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5)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5화(45/524)
Episode 45
뒷골목의 밤은, 제국에서 가장 화려한 곳인 동시에 가장 무서운 곳이다.
그 이유는, 밤이 찾아오기만 하면 뒷골목이 여타 환락가는 명함도 못낼 정도로 화려하게 빛나는 동시에, 온갖 범죄가 벌어지는 마굴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뒷골목의 죽음은 항상 흥에 겨워 죽거나, 아니면 몸에 구멍이 뚫려 죽거나의 두가지 유형만이 존재한다.
– 터벅 터벅
그리고 지금, 그런 뒷골목의 거리를 한 사람이 로브를 뒤집어 쓴 여자가 지나가고 있다.
귀족이든 거지든, 남자든 여자든 항상 빼곡하게 차 북적거리는 뒷골목이지만, 그녀가 지나가는 뒷골목은 유난히도 스산한 상태다.
“…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방을 경계하며 두리번거리던 여자는, 이내 조용히 한 술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누구지?”
낡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녀를 반긴건, 깔끔한 정장을 입은 남성이었다.
“누군진 모르겠지만, 술이라도 좀 할텐가?”
“아뇨, 괜찮습니다.”
“…그래? 그럼 나만 먹겠네.”
그렇게 말하며 식탁에 올려져있던 술병의 마개를 딴 남자는 자신의 앞에 있던 잔에 조용히 술을 따르기 시작했고, 그런 그를 빤히 쳐다보던 여자는 이내 입을 열었다.
“…최근 마왕군의 소식을 주세요.”
그러자 그런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던 남자는, 피식 웃으며 잔을 집더니 중얼거렸다.
“누군가 했더니… 마왕님이셨습니까?”
“이제야 알아보는게냐.”
그 순간부터 여자의 말투는 거만하게 바뀌었고,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남자는 그런 그녀를 쳐다보며 술을 한차례 들이키고는 입을 열었다.
“그럼, 테스트좀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술집 일대의 공간이 일제히 격변하기 시작했다.
길게 뻗어져 있던 도로가 갑자기 접히더니 공중으로 치솟기 시작했다.
이윽고 주변에 있던 건물들과 표지판, 나무와 장식물들 역시 공중으로 치솟기 시작했으며, 주변의 공간은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 쿠과과과과광!!!
그렇게 일대가 반쯤 초토화가 됐을 무렵 식은땀을 흘리던 남자가 힘차게 손을 휘둘렀고, 그러자 일대의 ‘공간’ 그 자체가 남자의 맞은편에 있던 여자를 덮쳐기 시작했다.
“…무엄하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손가락을 하나 까딱였다.
– 파지지지직!!!
그러자, 그녀에게 덮쳐오던 공간이 일제히 일소되었다.
“마, 마왕님을 뵙습니다!”
그 장면을 멍하니 지켜보던 남자는, 이내 다급히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머리를 박으며 외치기 시작했다.
“감히 마왕님을 시험한 죄, 달게 받겠…”
“그게 왜 죄더냐?”
그런 그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던 마왕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겨우 손가락을 하나 까딱이는 정도의 수고밖에 들지 않았느리나. 그러니, 상관없다.”
“하오나…”
“원래 네 성격으로 말하거라. 보기에 심히도 얹짢도다.”
그러자 엎드려 있던 남자는 한숨을 내쉬더니, 초토화된 공간 속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던 책상으로 다가가 자리에 앉고는 입을 열었다.
“마왕님, 소식을 알려드리기 전에… 우선 궁금한것들부터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아직 마왕이 아니라 후계자도다. 너희 악마들은 왜이리 설레발을 잘 치는게냐?”
“그게 그거 아닙니까?”
“…뭐, 입씨름 하기도 귀찮으니 호칭은 자유롭게 하거라.”
마왕이 허락하자, 남자는 다시 한번 술을 들이키고는 질문을 시작했다.
