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59)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59화(459/524)
Episode 459
– 끼이익…
눈을 끔뻑거리며 안을 바라보던 나는, 이내 슬그머니 현관문을 닫기 시작했다.
– 철컥…!
하지만, 이내 무언가에 걸리기라도 한 것 처럼 중간에서 멈춘 현관문.
“도련님?”
카니아가 문고리를 손으로 잡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그렇게 말한 그녀가, 호텔 안쪽으로 날 잡아 끌기 시작한다.
“안 그래도 지금 찾으러 갈려고 했는데, 제발로 걸어들어… 찾아오셨군요.”
“지금 뭐라고…”
“일단 들어오시죠. 어차피 나가실 수도 없습니다.”
카니아의 심상치 않은 말에 식은땀을 흘리며 뒤를 쳐다보니, 이미 굳게 닫혀있는 문.
“”……….””
상황을 보아하니, 퇴로는 이미 완전히 차단된 것 같고.
어쩔 수 없나.
이렇게 된 이상, 마음을 단단히 먹을 수 밖에.
“…으음.”
그런 생각을 하며 심호흡을 하고 로비로 들어서니, 얼핏 보였던 히로인들의 모습이 자세히 눈에 들어온다.
“…왜 그러십니까?”
늘 검은색 정장만을 입다가, 치렁치렁한 메이드복을 차려입고 특유의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카니아.
“젠장… 얼마 안되는 내 아이덴티티였는데…”
잔뜩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끼고 있는 이리나와.
“…그나저나, 메이드 복이란건 꽤나 답답하군.”
“그러게요!”
그 옆에서 가슴 부분이 꽉 끼이는지 연신 옷을 잡아 늘리고 있는 이솔렛, 그리고 그런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페를로체.
“난 편한데……”
날 발견하고는 헥헥 소리를 내며 재롱을 피우려던 루루가, 그 말을 듣고는 자신의 가슴을 멍하니 내려보다가 시무룩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푹 숙인다.
“무슨 속셈이죠?”
“속셈이라니. 그저 이런 평화적인 해결책이 낫다고 생각했을뿐이다.”
한편 마법으로 만삭이 된 배를 숨긴채,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세레나와 루비.
“고, 공작영애인 내가… 이, 이런 음란한 메이드복을… 으, 우으…”
“…그렇게 따지면 몇주뒤에 세계 최강국의 황제가 되는 저는 뭔가요.”
그리고 내가 들어오자 마자 얼굴을 홍당무처럼 붉힌채 안절부절을 못하고 있는 로즈윈과, 해탈한 표정을 짓고 있는 클라나까지.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솔직히 호텔의 밖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그녀들의 싸움을 어떻게 말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나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 고오오오오…
왜냐하면 비록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지만.
아까부터 느껴지던 무시무시한 살기는 그대로였기 때문이였다.
“음흠흠.”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순 없었다.
오히려 이 순간을 기회로 삼아, 내 위치를 확고히 해야 한다.
“내가 온 이유는 알지? 얘들아.”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슬슬 이번 일에 대해 정리를 해야 하니, 일단 자리에…”
그러니, 이번 일은 내가 주도적으로 해결…
“괜찮다, 프레이.”
모두와 이야기를 나누어보려는데, 세레나와 이야기를 나누던 루비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온다.
“그것에 관해선, 이미 합의가 끝났으니.”
“…뭐?”
지금 이게 무슨 말이지?
이미 합의가 끝났다니?
“그래서 그런데, 따라오거라.”
“당신은 그저 참여만 하시면 돼요.”
그 말의 뜻에 대해 미처 물어볼 틈도 없이, 나는 루비와 히로인들의 손길에 이끌려가기 시작했다.
“…이게 아닌데.”
그녀들의 입가에 떠있는 미소가, 왜 이리 무섭게 보일까.
.
프레이가 호텔에 도착하기 몇시간 전.
“”………””
모든 히로인들이 모인 로비의 분위기는, 지금과는 달리 피부에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냉랭한 상태였다.
참고로 분위기만 그럴뿐, 주변의 공기는 상당히 달아올라 있었다.
– 고오오오오오…
오랜만에 드래곤의 비늘을 드러낸 이리나가 하늘 위로 곧게 뻗은 손가락 위에, 거대한 화염 구슬이 이글이글 불타고 있기도 했고.
“다시 해보시겠다는 겁니까?”
“………”
“마지막에 서있는 사람이 프레이를 차지하는 건가요!”
“결국 전투로 정할 것이라면, 물러설 생각은 없다.”
그 옆에 있는 카니아, 클라나, 페를로체, 그리고 이솔렛 또한 저마다의 기운을 뿜어내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런 그들의 가운데에 있는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것은, 프레이가 서명하는 즉시 법적 효과가 발휘되는 혼인 신고서.
그 새하얀 문서를 둘러싸고 있는 히로인들의 살기가, 더욱더 격렬해지기 시작한다.
“마, 말려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직은 아니에요.”
