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82)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82화(82/524)
Episode 82
“그럼, 난 좀 잘게. 너희들이 루루를 좀 지켜봐줘.”
“아침인데 또 자게?”
카니아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2층으로 올라온 이리나는, 프레이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질문을 던졌다.
“미안, 요즘 자도 자도 개운하지가 않아서. 한시간만 잘게.”
그렇게 말하는 프레이의 눈 밑에는, 그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듯이 다크서클이 내려와 있었다.
무려 일주일간 잠을 잤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지쳐보이는 몰골이었다.
“그래… 그럼 푹 자.”
“고마워, 카니아가 오면 좀 전해주고.”
그 말을 마치고 침대에 누운 프레이는, 금새 잠에 빠져들었다.
“프레이… 자?”
그 모습을 물끄럼히 쳐다보던 이리나는, 깊이 잠든 프레이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자는구나.”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잠든 그를 조심스럽게 살펴보던 이리나는, 지난 일주일간 프레이를 간호했던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시련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일주일을 자 놓고도 그렇게 피곤해 하는걸까.”
일주일전 시련에 의해 깊은 잠에 빠진 프레이를 저택 근처의 숲에 있던 비밀 아지트로 옮겨 하루 종일 간호를 했던 이리나는, 프레이가 겪은 시련의 혹독함을 대충이나마 파악하고 있었다.
“나, 나가고 싶어…”
“프레이! 정신이 들어?”
“여긴… 최악이야…”
아지트 안에 있는 침대에 누워있는 프레이가, 몇분씩마다 이러한 잠꼬대를 해댔기 때문이다.
“이리나…”
“프, 프레이?”
그러다가 프레이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을때는, 드디어 그가 시련을 이겨내고 깨어난 줄로만 알았다.
“왜 그렇게 변해버린거야… 왜…”
하지만, 프레이는 깨어난게 아니었다.
오히려, 시련속의 이리나를 보며 절망하고 있었다.
“…후우.”
그때의 모습을 지켜보던 이리나는, 차마 멀쩡한 정신으로 프레이의 곁에 있을수가 없었다.
자신의 잘못으로 비롯된 게 분명할 시련이, 프레이를 매 순간순간 고통스럽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으, 으으으…”
“프, 프레이!”
그러던 어느날, 프레이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경련을 하기 시작했을 때. 이리나의 죄책감은 최대치를 찍었었다.
“어, 어쩌지? 어쩌면 좋지!”
“이리나 씨. 일단 진정…”
“카니아. 날 프레이의 꿈으로 데려다 줘. 제발.”
누가 봐도 끔찍한 경험을 하고있는게 분명한 프레이를 어떻게든 돕고 싶었던 이리나는, 그때까지 프레이의 시련으로 침투하기 위해 애를 쓰던 카니아에게 간절히 부탁을 했었으나.
“알 수 없는 힘이 침입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카니아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프레이, 지금은 편히 자는 거지?”
회상을 멈춘 이리나는, 침대에 편한 표정으로 누워있는 프레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물론 깊이 잠든 프레이에게 답변이 돌아올리가 업었지만, 이리나는 그제야 안심을 할 수 있었다.
적어도, 프레이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잠꼬대를 하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이리나 씨? 뭘 하고 계신 건가요?”
“흐익.”
그렇게 잠든 프레이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던 이리나는, 뒤에서 들려온 카니아의 목소리에 몸을 움찔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게 말이지… 아, 저기 있는 루루를 좀 부탁해.”
“제가 말입니까?”
이윽고 잠시 말끝을 흐리던 이리나가 프레이의 옆에 축 늘어져 있던 루루를 가리키며 말하자, 카니아는 인상을 찌푸리기 시작했다.
“응, 프레이가 네게 루루를 맡긴다고 했어.”
“이리나 씨는요?”
“나는… 방 청소를 하래.”
그런 카니아의 시선을 피하며 말한 이리나는, 이내 방의 구석에 놓여있던 빗자루를 들더니 방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후.”