“마왕님은 마왕성에서 못나오시는게 아니었습니까?”
“그랬지.”
“그런데 이렇게 나오셨다는건… 드디어 시작된겁니까?”
남자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묻자, 마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답했다.
“아니다. 내 본체는 마왕성에 있도다. 이건, 그저 내 그릇일 뿐이야.”
“…그럼, 방금의 힘은 대체 어떻게 내신 겁니까?”
“그건, 네 녀석이 알바가 아니다. 이것과 관련된 이야기는 그만 하도록 하지.”
마왕이 단호하게 일축하자, 잠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남자는 두번째 질문을 던졌다.
“대체 왜 정체를 숨기시는 겁니까?”
남자는, 그때까지 치밀한 은신마법으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던 그녀를 보며 질문을 던졌다.
“마왕성에 후계자님이 유폐되어 있을때는 아무도 접근할 수 없었기에 마왕님의 정체를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헌데, 왜 지금도 정체를 철저히 숨기시는겁니까?”
“흐음…”
“마왕군의 2인자인 저에게도 얼굴조차 한번 보여주시지 않는건 너무한 처사입니다. 그러니, 부디 마왕군의 사기 증진을 고려해서라도 정체를…
“안된다.”
마왕은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 저었고, 그러자 남자는 고개를 숙이더니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그러면, 앞으로도 이런 불편한 만남을 계속하거나 편지로 지령을 받아야 합니까?”
“어쩔수가 없도다.”
“…이유라도 말씀해 주시면 안될까요?”
“싫도다.”
마왕이 철벽을 치자 남자는 잠시 한숨을 내쉬고는, 그녀를 바라보며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세번째이자 마지막 질문입니다. 저번에 ‘용사를 찾았다’라는 전보를 보내신게 마왕님이 맞습니까?”
“그렇다.”
“그럼, 빨리 정보를 공개해 주십시오. 저희 마왕군이 용사가 걸림돌이 되지 않게 만들겠…”
“…못한다.”
“네?”
그 말을 들은 마왕은, 조용히 공중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정보를 안 알려주는게 아니라, 못 알려 주는 것이도다.”
그런 그녀를 살짝 허탈하게 쳐다보던 남자는 이내 술잔을 비우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뭐, 어쩔수 없죠. 위대하신 마왕님의 말이니 군말없이 따를 수밖에.”
그 말을 마친 남자는, 팔을 휘저어 초토화가 된 일대를 복구하기 시작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럼, 보고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래, 어디한번 해보거라.”
그러한 남자의 이야기를 듣는 마왕의 눈은, 루비 빛깔로 빛나고 있었다.
.
“…아, 암호는?”
“페를로체 씨, 암호는 밖에서 들어오려는 사람이 아니라 안에 있는 사람이 묻는 거랍니다.”
“아…”
한편 그 시각, 마왕이 있는 곳과 조금 떨어져 있는 뒷골목의 술집.
“다, 당신들은 누구시죠!”
“…제 세작들이잖아요.”
“앗, 실례했습니다.”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술집에 들어서는 페를로체를, 클라나는 해탈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음? 오늘은 저와 클라나 씨 밖에 없는 건가요?”
“이리나 씨는 조금 후에 오신다고 하네요… 카니아 씨는…”
“카니아 씨는요?”
“어… 일이 있으시다네요.”
클라나가 말을 얼버무리자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페를로체는, 이내 자리에 앉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이 있으면 어쩔 수 없죠 뭐. 그럼, 늘 그랬듯이 보고를 시작할게요!”
“…네.”
“우선 첫번째로, 교황님… 아니, 교황에게서 마왕과 관련된 증거를 찾아낸 것 같아요!”
“그래요?”
“네, 며칠전부터 교단의 지하실에서 미세하게 사이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거든요.”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말하던 페를로체는,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제가 조사를 하러 갈때면 감쪽같이 사라지고… 그래서 밖으로 나오면 다시 느껴지기 시작하고… 그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지 뭔가요?”
