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56)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56화(456/524)
Episode 456
나는 제국 최고의 악인이었다.
세상은 나 때문에 불탔으며,
사랑하는 이들은 나를 증오하고,
가족은 내 곁을 떠나갔다.
매 순간순간은 고비이자 한계였고,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던 것은 그저 언젠가 찾아올 끝을 기대하며 달리고 또 달리는 것 밖에 없었지.
그런 나날들을 보내며 꼴사납게 눈물도 흘려보고, 망가져도 보고, 반쯤 실성을 하기도 했었지.
그럼에도 계속해서 나의 앞에 던져진 고난과 역경. 그리고 시련들.
끝나지 않는 비극들의 언덕을 바라보며, 모든것을 포기하고 싶다고 몇번이나 홀로 되뇌였던가.
모든것을 내려놓고, 그만 편해지고 싶다고 몇번이나 홀로 생각했던가.
세계의, 모두의 운명을 담은 독잔을 혼자 마시는 것은 너무나도 괴롭고 고통스러웠기에.
그 잔을 거두어 주기를 하늘에 몇번이나 빌었던가.
하지만, 결국 나는 그럴 수 없었다.
“…허나 거둘 수 없다면.”
회귀 전 매일같이 하늘을 바라보며 하던 기도의 끝은, 언제나 똑같았기 때문이다.
“제가 한번 억지로라도 삼켜보겠습니다.”
그나마 내가 행했던 작은 반항은, 이 모든것을 하늘의 뜻이 아닌 나의 의지로 행하겠다 선언하는 것이였지.
내가 용사인 이유는, 나 스스로가 규정하고 싶었기 때문이였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참으로 공교로운 일이다.
마지막 순간에 내가 신격을 자각하고 초월적인 힘을 사용할 수 있었던 이유가.
그 작은 반항에서 시작된 나의 신념, 다짐, 그리고 나의 정체성 때문이였으니까 말이다.
완전히 꺾인채 극한까지 몰렸던 내게 찾아온, 우연이면서도 필연적인 기적이였다.
그리고 그 기적은 내게만 찾아왔던 것은 아니였다.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히로인들.
흑막에게 놀아나는 장기말과 인형에 불과하던 그녀들은, 오랜 비극속에서 결국 자신들의 정체성을 발굴해내고야 말았고.
마지막 순간, 눈동자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규정해내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흑막이 가장 업신여기던 ‘그녀’는.
그런 우리의 기적들을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결정적인 활약을 했지.
그렇다.
그 덕분에, 지금 어딘가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읽고 있을 당신들도 알다시피.
그토록 바라던 끝에 도달하고야 말았다.
우리 모두가 행복한 결말.
해피엔딩.
달리 말하면, 진엔딩에 말이다.
솔직히 아직도 영 실감이 나질 않지만.
그래도 그토록 원하던 끝에 도달했으니.
이 순간이 찾아오면 늘 해보고 싶었던 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고 싶다.
비록, 제국 최고의 악인이였지만.
지금의 나는…….
.
“도련님.”
“으, 으응?”
저택 안의 내 방안에서 멍하니 창가를 바라보던 나는, 카니아의 목소리에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뭘 그리 멍을 때리시고 계십니까?”
“아… 그게…”
“슬슬 출발할 시간입니다. 준비가 다 끝나셨으면 이만 나오시지요.”
잠시 감상에 젖어 지난 일들을 회상하고 있었다고 하기엔 좀 쑥쓰럽고, 그렇다고 모든 비극을 종결할 한마디를 내 마음속으로 읊조리기 직전이였다고 말하기도 좀 뭐하다.
“…알겠어.”
따라서 나는 얌전히 입을 다문채, 카니아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도련님,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건데… 이제 더 이상 퀘스트는 없는거지요?”
그러자 살짝 경계서린 눈빛을 하며 그런 질문을 던져오는 카니아.
얼마전에 2대 마신이 된 그녀는, 당당하게 업무 거부를 선언하고 나의 집사로 복귀했다.
자신의 신분은, ‘프레이 도련님의 집사’ 단 한개면 충분하다나 뭐라나.
“당연하지. 시스템은 완전히 사라졌어. 이제 난 자유야.”
“…그렇군요.”
그런 그녀에게 내가 호언장담을 해주니, 카니아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내 옆에 붙어온다.
“그나저나, 이렇게 단 둘이 있는건 꽤나 오랜만이군요…”
“…그런가?”
“도련님과 단 둘이 비밀을 공유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세월도 참 빠릅니다.’
생각해보니 꽤나 오랜만이긴 하다.
