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92)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92화(92/524)
Episode 92
“이상하다… 왜 발동이…”
“그거 아세요? 카나리아 꽃은 태양의 마나를 흘려 보내면 황금빛으로 빛난데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리는 프레이를 무시하고 이야기를 시작한 로즈윈은, 카나리아 꽃을 잡고 있는 손으로 천천히 태양의 마나를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직계황족이 아니라 방계황족인지라 클라나 만큼의 힘을 가지진 못했지만, 시간이 날때마다 틈틈히 수련을 해왔기에 그녀의 태양의 마나는 카나리아 꽃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기 충분했다.
– 샤아아…
“…하.”
그렇게 로즈윈이 계속 태양의 마나를 흘려보내자 꽃에서 아주 희미한 검은색 연기가 피어나기 시작했고, 그걸 본 프레이는 허탈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음… 소문대로 찬란하게 빛나지는 않네요? 살짝 밝아지긴 한 것 같지만.”
그런 프레이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꽃만 들여다보던 로즈윈은, 이내 꽃을 자신의 옆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너, 카나리아 꽃을 좋아했던거야?”
“네, 엄청 좋아한답니다. 혹시, 그 이유를 아시려나요?”
“음… 글쎄?”
프레이가 이 상황이 영 떨떠름하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렸지만, 로즈윈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일몰하는 노을은 일출하는 태양을 시기하듯이, 저 또한 빨강 계열 보다는 노란색 계열을 좋아하거든요.”
“…네가?”
“네, 그래서 솔직히 당신이 빨간색 장미꽃을 줄때마다 참 슬펐답니다.”
그렇게 말한 로즈윈이 미소를 짓자, 프레이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어… 그럼, 다음부터는 노란색 꽃을 줄테니…”
“이미 주셨잖아요?”
“뭐?”
“이 노란색 카나리아 꽃 말이에요.”
로즈윈이 자신의 옆에 있던 노란색 꽃을 툭툭 치며 입꼬리를 올리자, 프레이는 조용히 그녀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분명히 로즈윈이 맞는데.”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아, 아무것도 아니야.”
로즈윈이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프레이가 별거 아니라는 듯이 손사래를 치고는, 이내 어색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진짜… 내게 줄 선물이었다고?”
한편 그 모든 상황을 프레이의 어깨에 앉아있는 카나리아의 시야로 눈에 담고있던 클라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
“하지만… 하지만 분명히 흑마력이 느껴졌었는데…?”
나는, 프레이가 준비한 상자가 함정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데 상자를 연 로즈윈은 아무렇지도 않을 뿐더러, 상자에서 나온것은 ‘카나리아 꽃’이다.
나의 어렸을적 별명인 ‘카나리아’를 지어준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해본다면, 그것은 절대로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 그래. 방금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었잖아?’
그 덕분에 계속해서 혼란에 빠져있던 나는, 이내 로즈윈이 태양의 마나를 운용하자 꽃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점을 떠올렸다.
이윽고 나는 그 점을 고려해 저 카나리아 꽃은, 결국 프레이가 자신의 추억을 악용해 만든 악의적인 함정이었을 거라 결론을 내리려 했지만.
‘잠깐, 그런데 저게 함정이였다면… 왜 로즈윈은 영향을 받지 않은거지?’
이내 새로운 의문점이 뇌리에 떠오르자 다시 혼란에 빠져버렸다.
분명히 로즈윈은 맨손으로 카나리아 꽃을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건, 상당히 이상하다.
‘잠깐, 설마…’
덕분에 다시 한번 기억을 더듬어 보던 나는, 아까전에 프레이가 했던 말을 떠올리고는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정말, 카니아가 꽃을 구해오다 묻은 흔적이었다고?’
아까 프레이의 방에 들어가기 전에, 왠지 모르게 흑마력을 잔뜩 불어일으킨 채 그가 있는곳을 노려보고 있는 카니아를 봤었다.
그때 그녀가 내뿜던 기운은,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전회차에서 느끼던 그녀의 흑마력보다 수십배는 더 강해져 있었다.
그렇다면… 만약 모종의 이유로 강해진 카니아의 흑마력이 카나리아 꽃에 살짝 묻었을 뿐이라면.
‘저 꽃은, 정말로 화해의 선물…’
“프레이, 이 꽂을 제 머리에 꽂아주시겠어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로즈윈의 웃음기 섞인 말이 나를 파고들었다.