“…수상하네요.”
“네! 확실히 수상해요!”
페를로체가 눈을 빛내며 말하는 한편, 클라나는 팔짱을 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잘하면, 교황을 압박할 수 있겠네요… 어쩌면 프레이와 엮을 수 있을지도…”
“…클라나님, 그건 그렇고 괜찮으신가요?”
“네?”
그런 클라나를 살짝 걱정스럽게 쳐다보던 페를로체는, 성력을 모아 클라나에게 보내주며 말했다.
“다크서클이 엄청나게 올라오셨어요… 너무 무리를 하시면…”
“지금은 무리를 할 때랍니다.”
그런 그녀에게 단호하게 답한 클라나는, 종이를 흝어보며 다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역시… 이번에 보내진 스타라이트 가문의 자료들도, 전부 실속이 없는 문서들이네요. 이건 아무래도…”
“네?”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윽고 조심스럽게 서류를 덮으며 페를로체에게 답한 클라나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나저나, 프레이는 언제쯤 깨어날 것 같나요?”
“음… 한참은 걸릴 것 같은데요…”
그러자 클라나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잘됐네요, 그가 깨어나기 전까지 그의 입지를 조금이라도 더 줄일 수 있겠어요.”
“죄송해요… 별 도움이 못 되어드려서…”
“아니에요. 당신은 교단의 윗자리에서 버티고 있는 것 만으로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시고 계신답니다.”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는 페를로체를 위로한 클라나는, 이내 조용히 창가에 보이는 밤하늘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곧 떨어트려 드릴게요, 프레이.”
밤하늘에는, 유난히도 흐리게 빛나는 별 하나가 깜빡이고 있었다.
– 끼이익…
그렇게 한참동안 별을 쳐다보던 클라나는,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훽 돌렸다.
“…안녕하세요.”
그러자 로브를 뒤집어 쓰고 있던 이리나가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술집 안으로 들어섰다.
“반가워요, 이리나씨. 이로써 저희의 전력이 또 한명 늘었군요.”
“…그렇네요! 이리나 씨는 무지막지하게 쎄잖아요!”
그런 그녀들을 아련하게 쳐다보던 이리나는, 자리에 앉고는 질문을 던졌다.
“…제가 마왕에게 어느정도 타격을 줬었죠?”
“네?”
“설마… 상처도 못 입혔던건 아니겠죠?”
이윽고 이리나가 살짝 불안한 표정으로 질문하자, 클라나가 미소를 띠며 답했다.
“당신의 일격 때문에, 마왕이 일주일 동안 진군을 멈췄었어요. 덕분에, 제국민들을 대피시킬 소중한 시간이 생겼었죠.”
“…일주일이요?”
그 말을 들은 이리나는, 허탈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제 모든 마법적 지식과 마나를 쏟아부었던 혼신의 공격이었어요. 1000년전에, 마왕을 빈사상태로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던 대마법이었다고요.”
“…네, 그랬죠.”
“그런데, 고작 일주일이었나요? 일주일 밖에, 마왕을 붙잡지 못했던 건가요?”
이리나가 침통한 목소리로 묻자, 페를로체가 조심스럽게 답했다.
“그, 그래도… 제가 마왕군에게 붙잡혀 죽임을 당할때 주워들은 말로는… 꽤 치명상이었다고…”
“…윽.”
페를로체의 말을 듣던 이리나는 그녀가 태연하게 자신의 죽음을 이야기하자 잠시 고개를 숙인채 이를 갈기 시작했다.
“저기… 이리나씨.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요…”
그런 그녀를 조용히 쳐다보던 클라나는, 조심스럽게 이리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런 대규모 회귀를 발생시킬 수 있는 마법이 있나요?”
“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해서 말이죠. 한명도 아니고, 무려 4명이나 회귀를 했어요. 어쩌면, 더 있을 수도 있겠죠. 그러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법적인 일이 개입한 게 아닐까요?”