한때 내 아군이 카니아밖에 없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 때의 그 막막하면서도 끈끈한 느낌은, 아직도 잘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도련님. 오랜만에 저희 단둘이…”
마찬가지로 그때의 감정이 떠올랐던건지, 아련한 표정을 짓던 카니아가 방문을 열며 내게 무언가 제안을 해오기 시작하던 그때.
“야! 왜이리 늦어!!”
“무, 무엄하네요. 곧 제국의 황제가 될 사람을 기다리게 하다니…”
“당신, 너무 풀어진거 아닌가요? 페를로체 씨는 당신을 기다리다가 잠들어버렸다고요.”
“쿨… 쿠울…”
“이거, 전직 마왕으로서 기강을 한번 잡아야겠군.”
저 멀리 현관에서 울려퍼지는, 익숙한 목소리들.
“…쳇.”
나머지 네명의 메인히로인들과 루비의 등장에, 카니아가 아쉬운 표정으로 혀를 찬다.
“도둑고양이 새꺄. 지난 며칠간 같이 지내면서 개꿀 빨았으면 그만 내려와.”
“…이리나씨는 왠지 모르게 더 난폭해지신 것 같네요.”
여느때와 같이 버럭버럭 성질을 내고 있는 이리나.
“그 도마뱀 새끼들이 짜증나게 하잖아. 난 프레이 곁에 있을거라고.”
결전이 끝난 이후로 서대륙 용족들의 끊임없는 복귀요청에 시달리던 그녀는, 오늘에서야 겨우 결판을 내고 복귀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 결판이, 평화로운 대화가 아닌 이리나의 주먹과 마법으로 이루어지긴 했지만.
“도련님은 강아지도, 파충류도 싫어하시는데…”
“뭐 이년아?”
그녀의 말에 따르면 그것이 정통적인 드래곤식 대화법이라고 하니, 딱히 상관없지 않을까?
“프, 프레이. 그… 혹시 잊지는 않으셨죠?”
“응?”
그런 생각을 하며 눈싸움을 시작한 카니아와 이리나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는데, 그 옆에서 들려오는 소심한 목소리.
“그, 대… 대… 대관…..”
두 소녀의 기세에 눌려 쭈그러든 클라나가, 소심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을 걸고 있었다.
“대관식?”
“아, 네… 네에!”
그녀가 혹시나 잊었을까봐 내게 확인한대로, 얼마뒤면 그녀가 황제로 즉위하는 즉위식이 열린다.
아마 그때 나에 대한 공식 기자회견도 열릴것 같은데, 그곳에서 이겨내야 할 고비가 살짝 걱정이다.
클라나와 나의 관계를 어떻게 납득시키는것이 좋을까?
“그, 바… 방법은 생각해보셨…”
“걱정마, 클라나.”
뭐, 상관없다.
“다 방법이 있으니까.”
“아… 네에!”
정 안되면, 또 미친척이라도 하지 뭐.
“음냐…”
“페를로체, 우리 이제 가야해. 일어나.”
“…아, 그렇군요!”
클라나를 안심시키고는 현관으로 걸어가는데, 세레나가 옆에서 졸고 있던 페를로체를 흔들어 깨운다.
“너무 늦었어요! 프레이!”
“하하… 미안.”
바보 인격과 회귀 인격이 완전히 합쳐져 다시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돌아간 그녀는, 최근 세레나와 클라나의 도움을 받아 교단을 재건하고 있다.
그들의 지휘 아래에 새롭게 만들어질 교단은, 실질적 권한은 거의 없는 봉사와 긍휼에 초점을 맞춘 기구가 될 예정이다.
“나쁜 프레이! 바보 프레이!”
“……..”
그나저나, 옛날의 과격한 모습이 보이질 않으니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살짝 섭섭하긴 하다.
뭐, 그녀의 영혼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으니까.
그래도 언젠가 한번쯤은 다시 만나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조금만 더 늦었으면, 강…..”
“……..!”
아니다.
내가 뭔가 착각을 하고 있던것 같다.
“…제로 끌고 나올뻔 했잖아요!”
둘다 멀쩡히 다 살아있잖아.
“츄릅…”
“사, 살려줘.”
“네?”
“…..아니야.”
나도 모르게 카니아의 뒤로 숨으며 그렇게 중얼거린 나는, 이내 무안한 표정으로 헛기침을 하며 현관 앞에 섰다.
“당신.”
“…세레나.”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내 목에 자신의 팔을 걸치는 세레나.
“조만간 열릴 기자회견때 발표해야죠? 제 임신 사실을.”
“…그렇지.”
마법으로 자신의 부푼 배를 숨기고 있는 그녀는, 문라이트 가문을 빠르게 재건하는 한편 기자회견때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계책을 세우고 있는 것 같다.
