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523)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523화(523/524)
Episode 523
“나오지 않겠다면, 내가 가도록 하지.”
“으르르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한 이솔렛이 풀숲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한편, 마안을 발동시킨 루루 역시 사나운 표정을 지으며 따라붙기 시작한다.
“루루 씨는 저때도 화가나면 저런 소리를 내는 버릇이…”
“지금 기록할때가 아니잖아!!”
“어, 어쩌지?”
그 모습을 보고는, 기겁한채 허둥지둥거리기 시작한 아이들.
“카, 카시아. 어떻게 된거야?”
“제, 제 흑마력이 간파당했습니다. 하, 하지만 이럴리가 없을텐데. 분명히 지금까지 한번도 발각된 적이…”
자신의 귀여운 장난을 그녀들이 늘 모른척 해줬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카시아가, 식은땀을 흘리며 그리 중얼거린다.
“라, 라라. 네 마안으로 어떻게 좀 해봐!”
“아, 안돼… 내 어머니의 마안은… 겨, 격이 달라…”
항상 최후의 보루였던 라라의 만능 마안마저 간단하게 가로막힌, 그야말로 코너에 몰리게 된 아이들.
“어, 어쩌지. 순간이동 스크롤은 시간여행 스크롤이랑 착각해서 놓고왔는데…”
“그, 그럼 어떻게 해!!”
“기, 기다려. 내가 어떻게든 해볼테니까. 딱 1분만…”
“당장에라도 썰릴 것 같은데 1분을 어떻게 버텨!”
“…흐흥, 1분만 버티면 된다는 거지?”
패닉상태에 빠진 아이들 사이에서, 살짝 입꼬리를 올린 스피네가 마기를 뿜어내며 앞으로 나선다.
“1분 정도라면 버텨볼만 하다.”
“이, 이데아?”
“어머니는 항상 나와 대련을 하실때 진심으로 임하시지 않으셨지.”
“정말 싸우려고!?”
“그저 한번이라도 진심인 어머니와 검을 맞대어보고 싶을 뿐이다.”
이윽고, 이데아마저 호승심을 품은채 앞으로 나서자 한층 더 심상치 않아진 분위기.
“싸, 싸움이라면 나도 딱히 내빼지는 않지만… 어, 어머니가 상대라니.”
“쫄지마! 우리랑 나이차이도 얼마 안난다고!”
“뭐, 1분만 버티는 거니까…”
이켈라마저 마지 못한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나서자, 나머지 아이들까지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전투태세를 갖추기 시작했지만.
“누가 우릴 노리나 했는데, 머리에 피도 안마른 애송이들이였군.”
“”……..!!!””
그렇게 말한 이솔렛이 온 몸에서 검기를 내뿜기 시작하자 모두의 표정에 당황이 스치기 시작했다.
“뭐, 뭐야…? 이거…?”
“하, 한번도 느껴본적 없는 강함인데…”
“이, 이솔렛 씨가 저 정도였어?”
“이게… 어머니의 진심.”
“…진심으로 대련해주지 않으실 만 했군.”
순식간에 기운에 압도된 아이들을 가소롭다는듯이 바라보던 이솔렛이,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린다.
“그런데, 이 익숙한 기운들은 뭐지.”
그 말을 듣자, 하나둘씩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한 아이들.
“흐읍…!”
그 상황에서, 이데아가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발휘해 검을 발도했지만.
– 파지지지직…!
너무나 가볍게 이솔렛의 검에 막힌 그 공격.
“움직임은 꽤 훌륭하다만, 실력차이를 알았다면 정면대결은 삼가했어야지. 때로는 도망 또한 전략이거늘.”
“으윽…”
“그나저나 소년, 그 검술은 누구한테 배웠지?”
“………”
“왠지 모르게 익숙한 검술인데…”
차마 눈 앞에 있는 사람에게 전수받은 기술임을 밝힐 수 없었던 이데아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시선을 회피하자, 이솔렛이 한층 더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이들을 살피기 시작한다.
“야, 뒤로 나와!!”
“일단 시야부터…”
그 모습을 본 스피네와 이켈라가 다급히 앞으로 튀어나오며 마력을 일으키기 시작했지만.
– 고오오오…!
