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50)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50화(450/524)
Episode 450
“프레이…?”
“너, 그 힘은 뭐야…?”
정신을 되찾은 히로인들이, 광채를 내뿜고 있는 프레이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질문을 던진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걸.”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또한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 파지직… 파지지직…
“그래도… 뭔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분이야.”
그나마 지금 프레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늘 자신의 몸에 맴돌던 ‘별의 마나’가 어째서인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
– 어떻게… 인간이…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방금전에 읊조린 말을 들은 ‘혼돈의 신’이 명백하게 동요를 하고 있다는 것이였다.
“…최소한 마이너스는 아닌것 같아.”
무언가를 깨달은건지 계속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던 프레이가 그렇게 중얼거린 순간.
– 파바바박!!
사방에서 날아들기 시작한 촉수들.
“이런것들 쯤이야, 식은죽 먹기지.”
“프레이, 너는 지금까지 고생을 했으니 뒤에서 좀더 회복을…”
거침없이 날아드는 공격을 바라보던 히로인들이 재빨리 방어태세를 취하기 시작했지만.
– 파즈즈즈즈…
“…어라?”
숨을 들이마시며 호흡을 정리한 프레이가 손을 앞으로 뻗고 힘을 주자, 눈부실 정도로 빛나는 빛이 앞으로 뻗어져나가며 촉수들을 일소해버린다.
“왜, 왜이리 강해진 것이냐? 프레이?”
“너, 너어… 지금 무슨 기술 쓰는거야?”
전투력이라면 절대로 누구에게 밀리지 않는 루비와 이리나가 그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강력한 일격을 멍하니 바라보다 시선을 위로 올리며 프레이에게 질문을 던진다.
“……..”
프레이가, 온몸에서 광채를 뿜어내며 말없이 허공에 붕붕 떠올라 있었다.
“호, 혹시… 저 새끼 또 생명을 담보로 이상한 기술 쓰는거 아냐?”
“그, 그럴수도… 나조차도 가늠을 할 수 없는 강함이니…”
그런 그를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상당히 합리적인 추론을 시작한 그녀들.
“역시 지금 당장 프레이를 말려야 한다. 저 희생변태가 또 자기 몸을 연료로 태우고 있는게 분명해.”
“응응, 내가 날아올라 붙잡을테니까… 루비 너는…”
“…그게 아닙니다.”
“응? 카니아…?”
불안에 가득찬채 프레이를 말릴 작전을 짜던 그녀들의 대화에, 멍하니 위를 올려다보던 카니아가 이내 연한 미소를 지으며 끼어들었다.
“제가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네, 네가 어떻게? 우리도 가늠이 안되는데…”
“지금의 저만이 느낄 수 있는것인지라.”
그렇게 말한 카니아가, 감격에 가득찬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도련님은 신격을 각성하신 것 같습니다.”
“뭐?”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능력이 ‘신격’임을 자각하신 것이겠지요. 그 계기는 잘 모르겠지만.”
그 말을 들은 이리나와 루비의 눈이 동그래지는 한편.
“역시! 그럴줄 알았어요!”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다가, 흥분에 가득찬 표정으로 입을 여는 세레나.
“세가지 빛의 마나는, 역시 신격이 맞았죠?”
“그렇습니다. 물론 제 흑마력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제 논문이 맞았군요! 하기사, 보통의 마나와 성질부터가 다른데 당연한 일이지요!”
신격이라는 단어 때문에 계속 논문이 거절당해, 결국 ‘신성하다’는 말로 은유를 한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던 세레나.
그런 그녀가, 카니아의 부연설명에 열광하며 중얼거린다.
“지금까지 학계에서 금지당할 정도로 금기시 당했던 주장이였는데… 감회가 참 새롭네요. 이 일이 끝나면 당장 내용을 수정해서…”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아.”
그러다가 루비의 일침을 듣고는 정신을 차리고 프레이를 올려다보기 시작한 그녀.
“……….”
프레이는 여전히 말없이 허공에 붕붕 떠 있었다.
“프레이, 그 계획… 아직 유효한 건가요!?”
그런 그에게 세레나가 큰 소리로 질문을 던지자, 조용히 아래를 내려다보기 시작한 프레이.
“당연하지.”
그러던 그가, 이내 피식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힘이 모자르거든.”
“그럼…”
“미리 계획해둔대로. 끝을 내자.”
그리고 바로 그 순간.
– 누구 마음대로!!!
거대한 눈동자가 핏발을 세우며 모두에게 총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
– 쿠과과과광…!!!
사방에서 굉음이 울려퍼지며, 검은색 촉수들이 이리저리 짓뭉개져 흩날린다.
– 파밧…!
그와 동시에, 우리들은 미리 계획했던대로 일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카니아, 조심해!”
이윽고 가장 먼저 녀석의 핵으로 접근하기로 했던 내가 눈동자에게 질주하기 시작하자, 도련님이 내게 남긴 한마디.