“부정적인 의견이 들려오면 말해주세요. 제가 처리… 아니, 잘 설득할테니까.”
“…….”
아니, 그걸 계책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프레이, 내 소식도 발표할 게냐?”
“아아.”
세레나의 ‘처리’의 범위가 어느정도일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있는데, 내 뒤로 조심스레 다가온 루비.
“아마 세레나와 같은 날에 태어날 듯 싶은데…”
최근 마왕군들과 마족 잔당들 중에서 선한 자들을 골라내 추려내고 있는 그녀의 목표는, 마족들의 사회화와 재교육이라고 한다.
상당히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것보다 더한 난제도 해결해온 나와 그녀 아닌가.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면,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올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어머, 그럼 공동 육아 하실래요?”
“음, 나야 좋지.”
“”………””
그 꿈같은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본 나는, 부쩍 친해진 루비와 세레나를 불안한 표정으로 살펴보고 있는 히로인들을 뒤로하고 현관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프레이!”
“주인님!”
그러자, 또다시 들려오는 반가운 목소리.
“드디어 기어나오는구나.”
“기다렸어요, 헤헤.”
양옆에 서있던 이솔렛과 루루가,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그렇게 늦었나…?”
“조금 늦긴 했다. 지각은 금물이거늘.”
최근 다시 아카데미의 교사로 복귀한 이솔렛은, 자신의 신념대로 새롭게 피어날 새싹들을 가르칠 예정이다.
그동안 외로운 싸움을 해오던 이솔렛이였지만 이제 아카데미도 완벽하게 개혁이 될 예정이니, 그녀의 신념이 진정으로 빛을 발할 수 있겠지.
“전 오히려 기뻐요!”
“응?”
“주인님이 이제 늦장도 부리시다니… 그렇게나 원하시던 삶이잖아요!”
오늘도 기특한 말을 하는 루루는, 언니와 함께 마족들의 재교육을 맡고 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마안과 전직 마왕이라는 칭호 덕분에, 그 흉폭한 마족들이 두 자매만 보면 꼬리를 내린다나 뭐라나.
“그,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가 되는…”
“이제 저도 다시 주인님의 애완동물로 복귀할 때에요!”
“그런 유치한 놀이는 이제 그만하거라. 프레이가 부담스러워 할…”
“으르르…”
“크르르…”
“자자, 그만들하고… 슬슬 마차에 타자. 응?”
최근에는 메인히로인들만큼이나 자주 싸우는 이솔렛과 루루의 말다툼을 머리를 긁적거리며 지켜보던 나는, 그녀들을 떨어트려놓으며 마차로 향하기 시작했다.
“”……….””
다행히도 내 말을 듣고는 바로 싸움을 멈추고 내 뒤를 졸졸 따라오기 시작한 둘.
“같이가요!”
“전 집사이기에, 도련님의 근처에 앉아야 합니다.”
“진짜 지랄하네.”
뒤쪽에 있던 메인히로인들도 재빨리 합류한 결과, 내 주변은 어느새 다시금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 드르륵…
“…응?”
뒤에서 튀어오르는 스파크를 애써 무시하고 마차문을 열었는데, 내 시야에 들어온 익숙한 얼굴.
“안녕하세용!”
어느새 마차안에 들어가 있던 글레어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아카데미에 휴학을 신청하고 마탑으로 복귀를 했다던데.
내가 잘못 들은 건가?
“오늘은 견학! 견학 할래요!”
아, 그냥 꼬맹이의 변덕이였구나.
하지만 그녀까지 앉기에는 자리가 부족할 것 같은데.
“뭐… 어쩔 수 없지.”
예상치 못한 손님의 등장에 머리를 긁적이던 나는, 마차에 들어가 앉은 뒤 내 무릎위에 그녀를 앉혔다.
“용사님 품 따듯해요!”
그러자, 무릎위에 앉은채 내게 눈웃음을 쳐보이다가 슬쩍 바깥에 있던 히로인들에게 시선을 돌리는 그녀.
“””………..”””
이윽고 몇초간, 허공에서 심상치 않은 눈빛들이 교차하기 시작한다.
‘…뭐지?’
아마 기분탓일것이다.
“베에…”
“이 꼬맹이가 근데…”
“…맹랑하네요.”
아마도?
.
“도련님, 그래서… 진짜로 가시는겁니까?”
몇십분간 이어진 조용하면서도 치열한 자리 쟁탈전 끝에 내 앞쪽 자리에 앉게된 카니아가, 문득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질문을 던져온다.
“당연하지.”
“조금 더 쉬셔도 될텐데… 굳이 아카데미로 가시는 이유라도?”