클라나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이리나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답했다.
“공간을 조종하는건 어떻게든 가능하지만… 시간을 조종하는 마법은 없어요. 고대 마법으로도 그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기억을 받는 예언 마법이라면…”
“그것도 마찬가지에요. 예언을 할 수 있는 마법은 없어요. 태양신의 계시라면 모를까…”
그 말을 하며 말끝을 흐리던 이니라는 페를로체를 힐끔 쳐다봤고,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말했다.
“아뇨, 태양신 님은 그저… 윽…!”
그러다 그녀는 갑자기 머리를 부여잡더니 식탁에 엎드렸고, 그런 그녀를 이리나와 클라나가 당황한 표정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왜, 왜 그러시나요?”
“으으… 갑자기 머리가 아파서요…”
“갑자기요?”
“아, 이제 좀 괜찮네요.”
그렇게 페를로체가 한결 나아진 표정을 짓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튼 태양신님이 하신 행동은 아닐거에요. 계시가 오더라도 그건 오직 저에게만 오니까요.”
그러자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리던 클라나는, 이내 한숨을 내쉬고는 이야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뭐, 살짝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회귀의 이유를 찾는건 일단 뒤로 미루도록 하죠. 지금 중요한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니까요.”
그렇게 말한 클라나는, 이리나와 페를로체를 보며 말했다.
“…그럼, 오늘은 밤도 깊었으니 이쯤 대화하죠. 오늘은, 새로운 전력이 추가된 걸 확인한것에 의의를 두자고요.”
말을 마친 클라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을 덧붙였다.
“…카니아 씨에게는 제가 오늘 일을 전해둘게요. 그럼, 다들 안녕히.”
이윽고 클라나는 세작들과 함께 조용히 가게를 나선 뒤, 밤의 거리를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리나 씨!”
“응?”
그런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나던 이리나는, 페를로체가 그녀를 붙잡아 세우자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그 흉터… 치료해드릴까요?”
이윽고 페를로체가 해맑게 묻자, 이리나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답했다.
“이건 아주 오래전에 난 상처인데.”
“음… 어쩌다가 난 상처인가요? 혹시 저주 때문에 난 상처는 아니겠지요?”
그러자 페를로체는 그녀의 상처를 유심히 바라보며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런건 아니고, 이건 어렸을때… 어… 그러니까…”
“…이리나씨?”
“늑대… 늑대가… 프레이를…”
자신의 흉터를 어루만지며 잠시 횡설수설을 하던 이리나는, 이내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는 말을 맺었다.
“아무튼, 이 흉터는 고칠 생각이 없어.”
“왜요?”
“…글쎄, 나도 잘 모르겠네.”
그 말을 남긴 이리나는 어리둥절해 하는 페를로체를 뒤로하고, 혼란에 가득찬 얼굴로 가게에서 나왔다.
“뭐지…”
그렇게, 혼자서 한참동안 밤의 뒷골목을 걷던 그녀는 이내 우뚝 걸음을 멈추더니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뭔가가 떠오를듯 말듯한 이 느낌은?”
.
“프레이… 대체 이게 어떻게 된거에요…”
그렇게 ‘평민 기숙사 습격 사건’이 종료된지 3달하고도 하루 뒤,
“카니아, 당신은 진실을 알죠?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말하세요. 지금 당장.”
오랜만에 프레이의 기숙사에 찾아와 완전히 망가져버린 그를 지켜보던 세레나는, 조용히 옆에 서있던 카니아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전 모릅니다.”
“당장 말하시라고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카니아는 계속해서 입을 다물었고, 그러자 세레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의 상태에 이상한 점이 많은걸 당신도 알잖아요. 그러니…”
“…어디가 이상하다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 그래요?”
카니아의 말에 콧방귀를 뀐 세레나는, 이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지난 몇달간 내로라 하는 의원들과 마법사들이 그를 치료하려고 제국 병원에서 난리를 피웠어요. 그리고, 전부 실패했죠. 이건 아시죠?”
