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493)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493화(493/524)
Episode 493
– 파지지직…!
“대, 대체 무슨 일이야?”
“모, 모르겠어. 고대마법이 갑자기 말을 듣질 않아.”
상황히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프레이가 다급히 질문을 던지자, 그녀답지 않게 식은땀을 흘리던 이리나가 마법진을 전개하며 답한다.
“갑자기 왜 이러는거지? 부, 분명 마법진에는 오류가 없는데.”
“이, 이러다가 폭주하겠어요.”
“…제기랄.”
그녀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페를로체 또한 고대마법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상황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잠깐, 그런데 고대마법이 폭주한다는건…”
그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눈을 번뜩이며 추론을 시작한 프레이.
“너희들의 말에 의하면, 시스템이 폭주하고 있다는 뜻이나 다름 없잖아?”
“…그러고보니.”
“어, 어떻게 된 걸까요.”
“정말 그렇다면, 이건 예삿일이 아니야.”
아래에 모인 군중들을 바라보고 있던 프레이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정말로 고대마법이 시스템의 일종이라면, 지금 누군가가 시스템에 혼선을 주고 있다는 뜻인데…”
말을 전부 끝마치지 않은 그였지만, 이리나와 페를로체는 뒤에 이어질 말을 예상할 수 있었다.
“설마, 그 문어 녀석이?”
“말도 안돼요. 그 녀석은 지금 지옥에 유폐되어 있는걸요.”
“…확실한거야?”
프레이가 초조한 목소리로 묻자, 페를로체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제가 장담할 수 있어요. 안 그래도 며칠전에 카니아 씨랑 루비 씨와 함께 지옥에 다녀왔거든요.”
“…지옥에?”
“그 안에서, 혼돈의 신은 의지가 꺾인채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어요. 이런 짓을 행할 힘은 커녕, 그럴 의지조차 남아있지 않았다고요.”
“그럼, 도대체 누가…”
유력한 용의자가 사라지자,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를 갈기 시작한 프레이.
– 지잉… 징…!
“……?”
그런 그에게 통신용 수정구로 연락이 걸려온 것은, 바로 그 순간이였다.
“여보세요.”
다급히 클라나가 서있는 단상을 벗어나, 카니아나 세레나가 있는 곳으로 향하려던 프레이.
“……….”
그러던 프레이가, 발걸음을 옮기다 말고 창백해진 표정이 되어 자리에 멈추어 선다.
“로즈윈, 그게 무슨 소리야.”
– 지직… 직…
“로즈윈!!”
하지만 연결이 맥없이 끊기자 당황한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오는 이리나와 페를로체, 그리고 클라나.
“뭐, 뭔데 그래?”
“설명할 시간이 없어! 한시라도 빨리 찾아야 해!”
“누, 누구를요?”
그런 그들을 뒤로하고 재빨리 단상을 내려가기 시작한 프레이가, 뒤를 돌아보며 소리친다.
“마탑주를!”
“…뭐?”
.
“마탑주? 그녀가 어째서…”
“지금은 그걸 따질때가 아냐! 한시라도 빨리 의식을 막아야 해!”
“………”
수많은 군중 사이를 해쳐나가며 마탑주가 있는 곳으로 달음박질을 하고 있는 프레이 일행.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아. 명망 높은 대마법사인 그녀가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건지…”
“젠장. 예언서에도 이런 이야기는 없었는데.”
“저쪽에서 거대한 마나가 감지되고 있어요. 아마 저기에 마탑주가 있을거에요.”
‘…마탑주, 당신.’
그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아무 말 없이 입을 다물고 있던 이리나가, 조용히 이를 갈며 속으로 중얼거린다.
‘설마…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거야?’
그런 그녀의 머릿속에, 어느새 펼쳐지기 시작한 과거의 기억.
“지금… 뭘 하는 거야? 스승?”
“…이, 이리나.”
사이좋은 사제관계였던 둘의 관계를, 한순간에 무너트렸던 그날의 기억이 이리나를 자극하기 시작한다.
“그거, 금지된 마법이잖아.”
“…내가 설명할 수 있다.”
“설명? 무엇을?”
어느날 정말 우연히 들어가게된 마탑의 숨겨진 지하실에서 행해지던, 그녀가 유일하게 존경하던 스승의 연구.