“윽!?”
“허윽.”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닥에 나뒹굴게 된 그들.
“이, 이거 놔!! 캬아아아악!!”
“…루비, 저 녀석 너 닮았다.”
“넌 그 옆에 있는 인상 나쁜 녀석을 닮았다만.”
손가락을 휘저어 가볍게 둘의 신병을 구속한 루비와 이리나가, 뚱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노려본다.
“해보자는 거야?”
“오늘 저녁은 도마뱀 꼬리구이로구나.”
“주, 준비 다 됐…!”
그 틈을 틈타, 빈 종이에 다급히 순간이동 마법진을 그려넣은 아르테가 스크롤을 발동시키려 했으나.
“조아리거라.”
“…..흐익!?”
가만히 상황을 보고 있던 클라나가, 꽤나 오랜만에 지배의 아우라를 발휘하기 시작하자 다른 아이들과 함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 이게… 어마마마의…”
“감탄할 때가 아니라고!”
“더, 더 늦기 전에 우리 마나를 써야되는거 아니야?”
“안돼요!! 그럼 일이 심각해진다고요!!”
“그렇다고 목숨을 버릴 순 없잖아!!”
“녹스나 메랄드가 있었다면… 이렇게 어이없이 당하진 않았을텐데…”
“캬아악!! 내 앞에서 그 녀석들을 추켜세우지 말란 말이다!!”
그렇게 순식간에 제압된 아이들이 우왕좌왕 하며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자, 그들을 유심히 바라보던 루비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입을 열었다.
“이봐,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너희들…..”
그 심상치 않은 반응에, 아이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가던 바로 그 순간.
“여러분? 뭐하시나요?”
맞은편 골목에서 모습을 드러낸, 구원의 손길.
“호, 혹시 또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과잉진압 중이신 건가요!”
“로, 로즈윈 씨다!”
“…쉿! 조용히!”
빵과 쿠키를 한아름 사들고 저택으로 돌아가던 로즈윈이, 팔짱을 끼고는 그녀들을 나무라기 시작한다.
“아니, 로즈윈. 이번에는 진짜인데…”
“저번에도 그랬다가 무죄로 판명났잖아요! 그저 얼굴이 험악했던 사람들이였을 뿐인데!”
“…로즈윈 씨는 역시 착해.”
“응응, 맞아.”
그런 그녀를 눈을 반짝 거리며 바라보는 아이들.
“제국 사교계랑 뒷세계를 1년만에 손에 넣은 그 무시무시한 로젤린도, 어머니인 로즈윈 씨랑 아빠 말은 잘 들으니까…”
“로즈윈 씨가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아가씨 교육을 하는걸 구경하는게 걔 유일한 취미잖아…”
그러던 그들이 아쉽게도 이번 모험에는 참가하지 못한 로젤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난 솔직히 세레나 씨보다 걔가 더 무서워…”
“나도. 전에 아빠한테 애교부리는 모습을 나한테 들켰는데, 그대로 암살당하는 줄 알았다니까.”
“그걸 생각하면, 아르테가 엄마 성격을 안닮은게 다행이라고 해야 되려나…?”
“윽, 생각만 해도 오금이 다 떨리네…”
어째 아이들의 표정이 살짝 창백해지던 그때.
“…지금이야!”
별안간 빼액 소리를 지르더니, 전력을 다해 허공으로 스크롤을 던진 아르테.
“확실히 벽을 느꼈지만, 넘어서야 할 높이 또한 깨달았습니다.”
그 직후 다시 바닥에 힘없이 엎어져버린 아르테를 힐끔 바라본 이데아가, 경계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이솔렛을 올려다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또다시 새로운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으음?”
“때로는 도망또한…”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전략이라는 것을!”
전력을 다해 검을 허공에 휘두른 그.
“어딜…”
“”흐아아!!””
재빨리 검을 휘둘러 허공으로 뻗어나가는 검격을 막으려던 이솔렛이, 스피네와 이켈라가 동시에 뿜어낸 마력에 뒤로 밀려난다.
“…좋은 시도였지만, 보다시피 난 멀쩡.”
덕분에 잠시 휘청거리던 그녀가, 이내 자세를 바로잡고는 침착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지만.