“후후, 감사합니다.”
프레이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의 머리에 카나리아 꽃을 꽂아주자, 로즈윈은 매혹적인 웃음을 지으며 감사인사를 하고는 이내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그분에게는 왜 맹약을 사용하셨던거죠?”
“…로즈윈, 혹시 지금 나한테 영업하는거야?”
“그럴리가요. 전 그저 순수한 궁금증으로 물어보는 거에요.”
맹약이라는 말이 나오자 자기도 모르게 숨을 들이킨 나는,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던 프레이가 입을 열자 나도 모르게 집중해서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가지고 놀다가 버릴려고.”
“…정말요?”
“응, 옛날부터 자기 잘난줄 알고 설치는 꼴이 마음에 안들었거든.”
이윽고, 프레이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하자 나는 그럴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여, 역시 프레이는 날 가지고 놀 생각이었던거야. 그래, 그럴 줄 알았…’
“그렇단 말이죠… 그럼 제가 세운 가설은 틀린거네요?”
하지만, 그런 내 생각이 다 끝나기도 전에 로즈윈이 눈매를 가늘게 뜨며 속삭이기 시작했다.
“가설이라니?”
“이를테면, 사실 그때 당신이 클라나를 지켜준거라던가?”
그 말을 들은 내가 뻣뻣하게 굳는 한편, 프레이는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릴까? 로즈윈?”
“그때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말하길, 비루하고 호색한 약혼 내정자가 클라나 씨의 약혼자가 되려는 순간 당신이 청혼을 했다죠?”
“그랬지, 그래야 다른 사람들에게 의심을 받지 않을 테니까.”
“그렇군요… 그런데, 그 약혼 내정자는 지금 어딨죠?”
그렇게 말하며 로즈윈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프레이는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그걸 왜 나에게 물어보는거야?”
“그야, 저희 정보길드의 고객이시던 분이 갑자기 사라져버렸거든요. 정말 놀랍지 않나요?”
“뭐, 내게 클라나를 뺏긴게 분해서 산으로 들어갔거나 그동안 괴롭힌 여자들에게 복수라도 당했나보지.”
“그런가요? 그런거였군요?”
프레이의 대답에 맞장구를 치던 로즈윈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말이죠… 저희 정보길드까지 그 행방을 알 수 없는건,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서요.”
“그게 왜 놀라운 일이야. 너희 정보 길드는…”
“알잖아요, 저희 길드가 어떤 곳인지.”
그렇게 말한 로즈윈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희 길드에게서 정보를 숨길만한 힘과 권력이 있는 곳은, 제국에 딱 네군데 밖에 없어요.”
“그게 어딘데?”
“황실, 교단, 문라이트 가문, 그리고…”
거기까지 말한 로즈윈이 말꼬리를 흐리기 시작하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던 프레이는 이내 재빨리 표정을 능글맞게 바꾸며 말했다.
“거참… 역시 로즈윈은 못속이겠다니까.”
“어머, 그럼 정말로 귀족영애들 사이에서 도는 가십이 맞았던 걸까요?”
“아니, 그건 아냐. 내가 걜 처리한건 맞는데… 그냥 내가 찍어뒀던 장난감을 건드리려고 한 녀석이 괘씸해서 그랬던거야.”
“…뭐, 당신이 그렇게 말한다면야.”
프레이가 유도심문에 넘어올 기색을 보이지 않자, 로즈윈은 피식 웃으며 말을 맺었다.
“………아?”
그리고 그들의 말을 계속해서 경청하고 있던 나는, 그제야 입에서 얼빠진 소리를 내며 중얼거렸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들은거야?’
머리가 잘 돌아가지를 않는다. 방금 전에 둘이 나눈 대화가, 계속해서 내 머리를 맴돈다.
‘프레이가 사실 날 지키기 위해 맹약을 썼다고? 아냐, 그럴리가 없어. 그는 예나 지금이나 분명히 날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려고…’
“그렇지만, 아무튼 지금은 클라나 씨에게 차인건 맞잖아요?”
어떻게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려 했으나, 로즈윈의 말이 내 생각을 다시금 멈추게 만들었다.
“…그건 그렇네.”
“술 한잔 따라드릴까요? 실연의 고통을 잊기 위해서는 술이 최곤데.”
그렇게 말하며 로즈윈이 책상에 있던 술병을 집어들자, 프레이는 구미가 당기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칵테일로 제조해 드릴가요?”