“네, 압니다.”
“그리고, 심지어 성녀 페를로체 씨도 그를 고치는데 실패했어요. 이것도 잘 아시죠?”
“…네.”
“그런데도, 이상한 점이 없다고요!?”
결국 화가 폭발한 세레나는 몸에서 대량의 달의 마나를 발산하며 소리쳤다.
“제국 마법사들과 의사들은 그렇다 쳐요!! 그런데 성녀인 페를로체씨가 고치지 못한다는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요!?”
“…그것이.”
“제가 처음 쓰러진 그를 진단했을때만 하더라도 일주일이면 깨어나실 상태였어요!! 물론 그것도 큰일이긴 하지만… 이렇게 몸이 망가질 정도는 아니었다고요!”
“…죄송합니다.”
결국 카니아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며 말하자, 세레나는 화를 내는 것도 멈추고 조용히 카니아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끝까지 그렇게 나오시겠다는 건가요?”
그렇게 한참을 카니아를 바라보던 세레나는, 이내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렇게 나오면, 저 또한 가만히 있을 수 없…”
– 똑똑똑
“…청소를 하러 왔습니다.”
하지만, 그 말은 기숙사의 문을 두드린 이리나에 의해 잠시 멈추어졌다.
“당신, 꼭 이럴때에 청소를 해야되나요?”
이윽고 방의 문을 열고 이리나가 들어오자, 세레나가 살짝 신경질이 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제가 프레이씨와 ‘죽음의 맹세’를 한지라, 노예일을 하지 않으면 죽습니다.”
“…네?”
하지만 이리나가 너무나도 합당한 이유를 대자 잠시 벙쪄있던 세레나는, 이내 푹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대체 죽음의 맹세는 왜 한건가요 프레이… 그거, 들키면 뒷처리가 꽤 힘들다고요…”
그런 세레나를 조용히 바라보던 이리나는,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전 죽지 않기 위하여 청소를 해야 하니… 두분은 하던 이야기를 계속 해주세요.”
“”………..””
그러자 잠시 이리나를 쳐다보던 카니아와 세레나는, 동시에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나가서 이야기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밖으로 나오세요. 그곳에서 이야기를 계속하죠.”
그 뒤, 잠시 서로를 쳐다보던 둘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기숙사의 밖으로 나갔다.
“…쳇.”
청소를 하며 카니아와 세레나의 대화를 엿들을 심산이었던 이리나는 잠시 아쉬워하다가 슬며시 뒤를 돌아보고는, 이내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 저기에서 이상한 기운들이 꽤 많이 느껴졌었지.”
그러다가 프레이의 가방에 시선이 닿은 그녀는, 조심스럽게 가방에 다가가기 시작했다.
“뭐야… 분명히 여기서 뭔가가 느껴졌었는데?”
그렇게 가방을 한참동안 뒤적거리기 시작한 이리나였으나, 책과 먼지만 잔뜩 손에 잡히자 당황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음?”
그러다가 가방의 윗부분에서 이상한 공간을 발견한 그녀는, 별 생각 없이 그곳에 손을 집어넣었으나…
“쿨럭!! 쿨럭!!”
“꺄악!!”
갑자기 침대에서 프레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기침을 하기 시작하자, 경악하며 손을 빼내고는 멍하니 그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무, 무슨 일… 도련님!?”
“프레이…!!!”
그러자 이리나의 비명에 다급히 달려온 카니아와 세레나가 프레이에게 달려들기 시작했고,
“…젠장, 눈을 뜨자 마자 보이는게 패널티 창이라니.”
깨어난 후에 계속 허공을 쳐다보고 있던 프레이는 이내 허탈한 표정으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깨, 깨어난거야?”
한편 그런 프레이를 바라보며 당황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이리나의 손에는, 날짜가 적혀있는 작은 장치가 쥐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