– 파지지지지직…!
“앗.”
이내 이솔렛의 시야에, 반으로 갈라진채 허공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스크롤이 들어온다.
“안녕~!”
“잠깐…”
– 파밧!
그렇게, 순식간에 그녀들의 눈앞에서 사라진 아이들.
“…방금, 뭐였을까.”
“글쎄요? 일단 꿈은 아닌것 같은데.”
“매우 수상한 놈들이였다.”
경계하는 눈빛으로 한참동안 주변을 둘러보던 그녀들이, 이내 머리를 긁적이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도 위험한 놈들은 아닌것 같다만.”
“응, 살기가 하나도 안느껴졌어.”
“맞아요. 오히려… 왠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
“묘한 일이네.”
“뭐, 상관 없겠죠…”
그러다가, 바닥에 내려놓았던 장바구니를 주섬주섬 주워들고는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그녀들.
“…세레나가 적당히 상대하고 보내주라 했으니까.”
“녀석의 제자들인가?”
“알게 뭔가요! 가서 밥이나 먹죠!”
“페를로체, 너 요즘 부쩍 식탐이 늘었다?”
“맞아. 네가 너무 이것저것 사대는 바람에 장보기가 늦었잖아…”
“여러분! 다음부터는 경비대를 부르세요! 그리고 존재 제거 마법은 늘 유지하시고요! 자꾸 귀찮다고 해제하시니까 이런일이 일어나는…”
“로즈윈, 넌 요즘 잔소리가 부쩍 늘었고.”
어느새 중천에 떠오른 해가 밝게 빛나고 있었다.
.
– 우당탕탕!!
“으악!”
“으긱.”
순간이동의 시전이 끝나자, 아이들이 한데 얽힌채 바닥으로 우르르 떨어진다.
“우웩, 저리가.”
“아르테… 이게 최선이였어?”
“급조한 스크롤이였단 말이야!”
“하긴… 내용도 없는 저급 스크롤에 순간이동 마법진을 그려넣는 네가 대단한거긴 하지…”
그 여파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은채 또다시 티격태격 하기 시작한 아이들.
“그런데, 여긴 어디야?”
“어디긴 어딘가요.”
“”………!””
그러던 그들이, 앞에서 들려온 목소리를 듣고는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스타라이트 저택 1층이죠.”
“세, 세레나…!”
“쉿! 이 멍청아!”
“어, 어째서 여기에…?”
어째서인지 세레나가 다리를 꼰채 의자에 앉아, 그들을 조용히 노려보고 있었다.
“부, 분명 좌표설정은 훈련장으로 했었는데… 어째서…”
“내가 간섭했으니까요.”
“흐익.”
그런 세레나를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바라보던 아르테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에게 다가오기 시작한 세레나를 보며 식겁한 표정을 짓는다.
“제국 전역에는 제 눈과 귀가 있답니다.”
“아…”
“그렇기세 최소한 지금 시점에선, 제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꿰뚫고 있답니다.”
이윽고 그녀의 입에서 나온 발언에, 모두가 아르테와 똑같은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당신들… 아니, 너희들이 온 미래라면 또 모르겠지만.”
“어, 어떻게…”
“프레이가 방금 시공간의 붕괴를 관측했거든.”
“…….!”
그 말을 들은 아이들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지기 시작한다.
“미래에서 넘어온 몇명의 불청객들 덕분에, 시공간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어.”
“그, 그런…”
“너희 아버지가 그렇게나 공을 들여 물리쳤던 바깥의 존재가 다시 부활할 수도 있는, 무척이나 심각한 사안이란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세레나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자, 아르테가 겁에 질린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푹 숙인다.
“그, 그냥 호기심에 연구했던 건데… 저, 전… 그런 일을 벌이려던게…”
“”……….””
“자자, 잘못했어요.”
그런 아르테를 바라보던 세레나의 입가에 살짝 부드러운 미소가 떠오른다.
“이미 일어난 일이라 어쩔수가 없단다. 돌이킬수가 없어.”
“으, 으으…”
아르테와 마찬가지로 시무룩한 표정을 짓던 아이들은, 그제야 세레나의 말이 거짓말이라는것을 깨달았다.
