다. 미안하다.”
때문에 우물쭈물 거리다 그렇게 말하니.
“…헤헤.”
프레이가 멋쩍은 미소로 화답해준다.
– 두근…
그 모습을 보니, 다시 절로 뛰는 심장.
솔직히 말하면, 진짜로 잘생겼다.
이야기로만 듣던 천족이 실존한다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온몸이 뜨거워지는 느낌이다.
게다가 내 생각과는 달리 인성도 바르다.
물론 여성편력이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그, 그래도.
이 정도면 얼떨결에 여우구슬을 바친 것 치고는…
“…베에.”
“…..?”
고개를 푹 숙인채 한동안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이내 조용히 혀를 내밀고 조용히 시선을 그에게 옮겼다.
“뭐해, 미호?”
“…여우구흘, 바다가라.”
“아…”
어제 밤을 새서 새로 만든 여우구슬이다.
그냥 만들어둔걸 주면 되긴 하지만…
의, 의사로서 더 나은 선택을 해야하지 않겠는가.
여우구슬은 갓 나온 상태가 가장 효력이 좋다.
그러니 이건 극히 의학적인 선택일 뿐이다.
그럴 뿐이니까…
– 스륵…
“…에베?”
혀에서 살짝 침이 흘러내리는 기분에 얼굴을 붉히며 혀를 내밀고 있는데, 이내 느껴지는 허전한 기분.
“잘쓸게, 미호.”
“아?”
프레이가 정말 조심스러운 손길로 내 여우구슬을 손으로 잡았다.
“………..”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한거지?
원래 이게 상식적인 반응인데.
대체 내가 왜 이러는…
“내, 내놓거라.”
“어어?”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어느새 그에게서 여우구슬을 낚아챈 후였다.
“나, 남자의 몸에 여우구슬이 닿으면 안된다!”
“어, 어째서?”
“여우구슬은 내 기운과 음기로 가득차있다! 너, 너같은 녀석이 만지면 오염된다!”
“아…”
그리고는, 어느새 되도 않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내, 내 처방 방법을 따르거라!”
의사가 되어 이 무슨 망발이란 말인가.
“처방방법…?”
“그그그, 그래… 반드시 따라야한다!”
내가 말을 더듬으면서도 확실하게 강조하자, 곧이곧대로 고개를 끄덕이며 환한 미소를 짓는 프레이.
이제는 그 모습마저 잘생겨 보인다.
“…꿀꺽.”
이제 나도 몰라.
.
“하읍.”
“…..?”
미호가 입에 여우구슬을 집어 넣자, 프레이가 당황한 표정을 짓기 시작한다.
“그걸 왜 다시 입에…?”
“에베…”
그리고는, 이내 다시 혀를 끄집어 내는 미호.
그런 그녀의 혀 위에서, 여우구슬이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 샤르륵…
“으앗.”
그 모습을 프레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보고있자, 자기도 모르게 꼬리로 프레이의 등을 감싸는 미호.
“…헥, 헥.”
이제는 프레이의 코앞까지 다가온 그녀가, 살짝 거친 숨을 내뱉으며 여전히 혀를 내민채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보고 있었다.
“…하타라.”
“뭐?”
그런 그녀의 혀에 고여있던 침이 한줄기 흘러내려 프레이의 바지를 적시던 순간, 미호의 입에서 나오는 떨리는 목소리.
“…핥아줘.”
그 순간 눈앞에 뜬 문구에, 프레이가 진심으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미호 [공략도 99%]
“……뭔데?”
그 순간, 미호의 혀 끝이 프레이의 목에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