그 모습을 못마땅하게 쳐다보던 카니아는, 바닥에 축 늘어져있던 루루가 몸을 뒤척이기 시작하자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깨끗하게 부탁드립니다.”
이윽고 루루를 업어든 카니아가 그렇게 말하고 방을 나가자, 태연한 표정으로 바닥을 쓸던 이리나는 빗자루질을 멈추고 다시 프레이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런.”
그러다 조심스럽게 다시 프레이의 곁으로 다가간 이리나는, 그때까지 그의 어깨에 나 있던 상처를 발견하고는 조용히 고개를 떨구었다.
‘저거… 잿빛의 숲에서 날 지키다 펜릴에게 물려서 났던 상처였지.’
마법을 쓸수 없던 자신을 필사적으로 지키는 프레이를 떠올린 이리나는, 수행평가때 그런 그에게 마구 파이어볼을 날리던 때를 생각하고 떨리는 표정으로 프레이의 옷을 들쳤다.
“…..!”
그의 몸에는, 이리나가 남긴 화상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
‘이상해… 상처들이 죄다 흉터로 남아 있잖아?’
그 뿐만 아니라 프레이가 지금까지 받은 모든 상처들이 흉터로 남아있는걸 본 이리나는,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으며 그 흉터들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역시, 그 사람을 찾아가야겠어.’
그렇게 한참동안 흉터를 쓰다듬던 이리나는, 결국 결심했다.
자신 때문에 지워지지 않는 흉터들이 수없이 생긴데다가 죽기 직전까지 시련을 받게된, 그럼에도 자신을 용서해 준 프레이를 위해… 평생 찾아가지 않을거라 생각한 그녀를 찾아가기로.
그리고 그녀를 찾아간다면 그 무엇을 대가로 삼는다고 하여도, 설사 자신의 생명을 깎아내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프레이의 수명을 연장해보겠다고 말이다.
“그게 내가 너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속죄겠지.”
그렇게 중얼거린 이리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프레이의 볼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었다.
“처, 청소나 해야지.”
이윽고 누가 보지도 않는데 혼자서 큰 소리로 말한 이리나는, 얼굴을 붉힌채 다시 빗자루질을 하기 시작했다.
긍지높은 대마법사였던 과거의 그녀가 그 모습을 봤다면, 아마 기함을 하고 쓰러졌을 것이다.
.
“그래서 지금까지 루루를 돌봐줬다고?”
“네, 그렇습니다. 도련님의 명령인지라…”
1시간 동안 자다 일어난 프레이가 카니아를 호출하자, 옆방에서 루루를 돌보고 있던 그녀가 즉시 달려왔다.
“이리나는?”
“이리나씨는 도련님이 청소를 명령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랬었나?”
비몽사몽한 상태일때 말한지라 기억이 온전치가 않았던 프레이는, 루루는 안전하고 방도 깨끗하니 아무래도 상관 없다 생각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련님? 어디에 가시려고요?”
자리에서 일어난 프레이가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하기 시작하자, 카니아가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던져왔다.
“아, 슬슬 ‘노예시장 습격사건’을 대비해야 되서 말이야. 정보수집을 하러 정보길드에 갔다오게.”
“정보수집 말입니까? 그거라면 제가 도맡아 해드릴 수 있습니다만.”
그런 그녀에게 프레이가 친절하게 대답하니, 카니아가 아리송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스타라이트 공작가의 집사이자 실권자로서 정보 수집에도 일가견이 있는 카니아니, 당연히 그런 반응을 보일 만 했다.
“사실 정보 수집 말고도 정보길드에 가는 다른 목적이 있어서 그래.”
“다른 목적 말입니까?”
“응, 저번에 말했던 서브 히로인인 ‘정보 수집 길드 수장의 딸’ 말이야. 슬슬 얼굴을 비출때가 됐거든.”
그 말을 들은 카니아가 표정을 싸늘하게 바꾸며 입을 열었다.
“그렇군요, 그럼 저도 동행하겠습니다.”
“그래, 집 잘 지키고 있… 뭐?”
카니아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서려던 프레이는, 이내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동행을 하겠다고?”