“걱정마십시오, 도련님.”
그 한마디가 왜 이리도 설랠까?
“어둠은 익숙합니다.”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눈앞의 목표물에 집중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두근거리는 심장.
끝이 다가와서일까.
지금까지의 일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회귀 전의 기억이 떠올랐던 직후, 도련님에게 독이 든 음식을 주며 시작되었던 이번 회차.
그때까지만 해도 무슨 수를 써서든 죽이고 싶던 당신이, 설마 그런 사연을 가진이였을 줄이야.
그런 당신의 사연을 첫번째로 깨달았다고 생각한 나였고, 처음에는 끝까지 둘만의 비밀로 남을 거라 생각하던 시간도 있었지.
“카니아, 위험해요!”
“뭣하면 내 그림자에 숨어서 갈래? 난 여유인데.”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그건 착각에 불과했어.
당신은 생각보다 많은 사연과 인연을 가진 존재였고, 나는 그 인연중 하나에 불과했지.
한때 당신을 독점한다는 발칙한 꿈도 꿔봤던, 괘씸한 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걸 아주 잘 알아.
그래도.
그래도 난…
– 프레이의 어머니는 너 때문에 죽었다.
“…..?”
눈동자의 앞에 도달해 그만 생각을 정리하려는데, 마음속에 들려오기 시작한 어두운 목소리.
– 그런 주제에, 그 이기적인 마음은 변치 않는구나.
눈동자의 최후의 발악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한다.
– 네가 이래봤자 변하는건 없어. 프레이는 결국 패배할것이고, 설령 이긴다고 해도 그 사실은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
– 그런 네가, 프레이의 곁에서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을까?
꽤나 좋은 시도였어.
불과 몇달 전이였다면, 아마 나를 동요시킬 수 있었겠지.
– 촤르륵…!!!
하지만, 그런 말로 날 동요시키기엔 이미 늦었다.
왜냐면 나는.
도련님의 집사로서, 영원히 그분을 섬길테니.
.
“계획대로 녀석을 포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여러분.”
카니아의 목소리가 사방으로 울려퍼진다.
“이리나 씨, 당신의 차례입니다.”
좋아, 이제 내 차례인가?
“어디 한번 해보자고.”
– 타앗…!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르니, 눈동자가 나를 빤히 노려보기 시작한다.
– 파바바바박!!
이윽고 내게 쇄도하기 시작한 수많은 촉수들.
“…느리네.”
하지만 어째서인지 하나도 위협적이지 않았다.
용으로 각성한 내 동체 시력이 너무 빨라져서 일까.
아니면, 설령 공격에 직격당한다 하더라도 내 몸을 감싸고 있는 프레이의 빛이 나를 수호해줄거라 확신하고 있어서일까.
오히려 전투보다 다른 생각이 뇌리에 떠오른다.
프레이의 현재 상태라거나.
이 모든것이 끝나면 앞으로의 미래는 과연 어떨지.
그리고, 지금 프레이는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같은 것 말이다.
– 너만 아니였더라도, 프레이가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는 일은 없었을텐데.
“…흠?”
그런데, 눈동자의 코앞까지 도달하니 머릿속에서 사나운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 평생 남을 트라우마를 안겨준 기분은 좀 어땠느냐?
고작 이런걸로 발악을 하다니.
조금은 실망인걸.
– 파지지지직…!
– 그오오오오…!!
그런 생각을 하며 하강한 나는, 다급히 촉수로 자신을 감싼 눈동자에게 내 ‘궁극의 마법’을 먹여주었다.
원래는 몸이 산산조각 나는 리스크를 가진 마법이지만.
영체 상태니, 가릴 것 없잖아?
.
“클라나! 어서 빛을!”
“아… 네에!”
이제 제 차례네요.
가슴이 너무나 떨려요.
제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요?
“흐읍…..”
두 손을 머리 위로 뻗고 힘을 주고 있으니, 엄청난 고통이 몸에 밀려들기 시작했어요.
“으극…”
오늘 처음 써보는 기술인데, 역시나 제겐 무리였던 걸까요.
– 자기 부모도 지키지 못한 겁쟁이.
“…..!”
그런 생각을 하며 파르르 떨고 있는데, 뇌리에 아까전에 들었던 끔찍한 목소리가 다시 울려퍼지기 시작했어요.
– 개성도, 특색도 없는 들러리에 불과한 주제에… 이제 와서 뭘 하려고 그러느냐.
“으으…”
– 어차피 프레이에게 인정도 못받을텐데, 평소 하던대로 구석에 쭈그린채 박혀 있거라.
처음에는 화가 치밀었지만, 왠지 모르게 갈수록 맞는 말처럼 느껴졌어요.
초반에는 프레이의 발목을 붙잡기만 하고.
나중에 가서도 활약하나 제대로 없던 저니까요.
제국의 황녀면, 태양의 마나를 가졌으면 뭐해.