“…저 미소, 세레나 씨가 거짓말 할때의 그 미소 맞죠?”
“쉿, 조용히.”
대강 돌아가는 상황을 눈치채고는, 점짓 모른채 하는 표정을 지으며 살짝 뒤로 물러나 세레나와 아르테를 지켜보기 시작한 아이들.
“지금 기분이 어떠니?”
“죄, 죄송해요. 정말로…”
“지금 네 기분을 말해보렴.”
세레나의 말투가 한층 부드러워지자, 울먹거리던 아르테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후, 후회가 돼요.”
“그렇구나.”
“흐익.”
그런 아르테에게 세레나가 손을 뻗자, 눈을 질끈 감는 그녀.
“지금 그 기분을 기억하렴.”
“…으아?”
“잘못을 뉘우치고, 어떻게든 돌이키고 싶은 그 감정을 말이야.”
하지만, 그저 부드럽게 아르테의 머리를 쓰다듬으여 속삭이는 세레나였다.
“우리가 오랜세월동안 배우고 깨달았던, 소중한 교훈이란다.”
“…훌쩍.”
그 따듯한 목소리에 아르테가 코를 훌쩍이며 고개를 끄덕이자.
– 딱콩!
“아얏.”
가볍게 그녀의 머리에 꿀밤을 먹이고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세레나.
“자, 그럼 이 문제를 해결할 차례로구나.”
“해, 해결이요?”
“그래, 당연히 해결해야지.”
그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아르테를 힐끗 쳐다본 세레나가, 옆에 있던 칠판으로 향하며 답했다.
“해소가 된 후회는, 그 무엇보다 깊은 교훈으로 남는 법이니.”
.
“와, 완성했어요…”
“그런 것 같구나.”
그로부터 얼마 뒤.
“…저거, 이해가능한 사람?”
“아마 저 둘을 빼면 아무도 없을 걸…”
“녹스나 로젤린도 모를 것 같은데…”
칠판을 꽉 채운 공식들과, 찢어진채 산더미처럼 쌓아올려진 스크롤들의 희생끝에, 아이들이 있던 시간대로 돌아가는 스크롤이 완성되었다.
원래라면 상당한 기일이 소모되었겠지만, 우주의 역사에 남을 만한 두 천재의 머리가 한데 합쳐진 결과였다.
“흐음, 그런데 이 부분은 뭐니?”
“아, 이… 이거요?”
그 경이로운 결과물을 흐뭇하게 쳐다보던 세레나가,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부분을 보며 질문을 던진다.
“시간선을 잠궈버리는 거에요.”
“잠궈?”
“네, 훗날 이 공식을 다른 누군가가 발견하더라도 이 시간대에 영향을 못끼치게… 아예 시간축을 뒤틀어버릴려고요.”
“호오.”
그러자,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설명을 시작한 아르테.
“그 어떤 존재도 이 평화로운 시간대 이전으로 돌아갈수도, 반대로 과거에서 이 시간대 이후로 넘어올 수도 없을거에요. 서, 설사 그… 바깥의 존재라 할지라도…”
“이 시간대에 정상성을 부여하겠다는 거로구나.”
“네, 네에! 바로 그거에요!”
여느때와 같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뒤로한 그녀가, 눈을 반짝이는 세레나를 바라보며 살짝 흥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교, 교훈을 얻었으니… 그걸 실천해야겠다 생각해서…”
“아주 훌륭하구나.”
“…으에.”
그런 아르테를, 부드럽게 안아준 세레나.
“덕분에, 완전히 안심하고 지낼 수 있겠어.”
“가, 감사합니다…”
약간은 철이 든건지 예의 바르게 감사인사를 하던 아르테가, 문득 불안한 표정으로 묻는다.
“그, 그런데… 만약 실패하면 어쩌죠?”
“응?”
“제, 제가 한 짓이 또 시공간에 불균형을 가져오면…”
“철이든건 좋지만, 너무 자신감을 잃는것도 좋지 않단다.”
그 말을 듣고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아르테의 등을 떠미는 세레나.
“다른 누구도 아니고, 우리가 만든 공식이 아니니.”
“아…”
“너무 부담가지지 말고, 자신 있게 발동시키렴.”