“…그래.”
프레이가 흔쾌히 허락을 하자 회심의 미소를 지은 로즈윈은, 이내 책상에 늘여져있던 술병들을 한데 모아 비율을 맞춰 따르기 시작했다.
‘…약?’
그렇게 한참동안 칵테일을 섞던 로즈윈을 카나리아의 시선으로 매섭게 노려보던 나는, 그녀가 소매에서 몰래 약을 꺼내는 모습을 발견했다.
– 스륵
“아…”
그리고 칵테일을 뒤섞던 로즈윈이 자연스럽게 약을 칵테일에 흘려넣는것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안돼.”
그 말을 마치고 잠시 멍을 때리던 나는, 어느새 다시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한 손을 베란다의 난간에 찍으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안돼는 뭐가 안돼야…”
이제는 권력도 어느정도 생겼고, 황실의 약점 또한 잡았기에 프레이의 맹약이 깨진다고 해도 그때처럼 강제적으로 약혼을 하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저 증오스러운 프레이에게서 빨리 떨어져야 하는데…
약혼을 어떻게든 파토내지 않으면 그가 내게 가진 권한으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데… 그래서 내가 내 의지로 로즈윈에게 부탁한건데…
왜 내 마음은 지금이라도 방에 뛰어들어 말리라고 부르짖고 있는 걸까?
“건배할까요?”
“그래.”
하지만 그런 내 마음이 무색하게, 이미 프레이는 로즈윈이 탄 약이든 칵테일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으음… 맛이 특이하네?”
그리고, 미처 뭘 해볼 틈도 없이 프레이는 그 칵테일을 한번에 들이켜 마시고 말았다.
“프레이, 그래서 지금 기분은 어떠신가요?”
“…음.”
이윽고 로즈윈이 기대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프레이는 몽롱한 표정으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가슴이… 뜨거워.”
“그런가요?”
“로, 로즈윈…?”
그러자 로즈윈은, 프레이의 곁으로 다가가 그를 안고 토닥거리기 시작했다.
“괜찮아요, 다음엔 더 좋으신 분을 찾으실 수 있을거에요.”
“아니, 그런 관계가 아니라 정말 장난감으로…”
“네에, 네에. 그러시겠죠.”
그렇게 말힐 로즈윈은, 프레이의 코앞까지 얼굴을 내밀고는 눈웃음을 치며 속삭였다.
“…그런데, 전 어떤가요?”
“뭐?”
“원하시면, 오늘 당신을 위로해 드릴 수도 있는데.”
“그게 뭔… 아니, 저… 정말로?”
그 말을 듣고 찰나의 순간 정색을 하던 프레이는, 잠시 후 다시 몽롱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정말이야…?
“후후, 지금은 말고 다음에…으븝?”
그런 그의 가슴을 어루만지다가 이내 뒤로 물러서려던 로즈윈은, 프레이가 갑자기 입을 맞추자 당황한 눈빛을 띠며 그를 밀어내려 하기 시작했다.
“로즈윈…”
“으음…”
그리고, 그 다음 순간 프레이는 로즈윈과 함께 바닥에 넘어져 서로 뒤섞이기 시작했다.
“흐아… 흐아아…”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나는, 이내 카나리아와의 연결을 끊어버리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아으으… 으으…”
분명히 계획대로 된건데, 증오스러운 프레이가 누구랑 몸을 섞든지간에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는걸까?
.
“흐으읍…으븝!”
클라나가 카나리아와의 연결을 끊은 뒤에도, 로즈윈은 프레이에게 깔린채 한참동안 그와 혀를 섞고 있었다.
“푸하, 자… 잠시만…”
안간힘을 써서 프레이를 밀어낸 로즈윈은, 이내 다급히 뭐라 중얼거리려 했지만.
– 스윽…
프레이의 손이 자신의 밑으로 향하자 하던 말을 멈추고 조용히 자신의 품에 손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하.”
그렇게 찰나의 시간이 지난 뒤 프레이의 손이 자신의 아래에 닿자, 그녀는 만족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으나.
– 파즈즈…
그 순간 그녀의 손에 찍혀있던 검은 점이 빛나기 시작했다.
“우욱!”
“로, 로즈윈?”
그러자, 로즈윈이 갑자기 헛구역질을 시작했다.
“저, 저리 비켜요.”
이윽고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프레이를 힘차게 옆으로 밀쳐버린 로즈윈은, 비틀거리며 일어서고는 다급히 방문으로 향했다.