“네, 들으신 바와 같습니다.”
“루루는?”
“이리나 씨에게 맡기죠.”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카니아가 망설임 없이 말하자, 프레이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날 걱정해주는건 고마운데… 이번에 만나러 가는 상대는 보통사람이 아니거든. 그래서 되도록이면 너와 내 관계를 숨기고 싶은데…”
“그래봤자 정보길드의 딸이 아닙니까?”
은근히 스타라이트 가문을 총괄하는 집사라는 신분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카니아가 인상을 찌푸리며 묻자, 프레이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그래, 정보 길드의 딸이긴 하지.”
“그렇다면 대체 왜…”
“…동시에 공작가의 영애거든.”
그 말을 들은 카니아가 멍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스타라이트 가문, 문라이트 가문과 함께 제국에 세개밖에 없는 공작가문인 ‘선셋’ 가문의 영애가 그 녀석이란 뜻이야.”
“선셋 가문이라면… 선라이즈 황가의 방계혈족 말입니까?”
“그래, 잘 알고 있네.”
카니아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하자, 프레이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권력에서 밀려난 방계 혈족이라 그런지 취급도 별로 안좋고 대외 활동도 극히 적지만… 아무튼 공작가는 공작가지.”
“그런데 그런 공작가의 영애가 왜 뒷세계 정보길드의 딸이라는 겁니까? 전회차를 경험했던 저도 전혀 모르는 정보인걸 보니, 꽁꽁 숨겨져 있던 사실 같은데…”
“거기엔 사연이 좀 있는데다가, 그녀는 2회차에서만 신입생으로 들어오거든. 뭐, 자세한건 나중에 설명해줄게. 슬슬 가야 하니까.”
그렇게 말을 마친 프레이가 현관으로 향하자, 카니아가 다급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도련님, 그럼 정보길드까지만 동석을…”
“카니아, 내게 좋은 생각이 있는데…”
하지만 카니아의 옆에 있던 방의 문을 열고 고개를 빼꼼 내민 이리나가 그녀의 말을 끊자, 카니아는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뭔가요?”
“어… 루루가 지금 깊이 잠들었거든? 그러니 네 흑마법을 사용해서 루루의 무의식에 침투를…”
“다음에 하죠.”
“응?”
이리나의 설명을 듣던 카니아는, 프레이가 거울을 보며 얼굴을 단장하고 향수까지 뿌리기 시작하자 손을 꽉 쥐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반드시 확인해야 할게 생겨서 말이죠.”
그렇게 말을 덧붙이는 카니아의 눈동자는, 어느새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머리를 빗기 시작한 프레이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
“이봐. 여기서 잠깐 멈춰.”
“네, 넵! 알겠습니다! 도련님!”
결국 정보길드의 입구에서 대기하는 걸 조건으로 프레이와 동행하는걸 허락받은 카니아는, 한참 마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던 프레이가 갑자기 마차를 멈춰 세우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도련님? 갑자기 왜 마차를 멈추시는 건가요?”
“잠깐 살게 있어서.”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마차에서 내려서 어디론가 걸어가자, 카니아는 눈을 게슴츠레 하게 뜨고 바깥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꽃집?”
그러자, 그녀의 시야에 꽃집으로 들어가는 프레이의 모습이 들어왔다.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으며 그 꽃집을 바라보던 카니아는, 잠시 후 프레이가 장미꽃이 한아름 담겨있는 꽃다발을 들고 꽃집에서 나오자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다시 출발해.”
하지만 프레이는 그런 카니아의 상태를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그저 꽃다발을 조용히 들여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도련님? 그 꽃다발은 뭔가요?”
결국 참다 못한 카니아가 먼저 질문을 던지자, 프레이는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로즈윈에게 줄 선물.”
“로즈윈이요?”
“아까 말한 공작가 영애에게 줄 선물이라고.”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마차의 좌석에 기대자, 안절부절 못하던 카니아는 이내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도련님… 혹시 그 분을 좋아하십니까?”
“…응?”