“사람의 영혼을 추출해 이용하는 마법을… 대체 어떻게 설명하려고?”
“진정하거라. 네가 생각하는 그런게 아닌…”
“닥쳐!!!”
평소라면, 이야기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스승이 마법의 재료로 삼고 있는 영혼들은, 세상일에 관심이 별로 없는 이리나마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흉악범들이였으며.
지금껏 이리나가 경험해왔던 그녀의 스승은, 얄팍한 힘의 유혹에 넘어가 그런 사술을 부릴 사람이 아니였다.
“그 마법, 설마 네가 만든거야?”
“…아니다. 나는 그저.”
“그럼 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데!!”
하지만, 그럼에도 이리나는 눈이 뒤집힐 수 밖에 없었다.
“그 마법 때문에… 그, 그 마법 때문에…!!”
“진정해, 이리나!”
클라나의 어머니 클라리나. 그리고 프레이의 어머니 플로리아.
자신의 스승이 행하고 있던 마법은, 바로 그 두 위인의 목숨을 앗아간 저주스러운 마법이였던 것이였다.
“으, 으아아아아아!!”
“…크윽!”
비록 그 당시에는 프레이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잃은 상태였던 이리나였지만, 오랜 회귀로 인해 새겨진 영혼의 기억은 즉각 반응을 보였고.
– 파지지지지직…! 파지지직…!
“안돼애애애애!!”
결국 폭주해버린 이리나와 함께, 마탑주가 행하던 의식은 수포로 돌아가고야 말았다.
서로를 자식과 어머니 그 이상으로 여기던 사제가 하루 아침에 등을 돌리게 된 사유에는, 바로 그런 사연이 있었다.
‘내가, 내가 조금 더 주의했어야 하는데…’
그날의 그다지 유쾌하지 못한 기억을 애써 다시 짚어넣은 이리나가, 일행의 뒤를 뒤따르며 주먹을 거세게 쥔다.
‘설마, 그 마법에 그렇게 까지나 집착하고 있었다니.’
사실, 마탑주와 이리나의 관계는 빠르게 회복되어가고 있었다.
몇번동안 오간 대화 끝에, 마탑주가 개발한 영혼 마법이 악용되고 있는 것은 그녀의 의지와 전혀 무관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고.
이리나 또한 그녀가 행하던 ‘영혼 마법’을 응용하여, 프레이를 구한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 마법이 없었더라면 진정한 ‘세번째 시련’을 마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마법의 희생자들중 한명인 플로리아는 얼마전에 부활했으며, 클라나의 어머니인 클라리나는 영혼 마법을 응용해 부활의 의식을 준비중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사실을 전해들은 프레이가 침묵을 택하였기에, 비록 지울수 없는 찝찝한 과오가 있지만 그녀 역시 눈을 돌리려 했는데.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대체, 무엇을 하려는거지?’
마탑주의 흉폭한 기운이 가까워지자, 이리나의 얼굴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녀가 개발한 마법은… 단순히 영혼을 조종하는 마법 따위가 아니야.’
마탑주가 현재 벌이는 행동에 대해 생각해보자, 새삼스럽게 소름이 돋았기 때문이였다.
‘진정한 목표는… 아마 영혼을 바쳐서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마법.’
그녀가 지금 간섭하고 있는 것은, 다른것도 아니고 무려 고대마법. 즉, 시스템이다.
“…클라나, 물어볼게 있어.”
“지, 지금요? 지금은 좀…”
“즉위식의 시험은, 정확히 뭐야?”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이리나가, 다급히 질문을 던지자 의아스러워 하면서도 답변을 하는 클라나.
“그냥… 가벼운 시련이였어요. 마치 2번째시련이나 3번째 시련처럼, 가상의 세계를 만들고 거기에서 시험을 진행하는…”
“시련에 간섭을? 그럼, 이제와서 시련을 다시 진행하기려도 하려는건가? 하지만, 대체 어째서?”
“네? 그게 무슨…”
“아무리 노망이 났어도, 이런 짓을 허투로 벌일 사람이 아니야. 그렇다면… 도대체 왜……”
그녀의 질문에 혼란스러워진 생각을 정리하던 이리나가, 갑작스럽게 자리에 우뚝 멈춘다.
