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64)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64화(464/524)
Episode 464
“으, 으으…”
“……..”
잔뜩 긴장한 표정의 로즈윈이, 내 옆에 앉은채 부르르 떨고 있다.
“저기? 로즈윈?”
“으앗, 네… 네에?”
“아까부터 왜 그러고 있어?”
적당히 모르는 척 하다 질문을 던지니, 화들짝 놀라며 나를 바라보는 그녀.
“아아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해보지만, 이마에서 흘러내리고 있는 식은땀이 그녀의 기분을 내게 알려주고 있었다.
“음…”
그렇게나 떨리는걸까?
지금 이 모습 자체로도 충분히 귀여운데.
“그그그, 그럼… 시작할게요?”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니, 나의 눈치를 보던 로즈윈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뭘 시작하려고?”
방에 들어온 시점부터 뭘 하려는건지는 분명했으나, 반응이 궁금해 살짝 미소를 띄우며 물어보니.
“유유, 유…”
“응?”
“유혹이요…”
아까보다 몇배는 더 빨개진 볼을 어루만지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속삭이는 로즈윈.
“아하.”
혹시 일부러 노리고 이러는 걸까?
아니, 그건 아니다.
로즈윈이 그렇게 치밀할 리가 없으니.
“나, 난 몰라…”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은 자연적으로 나오고 있는 귀여움이라는 건가.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마치 8마리의 암사자들이 도사리는 굴에 잡혀들어와 몇날 며칠을 보내다가, 우연히 안으로 기어들어온 귀여운 고양이를 쓰다듬는 느낌이랄까.
실로 오랜만에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흡, 하… 흡, 하… 흐읍…”
그렇게 부드러운 미소를 띄고 있으니,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있던 로즈윈이 별안간 요상한 소리를 내며 심호흡을 시작한다.
– 스륵…
“……?”
그러더니, 여전히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내 앞에서 무릎을 꿇는 그녀.
“꼬, 꽃…”
뭔가 싶어 멍하니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무릎을 꿇은채로 나를 올려다보던 로즈윈이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내리더니.
“꽃 따가세요……”
턱에 꽃받침을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말해왔다.
“”…………””
그리고 흐르기 시작한 정적.
“으, 으으… 으으으…”
내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자, 로즈윈이 꽃받침 포즈를 한 상태로 울먹거리기 시작한다.
“벼, 별로인가요…?”
“……..”
“죄죄… 죄송해요… 죄송… 으으으…”
수치심에 가득찬채로 그렇게 말하면서도, 꽃받힘은 꿋꿋하게 유지하고 있는 그녀.
“그, 그냥 포기할 걸… 나, 나까짓게… 무슨 유혹이라고…”
반응이 워낙 귀여워서 좀 더 지켜보고 싶었지만, 로즈윈이 슬슬 자기혐오에 빠지려고 했기 때문에 이내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진짜 귀엽네.”
“…네?”
“최고로 귀여워, 로즈윈.”
그 말을 들은 로즈윈이 울먹임을 멈춘채 나를 빤히 쳐다본다.
– 스륵, 슥…
그런 그녀의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자, 멍한 표정을 짓던 그녀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한다.
“에헤헤…”
이윽고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하찮은 웃음소리.
“…..푸흡.”
진짜 귀엽네, 얘.
.
그로부터 얼마 뒤.
– 휘릭…!
침대 옆으로 올라온 로즈윈이, 두 손을 가슴에 밀착해 강아지 포즈를 짓는다.
“헥헥…”
그리고는, 혀를 살짝 내밀고 헥헥거리기 시작한 그녀.
“왕!”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고 있으니, 로즈윈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내 품으로 뛰어든다.
“어, 음…”
그러더니, 내 눈치를 슬슬 보기 시작하는 그녀.
보아하니 그 다음의 행동은 생각해두지 않았나보다.
– 꾸물, 꾸물…
결국 뾰족한 답을 찾지 못했는지, 내 품 안에서 똬리를 뜬채 온몸을 내게 비벼대기 시작한 그녀.
“조, 좋아해요… 용사님.”