그녀의 말대로, 방금전에 마차에 전부 착석한 우리의 목적지는 선라이즈 아카데미.
그렇다.
우리는 지금, 아카데미 3학년으로서 신입생 입학식에 참여하려고 하고 있다.
“그토록 원하던 내 소원이니까.”
그리고 그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했다.
“앞으로는 평화롭고 즐겁게, 아카데미 생활을 보낼수 있잖아?”
비록 졸업까지 1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우리에겐 이제 평범하고도 즐거움이 가득할 3학년 생활이 남아있다.
지금까지 고생한 대가로 주어진 보상으로는 약간 모자라보일수 있지만, 내게만큼은 천금과도 같은 선물이다.
“그건 그렇네요…”
“이젠 평화롭게 다닐 수 있구나…”
“무시무시한 모략도, 혈투도 없어.”
내 말에 동감을 한건지 고개를 끄덕이는 카니아와, 내 양옆에서 아련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세레나, 그리고 루비.
“저도 다시 다닐래요!”
“넌 너무 어리잖니, 꼬맹아.”
무릎위에 앉아있던 글레어가 눈을 반짝거리며 끼어들었지만, 나는 피식 웃으며 녀석의 볼을 꼬집었다.
“으이익…”
“적정기에 가서 아카데미 생활을 만끽해야지.”
아리아 역시 나와 부모님의 강력한 권고로 아카데미를 휴학한 상태이다.
적정 나이가 되었을때 나이가 같은 카디아랑 같이 아카데미로 보내면, 셋이 아주 친한 절친이 될지도?
“피이…”
“자, 그럼… 슬슬 출발…..”
그런 생각을 하며 살짝 삐진 표정을 짓고 있는 꼬맹이의 볼을 쓰다듬던 나는, 벌써 한시간째 출발만을 기다리고 있던 마부에게 신호를 보내려 했으나.
“잠깐만요오오오!!!”
“…….?”
저 멀리서 다급히 달려오기 시작한 누군가의 외침에, 말을 멈추고 고개를 빼꼼 밖으로 내밀었다.
“같이가요오오오오!!!”
“먼저 간줄 알았는데?”
“도시락 만드느라 늦었단 말이에요오오…!!!”
품에 도시락을 품은 로즈윈이, 다급히 손을 흔들며 마차로 뛰어오고 있었다.
“헥… 헥…..”
이윽고, 행여나 우릴 놓칠까봐 꽤나 오랜 거리를 전력질주해온 로즈윈이 마차 안에 쓰러지듯이 엎어지자.
“…일단 공간 확대마법부터 걸죠.”
“자리배치도 다시 해야 되는거 아닐까요?”
“헛소리하네, 또.”
로즈윈을 일으켜세우며, 또다시 진지한 토론에 들어간 그녀들.
“지각이니까 그냥 남는 자리에 앉혀야…”
“아뇨, 그건 공평하지 않아요. 역시 다시 처음부터…”
“나, 나는 그냥 구석이 좋은데…”.
“전 주인님 발치에 앉아도 돼요!”
“하아, 그냥 좀 가면 안되느냐?”
그 광경을 지켜보던 나는, 나도 모르게 피식 웃으며 창가로 시선을 돌렸다.
“참 평화롭네…”
그야말로 꿈에나 그리던, 너무나도 행복한 순간.
“…어라?”
여전히 열을 올리며 토론을 하고 있는 히로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기분좋은 미소를 짓던 나는, 이내 저택의 현관에 시선을 고정한채 눈을 동그랗게 떴다.
“거참, 마중 안나와도 된다니까.”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리아가 현관쪽에 서서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갔다 올게요.”
– 끼이익…
그렇게 중얼거리며 손을 들어 그들의 인사에 화답하자, 그것을 출발 신호로 여겼는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 마차.
“으앗!”
그 틈을 탄 로즈윈이 재빨리 루비와 나의 사이에 앉음으로서, 우리 모두가 아카데미로 향할 준비가 끝났다.
“…쳇.”
“그나저나, 이번 1학년들은 어떨까요?”
“말도 마. 벌써부터 프레이 팬클럽이…”
“지금도 벅찬데 더 늘어나면 안돼.”
“그럼 다들, 아카데미에서는 협력을 하기로…”
살짝은 진정된 마차의 안에서, 여전히 진지한 표정의 모두를 바라보던 나는.
“하하하…”
결국 행복한 웃음을 터트리며, 아까전에 속으로 하려던 말을 떠올렸다.
“모두들.”
제국 최고의 악인이였던 나는.
“사랑해.”
아무래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언제까지나 말야.”
그 말을 듣고 내게 시선을 돌린 그녀들의 미소가, 그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 –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