다른 사람들처럼 빛나질 못하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계속 뒤처지는 것만 같아.
역시, 프레이도 이런 날…
– 번쩍…!
그런 우울한 감정에 잠식되려는 순간, 절 감싸고 있던 은색 빛이 번쩍였고.
“…아.”
그제야 저는, 피식 웃으며 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어요.
“그것 또한… 나였지.”
이미 깨달은 거였는데.
하마타면 잊어버릴뻔 했네요.
– 샤아아아아…
‘그렇죠? 어머니?’
.
“페를로체, 당신의 차례에요!”
클라우드 왕국의 지하에서 회수된, 자신의 어머니가 남긴 유품을 치켜들은채 이 어두운 장소를 밝히는 태양이 된 클라나 씨.
“저 망할새끼를 끌어내리세요!”
그런 그녀가 제게 맹렬하게 소리치시고 계시네요.
“알겠답니다!”
우와. 우리 클라나씨가 달라졌어요.
평소의 소심한 모습을 버리고, 태양에 제격인 모습으로 불타고 계세요.
“땅에 쳐박아버릴게요!”
그러니, 지금은 그녀에게 좀 맞춰줘야겠죠?
그나저나 기쁜소식이 하나 있네요.
제 눈에, 그녀의 뒤에 선채 조용히 힘을 보태주고 있는 클라나의 어머니가 확실히 보이고 있어요.
역시 지난번 전투때 소멸되지 않았던 거군요.
정말 다행이에요!
– 페를로체, 너는…
지랄하지 마세요!
– 쿠과과과광!!!
당신의 그 역겨운 시선을 억겁의 시간동안 견뎌내느라 이렇게 미쳐버린 전데, 이제 와서 그딴 유치한 수작이 제게 먹힐리가 없잖아요!
“잡았다.”
그냥 좆이나 까세요!
.
“세레나 씨! 당신의 차례랍니다!”
페를로체가 해맑은 표정으로 눈동자의 촉수를 붙잡고는, 땅 아래로 끌어당기고 있네요.
설마 이게 진짜 될줄은 몰랐는데.
역시 태양신의 가호는 대단해요.
“그나저나, 이거 오징어 맛이였네요!”
아니,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촉수를 이로 물어뜯으며 계속해서 잡아당기고 있는 페를로체 씨가 대단한건가?
– 갑자기 굴러들어온 돌에게 자리를 뺏긴 소감은 좀 어떤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조용히 부채를 부치기 시작하니, 어김없이 머릿속에 짜증나는 목소리가 들이닥치네요.
– 내게 살짝만, 아주 살짝만 협력한다면… 네가 만족할만한 세상을 제공해줄 수도 있는데.
뭔 소리를 하나 했는데, 정말로 유치하기 짝이 없는 제안이였어요.
“…어처구니가 없는 소리를 하는군.”
제 옆에 있던 루비씨가 그렇게 중얼거리는 걸 보아하니, 그녀에게도 똑같은 제안을 했나보죠?
– 샤르륵…!
완전히 땅밑으로 끌려내려온 녀석에게 독성이 가득한 달의 마나를 보낸 저는, 괴로움에 울부짖다 결국 눈을 감아버린 녀석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여줬답니다.
“남편도, 친구도 되찾은 지금이… 제가 원하던 세상이거든요.”
녀석의 패착을 말이죠.
.
“…이제, 내 차례인가.”
하늘에 떠오른채 전황을 지켜보던 루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 쿠구구구구궁…!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하는 공간.
“…뭐지?”
예상치 못했던 일에 화들짝 놀란 루비가 뒤로 물러난 순간.
– 네놈… 들….!
눈동자가 격노한 목소리로 소리치기 시작했다.
– 이대로… 당할 성 싶으냐…!!
그와 동시에, 미친듯이 요동치기 시작한 공간.
“설마… 자폭이라도 하려는건가.”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루비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급히 눈동자에게 날아들려던 순간.
– 콰직…!
“…윽.”
“프, 프레이!”
그녀의 옆을 지나쳐, 프레이에게 쇄도한 거대한 촉수.
– 파지직… 파지지직…
기력을 모으느라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던 프레이의 몸에 둘러져있던 빛이 힘겹게 촉수를 밀어내고 있었지만, 눈동자가 기어이 자신의 본체마저 깎아내며 만들어낸 회심의 일격을 완전히 밀어내기엔 무리였다.
“젠장, 프레이! 일단 내가…”
때문에 이를 갈던 루비가 다급히 그에게 날아들던 순간.
– 파지직…
그녀의 옆에서 들려온, 작은 파공음.
“드디어 도착했어요!”
그리고 그 다음에 들려온 목소리는, 비록 파공음 만큼이나 나지막했으나.
“”………..!””
그 공간에 있던 모두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안녕하세여!”
“으르르…”
빨간 용암이 이글거리는 지옥의 배경을 뒤로하고 걸어 나온 루루가, 등에 글레어를 업은채 으르렁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