“………”
“펴, 평생 소원이였어요… 용사님이랑 같이 있는거…”
그러던 그녀가, 다시 내 눈치를 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려온다.
“…아, 앞으로도 같이 있어도 되나요?”
그러다가, 살짝 겁에 질린 표정으로 질문을 던지는 로즈윈.
“당연한 소릴 하고 있어.”
최대한 힘을 주어 나를 끌어안고 있는 그녀에게, 나는 조용히 속삭였다.
“내가 평생 네 곁에 있을게.”
“………”
그러자, 강아지마냥 배를 드러낸채 내 무릎 위에 눕고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기 시작하는 로즈윈.
‘이번엔 무슨 퍼포먼스를 보여줄까.’
처음 칭찬을 받은 이후로, 칭찬을 받으면 받을수록 굉장한 애교들을 보여준 로즈윈이였다.
그렇다면 칭찬도 애교도 정점에 다다른 지금, 그녀가 보일 행동은 무엇일까.
“하,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호기심에 가득찬 채 내 무릎위에서 꼼지락대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으니, 로즈윈이 얼굴에 홍조를 띄운채 이야기를 시작한다.
“며, 며칠전에… 모든 분들이 한꺼번에 임신을 하셨잖아요…?”
“응? 아, 그렇지…”
무슨 말을 하나 했더니, 그거였나.
하긴, 로즈윈의 입장에서는 신기할 만도 하지.
한날한시에 임신이라니.
물론 카니아는 남들보다 1초 더 빠르게 임신하긴 했지만…
아무튼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니.
“저, 전 안했는데.”
“…..?”
어떻게 로즈윈에게 설명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얼굴을 잔뜩 붉히고 있던 그녀가 고개를 옆으로 휙 돌리며 중얼거린다.
“저, 저만 임신 안했어요.”
“……..”
순간적으로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 멍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부끄러워 어쩔줄을 몰라하던 로즈윈이 내 배에 고개를 파묻은채 속삭여온다.
“저, 저… 용사님의 아기를 품기 위해 가문에서 교육 많이 받았어요… 그, 그러니까 이론적으로는 그 누구보다 자신 있는데…”
그렇게 말하던 로즈윈이, 이내 결심한 표정을 지으며 나와 눈을 마주친다.
“서, 선셋 공작가는… 오, 오로지 당신에게 바쳐지기 위해 만들어진 가문이에요.”
“…….?”
“그, 그러니… 선셋 공작가의 존재 의의를 당신이 완성시켜 주세요.”
그 다음 순간, 그녀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한 평소보다 몇배는 더 떨리는 목소리.
“어….?”
“제 평생의 인생 목표를 이루어 주세요.”
이해를 못한채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으니, 나와 눈을 맞추고 있던 그녀가 당장에라도 쥐구멍에 들어가 숨고 싶은 표정을 지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 임신시켜 달라고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내 사고회로가 정지해버렸다.
“요, 용사님의 아기… 저도 낳고 싶어요!”
그런 내게, 마지막 용기를 쥐어짜내 소리친 로즈윈.
“가문… 인생… 순결… 제 모든걸 전부 당신에게 바치게 해주세요오…”
그 말을 마친 그녀가, 기진맥진한채 다시금 내 배에 고개를 파묻는다.
“………”
“흐으, 흐우으…..”
아.
진짜 귀엽네.
“저기, 로즈윈.”
“네네, 네에에…?”
그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버린 나는, 내 배에 거친 숨을 몰아내쉬고 있던 로즈윈의 고개를 내 쪽으로 돌렸다.
“무슨 일…..?”
그리고.
“…….!”
미처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녀의 입속으로 살포시 혀를 밀어넣었다.
“…헤븝.”
입맞춤의 소리마저도 귀여운 그녀였다.
.
“후, 후헤… 후헤헤…..”
입맞춤을 마치고 입을 떼니, 몽롱한 표정을 짓고 있던 로즈윈이 멍청한 미소를 흘리기 시작한다.
“헤헤… 헤…”
그러다가, 천천히 미소를 멈추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는 그녀.