세레나의 격려를 받은 아르테가, 완성된 스크롤을 손에 들고는 긴장한 표정으로 아이들에게 향한다.
“난, 너희들이 돌아가는 것과 동시에 기억을 지울거란다.”
이윽고 그녀가 아이들의 가운데에 나란히 서자, 미소를 지으며 그리 말하는 세레나.
“그, 그렇지만…”
“이왕 할거면, 끝까지 확실하게 해야겠지.”
그 말을 들은 아르테가, 떨리는 손으로 스크롤을 찢기 시작한다.
“그, 그럼…”
“……….”
“안녕히 !!!”
그리고 그 다음 순간.
– 파지지지직…!
그녀의 외침과 함께 스크롤이 찢어지자, 저택을 가득 매우기 시작한 신비한 섬광.
“다행이야.”
살짝 뒤로 물러선채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세레나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기억을 지우기 위한 스크롤을 품에서 꺼내들었다.
“미래에도,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지내는것 같아서.”
.
– 쾅…!!!
“…음?”
빛이되어 사라져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스크롤을 찢던 세레나.
“같이가요!!”
“어?”
그러던 그녀가, 갑자기 벌컥 열린 저택의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 도도도도…
하지만 그녀가 시선을 집중할 틈도 없이, 빠른 발걸음으로 사라져가는 아이들에게 달려가기 시작한 세명의 꼬마들.
“뭐, 뭐야! 너희들, 언제 왔었어!”
“설마 이 녀석들도 휘말렸던거야!?”
“당신들은 과외시간이였을 텐데요!”
“그, 그게. 술래잡기가 재밌어보여서 몰래 빠져나와서 구경중이었는데…”
이미 반쯤 사라진 아이들보다 상당히 어려보이는, 귀염뽀짝한 꼬마들의 모습을 본 아이들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녀석들을 감싸 안는다.
“갑자기 번쩍! 하더니 이곳에 떨어져서…”
“무, 무슨 일인지 몰라서 저쪽 언덕에 줄곧 숨어있었는데…”
“큰일날뻔 했잖아! 자칫해서 낙오라도 됐으면…”
한편,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꼬마들을 보던 세레나의 눈빛이 급속히 멍해지기 시작한다.
“어라…?”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왜나하면, 급했던건지 문을 부수고 들어온 꼬마들에게서 익숙한 별의 마나가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자, 잠깐.”
그리고 어째서인지 그들은, 상당히 특이한 머리를 하고 있었다.
“아이기스, 또 운거야?”
“우, 우으…”
“울음 뚝. 이제 괜찮아. 클라우드 왕국의 하나밖에 없는 왕자가 함부로 울면 안되는…”
“그, 그건 비밀이에요…..”
소심해보이는 꼬마 소년은, 어째서인지 차가워보이는 하늘색 머리를.
“미유. 넌 벌써 몇번째 이러는거야…”
“이번 일은 비밀로 해줄테니까, 우리가 과외 뺀것도 비밀로 해주라. 응?”
백발과 은발이 섞인 짖궂어 보이는 꼬마 소녀는, 마치 저택 근처에 병원을 차린 누군가가 떠오르는 뾰족한 여우귀를.
“글로리아, 인사해.”
“에, 에헤헤…”
모두와 사라지기 직전 멋쩍은 미소를 띤채 세레나를 바라보며 머리를 긁적인 소녀는, 갈색이 은색과 섞인 상당히 익숙한 더벅머리를.
“이…”
아이들이 사라진 곳을 허망하게 바라보던 세레나가, 미처 스크롤을 찢는것을 멈추지 못한채 억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 찌익…!
“이 요망한 것들이…….”
잠시 후 정신을 차린 세레나는, 이번 사건의 기억을 잃었음에도 본능적으로 프레이의 방에 쳐들어갔고.
“세, 세레나? 갑자기 왜…”
“입 다물고 일단 좀 누워보세요.”
“…왜 그러는데?”
“갑자기 둘째가 낳고 싶어졌어요.”
“…..!?!?”
미래의 시점에서 잠시 첫째들이 사라진 틈을 타 텅빈 마당을 점거하고 있던 프레이의 둘째들이, 그날 처음 생겨났다고 한다.
시간을 넘어 –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