“여, 역겨워… 으으…”
그렇게 다급히 프레이가 있던 방에서 뛰쳐나온 로즈윈은, 황급히 근처에 있던 베란다로 달려가더니 구역질을 시작했다.
“우웩…! 우우욱…”
눈물까지 글썽글썽 맺혀가며 구역질을 해대던 로즈윈은, 자신의 옆에서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던 클라나를 발견하고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죄송해요, 너무 역겨워서요.”
“뭐, 뭐가…”
“프레이랑 한바탕 했거든요. 그런데 하던 도중에 갑자기 구역질이 밀려나오지 뭔가요? 그래서 잠깐 뛰쳐나왔어요.”
그 말을 들은 클라나의 표정이 창백해지는 한편, 로즈윈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프레이가 있는 방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역시… 아무리 의뢰라도 프레이는 버티기 힘드네요.”
그 말을 들은 클라나가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자, 로즈윈은 손뼉을 치며 품에서 뭔가를 꺼내들었다.
“아, 이걸 준다는걸 깜빡 잊고 있었네요. 여기요.”
“이, 이건?”
“프레이가 절 덮치는걸 담은 소형 마도구에요. 이따가 폭로할때 쓰셔야죠.”
로즈윈의 태연한 말에, 무심코 마도구를 받아든 클라나의 손이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
“으으…”
한편 아직도 속이 매스꺼웠던 로즈윈은 자신의 머리에 꽂혀 있던 카나리아 꽃을, 마치 이물질이라도 되는 마냥 손 끝으로 잡아 빼더니.
“…소름끼쳐.”
바닥에 패대기 쳐 버렸다.
“아, 안돼!”
이윽고 로즈윈이 싸늘한 눈빛을 띤채 그 꽃을 짓밟아 버리려하자, 클라나는 잔뜩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소리쳤다.
“음? 왜 그러시나요?”
“그, 그러니까아… 그게…”
하지만 로즈윈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 그러는지 묻자, 클라나는 떨리는 그저 목소리로 말끝을 흐릴 수밖에 없었다.
“…그거 버릴건가요?”
그렇게 한참을 우물쭈물하던 클라나가 겨우 말을 내뱉자, 로즈윈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꽃을 주워들었다.
“쓸데없는 감정에 휘둘려서 의뢰를 망칠뻔 했네요. 일깨워 주셔서 고마워요.”
“그, 그게 아니라…”
“솔직히 가지고만 있어도 소름이 돋지만, 어쩔수 있나요. 이걸 가지고 있으면 얻을 이익이 얼만데.”
그렇게 말하며 로즈윈이 다시 자신의 머리에 카나리아 꽃을 꽂자, 클라나는 멍하니 그녀의 머리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럼, 전 다시 프레이의 방으로 돌아갈게요.”
“위, 위험하지 않아요? 프레이가 화가 났을수도 있으니 제가 대신…”
그렇게 한참동안 로즈윈의 머리에 다소곳이 꽂혀있던 카나리아 꽃을 보던 클라나는, 로즈윈의 말에 다급히 이야기를 시작했으나.
“걱정하실거 없어요.”
로즈윈은 그런 그녀에게 눈웃음을 치며 입을 열었다.
“그 새끼는, 차여도 계속 달라붙을 정도로 절 좋아하거든요.”
“그, 그럼 그 꽃은 필요없지 않나요?”
로즈윈이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하자, 클라나는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이 꽃이 꽤나 마음에 드셨나봐요?”
그러자 그런 클라나를 보며 입꼬리를 올리던 로즈윈은, 자신의 머리에 꽂혀있던 카나리아 꽃에 손을 뻗었다.
“네, 네에. 그렇게까지는 아니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던 클라나는, 떨리는 손을 내밀며 최대한 태연한 목소리로 말히닜지만.
– 뚝!
“…어?”
로즈윈이 꽃을 빼내는 대신, 가장 작은 꽃잎을 떼서 그녀의 손아귀에 쥐어주자 멍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걸로 만족하세요, 황녀님.”
그런 클라나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한 로즈윈은, 미처 클라나가 뭐라 하기도 전에 베란다를 나가버렸다.
“아……..”
그 뒤로 한동안 우두커니 서있던 클라나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며 중얼거렸다.
“이, 이걸로… 이걸로 된… 으극.”
그 중얼거림이 울먹임으로 바뀌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