“…나, 키스한 거야?”
어느새 완전히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바뀐 로즈윈이, 자신의 젖은 입술을 더듬거린다.
“너, 너무 꿈같아서 기억이 안나…”
“…풉.”
“여, 연습한것도 제대로 응용 못해봤는데…”
“푸흐흐…”
그 맹하고 바보같은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온다.
“펴, 평생 기억하려고 했는데… 내 첫키스…”
이윽고 여전히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던 그녀에게 슬며시 다가간 나는.
– 쪽…
“…으힉!?”
조용히 그녀의 입술에, 내 입을 맞추었다.
“잘 기억 안나면, 다시 하면 되지.”
“네? 네네 네에!?”
“한번밖에 못하는것도 아니고, 수십번이든 수백번이든 해줄 수 있다고.”
한번, 두번, 세번.
입맞춤의 횟수가 늘어갈수록 점점 더 커지는 그녀의 눈동자.
“자자자자, 잠깐만요!”
그러던 그녀가, 떨리는 손을 내 어깨에 뻗어 나와 거리를 둔다.
“왜 그래?”
“그그그그그, 그게…!”
점짓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니, 로즈윈이 부들부들 떨며 입을 연다.
“너, 너무 좋아서…!”
“좋아서?”
“숨이 안 쉬어져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푹 숙이는 그녀.
“그, 그러니까…!”
– 쪽…!
“히극.”
그런 로즈윈의 이마에 입맞춤을 한 나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귓가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입맞춤으로도 이 지경인데, 잘도 아까같은 말을 했네?”
“아…”
그러자, 말문이 막힌채로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기 시작한 로즈윈.
“그럼 일단, 적응부터 하자.”
“……네?”
“하읍.”
“……!!!”
그런 그녀의 입술을 장난스럽게 깨물자, 로즈윈이 고장난 표정을 지으며 위로 소스라친다.
– 잘근잘근…
“읍, 으힉…”
살짝 장난기가 돌아 그녀의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다가 사이로 혀를 밀어넣으니.
– 휘릭…
질끈 눈을 감으며 나를 꼭 끌어안은 로즈윈이, 그대로 침대에 엎어진다.
“으음?”
방금전까지만 해도 고작 입을 맞추는 것으로 기절하기 직전까지 갔던 그녀인데, 왠지 모르게 행동이 대담해졌다.
무슨 일이지?
“……..”
“로즈윈?”
아니, 이제보니 행동이 대담해진게 아니였다.
“……….”
계속된 애정행위에, 결국 진짜로 기절해버린 것이였다.
“헤헤… 헤…”
“어, 음…”
이렇게나 날 좋아하고 있을줄은 몰랐는데.
입가에는 여전히 바보같은 미소가 떠 있는걸 보면,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지만.
그녀의 소원을 이루어줄려면, 꽤나 공들인 훈련이 필요하겠는걸.
오늘부터 스킨십을 좀 더 늘려야 하려나?
“…..어?”
그런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뭔가가 이상하다.
“뭐지?”
바로 앞에 있는 창문에, 금이 가고 있었다.
“…..???”
순간 두 눈을 의심했지만, 몇번이고 눈을 비벼봐도 보이는 장면은 똑같았다.
대체 뭐지?
보호능력의 대가인 페를로체와 대마법사의 경지를 아득히 뛰어넘어버린 이리나, 그리고 그 두명 이상인 루비가 합심해서 만든 결계일텐데.
대체 어떤 존재가 그런 무시무시한 결계를 뚫고 들어오려는 것일까?
“저, 저기 얘들아…!”
혹시 며칠전에 느꼈던 불길함이 이것인가 싶어, 다급히 바깥에 있을 히로인들을 호출하려던 나는.
– 쨍그랑…!!!
순식간에 산산조각난 창문 사이로 보인 익숙한 얼굴을 보고는, 그만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쉿…”
입은 웃고있지만 눈빛은 싸늘한 글레어가, 입가에 검지손가락을 올려둔채 무언의 협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용사님, 잠깐 저좀 봐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