그 말을 들은 프레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카니아는 울상을 지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평소에 하지도 않으시던 화장에, 향수까지 뿌리시고… 게다가 그 꽃다발은…”
“그래서? 내가 걜 좋아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건데?”
“그, 그게… 그러니까…”
그런 카니아에게 프레이가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묻자, 카니아가 애써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음… 잘 모르겠습니다.”
수줍게 말하는 카니아였지만, 그녀의 몸에서는 검은색 아우라가 뭉개뭉개 피어오르고 있었다.
“농담이야, 농담. 이건 그녀에게 밉보이려고 일부러 준비한 거야.”
그 모습을 보고 식겁한 프레이가 놀리는걸 그만두고 진지하게 말하자, 카니아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도련님이 단장까지 하고 꽃까지 준비해가는데, 그게 어떻게 밉보이는게 됩니까?”
“걔한테 비호감을 살려면, 그게 최고의 방법이야.”
“…이해가 잘 안가네요.”
알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한 카니아는, 살짝 안심이 된 표정을 지으며 창밖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분과는 정확히 무슨 관계입니까?”
그렇게 한참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카니아가 무심한듯 묻자, 멍하니 꽃다발을 내려다보던 프레이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답했다.
“…나중에 저절로 알게 될거야.”
그 말을 마친 프레이가 입을 다물자, 여전히 무심한 표정을 짓고 있던 카니아는 조용히 손을 마차의 창문 바깥으로 내밀었다.
– 슈우우…
그런 그녀의 손에는, 검은색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
“카니아, 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알겠습니다.”
마차가 으슥한 골목에 멈추자, 한숨을 내쉬며 마차에서 내리던 프레이는 뒤에서 따라 내리려던 카니아를 멈춰세우며 말했다.
“금방 올거니까 너무 걱정은 안해도 돼.”
“아, 도련님. 옷깃이 흐트러졌습니다.”
그런 프레이를 붙잡은 카니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의 옷깃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응? 분명 잘 정리하고 나왔…”
“됐습니다. 이제 완벽하군요.”
그런 카니아의 행동에 프레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기 시작하자, 카니아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서 떨어졌다.
“그럼, 안녕히 갔다 오시길.”
그런 카니아를 수상하게 쳐다보던 프레이는, 이내 머리를 긁적이며 정보길드의 입구로 들어섰다.
“어서오세요, 손…헉.”
카운터에 있던 여자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하다가 프레이를 보고 얼어붙는다.
“알지? VIP존으로. 로즈윈을 데려와.”
“…네.”
잔뜩 긴장한 안내원에게 그렇게 말한 프레이는, 그녀의 안내를 받으며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요즘 로즈윈은 어떻게 지내?”
“어… 안내원에 불과한 저는 잘…”
“그래도 대강은 알거 아니야.”
“죄송합니다… 정말 모르겠습니다.”
“쯧, 쓸모가 없네.”
안내원에게 한껏 눈치를 준 프레이는, 한숨을 내쉬며 한 으리으리 방의 입구에 멈추어섰다.
“먼저 들어가 계세요. 저는 로즈윈님을…”
– 끼이익…
그녀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방 안으로 들어간 프레이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여기도 오랜만이네…”
그렇게 말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던 순간,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아, 로즈윈!”
그리고 그 순간 표정을 바보같은 헤실거리는 얼굴로 바꾼 프레이는, 손을 턱에 괴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잘 지냈어? 요즘 신경쓰이는 일은 없고?”
“후후, 어지간히도 제가 보고 싶으셨나봐요?”
그러자, 그런 프레이를 바라보던 소녀는 눈웃음을 치며 프레이의 앞에 있는 좌석에 앉았다.
“그래서… 이번엔 무슨 의뢰를 하러오셨을까요?”
“그게 말이지, 혹시 ‘노예시장’ 건에 대한 정보가 좀 있어?”
“어머, 그거 말인가요?”
프레이가 조심스럽게 묻자 소녀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천골드만 주세요. 단골이시니…”
“…겨우 천골드? 이천 골드를 줄게.”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품에서 금화주머니를 꺼내자, 소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을 입으로 가렸다.