그 상황을 소파에 쭈그려 앉은채 소심한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던 로즈윈이 슬며시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질문을 던지자, 이내 돌아오는 차분한 목소리.
“어, 어째서…”
“당신도 일상적인 다툼에는 이만 익숙해질 필요가 있답니다.”
만삭의 몸으로 소파에 기대어 앉아있던 세레나가, 당장에라도 칼부림을 할듯한 히로인들과는 대조적인 부드럽고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그, 그치만… 다툼 치고는 지난 며칠간 호텔이 3번이나 반파됐었는데…”
“제게 다 생각이 있답니다.”
“으으…”
하지만, 지금까지 일어난 ‘다툼’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두 눈으로 지켜봐왔기에 여전히 불안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로즈윈.
“…루루 씨, 역시 위험해 보이지 않나요?”
그러던 그녀가, 이번에는 조용히 자신의 옆에 엎드려 있던 루루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 안 말리면, 또다시 큰 싸움이 일어날 것 같은데…?”
“………”
하지만 어째서인지 묵묵부답인 루루.
“루루 씨…?”
자신은 그저 프레이의 충실한 애완견일 뿐 정실 부인 같은 자리는 노리고 있지 않다고 호언장담한 루루였기에, 어떻게든 그녀의 도움을 받기 위해 어깨를 흔들기 시작한 로즈윈은.
“…아.”
집중이 깨지는 바람에 인상을 팍 찌푸린 루루의 눈이 순간적으로 루비색으로 물든것을 보고, 설마 하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당신 설마, 몰래 마안을 써서 모두를 말리려고…..?”
“좋은 시도였지만, 이미 우리는 당신의 세뇌가 통할 레벨이 아니랍니다.”
하지만, 로즈윈이 미처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루루의 책략을 확정지어 버리는 세레나.
“아, 아쉽네요. 잘하면 다툼을 끝낼 수 있었는데…”
“그러니 얌체같은 짓은 그만 두시죠. 프레이는 꼼수로 얻을 수 있는게 아니랍니다.”
때문에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이던 로즈윈은, 이어진 세레나와 루루의 대화를 듣고는 멍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루루에게 돌렸다.
“…쳇.”
그 말대로, 루루는 아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몸을 풀고 있었다.
“다들 제 정신이 아니야…”
그제야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리기 시작한 로즈윈.
“괜찮다니까요.”
그런 로즈윈을 힐끔 바라보던 세레나가, 부풀어 오른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며 조용히 속삭인다.
“어, 어째서…”
“어차피 승자는 저인걸요.”
그렇게, 자신의 배에 시선을 고정한 세레나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가던 바로 그 때.
“그럼 슬슬…”
“뭐야, 또 싸우고들 있는게냐.”
출입구 쪽에서 심드렁한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
그와 동시에 한번도 변하지 않았던 세레나의 표정이, 비록 찰나의 순간이였지만 당황으로 일그러졌다.
“내가 싸우지들 말랬거늘.”
그런 세레나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가볍게 손가락을 휘젓는, 이제 막 호텔에 도착한 루비.
– 츠즈즈즈즈…
그 한번의 유려한 움직임에, 히로인들이 소환해냈던 갖가지 마법진들과 무기들이 일제히 사라지기 시작한다.
“소꿉놀이 같은 유치한 짓거리들은 그만두고, 일단 다들 자리에 앉자구나.”
그 말이 끝나자, 로비에 흐르기 시작한 침묵.
“정 전투로 붙길 원하는 거냐?”
“………”
“그럼 날 이길 수는 있고?”
그 침묵 속에서 루비가 눈을 빛내자, 모두의 안색이 살짝 변한다.
“뭐, 나도 너희들과 전투로 붙을 생각은 없다.”
그런 상황에서 세레나의 옆에 앉은 루비가, 이내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이런 상황을 계속할 순 없는 노릇 아니더냐.”
모두의 시선이 루비에게 집중되기 시작했다.
“모두에게 제안을 하나 하지.”
.
“그래서…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결의했다고?”
“그래, 프레이.”
다시 현재의 시점.
“폭력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 그건 그렇지?”
거실의 식탁 상석에 앉은 프레이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런데… 대체 이것들은 뭐야?”
그러던 프레이가, 식탁 위에 놓여진 아홉개의 뚜껑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진다.
“제 1라운드랍니다.”
그러자, 루비의 옆에 서있던 세레나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연다.
“1라운드…?”
“이 아홉개의 요리중에서, 어떤 음식이 가장 맛있는지 평가해주시면 돼요.”
그 말을 듣고, 멍한 표정으로 식탁을 바라보기 시작한 프레이.
“아주 쉽죠?”
“너무 부담 가지진 말거라, 프레이.”
“그냥 도련님의 센스대로 고르시면 됩니다.”
“응응, 떨어져도 절대 내색 안할테니까.”
안 그래도 호텔안에 만연하던 살기가, 배의 배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하, 하하.”
그냥 도망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