“…아.”
그제야 이리나의 머리에 떠오른것이 있었다.
“설마.”
3번째 시련이 끝나고, 자신이 이룬 마법적 업적과 유사 시간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마탑주의 눈이.
“…이리나? 왜 그래?”
“다들 비켜주세요! 긴급상황입니다!”
짧지만, 놀라울 정도로 번뜩였다는 것을.
“…시간을 거스르려는 거야?”
.
“마탑주!!!”
“그만 둬!!!”
“흐음.”
로즈윈을 포박한채 의식을 바삐 진행해나가던 마탑주가, 저 멀리서 들려오기 시작한 소리에 인상을 팍 찌푸린다.
“야!!! 노망난 노친네!!”
“…하여간, 말버릇 하고는.”
“시간을 거스르는건 불가능해!! 그러니까 그냥 포기하라고!!!”
그런 마탑주에게 맹렬히 돌진해오던 이리나가, 목청높여 소리를 질러댔지만.
“내가 시간을 거슬렀던건 시스… 고대마법이 허락을 했기 때문이야! 대체 무엇을 바칠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넌 고대마법을 이길 수 없어!”
“그래, 지금껏 내 인생을 바쳐왔지만… 결국 불가능한줄 알았지.”
조용히 손을 들어 주문을 마무리 하려던 마탑주가, 이리나에게 시선을 고정한채 말을 이어나간다.
“평생동안 도전하고 또 도전했지만… 네가 말하는 그 고대마법이 항상 나를 막아왔거든.”
“잠시만, 그… 그건…”
“그걸 해결한 열쇠였던 첫번째 제자는, 선수를 당했고. 두번째 제자였던 네년은, 싸가지가 없어서 별로 효과가 없을것 같더구나.”
“지금 뭐라고…?”
“그리고 세번째 제자는… 차마 손이 안가더구나. 나도 늙은게지. 어차피 정따위 붙히면 안될 세상일 터인데.”
그런 마탑주의 손에 들린 병 안에, 한때 모두를 긍지로 몰아넣었던 외신의 분신체가 초점을 잃은채 떠다니고 있었다.
“그러니 이 녀석의 영혼을 바쳐, 모든걸 끝내겠다.”
“그만둬어어어!!”
“참으로 오랜 기다림이였구나.”
이리나의 찢어질듯한 고함이 하늘에 울려퍼진 순간.
– 콰직…!
외신의 분신체를, 손을 꽉 쥐어 병째로 으스러트려버린 마탑주.
“그날의 그릇된 선택을 고칠 수 있다면…”
– 샤아아…
“내가 영영 잊어버린 그를 다시 기억할 수 있다면…”
그녀의 손에서 연기가 되어 피어난 검은 구름을 마법진에 흘려보낸 그녀가.
“…이젠 아무래도 좋다.”
눈을 다시금 검은빛으로 빛내며 마법진을 닫는다.
“코메른!!!!”
그렇게, 의도 모를 마탑주의 작전이 그대로 성공하는 듯 싶었으나.
“…아?”
이변은, 이번에도 역시나 작은곳에서 일어났다.
“자, 잠깐.”
마탑주의 어두운 집념에 의해 완성된 마법진.
“그, 그 마법진이… 왜 네게 들어가고 있는 것이냐.”
그 마법진이, 어째서인지 원래의 대상자였던 리파엘 솔라 선라이즈가 아닌.
“하하…”
속박당한 상태에서, 악착같이 손을 뻗어 마법진을 건드리는데 성공한 로즈윈 솔라 선셋에게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역시 노을도… 하면 된다니까.”
마탑주와 리파엘의 계획이 틀어졌다는 것을 직감한 로즈윈이, 그렇게 속삭이고 정신을 잃는다.
– 파지직, 파직…!
바로 그 직후, 깨져나가기 시작한 세상 속에서.
“…그러니까.”
“…….!”
마탑주에게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
“안된다니까여, 고구마는.”
그 말과 함께, 실로 오랜만에 세상이 뒤집히기 시작하였다.
[시스템 오류 발생] [긴급 백업 파일 – 더미데이터를 불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