“너무 많아요! 이렇게 많이 안주셔도 되는데…”
“괜찮아 로즈윈. 나 돈많은거 알잖아?”
그렇게 말한 프레이가 어깨를 으쓱거리자, 로즈윈이라 불린 소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치만… 요즘 스타라이트 저택에 든 괴한들이 재산을 털어갔다는 소문이 들려오던데요…”
“응? 어디서 그런 헛소리가 돌아다닌데?”
“정말 사실이 아닌가요?”
“응, 그랬으면 이 돈도 못 냈지. 하하.”
프레이가 해맑고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답하자, 로즈윈은 순간적으로 날카로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 정보들을 알려드릴…”
“아, 거기에 천골드를 더 얹어줄테니까… 추가적인 정보 조사도 좀 해줘.”
“…헉.”
프레이가 품에서 금화주머니들을 꺼내며 말하자, 로즈윈은 입을 떡 벌리기 시작했다.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이렇게나 많이 주셔도…”
“괜찮아, 괜찮대도.”
로즈윈의 걱정에 연신 손사래를 친 프레이는, 갑자기 얼굴을 붉히더니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아참, 이건 내가 널 생각하며 준비한 선물이야.”
“우와…”
프레이의 손에는, 가지각색의 장미들이 만개한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
“저 이런건 처음 받아봐요…”
“그래서 말인데 로즈윈, 혹시 주말에 시간이…”
감동한 눈빛으로 꽃다발을 바라보던 로즈윈은, 프레이가 슬며시 질문을 던지려하자 재빨리 안타까운 눈빛을 지으며 답했다.
“앗, 어쩌죠? 제가 주말엔 약속이 있는데.”
“그러면 이번주에…”
“이번주는 일정이 다 찼어요… 죄송합니다…”
“그럼 이번 달 내로…”
프레이가 끈질기게 그녀와 약속을 잡으려고 시도하던 그때, 갑자기 로즈윈이 손뼉을 치더니 말했다.
“아, 그러고보니 ‘노예 시장’사건에 대해 새로 들어온 정보가 있어요!”
“아, 그 그래?”
“네! 그걸 가져올테니 잠시만 기다리세요!”
“으, 으응…”
로즈윈에게 말을 씹혀버린 프레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답하자, 그런 그를 쳐다보던 로즈윈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참, 이 꽃다발은 정말로 고마워요! 소중히 간직할게요!”
그 말을 남긴 로즈윈은, 다시 쑥스러운 표정을 짓기 시작한 프레이에게 눈웃음을 치고는 바깥으로 나섰다.
“…하, 존나 싫어.”
그리고 바깥으로 나서자마자, 로즈윈은 꽃다발을 옆에 있던 안내원에게 내팽겨치며 싸늘하게 말했다.
“그거 태워버려.”
“제, 제가 가지면 안될까요? 이거 비싼건데…”
“마음대로 해. 난 쳐다도 보기 싫으니까.”
그렇게 말한 로즈윈이 복도를 지나가자, 재빨리 그녀의 옆에 붙은 안내원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묻기 시작했다.
“도대체 저분을 왜 그리 싫어하시는거에요? 돈도 많지, 얼굴도 잘생겼지, 해달라는건 다해주지…”
“제국 최고의 망나니에, 사람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여기며 지 얼굴만 믿고 나대는 찌질이 새끼를 나보고 좋아하라고?”
그런 그녀에게 빈정거리며 답한 로즈윈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난 저런 새끼들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 VIP 손님만 아니였으면 내 쫒아버렸을거라고.”
“그럼, 로즈윈 님의 이상형은 뭔데요?”
“나…?”
안내원의 질문에 잠시 고민을 하던 로즈윈은, 이내 볼을 불그스름 하게 붉히며 답했다.
“…곧 세상에 나타날 용사.”
“용사요?”
그 말에 안내원이 인상을 찌푸리며 되묻자, 로즈윈은 생각만 해도 황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한번 답했다.
“그 사람을 보필하는게 내 꿈이자 숙명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